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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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아이를 재우쳐 도꼬마리를 따게 하고서[驅竪子摘蒼耳]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71ㄱ

驅竪子摘蒼耳 주001)
창이(蒼耳)
이것을 『찬주분류두시(纂註分類杜詩)』 주에서는 ‘이 창이(蒼耳)는 지금의 ‘양부채(羊負菜)’를 말하는 것이며, 시경(詩經)에서 말하는 ‘권이(卷耳; 씀바귀)이다.’라고 풀이하였다. 그리고 『이아(爾雅)』에는 이 창이의 열매를 따서 술을 담근다고 하였다. 『본초(本草)』에는 ‘창이, 권이, 양부채(도꼬마리)’ 등은 모두 같은 풀이며, 이 ‘도꼬마리’ 열매는 술을 담근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 주에서 ‘양부채(羊負菜)’라고 한 것은 다른 문헌에서는 모두 ‘양부래(羊負來 ; 도꼬마리)’로 표기되어 있으며, 따라서 아마도 ‘양부채(羊負菜)’는 오기인 것으로 판단된다.
주002)
구수자적창이(驅竪子摘蒼耳)
대력(大曆; 代宗) 2년(767) 가을에 봉절현(奉節縣) 적갑(赤甲)에서 지은 것이다.

구수자적창이
(종아이를 재우쳐 도꼬마리를 따게 하고서)

江上秋已分 주003)
강상추이분(江上秋已分)
이 시구를 언해에서는 ‘강 위에 가을 기운이 벌써 나누어 있어도’로 되어 있어 대체적인 상황은 추정이 되나, ‘추이분(가을 기운이 벌써 나누어 있어도)’라는 표현은 좀 구체성이 미흡하다. 따라서 이것은 바로 ‘사뭇 덥던 날씨가 벌써부터 서늘한 가을 기운으로 딱 구분이 되어 있어도’라는 말이다.
林中瘴猶劇 주004)
장유극(瘴猶劇)
바로 앞의 시구의 ‘사뭇 덥던 날씨가 벌써부터 서늘한 가을 기운으로 딱 구분이 되어 있어도’라는 긍정적 기후 상황의 전제에 오히려 ‘후덥지근한 열기가 오히려 더욱 심해서’라는 대비의 상황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작자 두보의 현재 상황의식을 처음부터 한탄으로 예비하고 있는 것이다.

 우희  주005)

가을의. 중간본에서는 ‘’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氣運이 마 화 주006)
화
나누어. 이것은 동사 ‘호다(나누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호’와 ‘아’가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이쇼 수픐 가온 주007)
가온
가운데는. 가운덴.
더운 氣運이 오히려 장 도다 주008)
장 도다
아주 심하구나. 더없이 하구나.

【한자음】 강상추이분 임중장유극
【직역】 강 위에 가을 기운이 벌써 나뉘어져 있어도, 숲 가운데는 더운 기운이 오히려 가장 심하도다.
【의역】 강 위에는 사뭇 덥던 날씨가 벌써부터 서늘한 가을 기운으로 딱 구분이 되어 있어도, 숲속에는 후덥지근한 열기가 오히려 더욱 심해서,

畦丁 주009)
휴정(畦丁)
밭의 장정. 이것은 ‘밭의 일을 맡아 하는 일꾼’으로 줄여서 ‘밭일꾼’이다.
告勞苦 無以供日夕 주010)
무이공일석(無以供日夕)
밤낮에 받들어 드릴 것이 없다. 이 풀이만으로는 아무래도 구체적 의미가 잡히지 않는다. 따라서 이것은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는 밤낮 해봐야 부모님을 받들 수도 없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풀어 읽어야 한다.

畦丁이 며 주011)
며
가쁘며. 숨이 몹시 차며. 이 고어 형용사의 원형은 ‘다’이다.
受苦외요 닐오 주012)
닐오
이르되. 말하기를. 이 고어 동사의 원형은 ‘닐오다(이르다. 말해 주다)’이며, 이것은 같은 뜻의 ‘닐다’와 함께 쓰였다.
 日夕에 받올 주013)
받올
받들어 바칠. 이 동사의 원형인 ‘받다(받들어 바치다. 받들어 올리다)’에 관형사형 어미 ‘’이 연결되면서, ‘ㅂ’이 순경음 ‘ㅸ’으로 바뀌고, 이내 원순모음 ‘오’로 바뀌어 ‘’과 통합하여 ‘올’로 바뀐 것이다.
거시 업다 주014)
업다
없다.
다

【한자음】 휴정고로고 무이공일석
【직역】 밭일꾼이 힘들어 하며 수고로움을 말하기를, 이래 가지고는 밤낮 받자올 것이 없다고 한다.
【의역】 밭일꾼이 힘들어 하며 수고로움을 말하기를,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써는 밤낮 해봐야 부모님을 받들 수도 없다’고 하며,

蓬莠 주015)
봉유(蓬莠)
이것은 들판에 자생하는 잡초들인 ‘다북떡쑥’과 ‘강아지풀’을 말하며, 여기에서는 좋은 채소와 대비하여 무용한 것들만 잘 자란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인용된 것이다. 그래서 이 잡초들은 ‘유불초(오히려 뙤약볕에서도 시들지 않고 자란다.)’라고 하였다.
猶不燋 野蔬 주016)
암(暗)
중국의 당(唐)나라 때 시인 이상은(李商隱)의 글에, ‘서울의 관료들이 마치 동아가 아무도 모른 채 자라는 것 같이 불어난다[京官似冬瓜暗長]’라고 한 바와 같이, 이 한자가 여기서는 ‘아무도 모른 채’라는 말로 쓰였다.
泉石
주017)
야소암천석(野蔬暗泉石)
이 시구는 ‘겨우 야생의 채소인 도꼬마리 같은 것도 우물과 돌 사이에서 아무도 모른 채 자라고 있다’라는 것으로, 바로 앞의 시구의 상황과 대비되는 상황으로서 매우 안타까움을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의 시구와 함께 이 시구에 등장하는 다북떡쑥과 강아지풀, 그리고 도꼬마리 등에도 당시대에 등장하는 부정적 인물상과 긍정적 인물상이 대비적으로 투영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野蔬 卷耳之類ㅣ라】

다봇 주018)
다봇
다북쑥. 이것의 실제 명칭은 ‘다북떡쑥’이며, 이것은 같은 뜻의 ‘다볻, 다봋, 다복’ 등과 함께 쓰였다.
랏 주019)
랏
가라지. 강아지풀.
과 오히려 이우디 주020)
이우디
시들지. 이 고어 동사의 원형은 ‘이울다(시들다)’인데, 여기에 부정형 연결어미 ‘디(지)’가 연결되면서, ‘ㄹ’이 탈락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같은 뜻의 ‘이오다, 이올다’ 등과 함께 쓰여졌다.
아니며 햇 菜蔬 우믈와 돌  주021)
돐
돌 사이.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돐이’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어득얫도다 주022)
어득얫도다
어둑어둑하여 있구나. 형용사 ‘어득다(어둑어둑하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모음충돌 회피로 ‘ㅣ’음이 개입하였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도다’가 연결되면서, ‘야’와 ‘잇’이 통합 복모음화하여 ‘얫’이 되었다.

【한자음】 봉유유불초 야소암천석【‘야소(野蔬)’는 도꼬마리 일종이다.】
【직역】 다북떡쑥과 강아지풀은 오히려 시들지도 아니하며, 야생의 채소도 우물과 돌 사이에 어둑한 채로 있도다.
【의역】 다북떡쑥과 강아지풀 같은 잡초는 오히려 뙤약볕에서도 시들지 않고 자라는데, 겨우 야생의 채소인 도꼬마리 같은 것도 우물과 돌 사이에서 아무도 모른 채 자라고 있지만,

卷耳 주023)
권이(卷耳)
제목의 주에서 언급한 바대로 ‘창이(蒼耳)’라고도, ‘양부래(羊負來)’라고도 불리는 ‘도꼬마리’이다. 이 시구에서 ‘요풍(療風)’이라고 말한 바대로 중풍을 치료하는 효력이 있었다. 그래서 이 열매를 따서 약용으로 사용하였다.
況療風 兒童且時摘 주024)
시적(時摘)
떄에 따다. 여기서는 바로 ‘이 도꼬마리의 열매가 익는 시기에 맞추어서 따게 할 것이라’라는 말이다.
【卷耳 卽蒼耳니 됫고마리 주025)
됫고마리
도꼬마리. 권이(卷耳).
라】

卷耳 며 주026)
며
하물며. 여기서는 ‘거기에다’ 또는 ‘더욱이’라는 말로 쓰였다.
風病을 고티니 주027)
고티니
고치니.
아로 時節에 이노라 주028)
이노라
따게 하노라. ‘적(摘)’ 자를 언해한 것이며, 원형은 ‘다(따다)’일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다’에 사역접미사인 ‘이’가 첨가되어 ‘이노라(따게 하노라)’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

【한자음】 권이황요풍 아동차시적【‘권이(卷耳)’는 곧 ‘창이(蒼耳)’이니 도꼬마리이다.】
【직역】 도꼬마리는 더구나 풍병을 고치니, 아이들에게 제때에 맞추어 따게 하노라.
【의역】 이 도꼬마리는 더구나 중풍병을 고치는 효력이 있는 것이라, 그래서 아이들에게 시켜서 그 익는 시기에 맞추어, 이 도꼬마리의 열매를 따게 할 것이라,

侵星 주029)
침성(侵星)
새벽 별빛을 보면서. 이것은 ‘침효(侵曉)’와 같은 말로 ‘새벽녘’이라는 말이다.
驅之去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71ㄴ

주030)
난만(爛漫)
한창 무르익은 모양. 어지럽게 흩어진 모양. 여기서는 ‘아무 거침이 없이 마음대로 하는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이 ‘난만’이라는 한자어의 ‘만’ 자가 초간본과 중간본 모두에서 왼쪽 ‘불화(火)변’에 ‘曼’이 합친 한자로 기록되어 있으나, 이런 한자는 실제로는 없는 글자로서 아마도 오기일 것이며, ‘난만’이라는 실제 한자어는 어떤 사전이든 모두 ‘爛漫’이므로 여기서도 ‘漫’ 자로 고쳐서 해석했다.
任遠適

볈 비츨 侵야 모라 보내야 爛漫히 머리 주031)
머리
멀리.
가 任意로케 주032)
임의(任意)로케
제마음대로 하게.
노라

【한자음】 침성구지거 난만임원적
【직역】 새벽 별빛을 보면서 몰듯이 보내서, 거침없이 멀리 감을 마음대로 하게 하노라.
【의역】 새벽녘에 별빛을 보면서 종아이를 몰아치듯 보내면서, 아무 거침없이 멀리 마음대로 가서 도꼬마리 열매를 따게 하였더니,

放筐亭午 주033)
정오(亭午)
이 한자어는 ‘정오(正午)’와 같은 말로서 ‘딱 한낮 12시’를 말하며, 그래서 이것은 현대어로서는 ‘오정(午正)’이라고도 부른다.
洗剝 주034)
세박(洗剝)
씻고 벗기다. 여기서는 따온 도꼬마리 열매를 씻고 겉껍질을 벗기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相蒙冪

낫맛 주035)
낫맛
한낮. 이것은 같은 뜻의 ‘낫만’과 함께 쓰였다.
예 바고니 주036)
바고니
바구니.
 소니 시며 갓곤 주037)
갓곤
깎은. 이 고어 동사의 원형은 ‘갓다(깎다)’이며, 특수 동사로서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연결되는 경우 ‘ㄱ’음이 개입되어, 이 ‘갓곤’을 풀어보면, ‘갓다’에 관형사형 어미인 ‘온’이 연결되면서 ‘ㄱ’음이 개입된 것이다. 따라서 ‘갓, 갓니, 갓’ 등의 예를 볼 수가 있다.
거시 서르 두펏도다 주038)
두펏도다
덮었구나. 이 고어 동사의 원형은 ‘둪다(덮다)’이며 이것은 같은 뜻의 ‘듭다’와 함께 쓰였다.

【한자음】 방광정오제 세박상몽멱
【직역】 한낮 시간에 바구니를 쏟으니, 씻은 것과 깎은 것이 서로 덮여 있구나!
【의역】 한낮 시간이 되어서 도꼬마리 열매를 따온 바구니를 쏟아놓고 보니, 씻은 것과 벗긴 것이 서로 섞여 덮여져 있고,

登牀半生熟 주039)
반생숙(半生熟)
반쯤은 익고 반쯤은 날것인 상태.
下筯還小益 주040)
하서환소익(下筯還小益)
도꼬마리 열매를 젓가락으로 집어 먹어야 하기에는 한 번에 많이 먹을 수가 없고, 낟알 하나씩 집어 먹어야 하기 때문에 좀은 불편하다.

牀애 올이니 주041)
올이니
올리니. 고어의 원형이 ‘오르다’인 르변칙 동사인 이것에 사동접미사 ‘이’가 연결되면서, ‘르’가 변칙활용되어 ‘올이니’가 된 것이다.
半만 와 니그니 주042)
와 니그니
날것과 익은 것. 여기서 ‘(날것)’은 독립명사이고, ‘니그니(익은 것)’는 동사의 명사형으로 동사 ‘닉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ㄱ’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이(것)’가 첨가되면서, ‘ㄴ’이 연음된 것이다.
왜로소니 져 리와 주043)
리와
내리게 해서. 동사 ‘리오다(내리게 하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오’와 ‘아’가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머구니 도로혀 져기 주044)
져기
작게. 형용사 ‘젹다(작다)’에 부사 전성 접미사 ‘이’가 첨가되면서, ‘ㄱ’이 연음된 것이다.
有益도다

【한자음】 등상반생숙 하저환소익
【직역】 상에 올리니 반만 날것과 익은 것이니, 젓가락을 내려 집어 먹으니 도리어 조금 유익하구나!
【의역】 이 도꼬마리 열매를 상 위에 올려놓으니 반쯤은 날것이고 반쯤은 익은 것인데, 젓가락을 내려 집어 먹자니 도리어 좀 불편하며,

加點 주045)
가점(加點)
이 한자어의 원래 뜻은 ‘글을 쓸 때에 글자를 바꿔야 할 경우 그 글자에 점을 찍고 고치는 것’을 이르는 것인데, 언해에서 ‘더 버리니’라고 한 바대로 여기서는 아마도 이 ‘가점’을 독립된 숙어로 쓴 것이 아니고, 각각의 글자들로 사용하여 ‘가(加)’ 자는 ‘더하여’로, ‘점(點)’ 자는 ‘벌이다(진열하다)’로 풀이하여, ‘도꼬마리 열매를 오이와 부추 사이에 더하여 진열해 놓은 것’을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
瓜薤間 依稀 주046)
의희(依稀)
이 한자어의 원래 뜻은 ‘어렴풋한 상태’이나, 여기서는 ‘귤의 모양새와 비슷한 상태’를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
橘奴 주047)
귤노(橘奴)
귤이란 놈. 이것은 ‘귤(橘)’을 좀 낮추어 부르는 것으로서 여기의 ‘奴(종놈)’ 자는 어떤 존재를 낮추어 부를 때 그 존재를 나타내는 말 뒤에 붙여 쓰던 이른 바 ‘아래 천한 것의 칭호[下賤之稱]’의 기능을 하는 접미사 같은 글자였다.
【李衡이 種橘曰吾有千頭木奴ㅣ라 다 言蒼耳熟色이 如橘也ㅣ라】

외와 염귯 주048)
염규
염교. 이것은 실제로 중국에서 많이 식용하는 채소이며, 이 시에서 이것을 지칭하는 글자인 ‘해(薤)’ 자는 우리나라에서는 ‘부추’를 의미하는 글자로 쓰이는데, 이 언해에서는 중국의 경우를 기준으로 풀이하였다.
 주049)

사이.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이’로 표기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예 더 버리니 주050)
버리니
벌여 놓으니. 원형은 ‘버리다(벌이다, 벌여 놓다)’이다.
橘奴 자최와 이셧도다 주051)
이셧다
비슷하다.

【한자음】 가점과해간 의희귤노적【이형(李衡)이 귤을 심으며 말하기를, ‘나에게는 천(千) 마리의 ‘목노(木奴)’가 있다’라고 하였다. 말하자면 도꼬마리의 익은 빛깔이 귤 같다는 것이다.】
【직역】 오이와 부추의 사이에 더 벌여 놓으니, 귤의 자태와 비슷하구나!
【의역】 이 도꼬마리 열매를 오이와 부추 사이에 더하여 진열하여 놓고 보니, 그 모양새가 귤의 그것과 비슷할 뿐인데!

亂世誅求 주052)
주구(誅求)
이 한자어의 언해는 ‘백성(百姓)의 것 바도’이라고 했으나, 글자대로 뜻으로도 ‘벌을 주겠다며 요구하는 것’이다. 이것은 구체적으로 백성들에게 혹독하게 조세를 매기고, 때로는 재물을 강제로 재촉하여 수탈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이 한자어는 흔히 ‘가렴(苛斂)’(가혹하게 거두어 들이다)이라는 말과 함께 쓰였다.
黎民 주053)
여민(黎民)
뭇백성들.
糠籺 주054)
강흘(糠籺)
겨와 싸라기.

亂世예 百姓의 것 바도 리 니 黎民이 겨와 라기도 훤히 주055)
훤히
크고 넓게. 여기서는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게’라는 말로 쓰였다.
몯 어더 먹놋다

【한자음】 난세주구급 여민강흘착
【직역】 난세라서 백성의 것 받기를 재촉하니, 뭇백성들이 겨와 싸라기도 실컷 못 얻어 먹는구나!
【의역】 혼란한 세상이라서 고위 권력층이 뭇백성들의 것을 재촉하여 수탈하니, 이 백성들은 겨와 싸라기도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게는 못 얻어 먹겠건만,

飽食復何心 荒哉膏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72ㄱ

粱客

브르 주056)
ᄇᆡ브르
배부르게.
머구믄 주057)
머구믄
먹음은. 먹은 것은. 동사 ‘먹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ㄱ’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은’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엇던 고 주058)
엇던 고
어떤 마음인가. ‘ㅿ’이 중간본에서는 ‘’으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荒淫셔 주059)
셔
~하구나. ~하여라.
膏粱 먹는 客이여

【한자음】 포식부하심 황재고량객
【직역】 배부르게 먹고나면 또 어떤 마음일까? 거칠고 음탕하겠지, 고량진미를 먹는 사람이야!
【의역】 좋은 음식을 배부르게 실컷 먹고 나면, 또 무슨 마음이 들까? 정녕 거칠고 음탕해지겠지! 고량진미를 먹은 사람이니,

富家廚肉臭 戰地骸骨白

가면 지븬 주060)
가면 지븬
부유한 집에는. ㄹ변칙 형용사 ‘가멸다(부유하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ㄹ’과 함께 ‘으’가 탈락한 것이며, 명사 ‘집’에 처격조사 ‘읜(에는)’이 첨가 되면서 ‘ㅂ’이 연음된 것이다. 그리고 이 ‘가면’은 중간본에서 ‘가면’으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고, 모음도 바뀌어 있다.
브븨 주061)
브븨
부엌에. 부엌에서. 명사 ‘브(부엌)’에 처격조사 ‘의(에, 에는)’가 첨가되면서 ‘ㅂ’이 연음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브어븨’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고깃 내어 사호 핸  하야도다 주062)
 하야도다
뼈가 하얗구나. 이 고어 형용사의 원형은 ‘하야다(하얗다)’이며, 여기서 이 고어구는 실제로 ‘해골이 하얗게 버려져 있구나!’로 풀어 읽어야 한다. 그리고 이 고어구의 ‘’가 중간본에서는 주격 기능의 ‘ㅣ’가 생략된 채 그냥 ‘’로만 기록되어 있다.

【한자음】 부가주육취 전지해골백
【직역】 부유한 집에는 부엌에서 고기 냄새가 풍기는데, 전투하는 지역에는 뼈가 하얗구나!
【의역】 부유한 집에는 부엌에서 고기 냄새가 풍겨나고, 저 전투 지역에는 병사들의 해골이 하얗게 버려져 있을 텐데,

寄語惡少年 주063)
기어악소년(寄語惡少年)
이 시구는 작자 두보가 이 작품을 통해서 당시 당(唐)나라의 사회와 그 역사를 부정적으로 끌고가고 있는 계층을 향한 기막힌 증오와 비판을 숨긴 채 이 ‘악소년(영악스러운 젊은이)’이라는 대상을 대표로 세워 말을 붙이고 있는 것이다. 앞의 ‘혼란한 세상이라, 고위 권력층이 뭇백성들의 것을 재촉하여 수탈하니[亂世誅求急]’라는 시구에서부터 이 마지막 시구로의 마무리까지는 작자 두보의 이른바 ‘충군애민(忠君愛民; 임금님께 충성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것)’의 선비 본분을 표본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黃金且休擲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모딘 주064)
모딘
모진. 원 시의 ‘악(惡)’ 자를 그 사전적 의미만으로 풀이한 것으로, 여기서는 ‘아주 영악스럽게 못된 행태로 생활하는’이라는 매우 혹평의 정도로 쓴 말이다.
져믄 사거긔 주065)
사거긔
사람에게. 고어 명사 ‘사(사람)’에 여격조사 ‘거긔(에게)’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 처격조사는 같은 기능의 같은 여격조사로서 ‘그에(에게)’와 함께 쓰였다. ‘내거긔 허튀와 ᄇᆞᆯ콰 ᄀᆞᆮᄒᆞ니〈內 二上, 30〉, 儒術이 내거긔 모슴 됴ᄒᆞᆫ 이리이시리오〈杜初 十五, 38〉’ 참조.
말 브티노니 주066)
말 브티노니
말을 붙이니. 원 시구 중 ‘기어(寄語)’의 언해이다.
黃金을 더디디 말라 주067)
더디디 말라
던지지 말라. 여기서는 ‘흥청망청 마구 낭비하며 방탕하게 살지 말라’라는 말이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기어악소년 황금차휴척
【직역】 모진 성격의 젊은 사람들에게 말을 붙이노니, 황금을 던지지 말라.
【의역】 영악스럽게 못된 행태로 생활하는 젊은이들에게 말을 붙이노니,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흥청망청 황금을 제발 버리듯이 쓰는 짓을 하지 말라!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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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창이(蒼耳) : 이것을 『찬주분류두시(纂註分類杜詩)』 주에서는 ‘이 창이(蒼耳)는 지금의 ‘양부채(羊負菜)’를 말하는 것이며, 시경(詩經)에서 말하는 ‘권이(卷耳; 씀바귀)이다.’라고 풀이하였다. 그리고 『이아(爾雅)』에는 이 창이의 열매를 따서 술을 담근다고 하였다. 『본초(本草)』에는 ‘창이, 권이, 양부채(도꼬마리)’ 등은 모두 같은 풀이며, 이 ‘도꼬마리’ 열매는 술을 담근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 주에서 ‘양부채(羊負菜)’라고 한 것은 다른 문헌에서는 모두 ‘양부래(羊負來 ; 도꼬마리)’로 표기되어 있으며, 따라서 아마도 ‘양부채(羊負菜)’는 오기인 것으로 판단된다.
주002)
구수자적창이(驅竪子摘蒼耳) : 대력(大曆; 代宗) 2년(767) 가을에 봉절현(奉節縣) 적갑(赤甲)에서 지은 것이다.
주003)
강상추이분(江上秋已分) : 이 시구를 언해에서는 ‘강 위에 가을 기운이 벌써 나누어 있어도’로 되어 있어 대체적인 상황은 추정이 되나, ‘추이분(가을 기운이 벌써 나누어 있어도)’라는 표현은 좀 구체성이 미흡하다. 따라서 이것은 바로 ‘사뭇 덥던 날씨가 벌써부터 서늘한 가을 기운으로 딱 구분이 되어 있어도’라는 말이다.
주004)
장유극(瘴猶劇) : 바로 앞의 시구의 ‘사뭇 덥던 날씨가 벌써부터 서늘한 가을 기운으로 딱 구분이 되어 있어도’라는 긍정적 기후 상황의 전제에 오히려 ‘후덥지근한 열기가 오히려 더욱 심해서’라는 대비의 상황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작자 두보의 현재 상황의식을 처음부터 한탄으로 예비하고 있는 것이다.
주005)
 : 가을의. 중간본에서는 ‘’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06)
화 : 나누어. 이것은 동사 ‘호다(나누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호’와 ‘아’가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주007)
가온 : 가운데는. 가운덴.
주008)
장 도다 : 아주 심하구나. 더없이 하구나.
주009)
휴정(畦丁) : 밭의 장정. 이것은 ‘밭의 일을 맡아 하는 일꾼’으로 줄여서 ‘밭일꾼’이다.
주010)
무이공일석(無以供日夕) : 밤낮에 받들어 드릴 것이 없다. 이 풀이만으로는 아무래도 구체적 의미가 잡히지 않는다. 따라서 이것은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는 밤낮 해봐야 부모님을 받들 수도 없다’라고 말하는 것으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011)
며 : 가쁘며. 숨이 몹시 차며. 이 고어 형용사의 원형은 ‘다’이다.
주012)
닐오 : 이르되. 말하기를. 이 고어 동사의 원형은 ‘닐오다(이르다. 말해 주다)’이며, 이것은 같은 뜻의 ‘닐다’와 함께 쓰였다.
주013)
받올 : 받들어 바칠. 이 동사의 원형인 ‘받다(받들어 바치다. 받들어 올리다)’에 관형사형 어미 ‘’이 연결되면서, ‘ㅂ’이 순경음 ‘ㅸ’으로 바뀌고, 이내 원순모음 ‘오’로 바뀌어 ‘’과 통합하여 ‘올’로 바뀐 것이다.
주014)
업다 : 없다.
주015)
봉유(蓬莠) : 이것은 들판에 자생하는 잡초들인 ‘다북떡쑥’과 ‘강아지풀’을 말하며, 여기에서는 좋은 채소와 대비하여 무용한 것들만 잘 자란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인용된 것이다. 그래서 이 잡초들은 ‘유불초(오히려 뙤약볕에서도 시들지 않고 자란다.)’라고 하였다.
주016)
암(暗) : 중국의 당(唐)나라 때 시인 이상은(李商隱)의 글에, ‘서울의 관료들이 마치 동아가 아무도 모른 채 자라는 것 같이 불어난다[京官似冬瓜暗長]’라고 한 바와 같이, 이 한자가 여기서는 ‘아무도 모른 채’라는 말로 쓰였다.
주017)
야소암천석(野蔬暗泉石) : 이 시구는 ‘겨우 야생의 채소인 도꼬마리 같은 것도 우물과 돌 사이에서 아무도 모른 채 자라고 있다’라는 것으로, 바로 앞의 시구의 상황과 대비되는 상황으로서 매우 안타까움을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앞의 시구와 함께 이 시구에 등장하는 다북떡쑥과 강아지풀, 그리고 도꼬마리 등에도 당시대에 등장하는 부정적 인물상과 긍정적 인물상이 대비적으로 투영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주018)
다봇 : 다북쑥. 이것의 실제 명칭은 ‘다북떡쑥’이며, 이것은 같은 뜻의 ‘다볻, 다봋, 다복’ 등과 함께 쓰였다.
주019)
랏 : 가라지. 강아지풀.
주020)
이우디 : 시들지. 이 고어 동사의 원형은 ‘이울다(시들다)’인데, 여기에 부정형 연결어미 ‘디(지)’가 연결되면서, ‘ㄹ’이 탈락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같은 뜻의 ‘이오다, 이올다’ 등과 함께 쓰여졌다.
주021)
돐 : 돌 사이.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돐이’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22)
어득얫도다 : 어둑어둑하여 있구나. 형용사 ‘어득다(어둑어둑하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모음충돌 회피로 ‘ㅣ’음이 개입하였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도다’가 연결되면서, ‘야’와 ‘잇’이 통합 복모음화하여 ‘얫’이 되었다.
주023)
권이(卷耳) : 제목의 주에서 언급한 바대로 ‘창이(蒼耳)’라고도, ‘양부래(羊負來)’라고도 불리는 ‘도꼬마리’이다. 이 시구에서 ‘요풍(療風)’이라고 말한 바대로 중풍을 치료하는 효력이 있었다. 그래서 이 열매를 따서 약용으로 사용하였다.
주024)
시적(時摘) : 떄에 따다. 여기서는 바로 ‘이 도꼬마리의 열매가 익는 시기에 맞추어서 따게 할 것이라’라는 말이다.
주025)
됫고마리 : 도꼬마리. 권이(卷耳).
주026)
며 : 하물며. 여기서는 ‘거기에다’ 또는 ‘더욱이’라는 말로 쓰였다.
주027)
고티니 : 고치니.
주028)
이노라 : 따게 하노라. ‘적(摘)’ 자를 언해한 것이며, 원형은 ‘다(따다)’일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다’에 사역접미사인 ‘이’가 첨가되어 ‘이노라(따게 하노라)’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
주029)
침성(侵星) : 새벽 별빛을 보면서. 이것은 ‘침효(侵曉)’와 같은 말로 ‘새벽녘’이라는 말이다.
주030)
난만(爛漫) : 한창 무르익은 모양. 어지럽게 흩어진 모양. 여기서는 ‘아무 거침이 없이 마음대로 하는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이 ‘난만’이라는 한자어의 ‘만’ 자가 초간본과 중간본 모두에서 왼쪽 ‘불화(火)변’에 ‘曼’이 합친 한자로 기록되어 있으나, 이런 한자는 실제로는 없는 글자로서 아마도 오기일 것이며, ‘난만’이라는 실제 한자어는 어떤 사전이든 모두 ‘爛漫’이므로 여기서도 ‘漫’ 자로 고쳐서 해석했다.
주031)
머리 : 멀리.
주032)
임의(任意)로케 : 제마음대로 하게.
주033)
정오(亭午) : 이 한자어는 ‘정오(正午)’와 같은 말로서 ‘딱 한낮 12시’를 말하며, 그래서 이것은 현대어로서는 ‘오정(午正)’이라고도 부른다.
주034)
세박(洗剝) : 씻고 벗기다. 여기서는 따온 도꼬마리 열매를 씻고 겉껍질을 벗기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035)
낫맛 : 한낮. 이것은 같은 뜻의 ‘낫만’과 함께 쓰였다.
주036)
바고니 : 바구니.
주037)
갓곤 : 깎은. 이 고어 동사의 원형은 ‘갓다(깎다)’이며, 특수 동사로서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가 연결되는 경우 ‘ㄱ’음이 개입되어, 이 ‘갓곤’을 풀어보면, ‘갓다’에 관형사형 어미인 ‘온’이 연결되면서 ‘ㄱ’음이 개입된 것이다. 따라서 ‘갓, 갓니, 갓’ 등의 예를 볼 수가 있다.
주038)
두펏도다 : 덮었구나. 이 고어 동사의 원형은 ‘둪다(덮다)’이며 이것은 같은 뜻의 ‘듭다’와 함께 쓰였다.
주039)
반생숙(半生熟) : 반쯤은 익고 반쯤은 날것인 상태.
주040)
하서환소익(下筯還小益) : 도꼬마리 열매를 젓가락으로 집어 먹어야 하기에는 한 번에 많이 먹을 수가 없고, 낟알 하나씩 집어 먹어야 하기 때문에 좀은 불편하다.
주041)
올이니 : 올리니. 고어의 원형이 ‘오르다’인 르변칙 동사인 이것에 사동접미사 ‘이’가 연결되면서, ‘르’가 변칙활용되어 ‘올이니’가 된 것이다.
주042)
와 니그니 : 날것과 익은 것. 여기서 ‘(날것)’은 독립명사이고, ‘니그니(익은 것)’는 동사의 명사형으로 동사 ‘닉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ㄱ’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이(것)’가 첨가되면서, ‘ㄴ’이 연음된 것이다.
주043)
리와 : 내리게 해서. 동사 ‘리오다(내리게 하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오’와 ‘아’가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주044)
져기 : 작게. 형용사 ‘젹다(작다)’에 부사 전성 접미사 ‘이’가 첨가되면서, ‘ㄱ’이 연음된 것이다.
주045)
가점(加點) : 이 한자어의 원래 뜻은 ‘글을 쓸 때에 글자를 바꿔야 할 경우 그 글자에 점을 찍고 고치는 것’을 이르는 것인데, 언해에서 ‘더 버리니’라고 한 바대로 여기서는 아마도 이 ‘가점’을 독립된 숙어로 쓴 것이 아니고, 각각의 글자들로 사용하여 ‘가(加)’ 자는 ‘더하여’로, ‘점(點)’ 자는 ‘벌이다(진열하다)’로 풀이하여, ‘도꼬마리 열매를 오이와 부추 사이에 더하여 진열해 놓은 것’을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046)
의희(依稀) : 이 한자어의 원래 뜻은 ‘어렴풋한 상태’이나, 여기서는 ‘귤의 모양새와 비슷한 상태’를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047)
귤노(橘奴) : 귤이란 놈. 이것은 ‘귤(橘)’을 좀 낮추어 부르는 것으로서 여기의 ‘奴(종놈)’ 자는 어떤 존재를 낮추어 부를 때 그 존재를 나타내는 말 뒤에 붙여 쓰던 이른 바 ‘아래 천한 것의 칭호[下賤之稱]’의 기능을 하는 접미사 같은 글자였다.
주048)
염규 : 염교. 이것은 실제로 중국에서 많이 식용하는 채소이며, 이 시에서 이것을 지칭하는 글자인 ‘해(薤)’ 자는 우리나라에서는 ‘부추’를 의미하는 글자로 쓰이는데, 이 언해에서는 중국의 경우를 기준으로 풀이하였다.
주049)
 : 사이.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이’로 표기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50)
버리니 : 벌여 놓으니. 원형은 ‘버리다(벌이다, 벌여 놓다)’이다.
주051)
이셧다 : 비슷하다.
주052)
주구(誅求) : 이 한자어의 언해는 ‘백성(百姓)의 것 바도’이라고 했으나, 글자대로 뜻으로도 ‘벌을 주겠다며 요구하는 것’이다. 이것은 구체적으로 백성들에게 혹독하게 조세를 매기고, 때로는 재물을 강제로 재촉하여 수탈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이 한자어는 흔히 ‘가렴(苛斂)’(가혹하게 거두어 들이다)이라는 말과 함께 쓰였다.
주053)
여민(黎民) : 뭇백성들.
주054)
강흘(糠籺) : 겨와 싸라기.
주055)
훤히 : 크고 넓게. 여기서는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게’라는 말로 쓰였다.
주056)
ᄇᆡ브르 : 배부르게.
주057)
머구믄 : 먹음은. 먹은 것은. 동사 ‘먹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ㄱ’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은’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58)
엇던 고 : 어떤 마음인가. ‘ㅿ’이 중간본에서는 ‘’으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59)
셔 : ~하구나. ~하여라.
주060)
가면 지븬 : 부유한 집에는. ㄹ변칙 형용사 ‘가멸다(부유하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ㄹ’과 함께 ‘으’가 탈락한 것이며, 명사 ‘집’에 처격조사 ‘읜(에는)’이 첨가 되면서 ‘ㅂ’이 연음된 것이다. 그리고 이 ‘가면’은 중간본에서 ‘가면’으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고, 모음도 바뀌어 있다.
주061)
브븨 : 부엌에. 부엌에서. 명사 ‘브(부엌)’에 처격조사 ‘의(에, 에는)’가 첨가되면서 ‘ㅂ’이 연음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브어븨’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62)
 하야도다 : 뼈가 하얗구나. 이 고어 형용사의 원형은 ‘하야다(하얗다)’이며, 여기서 이 고어구는 실제로 ‘해골이 하얗게 버려져 있구나!’로 풀어 읽어야 한다. 그리고 이 고어구의 ‘’가 중간본에서는 주격 기능의 ‘ㅣ’가 생략된 채 그냥 ‘’로만 기록되어 있다.
주063)
기어악소년(寄語惡少年) : 이 시구는 작자 두보가 이 작품을 통해서 당시 당(唐)나라의 사회와 그 역사를 부정적으로 끌고가고 있는 계층을 향한 기막힌 증오와 비판을 숨긴 채 이 ‘악소년(영악스러운 젊은이)’이라는 대상을 대표로 세워 말을 붙이고 있는 것이다. 앞의 ‘혼란한 세상이라, 고위 권력층이 뭇백성들의 것을 재촉하여 수탈하니[亂世誅求急]’라는 시구에서부터 이 마지막 시구로의 마무리까지는 작자 두보의 이른바 ‘충군애민(忠君愛民; 임금님께 충성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것)’의 선비 본분을 표본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주064)
모딘 : 모진. 원 시의 ‘악(惡)’ 자를 그 사전적 의미만으로 풀이한 것으로, 여기서는 ‘아주 영악스럽게 못된 행태로 생활하는’이라는 매우 혹평의 정도로 쓴 말이다.
주065)
사거긔 : 사람에게. 고어 명사 ‘사(사람)’에 여격조사 ‘거긔(에게)’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 처격조사는 같은 기능의 같은 여격조사로서 ‘그에(에게)’와 함께 쓰였다. ‘내거긔 허튀와 ᄇᆞᆯ콰 ᄀᆞᆮᄒᆞ니〈內 二上, 30〉, 儒術이 내거긔 모슴 됴ᄒᆞᆫ 이리이시리오〈杜初 十五, 38〉’ 참조.
주066)
말 브티노니 : 말을 붙이니. 원 시구 중 ‘기어(寄語)’의 언해이다.
주067)
더디디 말라 : 던지지 말라. 여기서는 ‘흥청망청 마구 낭비하며 방탕하게 살지 말라’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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