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園 주022) 고원(故園) 옛 동산. 이렇게 정겨운 공간이기 때문에 이 말은 이내 ‘옛 고향’을 대유하는 말로 쓰였으며,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객지를 방랑하면서, 사뭇 그리워하던 옛 고향 ‘두릉(杜陵)’을 말한다.
楊柳今
搖落 주023) 요락(搖落) 흔들려서 떨어진다. 이것은 바로 가을을 맞아 산천초목이 바람과 서리에 다 시들고 떨어져, 서글프고 쓸쓸하게 된다는 말이다.
何得愁中却盡生 주024) 하득수중각진생(何得愁中却盡生) 이 시구에서 ‘하득’은 ‘어떻게 ~할 수 있는가!’라는 감탄과 반문의 출발이며, ‘수중’은 옛 고향 두릉을 그리워하며 잠겨 있는 ‘시름 속’이고, ‘각진생’은 ‘문득 다 되살려내다’이며, 여기의 ‘생(生)’ 자는 흔히 많이 알고 있는 바대로 그냥 ‘낳다’나 ‘살다’라는 의미로 쉽게 풀어 읽어서는 안 되며, 반드시 ‘되살려내다’로 풀어 읽어야 한다.
【此 言吹笛에 有楊柳曲也ㅣ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故園엣 버드리 인제
이어 주025) 이어 이어. 계속하여. 이 말은 실제로 원 시구에 없지만, 우리 선인들은 이 ‘이어’라는 말을 보충하여 언해함으로써, 원 시구는 물론 이 작품 자체를 깊이 이해하고 전체 시상의 의미망을 잘 살려내기 위한 놀라운 생각이요 솜씨다.
러디거시니 주026) 러디거시니 떨어질 것이니. 여기의 ‘거시니’는 흔히 고어에 많이 쓰여온 바 ‘~거시니(시거니)’와는 전혀 다른 말이다.
엇뎨 시러곰 시 가온 도로 다
나니오 주027) 나니오 낳는가요. 이것은 원 시구에서 ‘생(生)’ 자를 언해한 말로, 시상 전체에서의 의미로는 맞지 않는 풀이로 판단되며, 따라서 여기서는 자동사가 아닌 타동사로 풀어 ‘되살려내다’로 읽어야 한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고원양류금요락 하득수중각진생【이것은 피리로 부는 곡 중에는 ‘양류곡’이 있다는 말이다.】
【직역】 고향에 있는 버들잎들이 이제는 이어서 떨어질 것이니, 어떻게 시름 속에 도로 다 살아나는 것인가!
【의역】 지금은 가을이라 내 고향 ‘두릉(杜陵)’에 있는 버드나무도 그 잎들이 이제는 이어서 떨어질 텐데, 어떻게 시름에 싸여 있는 내 마음 속에 그 버들잎들을 문득 다 되살려내고 있는가! (이 미련(尾聯)은, 누군가가 불고 있는 이 피리 곡 중에 버들을 제재로 삼은 ‘양류곡’이 있어서, 작자 두보가 그 곡을 듣고서는 먼 고향의 옛 봄 풍경, 특히 버드나무들을 되살려 연상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읊고 있는 것이다.)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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