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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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 녹사 댁에서, 조장군이 그린 말 그림을 보고 지은 노래[韋諷錄事宅觀曹將軍畫馬圖引]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38ㄱ

韋諷錄事宅觀曹將軍畫馬圖引 주001)
위풍녹사댁관조장군화마도인(韋諷錄事宅觀曹將軍畫馬圖引)
두보가 광덕(廣德; 대종) 2년(764)에 성도(成都)에 두 번째로 와서 있을 때 지은 것이다. 그림을 보여준 위풍(韋諷)은 당시 성도에서 낭주(閬州)의 녹사( 錄事)로 있었다.

위풍녹사댁 관조장군화마도인
(위풍 녹사 댁에서, 조장군이 그린 말 그림을 보고 지은 노래)

國初已來畫鞍馬 주002)
안마(鞍馬)
글자대로의 뜻은 물론 ‘안장을 얹어 타는 말’이나, 이것은 황제, 귀족, 군인 등이 승용하는 말들을 총칭하는 것이다.
神妙 주003)
신묘(神妙)
신기하고 묘하다. 여기서는 ‘그림을 그리는 솜씨와 재능이 신기하고 묘하다’는 말로 쓰였다.
주004)
수(數)
이 한자의 사전적 의미는 물론 ‘셈’ 또는 ‘헤아리다’이나, 여기서는 ‘무엇에 있어서 그 솜씨나 재능을 제일로서 인정해주거나 쳐준다’는 말이다.
江都王 주005)
강도왕(江都王)
이 사람은 당(唐)나라의 황족인 이서(李緖)로 이렇게 ‘왕’으로 봉해졌으며, 그림을 잘 그렸으나 아버지인 곽왕(霍王) 이원궤(李元軌)와 함께 반역사건에 연루되어 처형되었으며, 자손은 성을 ‘회(虺)’로 바꾸어 숨어 살았다.

나랏 처므로서 주006)
처므로서
처음에서부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처어므로셔’로 바뀌어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고, 어미 ‘서’는 ‘셔’로 복모음화하여 있다.
오매 鞍馬 그리리 주007)
그리리
그릴 것을. 동사 ‘그리다’에 의존명사 ‘일(일. 것)’이 연결되면서, ‘그리다’에 관형사형 어미 ‘ㄹ’이 연결되고, 이 여기에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ㄹ’이 연음된 것이다.
神妙호 올로 江都王을 혜니라 주008)
혜니라
헤아리느니라. 여기서는 바로 ‘鞍馬(승용하는 말)를 그리는 데에 있어서, 강도왕(江都王) 이서(李緖)의 훌륭한 솜씨와 재능을 그렇게 인정하여 주었다’는 말이다.

【한자음】 국초이래화안마 신묘독수강도왕
【직역】 나라[唐]의 초기부터 오면서 타는 말을 그리는 사람으로는, 그 신기하고 묘한 재능에 있어서 오직 강도왕(江都王)만을 쳐주느니라
【의역】 당(唐)나라 초기부터 이후로 승용하는 말을 잘 그린 사람으로는, 그 그림 솜씨의 시기함과 묘한 재능에 있어서, 오직 강도왕만을 제일로 쳐주었었지만,

將軍得名 주009)
득명(得名)
이름을 얻다. 여기서는 장군 조패가 그림을 잘 그려서, 명성을 얻은 것을 말한다.
三十 주010)
재(載)
햇수. 이 ‘햇수’를 표기하는 글자로는 ‘연(年)’ 자와 ‘세(歲)’ 자가 많이 쓰이나, 전하는 말로는 바로 이 당(唐)나라 태조(太祖) ‘이연(李淵)’의 이름자인 ‘연(淵)’ 자의 소리가 ‘연(年)’ 자의 소리와 같아서, ‘연(年)’ 자를 못 쓰게 하고, 대신 ‘재(載)’를 쓰게 하였다고 한다.
人間又見眞乘黃 주011)
승황(乘黃)
이것은 신비롭고 훌륭한 말로서, 아주 옛날 ‘황제(黃帝)’라는 임금이 이 말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기 때문에 그 뒤에는 아무도 이 말을 본 사람이 없어, 이 말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에서는 바로 장군 조패가 그린 이 말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말로서, 이 말이 바로 그 진짜 ‘승황(乘黃) 말’이라는 것이다.
【乘黃은 神馬ㅣ라】

將軍의 일훔 어던디 주012)
어던디
얻은 것이. 동사 ‘얻다’에 관형사형 어미 ‘언’이 연결되면서 ‘ㄷ’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 명사 ‘디(것이)’가 연결된 것이다.
설흔 해니 주013)
셜흔니
서른 해이니.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셜ᄒᆡ니’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다.
人間애  眞實ㅅ 乘黃을 보리로다

【한자음】 장군득명삼십재 인간우견진승황【‘승황(乘黃)’은 신비로운 말[馬]이다.】
【직역】 장군이 명성을 얻은 지가 서른 해이니, 이 인간 세상에서 또 진짜 승황(乘黃)말을 보겠도다.
【의역】 장군 조패(曹覇)가 그림을 잘 그려서 명성을 얻은 지가 서른 해가 되어서, 그의 그림을 통해서, 또 다시 ‘신비로운 말’인 진짜 승황말을 알아볼 수 있게 됐고,

曾貌先帝照夜白 주014)
조야백(照夜白)
이것은 당(唐)나라 황제인 현종이 타던 말로 중국의 서역(西域) 대완(大宛)에서 공물로 바친 뛰어난 명마로서, 아마도 하얀 털의 말이라, 밤에도 그 빛이 반사된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으로 추정된다.
龍池十日飛霹靂 주015)
벽력(霹靂)
벼락. 여기서는 ‘비(飛)’ 자와 통합되어 ‘벼락을 치다’로 풀이된다.
玄宗 馬名 照夜白이니 命曹覇畫之니 神妙ㅣ 如眞龍이어 興慶宮 池中之龍이 感動而飛霹靂也ㅣ라】

先帝ㅅ 照夜白을 일즉 그리니 龍 잇 모새 열흐 霹靂이 랫더라

【한자음】 증모선제조야백 용지십일비벽력현종(玄宗)의 말 이름이 ‘조야백(照夜白)’이니, 조패에게 명하여 이것을 그리게 하니, 신비롭고 기묘한 것이 마치도 진짜 용마(龍馬) 같거늘, 흥경궁(興慶宮) 못 속의 용이 감동을 해서 벼락을 쳤다고 한다.】
【직역】 궂기신 황제
(현종(玄宗))
께서 타시던 말인 조야백(照夜白)을 일찍이 그리니, 용이 있는 못에서 열흘 동안 벼락을 쳤었다.
【의역】 장군 조패가 궂기신 현종 황제(玄宗皇帝)께서 타시던 말인 용마(龍馬) 조야백을 일찍이 그리자, 용이 자신을 꼭 닮은 그 용 그림을 보고 놀라, 흥경궁 못에서 열흘 동안 벼락을 쳤으며,

內府殷紅碼碯盤 婕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38ㄴ

傳詔才人索 盤賜將軍拜舞歸 輕紈細綺 주016)
경환세기(輕紈細綺)
가벼운 비단과 올이 가는 비단. 여기서는 이런 비단으로 기워진 장군의 의복과 치장들을 말하며, ‘相追飛’는 여기에 딸린 이 비단 자락들이 서로 따르듯이 펄렁거리는 것을 말한다.
相追飛【言天子ㅣ 使婕妤로 傳命야 令才人으로 取碼碯盤而賞將軍也ㅣ라】

內府 주017)
내부(內府)
중국 왕궁에 딸린 관청으로 궁중 물품과 병기 등을 간수하고 관리하던 부서.
엣 감블근 碼碯盤 주018)
마노반(碼碯盤)
마노라는 보석을 붙이고 박아 만든 소반.
婕妤 주019)
첩여(婕妤)
궁궐 안에 소속된 궁녀들 중의 중간 이상 계층 여인들을 지칭한다.
ㅣ 詔命을 傳야 주020)
야
하거늘.
才人 주021)
재인(才人)
역시 궁궐 안에 소속된 궁녀들 중의 하급 계층의 여인들을 지칭한다.
여더 주022)
여더
여쭈워. 동사 ‘엳다(여쭙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ㄷ’이 연음된 것이다.
盤을 將軍을 주어시 주023)
주어시
주시거늘.
절고 주024)
절고
절하옵고. 중간본에서는 ‘절고’로 바뀌어 기록됨으로써,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춤 처가니 주025)
춤처 가니
춤추며 가니. 동사 ‘춤츠다(춤추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이 동사가 활용하여 ‘ㅡ’음이 묵음화하고, ‘ㅊ’음이 연음된 것이며, 여기에 다시 동사 ‘가니’가 연결된 것이다.
가야온 깁과  기비 서르 조차 랫더라 주026)
랫더라
날리었네. 동사 ‘다(날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어 ‘라’가 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 ‘잇더라’가 연결되고, ‘라’와 ‘잇’이 통합하면서, ‘랫더라’가 된 것이다.

【한자음】 부내은홍마노반 첩여전조재인색 반사장군배무귀 경환세기상추비【말하자면 천자께서 첩여를 시켜 명령을 전하여 후궁의 ‘재인(才人)’으로 하여금 ‘마노반
(마노로 만든 소반)
’을 가지고 가서 장군에게 상(賞)을 주게 하였다.】
【직역】 대궐 안에 있는 검붉은 마노 소반을, 첩여(婕妤)가 황제의 명을 전해서 재인(才人)이 이것을 찾아, 가지고 가서 장군에게 상으로 주자, 절을 하고 춤을 추며 가니, 가벼운 비단과 가는 비단이 서로 따라 날았도다.
【의역】 궁 안에 있는 붉은 빛의 마노 소반을, 첩여가 황제의 명을 전해서 재인이 이것을 찾아 여쭙고, 그것을 가지고 가서 조패 장군에게 상으로 주자, 장군이 감사의 절을 하고 춤을 추며 가니, 장군이 치장한 의복과 행장에 딸린 가벼운 비단과 가는 비단들이 서로 따라 날렸고,

貴戚權門得筆迹 始覺屛障 주027)
병장(屛障)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 ‘병풍과 가리개’를 말한다.
生光輝

貴戚 주028)
귀척(貴戚)
귀족과 친척. 이것은 ‘황실의 친족들’을 일컫는 말로 많이 쓰인다.
權門 주029)
권문(權門)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 ‘권력자의 가문’을 말한다.
괘 筆迹을 어데 주030)
어데
얻어 갖고 있어야. 동사 ‘어뎃다(얻어 갖고 있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어, ‘ㅅ’이 연음되면서 반치음 ‘ㅿ’으로 유성자음화한 것이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어데아’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屛風 障子애 비치 나 주031)
비치나
빛이 남을.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비티나’로 바뀌어 기록되었다.
비르수 주032)
비르수
비로소. 이것은 같은 뜻의 말로 ‘비루수’와 ‘비르서’, 그리고 ‘비릇, 비르소’ 등과 함께 쓰였다.
아니라

【한자음】 귀척권문득필적 시각병장생광휘
【직역】 황실 친족들과 권문세가가 그의 필적
(그림)
을 얻어야, 병풍이나 가리개에 빛이 난다는 걸 비로소 알겠노라.
【의역】 그래서 황실 친족들과 권문세가가 이 장군 조패의 그림을 얻어야, 이것들을 붙여 만든 병풍이나 가리개가 빛이 난다는 걸 비로소 알았으며,

昔日太宗拳毛騧 近時郭家師子花 今之新圖有二馬 復令識者久嘆嗟【拳毛騧 師子花 皆馬名이라】

昔日에 太宗ㅅ 더신 주033)
더신
타시던.
拳毛騧 주034)
권모왜(拳毛騧)
당(唐)나라의 황제 태종(太宗)이 소유했던 여섯 마리 명마 중의 하나로, 이 명마들은 모두 태종이 반란을 일으키는 적들을 무찌르고 평정할 때에 탔던 것들로서, 이 ‘권모왜’는 바로 유흑달(劉黑闥)을 무찌를 때 탄던 말이라고 하며, 이 ‘권모왜’를 찬미하는 글에 ‘해의 정기를 타고 났다’라고 하였다.
와 近時에 郭子儀 주035)
곽자의(郭子儀)
당(唐)나라의 현종 황제 때 명장으로서, 안녹산과 사조의의 반란을 평정하고, 국권과 황실의 안전을 회복하여 일등 공신이 되었으며, 성품이 후하고 너그러워 황제와 사람들의 심임을 받고, ‘분양군왕(汾陽郡王)’으로 봉해져서 평생의 복을 누렸기 때문에 ‘복 많은 사람’의 표본으로 일컬어지기도 하였다. 그리고 안사(安史)의 반란을 평정하고 수도를 회복한 공을 대종(代宗) 황제가 명마인 ‘구화규(九花虯)’를 하사하였는데, 이것은 일명 ‘사자총(師子驄)’이라고도 하여, 나중에는 시에 나오는 바대로 ‘사자화(師子花)’라고 불리게 되었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39ㄱ

지븻 주036)
지븻
집에 있는. 명사 ‘집’에 처격 조사 ‘의’가 첨가되면서, ‘ㅂ’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사잇소리인 ‘ㅅ’이 첨가된 것이다.
師子花ㅣ 이젯 새 圖 주037)
이젯 새 도(圖)
이 어휘의 어법상 정확한 풀이는 ‘이제(지금)의 새 그림’이다.
애 두 리 잇니  아던 주038)
아던
알던. 현대어에서도 흔히 관용되어 오는 바와 같이 동사 어간 ‘알’의 ‘ㄹ’음이 관형사형 어미 ‘던’ 앞에서 묵음화하여 ‘아던’이 된 것이다.
로 여 주039)
여
하여금.
오래 슬케 다

【한자음】 석일태종권모왜 근시곽가사자화 금지신도유이마 부영식자구탄차【‘권모왜(拳毛騧)’와 ‘사자화(師子花)’는 다 말의 이름이다.】
【직역】 옛날에 태종이 타시던 권모왜와 근래에 곽자의(郭子儀) 집의 사자화가, 지금 새 그림 속에 두 마리 말로 있으니, 다시 알던 사람으로 하여금 오래 슬퍼하게 하는구나!
【의역】 옛날에 태종황제께서 타시던 권모왜와 이 근래에 곽자의의 집에 있던 사자화가, 지금 이 그림 속의 두 마리 말로서 그려져 있으니, 다시 이 말들의 사연을 알고 있던 사람으로 하여금 오래도록 슬퍼하게 하지만,

此皆騎戰一敵萬 주040)
차개기전일적만(此皆騎戰一敵萬)
이제 모두 타고서 싸우매 하나가 만 명을 당해내더니. 앞에서 나온 두 마리 명마인 ‘권모왜(拳毛騧)’와 ‘사자화(師子花)’를 전제로 하여, 이 ‘차(此)’는 그냥 ‘이것’이 아니고 ‘이제’로 풀어 읽어야 하고, ‘개(皆)’ 자는 그냥 주체를 대신하는 말이므로, 이 주체인 ‘병사’가 문면에서는 생략돼 있음을 이해하고 읽어야 한다.
縞素漠漠開風沙 주041)
호소막막개풍사(縞素漠漠開風沙)
흰 비단에 자욱하게 바람에 모래가 일어나듯 하도다. 두 마리 명마인 ‘권모왜’와 ‘사자화’를 말하며, 이것들이 치열하게 전투를 하는 풍경이 이 흰 비단에 그려짐으로써, 족히 아득하게 바람이 불어 사막의 모래가 온통 불려 일으키는 듯하다는 것이다.

이 다 타 사호매 나히 萬馬 對敵더니  기베 漠漠히 맷 몰애 주042)
맷 몰애
바람에 날리는 모래. 명사 ‘’에 처격 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사잇소리 ‘ㅅ’이 첨가된 것이며, 여기에 또 이것들의 수식을 받은 ‘몰애’가 연결된 것이다. 그래서 이 고어구는 중국의 북쪽 몽고 지역 같은 황량하고 야만적인 미개지역을 지칭한다. 그런데 이 ‘몰애’는 독립된 명사로서, 그 자체 내부의 조건 때문에 ‘ㄹ’이 연음되지 않고 있다가, 현대어로 정착되면서는 ‘모래’로 연음되어 있다.
여렛시 주043)
여렛시
열어져 있는 듯이. 일어나는듯이. 동사 ‘열다[開]’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잇다(있다)’가 연결되면서 ‘러’와 ‘잇’이 통합하여 ‘렛’이 되고, 여기에 또 다시 관형사형 어미 ‘’이 연결되었으며, 끝으로 부사적 기능의 의존명사 ‘시(듯이)’가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 ‘열다’는 여기서 ‘일어나다’와 같은 뜻으로 쓰였다.
그롓도다 주044)
그롓도다
그려져 있도다. 동사 ‘그리다[畵]’에 보저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의 연음화와 합께 ‘이’와 ‘어’가 통합 복모음화하였으며,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도다(있도다)’가 연결되면서, ‘려’와 ‘잇’이 또 통합 복모음화하여 ‘롓도다’가 되었다. 이 한시 시구에는 없는 말인데, 언해에서 덧붙였다.

【한자음】 차개기전일적만 호소막막개풍사
【직역】 이것들을 모두 타고서 싸우매 하나가 만 명을 당해내더니, 흰 비단에 자욱하게 바람에 날린 모래가 일어나듯이 그려져 있도다.
【의역】 이제 이 두 말과 같은 말들을 모두 타고서, 적과 싸울 때는 한 명이 만 명을 당해낼 수 있을 만한데, 한 마리가 만 명을 당해낼 만큼 치열하게 승전하는 이 말들이 흰 비단에 그려져 있음으로써, 이 두 마리 말들에 의해 마치 아득하게 바람이 불어 사막이 온통 요동치는 듯하고,

其餘七匹 주045)
기여칠필(其餘七匹)
그 나머지 일곱 마리 말. 앞에서 언급된 ‘권모왜’와 ‘사자화’ 두 마리를 빼고 나머지라는 말인데, 이것은 분명 장군 조패가 그린 이 그림 속에 아홉 마리의 말을 그려 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亦殊絶 迥若寒空動煙雪 주046)
형약한공동연설(迥若寒空動煙雪)
아득히 차가운 허공에 연기와 눈발이 요동치는 듯하도다. 일곱 마리 말의 역동적인 상황을 노래한 것으로, 저 높고 멀리 차가운 허공에 급격한 기후 변화로 한껏 요동치는 기류 상태를 연상시켜 비유하고 있다. 매우 놀라운 관찰과 수사의 수준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시구의 ‘연(煙)’ 자를 ‘(연기)’로 언해하였지만, 여기서는 ‘안개’나 ‘움직이는 기운’이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殊絶 샹와 다시라】

그 나 닐굽 주047)
닐굽
일곱.
匹이  달오미 주048)
달오미
다름이(차이가). 형용사 ‘다다(다르다)’에 명사형 어미 ‘옴(음)’이 연결되면서, 이 ‘다다’가 변칙활용되어 ‘’의 ‘’가 탈락하고 ‘ㄹ’이 ‘다’에 종성처럼 표기되었으며, ‘옴’에 주격 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장 니 주049)
장 니
더없이 대단하니. 쉽게 풀이하면 ‘최상이니’이다.
아라히 주050)
아라히
아스라히. 아득히.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아라히’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되어 있다.
차운 虛空애 와 눈괘 뮈 주051)
뮈다
움직이다. 여기서는 그냥 동적이라는 의미의 ‘움직이다’가 아니고, 매우 역동적인 상태로서의 ‘요동치다’로 쓰인 말이다.
도다

【한자음】 기여칠필역수절 형약한공동연설【‘수절(殊絶)’은 보통의 말과 다르다는 것이다.】
【직역】 그 나머지 일곱 마리 말이 또한 아주 뛰어나게 다르니, 아득하게 차가운 허공에 연기와 눈발이 요동치는 듯하도다.
【의역】 앞의 ‘권모왜’와 ‘사자화’ 말고 나머지 일곱 마리 말도 또한 아주 뛰어나서, 아득하게 저 차가운 허공에 연기와 눈발이 마구 엉켜 움직이는 듯한 채,

霜蹄 주052)
상제(霜蹄)
언해에서 ‘서리 밟을 발’이라고 했으나, 뜻은 ‘아주 잘 달리는 좋은 말의 발굽’. 또는 ‘좋은 말’ 자체를 대유하는 말로 쓰였다.
蹴踏長楸間 馬官 주053)
마관(馬官)
국가 공용의 말들을 맡아 기르는 부서의 관청. 말 관리자.
廝養 주054)
시양(廝養)
땔감을 자르거나 쪼개는 인부. 허드렛일을 하는 인부. 마부들.
森成列 주055)
삼성렬(森成列)
죽 늘어서서 열을 짓고 있는 것.

서리 올 바리 긴 래나못 서리예서 니  주056)

말 기르기를 맡은 관리. 『고어사전』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으며, ‘’은 ‘감’ 또는 ‘재료’라는 뜻으로만 소개되어 있고, ‘관리’라는 뜻으로는 소개되어 있지 않다. 다만, ‘ᄀᆞᅀᆞᆷ알다’가 ‘가말다. 주관하다’라는 풀이는 있다.
아니 주057)
아니
아는 이. 동사 ‘알다’에 관형사형 어미 ‘(는)’이 연결되면서, 변칙활용하여 ‘알’의 ‘ㄹ’이 탈락한 것이며, 또한 ‘’에 의존명사 ‘이’가 연결되면서, ‘ㄴ’이 연음된 것이다.
치니 주058)
치니
치는 이(사육하는 사람).
왜 森然히 行列이 이렛도다

【한자음】 상제축답장추간 마관시양삼성렬
【직역】 서리 밟을 발이 긴 가래나무 사이에서 밟나니, 말 사육 관리로서 말을 아는 이와 기르는 이가 죽 늘어서서 열을 이루었도다.
【의역】 준마의 발굽들이 잘 자란 가래나무 숲에서 거닐고들 있고, 말 사육 관리로서 말을 잘 아는 사람과 기르는 사람이 주욱 늘어서 있는데,

可憐 주059)
가련(可憐)
흔히 ‘가련하다’라는 뜻으로 쓰이나, 여기서는 상대방에 대한 안타까운 동정심을 담은 뜻으로 쓰인 것이 아니고, 오히려 상대방을 극히 자랑스럽게 여겨 ‘너무도 사랑스러운’이라는 뜻의 관형어로 쓰인 것이다.
九馬 주060)
구마(九馬)
이것은 앞에 나온 시구들에서 본 ‘권모왜’와 ‘사자화’, 그리고 ‘칠필’이라 한 것들을 합친 아홉 마리 말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림 속에는 이 아홉 마리가 그려져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神俊 주061)
신준(神俊)
신통하고 뛰어나다. 여기서는 말들의 총체적인 인상을 표현한 말로 쓰였다.
顧視淸高 주062)
청고(淸高)
맑고 높다. 여기서는 ‘말끔하고 우뚝하다’로 체형의 상태를 유추해서 읽어야 한다.
深穩 주063)
심온(深穩)
깊고 안온하다. 이것은 말들이 내적으로 갈무리하고 있을 기운의 인상을 평가한 말로서, ‘기운이 깊숙이 갈무리해진 채 안온해 보인다’는 표현이다.

可히 온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39ㄴ

아홉 리 토아 神俊니 도라보미 며 놉고 氣運이 기피 安穩도다

【한자음】 가련구마쟁신준 고시청고기심온
【직역】 가히 사랑스런 아홉 마리 말이 다투어 신통하고 뛰어났으니, 돌아보면 말끔하며 우뚝하고 기운이 깊이 안온해 보이도다.
【의역】 너무도 사랑스러운 아홉 마리 말들이 경쟁하듯 신통하고 뛰어났으며, 하나하나를 돌아볼 적마다 그 체형들이 말끔하며 우뚝하고, 기운이 깊숙이 갈무리해진 채 안온해 보이니,

借問 주064)
차문(借問)
묻노라. 현대어로는 ‘물어보자’로 읽는 것이 더 좋겠다.
苦心 주065)
고심(苦心)
고심하다. 여기서는 위풍과 지둔 같은 사람들이 이 말들을 보고 어떻게 잘 그려낼까를 생각하며, ‘고심했다’는 말이다.
愛者誰 後有韋諷前支遁

문노라 주066)
문노라
묻노라. ‘ㄷ’변칙 동사 ‘묻다[問]’에 종결어미 ‘노라’가 연결되면서, ‘ㄷ’음이 모음과 유성자음 ‘ㄴ’ 사이에서 유성자음화하여, ‘ㄴ’으로 바뀐 것이다. 또 이 ‘문노라’가 중간본에서는 ‘믓노라’로 기록되어 있다.
매 주067)
매
마음에. 중간본에서는 ‘매’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되어 있다.
심히 랑닌 누고 주068)
누고
누구인가.
後엔 韋諷이 잇고 알 주069)
알
앞에는. 명사 ‘앒’에 처격조사 ‘ᄋᆡ’와 ‘ㄴ’이 첨가되고, ‘ㅍ’이 연음된 것이다.
支遁이로다

【한자음】 차문고심애자수 후유위풍전지둔
【직역】 묻노라, 마음에 아주 사랑한 사람은 누구인가? 뒤에는 위풍(韋諷)이 있고 앞에는 지둔(支遁)이 있었도다.
【의역】 물어보자, 이 말들을 고심하고 사랑하며, 그린 사람이 누구였던가? 뒤에는 위풍이 있고 앞에는 지둔이 있었네.

憶昔巡幸新豐宮 翠華拂天來向東【驪山ㅅ 溫泉宮이 在長安東 舊新豐縣니라】

랑호니 녜 新豐宮 주070)
신풍궁(新豐宮)
당(唐)나라 현종 황제의 별장궁인 온천궁(溫泉宮)이 신풍현(新豐縣)에 있었기 때문에 이 ‘온천궁’을 ‘신풍궁’이라 한 것이며, 이 궁은 현종이 양귀비(楊貴妃)와 함께 노닌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여기서 말한 ‘깃발들의 동쪽 향한 이동’이 바로 이 현종 황제와 양귀비의 이 온천궁 행차를 말하는 것이다.
의 巡幸실 제 翠華 주071)
취화(翠華)
푸른 깃털로 장식을 한 깃발로서 이것은 천자의 행차 때만 사용하였다.
ㅣ 하해 다텨 주072)
다텨
스쳐. 동사 ‘다티다(스치다. 부닫히다. 건드리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티’와 ‘어’가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東녀그로서 向야 오더니라

【한자음】 억석순신행신풍궁 취화불천래향동여산의 온천궁이 장안의 동쪽 옛날 신풍현에 있었다.】
【직역】 생각해보니, 옛날 신풍궁에 순례 행차하실 제, 푸른 깃털 깃발이 하늘에 스치며 동쪽으로 향해 왔더라.
【의역】 추억해보니, 옛날 현종 황제께서 신풍궁에 순례 행차하실 적엔, 푸른 깃털 장식의 깃발들이 하늘을 스치듯이 하며, 동쪽으로 향해 왔었고,

騰驤 주073)
등양(騰驤)
말들이 날아 솟을 듯이 달리며 뛰며 가는 상태.
磊落 주074)
뇌락(磊落)
이것은 흔히 ‘가슴이 툭 트이고 거리낄 게 없는 인품과 기상’을 나타내는 말로 많이 쓰이나, 여기서는 ‘말의 모양과 자세가 으젓하고 우람한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쓰였다.
三萬匹 皆與此圖筋骨同

솟 주075)
솟
날솟는. 날아 솟는. 여기서는 말들이 날아 솟듯이 힘차게 움직이며 가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날다’와 ‘솟다’의 합성어로서, ‘歡喜踊躍ᄋᆞᆫ 깃거 ᄂᆞ소ᄉᆞᆯ씨라(환희 용약은 기뻐하여 날아 솟는 것이다.)’〈월인석보 8:48ㄴ〉에서처럼 ‘춤추듯이 뛰어오르거나 솟구치는 모습’을 말한다.
놉고 큰 三萬匹이 다 이 圖앳 筋骨와로 주076)
와로
~와. 고어에서는 ‘~과’의 비교를 표시하는 조사로 쓰일 때에는 여기서처럼 꼭 ‘와로’라는 형태로 반드시 ‘로’라는 토가 함께 쓰였다.
더라

【한자음】 등양뇌락삼만필 개여차도근골동
【직역】 날며 솟는 듯이 높고 큰 삼만 필의 말들이 모두 다 이 그림 속 말들의 힘줄, 뼈대와 같더라.
【의역】 날아가며 솟을 듯이 달려가며 높은 키에 큰 몸통들인 삼만 필의 말들이 모두 이 그림 속에 있는 말들의 근육, 뼈대와 같았건만,

自從獻寶 주077)
헌보(獻寶)
주(周)나라의 목왕(穆王)이 서쪽으로 가서 양우(陽紆)의 하백(河白)인 풍이(馮夷)가 사는 곳에 이르러서, 보물인 구슬[璧]을 바친 사실을 말한다.
朝河宗 주078)
조하종(朝河宗)
물의 종주에게 조회 드리다. 여기의 ‘하종’은 ‘물의 중심 신’이라는 뜻으로 ‘하백(河伯)’과 같은 말이며, 이 신에게 조회 드린 사람은 바로 주나라 목왕이지만, 여기서는 목왕의 이 행위와 사연으로 현종 황제의 여산궁 순례 행차를 비유하기 위해서 인용한 사례인 것이다.
無復射蛟 주079)
사교(射蛟)
교룡을 쏘아 잡다. 여기서는 한나라 무제가 부강(浮江)에 가서, 도롱뇽을 쏘아 잡고서 돌아와서는 이내 죽었는데, 무제의 이런 사연을 가지고 현종 황제가 여산궁에 행차했다가 돌아와서, 이내 죽은 것을 비유하기 위해 인용된 것이다.
江水中穆天子 주080)
목천자(穆天子)
중국 서주(西周)의 제5대 임금 목왕(穆王). 기원전 1001년부터 54년간 통치하였는데, 어느날 화인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그에게 이끌려 몸이 허공에 날아가서 어떤 궁궐에 이르렀다. 그곳은 금은보화로 치장되었고, 모든 것이 신선과 같았으며, 지상의 자신의 궁궐을 보니 초라한 흙집에 불과하였는데,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였더니, 문득 꿈에서 깨어났다고 한다. 그 후 목왕은 여덟 필의 말을 단련시켜 서쪽으로 원정을 떠나니, 그 말들이 새보다 빨라 하룻밤에 만리를 달렸다고 한다. 황하를 다스리는 하백(河伯) 신에게 벽옥(碧玉)과 소, 말, 돼지, 양을 제물로 바치니, 하백이 목왕에게 곤륜산의 보물과 영원한 복락을 약속해 주었다고 한다. 얼마 후 곤륜산에 도착하니, 옥이 온 산에 덮혀있었고, 목왕은 만 개의 옥을 수레에 싣고 돌아오다가 서왕모의 초대를 받아 천지(天池)에 가서, 서왕모와 주연(酒宴)을 베풀면서, 경치에 한 번 취하고, 서왕모의 아름다움에 한 번 취하고, 향기로운 술에 또 취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ㅣ 西至河伯馮夷之所居샤 披圖觀寶고 漢武ㅣ 至浮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40ㄱ

江야 射蛟江中獲之니 此 言玄宗이 幸驪山之後에 死不得巡遊也ㅣ라】

眞寶 주081)
진보(珍寶)
진귀한 보배. 여기서는 주나라 목왕이 하백에게 가져가서 바친 진귀한 보물인 구슬을 가리킨다.
 進獻야 河宗이 주082)
하종(河宗)이
이 어휘에서 조사로 쓰이고 있는 ‘이’는 고어에서도 흔히 주격조사로 쓰이었으나, 여기서는 현대어에서 처격조사인 ‘에게’와 같은 기능으로 쓰인 것임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이 어휘의 현대어로의 뜻은 ‘하종에게’이다.
朝會호로브터 다시 江水ㅅ 가온 龍 소디 주083)
소디
쏘지.
몯 시니라

【한자음】 자종헌보조하종 무부사교강수중목천자가 서쪽으로 하백 풍이가 사는 곳에 이르르셔서 도록을 펼쳐 보고 보배로운 옥을 관람하였으며, 한 무제는 부강에 이르러서 강 속의 도롱뇽을 쏘아서 잡으니, 이것은 말하자면 현종 황제여산에 행차하고 난 뒤에 궂겨서 순행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을 말한다.】
【직역】 진짜 보물을 받들어 드리면서, 물의 신에게 조회함으로부터 다시는 강물 가운데 용을 쏘지 못하였다.
【의역】 주(周)나라목왕(穆王)이 서쪽으로 가서 물의 신인 하백(河伯)에게 보물을 바치면서, 하백에게 조회함으로부터인 것처럼 현종 황제여산에 순례 행차를 하고 돌아온 뒤에는, 한 무제부강에 가서 강의 용을 쏘아 잡은 뒤에 다시는 강에 가지 않은 것처럼 현종 황제도 다시는 여산에 행차하지 않았으니,

君不見 金粟堆前松柏裏 龍媒 주084)
용매(龍媒)
옛날 중국의 명마(名馬)의 명칭으로 ‘용마(龍馬)’라고도 또는 ‘용구(龍駒)’라고도 불려졌다.
去盡鳥呼風【此 言玄宗이 葬在金粟堆니 唯鳥ㅣ 呼風而無有昔時三萬匹也ㅣ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그듸 주085)
그듸
그대.
 보디 아니다 주086)
다
하느냐. 하는가.
金粟堆 주087)
금속퇴(金粟堆)
중국의 섬서성(陝西省) 포성현(蒲城縣)에 있는 산으로 당(唐)나라 현종 황제의 태릉(泰陵)이 여기에 있다.
주088)
앞. 이것과 같은 뜻으로 고어는 ‘’과 ‘앒’이 모두 함께 쓰였다.
松柏 소개  다 나니거 주089)
다나니거
다 나가서 가버리거늘.
새옷 주090)
새옷
새만.
매셔 우놋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군불견 금속퇴전송백리 용매거진조호풍【이것은 말하자면 현종 황제가 금속퇴에 안장되어 있으니, 오직 새만 바람결에 울부짖을 뿐 그 옛날의 삼만 필의 말들은 없다는 것이다.】
【직역】 그대는 보지 않았는가? 금속퇴 앞 소나무와 잣나무 속에 명마들은 다 나다녔거늘, 새만 바람결에 울부짖는구나!
【의역】 그대들은 못 봤는가? 현종 황제께서 금속퇴 앞 소나무와 잣나무 숲 속에 안장되어 있으신 채, 그 많던 명마들은 다 어디론가 가버리고, 오직 새들만 바람결에 울부짖고 있는 걸!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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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위풍녹사댁관조장군화마도인(韋諷錄事宅觀曹將軍畫馬圖引) : 두보가 광덕(廣德; 대종) 2년(764)에 성도(成都)에 두 번째로 와서 있을 때 지은 것이다. 그림을 보여준 위풍(韋諷)은 당시 성도에서 낭주(閬州)의 녹사( 錄事)로 있었다.
주002)
안마(鞍馬) : 글자대로의 뜻은 물론 ‘안장을 얹어 타는 말’이나, 이것은 황제, 귀족, 군인 등이 승용하는 말들을 총칭하는 것이다.
주003)
신묘(神妙) : 신기하고 묘하다. 여기서는 ‘그림을 그리는 솜씨와 재능이 신기하고 묘하다’는 말로 쓰였다.
주004)
수(數) : 이 한자의 사전적 의미는 물론 ‘셈’ 또는 ‘헤아리다’이나, 여기서는 ‘무엇에 있어서 그 솜씨나 재능을 제일로서 인정해주거나 쳐준다’는 말이다.
주005)
강도왕(江都王) : 이 사람은 당(唐)나라의 황족인 이서(李緖)로 이렇게 ‘왕’으로 봉해졌으며, 그림을 잘 그렸으나 아버지인 곽왕(霍王) 이원궤(李元軌)와 함께 반역사건에 연루되어 처형되었으며, 자손은 성을 ‘회(虺)’로 바꾸어 숨어 살았다.
주006)
처므로서 : 처음에서부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처어므로셔’로 바뀌어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고, 어미 ‘서’는 ‘셔’로 복모음화하여 있다.
주007)
그리리 : 그릴 것을. 동사 ‘그리다’에 의존명사 ‘일(일. 것)’이 연결되면서, ‘그리다’에 관형사형 어미 ‘ㄹ’이 연결되고, 이 여기에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ㄹ’이 연음된 것이다.
주008)
혜니라 : 헤아리느니라. 여기서는 바로 ‘鞍馬(승용하는 말)를 그리는 데에 있어서, 강도왕(江都王) 이서(李緖)의 훌륭한 솜씨와 재능을 그렇게 인정하여 주었다’는 말이다.
주009)
득명(得名) : 이름을 얻다. 여기서는 장군 조패가 그림을 잘 그려서, 명성을 얻은 것을 말한다.
주010)
재(載) : 햇수. 이 ‘햇수’를 표기하는 글자로는 ‘연(年)’ 자와 ‘세(歲)’ 자가 많이 쓰이나, 전하는 말로는 바로 이 당(唐)나라 태조(太祖) ‘이연(李淵)’의 이름자인 ‘연(淵)’ 자의 소리가 ‘연(年)’ 자의 소리와 같아서, ‘연(年)’ 자를 못 쓰게 하고, 대신 ‘재(載)’를 쓰게 하였다고 한다.
주011)
승황(乘黃) : 이것은 신비롭고 훌륭한 말로서, 아주 옛날 ‘황제(黃帝)’라는 임금이 이 말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기 때문에 그 뒤에는 아무도 이 말을 본 사람이 없어, 이 말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에서는 바로 장군 조패가 그린 이 말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말로서, 이 말이 바로 그 진짜 ‘승황(乘黃) 말’이라는 것이다.
주012)
어던디 : 얻은 것이. 동사 ‘얻다’에 관형사형 어미 ‘언’이 연결되면서 ‘ㄷ’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 명사 ‘디(것이)’가 연결된 것이다.
주013)
셜흔니 : 서른 해이니.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셜ᄒᆡ니’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다.
주014)
조야백(照夜白) : 이것은 당(唐)나라 황제인 현종이 타던 말로 중국의 서역(西域) 대완(大宛)에서 공물로 바친 뛰어난 명마로서, 아마도 하얀 털의 말이라, 밤에도 그 빛이 반사된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으로 추정된다.
주015)
벽력(霹靂) : 벼락. 여기서는 ‘비(飛)’ 자와 통합되어 ‘벼락을 치다’로 풀이된다.
주016)
경환세기(輕紈細綺) : 가벼운 비단과 올이 가는 비단. 여기서는 이런 비단으로 기워진 장군의 의복과 치장들을 말하며, ‘相追飛’는 여기에 딸린 이 비단 자락들이 서로 따르듯이 펄렁거리는 것을 말한다.
주017)
내부(內府) : 중국 왕궁에 딸린 관청으로 궁중 물품과 병기 등을 간수하고 관리하던 부서.
주018)
마노반(碼碯盤) : 마노라는 보석을 붙이고 박아 만든 소반.
주019)
첩여(婕妤) : 궁궐 안에 소속된 궁녀들 중의 중간 이상 계층 여인들을 지칭한다.
주020)
야 : 하거늘.
주021)
재인(才人) : 역시 궁궐 안에 소속된 궁녀들 중의 하급 계층의 여인들을 지칭한다.
주022)
여더 : 여쭈워. 동사 ‘엳다(여쭙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ㄷ’이 연음된 것이다.
주023)
주어시 : 주시거늘.
주024)
절고 : 절하옵고. 중간본에서는 ‘절고’로 바뀌어 기록됨으로써,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25)
춤처 가니 : 춤추며 가니. 동사 ‘춤츠다(춤추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이 동사가 활용하여 ‘ㅡ’음이 묵음화하고, ‘ㅊ’음이 연음된 것이며, 여기에 다시 동사 ‘가니’가 연결된 것이다.
주026)
랫더라 : 날리었네. 동사 ‘다(날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어 ‘라’가 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 ‘잇더라’가 연결되고, ‘라’와 ‘잇’이 통합하면서, ‘랫더라’가 된 것이다.
주027)
병장(屛障) :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 ‘병풍과 가리개’를 말한다.
주028)
귀척(貴戚) : 귀족과 친척. 이것은 ‘황실의 친족들’을 일컫는 말로 많이 쓰인다.
주029)
권문(權門) :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 ‘권력자의 가문’을 말한다.
주030)
어데 : 얻어 갖고 있어야. 동사 ‘어뎃다(얻어 갖고 있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어, ‘ㅅ’이 연음되면서 반치음 ‘ㅿ’으로 유성자음화한 것이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어데아’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주031)
비치나 : 빛이 남을.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비티나’로 바뀌어 기록되었다.
주032)
비르수 : 비로소. 이것은 같은 뜻의 말로 ‘비루수’와 ‘비르서’, 그리고 ‘비릇, 비르소’ 등과 함께 쓰였다.
주033)
더신 : 타시던.
주034)
권모왜(拳毛騧) : 당(唐)나라의 황제 태종(太宗)이 소유했던 여섯 마리 명마 중의 하나로, 이 명마들은 모두 태종이 반란을 일으키는 적들을 무찌르고 평정할 때에 탔던 것들로서, 이 ‘권모왜’는 바로 유흑달(劉黑闥)을 무찌를 때 탄던 말이라고 하며, 이 ‘권모왜’를 찬미하는 글에 ‘해의 정기를 타고 났다’라고 하였다.
주035)
곽자의(郭子儀) : 당(唐)나라의 현종 황제 때 명장으로서, 안녹산과 사조의의 반란을 평정하고, 국권과 황실의 안전을 회복하여 일등 공신이 되었으며, 성품이 후하고 너그러워 황제와 사람들의 심임을 받고, ‘분양군왕(汾陽郡王)’으로 봉해져서 평생의 복을 누렸기 때문에 ‘복 많은 사람’의 표본으로 일컬어지기도 하였다. 그리고 안사(安史)의 반란을 평정하고 수도를 회복한 공을 대종(代宗) 황제가 명마인 ‘구화규(九花虯)’를 하사하였는데, 이것은 일명 ‘사자총(師子驄)’이라고도 하여, 나중에는 시에 나오는 바대로 ‘사자화(師子花)’라고 불리게 되었다.
주036)
지븻 : 집에 있는. 명사 ‘집’에 처격 조사 ‘의’가 첨가되면서, ‘ㅂ’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사잇소리인 ‘ㅅ’이 첨가된 것이다.
주037)
이젯 새 도(圖) : 이 어휘의 어법상 정확한 풀이는 ‘이제(지금)의 새 그림’이다.
주038)
아던 : 알던. 현대어에서도 흔히 관용되어 오는 바와 같이 동사 어간 ‘알’의 ‘ㄹ’음이 관형사형 어미 ‘던’ 앞에서 묵음화하여 ‘아던’이 된 것이다.
주039)
여 : 하여금.
주040)
차개기전일적만(此皆騎戰一敵萬) : 이제 모두 타고서 싸우매 하나가 만 명을 당해내더니. 앞에서 나온 두 마리 명마인 ‘권모왜(拳毛騧)’와 ‘사자화(師子花)’를 전제로 하여, 이 ‘차(此)’는 그냥 ‘이것’이 아니고 ‘이제’로 풀어 읽어야 하고, ‘개(皆)’ 자는 그냥 주체를 대신하는 말이므로, 이 주체인 ‘병사’가 문면에서는 생략돼 있음을 이해하고 읽어야 한다.
주041)
호소막막개풍사(縞素漠漠開風沙) : 흰 비단에 자욱하게 바람에 모래가 일어나듯 하도다. 두 마리 명마인 ‘권모왜’와 ‘사자화’를 말하며, 이것들이 치열하게 전투를 하는 풍경이 이 흰 비단에 그려짐으로써, 족히 아득하게 바람이 불어 사막의 모래가 온통 불려 일으키는 듯하다는 것이다.
주042)
맷 몰애 : 바람에 날리는 모래. 명사 ‘’에 처격 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사잇소리 ‘ㅅ’이 첨가된 것이며, 여기에 또 이것들의 수식을 받은 ‘몰애’가 연결된 것이다. 그래서 이 고어구는 중국의 북쪽 몽고 지역 같은 황량하고 야만적인 미개지역을 지칭한다. 그런데 이 ‘몰애’는 독립된 명사로서, 그 자체 내부의 조건 때문에 ‘ㄹ’이 연음되지 않고 있다가, 현대어로 정착되면서는 ‘모래’로 연음되어 있다.
주043)
여렛시 : 열어져 있는 듯이. 일어나는듯이. 동사 ‘열다[開]’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잇다(있다)’가 연결되면서 ‘러’와 ‘잇’이 통합하여 ‘렛’이 되고, 여기에 또 다시 관형사형 어미 ‘’이 연결되었으며, 끝으로 부사적 기능의 의존명사 ‘시(듯이)’가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 ‘열다’는 여기서 ‘일어나다’와 같은 뜻으로 쓰였다.
주044)
그롓도다 : 그려져 있도다. 동사 ‘그리다[畵]’에 보저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의 연음화와 합께 ‘이’와 ‘어’가 통합 복모음화하였으며,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도다(있도다)’가 연결되면서, ‘려’와 ‘잇’이 또 통합 복모음화하여 ‘롓도다’가 되었다. 이 한시 시구에는 없는 말인데, 언해에서 덧붙였다.
주045)
기여칠필(其餘七匹) : 그 나머지 일곱 마리 말. 앞에서 언급된 ‘권모왜’와 ‘사자화’ 두 마리를 빼고 나머지라는 말인데, 이것은 분명 장군 조패가 그린 이 그림 속에 아홉 마리의 말을 그려 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046)
형약한공동연설(迥若寒空動煙雪) : 아득히 차가운 허공에 연기와 눈발이 요동치는 듯하도다. 일곱 마리 말의 역동적인 상황을 노래한 것으로, 저 높고 멀리 차가운 허공에 급격한 기후 변화로 한껏 요동치는 기류 상태를 연상시켜 비유하고 있다. 매우 놀라운 관찰과 수사의 수준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시구의 ‘연(煙)’ 자를 ‘(연기)’로 언해하였지만, 여기서는 ‘안개’나 ‘움직이는 기운’이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주047)
닐굽 : 일곱.
주048)
달오미 : 다름이(차이가). 형용사 ‘다다(다르다)’에 명사형 어미 ‘옴(음)’이 연결되면서, 이 ‘다다’가 변칙활용되어 ‘’의 ‘’가 탈락하고 ‘ㄹ’이 ‘다’에 종성처럼 표기되었으며, ‘옴’에 주격 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49)
장 니 : 더없이 대단하니. 쉽게 풀이하면 ‘최상이니’이다.
주050)
아라히 : 아스라히. 아득히.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아라히’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되어 있다.
주051)
뮈다 : 움직이다. 여기서는 그냥 동적이라는 의미의 ‘움직이다’가 아니고, 매우 역동적인 상태로서의 ‘요동치다’로 쓰인 말이다.
주052)
상제(霜蹄) : 언해에서 ‘서리 밟을 발’이라고 했으나, 뜻은 ‘아주 잘 달리는 좋은 말의 발굽’. 또는 ‘좋은 말’ 자체를 대유하는 말로 쓰였다.
주053)
마관(馬官) : 국가 공용의 말들을 맡아 기르는 부서의 관청. 말 관리자.
주054)
시양(廝養) : 땔감을 자르거나 쪼개는 인부. 허드렛일을 하는 인부. 마부들.
주055)
삼성렬(森成列) : 죽 늘어서서 열을 짓고 있는 것.
주056)
 : 말 기르기를 맡은 관리. 『고어사전』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으며, ‘’은 ‘감’ 또는 ‘재료’라는 뜻으로만 소개되어 있고, ‘관리’라는 뜻으로는 소개되어 있지 않다. 다만, ‘ᄀᆞᅀᆞᆷ알다’가 ‘가말다. 주관하다’라는 풀이는 있다.
주057)
아니 : 아는 이. 동사 ‘알다’에 관형사형 어미 ‘(는)’이 연결되면서, 변칙활용하여 ‘알’의 ‘ㄹ’이 탈락한 것이며, 또한 ‘’에 의존명사 ‘이’가 연결되면서, ‘ㄴ’이 연음된 것이다.
주058)
치니 : 치는 이(사육하는 사람).
주059)
가련(可憐) : 흔히 ‘가련하다’라는 뜻으로 쓰이나, 여기서는 상대방에 대한 안타까운 동정심을 담은 뜻으로 쓰인 것이 아니고, 오히려 상대방을 극히 자랑스럽게 여겨 ‘너무도 사랑스러운’이라는 뜻의 관형어로 쓰인 것이다.
주060)
구마(九馬) : 이것은 앞에 나온 시구들에서 본 ‘권모왜’와 ‘사자화’, 그리고 ‘칠필’이라 한 것들을 합친 아홉 마리 말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림 속에는 이 아홉 마리가 그려져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주061)
신준(神俊) : 신통하고 뛰어나다. 여기서는 말들의 총체적인 인상을 표현한 말로 쓰였다.
주062)
청고(淸高) : 맑고 높다. 여기서는 ‘말끔하고 우뚝하다’로 체형의 상태를 유추해서 읽어야 한다.
주063)
심온(深穩) : 깊고 안온하다. 이것은 말들이 내적으로 갈무리하고 있을 기운의 인상을 평가한 말로서, ‘기운이 깊숙이 갈무리해진 채 안온해 보인다’는 표현이다.
주064)
차문(借問) : 묻노라. 현대어로는 ‘물어보자’로 읽는 것이 더 좋겠다.
주065)
고심(苦心) : 고심하다. 여기서는 위풍과 지둔 같은 사람들이 이 말들을 보고 어떻게 잘 그려낼까를 생각하며, ‘고심했다’는 말이다.
주066)
문노라 : 묻노라. ‘ㄷ’변칙 동사 ‘묻다[問]’에 종결어미 ‘노라’가 연결되면서, ‘ㄷ’음이 모음과 유성자음 ‘ㄴ’ 사이에서 유성자음화하여, ‘ㄴ’으로 바뀐 것이다. 또 이 ‘문노라’가 중간본에서는 ‘믓노라’로 기록되어 있다.
주067)
매 : 마음에. 중간본에서는 ‘매’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되어 있다.
주068)
누고 : 누구인가.
주069)
알 : 앞에는. 명사 ‘앒’에 처격조사 ‘ᄋᆡ’와 ‘ㄴ’이 첨가되고, ‘ㅍ’이 연음된 것이다.
주070)
신풍궁(新豐宮) : 당(唐)나라 현종 황제의 별장궁인 온천궁(溫泉宮)이 신풍현(新豐縣)에 있었기 때문에 이 ‘온천궁’을 ‘신풍궁’이라 한 것이며, 이 궁은 현종이 양귀비(楊貴妃)와 함께 노닌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여기서 말한 ‘깃발들의 동쪽 향한 이동’이 바로 이 현종 황제와 양귀비의 이 온천궁 행차를 말하는 것이다.
주071)
취화(翠華) : 푸른 깃털로 장식을 한 깃발로서 이것은 천자의 행차 때만 사용하였다.
주072)
다텨 : 스쳐. 동사 ‘다티다(스치다. 부닫히다. 건드리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티’와 ‘어’가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주073)
등양(騰驤) : 말들이 날아 솟을 듯이 달리며 뛰며 가는 상태.
주074)
뇌락(磊落) : 이것은 흔히 ‘가슴이 툭 트이고 거리낄 게 없는 인품과 기상’을 나타내는 말로 많이 쓰이나, 여기서는 ‘말의 모양과 자세가 으젓하고 우람한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쓰였다.
주075)
솟 : 날솟는. 날아 솟는. 여기서는 말들이 날아 솟듯이 힘차게 움직이며 가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날다’와 ‘솟다’의 합성어로서, ‘歡喜踊躍ᄋᆞᆫ 깃거 ᄂᆞ소ᄉᆞᆯ씨라(환희 용약은 기뻐하여 날아 솟는 것이다.)’〈월인석보 8:48ㄴ〉에서처럼 ‘춤추듯이 뛰어오르거나 솟구치는 모습’을 말한다.
주076)
와로 : ~와. 고어에서는 ‘~과’의 비교를 표시하는 조사로 쓰일 때에는 여기서처럼 꼭 ‘와로’라는 형태로 반드시 ‘로’라는 토가 함께 쓰였다.
주077)
헌보(獻寶) : 주(周)나라의 목왕(穆王)이 서쪽으로 가서 양우(陽紆)의 하백(河白)인 풍이(馮夷)가 사는 곳에 이르러서, 보물인 구슬[璧]을 바친 사실을 말한다.
주078)
조하종(朝河宗) : 물의 종주에게 조회 드리다. 여기의 ‘하종’은 ‘물의 중심 신’이라는 뜻으로 ‘하백(河伯)’과 같은 말이며, 이 신에게 조회 드린 사람은 바로 주나라 목왕이지만, 여기서는 목왕의 이 행위와 사연으로 현종 황제의 여산궁 순례 행차를 비유하기 위해서 인용한 사례인 것이다.
주079)
사교(射蛟) : 교룡을 쏘아 잡다. 여기서는 한나라 무제가 부강(浮江)에 가서, 도롱뇽을 쏘아 잡고서 돌아와서는 이내 죽었는데, 무제의 이런 사연을 가지고 현종 황제가 여산궁에 행차했다가 돌아와서, 이내 죽은 것을 비유하기 위해 인용된 것이다.
주080)
목천자(穆天子) : 중국 서주(西周)의 제5대 임금 목왕(穆王). 기원전 1001년부터 54년간 통치하였는데, 어느날 화인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그에게 이끌려 몸이 허공에 날아가서 어떤 궁궐에 이르렀다. 그곳은 금은보화로 치장되었고, 모든 것이 신선과 같았으며, 지상의 자신의 궁궐을 보니 초라한 흙집에 불과하였는데,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였더니, 문득 꿈에서 깨어났다고 한다. 그 후 목왕은 여덟 필의 말을 단련시켜 서쪽으로 원정을 떠나니, 그 말들이 새보다 빨라 하룻밤에 만리를 달렸다고 한다. 황하를 다스리는 하백(河伯) 신에게 벽옥(碧玉)과 소, 말, 돼지, 양을 제물로 바치니, 하백이 목왕에게 곤륜산의 보물과 영원한 복락을 약속해 주었다고 한다. 얼마 후 곤륜산에 도착하니, 옥이 온 산에 덮혀있었고, 목왕은 만 개의 옥을 수레에 싣고 돌아오다가 서왕모의 초대를 받아 천지(天池)에 가서, 서왕모와 주연(酒宴)을 베풀면서, 경치에 한 번 취하고, 서왕모의 아름다움에 한 번 취하고, 향기로운 술에 또 취하였다는 전설이 있다.
주081)
진보(珍寶) : 진귀한 보배. 여기서는 주나라 목왕이 하백에게 가져가서 바친 진귀한 보물인 구슬을 가리킨다.
주082)
하종(河宗)이 : 이 어휘에서 조사로 쓰이고 있는 ‘이’는 고어에서도 흔히 주격조사로 쓰이었으나, 여기서는 현대어에서 처격조사인 ‘에게’와 같은 기능으로 쓰인 것임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이 어휘의 현대어로의 뜻은 ‘하종에게’이다.
주083)
소디 : 쏘지.
주084)
용매(龍媒) : 옛날 중국의 명마(名馬)의 명칭으로 ‘용마(龍馬)’라고도 또는 ‘용구(龍駒)’라고도 불려졌다.
주085)
그듸 : 그대.
주086)
다 : 하느냐. 하는가.
주087)
금속퇴(金粟堆) : 중국의 섬서성(陝西省) 포성현(蒲城縣)에 있는 산으로 당(唐)나라 현종 황제의 태릉(泰陵)이 여기에 있다.
주088)
앏 : 앞. 이것과 같은 뜻으로 고어는 ‘’과 ‘앒’이 모두 함께 쓰였다.
주089)
다나니거 : 다 나가서 가버리거늘.
주090)
새옷 : 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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