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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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칼[蕃劍]


蕃劍 주001)
번검(蕃劍)
이 시는 두보가 건원(乾元; 肅宗) 2년(759) 진주(秦州)에서 지은 것이다. 이 ‘번(蕃)’ 지역은 중국에서 역대로 주변 미개한 국가를 일컫는 말로 쓰였으며, 여기서는 한족(漢族)이 아닌 부족의 나라나 지역을 말하는 것이다.
【蕃地之劍이라】

번검
(번 칼)
땅의 칼이다.】

致此 주002)
치차(致此)
이것을 불러오다. 여기서는 ‘이 칼을 가져오다’이다.
僻遠 주003)
벽원(僻遠)
후미지고 멀다. 여기서는 ‘후미지고 먼 곳’이라는 명사형의 부사어로 쓰인 것이다.
又非珠玉裝

이 갈 오미 먼 로브트니 주004)
브트니
부터이니. 조사 ‘브트(부터)’에 지정사의 연결어미 ‘니’가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 ‘브트’와 같은 기능의 조사 고어가 고어사전에는 ‘브터’만 수록되어 있고 이 ‘브트’는 수록되어 있지 않고, ‘브트셔’만 있다. ‘아무날 브트셔’〈新設五11〉 참조.
 구슬와 玉과로 민 거시 아니로다

【한자음】 치차자벽원 우비주옥장
【직역】 이 칼이 여기 온 것이 먼 데로부터이니, 또 구슬과 옥으로 꾸민 것이 아니로다.
【의역】 이 칼이 여기로 온 것은 저 멀고 후미진 곳에서이고, 또한 진주나 옥 같은 것으로 장식이 된 것도 아니건만,

如何有奇怪 주005)
여하유기괴(如何有奇怪)
어떻게 기이하고 괴상한 작용을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칼의 신비롭고 정의로운 기능을 언어로 물어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앞의 두 시구의 무미한 평면을 생동적인 흥미로 반전시키고 있어, 이 작품의 시상 구도를 새롭게 꾸려갈 수 있는 중요한 계단이 되어 있다.
每夜吐光芒

엇뎨 주006)
엇뎨
어찌. 이것은 같은 뜻의 ‘엇뎌, 엇디, 엇졔’ 등과 함께 쓰였다.
奇怪호미 이셔 밤마다 비츨 비왇뇨 주007)
비왇뇨
뱉느냐. 토하느냐. 이것은 같은 뜻의 ‘비왓다’와 ‘비왙다’ 등과 함께 쓰였다.

【한자음】 여하유기괴 매야토광망
【직역】 어떻게 기이하고 괴상한 기능이 있어서, 밤마다 빛을 토해내는가?
【의역】 그런데도 이 칼은 어떻게 기이하고 괴상한 작용을 하는 기능이 있는 건지, 밤마다 빛살을 토해내니,

虎氣必騰上 주008)
호기필등상(虎氣必騰上)
범의 기운은 반드시 날듯 뛰어오르나니. 이것은 언해 주에서 말한 바 왕교(王喬)의 무덤 속 칼이 ‘용음호후(龍吟虎吼)’(용처럼 읊조리고 범처럼 울부짖다)라고 한 고사를 재해석하여, 원용하고 있는 것이다.
龍身寧久藏 주009)
용신녕구장(龍身寧久藏)
용의 몸이 오히려 오랫 동안 감춰진 듯 있겠는가. 이것 역시 언해 주에서 ‘풍성의 칼 기운이 위로 하늘의 북두칠성과 견우직녀성 사이를 뚫고 비추자, 뇌환이 그것을 보고 땅을 파서, 용천검 한 쌍을 찾아 갖게 되었다’라고 한 것과, ‘왕교의 무덤에 있던 칼이 날아올라 공중에서 용처럼 읊조리고, 범처럼 울부짖었다’라고 한 것을 재해석하여 원용한 것이다.
【酆城ㅅ 劍氣上徹斗牛間 雷煥이 掘得龍泉雙劍니라 又王喬墓애 有劍이 騰在空中야 作龍吟虎吼니라】

버믜 氣運이 반기 飛騰야 오니 龍 모 엇뎨 오래 갈마시리오 주010)
갈마시리오
감추어 있겠는가. 이 동사의 원형은 ‘갊다(감추다)’이다. 동사 ‘갊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ㅁ’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보조동사 ‘시’와 어미 ‘리오’(겠는가?)가 연결된 것이다.

【한자음】 호기필등상 용신영구장【‘풍성(酆城)’의 칼 기운이 북두성견우성 사이를 뚫고 오르자, ‘뇌환(雷煥)’이 땅을 파서 한 쌍의 <용어 realname="">용천검을 얻었다. 또 ‘왕교(王喬)’의 무덤에 있던 칼이 날아올라 공중에서 용처럼 읊조리고 범처럼 울부짖었다.】
【직역】 범의 기운이 반드시 날듯 뛰어오르나니, 용의 몸은 어찌 오래 감춰진 채 있겠는가?
【의역】 칼은 범의 기운으로 반드시 날듯이 뛰어오르게 되어 있는데, 또 용의 몸으로서 오히려 오래 감추어진 채로 있겠는가?

風塵 주011)
풍진(風塵)
바람과 먼지. 여기서는 전쟁이나 반란 같은 국가의 혼란으로 인해 빚어지는 불행한 상황을 관례적인 비유로 시사하는 말이다.
苦未息 持汝奉明王【汝 指劍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59ㄴ

니 謂用此劍야 靖兵亂也ㅣ니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매 드트리 심히 주012)
심히
매우. 심히. 이것은 위 시구의 ‘고(苦)’ 자를 언해한 것으로서, 작품 자체의 전체적 시상 구조와 유기적으로 상관시켜 추리해보면, 이 한자는 이 ‘심히’보다는 이 한자의 사전적 의미인 ‘괴롭게도’로 언해하는 것이 합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긋디 주013)
긋디
그치지. 동사 ‘긋다(그치다. 쉬다)’에 부정형 연결어미 ‘디(지)’가 연결된 것이다.
아니얏니 너를 가져  님긔 받오리라 주014)
받오리라
받들어 바치리라. 이것은 작자 두보가 ‘칼을 가지고 가서 현명하신 임금님께 바친다’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언해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아무래도 작자 두보 자신이 비록 한 미관말직의 시인일 뿐이지만, 국가와 임금님에 대한 충심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무수한 시로 읊은 것을 보면, 이 ‘봉(奉)’은 그냥 ‘임금님께 바치다’가 아니라, 이 칼을 자신이 활용하여 전쟁이나 반란 등을 평정하고, ‘임금님을 호위하여 받들겠다’는 것으로 풀어 읽는 것이 합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풍진고미식 지여봉명왕【‘너[汝]’라는 말은 칼을 가리킨 것이니, 이를 테면 이 칼을 사용해서 군사 반란을 진압한다는 말이다.】
【직역】 바람에 티끌이 괴롭게도 그치지 않으니, 너를 가지고 밝으신 임금님께 받치리라.
【의역】 변란의 풍파로 어지러운 먼지가 일어 괴롭게도 그치지 않으니, 용과 범 같은 큰 일을 할 칼, 너를 가지고 영명하신 임금님을 호위하며 받들 것이니라!(이상의 두 시구는 민시연군(悶時戀君; 시대를 걱정하고 임금님을 그리워함)하는 전형적 유가 시인으로서의 두보의 면모의 일단을 잘 보여주고 있다.)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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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번검(蕃劍) : 이 시는 두보가 건원(乾元; 肅宗) 2년(759) 진주(秦州)에서 지은 것이다. 이 ‘번(蕃)’ 지역은 중국에서 역대로 주변 미개한 국가를 일컫는 말로 쓰였으며, 여기서는 한족(漢族)이 아닌 부족의 나라나 지역을 말하는 것이다.
주002)
치차(致此) : 이것을 불러오다. 여기서는 ‘이 칼을 가져오다’이다.
주003)
벽원(僻遠) : 후미지고 멀다. 여기서는 ‘후미지고 먼 곳’이라는 명사형의 부사어로 쓰인 것이다.
주004)
브트니 : 부터이니. 조사 ‘브트(부터)’에 지정사의 연결어미 ‘니’가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 ‘브트’와 같은 기능의 조사 고어가 고어사전에는 ‘브터’만 수록되어 있고 이 ‘브트’는 수록되어 있지 않고, ‘브트셔’만 있다. ‘아무날 브트셔’〈新設五11〉 참조.
주005)
여하유기괴(如何有奇怪) : 어떻게 기이하고 괴상한 작용을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칼의 신비롭고 정의로운 기능을 언어로 물어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앞의 두 시구의 무미한 평면을 생동적인 흥미로 반전시키고 있어, 이 작품의 시상 구도를 새롭게 꾸려갈 수 있는 중요한 계단이 되어 있다.
주006)
엇뎨 : 어찌. 이것은 같은 뜻의 ‘엇뎌, 엇디, 엇졔’ 등과 함께 쓰였다.
주007)
비왇뇨 : 뱉느냐. 토하느냐. 이것은 같은 뜻의 ‘비왓다’와 ‘비왙다’ 등과 함께 쓰였다.
주008)
호기필등상(虎氣必騰上) : 범의 기운은 반드시 날듯 뛰어오르나니. 이것은 언해 주에서 말한 바 왕교(王喬)의 무덤 속 칼이 ‘용음호후(龍吟虎吼)’(용처럼 읊조리고 범처럼 울부짖다)라고 한 고사를 재해석하여, 원용하고 있는 것이다.
주009)
용신녕구장(龍身寧久藏) : 용의 몸이 오히려 오랫 동안 감춰진 듯 있겠는가. 이것 역시 언해 주에서 ‘풍성의 칼 기운이 위로 하늘의 북두칠성과 견우직녀성 사이를 뚫고 비추자, 뇌환이 그것을 보고 땅을 파서, 용천검 한 쌍을 찾아 갖게 되었다’라고 한 것과, ‘왕교의 무덤에 있던 칼이 날아올라 공중에서 용처럼 읊조리고, 범처럼 울부짖었다’라고 한 것을 재해석하여 원용한 것이다.
주010)
갈마시리오 : 감추어 있겠는가. 이 동사의 원형은 ‘갊다(감추다)’이다. 동사 ‘갊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ㅁ’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보조동사 ‘시’와 어미 ‘리오’(겠는가?)가 연결된 것이다.
주011)
풍진(風塵) : 바람과 먼지. 여기서는 전쟁이나 반란 같은 국가의 혼란으로 인해 빚어지는 불행한 상황을 관례적인 비유로 시사하는 말이다.
주012)
심히 : 매우. 심히. 이것은 위 시구의 ‘고(苦)’ 자를 언해한 것으로서, 작품 자체의 전체적 시상 구조와 유기적으로 상관시켜 추리해보면, 이 한자는 이 ‘심히’보다는 이 한자의 사전적 의미인 ‘괴롭게도’로 언해하는 것이 합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주013)
긋디 : 그치지. 동사 ‘긋다(그치다. 쉬다)’에 부정형 연결어미 ‘디(지)’가 연결된 것이다.
주014)
받오리라 : 받들어 바치리라. 이것은 작자 두보가 ‘칼을 가지고 가서 현명하신 임금님께 바친다’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언해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아무래도 작자 두보 자신이 비록 한 미관말직의 시인일 뿐이지만, 국가와 임금님에 대한 충심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무수한 시로 읊은 것을 보면, 이 ‘봉(奉)’은 그냥 ‘임금님께 바치다’가 아니라, 이 칼을 자신이 활용하여 전쟁이나 반란 등을 평정하고, ‘임금님을 호위하여 받들겠다’는 것으로 풀어 읽는 것이 합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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