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가 사마제의 산수도 그림을 빌려 와서 그것을 보고 지은 시 세 수[觀李固請司馬弟山水圖]
浮査 주054) 부사(浮査) 떠 있는 나뭇등걸. 여기서는 사람들이 탈 수 있는 뗏목을 말한다. 그래서 이 한자는 ‘槎(뗏목 사)’ 자와 같이 쓰인다. 중국의 『습유기(拾遺記)』에 ‘요(堯)임금 때에 큰 뗏목 배가 있어서, 서해(西海)에 띄웠는데, 그 위쪽이 별과 달빛처럼 밝아서 이 뗏목 배가 사해(四海)를 돌아다니면서, 이 배에 깃을 달고 날아다니는 신선들이 깃들여 살고 있었다’고 하였다.
竝坐
得 주055) 득(得) 이 한자는 흔히 ‘얻다’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나, 여기서는 ‘서로 마음이 맞다’ 또는 ‘만족하다’의 뜻으로 쓰였으므로, 이렇게 ‘서로 마음이 맞아 만족스럽게 앉아 있는 것’을 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참으로 좋게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언해에서도 ‘됴니(좋으니)’로 풀이하였다.
仙老 주056) 선노(仙老) 신선 늙은이. 여기서는 주(註)에서 말한 바대로 중국 상고시대인 요(堯)임금 시대의 깃을 달고 날아다닐 수 있었다는 신선[羽仙]을 상상하며 표현한 말이다.
暫相
將 주057) 장(將) 이 한자는 흔히 ‘장차’라는 시간 부사나 ‘장수’라는 명사, 또는 ‘거느리다’, ‘보내다’라는 동사 등으로 많이 쓰이나, 여기서는 ‘함께 짝이 되어 있다[伴]’라는 뜻의 동사로 쓰였는데, 언해에서는 역시 ‘디니다[持]’라는 뜻으로 잘못 풀이하였다.
【堯時에 有巨査ㅣ 浮海니 光若星月니 羽仙이 棲其上더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들구레 주058) 들구레 등걸에. 뗏목에. 여기서는 ‘뗏목에’로 쓰였다. 그리고 이 고어의 원형은 ‘들굴(등걸, 떼)’인데 같은 뜻으로 ‘들궐’로도 함께 쓰였다.
와
안자쇼미 주059) 안자쇼미 앉았음이(앉아 있는 것이). 동사 ‘앉다’에 접미사 ‘앗’이 연결되면서, ‘ㅈ’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ㅅ’의 영향으로(같은 치음의 자리에서 발성) ‘ㅣ’음이 개입되어 ‘숌’이 되고, 끝으로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됴니 仙人 늘그니
간 주060) 간 잠깐. 원래 한자어로서 ‘잠(暫)’을 ‘잠시’라는 명사로, ‘간(間)’을 ‘사이’라는 명사로 보고, 앞의 ‘暫’이 ‘間’을 수식하는 관형어로 인식하여, 사잇소리인 ‘ㅅ’을 두 말(글자) 사이에 개입시킨 것이다.
서르
디녯도다 주061) 디녯도다 지녔구나. 이것은 시 원문에서 ‘將’ 자를 언해한 것으로 이 ‘將’ 자가 ‘지니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여기서는 ‘지니다’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 아니고, ‘서로 함께 짝이 되어 있다’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므로, 이 ‘디녯도다’라는 언해는 오역인 것이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부사병좌득 선노잠상장【요임금 때에 큰 뗏목이 바다에 떠 있었는데, 그 빛이 별과 달빛 같아서 날개를 단 신선이 그 위에 살고 있었다.】
【직역】 물 위에 떠 있는 뗏목 배에 함께 앉아 있는 것이 참으로 좋으니, 늙은 신선들이 잠깐 서로 함께 있도다.
【의역】 물 위에 떠 있는 뗏목 배에 함께 서로 만족스럽게 앉아 있는 것이 참으로 좋아 보이노니, 바로 늙은 신선들이 잠시나마 서로 함께 짝이 되어 있어서일세!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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