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 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 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 서화(書畵)
  • 엄정공의 사무실에 그려진 ‘민산 타강’ 그림을 받들어 보고 지은 10운의 시[奉觀嚴鄭公廳事岷山沱江畫圖十韻]
메뉴닫기 메뉴열기

엄정공의 사무실에 그려진 ‘민산 타강’ 그림을 받들어 보고 지은 10운의 시[奉觀嚴鄭公廳事岷山沱江畫圖十韻]


奉觀嚴鄭公廳事岷山沱江畫圖十韻 주001)
봉관엄정공청사민산타강화도십운(奉觀嚴鄭公廳事岷山沱江畫圖十韻)
두보가 광덕(廣德; 代宗) 2년(763)에 지은 것이며, 이 엄정공(嚴鄭公)은 작자 두보에게 도움을 많이 준 엄무(嚴武)를 말하며, 정공(鄭公)은 그가 봉(封)함을 받은 ‘정국공(鄭國公)’의 준말이다.

봉관엄정공청사 민산타강화도 십운
(엄정공의 사무실에 그려진 ‘민산 타강’ 그림을 받들어 보고 지은 10운의 시)

沱水 주002)
타강(沱江)
지금 중국의 사천성 성도시를 흘러가는 강물로서 ‘타수(沱水)’라고도 불렸다.
臨中座 岷山 주003)
민산(岷山)
지금 중국의 사천성(四川省) 성도시(成都市) 동북쪽에 있는 산으로 『산해경(山海經)』에서는 강물이 여기서부터 흘러 나온다고 하였다.
北堂 주004)
북당(北堂)
이것은 ‘주부의 거처’를 말하기도 하고, ‘어머니’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며, ‘사당이 있는 가옥의 뒤쪽 자리’를 말하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바로 ‘가옥의 뒤쪽 자리’를 말한다.
【此下 皆言畫中之物다】

沱水 가온대  주005)

앉는. 이것의 원형은 ‘다’로서 같은 뜻의 말로 ‘앉다’가 함께 쓰였다.
 臨얏고 岷山은 北녁 지비 니르럿도다

【한자음】 타수림중좌 민산도북당【이 아래는 모두 그림 속의 풍물들을 말한 것이다.】
【직역】 타수는 가운데 앉는 데 임하였고, 민산은 북쪽 집에 이르렀구나!
【의역】 타수는 한 가운데 앉는 자리에까지 그려져 있고, 민산은 집의 사당 자리에까지 뻗어 그려져 있어서,

白波 주006)
백파(白波)
흰 물결. 이것은 바로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는 타수(沱水)의 물결을 말한다.
粉壁 주007)
분멱(粉壁)
뿌연 바람벽. 아마도 실제 관청 사무실 벽이 뿌연 빛깔로 칠해져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靑嶂揷雕梁 주008)
조량(雕梁)
이것은 관청 건물에서 조각을 하고 채색도 칠했을 들보를 말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 믌겨리 부흰 매 주009)
부흰 매
부연 바람 벽에.
불이고 주010)
불이고
불리고. 부딪고. 동사 ‘불다’에 피동접미사 ‘이’가 연결된 것으로 추정되면서도, ‘ㄹ’이 연음되지 않은 것으로 봐서, 이것은 또 하나의 독립된 자동사로 인정되어 쓰인 것으로 판단된다.
프른 묏부리 彫刻 집 주011)
집
집 대들보에. 이것을 『고어사전』에서는 ‘지붕 마루’라고 풀어 읽었는데, 여기서의 정황이나 ‘양(梁)’ 자의 뜻을 봐서도 잘못된 풀이로 추정된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42ㄴ

고쳿도다 주012)
고쳿도다
꼬였구나. 동사 ‘곷다(꽂다)’에 피동접미사 ‘이’가 연결되면서, ‘ㅊ’이 연음되고, 여기에 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이’와 ‘어’가 통합 복모음화하였으며,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인 ‘잇도다(있구나!)’가 연결되면서 ‘쳐’가 ‘잇’과 통합 복모음화하면서 ‘쳿’이 되었다.

【한자음】 백파취분벽 청장삽조량
【직역】 흰 물결이 뿌연 바람벽에 부딪고, 푸른 산봉우리는 조각한 집마루에 꽂혀 있구나!
【의역】 타수의 흰 물결은 부연 바람 벽에 불리는 듯이 그려져 있고, 푸른 민산의 봉우리는 사당 조각된 들보에까지 꽂힌 듯이 그려져 있는데,

直訝杉松冷 兼疑菱荇香

곧 杉松이 서늘가 疑心고 菱荇이 곳다온 주013)
곳다온
꽃다운. 형용사 ‘곳답다(꽃답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ㅂ’이 ‘ㅸ’으로 바뀌었다가, 이내 반모음 ‘오/우’로 바뀐 것이다.
조쳐 주014)
조쳐
아울러’ 또는 ‘겸해서’라는 부사이면서, ‘조차’ 또는 ‘마저’ 같은 조사이기도 한 것인데, 이것은 같은 뜻의 말로 ‘조차’도 함께 쓰였다.
疑惑노라

【한자음】 직아삼송랭 겸의릉행향
【직역】 곧장 삼나무와 소나무가 서늘하지 않을까 의심해 보고, 마름풀들도 겸해서 꽃답지 않을까 의문을 가져 보노라.
【의역】 곧장 바로 민산 그림 속 삼나무와 소나무들이 실제로 산 나무들처럼 서늘하지 않을까 의심도 해보고, 또 타수 그림 속 마름풀들도 겸해서 실제로 살아 있는 것들처럼 향기가 나지 않을까 생각해 보며,

雪雲 주015)
설운(雪雲)
눈과 구름. 그림 속에 그려진 하늘이 ‘눈과 구름’같이 보인다는 것이다.
虛點綴 주016)
허점철(虛點綴)
이 한자어를 언해에서 ‘虛空애 버러 니니’로 풀어 읽었는데, 여기의 ‘허’ 자는 ‘허공’의 생략어로 쓰인 것이 아니고, ‘허허롭게 있다’라는 복합 서술어로 쓰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沙草 주017)
사초(沙草)
모래와 풀. 이 시에서 이것들도 실제의 ‘모래와 풀’이 아니라, 그림 속 들판에 그려진 상태가 마치도 확인해보면, ‘모래와 풀’이 있을 것 같이 보인다는 말이다.
得微茫 주018)
득미망(得微茫)
이 한자어는 언해에서 ‘아라히 어드리로다’로 풀어 읽었는데, 여기의 ‘득’ 자는 물론 동사로서 ‘~을 알 듯하다’라는 동사이며, 따라서 이 한자어는 ‘아스라이 (모래와 풀들이) 있을 것을 알 듯하다’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눈과 구룸괘 虛空애 버러 주019)
버러
벌어. 벌리어. 동사 ‘벌다(틈이 나서 사이가 뜨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본 시구의 ‘점(點)’ 자를 언해한 것으로 ‘점철(點綴)’이라는 이 숙어에서 실제로 이 ‘점’의 의미는 ‘점들이’라는 것이지, ‘벌리어’라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버러’라는 언해는 잘못된 것으로 판단된다.
니니 주020)
니니
이어 있나니. 동사 ‘다(잇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ㅿ’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 ‘잇니(있나니)’가 연결되면서, ‘어’와 ‘잇’이 통합 복모음화하여 ‘’이 되었다.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니엣니’로 표기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몰애와 플와 아라히 주021)
아라히
아스라이.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아라히’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어드리로다

【한자음】 설운허점철 사초득미망
【직역】 눈과 구름이 허공에 벌어 이어 있나니, 모래와 풀을 아스라이 얻을 것이다.
【의역】 그림 속에는 눈과 구름이 저 높은 하늘에 여러 점들로 여기 저기 허허롭게 이어져 있는 듯하고, 들판에는 모래와 풀들이 아스라이 있을 것을 알 듯하며,

嶺雁隨毫末 川蜺飮練光 주022)
음연광(飮練光)
마전한(바래게 한) 하얀 천의 빛깔을 마시다. 여기서는 이 ‘마전한 하얀 천’이 바로 그림으로 그려진 ‘하얀 물길의 풍경’을 비유한 말이다. 따라서 이 한자어는 ‘하얀 천 같은 물길을 마시려는 듯하다’로 풀어 읽어야 한다.
隨毫末 주023)
수호말(隨毫末)
털끝을 따라가다. ‘여기서는 그림 속에 그려진 기러기의 날아가는 방향 저 끝이 가물가물 아득히 멀어 그것이 마치 털끝같이 가느다랗다.’는 비유로 쓰여진 말이다. 따라서 이 한자어는 ‘털끝처럼 가물가물 아득히 멀고 먼 끝을 따라 나는 듯하다’로 풀어 읽어야 한다.
은 言細小也ㅣ라 練光은 믌비치 如練也ㅣ라】

山嶺엣 그려기 터릿 주024)
터릿
털의. 명사 ‘터리(털)’에 소유격을 나타내는 사잇소리 ‘ㅅ(의)’이 첨가된 것이다.
그틀 주025)
그틀
끝을. 이것은 명사 ‘긑(끝)’에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ㅌ’이 연음된 것이다.
조챗고 주026)
조챗고
따르며 있고. 동사 ‘좇다(따르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ㅊ’이 연음되고,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 ‘잇고(있고)’가 연결되면서, 통합하여 ‘챗고’가 된 것이다.
내헷 므지게 주027)
므지게
무지개.
 믌비츨 마시놋다

【한자음】 영안수호말 천예음연광【‘털끝을 따른다’는 것은 세밀하고 작다는 것을 말하고, ‘빨래 천 같은 빛’은 물의 풍광이 빨래 천 같다는 말이다.】
【직역】 산 영마루에 날아가는 기러기는 털끝을 따라 날고, 냇가에 선 무지개는 물 풍경을 마시는 듯하구나!
【의역】 그림 속 산마루에 날고 있는 기러기는 털끝처럼 가물가물 먼 어느 곳을 향해 날아가며, 냇가에 선 무지개는 하얀 물길의 풍경을 다 마시려는 듯한 모양이고,

霏紅 주028)
비홍(霏紅)
글자대로의 풀이는 ‘날리며 붉다’이나, 이것은 그 다음으로 이어진 ‘주예난(물가의 꽃들이 온통 지천으로 마구 피어나 있고)’의 상태를 수식해 주는 의태 부사어이므로 ‘부슬부슬 날리듯이 붉게’로 풀이된다.
洲蘂亂 주029)
주예난(洲蘂亂)
글자대로의 풀이는 ‘물가 꽃이 어지럽다’이나, 여기의 ‘난’ 자는 부사와 동사의 기능을 통합하여 수행하는 것으로서, ‘한껏 ~을 하고 있다’와 같은 뜻으로 쓰여, ‘온통 지천으로 마구 피어나 있다’라는 의미로 쓰였을 것이다.
拂黛 주030)
불대(拂黛)
글자대로의 풀이는 ‘떨칠 듯 거뭇거뭇하다’이나, 이것은 역시 다음으로 이어진 ‘석라장(바위 위의 담쟁이 덩굴이 길다)’의 상태를 수식해 주는 의태 부사어이므로, ‘떨칠 듯이 거뭇거뭇 걸려 있는 채’로 풀이된다.
石蘿長

霏霏히 주031)
비비(霏霏)히
이것은 ‘비비(霏霏)’(부슬부슬 내리다)라는 동사에 부사형 접미사 ‘히’가 연결되어 다시 부사어로 바뀐 것으로 의태 부사인 ‘부슬부슬’ 그 자체로서 ‘붉다[紅]’를 수식하고 있는 것이다.
블근 거슨 믌 고지 어즈럽고 잇 주032)
잇
떨어지게 할 듯한. 이것은 같은 뜻의 말로서 ‘잊다’와 함께 쓰였다.
거믄 거슨 돌햇 薜蘿ㅣ 기도다

【한자음】 비홍주예난 불대석라장
【직역】 부슬부슬 붉게 물가의 꽃들은 어즈럽게 피어 있고, 떨칠 듯 거뭇거뭇 걸려 있는 바위의 담장이 덩굴은 길도다.
【의역】 물가의 꽃들은 온통 부슬부슬 날릴 듯이 붉게 지천으로 마구 피어나 있고, 바위 위의 담장이 덩굴은 떨어지게 할 듯이 거뭇거뭇 걸려 있는 채 길기도 한데,

暗谷非關雨 주033)
비관우(非關雨)
흔히 산 골짝의 명암 상태가 날씨의 흐림 여하에 따라 달라져서, 대개 비가 오려고 구름이 잔뜩 끼고 햇빛이 안 비추면, 산골짝이 어둑어둑하기 때문에 ‘비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여기서는 원래부터 깊은 골짝이라 어둑어둑한 것이지, 비가 내리려고 하늘에 구름이 끼어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간결하게 이른 말이다.
丹楓不爲霜 주034)
불위상(不爲霜)
이 한자어에서 ‘위’ 자는 ‘하다’ 또는 ‘만들다’의 뜻이 아니고, ‘~ 때문이다’라는 뜻으로 쓰여졌으므로, 이 한자어의 뜻은 ‘서리 때문이 아니다’라는 풀이로 읽어야 한다.

어드운 주035)
어드운
어두운. 이것은 같은 뜻의 말로 ‘어다’가 함께 쓰였으며, 이것은 물론 ‘어듭다’에서 ‘ㅂ’이 순경음화하면서, 변화되어 쓰인 것이다. 그런데 중간본에서는 이 말이 ‘어두운’으로 현대어와 같은 표기로 기록되어 있다.
묏고 주036)
묏고
산골짝은.
비예 關係티 아니코 블근 싣남 주037)
싣남
신나무는.
서리 爲호미 주038)
위(爲)호미
위함이. 이것을 그대로 하여 시를 읽으면, 시의 본질을 오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위에서 말한 바대로 ‘~때문이 아니다’로 풀어 읽어야 한다. 따라서 이 언해는 아주 잘못된 것으로 판단된다.
아니로다

【한자음】 암곡비관우 단풍불위상
【직역】 어두운 산골짝은 비와는 관계가 없고, 붉은 단풍은 서리로 인한 것이 아니로다.
【의역】 어둑어둑한 산골짝의 상태는 비가 오려고 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이 원래 골짝이 깊어서 그런 것이고, 붉은 단풍 숲들은 꼭 서리가 내려서 그렇게 물든 것이 아닌 채로,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43ㄱ

成玄圃外 景物洞庭傍

玄圃 주039)
현포(玄圃)
중국의 『회남자(淮南子)』에, 이것은 신선이 산다는 곳으로 곤륜산(崑崙山) 위에 있다고 하였다.
ㅅ 밧긔 히 주040)
히
가을이. 명사 ‘(가을)’에 주격 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앞의 ‘’이라는 명사가 반드시 ‘ㅎ’음을 말음으로 가지는 어휘라서 이 ‘ㅎ’이 연음된 것이다. 그리고 이 고어는 중간본에서 ‘히’로 표기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이렛고 洞庭 주041)
동정(洞庭)
이것은 중국의 호남성(湖南省) 경내에 있는 중국 제일의 담수호로 옛날부터 풍광으로 이름이 났으며, 이 가운데에는 유명한 군산(君山)이, 이 위에는 악양루(岳陽樓)가 있어서, 수 많은 시인과 화가들이 제재로 삼아 시를 짓고 그림을 그렸다.
 주042)

가의. 가장자리의. 이것도 중간본에서는 ‘’로 표기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景物이 잇도다

【한자음】 추성현포외 경물동정방
【직역】 현포 밖의 가을을 이루어 있고, 동정호 가장자리의 풍경이 있구나!
【의역】 그림 속의 계절은 신선이 산다는 현포 그 먼 곳의 가을이 되어 있고, 풍경은 동정호 그 가장자리의 풍경이 되어 있으니,

繪事 주043)
회사(繪事)
그림을 그린 일. 이것은 이 시의 주인공인 정국공(鄭國公) 엄무(嚴武)가 이 ‘민산’과 ‘타강’의 그림을 그리게 한 것을 말하며, 이것은 아주 높이 기릴 만한 훌륭한 업적이라는 말을 하기 위한 전제로 한 말이다.
功殊絶 주044)
공수절(功殊絶)
공이 아주 뛰어나다. 이 것은 앞에서 말한 바 엄무가 ‘민산’과 ‘타강’의 그림을 그리게 한 것의 공로와 업적이 아주 뛰어나다는 예찬이다.
幽襟 주045)
유금(幽襟)
그윽한 가슴. 여기서는 ‘아주 깊은 가슴 속까지’라는 말로 쓰였으며, 바로 작자 두보 자신의 깊은 가슴 속을 말한다.
興激昂 주046)
흥격앙(興激昂)
감흥이 한껏 격앙되다. 이 ‘격앙되다’라는 말은 현대어에서는 좀은 부정적인 어감을 갖는 것이나 여기서는 결코 그런 어감이 아니고, 오히려 ‘감동적인 어감’으로 쓰인 것이라, 이 ‘흥격앙’은 오히려 ‘감흥이 한껏 벅차 올라서’로 풀어 읽어야 한다.

그림 그륜 주047)
그륜
이 고어의 형대어로의 뜻은 ‘그린. 동사 ‘그립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ㅂ’이 반모음 ‘오/우’로 바뀌어 ‘운’이 되고, ‘리’와 ‘운’이 통합 복모음화하여 ‘륜’이 된 것이다.
功이 달오 주048)
달오
다르고. ‘’변칙 형용사 ‘다다(다르다)’에 연결형 어미 ‘고’가 연결되면서, ‘ㄹ’음은 앞 음절 ‘다’에 올라 붙고 이 ‘ㄹ’음 영향으로 이 아래에서 ‘ㄱ’이 탈락하여 ‘오’가 된 것이다.
장니 주049)
장니
마음대로 하니. 더없이 하니. 여기서는 그림을 그린 공로가 ‘너무도 뛰어날 만큼 남과 다르기 때문에’라는 서술어로 풀어 읽어야 한다.
幽深 매 주050)
매
마음에.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매’로 표기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興이 激發놋다

【한자음】 회사공수절 유금흥격앙
【직역】 그림 그린 공이 뛰어나게 다르니, 아주 깊은 속에까지 마음의 감흥이 격렬하게 일어나는구나!
【의역】 이 그림을 그린 공로가 너무도 뛰어날 만큼 남과 다르기 때문에, 아주 깊은 가슴 속에까지 마음의 감흥이 한껏 벅차 올라서,

從來謝太傅 丘壑道難忘 주051)
도난망(道難忘)
도를 잊기 어렵다. 여기에서 ‘도’는 바로 그 앞에 있는 ‘구학’을 관형사로 받아 ‘속세를 떠나 먼 시골 자연에서 사는 도리’라는 말이며, 따라서 이 한자어는 정국공 엄무가 바로 이런 도리를 잊기 어려워하였다는 말이며, 이 결말의 시구들은 작자 두보가 이 엄무의 인품을 칭송하기 위한 마무리가 되는 것이다.
太傅 주052)
태부(太傅)
중국 고대의 고관직인 삼공(三公) 중의 하나로서, 태사(太師)의 다음이었다.
 謝安이니 雖富貴而放情丘壑 주053)
구학(丘壑)
언덕과 구렁. 여기서는 ‘속세를 떠난 먼 시골’을 의미한다.
니 以比嚴鄭公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녜로브터 謝太傅 丘壑ㅅ 道理 닛디 몯 니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종래사태부 구학도난망【태부는 ‘사안’이니 비록 부자이며 귀인이었어도 시골 산 속에 가서 감정을 풀며 살았으니, 이런 것으로써 엄 정국공을 비긴 것이다.】
【직역】 옛날부터 사 태부는, 속세를 떠나 시골 자연에 사는 도리를 잊지 못하였느니라.
【의역】 정국공 엄무(嚴武) 옛날 사안(謝安)처럼 세속을 떠나 시골 자연 속에 사는 도리를 잊지 않았기 때문에, 벽 위에 그린 이 그림도 바로 그런 시골의 산수를 그렸구려!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3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석
주001)
봉관엄정공청사민산타강화도십운(奉觀嚴鄭公廳事岷山沱江畫圖十韻) : 두보가 광덕(廣德; 代宗) 2년(763)에 지은 것이며, 이 엄정공(嚴鄭公)은 작자 두보에게 도움을 많이 준 엄무(嚴武)를 말하며, 정공(鄭公)은 그가 봉(封)함을 받은 ‘정국공(鄭國公)’의 준말이다.
주002)
타강(沱江) : 지금 중국의 사천성 성도시를 흘러가는 강물로서 ‘타수(沱水)’라고도 불렸다.
주003)
민산(岷山) : 지금 중국의 사천성(四川省) 성도시(成都市) 동북쪽에 있는 산으로 『산해경(山海經)』에서는 강물이 여기서부터 흘러 나온다고 하였다.
주004)
북당(北堂) : 이것은 ‘주부의 거처’를 말하기도 하고, ‘어머니’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며, ‘사당이 있는 가옥의 뒤쪽 자리’를 말하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바로 ‘가옥의 뒤쪽 자리’를 말한다.
주005)
 : 앉는. 이것의 원형은 ‘다’로서 같은 뜻의 말로 ‘앉다’가 함께 쓰였다.
주006)
백파(白波) : 흰 물결. 이것은 바로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는 타수(沱水)의 물결을 말한다.
주007)
분멱(粉壁) : 뿌연 바람벽. 아마도 실제 관청 사무실 벽이 뿌연 빛깔로 칠해져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주008)
조량(雕梁) : 이것은 관청 건물에서 조각을 하고 채색도 칠했을 들보를 말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주009)
부흰 매 : 부연 바람 벽에.
주010)
불이고 : 불리고. 부딪고. 동사 ‘불다’에 피동접미사 ‘이’가 연결된 것으로 추정되면서도, ‘ㄹ’이 연음되지 않은 것으로 봐서, 이것은 또 하나의 독립된 자동사로 인정되어 쓰인 것으로 판단된다.
주011)
집 : 집 대들보에. 이것을 『고어사전』에서는 ‘지붕 마루’라고 풀어 읽었는데, 여기서의 정황이나 ‘양(梁)’ 자의 뜻을 봐서도 잘못된 풀이로 추정된다.
주012)
고쳿도다 : 꼬였구나. 동사 ‘곷다(꽂다)’에 피동접미사 ‘이’가 연결되면서, ‘ㅊ’이 연음되고, 여기에 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이’와 ‘어’가 통합 복모음화하였으며,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인 ‘잇도다(있구나!)’가 연결되면서 ‘쳐’가 ‘잇’과 통합 복모음화하면서 ‘쳿’이 되었다.
주013)
곳다온 : 꽃다운. 형용사 ‘곳답다(꽃답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ㅂ’이 ‘ㅸ’으로 바뀌었다가, 이내 반모음 ‘오/우’로 바뀐 것이다.
주014)
조쳐 : 아울러’ 또는 ‘겸해서’라는 부사이면서, ‘조차’ 또는 ‘마저’ 같은 조사이기도 한 것인데, 이것은 같은 뜻의 말로 ‘조차’도 함께 쓰였다.
주015)
설운(雪雲) : 눈과 구름. 그림 속에 그려진 하늘이 ‘눈과 구름’같이 보인다는 것이다.
주016)
허점철(虛點綴) : 이 한자어를 언해에서 ‘虛空애 버러 니니’로 풀어 읽었는데, 여기의 ‘허’ 자는 ‘허공’의 생략어로 쓰인 것이 아니고, ‘허허롭게 있다’라는 복합 서술어로 쓰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주017)
사초(沙草) : 모래와 풀. 이 시에서 이것들도 실제의 ‘모래와 풀’이 아니라, 그림 속 들판에 그려진 상태가 마치도 확인해보면, ‘모래와 풀’이 있을 것 같이 보인다는 말이다.
주018)
득미망(得微茫) : 이 한자어는 언해에서 ‘아라히 어드리로다’로 풀어 읽었는데, 여기의 ‘득’ 자는 물론 동사로서 ‘~을 알 듯하다’라는 동사이며, 따라서 이 한자어는 ‘아스라이 (모래와 풀들이) 있을 것을 알 듯하다’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주019)
버러 : 벌어. 벌리어. 동사 ‘벌다(틈이 나서 사이가 뜨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본 시구의 ‘점(點)’ 자를 언해한 것으로 ‘점철(點綴)’이라는 이 숙어에서 실제로 이 ‘점’의 의미는 ‘점들이’라는 것이지, ‘벌리어’라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버러’라는 언해는 잘못된 것으로 판단된다.
주020)
니니 : 이어 있나니. 동사 ‘다(잇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ㅿ’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 ‘잇니(있나니)’가 연결되면서, ‘어’와 ‘잇’이 통합 복모음화하여 ‘’이 되었다.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니엣니’로 표기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주021)
아라히 : 아스라이.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아라히’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주022)
음연광(飮練光) : 마전한(바래게 한) 하얀 천의 빛깔을 마시다. 여기서는 이 ‘마전한 하얀 천’이 바로 그림으로 그려진 ‘하얀 물길의 풍경’을 비유한 말이다. 따라서 이 한자어는 ‘하얀 천 같은 물길을 마시려는 듯하다’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023)
수호말(隨毫末) : 털끝을 따라가다. ‘여기서는 그림 속에 그려진 기러기의 날아가는 방향 저 끝이 가물가물 아득히 멀어 그것이 마치 털끝같이 가느다랗다.’는 비유로 쓰여진 말이다. 따라서 이 한자어는 ‘털끝처럼 가물가물 아득히 멀고 먼 끝을 따라 나는 듯하다’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024)
터릿 : 털의. 명사 ‘터리(털)’에 소유격을 나타내는 사잇소리 ‘ㅅ(의)’이 첨가된 것이다.
주025)
그틀 : 끝을. 이것은 명사 ‘긑(끝)’에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ㅌ’이 연음된 것이다.
주026)
조챗고 : 따르며 있고. 동사 ‘좇다(따르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ㅊ’이 연음되고,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 ‘잇고(있고)’가 연결되면서, 통합하여 ‘챗고’가 된 것이다.
주027)
므지게 : 무지개.
주028)
비홍(霏紅) : 글자대로의 풀이는 ‘날리며 붉다’이나, 이것은 그 다음으로 이어진 ‘주예난(물가의 꽃들이 온통 지천으로 마구 피어나 있고)’의 상태를 수식해 주는 의태 부사어이므로 ‘부슬부슬 날리듯이 붉게’로 풀이된다.
주029)
주예난(洲蘂亂) : 글자대로의 풀이는 ‘물가 꽃이 어지럽다’이나, 여기의 ‘난’ 자는 부사와 동사의 기능을 통합하여 수행하는 것으로서, ‘한껏 ~을 하고 있다’와 같은 뜻으로 쓰여, ‘온통 지천으로 마구 피어나 있다’라는 의미로 쓰였을 것이다.
주030)
불대(拂黛) : 글자대로의 풀이는 ‘떨칠 듯 거뭇거뭇하다’이나, 이것은 역시 다음으로 이어진 ‘석라장(바위 위의 담쟁이 덩굴이 길다)’의 상태를 수식해 주는 의태 부사어이므로, ‘떨칠 듯이 거뭇거뭇 걸려 있는 채’로 풀이된다.
주031)
비비(霏霏)히 : 이것은 ‘비비(霏霏)’(부슬부슬 내리다)라는 동사에 부사형 접미사 ‘히’가 연결되어 다시 부사어로 바뀐 것으로 의태 부사인 ‘부슬부슬’ 그 자체로서 ‘붉다[紅]’를 수식하고 있는 것이다.
주032)
잇 : 떨어지게 할 듯한. 이것은 같은 뜻의 말로서 ‘잊다’와 함께 쓰였다.
주033)
비관우(非關雨) : 흔히 산 골짝의 명암 상태가 날씨의 흐림 여하에 따라 달라져서, 대개 비가 오려고 구름이 잔뜩 끼고 햇빛이 안 비추면, 산골짝이 어둑어둑하기 때문에 ‘비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여기서는 원래부터 깊은 골짝이라 어둑어둑한 것이지, 비가 내리려고 하늘에 구름이 끼어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간결하게 이른 말이다.
주034)
불위상(不爲霜) : 이 한자어에서 ‘위’ 자는 ‘하다’ 또는 ‘만들다’의 뜻이 아니고, ‘~ 때문이다’라는 뜻으로 쓰여졌으므로, 이 한자어의 뜻은 ‘서리 때문이 아니다’라는 풀이로 읽어야 한다.
주035)
어드운 : 어두운. 이것은 같은 뜻의 말로 ‘어다’가 함께 쓰였으며, 이것은 물론 ‘어듭다’에서 ‘ㅂ’이 순경음화하면서, 변화되어 쓰인 것이다. 그런데 중간본에서는 이 말이 ‘어두운’으로 현대어와 같은 표기로 기록되어 있다.
주036)
묏고 : 산골짝은.
주037)
싣남 : 신나무는.
주038)
위(爲)호미 : 위함이. 이것을 그대로 하여 시를 읽으면, 시의 본질을 오해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위에서 말한 바대로 ‘~때문이 아니다’로 풀어 읽어야 한다. 따라서 이 언해는 아주 잘못된 것으로 판단된다.
주039)
현포(玄圃) : 중국의 『회남자(淮南子)』에, 이것은 신선이 산다는 곳으로 곤륜산(崑崙山) 위에 있다고 하였다.
주040)
히 : 가을이. 명사 ‘(가을)’에 주격 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앞의 ‘’이라는 명사가 반드시 ‘ㅎ’음을 말음으로 가지는 어휘라서 이 ‘ㅎ’이 연음된 것이다. 그리고 이 고어는 중간본에서 ‘히’로 표기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주041)
동정(洞庭) : 이것은 중국의 호남성(湖南省) 경내에 있는 중국 제일의 담수호로 옛날부터 풍광으로 이름이 났으며, 이 가운데에는 유명한 군산(君山)이, 이 위에는 악양루(岳陽樓)가 있어서, 수 많은 시인과 화가들이 제재로 삼아 시를 짓고 그림을 그렸다.
주042)
 : 가의. 가장자리의. 이것도 중간본에서는 ‘’로 표기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주043)
회사(繪事) : 그림을 그린 일. 이것은 이 시의 주인공인 정국공(鄭國公) 엄무(嚴武)가 이 ‘민산’과 ‘타강’의 그림을 그리게 한 것을 말하며, 이것은 아주 높이 기릴 만한 훌륭한 업적이라는 말을 하기 위한 전제로 한 말이다.
주044)
공수절(功殊絶) : 공이 아주 뛰어나다. 이 것은 앞에서 말한 바 엄무가 ‘민산’과 ‘타강’의 그림을 그리게 한 것의 공로와 업적이 아주 뛰어나다는 예찬이다.
주045)
유금(幽襟) : 그윽한 가슴. 여기서는 ‘아주 깊은 가슴 속까지’라는 말로 쓰였으며, 바로 작자 두보 자신의 깊은 가슴 속을 말한다.
주046)
흥격앙(興激昂) : 감흥이 한껏 격앙되다. 이 ‘격앙되다’라는 말은 현대어에서는 좀은 부정적인 어감을 갖는 것이나 여기서는 결코 그런 어감이 아니고, 오히려 ‘감동적인 어감’으로 쓰인 것이라, 이 ‘흥격앙’은 오히려 ‘감흥이 한껏 벅차 올라서’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047)
그륜 : 이 고어의 형대어로의 뜻은 ‘그린. 동사 ‘그립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ㅂ’이 반모음 ‘오/우’로 바뀌어 ‘운’이 되고, ‘리’와 ‘운’이 통합 복모음화하여 ‘륜’이 된 것이다.
주048)
달오 : 다르고. ‘’변칙 형용사 ‘다다(다르다)’에 연결형 어미 ‘고’가 연결되면서, ‘ㄹ’음은 앞 음절 ‘다’에 올라 붙고 이 ‘ㄹ’음 영향으로 이 아래에서 ‘ㄱ’이 탈락하여 ‘오’가 된 것이다.
주049)
장니 : 마음대로 하니. 더없이 하니. 여기서는 그림을 그린 공로가 ‘너무도 뛰어날 만큼 남과 다르기 때문에’라는 서술어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050)
매 : 마음에.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매’로 표기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주051)
도난망(道難忘) : 도를 잊기 어렵다. 여기에서 ‘도’는 바로 그 앞에 있는 ‘구학’을 관형사로 받아 ‘속세를 떠나 먼 시골 자연에서 사는 도리’라는 말이며, 따라서 이 한자어는 정국공 엄무가 바로 이런 도리를 잊기 어려워하였다는 말이며, 이 결말의 시구들은 작자 두보가 이 엄무의 인품을 칭송하기 위한 마무리가 되는 것이다.
주052)
태부(太傅) : 중국 고대의 고관직인 삼공(三公) 중의 하나로서, 태사(太師)의 다음이었다.
주053)
구학(丘壑) : 언덕과 구렁. 여기서는 ‘속세를 떠난 먼 시골’을 의미한다.
책목차이전페이지다음페이지페이지상단이동글자확대글자축소다운로드의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