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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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그림[畫鷹]


畫鷹 주001)
화응(畫鷹)
천보(天寶; 玄宗) 13년(754)에 지은 것으로 추정하나 확인할 수는 없다.

화응
(매 그림)

素練 주002)
소련(素練)
희게 누운 명주. 천을 하얗게 마전하다. ‘연(練)’은 누운 명주를 가리키는데, ‘무명이나 모시, 명주 따위를 잿물에 삶아 희고 부드럽게 하는 것’을 ‘눕다’라고 한다. 이것은 실제로 비단을 마전하는 행위만을 지칭한 것이 아니고, 여기서는 ‘아주 깨끗하게 마전한 흰 비단’ 자체를 대신한 말로 쓰인 것이다.
風霜起 주003)
풍상기(風霜起)
바람과 서리가 일어난다. 여기서는 그림을 그릴 흰 비단 천이 너무도 희고 깨끗한 천이라 마치 싸늘한 바람이 일고 서리가 내리는 것 같은 느낌과 인상을 받는다는 말로 쓰였으며, 따라서 이 첫 구는 아주 참신한 심상의 수사로 이루어진 훌륭한 시구라 할 수 있다.
蒼鷹 주004)
창응(蒼鷹)
푸른 매. 털색이 푸르고 흰 큰 매. 이 ‘창’ 자는 흔히 ‘창백(蒼白)’이라는 말에서 보는 바대로 눈이 부실 만큼 너무도 희어, ‘푸른 빛이 감돌 만큼 희다’라는 글자라서, 이 ‘창응’은 ‘너무도 희어서 푸른 빛이 감도는 듯한 흰 매’라는 말이다.
畫作殊 주005)
화작수(畵作殊)
그림으로 그린 것이 아주 너무도 특수해져서. 이것은 물론 함련과 경련의 이야기들을 하기 위해서 미리 준비한 것으로 김성탄(金聖嘆)이 이른바 작자 두보의 남다른 시상 구성 양식인 ‘이개칠합(二開七闔)’의 ‘이개(두번째 구에서 핵심 이야기를 시작한다)’를 말하는 것이다.
【上句 言素練이 如霜니 此 未畫時에 絹色也ㅣ라】

 기베 주006)
 기베
흰 비단에. ‘깁’은 ‘명주실로 바탕을 조금 거칠게 짠 비단’을 말하며, ‘사라(紗羅)’라고도 한다. 여기서는 너무도 희고 깨끗한 본 바탕대로의 비단 천이라는 것이 강조된 말이며, 형용사 ‘다(희다)’에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 ‘깁’이 연결된 다음 다시 처격 조사 ‘에’가 첨가 되면서 ‘ㅂ’이 연음된 것이다.
과 서리왜 니렛 니 주007)
니렛 니
일어나 있는 듯하니. 동사 ‘닐다(일다. 일어나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뜻하는 동사의 관형사형 ‘잇(있는)’이 연결되면서, ‘어’와 ‘이’가 통합하여 ‘렛’이 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형용사 ‘니(듯하니)’가 연결된 것이다.
프른 주008)
프른
푸른. 이것은 ‘창(蒼)’ 자의 사전적 지시 의미만으로 풀이한 말이나, 여기서는 ‘푸르른 빛이 감돌 만큼 너무도 흰’이라는 뜻으로 쓴 말이다.
매 그류미 殊異도다

【한자음】 소련풍상기 창응화작수【앞 구는 흰 비단이 서릿발 같다는 말이니, 이것은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 때의 비단 빛깔이다.】
【직역】 흰 비단에 바람과 서리가 일어나는 듯하니, 푸른 매를 그린 것이 아주 독특하구나.
【의역】 흰 비단에 바람이 일고 서리가 내리는 듯하더니, 푸른 빛이 감도는 아주 흰 매를 그리자, 그 그림이 너무도 특수해져서,

㩳身 주009)
송신(㩳身)
몸을 뽐내다. 몸을 곧추 세우고 뽐냄. 여기서는 ‘모 고기야(몸을 도슬러서, 몸을 반듯이 세워)’로 언해하여 풀이된 바대로 ‘무엇을 잡겠다고 노리면서, 몸의 자세를 뽐내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매의 ‘송신’이라는 자세의 모습을 ‘사교토(교활한 토끼를 잡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여김으로써 그림을 매우 세밀하게 관찰하고, 그것을 새롭게 상상하여 허구화한 작자 두보의 놀라운 구상과 수사 수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思狡兔 側目 주010)
측목(側目)
곁눈질을 하다. 여기서는 매의 눈 상태를 이렇게 관찰, 확인함으로써 ‘사수호(시름 겨운 되놈 같다)’라고 연상하여 비유함으로써, 시구의 구상과 수사를 아주 새롭게 하고 있는 높은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似愁胡【㩳은 荀勇反니 猶竦身也ㅣ라 似愁胡 以碧眼으로 言之다】

모 고기 야쇼 주011)
고기 야쇼
반듯이 하고 있음은. 도슬러(무엇을 하려고 별러서) 있음은. ‘고ᄌᆞ기’는 ‘반듯이’라는 말이다. ‘무엇을 하려고 몸을 곧추 세우고 있음은’으로 풀어 읽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간곡 톳기 랑 고 기우렛 주012)
기우롓
기울어 있는. 동사 ‘기울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있는)’이 연결되면서, ‘이’음의 영향으로 또 밤모음 ‘ㅣ’음이 개입됨과 동시에 ‘어’와 ‘이’가 통합 복모음화하여 ‘롓’이 된 것이다.
누 시름 되 도다

【한자음】 송신사교토 측목사수호【‘송(㩳)’의 음은 ‘순용(荀勇) 반절’이니 ‘몸을 솟구칠 듯 뽐내는 것’을 말한다. ‘시름하는 되놈 같다[似愁胡]’는 것은 매의 푸른 눈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이다.】
【직역】 몸을 도슬러서 자세를 짓는 것은 간교한 토끼를 노리는 듯하고, 곁눈질을 하는 눈은 시름에 겨운 되놈 같도다.
【의역】 그림 속의 매가 몸을 도슬러서 자세를 짓는 것은 간교한 토끼를 노리는 듯하고, 곁눈질을 하는 듯한 눈은 마치도 시름에 겨운 되놈의 눈 같으며,

絛鏇 주013)
도선(絛鏇)
이 한자어는 두 가지의 뜻을 함께 쓴 말로 ‘도’는 ‘엮어 꼬은 줄’이요, ‘선’은 ‘갈이틀’이다. 여기서는 아마도 이 매와 함께 그려져 있는, 매를 잡아 매고 있는 줄과 그 줄에 연결되어 있는 쇠고리인 듯하다.
光堪摘 주014)
광감적(光堪摘)
빛이 바로 따서 가질 만하다. 여기서는 아마도 주어인 ‘엮어 꼬은 줄과 갈이틀’의 그려진 상태가 아주 살아 빛나듯 해서, 실물로 오인하여 따서 가질 만큼 놀랍다는 말인 듯하다.
軒楹勢可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46ㄱ

주015)
헌영세가호(軒楹勢可呼)
마루 기둥의 형세를 가히 부를 만하다. 이 작품 안에서는 아마도 마루 기둥 위에 앉아 있는 모양으로 그려져 있는 매의 기세가 실제로 살아 있는 매와 같아서, 가히 한번 불러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일 것이다.
【絛 他刀 주016)
반(反)
반절(反切)의 준말. 이것은 ‘반절(半切)’과 같은 말이다.
니 編絛繩이오 鏇은 徐釧反니 圓轉軸이라 此 言畫之絛鏇이光悅 주017)
광열(光悅)
언해의 원주에서 설명 용어로 보고, 초간본과 중간본 모두에서 쓰고 있는 이 ‘광열’은 아무래도 착오로 인용하여, 잘못 쓴 것으로 판단된다. 『찬주분류두시』에는 ‘言畵之絛鏇 光恍而可摘取也(말하자면 매를 잡아매고 있는 줄과 그 줄에 연결되어 있는 쇠고리는 빛이 황홀하여 가히 따서 가질 만하다)’라고 한 것을 봐서 그렇기도 하고, ‘광황(光恍)’은 그 뜻이 ‘빛이 살아 있는 듯 항홀하여. ‘광열(光悅)’은 그 뜻이 너무 모호하여 말이 안 되는 것이라, 이 ‘열’ 자는 분명 언해 과정에서 오기(誤記)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而可摘取니라】

욘 것과 안존 거싀 비츨 자가 식브도소니 주018)
식브도소니
싶더니. 형용사 ‘식브다(싶다)’에 어미 ‘도소니(더니)’가 연결된 것이다.
軒楹에서 양 어루 주019)
어루
얼추.
브를가 식브도다

【한자음】 도선광감적 헌영세가호【‘도(絛)’는 ‘타도(他刀)의 반절’이니 ‘엮는 줄’을 말하는 것이고, ‘선(鏇)’은 ‘서천(徐釧)의 반절’이니 ‘갈이틀(빙빙 돌리는 축)’이다. 이것은 그림 속 매를 잡아 맨 줄과 갈이틀의 그 꾸밈새가 실물처럼 선명해서 똑 따서 가질 만하다는 말이다.】
【직역】 매어 놓은 것과 앉은 것이 빛나서 손으로 잡을까 싶으니, 마루 난간에서 모양새를 얼추 부를까 싶구나.
【의역】 그림 속의 매가 매어 있는 줄과 갈이틀의 모양이 살아 빛나듯이 선명하여, 실제로 손에 잡힐 듯하고, 마루 기둥에 앉아 있는 매의 기세는 실제로 살아 있는 매 같아서 불러볼 수 있을 것 같은데,

何當 주020)
하당(何當)
이 한자어는 한문 문장에서 흔히 쓰이는 어휘지만, 글자대로의 풀이는 ‘무엇 혹은 어느 또는 누구를 당해서’가 되어, 시구 전체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오히려 불확실성만 더할 뿐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이 한자어를 시구 전체의 의미망을 전제로 삼아 ‘擊凡鳥(흔한 보통의 새를 공격해 잡아서)’와 유기적으로 풀이하기 위해서 ‘何’ 자는 ‘언제쯤’이라는 시간부사로 풀어 읽고, ‘當’ 자는 ‘당해서’나 ‘되어서’라는 동사의 부사형으로 풀어 읽어야 한다.
凡鳥 주021)
범조(凡鳥)
예사로운 새. 여기서는 ‘흔한 보통의 새’를 말하며, 더구나 궁극적으로는 새 자체만을 말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이런 새들로 비유되는 속된 인간을 암시한 것이다.
毛血灑平蕪 주022)
모혈쇄평무(毛血灑平蕪)
이 시구는 앞의 시구의 의문형에 계속되어, 한 문장으로 의미망을 연결하고 있는 것으로, ‘毛血’은 보통인 새의 털과 피이며, ‘平蕪’는 ‘잡초가 우거진 들판’으로 ‘灑’는 이 새들의 털과 피를 이 들판에 뿌린다는 말인데, 작자 두보는 이 작품의 주체인 매를 용감한 기개의 대장부로 삼아, 이 흔한 보통 새들과 같은 세상의 속된 인간들을 시원하게 처단하게 되는 때가 언제이냐 하는 것이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어느제 새 주023)
새
상(常)한 새. 흔한 보통의 새. 이것은 바로 ‘범조(凡鳥)’를 언해한 말로서, 상(常)에 사잇소리인 ‘ㅅ’이 첨가 되어 관형어가 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구 ‘새가’가 연결된 것이다. 매의 먹이가 되는 작은 새들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주024)
‘쳐서’ 또는 ‘공격하여’. 이것은 동사 ‘티다(치다. 공격하다)’에 보조적 연결 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이’와 ‘어’가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터리 주025)
터리
털.
와 피 平 거츤 해 릴고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하당격범조 모혈쇄평무
【직역】 언제쯤에나 작은 새들을 공격해서, 털과 피를 거친 들판에 뿌릴 것인가?
【의역】 언제쯤에나 흔한 보통의 새를 공격해 잡아서, 통쾌하게 그 털과 피를 거친 들판에 뿌릴 것인가?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2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석
주001)
화응(畫鷹) : 천보(天寶; 玄宗) 13년(754)에 지은 것으로 추정하나 확인할 수는 없다.
주002)
소련(素練) : 희게 누운 명주. 천을 하얗게 마전하다. ‘연(練)’은 누운 명주를 가리키는데, ‘무명이나 모시, 명주 따위를 잿물에 삶아 희고 부드럽게 하는 것’을 ‘눕다’라고 한다. 이것은 실제로 비단을 마전하는 행위만을 지칭한 것이 아니고, 여기서는 ‘아주 깨끗하게 마전한 흰 비단’ 자체를 대신한 말로 쓰인 것이다.
주003)
풍상기(風霜起) : 바람과 서리가 일어난다. 여기서는 그림을 그릴 흰 비단 천이 너무도 희고 깨끗한 천이라 마치 싸늘한 바람이 일고 서리가 내리는 것 같은 느낌과 인상을 받는다는 말로 쓰였으며, 따라서 이 첫 구는 아주 참신한 심상의 수사로 이루어진 훌륭한 시구라 할 수 있다.
주004)
창응(蒼鷹) : 푸른 매. 털색이 푸르고 흰 큰 매. 이 ‘창’ 자는 흔히 ‘창백(蒼白)’이라는 말에서 보는 바대로 눈이 부실 만큼 너무도 희어, ‘푸른 빛이 감돌 만큼 희다’라는 글자라서, 이 ‘창응’은 ‘너무도 희어서 푸른 빛이 감도는 듯한 흰 매’라는 말이다.
주005)
화작수(畵作殊) : 그림으로 그린 것이 아주 너무도 특수해져서. 이것은 물론 함련과 경련의 이야기들을 하기 위해서 미리 준비한 것으로 김성탄(金聖嘆)이 이른바 작자 두보의 남다른 시상 구성 양식인 ‘이개칠합(二開七闔)’의 ‘이개(두번째 구에서 핵심 이야기를 시작한다)’를 말하는 것이다.
주006)
 기베 : 흰 비단에. ‘깁’은 ‘명주실로 바탕을 조금 거칠게 짠 비단’을 말하며, ‘사라(紗羅)’라고도 한다. 여기서는 너무도 희고 깨끗한 본 바탕대로의 비단 천이라는 것이 강조된 말이며, 형용사 ‘다(희다)’에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 ‘깁’이 연결된 다음 다시 처격 조사 ‘에’가 첨가 되면서 ‘ㅂ’이 연음된 것이다.
주007)
니렛 니 : 일어나 있는 듯하니. 동사 ‘닐다(일다. 일어나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뜻하는 동사의 관형사형 ‘잇(있는)’이 연결되면서, ‘어’와 ‘이’가 통합하여 ‘렛’이 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형용사 ‘니(듯하니)’가 연결된 것이다.
주008)
프른 : 푸른. 이것은 ‘창(蒼)’ 자의 사전적 지시 의미만으로 풀이한 말이나, 여기서는 ‘푸르른 빛이 감돌 만큼 너무도 흰’이라는 뜻으로 쓴 말이다.
주009)
송신(㩳身) : 몸을 뽐내다. 몸을 곧추 세우고 뽐냄. 여기서는 ‘모 고기야(몸을 도슬러서, 몸을 반듯이 세워)’로 언해하여 풀이된 바대로 ‘무엇을 잡겠다고 노리면서, 몸의 자세를 뽐내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매의 ‘송신’이라는 자세의 모습을 ‘사교토(교활한 토끼를 잡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여김으로써 그림을 매우 세밀하게 관찰하고, 그것을 새롭게 상상하여 허구화한 작자 두보의 놀라운 구상과 수사 수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주010)
측목(側目) : 곁눈질을 하다. 여기서는 매의 눈 상태를 이렇게 관찰, 확인함으로써 ‘사수호(시름 겨운 되놈 같다)’라고 연상하여 비유함으로써, 시구의 구상과 수사를 아주 새롭게 하고 있는 높은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주011)
고기 야쇼 : 반듯이 하고 있음은. 도슬러(무엇을 하려고 별러서) 있음은. ‘고ᄌᆞ기’는 ‘반듯이’라는 말이다. ‘무엇을 하려고 몸을 곧추 세우고 있음은’으로 풀어 읽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주012)
기우롓 : 기울어 있는. 동사 ‘기울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있는)’이 연결되면서, ‘이’음의 영향으로 또 밤모음 ‘ㅣ’음이 개입됨과 동시에 ‘어’와 ‘이’가 통합 복모음화하여 ‘롓’이 된 것이다.
주013)
도선(絛鏇) : 이 한자어는 두 가지의 뜻을 함께 쓴 말로 ‘도’는 ‘엮어 꼬은 줄’이요, ‘선’은 ‘갈이틀’이다. 여기서는 아마도 이 매와 함께 그려져 있는, 매를 잡아 매고 있는 줄과 그 줄에 연결되어 있는 쇠고리인 듯하다.
주014)
광감적(光堪摘) : 빛이 바로 따서 가질 만하다. 여기서는 아마도 주어인 ‘엮어 꼬은 줄과 갈이틀’의 그려진 상태가 아주 살아 빛나듯 해서, 실물로 오인하여 따서 가질 만큼 놀랍다는 말인 듯하다.
주015)
헌영세가호(軒楹勢可呼) : 마루 기둥의 형세를 가히 부를 만하다. 이 작품 안에서는 아마도 마루 기둥 위에 앉아 있는 모양으로 그려져 있는 매의 기세가 실제로 살아 있는 매와 같아서, 가히 한번 불러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일 것이다.
주016)
반(反) : 반절(反切)의 준말. 이것은 ‘반절(半切)’과 같은 말이다.
주017)
광열(光悅) : 언해의 원주에서 설명 용어로 보고, 초간본과 중간본 모두에서 쓰고 있는 이 ‘광열’은 아무래도 착오로 인용하여, 잘못 쓴 것으로 판단된다. 『찬주분류두시』에는 ‘言畵之絛鏇 光恍而可摘取也(말하자면 매를 잡아매고 있는 줄과 그 줄에 연결되어 있는 쇠고리는 빛이 황홀하여 가히 따서 가질 만하다)’라고 한 것을 봐서 그렇기도 하고, ‘광황(光恍)’은 그 뜻이 ‘빛이 살아 있는 듯 항홀하여. ‘광열(光悅)’은 그 뜻이 너무 모호하여 말이 안 되는 것이라, 이 ‘열’ 자는 분명 언해 과정에서 오기(誤記)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주018)
식브도소니 : 싶더니. 형용사 ‘식브다(싶다)’에 어미 ‘도소니(더니)’가 연결된 것이다.
주019)
어루 : 얼추.
주020)
하당(何當) : 이 한자어는 한문 문장에서 흔히 쓰이는 어휘지만, 글자대로의 풀이는 ‘무엇 혹은 어느 또는 누구를 당해서’가 되어, 시구 전체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오히려 불확실성만 더할 뿐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이 한자어를 시구 전체의 의미망을 전제로 삼아 ‘擊凡鳥(흔한 보통의 새를 공격해 잡아서)’와 유기적으로 풀이하기 위해서 ‘何’ 자는 ‘언제쯤’이라는 시간부사로 풀어 읽고, ‘當’ 자는 ‘당해서’나 ‘되어서’라는 동사의 부사형으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021)
범조(凡鳥) : 예사로운 새. 여기서는 ‘흔한 보통의 새’를 말하며, 더구나 궁극적으로는 새 자체만을 말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이런 새들로 비유되는 속된 인간을 암시한 것이다.
주022)
모혈쇄평무(毛血灑平蕪) : 이 시구는 앞의 시구의 의문형에 계속되어, 한 문장으로 의미망을 연결하고 있는 것으로, ‘毛血’은 보통인 새의 털과 피이며, ‘平蕪’는 ‘잡초가 우거진 들판’으로 ‘灑’는 이 새들의 털과 피를 이 들판에 뿌린다는 말인데, 작자 두보는 이 작품의 주체인 매를 용감한 기개의 대장부로 삼아, 이 흔한 보통 새들과 같은 세상의 속된 인간들을 시원하게 처단하게 되는 때가 언제이냐 하는 것이다.
주023)
새 : 상(常)한 새. 흔한 보통의 새. 이것은 바로 ‘범조(凡鳥)’를 언해한 말로서, 상(常)에 사잇소리인 ‘ㅅ’이 첨가 되어 관형어가 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구 ‘새가’가 연결된 것이다. 매의 먹이가 되는 작은 새들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주024)
텨 : ‘쳐서’ 또는 ‘공격하여’. 이것은 동사 ‘티다(치다. 공격하다)’에 보조적 연결 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이’와 ‘어’가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주025)
터리 : 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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