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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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손대랑의 제자가 칼춤 추는 것을 보고 지은 시[觀公孫大娘弟子舞劍器行]


公孫大娘 주001)
공손대랑(公孫大娘)
중국의 당나라 현종 때 교방(敎坊)의 기녀로서 서하(西河)의 칼춤인 검기혼탈무를 너무 잘 추어서, 스님인 회소(懷素)가 이것을 보고 글씨를 잘쓰게 되었고, 장욱도 이것을 보고 글씨를 아주 능하게 잘 쓸 수 있게 됐다고 전한다.
弟子 舞劍器行
大曆二年十月十九日에 夔州 주002)
기주(夔州)
지금의 중국 사천성(四川省) 봉절현(奉節縣)을 말한다.
別駕 주003)
별가(別駕)
중국의 주(州) 자사(刺史)가 행차할 때 마차를 타고 함께 가면서 보좌하던 관리를 말한다.
元特宅애 見臨潁 주004)
임영(臨潁)
지금의 중국 하남성(河南省) 허창현(許昌縣)을 말한다.
李十二娘의 舞劍器고 壯其蔚跂 주005)
울기(蔚跂)
이 한자어는 형용사로서 ‘아주 면밀하고 뛰어난 상태’를 말한다.
야 問其所師호니 曰余ㅣ 公孫大郞의 弟子也ㅣ니라
開元三載예 余尙童穉라니 記於郾城 주006)
언성(郾城)
지금의 중국 하남성 임영현 남쪽에 있던 곳을 말한다.
에 觀公孫氏의 舞劍器渾脫 주007)
검기혼탈무(劍器渾脫舞)
중국의 한(漢)나라 때 장손무기(長孫無忌)가 검은 양털로 모자를 만들어 썼는데, 이 모자의 모양을 본떠서 창작한 춤으로 당(唐)나라의 황제 중종(中宗)이 잔치를 베풀면서, 기녀들에게 칼을 도구로 삼아 이 춤을 추게 하였다.
호니 瀏灕 주008)
유리(瀏灕)
이 한자어는 형용사로서 ‘빠르게 흐르듯한 상태’를 말한다.
頓挫 주009)
돈좌(頓挫)
이 한자어는 동사로서 ‘기세가 갑자기 꺾이거나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야 獨出冠時니 自高頭 주010)
고두(高頭)
당나라 때 오월(吳越) 지방에서 잘 만들어진 고급 짚신을 말한다.
宜春 주011)
의춘(宜春)
당나라 때 교방의 기녀를 불러들여, 궁 안에서 기거하게 하던 숙소인 의춘원(宜春院)의 준말로, 이 기녀들을 ‘나인(內人)’이라 불렀고, 또 ‘전두인(前頭人)’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梨園 주012)
이원(梨園)
당나라 때 음악을 담당한 부서의 명칭으로 현종(玄宗)이 음악을 잘 알아서, 음악 재능이 있는 젊은 처녀 3백여 명을 선발해서, 이 이원에서 훈련시켜 양성하였으며, 그래서 이 기능인들을 ‘이원 제자(梨園弟子)’라 불렀고, 이들은 황제의 잔치 놀이에 동원되었다.
二伎坊內人과 洎外供奉 주013)
외공봉(外供奉)
‘공봉(供奉)’은 당나라 때 황제의 서류 처리등을 돕기 위해서 글을 아는 선비를 선발해서 임명한 수행원을 말하며, 이것은 황제의 외부 행차에 수행했던 수행원을 말한다.
이 曉是舞者 聖文神武皇帝 주014)
성문신무황제(聖文神武皇帝)
중국의 당(唐)나라 황제인 현종(玄宗)을 말하며, 이것은 이 현종을 존숭해서 붙인 수식어로의 호칭이다.
初애 公孫一人而已니 玉貌繡衣러라 況余白首오 今玆弟子ㅣ 亦匪盛顔이로소니 旣辨其由來야 知波瀾의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47ㄱ

주015)
막이(莫二)
둘이 없다. 서로 다르지 않다.
고 撫事慷慨야 聊爲劍器行노라 往者 吳人張旭 주016)
장욱(張旭)
중국 당나라 때 시인이면서, 동시에 유명한 초서 글씨의 대가였다.
이 善草書야 書帖數더니 嘗於鄴縣에 見公孫大郞 舞西河劍器고 自此로 草書長進야 豪蕩感激니 卽公孫 可知矣로다 ◯玄宗이 命宮女數百人야 爲<용어 realname="">梨園弟子야 敎音樂시니라

‘<용어 realname="">大曆ㅅ 二年 十月ㅅ 十九日에 夔州옛 別駕ㅅ 벼슬ᄒᆞᆫ 元特의 지븨셔 臨潁ㅅ 고옰 李十二娘의 갈 가지고 춤 추거늘 보고 그 蔚跂호ᄆᆞᆯ 壯히 너겨 ᄇᆡ혼 ᄃᆡᄅᆞᆯ 무로니 닐오ᄃᆡ 나ᄂᆞᆫ 公孫大娘의 弟子ㅣ로라 ᄒᆞᄂᆞ다 <용어 realname="">開元ㅅ 三載예 나ㅣ 오히려 아ᄒᆡ라니 郾城에 이셔 公孫氏갈 가지고 渾脫 스고 춤 츠거늘 주017)
갈 가지고 혼탈(渾脫) 스고 춤 츠거늘
칼을 가지고 혼탈을 쓰고 춤을 추거늘.
본 이ᄅᆞᆯ 이제 記憶흐니 瀏灕ᄒᆞ며 頓挫ᄒᆞ야 ᄒᆞ오아 나 그ᄢᅵ 위두ᄒᆞ더라 주018)
ᄒᆞ오아 나 그ᄢᅵ 위두ᄒᆞ더라
홀로 우뚝 솟아 당대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高頭와 宜春梨園 두을 伎坊앳 內人ᄋᆞ로브터 밧긧 供奉ᄒᆞᄂᆞᆫ 사ᄅᆞᄆᆡ게 미치어 추믈 알리ᄂᆞᆫ 聖文神武皇帝ㅅ 처어믜 公孫ᄒᆞᆫ 사ᄅᆞᆷᄯᆞᄅᆞ미니 玉ᄀᆞᄐᆞᆫ 양ᄌᆡ오 繡ᄒᆞ욘 오시러라 ᄒᆞᄆᆞᆯ며 오ᄂᆞᆯ 내 머리 셰오 이 弟子도 ᄯᅩ 져믄 ᄂᆞ티 아니로소니 주019)
져믄 ᄂᆞ티 아니로소니
젊은 얼굴은 아니니.
이믜 셔브터 오ᄆᆞᆯ ᄀᆞᆯᄒᆡ여 무러 ᄌᆡ죄 흐러오미 두기지 아닌 ᄃᆡᆯ 아라 이ᄅᆞᆯ ᄆᆞᆫ져셔 슬허 劍器行ᄋᆞᆯ 짓노라 녜 吳ㅅ 사ᄅᆞᆷ 張旭이 草書ᄅᆞᆯ 잘ᄒᆞ야 簡帖 쑤믈 ᄌᆞ조ᄒᆞ더니 일즉 鄴縣에서 公孫大娘西河ㅅ 갈 가지고 춤 츠거늘 보고 일로브터 草書ㅣ 기러 나아가 豪蕩感激ᄒᆞ며 ᄂᆞᄆᆞᆯ 感激게 ᄒᆞ니 곧 公孫ᄋᆞᆫ 可히 아랄디니라’

관공손대랑제자 무검기행
(공손대랑의 제자가 칼춤 추는 것을 보고 지은 시)
〈두보의〉 병서(幷序) 주020)
병서(幷序)
이 시 제목에 붙인 서문(序文)이다. 이 ‘병서(幷序)’라는 말이 이 초간본에는 없지만, 중간본에는 제목 뒤에 작은 글씨로 쓰여 있다. 그리고 이 두보의 서문이 초간본에서는 언해하지 않았는데 중간본에서는 언해를 하였다. 여기서 중간본의 언해문을 보이면 다음과 같다.
대력 2년 10월 19일에 기주(夔州) 관청의 별가(別駕)인 원특(元特)의 집에서 임영이십이랑이 추는 칼춤을 보고, 그 치밀하면서도 뛰어난 춤사위를 장하게 여겨 ‘누구를 스승으로 삼아 배웠는가?’ 하고 물었더니, 그는 말하기를 ‘저는 공손대랑의 제자입니다’라고 하였다. 개원(현종) 3년(715)에 나는 아직 어렸지만, 기억하기로는 언성(郾城)에서 공손씨가 칼을 들고 혼탈 쓰고 춤을 추자, 춤사위가 흐르듯하다가 갑자기 꺾이면서, 홀로 우뚝 솟아 당대의 우두머리가 되니, 고급 짚신을 신은 ‘의춘원’과 ‘이원’ 두 기방의 나인들에서부터 외공봉(外供奉)에 이르기까지 이 춤을 환하게 아는 사람은 성문신무황제(현종) 초기에 공손대랑 한 사람 뿐이었으니, 그는 잘 생긴 용모에다 수 놓은 옷을 입고 있었다. 게다가 나는 흰 머리가 됐고, 지금 이 제자 또한 젊은 얼굴은 아니니, 일단 그 춤의 유래에서 물결
(전통)
이 다르지 않은 것을 알았고, 사연을 어루만지며 애오라지 칼춤 노래를 짓노라. 옛날에 오(吳) 지역 사람 장욱이 초서를 잘 써서 서첩을 자주 만들었더니, 일찍이 업현에서 공손대랑이 서하의 칼을 가지고 춤 추는 것을 보고서, 이 때부터 초서 쓰기가 장족의 발전을 해서 호방하고 광탕하여 사람들을 감격하게 하니, 이 공손대랑의 춤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알 만하구나! ◯현종이 궁녀 수백 명에게 명령을 내려 이원의 제자로 삼아 음악을 가르치게 하였다.

昔有佳人公孫氏 一舞劍器動四方

주021)
옛날. 옛적. 여기서는 매우 오래인 지나간 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지나간 전날’ 혹은 ‘몇 해 전날’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고온 사민 주022)
고온 사
아름다운 여인. 그런데 이 고어에서 ‘고온’을 풀어보면 형용사 ‘곱다’에 관형사형 어미 ‘’이 연결되면서, ‘ㅂ’이 순경음화하여 ‘ㅸ’이 되어 연음되면서 ‘고’이 되고 ‘ㅸ’이 다시 원순모음 ‘오’로 바뀌면서, ‘고온(고은)’이 된 것이다.
公孫氏 잇더니 번 주023)
칼. 이 고어는 같은 뜻으로 현대어와 같은 ‘칼’이라는 고어도 함께 쓰였다.
가지고 춤츠니 주024)
춤츠니
춤추니.
四方 뮈우니라 주025)
뮈우니라
움직이게 하니라.

【한자음】 석유가인공손씨 일무검기동사방
【직역】 옛적에 아름다운 사람인 공손씨가 있더니, 한번 칼 가지고 춤추니 사방을 움직이게 하였다.
【의역】 전에 아름다운 여인 공손씨가 있었는데, 그가 한번 칼을 도구로 삼아 춤을 추자 그 놀라운 춤 솜씨가 사방에 온통 감동을 하게 해서,

觀者如山色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47ㄴ

주026)
저상(沮喪)
기운을 잃는 것. 춤을 추는 칼에 놀라서, 얼굴빛이 질리는 것을 말한다.
天地爲之久低昂【言劍光이 可畏라 觀者ㅣ 失色이오 天地ㅣ 亦不安而天昂地低也ㅣ라】

볼 사미 뫼 티 이셔 비치 브왜니 주027)
브왜니
어지러우니. 질리니. 여기서는 너무 놀라서, 얼굴빛이 질리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중간본에서 ‘브으왜니’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하콰 쾌 爲야 오래 갑거니 주028)
갑거니
낮거니. 여기서는 ‘땅이 낮아지거니 싶은 듯하다’는 말이며, 이 말의 원형은 ‘갑다’(낮다)이다.
놉거니 니라

【한자음】 관자여산색저상 천지위지구저앙【말하자면 칼 빛이 두려울 수 있는 것이라, 보는 사람이 놀라서 얼굴빛이 바뀐다는 것이요, 하늘과 땅이 또한 불안해서 하늘은 쳐들고 땅은 낮춘다는 것이다.】
【직역】 볼 사람이 산같이 있어서 얼굴빛이 질려 있으니, 하늘과 땅도 따라서 오래 낮추거나 쳐들거나 하니라.
【의역】 보는 사람들이 산처럼 모여 서서 칼로 추는 춤사위에 너무 놀라, 얼굴빛들이 질린 듯하고, 하늘과 땅도 한껏 역동적인 이 칼춤 동작에 놀라, 오랫동안 낮추거나 쳐들거나 하는 듯했으며,

주029)
확(㸌)
이 한자가 이 『두시언해(杜詩諺解)』 초간본과 중간본에는 물론 세종대(世宗代)에 나온 활자본 『찬주분류두시(纂註分類杜詩)』, 그리고 이식(李植)의 『두시택풍당비해(杜詩澤風堂批解)』 등에도 중국의 『두시전집(杜詩全集)』과 『전당시(全唐詩)』에도 이 형태대로 되어 있으나, 이 글자는 『강희자전(康熙字典)』이나 『한문대사전(漢文大辭典』 등 어떤 책에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한자인 것이다.
羿射九日 주030)
예사구일(羿射九日)
중국의 상고시대 유궁국(有窮國)의 임금인 후예(后羿)는 활을 잘 쏘아서, 하늘에 해가 열 개 떠서 그 중 아홉 개는 가지 아래에 있고, 하나는 가지 위에 있어서, 요(堯)임금이 후예에게 명령하여, 아홉 개의 해를 활로 쏘아서, 떨어뜨리게 하였다.
落 矯如群帝 주031)
군제(群帝)
이 한자어는 흔히 ‘뭇 임금’ 또는 ‘뭇 황제’로 풀어 읽을 수 있으나, 여기서는 ‘군지제(群之帝)’로 풀어서 ‘군’을 ‘임금 무리’로 보면, 이 ‘군지제’는 ‘임금 무리들의 황제’로 읽을 수 있으며, 이것은 바로 지상의 모든 나라에 있는 임글들의 임금은 바로 하늘에 있는 황제인 ‘천제(옥황상제)’인 것이다. 그래서 이 언해에서 ‘천제’로 풀어 언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驂龍翔 來如雷霆收震怒 주032)
내여뢰정수진노(來如雷霆收震怒)
올 적에는 우레(천둥)가 격한 성냄을 거두어들인 것 같다. 여기서는 춤을 시작하려고 관중들 앞으로 다가올 때의 상황은 마치도 우뢰가 그 성난 상태(천둥 치는 상태)를 거두어들인 것(소리를 안 내는 것) 같다는 말로서, 역동적이며 삼엄한 칼춤을 시작하기 바로 전에 오히려 숙연한 정황을 기막힌 비유로 잘 살려내어 표현하고 있다.
罷如江海凝淸光 주033)
파여강해응청광(罷如江海凝淸光)
끝날 때는 강과 바다에 맑은 빛이 엉기다. 여기서는 칼춤을 다 끝내자, 너무 숙연해지는 관객들의 심경 상태가 마치도 넓은 강물과 바다 물결에 맑은 빛이 엉기어 감도는 듯하다는 것으로서, 역시 그 정황의 비교적인 표현이 놀랍다.
【㸌은 音酷니 灼也ㅣ라 此 皆言舞劍器예 回旋疾徐變態니라】

빗나 后羿ㅣ 아홉  소아 디 고 구즉호 주034)
구즉호
우뚝함은. 이것은 원문 시구의 ‘교(矯)’ 자를 언해한 말로서, 이 뜻은 시구의 전체 의미망에 맞지 않으며, 이 ‘교’ 자는 물론 ‘구즉다(우뚝하다)’라는 뜻도 있으나, 이 시구에서는 오히려 ‘날랜 것은’이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므로, ‘구즉호’이라는 언해는 잘못된 풀이이다.
한 天帝ㅣ 龍 타 솟 주035)
솟다
날아 솟다.
고 올제 울에 주036)
울에
우레(천둥). 이것은 하나의 독립 품사 어휘 내에서는 위의 종성이 아래로 연음되지 않는다는 실례를 잘 보여주고 있다.
震怒호 가 고 주037)
가고
거둔 듯하고(거두어들인 듯하고). 동사 ‘가다(거두다)’에 관형사형 어미 ‘’이 연결되면서, 동음생략 현상에 의하여 ‘’이 탈락하고, ‘가’이 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형용사 ‘고(듯하고)’가 연결된 것이다.
니 江海ㅣ  비치 얼의옛 주038)
얼의옛
엉기어 있는. 동사 ‘얼의다(엉기다)’에 어미 ‘엣(어 있는)’이 연결되면서, ‘의’의 ‘ㅣ’음 영향으로 반모음 ‘ㅣ’음이 삽입되어, ‘옛’이 된 것이다.
도다

【한자음】 확여예사구일락 교여군제참용상 내여뇌정수진노 파여강해응청광【‘㸌’은 음을 ‘혹(酷)’이라 하니 빛나는 것이다. 이것은 모두 칼춤을 출 때에 빙빙 돌기를 천천히 하고 빨리 하는 변화의 상태를 말한 것이다.】
【직역】 빛나는 것은 후예(后羿)가 아홉 개 태양을 쏘아서 떨어지는 것 같고, 날랜 것은 옥황상제가 용을 타고 나는 듯하고, 올 적에는 천둥이 그 성난 것을 거두어들인 것 같고, 마치자 강과 바다가 그 맑은 빛이 어리어 있는 듯하구나!
【의역】 춤출 때 칼 빛이 번쩍번쩍 빛나는 것은 후예가 아홉 개의 태양을 쏘아 떨어지는 것 같고, 그 날랜 춤사위는 하늘의 옥황상제가 용을 타고 날아가는 것 같으며, 춤을 시작하려고 관중들을 향해 사뿐사뿐 다가올 적에는 천둥이 그 성난 듯하던 소리를 거두어들인 듯하고, 춤을 끝냈을 적에는 강과 바다의 물결에 맑은 빛이 어린 듯한 채,

絳脣珠袖兩寂寞 주039)
적막(寂寞)
적막하다. 여기서는 주인공 공손대랑의 죽음에 대해서, 매우 안타까워하고 그리워하는 심경을 담아 표현한 말이다.
晩有弟子傳芬芳 주040)
분방(芬芳)
향기가 아름답다. 여기서는 ‘아름다운 실제와 명성’이라는 명사구로서 구체적으로는 공손대랑의 뛰어나고 훌륭한 칼춤 솜씨와 그 높은 명성을 말하는 것이다.
【上句 言公孫氏已死也ㅣ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48ㄱ

블근 입과 구슬 매 주041)
매
소매.
두거시 주042)
두거시
두 가지가. 두 물건이. 두 개의 명사인 ‘두’와 ‘것’이 통합한 ‘두 것’에 주격 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ㅅ’이 연음된 것이다.
괴외니 주043)
괴외니
고요하니. 이것은 같은 뜻의 말인 ‘괴오다’와 함께 쓰였다.
晩年에 弟子ㅣ 芬芳호 傳도다

【한자음】 강순주수양적막 만유제자전분방【위(=앞) 시구는 공손씨
(공손대랑)
는 이미 죽었다는 말이다.】
【직역】 붉은 입술과 구슬 달린 소매 두 가지가 다 적막해졌으니, 만년에 제자만 그 꽃다움을 전하도다.
【의역】 공손대랑의 그 붉던 입술과 구슬 달렸던 옷소매는 그 주인공 공손대랑의 죽음과 함께 묻혀버리고는, 늦게나마 그 제자에게 그 춤의 향기로운 전통을 남겨주어,

臨潁美人 주044)
임영미인(臨潁美人)
이 여인은 앞에서 말한 바대로 바로 임영에서 온 미인으로, 이 시의 제목 주에서 말한 이십이랑(李十二郞)을 가리키며, 바로 공손대랑의 제자로서 이 시의 주인공으로 칼춤을 추었다.
白帝 주045)
백제(白帝)
이른바 다섯 천제(天帝) 중 서방(西方)을 담당한 천제를 말한다. 여기서는 중국의 사천성(四川省) 봉절현(奉節縣)에 있는 산과 이 산 밑에 있는 백제성(白帝城)을 말하는데, 이 성은 삼국시대 촉한(蜀漢)의 중요한 방위 진지였으며, 이 성 안 영안궁(永安宮)에서 유비(劉備)는 생을 마쳤고, 뒤에 백제묘(白帝廟)라는 사당을 지어서, 유비와 제갈량(諸葛亮), 관우(關羽) 등을 제사하였다. 여기서는 주인공 이십이랑이 와 있는 이 백제성을 말한다.
妙舞此曲 주046)
묘무차곡(妙舞此曲)
이 시구의 부분은 그냥 문맥으로 ‘이 곡조를 기막히게 묘한 춤으로 풀어 추었다’로 읽을 수는 있지만, 여기에서 ‘차곡(이 곡조)’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시사가 없어, 이 시구에서 ‘신양양(정신이 신나 하다)’의 이유를 실감할 수가 없다.
神揚揚

臨潁ㅅ 옰 주047)
올
고을. 지역.
고온 사미 白帝城에 이시니 이 놀애 神妙히 춤처 精神이 揚揚도다

【한자음】 임영미인재백제 묘무차곡신양양
【직역】 ‘임영’이라는 고을의 고운 사람이 백제성에 있으니, 이 노래를 신기하고 묘하게 춤으로 추어, 그 정신이 양양하도다.
【의역】 ‘임영’이라는 지역의 사람인 미인
(공손대랑의 제자)
이 백제성에 와 있으면서, 이 노래(=곡)에 맞춰 신기하고 묘하게 춤추며, 정신이 신나 하더니,

與余問答旣有以 주048)
여여문답기유이(與余問答旣有以)
이 시구에서 행위의 주체는 이 시의 주체이며 춤을 춘 이십이랑으로 그가 나[余](두보 자신)와 문답을 한 것은 이미 나도 그의 스승인 공손대랑을 알고 있다는 것이 그 배경 이유가 된다는 말이며, 그래서 이 시구의 ‘이(以)’ 자는 흔히 동사 ‘쓰다[用]’의 뜻으로만 많이 쓰이는 것과 달리 여기서는 ‘이유’라는 명사로 쓰였다.
感時撫事增惋傷 주049)
감시무사증완상(感時撫事增惋傷)
이 시구에서 ‘감시(感時)’는 공손대랑이 살아 있을 그 때를 함께 되짚어 생각하면서, 슬픈 마음으로 감탄한다는 말이며, ‘무사(撫事)’는 공손대랑이 춤을 추던 상황들을 함께 안타깝게 되살려 본다는 말로서, 그래서 이십이랑과 두보 둘이 함께 슬픈 감회를 더 갖게 된다는 말이다.

날로 주050)
날로
나와 함께.
다야 주051)
다야
더불어. 함께 하여.
무르며 對答호미 이믜셔 주052)
이믜셔
이미. 이것은 같은 뜻의 말로 ‘이믜’가 함께 쓰였다.
호미 주053)
호미
~으로써 함이. 씀이. 동사 ‘다[用]’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ㅡ’가 생략되어 ‘’가 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다’가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명사형 연결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가 생략되어 ‘홈’이 되었고, 끝으로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 ‘호미’는 ‘以’ 자를 언해한 말로서, 이 시구에서는 의미 논리상 적합하지 않은 데에도 이렇게 ‘호미’로 언해한 것은, 역시 우리 선인들이 ‘以’ 자를 흔히 관습적으로 익혀온 바대로 ‘쓰다 이’ 자 또는 ‘써 이’ 자라는, ‘用’이라는 뜻의 글자로만 많이 알고 있어서, 그 아는 대로만 언해한 까닭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이 ‘以’ 자는 동사가 아니라, 명사로서 ‘이유’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그렇게 풀어 읽어야 이 시구의 의미망으로는 물론 전체 작품의 통합적 의미망상에서도 상호 유기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잇니 時節을 感歎며 이 자바셔 주054)
자바셔
어루만져서. 달래며 위로해서. 여기서는 ‘안타깝게 위로하면서’로 쓰였다.
슬후믈 주055)
슬후믈
슬퍼함을. 동사 ‘슳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ㅎ’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더으노라

【한자음】 여여문답기유이 감시무사증완상
【직역】 나와 더불어 묻고 대답하는 것이 이미 이유 있으니, 시절을 감탄하며 일을 어루만지며 슬픔을 더하노라.
【의역】 나와 더불어 묻고 대답을 하는 것에는 지금 춤을 추고난 이십이랑을 가르친 스승 공손대랑을 두보 나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 이유가 되어 있기 때문이며, 그래서 그 공손대랑에 대한 것을 서로 묻고 대답하는 사이에 그 공손대랑이 살아 있을 때와 그 공손대랑의 일들을 안타깝게 위로하며, 우리 둘은 함께 슬픈 감회를 더 갖게 되었으며,

先帝侍女八千人 公孫劍器初第一【先帝 玄宗이라】

先帝ㅅ 侍女 八千人에 公孫의 갈로 주056)
갈로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칼로. ‘갈’은 ‘ㅎ’말음 명사라서 조사 ‘로’가 첨가되면서, ‘ㅎ’이 삽입되어 ‘갈로’가 된 것이다.
춤추미 처 주057)
처
처음.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처엄’으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第一이러라

【한자음】 선제시녀팔천인 공손검기초제일【‘선제(先帝)’는 현종이다.】
【직역】 선제의 시녀 팔천 인 중에서 공손대랑의 검기
(칼)
춤이 처음으로 제일이더라.
【의역】 붕어하신(=궂기신) 현종 황제의 시녀 팔천 명 중에서, 공손대랑이 칼춤을 잘 추어 처음으로 제일 뛰어난 사람이었건만,

五十年間 주058)
오십년간(五十年間)
오십여 년 동안. 원문 협주에서 말한 바대로, 이 기간은 안녹산과 사사명의 이어진 반란으로 온통 온 나라가 혼란과 불행에 처했던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反掌 주059)
반장(反掌)
손바닥을 뒤집다. 이것은 ‘반수(反手)’라는 말로 쓰이며, 일반적으로 무슨 일을 아주 쉽게 하는 것을 말하나, 여기서는 안녹산과 사사명 등의 반란으로 당(唐)나라의 국운이 엎치락뒤치락하여, 너무도 쉽게 몰락하였다는 것을 비유한 말로 쓰였다.
風塵 주060)
풍진(風塵)
바람과 티끌. 바람에 날리는 먼지. 여기서는 안녹산과 사사명 등의 반란의 영향으로 인한 파괴와 혼란 등을 비유적으로 말한 것이다.
澒洞 주061)
홍동(澒洞)
어지러운 상태. 서로 연속되는 상태. 여기서는 혼란의 상태가 이어진 상황을 말한 것이다.
王室 주062)
왕실(王室)
이것은 바로 당나라 황실을 말한다. 이 어휘는 중국의 진(秦)나라 시대 이후부터는 중국의 군주(君主) 집안을 일컫는 말이 아니었으나, 주(周)나라 시대까지는 중국의 군주의 호칭이 ‘황제(皇帝)’가 아니고, ‘~왕(王)’이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그 호칭의 관례에 따라 ‘황제의 집안’인 ‘황실’도 그냥 ‘왕실’이라고 쓴 것이다.
【言安史吐蕃之亂이라】

쉬나 주063)
쉬나
쉰남은. 쉰남짓. 오십여. ‘여남은, 스무남은’과 같이, ‘쉰(오십)’에 동사 ‘남다[餘]’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관형사형 어미 ‘’이 연결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중간본에서는 ‘쉬나믄’으로 기록되어 있다.
 주064)

사이. 여기서는 안녹산과 사사명 등의 반란으로 국가가 극심한 곤경에 처했던 기간을 말한다. 중간본에서는 ‘이’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되어 있다.
바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48ㄴ

주065)
바
손바닥. 명사 ‘손’에 사잇소리인 ‘ㅅ’이 첨가되어 관형어가 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 ‘바’이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 고어는 현대어인 ‘손바닥’이라는 하나의 어휘로 통합 독립되면서, 이 사잇소리 ‘ㅅ’은 탈락하였다.
두위힐후미 주066)
두위힐후미
엎치락뒤치락함이. 이 언해는 실제 우리 고어사전에서 확인해보면, ‘반복(反覆)’이라는 한자어에 대한 언해이지 ‘반’이라는 한 글자에 대한 언해는 아니나, 여기서는 이 ‘반’이라는 한 글자를 ‘반복’이라는 어휘의 약자로 보고 언해한 것이다.
니 매 드트리 야 王室이 어드웟도다 주067)
어드웟도다
어두웠구나.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어두웟도다’로 바뀌어 기록돼 있다.

【한자음】 오십년간사반장 풍진홍동혼왕실안녹산사사명의 반란을 말한 것이다.】
【직역】 오십여 년 사이가 손바닥을 엎치락뒤치락하는 것 같았으니, 바람에다 먼지가 가득하여 왕실이 어두웠도다.
【의역】 오십여 년 동안이라는 시간이 손바닥을 엎치락뒤치락하는 것같이 너무도 쉽게 국가적 운명이 갑자기 몰락하게 되어서, 바람에다 먼지 같은 불행한 상황에 온통 휩싸여 황실이 캄캄한 지경에 든 채,

梨園弟子散如煙 女樂 주068)
여악(女樂)
앞에서 말한 바대로, 이원에서 수백명의 궁녀들이 추는 춤에 맞추어 연주되던 음악을 말한다.
餘姿暎寒日【言昔日梨園弟子雜伎ㅣ 皆流散니 唯餘李娘이 在此而相見於冬月也ㅣ라】

梨園엣 弟子ㅣ 흐러가미 주069)
흐러가미
흐터져 가니. ‘ㄷ 변칙동사’인 ‘흗다(흩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ㄷ’이 ‘ㄹ’로 바뀌어 연음되어 ‘러’가 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가다’가 연결되었으며, 또 다시 명사형 어미 ‘ㅁ’이 연결되었고, 다시 주격 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 ‘흗다’는 같은 뜻의 말로 ‘흐르다’도 함께 쓰였다.
 니 女樂의 나 양 치운 주070)
치운
추운. 형용사 ‘칩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ㅂ’이 원순모음화하여 ‘치운’이 된 것이다.
에 비취옛도다

【한자음】 이원제자산여연 여악여자영한일【옛날에 이원 제자들의 여러 가지 기능인들이 다 흩어져 가버리니, 오직 이랑[李十二娘]만이 여기 남아서 이 겨울에 서로 만나 보게 됐다는 말이다.】
【직역】 이원의 제자들이 흩어져간 것이 연기 흩어진 것 같으니, 여악(女樂)의 남아 있는 모양과 자태가 이 추운 날씨 속에 어려 비추어 있구나!
【의역】 이원에서 공부하고 공연하던 그 제자들은 이미 연기 흩어지듯 다 흩어져 가버리고, 오직 이 십이랑만이 남아 음악의 가락과 여기에 맞춘 그 춤을 추는 모양과 자태가 이 추운 날씨 속에 어려서 비출 뿐,

金粟堆 주071)
금속퇴(金粟堆)
지금의 중국 섬서성(陝西省) 포성현(蒲城縣)에 있는 언덕으로 당(唐)나라 현종(玄宗)의 무덤인 태릉(泰陵)이 있으며, 돌이 좁쌀처럼 잘 부서진다고 해서, 이렇게 불려지게 되었다고 전한다.
南木已 주072)
공(拱)
한 움큼. 실제로 이 ‘공’ 자를 설명하는 말인 ‘공목(拱木)’을 중국사전에서, ‘위목ㅈ기양수합포자(謂木之兩手合抱者 ; 나무 중에서 두 손을 서로 합쳐서 안을 수 있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라고 풀이하고 있어, 바로 ‘한 아름의 나무’를 말한 것임을 알 수 있다.
瞿塘 주073)
구당(瞿塘)
중국의 양자강 상류 사천성(四川省) 봉절현(奉節縣)에 있는 협곡으로 이른바 ‘장강삼협(長江三峽)’의 하나로서, 가장 험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협곡 절벽을 파서 통해로를 만들었으므로, 이 길이 험난하기로 유명하고 그 아래 양자강(長江)의 급류 역시 험하기로 유명하다.
石城草蕭瑟金粟堆 玄宗葬地라 墓木이 旣拱 言死已久也ㅣ라 瞿塘 甫今所在라】

金粟堆ㅅ 南녀긔 남기 마  우후미 외니 주074)
 우후미 외니
한 움큼이 되니. 여기서는, ‘나무 둘레가 한아름이나 되니’라야 옳다.
瞿塘ㅅ 石城엔 프리 蕭瑟도다

【한자음】 금속퇴남목이공 구당석성초소슬금속퇴현종의 장지라 무덤 앞의 나무가 이미 한 아름이 됐다는 것은 현종의 죽음이 이 오래 전이라는 말이다. 구당두보가 있는 곳이다.】
【직역】 금속퇴 언덕 앞의 나무가 벌써 한 움큼의 크기가 됐으니, 구당의 석성에는 풀이 을씨년스럽도다.
【의역】 현종 황제의 능
(무덤)
이 있는 금속퇴 언덕 앞의 나무는 세월이 꽤 지나서 벌써 한아름의 크기가 됐고, 구당협(瞿塘峽)에 있는 석성(石城)에는 풀만 우거져 을씨년스러운데,

玳筵 주075)
대연(玳筵)
거북의 한 종류인 대모(玳瑁)의 등껍질을 조각하여 박아 넣은 자리를 말하며, 이것은 매우 귀중한 자리로서 아마도 십이랑의 재능을 대우해서, 그 춤추는 자리를 이것으로 깔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急管 주076)
급관(急管)
빠른 관악. 여기서는 춤사위에 맞추어 빠른 가락으로 연주되는 관악기의 소리를 대유한 것이며, 언해에서는 구체적인 악기로 풀어 ‘뎌(저)’라고 하였다.
曲復終 樂極哀來 주077)
낙극애래(樂極哀來)
즐거움이 극치에 이른 다음엔 오히려 슬픔이 몰려온다. 이것은 흔히 인간의 한 감정이 한껏 고조된 극치의 정점은 상대적 감정과의 접점이라는 관념이 특히 문학 같은 감성적 예술에서 확인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月東出 주078)
월동출(月東出)
달이 동쪽에서 솟아오르다. 이 말은 앞의 ‘낙극애래’라는 현장적 상황과 조응관계를 지으면서, 고조된 화자 두보의 감정적 상황을 청신한 풍경 단면으로 대립화하여 제시하고 있다.

玳瑁 돗과  주079)

빠른. 급한.
뎌헤 놀애  니 주080)
니
마치니.
즐거우미 장야 슬푸미 오니 리 東의셔 돗놋다

【한자음】 대연급관곡부종 낙극애래월동출
【직역】 대모 돗자리와 빠른 저 불다가 노래를 또 마치니, 즐거움이 극에 달하여 슬픔이 몰려오니 달이 동쪽에서 돋아오르도다.
【의역】 대모를 박아 만든 돗자리에서 빠른 가락의 저 곡조를 연주하며, 거기 따라 추던 칼춤을 다시 마치자, 즐거움에 한껏 고조되었다가는 이내 슬픔이 몰려오며, 달이 동쪽에서 솟아오르니,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49ㄱ

老夫 주081)
노부(老夫)
늙은 남자. 늙은 남정네. 이것은 대상을 존대하는 말이 아니라, 오히려 약간은 비하하는 호칭이며, 따라서 이것은 작자 두보가 자신을 스스로 대리 호칭한 말이다.
不知其所往 足繭 주082)
족견(足繭)
글자대로 일반적인 뜻 풀이는 ‘발과 누에고치’이지만, 이것을 한 문장으로 놓고 풀이한다면, ‘발이 누에고치이다.’가 된다. 그런데 여기서는 분명 한 문장으로 쓰였을 것이면서, 이것은 작자 두보가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분명할 것이므로, ‘발이 물에 불어난 누에고치처럼 부르텄다.’라고 풀이되는 것이다.
荒山 주083)
전(轉)
이 한자의 뜻은 대개 ‘구르다’, ‘돌다’ 또는 ‘넘어지다’로 쓰여지나, 여기서는 ‘수질(愁疾)’이라는 서술어를 수식해주는 부사어로 쓰였을 것이므로, ‘갈수록’으로 풀어 읽어야 한다.
愁疾【足繭 바리 부르터 고티  시라 ㅣ 自言去留無定야 今徒足繭荒山奔走而已니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늘근 노미 주084)
늘근 노미
늙은 놈이. 이 고어는 바로 ‘노부(老夫)’를 언해한 말로,두보 자신이 자신을 대칭하는 말로서 스스로는 겸손하게 비칭하는 말로서 사용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 갈  아디 몯야 거츤 주085)
거츤
거친(황량한). 원형은 ‘거츨다’이다.
뫼헤 주086)
뫼헤
산에. ‘뫼’라는 이 고어는 ‘ㅎ’말음 명사라서 처격조사 ‘에’가 첨가되면서, ‘ㅎ’이 첨용되어 ‘헤’가 되었다.
바리 브륻고 주087)
부륻고
부르트고.
장 시름야 病얏노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노부불지기소주 족견황산전수질【‘족견(足繭)’은 발이 부르터서 누에고치 같은 것이다. 두보가 스스로 말하기를 ‘갈 것인가 남을 것인가를 결정할 수 없으면서, 이제 한갓 발만 고치처럼 부르튼 채 거친 산속만 달려갈 뿐이다’라고 하였다.】
【직역】 늙은 몸이 그 갈 데를 알지 못하여, 거친 산 속에서 발이 부르트고, 가장 근심스러워하여, 병까지 들었노라.
【의역】 나는 늙은 남자의 몸으로 어디로 가야 할 지도 알지 못한 채, 거친 산악지역 속에서 발이 불어난 누에고치처럼 부르트고, 갈수록 시름에 겨워 병까지 들었노라!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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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공손대랑(公孫大娘) : 중국의 당나라 현종 때 교방(敎坊)의 기녀로서 서하(西河)의 칼춤인 검기혼탈무를 너무 잘 추어서, 스님인 회소(懷素)가 이것을 보고 글씨를 잘쓰게 되었고, 장욱도 이것을 보고 글씨를 아주 능하게 잘 쓸 수 있게 됐다고 전한다.
주002)
기주(夔州) : 지금의 중국 사천성(四川省) 봉절현(奉節縣)을 말한다.
주003)
별가(別駕) : 중국의 주(州) 자사(刺史)가 행차할 때 마차를 타고 함께 가면서 보좌하던 관리를 말한다.
주004)
임영(臨潁) : 지금의 중국 하남성(河南省) 허창현(許昌縣)을 말한다.
주005)
울기(蔚跂) : 이 한자어는 형용사로서 ‘아주 면밀하고 뛰어난 상태’를 말한다.
주006)
언성(郾城) : 지금의 중국 하남성 임영현 남쪽에 있던 곳을 말한다.
주007)
검기혼탈무(劍器渾脫舞) : 중국의 한(漢)나라 때 장손무기(長孫無忌)가 검은 양털로 모자를 만들어 썼는데, 이 모자의 모양을 본떠서 창작한 춤으로 당(唐)나라의 황제 중종(中宗)이 잔치를 베풀면서, 기녀들에게 칼을 도구로 삼아 이 춤을 추게 하였다.
주008)
유리(瀏灕) : 이 한자어는 형용사로서 ‘빠르게 흐르듯한 상태’를 말한다.
주009)
돈좌(頓挫) : 이 한자어는 동사로서 ‘기세가 갑자기 꺾이거나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주010)
고두(高頭) : 당나라 때 오월(吳越) 지방에서 잘 만들어진 고급 짚신을 말한다.
주011)
의춘(宜春) : 당나라 때 교방의 기녀를 불러들여, 궁 안에서 기거하게 하던 숙소인 의춘원(宜春院)의 준말로, 이 기녀들을 ‘나인(內人)’이라 불렀고, 또 ‘전두인(前頭人)’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주012)
이원(梨園) : 당나라 때 음악을 담당한 부서의 명칭으로 현종(玄宗)이 음악을 잘 알아서, 음악 재능이 있는 젊은 처녀 3백여 명을 선발해서, 이 이원에서 훈련시켜 양성하였으며, 그래서 이 기능인들을 ‘이원 제자(梨園弟子)’라 불렀고, 이들은 황제의 잔치 놀이에 동원되었다.
주013)
외공봉(外供奉) : ‘공봉(供奉)’은 당나라 때 황제의 서류 처리등을 돕기 위해서 글을 아는 선비를 선발해서 임명한 수행원을 말하며, 이것은 황제의 외부 행차에 수행했던 수행원을 말한다.
주014)
성문신무황제(聖文神武皇帝) : 중국의 당(唐)나라 황제인 현종(玄宗)을 말하며, 이것은 이 현종을 존숭해서 붙인 수식어로의 호칭이다.
주015)
막이(莫二) : 둘이 없다. 서로 다르지 않다.
주016)
장욱(張旭) : 중국 당나라 때 시인이면서, 동시에 유명한 초서 글씨의 대가였다.
주017)
갈 가지고 혼탈(渾脫) 스고 춤 츠거늘 : 칼을 가지고 혼탈을 쓰고 춤을 추거늘.
주018)
ᄒᆞ오아 나 그ᄢᅵ 위두ᄒᆞ더라 : 홀로 우뚝 솟아 당대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주019)
져믄 ᄂᆞ티 아니로소니 : 젊은 얼굴은 아니니.
주020)
병서(幷序) : 이 시 제목에 붙인 서문(序文)이다. 이 ‘병서(幷序)’라는 말이 이 초간본에는 없지만, 중간본에는 제목 뒤에 작은 글씨로 쓰여 있다. 그리고 이 두보의 서문이 초간본에서는 언해하지 않았는데 중간본에서는 언해를 하였다. 여기서 중간본의 언해문을 보이면 다음과 같다.
주021)
녜 : 옛날. 옛적. 여기서는 매우 오래인 지나간 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지나간 전날’ 혹은 ‘몇 해 전날’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022)
고온 사 : 아름다운 여인. 그런데 이 고어에서 ‘고온’을 풀어보면 형용사 ‘곱다’에 관형사형 어미 ‘’이 연결되면서, ‘ㅂ’이 순경음화하여 ‘ㅸ’이 되어 연음되면서 ‘고’이 되고 ‘ㅸ’이 다시 원순모음 ‘오’로 바뀌면서, ‘고온(고은)’이 된 것이다.
주023)
갈 : 칼. 이 고어는 같은 뜻으로 현대어와 같은 ‘칼’이라는 고어도 함께 쓰였다.
주024)
춤츠니 : 춤추니.
주025)
뮈우니라 : 움직이게 하니라.
주026)
저상(沮喪) : 기운을 잃는 것. 춤을 추는 칼에 놀라서, 얼굴빛이 질리는 것을 말한다.
주027)
브왜니 : 어지러우니. 질리니. 여기서는 너무 놀라서, 얼굴빛이 질리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중간본에서 ‘브으왜니’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주028)
갑거니 : 낮거니. 여기서는 ‘땅이 낮아지거니 싶은 듯하다’는 말이며, 이 말의 원형은 ‘갑다’(낮다)이다.
주029)
확(㸌) : 이 한자가 이 『두시언해(杜詩諺解)』 초간본과 중간본에는 물론 세종대(世宗代)에 나온 활자본 『찬주분류두시(纂註分類杜詩)』, 그리고 이식(李植)의 『두시택풍당비해(杜詩澤風堂批解)』 등에도 중국의 『두시전집(杜詩全集)』과 『전당시(全唐詩)』에도 이 형태대로 되어 있으나, 이 글자는 『강희자전(康熙字典)』이나 『한문대사전(漢文大辭典』 등 어떤 책에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한자인 것이다.
주030)
예사구일(羿射九日) : 중국의 상고시대 유궁국(有窮國)의 임금인 후예(后羿)는 활을 잘 쏘아서, 하늘에 해가 열 개 떠서 그 중 아홉 개는 가지 아래에 있고, 하나는 가지 위에 있어서, 요(堯)임금이 후예에게 명령하여, 아홉 개의 해를 활로 쏘아서, 떨어뜨리게 하였다.
주031)
군제(群帝) : 이 한자어는 흔히 ‘뭇 임금’ 또는 ‘뭇 황제’로 풀어 읽을 수 있으나, 여기서는 ‘군지제(群之帝)’로 풀어서 ‘군’을 ‘임금 무리’로 보면, 이 ‘군지제’는 ‘임금 무리들의 황제’로 읽을 수 있으며, 이것은 바로 지상의 모든 나라에 있는 임글들의 임금은 바로 하늘에 있는 황제인 ‘천제(옥황상제)’인 것이다. 그래서 이 언해에서 ‘천제’로 풀어 언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032)
내여뢰정수진노(來如雷霆收震怒) : 올 적에는 우레(천둥)가 격한 성냄을 거두어들인 것 같다. 여기서는 춤을 시작하려고 관중들 앞으로 다가올 때의 상황은 마치도 우뢰가 그 성난 상태(천둥 치는 상태)를 거두어들인 것(소리를 안 내는 것) 같다는 말로서, 역동적이며 삼엄한 칼춤을 시작하기 바로 전에 오히려 숙연한 정황을 기막힌 비유로 잘 살려내어 표현하고 있다.
주033)
파여강해응청광(罷如江海凝淸光) : 끝날 때는 강과 바다에 맑은 빛이 엉기다. 여기서는 칼춤을 다 끝내자, 너무 숙연해지는 관객들의 심경 상태가 마치도 넓은 강물과 바다 물결에 맑은 빛이 엉기어 감도는 듯하다는 것으로서, 역시 그 정황의 비교적인 표현이 놀랍다.
주034)
구즉호 : 우뚝함은. 이것은 원문 시구의 ‘교(矯)’ 자를 언해한 말로서, 이 뜻은 시구의 전체 의미망에 맞지 않으며, 이 ‘교’ 자는 물론 ‘구즉다(우뚝하다)’라는 뜻도 있으나, 이 시구에서는 오히려 ‘날랜 것은’이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므로, ‘구즉호’이라는 언해는 잘못된 풀이이다.
주035)
솟다 : 날아 솟다.
주036)
울에 : 우레(천둥). 이것은 하나의 독립 품사 어휘 내에서는 위의 종성이 아래로 연음되지 않는다는 실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주037)
가고 : 거둔 듯하고(거두어들인 듯하고). 동사 ‘가다(거두다)’에 관형사형 어미 ‘’이 연결되면서, 동음생략 현상에 의하여 ‘’이 탈락하고, ‘가’이 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형용사 ‘고(듯하고)’가 연결된 것이다.
주038)
얼의옛 : 엉기어 있는. 동사 ‘얼의다(엉기다)’에 어미 ‘엣(어 있는)’이 연결되면서, ‘의’의 ‘ㅣ’음 영향으로 반모음 ‘ㅣ’음이 삽입되어, ‘옛’이 된 것이다.
주039)
적막(寂寞) : 적막하다. 여기서는 주인공 공손대랑의 죽음에 대해서, 매우 안타까워하고 그리워하는 심경을 담아 표현한 말이다.
주040)
분방(芬芳) : 향기가 아름답다. 여기서는 ‘아름다운 실제와 명성’이라는 명사구로서 구체적으로는 공손대랑의 뛰어나고 훌륭한 칼춤 솜씨와 그 높은 명성을 말하는 것이다.
주041)
매 : 소매.
주042)
두거시 : 두 가지가. 두 물건이. 두 개의 명사인 ‘두’와 ‘것’이 통합한 ‘두 것’에 주격 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ㅅ’이 연음된 것이다.
주043)
괴외니 : 고요하니. 이것은 같은 뜻의 말인 ‘괴오다’와 함께 쓰였다.
주044)
임영미인(臨潁美人) : 이 여인은 앞에서 말한 바대로 바로 임영에서 온 미인으로, 이 시의 제목 주에서 말한 이십이랑(李十二郞)을 가리키며, 바로 공손대랑의 제자로서 이 시의 주인공으로 칼춤을 추었다.
주045)
백제(白帝) : 이른바 다섯 천제(天帝) 중 서방(西方)을 담당한 천제를 말한다. 여기서는 중국의 사천성(四川省) 봉절현(奉節縣)에 있는 산과 이 산 밑에 있는 백제성(白帝城)을 말하는데, 이 성은 삼국시대 촉한(蜀漢)의 중요한 방위 진지였으며, 이 성 안 영안궁(永安宮)에서 유비(劉備)는 생을 마쳤고, 뒤에 백제묘(白帝廟)라는 사당을 지어서, 유비와 제갈량(諸葛亮), 관우(關羽) 등을 제사하였다. 여기서는 주인공 이십이랑이 와 있는 이 백제성을 말한다.
주046)
묘무차곡(妙舞此曲) : 이 시구의 부분은 그냥 문맥으로 ‘이 곡조를 기막히게 묘한 춤으로 풀어 추었다’로 읽을 수는 있지만, 여기에서 ‘차곡(이 곡조)’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시사가 없어, 이 시구에서 ‘신양양(정신이 신나 하다)’의 이유를 실감할 수가 없다.
주047)
올 : 고을. 지역.
주048)
여여문답기유이(與余問答旣有以) : 이 시구에서 행위의 주체는 이 시의 주체이며 춤을 춘 이십이랑으로 그가 나[余](두보 자신)와 문답을 한 것은 이미 나도 그의 스승인 공손대랑을 알고 있다는 것이 그 배경 이유가 된다는 말이며, 그래서 이 시구의 ‘이(以)’ 자는 흔히 동사 ‘쓰다[用]’의 뜻으로만 많이 쓰이는 것과 달리 여기서는 ‘이유’라는 명사로 쓰였다.
주049)
감시무사증완상(感時撫事增惋傷) : 이 시구에서 ‘감시(感時)’는 공손대랑이 살아 있을 그 때를 함께 되짚어 생각하면서, 슬픈 마음으로 감탄한다는 말이며, ‘무사(撫事)’는 공손대랑이 춤을 추던 상황들을 함께 안타깝게 되살려 본다는 말로서, 그래서 이십이랑과 두보 둘이 함께 슬픈 감회를 더 갖게 된다는 말이다.
주050)
날로 : 나와 함께.
주051)
다야 : 더불어. 함께 하여.
주052)
이믜셔 : 이미. 이것은 같은 뜻의 말로 ‘이믜’가 함께 쓰였다.
주053)
호미 : ~으로써 함이. 씀이. 동사 ‘다[用]’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ㅡ’가 생략되어 ‘’가 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다’가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명사형 연결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가 생략되어 ‘홈’이 되었고, 끝으로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 ‘호미’는 ‘以’ 자를 언해한 말로서, 이 시구에서는 의미 논리상 적합하지 않은 데에도 이렇게 ‘호미’로 언해한 것은, 역시 우리 선인들이 ‘以’ 자를 흔히 관습적으로 익혀온 바대로 ‘쓰다 이’ 자 또는 ‘써 이’ 자라는, ‘用’이라는 뜻의 글자로만 많이 알고 있어서, 그 아는 대로만 언해한 까닭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이 ‘以’ 자는 동사가 아니라, 명사로서 ‘이유’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그렇게 풀어 읽어야 이 시구의 의미망으로는 물론 전체 작품의 통합적 의미망상에서도 상호 유기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주054)
자바셔 : 어루만져서. 달래며 위로해서. 여기서는 ‘안타깝게 위로하면서’로 쓰였다.
주055)
슬후믈 : 슬퍼함을. 동사 ‘슳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ㅎ’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56)
갈로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칼로. ‘갈’은 ‘ㅎ’말음 명사라서 조사 ‘로’가 첨가되면서, ‘ㅎ’이 삽입되어 ‘갈로’가 된 것이다.
주057)
처 : 처음.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처엄’으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주058)
오십년간(五十年間) : 오십여 년 동안. 원문 협주에서 말한 바대로, 이 기간은 안녹산과 사사명의 이어진 반란으로 온통 온 나라가 혼란과 불행에 처했던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주059)
반장(反掌) : 손바닥을 뒤집다. 이것은 ‘반수(反手)’라는 말로 쓰이며, 일반적으로 무슨 일을 아주 쉽게 하는 것을 말하나, 여기서는 안녹산과 사사명 등의 반란으로 당(唐)나라의 국운이 엎치락뒤치락하여, 너무도 쉽게 몰락하였다는 것을 비유한 말로 쓰였다.
주060)
풍진(風塵) : 바람과 티끌. 바람에 날리는 먼지. 여기서는 안녹산과 사사명 등의 반란의 영향으로 인한 파괴와 혼란 등을 비유적으로 말한 것이다.
주061)
홍동(澒洞) : 어지러운 상태. 서로 연속되는 상태. 여기서는 혼란의 상태가 이어진 상황을 말한 것이다.
주062)
왕실(王室) : 이것은 바로 당나라 황실을 말한다. 이 어휘는 중국의 진(秦)나라 시대 이후부터는 중국의 군주(君主) 집안을 일컫는 말이 아니었으나, 주(周)나라 시대까지는 중국의 군주의 호칭이 ‘황제(皇帝)’가 아니고, ‘~왕(王)’이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그 호칭의 관례에 따라 ‘황제의 집안’인 ‘황실’도 그냥 ‘왕실’이라고 쓴 것이다.
주063)
쉬나 : 쉰남은. 쉰남짓. 오십여. ‘여남은, 스무남은’과 같이, ‘쉰(오십)’에 동사 ‘남다[餘]’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관형사형 어미 ‘’이 연결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중간본에서는 ‘쉬나믄’으로 기록되어 있다.
주064)
 : 사이. 여기서는 안녹산과 사사명 등의 반란으로 국가가 극심한 곤경에 처했던 기간을 말한다. 중간본에서는 ‘이’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되어 있다.
주065)
바 : 손바닥. 명사 ‘손’에 사잇소리인 ‘ㅅ’이 첨가되어 관형어가 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 ‘바’이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 고어는 현대어인 ‘손바닥’이라는 하나의 어휘로 통합 독립되면서, 이 사잇소리 ‘ㅅ’은 탈락하였다.
주066)
두위힐후미 : 엎치락뒤치락함이. 이 언해는 실제 우리 고어사전에서 확인해보면, ‘반복(反覆)’이라는 한자어에 대한 언해이지 ‘반’이라는 한 글자에 대한 언해는 아니나, 여기서는 이 ‘반’이라는 한 글자를 ‘반복’이라는 어휘의 약자로 보고 언해한 것이다.
주067)
어드웟도다 : 어두웠구나.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어두웟도다’로 바뀌어 기록돼 있다.
주068)
여악(女樂) : 앞에서 말한 바대로, 이원에서 수백명의 궁녀들이 추는 춤에 맞추어 연주되던 음악을 말한다.
주069)
흐러가미 : 흐터져 가니. ‘ㄷ 변칙동사’인 ‘흗다(흩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ㄷ’이 ‘ㄹ’로 바뀌어 연음되어 ‘러’가 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가다’가 연결되었으며, 또 다시 명사형 어미 ‘ㅁ’이 연결되었고, 다시 주격 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 ‘흗다’는 같은 뜻의 말로 ‘흐르다’도 함께 쓰였다.
주070)
치운 : 추운. 형용사 ‘칩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ㅂ’이 원순모음화하여 ‘치운’이 된 것이다.
주071)
금속퇴(金粟堆) : 지금의 중국 섬서성(陝西省) 포성현(蒲城縣)에 있는 언덕으로 당(唐)나라 현종(玄宗)의 무덤인 태릉(泰陵)이 있으며, 돌이 좁쌀처럼 잘 부서진다고 해서, 이렇게 불려지게 되었다고 전한다.
주072)
공(拱) : 한 움큼. 실제로 이 ‘공’ 자를 설명하는 말인 ‘공목(拱木)’을 중국사전에서, ‘위목ㅈ기양수합포자(謂木之兩手合抱者 ; 나무 중에서 두 손을 서로 합쳐서 안을 수 있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라고 풀이하고 있어, 바로 ‘한 아름의 나무’를 말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주073)
구당(瞿塘) : 중국의 양자강 상류 사천성(四川省) 봉절현(奉節縣)에 있는 협곡으로 이른바 ‘장강삼협(長江三峽)’의 하나로서, 가장 험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협곡 절벽을 파서 통해로를 만들었으므로, 이 길이 험난하기로 유명하고 그 아래 양자강(長江)의 급류 역시 험하기로 유명하다.
주074)
 우후미 외니 : 한 움큼이 되니. 여기서는, ‘나무 둘레가 한아름이나 되니’라야 옳다.
주075)
대연(玳筵) : 거북의 한 종류인 대모(玳瑁)의 등껍질을 조각하여 박아 넣은 자리를 말하며, 이것은 매우 귀중한 자리로서 아마도 십이랑의 재능을 대우해서, 그 춤추는 자리를 이것으로 깔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주076)
급관(急管) : 빠른 관악. 여기서는 춤사위에 맞추어 빠른 가락으로 연주되는 관악기의 소리를 대유한 것이며, 언해에서는 구체적인 악기로 풀어 ‘뎌(저)’라고 하였다.
주077)
낙극애래(樂極哀來) : 즐거움이 극치에 이른 다음엔 오히려 슬픔이 몰려온다. 이것은 흔히 인간의 한 감정이 한껏 고조된 극치의 정점은 상대적 감정과의 접점이라는 관념이 특히 문학 같은 감성적 예술에서 확인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주078)
월동출(月東出) : 달이 동쪽에서 솟아오르다. 이 말은 앞의 ‘낙극애래’라는 현장적 상황과 조응관계를 지으면서, 고조된 화자 두보의 감정적 상황을 청신한 풍경 단면으로 대립화하여 제시하고 있다.
주079)
 : 빠른. 급한.
주080)
니 : 마치니.
주081)
노부(老夫) : 늙은 남자. 늙은 남정네. 이것은 대상을 존대하는 말이 아니라, 오히려 약간은 비하하는 호칭이며, 따라서 이것은 작자 두보가 자신을 스스로 대리 호칭한 말이다.
주082)
족견(足繭) : 글자대로 일반적인 뜻 풀이는 ‘발과 누에고치’이지만, 이것을 한 문장으로 놓고 풀이한다면, ‘발이 누에고치이다.’가 된다. 그런데 여기서는 분명 한 문장으로 쓰였을 것이면서, 이것은 작자 두보가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분명할 것이므로, ‘발이 물에 불어난 누에고치처럼 부르텄다.’라고 풀이되는 것이다.
주083)
전(轉) : 이 한자의 뜻은 대개 ‘구르다’, ‘돌다’ 또는 ‘넘어지다’로 쓰여지나, 여기서는 ‘수질(愁疾)’이라는 서술어를 수식해주는 부사어로 쓰였을 것이므로, ‘갈수록’으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084)
늘근 노미 : 늙은 놈이. 이 고어는 바로 ‘노부(老夫)’를 언해한 말로,두보 자신이 자신을 대칭하는 말로서 스스로는 겸손하게 비칭하는 말로서 사용했을 것이 분명하다.
주085)
거츤 : 거친(황량한). 원형은 ‘거츨다’이다.
주086)
뫼헤 : 산에. ‘뫼’라는 이 고어는 ‘ㅎ’말음 명사라서 처격조사 ‘에’가 첨가되면서, ‘ㅎ’이 첨용되어 ‘헤’가 되었다.
주087)
부륻고 : 부르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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