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來
傑出士 주034) 걸출사(傑出士) 아주 뛰어나게 잘난 선비. 여기서는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이며, 노래하는 주체인 양씨와 비교하기 위해서 인용된 대상으로, 양씨도 이 뛰어나게 잘난 선비만큼 많은 사람들의 귀를 기울이게 할 훌륭한 명가수이면서, 그래서 또 그렇게 많은 진정한 청중을 기다리고 있을 사람이라는 말이다.
豈待一知己 주035) 기대일지기(豈待一知己) 이 시구를 우리 선인들은 흔히 해온 언해의 관습대로 ‘엇뎨 나 몸 아 것을 기들우리오’로 언해하지 않고, ‘엇뎨 몸 아 나 기들우리오’라고 언해하였는데, 이것은 한 문장의 이질적 언어 구조에 대한 이해와 풀이로서 아주 놀라운 수준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一知己’의 ‘一’은 ‘한 사람’이며, ‘知己’는 ‘나를 진정으로 알아주다’. 이 두 단위의 어휘를 합치면 ‘한 사람이 나를 진정으로 알아주다’라는 한 문장이 될 수도 있고, ‘나를 진정으로 알아주는 한 사람’이라는 한 문구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것은 ‘豈待一知己’라는 이 시구에서 ‘豈待(어찌 기다리겠는가?)’라는 타동사구가 등장하여, 그 목적어를 필요로 하고 있는 구조라서,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한 문장보다는 한 문구 특히 명사구가 요구되는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나를 진정으로 알아주는 한 사람’이라는 문구가 적합하며, 뿐만 아니라 우리 선인들은 이것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면서, ‘一知己’에서 ‘一’은 ‘한 사람’이라는 것과 ‘知己’는 ‘나를 알아주는’이라는 설명적 관형어로서 이것이 뒤에서 앞에 있는 ‘一(한 사람)’을 수식해주는 것임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말에서는 관형어가 반드시 그 수식을 받는 말 앞에만 놓이지, 절대로 뒤에 놓이지 않는 언어적 관습화에도 불구하고, 이것과 전혀 다른 한 문장의 언어적 관습을 무자각적으로나마 터득 활용하였다는 점이 대단히 놀라운 것이다.
吾聞昔
秦靑 주036) 진청(秦靑) 중국의 『열자(列子)』 〈탕문(湯問)〉에 나오는 옛날의 가수로서, 설담(薛譚)이라는 사람이 그에게 가서 노래를 배우다가, 미처 그의 노래 기능을 다 익히지 못했으면서도, 자신이 있다고 생각해서 떠나려 하자, 진청이 이 설담을 교외에서 전송하면서 노래를 부르니, 그 슬픈 노랫가락이 숲의 나뭇가지들을 울리고 흘러가던 구름을 멈추어, 이것을 본 설담이 사과를 하고, 다시 진청을 따라와서는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고 하였다.
傾側天下耳 주037) 경측천하이(傾側天下耳) 천하의 귀를 기울이게 한다. 이것은 바로 이 시의 주인공인 양씨도 바로 이 진청만큼 노래를 기막히게 잘 불러서,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다 듣고 싶어 귀를 기울이게 할 것이라는 친송을 대신한 말이다.
【天下之人이 豈 傾耳而聽 則非但一知己而已니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녜로 오매 傑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50ㄱ
出 사 엇뎨 몸 아 나
기들우리오 주038) 기들우리오 기다리겠는가. 그 원형은 ‘기들우다’이며, 이것은 같은 뜻으로 ‘기들오다’, ‘기드리다’라는 말들과 함께 쓰였다.
나
드로니 주039) 드로니 들으니. 이것은 ‘ㄷ’ 변칙 동사 ‘듣다’에 연결형 어미 ‘오니’가 연결되면서, ‘ㄷ’이 ‘ㄹ’로 바뀌면서 연음된 것이다.
녜 秦靑이 天下앳 귀 기우리게 더니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고래걸출사 기대일지기 오문석진청 경측천하이【천하의 사람들이 모두 귀를 기우리고 듣는다고 했으면, 바로 마음을 아는 사람이 하나뿐이 아니라는 것이다.】
【직역】 옛날부터 오면서 아주 잘난 사람은, 참말로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어찌 하나만 기다리겠는가? 나는 듣자하니 옛날에 진청(秦靑)이 천하의 귀를 기울이게 했었다고 하더니라!
【의역】 예로부터 지금까지 천하에 난 사람이라면, 진실로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어찌 한두 사람만이겠는가? 내가 듣기로는 옛날 노래 잘하기로 유명한 진청이란 자가 노래를 부르면, 천하의 듣는 이 귀를 모두 기울이게 했다고 하였다.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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