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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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감이 또 매를 그린 열두 폭의 부채를 내어 놓아[楊監又出畫鷹十二扇]


楊監又出畫鷹十二扇 주001)
양감우출화응십이선(楊監又出畫鷹十二扇)
이 시도 앞의 작품과 같은 시기인 보응(寶應; 肅宗) 원년(762)에 같은 면주(綿州)에서 두보가 지은 것이다.

양감우출화응십이선
(양감이 또 매를 그린 열두 폭의 부채를 내어 놓아)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36ㄱ

近時馮紹正 주002)
풍소정(馮紹正)
당(唐)나라 개원(開元; 현종의 초기) 시기의 사람으로 소부감(少府監)이 되어, 매 종류의 새를 잘 그렸다.
能畫鷙鳥 주003)
# 양자(樣姿)
이 한자어의 뜻은 ‘모양과 자세’이나, 여기서는 새의 모양을 말하는 것이다.
【馮紹正 開元 時人이라】

近時예 馮紹正이 鷙鳥의 양 能히 그리더니라

【한자음】 근시풍소정 능화지조양풍소정은 개원 시기 사람이다.】
【직역】 근래 시기에 풍소정이 능히 매 종류의 새 모양을 잘 그리더니,
【의역】 요 근래에 풍소정이 능히 매 종류의 새 그림을 잘 그리더니,

明公 주004)
명공(明公)
존귀한 사람을 높여서 부르는 호칭으로 구태어 뜻으로 풀면, ‘현명하신 당신’이라고 할 수 있다.
出此圖 無乃 주005)
무내(無乃)
어떤 문장을 반문형으로 구성할 경우에 글 머리에 배치하는 어구로서 ‘아니 ~이 아닌가?’ 또는 ‘혹시 ~이 아닌가?’의 형태로 문장을 구성하게 하는 숙어구이다.
傳其狀 주006)
전기상(傳其狀)
그 상태를 전하다. 여기서는 ‘실제의 상태를 그대로 전해서 알게 한다’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바로 그려진 매의 실제 진짜 상태를 그대로 보여 주어서, 알게 한다는 말이다.
【明公 指楊監이라】

明公이 이 圖 내니 주007)
내니
내어놓으니. 여기서는 ‘그림을 내어 놓아 보이니’라는 말로 쓰였다.
아니 그 얼구를 傳혼 것가 주008)
것가
것인가.

【한자음】 명공출차도 무내전기상【명공은 양감을 가리키는 것이다.】
【직역】 현명하신 당신이 이 그림을 내 보이니, 아니 그 진상을 그대로 알려 주려는 것인가?
【의역】 현명하신 당신이 이 풍소정의 매 그림을 내 보이니, 아니 그려진 그림의 참 실상을 그대로 알려 주려는 것입니까?

殊姿 주009)
수자(殊姿)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 ‘각기 다른 자태’라는 말인데, 여기서는 바로 그려진 매들의 각기 다른 자태를 말한다.
各獨立 주010)
각독립(各獨立)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의 ‘각각 독립해 있다’라는 이 말은, 각기 다른 자태의 여러 매의 모양들이 그 하나하나가 모두 독립적인 특성으로 다르게, 그려져 있다는 말이다.
淸絶 주011)
청절(淸絶)
맑음이 가장 뛰어나다. 이것은 그려진 각 매 그림의 인상들이 아주 맑고 더없이 깨끗하다는 말이며, 작가의 마음이 이 그림들의 하나 하나가 지닌 그 인상들을 향하여 그렸다는 말이다.
心有向
주012)
청절심유향(淸絶心有向)
이 시구를 언해에서는 ‘고미 장 미 向혼  잇도다(맑음이 가장 뛰어난 마음이 향한 곳에 있도다)’로 풀어 읽었으나, 이렇게 풀어 읽는 것은 ‘淸絶’이 ‘心’을 관형어로 수식하는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서, 이것은 오언시(五言詩)의 시구 구성 양식에서 시 어휘 수의 배합 원칙이 ‘2+3(淸絶+心有向)’인데, 이것을 ‘3+2(淸絶心+有向)’로 오해한 것으로 판단되며, 따라서 이것은 마땅히 ‘맑음이 가장 뛰어난 것에 마음이 향해 있다’로 풀어서 읽음으로써 ‘淸絶(맑음이 가장 뛰어난 것에)’을 ‘心有向(마음이 향해 있다)’의 목적성 부사어로 이해해야 한다.

殊異 양 제여곰 주013)
제여곰
제 각기.
오 주014)
오
‘혼자’ 또는 ‘홀로‘.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오아’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솃니 주015)
솃니
서 있나니. 동사 ‘셔다(서다)’에 존재사 ‘잇니(있나니)’가 연결되면서, ‘셔’와 ‘잇’이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고미 장 미 向혼 잇도다

【한자음】 수자각독립 청절심유향
【직역】 특별히 다른 모양과 자태는 제 각각 독립해 있으니, 맑은 것이 가장 뛰어난 마음이 향한 데에 있도다.
【의역】 그려진 매들의 특별히 다른 모양과 자태는 제 각각 독립해 있지만, 맑은 것이 가장 뛰어난 것에 작가(강초공)의 마음이 향해 있는 것은 분명한데,

疾禁千里馬 氣敵萬人將【禁 當也ㅣ라】

로 주016)
로
빠름은. 형용사 ‘다(빠르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변칙적 어미변화로 인해서 ‘ㄹ’이 개입되고 ‘’음이 묵음화한 것이다.
千里예 갈 와 주017)
와
말과. 명사 ‘’에 조사 ‘과’가 첨가되면서, ‘ㄹ’음 아래서 ‘ㄱ’이 탈락한 것이다.
리오 주018)
리오
같을 것이요.
氣運은 萬人 주019)
~에 있는.
將帥와 오라 주020)
오라
함께 나란히 하다.

【한자음】 질금천리마 기적만인장【금
(禁; 당하다)
은 당
(當; 맞먹다)
이라는 말이다.】
【직역】 빠르기는 천 리를 갈 말과 같을 것이요, 기운은 만 명의 사람을 거느리는 장수와 맞선다.
【의역】 그려진 매들의 빠르기는 천 리를 갈 말과 맞먹고, 기운은 만 명의 사람들을 거느린 장수와 맞설 만하니,

憶昔 주021)
억석(憶昔)
한문 문구에서 글 머리에 많이 쓰이는 말로 ‘옛일을 회상하여 되새겨 본다’는 뜻으로 관용화한 말이다.
驪山宮 주022)
여산궁(驪山宮)
지궁 중국의 섬서성(陝西省) 임동현(臨潼縣)에 있는 여산(驪山)과 이 아래에 있는 온천과 화청궁(華淸宮)으로 당(唐)나라 현종(玄宗) 황제가 양귀비(楊貴妃)와 환락을 즐기던 곳이다.
冬移含元 주023)
함원(含元)
이 말은 당(唐)나라의 궁궐 안에 있던 건물인 ‘함원전(含元殿)’을 말하며, 여기에는 유명한 의장대가 딸려 있었는데, 현종 황제가 이 의장대를 여산궁에까지 인솔해 가서 의식을 치루었다.

랑호니 주024)
랑호니
되새겨 생각해 보니.
녜 驪山宮에 겨레 주025)
겨레
겨울에. 명사 ‘겨(겨울)’에 시간 조사 ‘에’가 첨가되면서, ‘ㄹ’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중간본에서 ‘겨으레’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되어 있다. 그리고 이것은 ‘겨(겨울)’이라는 고어와 함께 쓰였다.
含元殿엣 儀仗을 옮겨가 더시니라

【한자음】 억석려산궁 동이함원장
【직역】 생각해 보니 옛날 여산궁에, 겨울에 함원전(含元殿)의 의장(儀仗)을 옮겨 가셨더니라.
【의역】 생각해 보니 옛 현종 황제께서 여산궁에 가셔서, 겨울 함원전에 의장대를 옮기기까지 하시며,

天寒 주026)
천한(天寒)
이 한자어는 흔히 ‘하늘이 차다’로 해석할 가능성이 많지만, 이 한자어에서 ‘天’ 자는 흔히 알고 있는 바의 뜻대로 ‘하늘’이라고만 생각하나, 이 경우에는 ‘하늘 천’ 자가 아니고 ‘날씨 천’ 자로 쓰여진 것이므로, ‘날씨가 추워지다’로 풀어 읽어야 한다.
羽獵 주027)
우렵(羽獵)
임금이나 황제가 직접 참가하여 수행하는 사냥을 말한다.
此物 주028)
차물(此物)
이 물건. 이것은 지시 의미가 너무 막연하며, 따라서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사냥에 동원되는 매들’을 지칭하는 것이며, 바로 이 작품의 주체인 그림 속 매를 지칭하는 것이다.
神俱王【王은 去聲이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36ㄴ

하히 거든 주029)
하히 거든
날씨가 추워지면. 앞에서 말한 바대로 ‘天’ 자의 뜻은 흔히 알고 있는 바 ‘하늘’이라는 하나로만 인식하고, 모두 ‘하늘’이라고만 풀이를 하나, 이 한자는 여러 가지의 뜻을 가진 글자로서 ‘날씨’라는 뜻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 언해의 ‘하히’라는 표기는 ‘하’이라는 명사가 옛날에는 격변화에 있어서, ‘ㅎ’ 말음 명사여서 ‘이’가 아닌 ‘히’가 된 것이다.
주030)
크게. 형용사 ‘크다’에 부사형 어미 ‘이’가 연결되면서, ‘ㅡ’가 묵음화하고, ‘ㅋ’이 그냥 연음된 것이다.
羽獵실 제 이거시 精神이 다 王盛 주031)
왕성(王盛)
이 한자어에서 ‘왕(王)’ 자는 거성(去聲)이라 하였으니, ‘양(漾)’의 뜻일 경우에는 ‘왕성하다’라는 뜻이므로, ‘왕성’과 같은 말이다.
더니라

【한자음】 천한대우렵 차물신구왕【왕(王)은 거성(去聲)이다.】
【직역】 날씨가 차지면 크게 사냥하실 적에, 이 것(매)이 정신까지 왕성하였다.
【의역】 날씨가 추워지면 크게 수렵 행사를 시행하여, 황제께서 직접 사냥을 하실 적에, 이 수렵 행사에 동원된 사냥 매들은 정신까지 왕성하여,

當時 주032)
당시(當時)
당시. 그 때. 여기서는 바로 황제가 매를 활용하여 사냥을 할 당시를 말한다.
凡材 주033)
범재(凡材)
평범한 재능. 여기서는 매들이 사냥을 하는 데에 있어서, 그저 평범한 기능과 역할을 하는 자질을 가진 것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百中 주034)
백중(百中)
이 한자어는 ‘백발백중(百發百中 : 백 번 쏘아서 백 번 맞춘다)’이라는 말의 준말로 쓰인 것이며, 여기서는 매가 대상을 보면 틀림없이 다 잡는 것을 기려서 한 말이다.
用壯 주035)
용장(用壯)
장쾌하게 활용하다. 이것은 ‘백 번 보면 백 번 잡는 매의 훌륭한 재능을 훌륭하게 활용하여, 짐승을 잡는 것’을 말한 것이다. 그런데 언해에서 이것을 ‘壯 거슬 더시니라’로 풀었는데, 이것은 언어의 구조적 유기성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들어낸 것으로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百中皆用壯’에서 주어는 문외(이 문장 밖)에 있는 ‘황제’이며, 서술어는 ‘용(用 : 활용하다)’으로서, 이 ‘활용하다’의 목적어는 ‘百中(百發百中하는 매의 사냥 기능)’이고, 이 ‘활용하다’의 수식어는 바로 ‘壯(장하게. 훌륭하게)’이라는 부사어인데, 이 ‘壯’을 또 하나의 목적어로 보고 풀이를 한 것이다. 이렇게 우리 선인들이 오해를 한 것은 한자어가 우리에게는 엄연한 외국어로서 그 언어적 구조의 성격이 우리의 어문과 달라서, 한자어에서는 부사어가 동사나 형용사 서술어의 앞이나 뒤에 모두 놓일 수 있는 데에 비해, 우리 어문에서는 부사어가 반드시 그 수식을 받는 서술어(동사나 형용사)의 앞에만 놓이는 것에 관습화되어 있어서, 이 ‘壯’이 ‘用’의 목적어인 줄만 알고, 부사형 수식어인 줄은 전혀 모른 결과로 인해 빚어진 오역이었다.

그 주036)
그
그 때.
凡常앳 材質이 업서 온 번 주037)
온번
백 번.
마칠 주038)
마칠
맞힐. 동사 ‘마치다(맞히다)’에 관형사형 어미 ‘ㄹ’이 연결된 것이다.
조 다 壯 거슬 더시니라

【한자음】 당시무범재 백중개용장
【직역】 그 때에 평범한 자질만을 가진 매는 없어서, 백 번 맞을 재주를 다 장하게 쓰시더니라.
【의역】 사냥을 할 때에 평범한 재질만을 가진 매는 없어서, 황제께서 백 번이면 백 번 다 대상을 틀림없이 사냥하여 성공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매들을 다 훌륭하게 활용하셨건만,

粉墨 주039)
분묵(粉墨)
글자들의 뜻하는 바대로 ‘분과 먹’을 말하며, 따라서 여기서는 그림 물감을 말한 것이다.
形似間 識者一惆悵 주040)
식자일추창(識者一惆悵)
이것의 언해인 ‘알 사미  디위 슬노라’는 그냥 문면을 축자적 의미로만 풀이한 것이지만, 이것을 제대로 풀어 읽기 위해서 앞 구에서 ‘그려진 매가 현종 황제가 여산에서 크게 사냥을 했던 그 매와 너무 같다’고 한 것을 전제로 하여, 이렇게 그 여산의 매와 닮은 이 그림 속 매의 용맹과 능력을 아는 사람은 이 매를 닮은 용맹한 장군이 나타나서, 다음 네 구로 이어진 내용대로의 전란을 평정하고, 동시에 조정에서 권력을 농단하는 최간(崔旰) 같은 무리를 시원하게 처단했으면 좋겠는데, 그것을 못하는 현실이라, 이런 장군과 같은 매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한 번 안타까워 하고 서글퍼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이 시에서는 매가 용감하고, 정의로운 장군으로 비유되어 시화하고 있다.
【言此畫鷹이 與驪山獵鷹로 相似也ㅣ라】

粉墨으로 그륜 주041)
그륜
그린.
얼구리  예 주042)
예
사이예.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이예’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되어 있다.
알 미  디위 주043)
디위
한 번.
슬노라 주044)
슬노라
슬퍼하노라.

【한자음】 분묵형사간 식자일추창【말하자면 이 그림 속의 매는 여산에서 사냥하던 매와 서로 같다.】
【직역】 분과 먹으로 그려진 매의 형상이 같은 순간에, 알 사람이 한 번 서글퍼하노라.
【의역】 분과 먹으로 그려진 매의 형상이 여산에서 사냥한 매와 같은 순간에, 이것을 알 사람들은 한 번 안타까와 서글퍼할 것이니,

干戈 주045)
간과(干戈)
방패와 창’이지만, 이것은 이런 무기들이 쉴 사이 없이 쓰여지고 있는 상황인 전투나 전쟁을 대유하는 말로 쓰였다. 여기서는 아마도 안녹산의 반란과 외적의 침입으로 혼란에 빠져 있던 당시 당(唐)나라의 상황을 시사하는 말일 것이다.
少暇日 眞骨老崖嶂 주046)
진골노애장(眞骨老崖嶂)
이 시구의 ‘진골(眞骨)’은 분명 여산의 사냥 매와 같이 용맹하고 날쌘 그림 속의 매가 산 속에만 있는 것을 말하면서, 동시에 당시 전투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국가 상황을 평정할 만한 용맹하고, 정의로운 장군이 조정에 나오지 못한 채 있는 것을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사호매 閑暇 나리 져그니 眞實ㅅ 氣骨이 뫼혜서 늙놋다

【한자음】 간과소가일 진골노애장
【직역】 전투로 한가한 날이 적으니, 진실한 기골이 산 속에서 늙는구나!
【의역】 전투로 인해 한가한 날이 적은 데도, 이 전투를 끝낼 만큼 용맹한 매가 산 속에서 그냥 늙어만 가고 있네만,

爲君除狡兔 주047)
위군제교토(爲君除狡兔)
이 시구는 이미 말한 바대로 임금님을 모시고 사냥을 하며, 날쌔고 용맹한 매를 놓아 간교한 토끼를 잡는 것이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용감하고 정의로운 장군이 간신들에게 둘러 싸인 임금을 위하여, 그 간신들을 처단하는 이중의미(二重意味)로 되어 있다.
會是翻鞲上 주048)
회시번구상(會是翻韝上)
이 시구 역시 날쌔고 용맹한 매가 간교한 토끼를 잡고 나서, 조련사의 팔에 끼인 가죽 토시 위에서 위용을 자랑하는 것이면서, 용감하고 정의로운 장군이 임금님 주위의 간신들을 일거에 처단하고, 그 충성심과 공로를 자랑스런 모습으로 천하에 당당하게 보이는 이중의미로 되어 있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님금 爲와 주049)
와
하여서. 조동사 ‘’에서 벌써 순경음 ‘ㅸ’이 ‘오’로 바뀌어 있으며, 이 ‘와’는 중간본에서 ‘와’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간곡 주050)
간곡한
간교한.
톳길 주051)
톳기
토끼.
잡곡 주052)
잡곡
잡고서는. 여기서 ‘곡’의 ‘ㄱ’은 용언 밑에 쓰여, 현대어로는 ‘~서는’이라고 읽히는 것이다.
모로매 주053)
모로매
모름지기. 반드시.
버러 주054)
버러
팔찌. 조련사가 팔에 끼는 가죽 토시.
우희셔 드위이즈리라 주055)
드위잊다
번드치다. 이것은 같은 뜻의 ‘드위잇다’와 ‘드위티다’와 함께 쓰였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위군제교토 회시번구상
【직역】 임금님을 위하여 간교한 토끼를 잡고, 모름지기 팔의 가죽 토시에서 번드치게 하리라.
【의역】 임금님을 위하여 이 용감하고 날쌘 매를 풀어 간교한 토끼들을 잡고, 모름지기 이 매가 조련사의 팔의 가죽 토시 위에서 번드치며 놀게 하리라!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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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양감우출화응십이선(楊監又出畫鷹十二扇) : 이 시도 앞의 작품과 같은 시기인 보응(寶應; 肅宗) 원년(762)에 같은 면주(綿州)에서 두보가 지은 것이다.
주002)
풍소정(馮紹正) : 당(唐)나라 개원(開元; 현종의 초기) 시기의 사람으로 소부감(少府監)이 되어, 매 종류의 새를 잘 그렸다.
주003)
# 양자(樣姿) : 이 한자어의 뜻은 ‘모양과 자세’이나, 여기서는 새의 모양을 말하는 것이다.
주004)
명공(明公) : 존귀한 사람을 높여서 부르는 호칭으로 구태어 뜻으로 풀면, ‘현명하신 당신’이라고 할 수 있다.
주005)
무내(無乃) : 어떤 문장을 반문형으로 구성할 경우에 글 머리에 배치하는 어구로서 ‘아니 ~이 아닌가?’ 또는 ‘혹시 ~이 아닌가?’의 형태로 문장을 구성하게 하는 숙어구이다.
주006)
전기상(傳其狀) : 그 상태를 전하다. 여기서는 ‘실제의 상태를 그대로 전해서 알게 한다’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바로 그려진 매의 실제 진짜 상태를 그대로 보여 주어서, 알게 한다는 말이다.
주007)
내니 : 내어놓으니. 여기서는 ‘그림을 내어 놓아 보이니’라는 말로 쓰였다.
주008)
것가 : 것인가.
주009)
수자(殊姿) :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 ‘각기 다른 자태’라는 말인데, 여기서는 바로 그려진 매들의 각기 다른 자태를 말한다.
주010)
각독립(各獨立) :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의 ‘각각 독립해 있다’라는 이 말은, 각기 다른 자태의 여러 매의 모양들이 그 하나하나가 모두 독립적인 특성으로 다르게, 그려져 있다는 말이다.
주011)
청절(淸絶) : 맑음이 가장 뛰어나다. 이것은 그려진 각 매 그림의 인상들이 아주 맑고 더없이 깨끗하다는 말이며, 작가의 마음이 이 그림들의 하나 하나가 지닌 그 인상들을 향하여 그렸다는 말이다.
주012)
청절심유향(淸絶心有向) : 이 시구를 언해에서는 ‘고미 장 미 向혼  잇도다(맑음이 가장 뛰어난 마음이 향한 곳에 있도다)’로 풀어 읽었으나, 이렇게 풀어 읽는 것은 ‘淸絶’이 ‘心’을 관형어로 수식하는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서, 이것은 오언시(五言詩)의 시구 구성 양식에서 시 어휘 수의 배합 원칙이 ‘2+3(淸絶+心有向)’인데, 이것을 ‘3+2(淸絶心+有向)’로 오해한 것으로 판단되며, 따라서 이것은 마땅히 ‘맑음이 가장 뛰어난 것에 마음이 향해 있다’로 풀어서 읽음으로써 ‘淸絶(맑음이 가장 뛰어난 것에)’을 ‘心有向(마음이 향해 있다)’의 목적성 부사어로 이해해야 한다.
주013)
제여곰 : 제 각기.
주014)
오 : ‘혼자’ 또는 ‘홀로‘.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오아’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주015)
솃니 : 서 있나니. 동사 ‘셔다(서다)’에 존재사 ‘잇니(있나니)’가 연결되면서, ‘셔’와 ‘잇’이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주016)
로 : 빠름은. 형용사 ‘다(빠르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변칙적 어미변화로 인해서 ‘ㄹ’이 개입되고 ‘’음이 묵음화한 것이다.
주017)
와 : 말과. 명사 ‘’에 조사 ‘과’가 첨가되면서, ‘ㄹ’음 아래서 ‘ㄱ’이 탈락한 것이다.
주018)
리오 : 같을 것이요.
주019)
엣 : ~에 있는.
주020)
오라 : 함께 나란히 하다.
주021)
억석(憶昔) : 한문 문구에서 글 머리에 많이 쓰이는 말로 ‘옛일을 회상하여 되새겨 본다’는 뜻으로 관용화한 말이다.
주022)
여산궁(驪山宮) : 지궁 중국의 섬서성(陝西省) 임동현(臨潼縣)에 있는 여산(驪山)과 이 아래에 있는 온천과 화청궁(華淸宮)으로 당(唐)나라 현종(玄宗) 황제가 양귀비(楊貴妃)와 환락을 즐기던 곳이다.
주023)
함원(含元) : 이 말은 당(唐)나라의 궁궐 안에 있던 건물인 ‘함원전(含元殿)’을 말하며, 여기에는 유명한 의장대가 딸려 있었는데, 현종 황제가 이 의장대를 여산궁에까지 인솔해 가서 의식을 치루었다.
주024)
랑호니 : 되새겨 생각해 보니.
주025)
겨레 : 겨울에. 명사 ‘겨(겨울)’에 시간 조사 ‘에’가 첨가되면서, ‘ㄹ’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중간본에서 ‘겨으레’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되어 있다. 그리고 이것은 ‘겨(겨울)’이라는 고어와 함께 쓰였다.
주026)
천한(天寒) : 이 한자어는 흔히 ‘하늘이 차다’로 해석할 가능성이 많지만, 이 한자어에서 ‘天’ 자는 흔히 알고 있는 바의 뜻대로 ‘하늘’이라고만 생각하나, 이 경우에는 ‘하늘 천’ 자가 아니고 ‘날씨 천’ 자로 쓰여진 것이므로, ‘날씨가 추워지다’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027)
우렵(羽獵) : 임금이나 황제가 직접 참가하여 수행하는 사냥을 말한다.
주028)
차물(此物) : 이 물건. 이것은 지시 의미가 너무 막연하며, 따라서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사냥에 동원되는 매들’을 지칭하는 것이며, 바로 이 작품의 주체인 그림 속 매를 지칭하는 것이다.
주029)
하히 거든 : 날씨가 추워지면. 앞에서 말한 바대로 ‘天’ 자의 뜻은 흔히 알고 있는 바 ‘하늘’이라는 하나로만 인식하고, 모두 ‘하늘’이라고만 풀이를 하나, 이 한자는 여러 가지의 뜻을 가진 글자로서 ‘날씨’라는 뜻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 언해의 ‘하히’라는 표기는 ‘하’이라는 명사가 옛날에는 격변화에 있어서, ‘ㅎ’ 말음 명사여서 ‘이’가 아닌 ‘히’가 된 것이다.
주030)
키 : 크게. 형용사 ‘크다’에 부사형 어미 ‘이’가 연결되면서, ‘ㅡ’가 묵음화하고, ‘ㅋ’이 그냥 연음된 것이다.
주031)
왕성(王盛) : 이 한자어에서 ‘왕(王)’ 자는 거성(去聲)이라 하였으니, ‘양(漾)’의 뜻일 경우에는 ‘왕성하다’라는 뜻이므로, ‘왕성’과 같은 말이다.
주032)
당시(當時) : 당시. 그 때. 여기서는 바로 황제가 매를 활용하여 사냥을 할 당시를 말한다.
주033)
범재(凡材) : 평범한 재능. 여기서는 매들이 사냥을 하는 데에 있어서, 그저 평범한 기능과 역할을 하는 자질을 가진 것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주034)
백중(百中) : 이 한자어는 ‘백발백중(百發百中 : 백 번 쏘아서 백 번 맞춘다)’이라는 말의 준말로 쓰인 것이며, 여기서는 매가 대상을 보면 틀림없이 다 잡는 것을 기려서 한 말이다.
주035)
용장(用壯) : 장쾌하게 활용하다. 이것은 ‘백 번 보면 백 번 잡는 매의 훌륭한 재능을 훌륭하게 활용하여, 짐승을 잡는 것’을 말한 것이다. 그런데 언해에서 이것을 ‘壯 거슬 더시니라’로 풀었는데, 이것은 언어의 구조적 유기성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들어낸 것으로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百中皆用壯’에서 주어는 문외(이 문장 밖)에 있는 ‘황제’이며, 서술어는 ‘용(用 : 활용하다)’으로서, 이 ‘활용하다’의 목적어는 ‘百中(百發百中하는 매의 사냥 기능)’이고, 이 ‘활용하다’의 수식어는 바로 ‘壯(장하게. 훌륭하게)’이라는 부사어인데, 이 ‘壯’을 또 하나의 목적어로 보고 풀이를 한 것이다. 이렇게 우리 선인들이 오해를 한 것은 한자어가 우리에게는 엄연한 외국어로서 그 언어적 구조의 성격이 우리의 어문과 달라서, 한자어에서는 부사어가 동사나 형용사 서술어의 앞이나 뒤에 모두 놓일 수 있는 데에 비해, 우리 어문에서는 부사어가 반드시 그 수식을 받는 서술어(동사나 형용사)의 앞에만 놓이는 것에 관습화되어 있어서, 이 ‘壯’이 ‘用’의 목적어인 줄만 알고, 부사형 수식어인 줄은 전혀 모른 결과로 인해 빚어진 오역이었다.
주036)
그 : 그 때.
주037)
온번 : 백 번.
주038)
마칠 : 맞힐. 동사 ‘마치다(맞히다)’에 관형사형 어미 ‘ㄹ’이 연결된 것이다.
주039)
분묵(粉墨) : 글자들의 뜻하는 바대로 ‘분과 먹’을 말하며, 따라서 여기서는 그림 물감을 말한 것이다.
주040)
식자일추창(識者一惆悵) : 이것의 언해인 ‘알 사미  디위 슬노라’는 그냥 문면을 축자적 의미로만 풀이한 것이지만, 이것을 제대로 풀어 읽기 위해서 앞 구에서 ‘그려진 매가 현종 황제가 여산에서 크게 사냥을 했던 그 매와 너무 같다’고 한 것을 전제로 하여, 이렇게 그 여산의 매와 닮은 이 그림 속 매의 용맹과 능력을 아는 사람은 이 매를 닮은 용맹한 장군이 나타나서, 다음 네 구로 이어진 내용대로의 전란을 평정하고, 동시에 조정에서 권력을 농단하는 최간(崔旰) 같은 무리를 시원하게 처단했으면 좋겠는데, 그것을 못하는 현실이라, 이런 장군과 같은 매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한 번 안타까워 하고 서글퍼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이 시에서는 매가 용감하고, 정의로운 장군으로 비유되어 시화하고 있다.
주041)
그륜 : 그린.
주042)
예 : 사이예.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이예’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되어 있다.
주043)
디위 : 한 번.
주044)
슬노라 : 슬퍼하노라.
주045)
간과(干戈) : 방패와 창’이지만, 이것은 이런 무기들이 쉴 사이 없이 쓰여지고 있는 상황인 전투나 전쟁을 대유하는 말로 쓰였다. 여기서는 아마도 안녹산의 반란과 외적의 침입으로 혼란에 빠져 있던 당시 당(唐)나라의 상황을 시사하는 말일 것이다.
주046)
진골노애장(眞骨老崖嶂) : 이 시구의 ‘진골(眞骨)’은 분명 여산의 사냥 매와 같이 용맹하고 날쌘 그림 속의 매가 산 속에만 있는 것을 말하면서, 동시에 당시 전투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국가 상황을 평정할 만한 용맹하고, 정의로운 장군이 조정에 나오지 못한 채 있는 것을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주047)
위군제교토(爲君除狡兔) : 이 시구는 이미 말한 바대로 임금님을 모시고 사냥을 하며, 날쌔고 용맹한 매를 놓아 간교한 토끼를 잡는 것이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용감하고 정의로운 장군이 간신들에게 둘러 싸인 임금을 위하여, 그 간신들을 처단하는 이중의미(二重意味)로 되어 있다.
주048)
회시번구상(會是翻韝上) : 이 시구 역시 날쌔고 용맹한 매가 간교한 토끼를 잡고 나서, 조련사의 팔에 끼인 가죽 토시 위에서 위용을 자랑하는 것이면서, 용감하고 정의로운 장군이 임금님 주위의 간신들을 일거에 처단하고, 그 충성심과 공로를 자랑스런 모습으로 천하에 당당하게 보이는 이중의미로 되어 있다.
주049)
와 : 하여서. 조동사 ‘’에서 벌써 순경음 ‘ㅸ’이 ‘오’로 바뀌어 있으며, 이 ‘와’는 중간본에서 ‘와’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주050)
간곡한 : 간교한.
주051)
톳기 : 토끼.
주052)
잡곡 : 잡고서는. 여기서 ‘곡’의 ‘ㄱ’은 용언 밑에 쓰여, 현대어로는 ‘~서는’이라고 읽히는 것이다.
주053)
모로매 : 모름지기. 반드시.
주054)
버러 : 팔찌. 조련사가 팔에 끼는 가죽 토시.
주055)
드위잊다 : 번드치다. 이것은 같은 뜻의 ‘드위잇다’와 ‘드위티다’와 함께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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