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于
白玉盤 주085) 백옥반(白玉盤) 흰 옥쟁반. 지극히 깨끗하고 귀한 용기라서, 지극히 고귀하신 임금님의 신분에 상응하여 사용되는 것이며, 그래서 또 임금님의 사랑을 받을 만큼 신선한 채소이기 때문에 상추는 이 흰 옥쟁반에 담아, 올려져서 바쳐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흰 옥쟁반은 임금님의 사랑을 받을 만큼 신선한 채소인 상추를 바치기 위해서, 이 시의 소재로 선택된 것이며, 이 배경에는 비름 같은 천한 채소는 감히 흰 옥쟁반에 올려질 생각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말없이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67ㄴ
藉以如霞綺 주086) 자이여하기(藉以如霞綺) ‘자(藉)’ 자를 사전적으로는 지시되어 있지 않은 의미인 ‘다(포장하다. 싸다)’로 융통성 있게 언해하여 의미망에 맞도록 한 것은, 아주 놀라운 풀이라고 할 수 있으며, ‘여하기(如霞綺)’는 목적어 ‘상추’를 진귀하게 하기 위한 장치로서 인용된 것으로, 여기의 ‘여하’라는 관형사적 수식어는 그 싸이는 상추가 아른아른 보일 만큼의 반투명의 비단임을 시사하는 표현의 수식어로서 아주 실감나는 표현이다.
莧也 주087) 현야(莧也) 비름이야. 여기서는 ‘야(也)’ 자가 비름을 아주 천하고 흔한 풀임을 비하하는 호칭의 기능을 하는 조사이다.
無所施
胡顔 주088) 호안(胡顔) 이 한자어를 우리 선인들은 ‘어느 ’으로 풀어서 언해하였으나,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이 ‘야생 비름’을 천격의 대상으로 비하하여 표현한 것이라, 현대어로는 ‘무슨 체면’으로 풀어 읽어야 한다.
入筐篚
【言萵苣ㅣ 生長야 登玉盤藉綺巾而進于君王則野莧이 無所用이니 安得入筐篚也ㅣ리오 以比君子ㅣ 進用則小人이 必退也ㅣ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白玉盤에
올이고 주089) 올이고 올리고(바치고). 여기의 ‘이’는 당시에는 사동접미사로 쓰인 것이며 현대어로는 ‘리’와 같다.
雲霞 기로
면 주090) 비르믄 업거니 어느 로 筐篚에 들리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등우백옥반 자이여하기 현야무소시 호안입광비【말하자면 상추가 자라나서 옥쟁반에 올라서 비단수건에 싸여져 임금님께 바쳐지게 되면, 개비름 따위는 소용이 없을 것이니, 어찌 바치는 광주리에 담겨질 수가 있겠는가? 이것으로써 군자가 진출하여 등용되면 소인들은 반드시 퇴출되는 것을 비긴 것이다.】
【직역】 흰 옥쟁반에 올라서, 구름과 안개 같은 비단에 싸여져 바쳐지면, 비름은 쓸 데가 없을 것이니, 무슨 얼굴로 광주리에 들겠는가?
【의역】 상추가 흰 옥쟁반에 올려져서, 구름과 안개 같이 아름다운 비단으로 잘 싸여서 임금님께 바쳐지면, 야생 쇠비름 따위는 쓸 데가 없을 것이니, 쇠비름 제가 무슨 얼굴로
(=체면으로)
임금님께 바치는 광주리에 들어갈 수가 있겠는가?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