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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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초공화각응가[姜楚公畫角鷹歌]


姜楚公畫角鷹歌 주001)
강초공화각응가(姜楚公畫角鷹歌)
두보가 보응(寶應; 肅宗) 원년(762)에 면주(綿州)에서 지은 것이다. 시의 주인공인 강초공은 현종(玄宗)의 총애를 받아, 벼슬이 전중감(殿中監)까지 오르고, 초국공(楚國公)에까지 봉해져서 궁안에서 궁녀들과 놀이까지 하며 지냈으나 궁중의 비밀을 누설한 죄로 흠주(欽州)에 귀양 가던 길에 사망하였다. 그런데 황제가 옛 업적을 기려 장례를 후하게 치르게 하였다. 그러나 그의 그림 재능에 대한 것은 『신당서(新唐書)』 어디에도 기록된 것이 없고, 다만 『명화기(名畵記)』에는 그가 매와 조류를 잘 그렸다고 하였다. 그런데 『찬주분류두시』 주에는 강교(姜皎)의 아들인 강처초(姜處初)도 아버지를 이어 초국공(楚國公)으로 보해졌기 때문에, 시 제목에 ‘강초공(姜楚公)’이라고 한 이것만으로는 그 부자(父子) 중 누구가 그렸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하였다.
【楚公의 名은 皎ㅣ라】

강초공화각응가
(강초공이 뿔매를 그린 것을 제재로 삼아 지은 노래)
초공(楚公)의 이름은 교(皎)다.】

楚公畫鷹鷹戴角 주002)
응대각(鷹戴角)
매가 뿔을 이고 있다. 여기서는 매의 머리 위쪽에 유독 털이 뿔처럼 솟아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불려진 것이나, 사람들은 실제 뿔을 가진 매로 여겨서, 우리나라에서도 이 매를 ‘뿔매’라고 불렀다. 그런데 『찬주분류두시』의 주에, 이 시에서 실제의 뿔이 없이 헛되게 소문만 난 이 매는, 조정(朝廷)에서 벼슬을 하며, 헛된 명성만 있고, 실제의 공적이 없는 무리들을 빗댄 것이라고 하였다.
殺氣森森 주003)
삼삼(森森)
글자대로의 뜻으로는 ‘수목이 많이 늘어 선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많이 쓰이나, 여기서는 ‘을씨년스럽고 떨리는 상태’로 쓰였다.
幽朔 주004)
유삭(幽朔)
중국의 북쪽, 아주 춥고 삭막하고 암담한 지역을 일컫는다.
【幽朔 肅殺之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35ㄴ

方이니 此鷹之殺氣窮極幽朔也ㅣ라】

楚公의 그륜 주005)
그륜
그린. 동사 ‘그리다’에 관형사형 어미 ‘운’이 연결되면서, ‘리’와 ‘운’이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매여 매 를 옛도소니 殺物 주006)
살물(殺物)
만물을 죽일 듯하다.
 氣運이 森然森히 주007)
삼연삼(森然森)히
이것은 정녕 그냥 ‘삼연히’일 텐데, 이 초간본에서는 ‘森然森히’로 되어 있다가, 중간본에서는 ‘森然히’로 되어 있으며, 따라서 이 ‘森然히’가 맞는 것으로 추정되고, 뜻은 ‘을씨년스럽고 떨려서’이다.
幽朔에 가놋다

【한자음】 초공화응응대각 살기삼삼도유삭유삭은 을씨년하고 살기가 도는 지방이니, 이 매의 살기가 유삭지방 끝까지 닿아 있다.】
【직역】 초공이 그린 매여! 뿔을 머리에 이고 있으니, 만물을 죽일 듯한 기운이 을씨년히 유삭까지 가 있구나!
【의역】 초공이 그린 매여! 이 매는 머리에 뿔을 이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는데, 만물을 죽일 듯한 살기가 을씨년히 유삭지방에 가 있는 것 같아서,

觀者 주008)
관자(觀者)
보는 사람. 관람객.
貪愁 주009)
탐수(貪愁)
탐하듯이 시름하다. 여기서는 ‘몹시 걱정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이런 표현은 바로 이 뿔매의 그림이 너무도 사실적으로 잘 그려져서, 그림을 실물로 착각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표현이다.
掣臂飛 畵師 주010)
화사(畵師)
그림 스승. 여기서는 ‘그림을 그린 사람’인 바로 초공(楚公) 강교(姜皎)를 말한다.
不是無心學

볼 사미  주011)

팔을. 명사 ‘’에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이 ‘ㅎ’ 말음 명사라서 이 ‘ㅎ’이 개입 연음된 것이다.
리티고 주012)
리티고
후려치고.
라가 貪히 주013)
탐(貪)히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탐하여’이나, 여기서는 ‘몹시’라는 말로 쓰였다.
시름니 畵師ㅣ 이  업시 주014)
업시
마음 없이.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업시’로 표기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호디 아니도다

【한자음】 관자탐수철비비 화사불시무심학
【직역】 볼 사람이 팔을 후려치고 날아갈까 몹시 시름하나니,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마음이 없이 배우지는 아니하도다.
【의역】 매의 그림을 볼 사람은, 그려 놓은 이 매가 자신의 팔을 후려치고 날아갈까 봐서 몹시 걱정을 하나,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이런 것(실제의 뿔이 아니라 뿔 모양의 털일 뿐 인 것)에 대한 아무런 마음(이해)도 없이 그림을 배우지는 않았을 것이고,

此鷹寫眞 주015)
사진(寫眞)
이 한자어는 이 시의 문면상에서 바로 ‘뿔을 머리에 이고 있는 매[鷹戴角]’를 그린 그림을 말하고 있으나, 그냥 단순한 ‘사진(寫眞)’이라는 말로 쓴 것이 아니고, ‘진짜 뿔이 그려진 그림’이 아닌 ‘뿔 모양의 털이 그려진 그림’이라는 말로서, 이 ‘뿔 모양의 털이 그려진 그림’을 보면 이 ‘뿔매’의 뿔이 진짜 뿔이 아니라, 뿔 모양의 털이라는 걸 알 수 있다는 말이다.
左緜 주016)
좌면(左緜)
중국의 사천성(四川省) 면주(緜州) 지역을 말한다.
却嗟眞骨 주017)
진골(眞骨)
언해에서 ‘眞實ㅅ 氣骨’이라고 풀이되어 있으나, 이것을 풀어 읽어보면 이 시의 주 자료인 그림 속 매의 실체를 말하는 것으로, 바로 ‘매의 뿔’이 지닌 진짜 기운과 골격을 말하나, 여기서는 이 기운과 골격이 그 매의 진짜 뿔에 의한 것이 아니고 뿔 모양의 털, 곧 가짜 뿔에 의한 기운과 골격이기 때문에, 이것이 바로 ‘헛되게 전해진 것[虛傳]’이라는 말이며, 그래서 ‘문득 ~안타깝다[却嗟]’라는 것이다.
遂虛傳

이 매의 그륜 주018)
구륜
그린. 동사 ‘그리다’에 관형사형 어미 ‘운’이 연결되면서, ‘리’와 ‘운’이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眞樣이 左緜ㅅ 올 잇니 도혀 주019)
도혀
도리어.
眞實ㅅ 氣骨이 虛히 주020)
허(虛)히
헛되게.
傳야 오 이 슬노라

【한자음】 차응사진재좌면 각차진골수허전
【직역】 이 매의 그려진 진짜 모양이 좌면(左緜) 지역에 있으니, 도리어 참 사실대로의 기골이 드디어 헛되게 전해져 오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노라.
【의역】 이 매의 그려진 진짜 모양은 좌면 지역에 있는데, 문득 알고 보니 매의 머리에는 진짜 뿔이 아니라 뿔 모양의 털만 있는데, 진짜 뿔의 기운과 골격인 양 헛되게 전해져 오는 것이 안타까우니,

梁間 주021)
양간(梁間)
대들보 사이. 제비가 여기에 집을 많이 짓고 살기 때문에 인용된 것이다.
燕雀 주022)
연작(燕雀)
글자들의 뜻하는 바대로 ‘제비와 참새’라는 것이나, 여기서는 이런 ‘작은 새’를 범칭하는 뜻으로 쓰였으며, 한편으로 소견이 좁은 인물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休驚怕 亦未搏空上九天 주023)
구천(九天)
『회남자(淮南子)』 〈천문훈(天文訓)〉에 나오는 이야기로, 하늘에는 아홉 분야의 하늘이 있는데, ‘중앙의 하늘은 균천(鈞天), 동방의 하늘은 창천(蒼天), 동북의 하늘은 변천(變天), 북방의 하늘은 현천(玄天), 서북방의 하늘은 유천(幽天), 서방의 하늘은 호천(昊天), 서남방의 하늘은 주천(朱天), 남방의 하늘은 염천(炎天), 동남방의 하늘은 양천(陽天)이라고 하였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봇  주024)
봇
들보 사이.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봇이’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옛 져비 놀라 저티 주025)
저티
두려워 하지. 이 동사의 원형은 ‘젛다’이다.
말라  虛空애 라 九天에 오디 몯 리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양간연작휴경파 역미박공상구천
【직역】 들보 사이의 제비는 놀라 두려워 하지 말라. 또한 허공에 날아서 구천(九天)에 오르지는 못하리라.
【의역】 들보 사이의 제비들은 이 매 그림에 놀라 두려워하진 말라. 이 그림 속의 매가 또 허공에 날아서 구천에 올라가진 못할 테니까!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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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강초공화각응가(姜楚公畫角鷹歌) : 두보가 보응(寶應; 肅宗) 원년(762)에 면주(綿州)에서 지은 것이다. 시의 주인공인 강초공은 현종(玄宗)의 총애를 받아, 벼슬이 전중감(殿中監)까지 오르고, 초국공(楚國公)에까지 봉해져서 궁안에서 궁녀들과 놀이까지 하며 지냈으나 궁중의 비밀을 누설한 죄로 흠주(欽州)에 귀양 가던 길에 사망하였다. 그런데 황제가 옛 업적을 기려 장례를 후하게 치르게 하였다. 그러나 그의 그림 재능에 대한 것은 『신당서(新唐書)』 어디에도 기록된 것이 없고, 다만 『명화기(名畵記)』에는 그가 매와 조류를 잘 그렸다고 하였다. 그런데 『찬주분류두시』 주에는 강교(姜皎)의 아들인 강처초(姜處初)도 아버지를 이어 초국공(楚國公)으로 보해졌기 때문에, 시 제목에 ‘강초공(姜楚公)’이라고 한 이것만으로는 그 부자(父子) 중 누구가 그렸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하였다.
주002)
응대각(鷹戴角) : 매가 뿔을 이고 있다. 여기서는 매의 머리 위쪽에 유독 털이 뿔처럼 솟아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불려진 것이나, 사람들은 실제 뿔을 가진 매로 여겨서, 우리나라에서도 이 매를 ‘뿔매’라고 불렀다. 그런데 『찬주분류두시』의 주에, 이 시에서 실제의 뿔이 없이 헛되게 소문만 난 이 매는, 조정(朝廷)에서 벼슬을 하며, 헛된 명성만 있고, 실제의 공적이 없는 무리들을 빗댄 것이라고 하였다.
주003)
삼삼(森森) : 글자대로의 뜻으로는 ‘수목이 많이 늘어 선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많이 쓰이나, 여기서는 ‘을씨년스럽고 떨리는 상태’로 쓰였다.
주004)
유삭(幽朔) : 중국의 북쪽, 아주 춥고 삭막하고 암담한 지역을 일컫는다.
주005)
그륜 : 그린. 동사 ‘그리다’에 관형사형 어미 ‘운’이 연결되면서, ‘리’와 ‘운’이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주006)
살물(殺物) : 만물을 죽일 듯하다.
주007)
삼연삼(森然森)히 : 이것은 정녕 그냥 ‘삼연히’일 텐데, 이 초간본에서는 ‘森然森히’로 되어 있다가, 중간본에서는 ‘森然히’로 되어 있으며, 따라서 이 ‘森然히’가 맞는 것으로 추정되고, 뜻은 ‘을씨년스럽고 떨려서’이다.
주008)
관자(觀者) : 보는 사람. 관람객.
주009)
탐수(貪愁) : 탐하듯이 시름하다. 여기서는 ‘몹시 걱정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이런 표현은 바로 이 뿔매의 그림이 너무도 사실적으로 잘 그려져서, 그림을 실물로 착각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표현이다.
주010)
화사(畵師) : 그림 스승. 여기서는 ‘그림을 그린 사람’인 바로 초공(楚公) 강교(姜皎)를 말한다.
주011)
 : 팔을. 명사 ‘’에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이 ‘ㅎ’ 말음 명사라서 이 ‘ㅎ’이 개입 연음된 것이다.
주012)
리티고 : 후려치고.
주013)
탐(貪)히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탐하여’이나, 여기서는 ‘몹시’라는 말로 쓰였다.
주014)
업시 : 마음 없이.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업시’로 표기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주015)
사진(寫眞) : 이 한자어는 이 시의 문면상에서 바로 ‘뿔을 머리에 이고 있는 매[鷹戴角]’를 그린 그림을 말하고 있으나, 그냥 단순한 ‘사진(寫眞)’이라는 말로 쓴 것이 아니고, ‘진짜 뿔이 그려진 그림’이 아닌 ‘뿔 모양의 털이 그려진 그림’이라는 말로서, 이 ‘뿔 모양의 털이 그려진 그림’을 보면 이 ‘뿔매’의 뿔이 진짜 뿔이 아니라, 뿔 모양의 털이라는 걸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주016)
좌면(左緜) : 중국의 사천성(四川省) 면주(緜州) 지역을 말한다.
주017)
진골(眞骨) : 언해에서 ‘眞實ㅅ 氣骨’이라고 풀이되어 있으나, 이것을 풀어 읽어보면 이 시의 주 자료인 그림 속 매의 실체를 말하는 것으로, 바로 ‘매의 뿔’이 지닌 진짜 기운과 골격을 말하나, 여기서는 이 기운과 골격이 그 매의 진짜 뿔에 의한 것이 아니고 뿔 모양의 털, 곧 가짜 뿔에 의한 기운과 골격이기 때문에, 이것이 바로 ‘헛되게 전해진 것[虛傳]’이라는 말이며, 그래서 ‘문득 ~안타깝다[却嗟]’라는 것이다.
주018)
구륜 : 그린. 동사 ‘그리다’에 관형사형 어미 ‘운’이 연결되면서, ‘리’와 ‘운’이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주019)
도혀 : 도리어.
주020)
허(虛)히 : 헛되게.
주021)
양간(梁間) : 대들보 사이. 제비가 여기에 집을 많이 짓고 살기 때문에 인용된 것이다.
주022)
연작(燕雀) : 글자들의 뜻하는 바대로 ‘제비와 참새’라는 것이나, 여기서는 이런 ‘작은 새’를 범칭하는 뜻으로 쓰였으며, 한편으로 소견이 좁은 인물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주023)
구천(九天) : 『회남자(淮南子)』 〈천문훈(天文訓)〉에 나오는 이야기로, 하늘에는 아홉 분야의 하늘이 있는데, ‘중앙의 하늘은 균천(鈞天), 동방의 하늘은 창천(蒼天), 동북의 하늘은 변천(變天), 북방의 하늘은 현천(玄天), 서북방의 하늘은 유천(幽天), 서방의 하늘은 호천(昊天), 서남방의 하늘은 주천(朱天), 남방의 하늘은 염천(炎天), 동남방의 하늘은 양천(陽天)이라고 하였다.
주024)
봇 : 들보 사이.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봇이’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25)
저티 : 두려워 하지. 이 동사의 원형은 ‘젛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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