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숨듯 사는 완방(阮昉)이 부추 30단을 보내 주어서[秋日阮隱居致薤三十束]
衰年
關鬲 주015) 관격(關鬲) 이것은 ‘관격(關格)’과 같은 말로, 바로 ‘가슴’을 가리키는 말이나, 가슴과 상관되어 생기는 병을 말하기도 하며, 이 병은 바로 ‘냉한 병’이라고 알려져 있다.
冷
味暖 주016) 미난(味暖) 이 한자어에서 ‘미(味)’ 자는 물론 부추의 구미상 미감을 말하는 것이지만, 여기서는 부추의 식품적 기능성 의미를 함께 함축한 말로 쓰였다. 그래서 ‘난(暖; 덥다)’이라고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 작자 두보는 앞 시구에서 가슴이 찬 병을 앓고 있다고 하였기 때문에 이 가슴병을 치료할 수 있는 더운 성질의 부추를 먹을 수 있게 됐으니, 이제는 다 시름이 없게 됐다고 기쁘게 읊으며, 마무리하고 있는 것이다.
倂無憂
【關鬲은 胸也ㅣ라 本草애 薤性이 溫補ㅣ니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늘근 나해 關鬲이 더니
마시 더우니 다 시르미 업도다 주017) 마시 더우니 다 시르미 업도다 맛이 더우니 아울러 시름이 없구나. 이 시구의 ‘병(倂; 나란하다. 아우르다)’ 자를 ‘다’로 언해한 것은, 이 시구 자체내에서는 물론 전체 작품 내에서도 그 의미망의 유기적인 논리가 매우 부자연스럽다. 따라서 이 ‘다’라는 말은 마땅히 사전적 의미대로 ‘아울러’로 했어야 맞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쇠년관격랭 미난병무우【‘관격(關鬲)’은 가슴이다. 『본초(本草)』에, 부추의 성질이 따뜻함을 보조해 준다고 하였다.】
【직역】 늙은 나이에 ‘관격(가슴)’이 차더니, 맛이 더우니 다 시름이 없구나!
【의역】 나는 늙은 나이에다 가슴이 냉한데(차가운데), 이 부추의 식품적 성질이 더운 것이라 하니, 그 맛과 함께 다 걱정이 없게 됐구나!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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