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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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천현 관청 건물의 벽 뒤편에 설소보가 그린 학을 제재로 삼아서 짓다[通泉縣署屋壁後薛少保畫鶴]


通泉縣 주001)
통천현(通泉縣)
지금 중국의 사천성(四川省) 사홍현(射洪縣) 동남쪽에 있었던 지역으로 재주(梓州)와 가까운 곳에 있었다.
署屋壁後薛少保 주002)
설소보(薛少保)
당(唐)나라의 화가로서 꽃과 조류, 그리고 인물을 잘 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설직(薛稷)을 말하며, 그는 아마도 벼슬이 소보(少保)였기 ‘설소보’라 불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畫鶴
주003)
통천현서옥벽후설소보화학(通泉縣署屋壁後薛少保畫鶴)
이 시는 두보가 천보(天寶; 玄宗) 원년(742) 11월 재주(梓州)에서 통천(通泉)으로 가서 지은 것이다.

통천현서 옥벽후 설소보화학
(통천현 관청 건물의 벽 뒤편에 설소보가 그린 학을 제재로 삼아서 짓다)

薛公十一鶴 皆寫靑田 주004)
청전(靑田)
지금 중국의 절강성(浙江省) 청전현(靑田縣)에 있는 산의 명칭으로 이 산에서 살고 있는 학을 ‘청전학(靑田鶴)’이라 한다. 따라서 이 ‘청전’은 바로 ‘청전학’을 말하는 것이다.
【晉ㅅ 永嘉記 주005)
영가기(永嘉記)
이것은 지금의 중국 절강성 영가현(永嘉縣)에 관련된 여러 가지 자료들을 기록한 책인데, 이 책에서 ‘한 쌍의 학이 새끼를 낳아 놓고는 곧 가버렸다’라고 하였다.
예 靑田에 有雙鶴이 生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34ㄴ

子니라】

薛公의 주006)
설공(薛公)의
설공이 그린. 이 ‘설공의’가 중간본에서는 ‘설공’로 바뀌어 있다.
열 鶴이여 다 靑田엣 주007)
청전(靑田)엣
이것을 표기된 문면만으로 풀면 ‘청전에서의’가 된다. 그러나 여기서는 ‘청전에서 태어난 학의’라는 말로서 문면상으로는 ‘학(鶴)’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는 것이다.
眞樣 주008)
진양(眞樣)
글자들의 뜻하는 바대로 ‘참 모양’ 또는 ‘진짜 모양’이라는 말이다.
그롓도다 주009)
그롓도다
그려져 있도다. 동사 ‘그리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리’와 ‘어’가 통합 복모음화하여 ‘려’가 되고 여기에 또 존재동사 ‘잇도다’가 연결되면서, ‘려’와 ‘잇도다’가 통합 복모음화 하여 ‘롓도다’가 된 것이다.

【한자음】 설공십일학 개사청전진【진(晉)나라의 영가기(永嘉記)에 ‘한 쌍의 학이 있는데 새끼를 낳았다.’라고 하였다.】
【직역】 설공의 열한 마리 학이여, 다 청전에서 태어났다는 학의 참 모양대로 그려 놓았구나!
【의역】 설공이 그린 열한 마리의 학들은, 모두 다 청전산에서 태어났다는 학의 참 모양 그대로 잘 살려서 그려 놓았는데,

畫色久欲盡 蒼然 주010)
창연(蒼然)
이 한자어의 뜻은 ‘푸르른 상태. 어둑 컴컴한 상태. 예스러운 상태’ 등을 말하나, 여기서는 ‘아스라이 예스럽게’라는 부사어로 쓰였다.
出塵 주011)
출진(出塵)
속세의 밖으로. ‘진’ 자의 뜻은 이 언해에서 그냥 ‘드틀(티끌)’이라는 것이 아니라, 보다 함축적인 뜻인 ‘속세’라는 말로 쓰여진 것이다.

그 비치 주012)
그비치
그림의 색채가. 이 말이 중간본에서는 ‘그비티’로 표기되어, 오히려 구개음화하지 않고 있다.
오라 업슬 호 싁싁야 주013)
싁싁야
이것을 『고어사전』에는 ‘씩씩하여(엄하여)’로만 알고 언해하고 있으나, 여기서는 ‘아스라이 예스러워’라는 뜻의 부사어로 쓰인 것이다.
오히려 드틀 밧긔 주014)
밧긔
밖에. 명사 ‘(밖)’에 처격조사 ‘의’가 첨가되면서, ‘ㄱ’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 ‘’은 같은 뜻의 말인 ‘밧’과 함께 쓰였다.
냇도다 주015)
냇도다
나가 있구나. 벗어나 있구나. 여기서는 ‘벗어나 있구나!’로 쓰였다.

【한자음】 화색구욕진 창연유출진
【직역】 그림의 채색이 오래 되어 없어질 듯해도, 아스라이 예스러워 오히려 먼지 낀 세상 밖에 벗어나 있도다.
【의역】 그림의 채색은 오래 되어 없어질 듯해도, 그림의 전체 구도는 아스라이 예스러워 속세의 밖으로 벗어나 있는 듯해서,

低昂各有意 주016)
저앙각유의(低昂各有意)
굽혀서 낮게 하고 쳐들어 높게 하는 것은 각각 의도가 있다. 여기서는 그림을 그리는 설소보가 자유자재로 소나무의 어떤 가지는 구부려서 낮게 그리고, 어떤 가지는 쳐들어서 높게 그린 것은 각각 그렇게 그리는 의도가 있다는 말로서, 작가 설소보가 매우 자유자재한 의지와 수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磊落如長人 주017)
뇌락여장인(磊落如長人)
자질구레한 것들에 구애 받지 않고, 마음 씀씀이가 굵고 커서 군중 속에서 홀로 훌훌 벗어난 사람 같다’는 말이며, 이것은 그림 속 소나무의 상태일 뿐만 아니라, 그것을 그린 설소보도 바로 그런 사람이라는 칭찬이다.

구브며 울워러 주018)
구브며 울워러
구부러져 있으며 쳐들어 있어서. 이것은 물론 그려진 소나무의 자유자재한 상태와 자유분방한 설소보의 기상을 비유적으로 시사하는 함축적 표현이다.
제여곰 주019)
제여곰
제각기.
디 잇니 굴거 주020)
굴거
굵어. 이것은 바로 ‘뇌락(磊落)’을 언해한 말로서, 사물의 성격을 표현하는 말일 뿐만 아니라, 사람의 성품이나 행태를 표현하는 말로도 쓰여, ‘자질구레한 것들에는 초연하고, 마음 씀씀이가 굵고 커서’라는 말이다.
큰 사 도다

【한자음】 저앙각유의 뇌락여장인
【직역】 구부러지거나 쳐들거나 제 각각 뜻이 있으니, 활달무애(豁達無碍)하여 무리에서 훌훌 벗어난 사람 같도다.
【의역】 소나무를 구부려서 그렸거나, 쳐들게 그렸거나, 그 상태들은 제 각기 의미를 지니고 있을 것인데, 마치도 자질구레한 것들에는 거리낌이 없이 품성이 굵고 넓어, 군중 속에서 홀로 훌훌 벗어난 사람 같으니,

佳此志氣遠 주021)
지기원(志氣遠)
의지와 기상이 원대하다. 이것은 설소보가 소나무를 그리며, 그림 속에 담아 그린 의지와 기상이 아주 원대하다는 말이다.
豈唯粉墨 주022)
분묵(粉墨)
흰 분가루와 검은 먹. 이것은 바로 ‘흰 것과 검은 것’을 대유하는 것으로 ‘사물들 상호간의 분명한 구분’을 지칭하며, 한편으로는 ‘아름답고 고운 색채’를 말하기도 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바로 ‘아름답고 고운 그림의 색채’를 지칭한 것이다.

이 과 氣運의 머로 주023)
머로
먼 것을. 형용사 ‘멀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아다이 주024)
아다이
아름답게. 형용사 ‘아답다(아름답다)’에 부사형 어미 ‘이’가 연결되면서, ‘ㅂ’이 순경음화하여 ‘ㅸ’이 되어 연음되었다가, 이내 묵음화하여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이 ‘아답다’는 순경음화한 ‘아다’와 함께 쓰였다.
너기노니 엇뎨 갓 粉과 먹비치 주025)
먹비치
먹빛이. 중간본에서는 ‘먹비티’로 기록되어 오히려 구개음화하지 않고 있다.
새욀 니리오

【한자음】 가차지기원 기유분묵신
【직역】 이 의지와 기상의 원대함을 아름답게 여기노니, 어찌 한갓 분칠과 먹빛이 새로울 뿐이겠는가!
【의역】 설소보가 그림 속에 함축시킨 의지와 기상이 원대함을 아름답게 여기노니, 어찌 오직 그림의 시각적 색채만 새로운 것 뿐이겠는가!

萬里不以力 群遊 주026)
군유(群遊)
무리가 모여 놀다. 여기서는 그림을 구상하는 무수한 생각들을 자유롭고 활발하게 해보는 것을 말한다.
森會神 주027)
삼회신(森會神)
숲처럼 정신이 모이다. 여기서는 그림 속에 담아 그리려는 정신이 장엄하게 떠올라 모여진다는 말이다.

萬里 주028)
만리(萬里)
1만 리. 먼 거리. 여기서는 물리적 공간의 거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을 하려 할 때에 그 원대한 목표를 지칭하는 것으로서 그림의 작가인 위언(韋偃)이 그림 속에 함축시키려는 원대한 의도를 말한다.
 힘 가디 아니리로소니 모다 노라 森然 주029)
삼연(森然)
숲처럼 무성하게. 여기서는 오히려 그림으로 그려내려는 정신이 ‘장엄하게’라는 말로 쓰여진 것이다.
히 精神이 모댓도다 주030)
모댓도다
모이어 있구나. 여기서는 그림으로 그리려는 정신과 구상이 모여지게 되었다는 말이다.

【한자음】 만리불이력 군유삼회신
【직역】 만리를 힘만을 써서 가지 않아야 할 것이니, 모여서 놀아 장엄(莊嚴)하게 정신이 모여 있도다.
【의역】 만리같이 먼 곳은 홀로 힘(필력)만 써서 가지 않아야 할 것이고, 오히려 여러 가지 구상을 모아 함께하면, 아주 장엄하게 그림의 정신이 모여지게 된 것이라,

威遲 주031)
위지(威遲)
원래의 뜻은 ‘길이 먼 상태(途遠)’이나, 여기서는 ‘날혹’으로 언해된 것으로서, 현대어로는 ‘찬찬하고 조용한’ 또는 ‘차분한’의 의미로 쓰였다.
白鳳 주032)
백봉(白鳳)
흰 봉황새. 여기서는 시의 주인공 설소보의 인품을 기리는 비유어로 쓰였다.
態 非是倉庚 주033)
창경(倉庚)
이것은 꾀꼬리의 별칭인데, 여기서는 자신을 자랑하며, 남의 비위만 잘 맞추는 경박한 품성의 인간을 비유하는 존재로 인용되었다.

날혹 주034)
날혹
이 고어는 ‘위지(威遲)’라는 한자어를 언해한 말로서, 여기서는 ‘찬찬하고 조용한’ 또는 ‘차분한’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 鳳 양오 주035)
양오
모양과 자태요. 모양과 자세요. 이것은 한자어인 ‘양자(樣姿)’를 그 독음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알이새 주036)
이알이새
꾀꼬리.
이우즌 주037)
이우즌
이웃은. 명사 ‘이웆(이웃)’에 주격조사 ‘은’이 첨가되면서 ‘ㅈ’이 연음된 것이다.
아니로다

【한자음】 위지백봉태 비시창경린
【직역】 차분도 한 흰 봉황새의 자태요, 꾀꼬리의 이웃은 아니로다.
【의역】 참으로 차분한 흰 봉황새의 자태요, 결코 꾀꼬리 같은 보통 새의 이웃은 아니고,

高堂 주038)
고당(高堂)
높은 집. 여기서는 아마도 통천현(通泉縣)의 관청 건물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未傾覆 幸得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35ㄱ

佳賓 주039)
가빈(佳賓)
아름다운 손님. 여기서는 아마도 그림을 그린 작가인 설직(薛稷)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노 지비 기우러 업더디디 주040)
업더디디
엎어지지. 동사 ‘업더디다(엎드러지다)’에 부정 유도형의 어미인 ‘디(지)’가 연결된 것이다.
아니 니 幸혀 시러곰 주041)
시러곰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부사 ‘얻어’ 또는 ‘능히’이나, 이것은 문장 안에서 본동사(本動詞)를 유도하여 보조하는 구실을 하는 것으로, 현대어로는 거의 활용되지 않는 말이 되었다.
아다온 주042)
아다온
아름다운. 형용사 ‘아답다(아름답다)’에 관형사형 어미 ‘온’이 연결되면서, ‘ㅂ’이 순경음 ‘ㅸ’으로 바뀌었다가, 이내 묵음화하여 없어진 것이다.
소 慰勞놋다

【한자음】 고당미경복 행득위가빈
【직역】 높은 집이 기울어 엎어지지 아니 했기 때문에, 다행히도 아름다운 손님을 위로할 수 있게 됐구나!
【의역】 관청 건물인 높은 집이 기울어 엎어지진 않았기 때문에, 다행히도 당신 같은 아름다운 손님을 접대하며, 위로할 수 있게 됐지만,

暴露墻壁外 終嗟風雨頻

담과  주043)

바람벽. 이것은 그냥 ‘바람’이라는 뜻의 고어이기도 하나, 여기서는 ‘바람벽’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밧긔 나다냇니 주044)
나다냇니
나타나 있나니. 동사 ‘나다나다(나타나다)’에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 ‘잇니’가 연결되면서 ‘나’와 ‘잇’이 통합하면서 ‘냇’이 된 것이다.
매 주045)
매
마침내. 동명사 ‘(마침)’에 부사형 접미사 ‘애’가 연결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 비 조 주046)
조
자주함을. 부사 ‘조(자주)’가 동사의 어간으로 전성되면서, 여기에 명사형 어미 ‘ㅁ’이 연결되어, ‘좀(자주함)’이 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슬노라

【한자음】 폭로장벽외 종차풍우빈
【직역】 담과 바람벽 밖에 내놓아져 있나니, 마침내 바람과 비 자주 불고 내리는 걸 가엽게 여기노라.
【의역】 담과 바람벽 밖에 그려져 있는 학이 마구 노출되어 있어서, 마침내 바람이 자주 불거나, 비가 자주 내리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었더니,

赤霄 주047)
적소(赤霄)
붉은 색 구름이 있는 하늘. 두보 시 〈유인(幽人)〉에서는 ‘인본재적소 하당일래의:麟鳳在赤霄 何當一來儀;기린과 봉황 붉은 하늘에 있으니, 언제쯤에나 한번 와서 거동할 건가?)’라고 하였다.
眞骨 주048)
진골(眞骨)
진실한 기골. 여기서는 ‘진실한 기골을 갖고 태어난 사람’을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이 작품 속의 주인공인 설소보(薛少保)를 지칭한 것이다.
恥飮汚池 주049)
진(津)
이 글자는 ‘나루’라는 뜻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으나, 여기서는 그냥 ‘액체인 물’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블근 주050)
블근
붉은. 형용사 ‘븕다(붉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ㄱ’이 연음된 것이다. 그리고 이 ‘븕다’는 나중에 ‘ㅂ’의 영향으로 ‘ㅡ’음이 ‘ㅜ’음으로 바뀌었다.
하 주051)
이것은 현대어의 처격조사 ‘에’와 같은 것인데, 당시에도 원래는 ‘애’이나 앞의 말이 ‘ㅎ’말음 명사인 ‘하’이라서, 이 ‘ㅎ’이 연음된 것이다.
眞實ㅅ 氣骨이 잇니 더러운 못 믈 머구믈 붓그리니라

【한자음】 적소유진골 치음오지진
【직역】 붉은 하늘에 진실한 기골이 있으니, 더러운 못 물 먹는 것을 부끄러워 하느니라.
【의역】 붉은 구름이 뜬 저 하늘에 진실한 기골을 가진 사람 설소보가 있으니, 그는 더럽혀진 못의 물을 마시는 걸 부끄럽게 여길 것이요,

冥冥 주052)
명명(冥冥)
들어나지 않고 어둑한 상태. 여기서는 ‘종잡을 수 없이 아득한 상황’을 말한다.
任所往 脫略 주053)
탈략(脫略)
거리낌이 없는 상태. 여기서는 주인공인 설소보의 자유분방한 성품과 행태를 좋게 비겨 말한 것이다.
誰能馴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아라 주054)
아라
아득한. 까마득한. 여기서는 ‘종잡을 수 없이 아득한’이라는 말이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아라’으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셔 갈 바  조초니 주055)
 조초니
마음 가는 대로 따라 하나니. 여기의 ‘’이 중간본에서는 ‘’으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그리고 ‘조초’는 동사 ‘좇다(따르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오’가 연결되면서, ‘ㅊ’이 연음된 것이다.
버서나 니거니 주056)
버서나니거니와
거리낌 없이 틀을 벗어나서 마음대로 돌아다니거니와. 이것은 ‘탈략(거리낌이 없는 상태)’을 문맥에 맞게 설명하듯이 풀이한 말이다.
뉘 能히 질드리려뇨 주057)
질드리려뇨
‘길들이려 하느냐?’ 또는 ‘길들이겠느냐.’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질드리리오’로 바뀌어, 표기되어 있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명명임소왕 탈략수능순
【직역】 아득한 곳에서 갈 곳을 마음 가는 대로 하나니, 벗어나서 다니는 것을 누구가 능히 길들이겠는가!
【의역】 설소보는 종잡을 수 없이 아득한 곳에서도 갈 곳을 마음 내키는 대로 했으니, 거리낌이 없는 그를 누구가 능히 길들일 수 있겠는가!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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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통천현(通泉縣) : 지금 중국의 사천성(四川省) 사홍현(射洪縣) 동남쪽에 있었던 지역으로 재주(梓州)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주002)
설소보(薛少保) : 당(唐)나라의 화가로서 꽃과 조류, 그리고 인물을 잘 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설직(薛稷)을 말하며, 그는 아마도 벼슬이 소보(少保)였기 ‘설소보’라 불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주003)
통천현서옥벽후설소보화학(通泉縣署屋壁後薛少保畫鶴) : 이 시는 두보가 천보(天寶; 玄宗) 원년(742) 11월 재주(梓州)에서 통천(通泉)으로 가서 지은 것이다.
주004)
청전(靑田) : 지금 중국의 절강성(浙江省) 청전현(靑田縣)에 있는 산의 명칭으로 이 산에서 살고 있는 학을 ‘청전학(靑田鶴)’이라 한다. 따라서 이 ‘청전’은 바로 ‘청전학’을 말하는 것이다.
주005)
영가기(永嘉記) : 이것은 지금의 중국 절강성 영가현(永嘉縣)에 관련된 여러 가지 자료들을 기록한 책인데, 이 책에서 ‘한 쌍의 학이 새끼를 낳아 놓고는 곧 가버렸다’라고 하였다.
주006)
설공(薛公)의 : 설공이 그린. 이 ‘설공의’가 중간본에서는 ‘설공’로 바뀌어 있다.
주007)
청전(靑田)엣 : 이것을 표기된 문면만으로 풀면 ‘청전에서의’가 된다. 그러나 여기서는 ‘청전에서 태어난 학의’라는 말로서 문면상으로는 ‘학(鶴)’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는 것이다.
주008)
진양(眞樣) : 글자들의 뜻하는 바대로 ‘참 모양’ 또는 ‘진짜 모양’이라는 말이다.
주009)
그롓도다 : 그려져 있도다. 동사 ‘그리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리’와 ‘어’가 통합 복모음화하여 ‘려’가 되고 여기에 또 존재동사 ‘잇도다’가 연결되면서, ‘려’와 ‘잇도다’가 통합 복모음화 하여 ‘롓도다’가 된 것이다.
주010)
창연(蒼然) : 이 한자어의 뜻은 ‘푸르른 상태. 어둑 컴컴한 상태. 예스러운 상태’ 등을 말하나, 여기서는 ‘아스라이 예스럽게’라는 부사어로 쓰였다.
주011)
출진(出塵) : 속세의 밖으로. ‘진’ 자의 뜻은 이 언해에서 그냥 ‘드틀(티끌)’이라는 것이 아니라, 보다 함축적인 뜻인 ‘속세’라는 말로 쓰여진 것이다.
주012)
그비치 : 그림의 색채가. 이 말이 중간본에서는 ‘그비티’로 표기되어, 오히려 구개음화하지 않고 있다.
주013)
싁싁야 : 이것을 『고어사전』에는 ‘씩씩하여(엄하여)’로만 알고 언해하고 있으나, 여기서는 ‘아스라이 예스러워’라는 뜻의 부사어로 쓰인 것이다.
주014)
밧긔 : 밖에. 명사 ‘(밖)’에 처격조사 ‘의’가 첨가되면서, ‘ㄱ’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 ‘’은 같은 뜻의 말인 ‘밧’과 함께 쓰였다.
주015)
냇도다 : 나가 있구나. 벗어나 있구나. 여기서는 ‘벗어나 있구나!’로 쓰였다.
주016)
저앙각유의(低昂各有意) : 굽혀서 낮게 하고 쳐들어 높게 하는 것은 각각 의도가 있다. 여기서는 그림을 그리는 설소보가 자유자재로 소나무의 어떤 가지는 구부려서 낮게 그리고, 어떤 가지는 쳐들어서 높게 그린 것은 각각 그렇게 그리는 의도가 있다는 말로서, 작가 설소보가 매우 자유자재한 의지와 수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주017)
뇌락여장인(磊落如長人) : 자질구레한 것들에 구애 받지 않고, 마음 씀씀이가 굵고 커서 군중 속에서 홀로 훌훌 벗어난 사람 같다’는 말이며, 이것은 그림 속 소나무의 상태일 뿐만 아니라, 그것을 그린 설소보도 바로 그런 사람이라는 칭찬이다.
주018)
구브며 울워러 : 구부러져 있으며 쳐들어 있어서. 이것은 물론 그려진 소나무의 자유자재한 상태와 자유분방한 설소보의 기상을 비유적으로 시사하는 함축적 표현이다.
주019)
제여곰 : 제각기.
주020)
굴거 : 굵어. 이것은 바로 ‘뇌락(磊落)’을 언해한 말로서, 사물의 성격을 표현하는 말일 뿐만 아니라, 사람의 성품이나 행태를 표현하는 말로도 쓰여, ‘자질구레한 것들에는 초연하고, 마음 씀씀이가 굵고 커서’라는 말이다.
주021)
지기원(志氣遠) : 의지와 기상이 원대하다. 이것은 설소보가 소나무를 그리며, 그림 속에 담아 그린 의지와 기상이 아주 원대하다는 말이다.
주022)
분묵(粉墨) : 흰 분가루와 검은 먹. 이것은 바로 ‘흰 것과 검은 것’을 대유하는 것으로 ‘사물들 상호간의 분명한 구분’을 지칭하며, 한편으로는 ‘아름답고 고운 색채’를 말하기도 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바로 ‘아름답고 고운 그림의 색채’를 지칭한 것이다.
주023)
머로 : 먼 것을. 형용사 ‘멀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24)
아다이 : 아름답게. 형용사 ‘아답다(아름답다)’에 부사형 어미 ‘이’가 연결되면서, ‘ㅂ’이 순경음화하여 ‘ㅸ’이 되어 연음되었다가, 이내 묵음화하여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이 ‘아답다’는 순경음화한 ‘아다’와 함께 쓰였다.
주025)
먹비치 : 먹빛이. 중간본에서는 ‘먹비티’로 기록되어 오히려 구개음화하지 않고 있다.
주026)
군유(群遊) : 무리가 모여 놀다. 여기서는 그림을 구상하는 무수한 생각들을 자유롭고 활발하게 해보는 것을 말한다.
주027)
삼회신(森會神) : 숲처럼 정신이 모이다. 여기서는 그림 속에 담아 그리려는 정신이 장엄하게 떠올라 모여진다는 말이다.
주028)
만리(萬里) : 1만 리. 먼 거리. 여기서는 물리적 공간의 거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을 하려 할 때에 그 원대한 목표를 지칭하는 것으로서 그림의 작가인 위언(韋偃)이 그림 속에 함축시키려는 원대한 의도를 말한다.
주029)
삼연(森然) : 숲처럼 무성하게. 여기서는 오히려 그림으로 그려내려는 정신이 ‘장엄하게’라는 말로 쓰여진 것이다.
주030)
모댓도다 : 모이어 있구나. 여기서는 그림으로 그리려는 정신과 구상이 모여지게 되었다는 말이다.
주031)
위지(威遲) : 원래의 뜻은 ‘길이 먼 상태(途遠)’이나, 여기서는 ‘날혹’으로 언해된 것으로서, 현대어로는 ‘찬찬하고 조용한’ 또는 ‘차분한’의 의미로 쓰였다.
주032)
백봉(白鳳) : 흰 봉황새. 여기서는 시의 주인공 설소보의 인품을 기리는 비유어로 쓰였다.
주033)
창경(倉庚) : 이것은 꾀꼬리의 별칭인데, 여기서는 자신을 자랑하며, 남의 비위만 잘 맞추는 경박한 품성의 인간을 비유하는 존재로 인용되었다.
주034)
날혹 : 이 고어는 ‘위지(威遲)’라는 한자어를 언해한 말로서, 여기서는 ‘찬찬하고 조용한’ 또는 ‘차분한’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035)
양오 : 모양과 자태요. 모양과 자세요. 이것은 한자어인 ‘양자(樣姿)’를 그 독음으로 표현한 것이다.
주036)
이알이새 : 꾀꼬리.
주037)
이우즌 : 이웃은. 명사 ‘이웆(이웃)’에 주격조사 ‘은’이 첨가되면서 ‘ㅈ’이 연음된 것이다.
주038)
고당(高堂) : 높은 집. 여기서는 아마도 통천현(通泉縣)의 관청 건물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039)
가빈(佳賓) : 아름다운 손님. 여기서는 아마도 그림을 그린 작가인 설직(薛稷)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040)
업더디디 : 엎어지지. 동사 ‘업더디다(엎드러지다)’에 부정 유도형의 어미인 ‘디(지)’가 연결된 것이다.
주041)
시러곰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부사 ‘얻어’ 또는 ‘능히’이나, 이것은 문장 안에서 본동사(本動詞)를 유도하여 보조하는 구실을 하는 것으로, 현대어로는 거의 활용되지 않는 말이 되었다.
주042)
아다온 : 아름다운. 형용사 ‘아답다(아름답다)’에 관형사형 어미 ‘온’이 연결되면서, ‘ㅂ’이 순경음 ‘ㅸ’으로 바뀌었다가, 이내 묵음화하여 없어진 것이다.
주043)
 : 바람벽. 이것은 그냥 ‘바람’이라는 뜻의 고어이기도 하나, 여기서는 ‘바람벽’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044)
나다냇니 : 나타나 있나니. 동사 ‘나다나다(나타나다)’에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 ‘잇니’가 연결되면서 ‘나’와 ‘잇’이 통합하면서 ‘냇’이 된 것이다.
주045)
매 : 마침내. 동명사 ‘(마침)’에 부사형 접미사 ‘애’가 연결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46)
조 : 자주함을. 부사 ‘조(자주)’가 동사의 어간으로 전성되면서, 여기에 명사형 어미 ‘ㅁ’이 연결되어, ‘좀(자주함)’이 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47)
적소(赤霄) : 붉은 색 구름이 있는 하늘. 두보 시 〈유인(幽人)〉에서는 ‘인본재적소 하당일래의:麟鳳在赤霄 何當一來儀;기린과 봉황 붉은 하늘에 있으니, 언제쯤에나 한번 와서 거동할 건가?)’라고 하였다.
주048)
진골(眞骨) : 진실한 기골. 여기서는 ‘진실한 기골을 갖고 태어난 사람’을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이 작품 속의 주인공인 설소보(薛少保)를 지칭한 것이다.
주049)
진(津) : 이 글자는 ‘나루’라는 뜻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으나, 여기서는 그냥 ‘액체인 물’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주050)
블근 : 붉은. 형용사 ‘븕다(붉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ㄱ’이 연음된 것이다. 그리고 이 ‘븕다’는 나중에 ‘ㅂ’의 영향으로 ‘ㅡ’음이 ‘ㅜ’음으로 바뀌었다.
주051)
해 : 이것은 현대어의 처격조사 ‘에’와 같은 것인데, 당시에도 원래는 ‘애’이나 앞의 말이 ‘ㅎ’말음 명사인 ‘하’이라서, 이 ‘ㅎ’이 연음된 것이다.
주052)
명명(冥冥) : 들어나지 않고 어둑한 상태. 여기서는 ‘종잡을 수 없이 아득한 상황’을 말한다.
주053)
탈략(脫略) : 거리낌이 없는 상태. 여기서는 주인공인 설소보의 자유분방한 성품과 행태를 좋게 비겨 말한 것이다.
주054)
아라 : 아득한. 까마득한. 여기서는 ‘종잡을 수 없이 아득한’이라는 말이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아라’으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주055)
 조초니 : 마음 가는 대로 따라 하나니. 여기의 ‘’이 중간본에서는 ‘’으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그리고 ‘조초’는 동사 ‘좇다(따르다)’에 보조적 연결어미 ‘오’가 연결되면서, ‘ㅊ’이 연음된 것이다.
주056)
버서나니거니와 : 거리낌 없이 틀을 벗어나서 마음대로 돌아다니거니와. 이것은 ‘탈략(거리낌이 없는 상태)’을 문맥에 맞게 설명하듯이 풀이한 말이다.
주057)
질드리려뇨 : ‘길들이려 하느냐?’ 또는 ‘길들이겠느냐.’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질드리리오’로 바뀌어, 표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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