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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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위에 위언이 그린 말을 제재로 삼아 지은 노래[題壁上韋偃畫馬歌]


題壁上韋偃畫馬歌 주001)
제벽상위언화마가(題壁上韋偃畫馬歌)
지은 연대는 밝혀져 있지 않으며, 그림을 그린 위언(韋偃)은 서울[京兆] 사람으로 촉(蜀) 지역에 와서 살면서, 말 그림에 능해서 말의 물 마시는 모습, 여물 씹는 모습, 놀라 뛰는 모습, 가만히 쉬는 모습 등을 아주 잘 그려서, 살아 있는 진짜의 말처럼 묘사하였다.

제벽상위언화마도
(벽 위에 위언이 그린 말을 제재로 삼아 지은 노래)

韋侯 주002)
위후(韋候)
당(唐)나라 서울 출신의 화가인 위언(韋偃)을 말하며, 이 사람은 벼슬이 소감(小監)이었기 때문에 ‘후’를 붙여 호칭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 사람은 말뿐 아니라 산수, 화조(花鳥), 인물 등의 그림에도 뛰어난 화가였다.
別我有所適 知我憐君畵無敵 주003)
연군화무적(憐君畵無敵)
이 한자 어구에서 ‘련(아끼고 사랑하다)’ 자는 타동사 술어이며, ‘군화(그대의 그림)’는 이 타동사의 목적어이고, ‘무적(맞설 사람이 없는)’은 ‘군화’를 뒤에서 수식해주는 관형어다. 따라서 이 한자어구의 뜻은 ‘맞설 사람이 없는 그대의 그림을 아끼고 사랑한다’이다.
戱拈禿筆 주004)
독필(禿筆)
털이 빠진 붓. 여기서는 ‘오래 사용해서 털이 빠지고 무디어진 붓’을 말한다.
주005)
소(掃)
이 한자의 원래 뜻은 ‘쓸다’이다. 여기서는 붓으로 종이나 천을 쓸 듯이 하는 것을 말하므로, 바로 먹물을 묻혀서 쓸 듯이 하는 것이라, 바로 ‘그리다’라는 말이 된다.
驊騮 주006)
화류(驊騮)
이것은 대추 빛깔의 털을 가진 준마로서 중국의 옛날 주(周)나라 목왕(穆王)이 천하를 유람할 때에 탔었다는 명마를 말한다.
欻見騏驎 주007)
기린(騏驎)
이것은 아주 뛰어나게 잘 달린다는 명마로서 상서로운 신비의 동물로 알려진 ‘기린(麒麟)’과 같은 것으로 쓰이기도 한다. 여기서는 앞에서 말한 바 위언이 그린 ‘화류 말’을 미화하여 비유하기 위해서 인용한 말이다.
出東壁

韋侯ㅣ 나 여희오 주008)
여희오
여의고. 이별하고. 동사 ‘여희다(여의다. 이별하다)’에 연결 어미 ‘고’가 연결되면서, 모음 ‘ㅣ’ 아래서 ‘ㄱ’음이 탈락한 것이다. 그런데 이 ‘여희다’는 같은 뜻의 말로서 ‘여다’와 함께 쓰였다.
가 배 잇니 그딋 주009)
그딋
그대의. 이것은 같은 뜻의 말로서, ‘그’와 ‘그디’ 등과 함께 쓰였다.
그리믜 오리 주010)
오리
맞설 이. 맞설 사람. 겨룰 사람. 그런데 이 고어에는 동음생략에 의하여 비교형의 주격조사 ‘이’가 생략되어 있다.
업순 주011)
업순
없는. 존재사 ‘없다’에 관형사형 어미인 ‘운’이 연결되면서, ‘ㅅ’이 연음된 것이다.
고 주012)
고
것을. 의존명사 ‘곧(곳. 것)’에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ㄷ’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 ‘곧’의 의미를 『고어사전』에서는 ‘곳’이라는 의미만으로 풀이하고 있으나, 여기서는 결코 장소를 지시하는 ‘곳’의 의미가 아니라, 일반 의존명사인 ‘것’으로 쓰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내 憐愛 주013)
것을.
아라 무듼 부들 주014)
부들
붓을. 명사 ‘붇(붓)’에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ㄷ’이 연음된 것이다.
노도이 주015)
노도이
장난스럽게. 장난으로. 명사 ‘노(장난)’에 접미사 ‘도이(되게. 스럽게. 으로)’가 첨가된 것이다.
자바 驊騮 그리니 騏驎이 東녁 매 주016)
매
바람벽에.
나슈믈 주017)
나슈믈
나타났음을. 동사 ‘낫다(나타나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ㅅ’에 의한 ‘ㅣ’음의 개입과 함께 이 ‘ㅅ’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믄득 보라

【한자음】 위후별아유소적 지아련군화무적 희점독필소호류 훌견기린추동벽
【직역】 위후가 나와 작별하고 갈 곳이 있었으니, 그대의 그림은 맞서 겨룰 사람이 없는 것을 내가 몹시 아끼고 있다는 걸 알아, 무딘 붓을 장난 삼아 잡고, 화류 말을 그렸으니, 기린이 동쪽 바람벽에 나와 있음을 문득 보게 되었다.
【의역】 위후[韋偃]는 나와 작별하고 갈 곳이 있었으나, 내가 아무도 맞설 사람이 없을 정도의 높은 솜씨로 그려진 〈위후〉 그대의 그림을 아끼며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서, 무딘 붓을 장난 삼아 잡고서도 화류 말을 기막히게 그려 놓아서, 기린 같은 그 화류 말이 동쪽 바람 벽에 나와 있는 것을 문득 보게 되었는데,

一匹齕草一匹嘶 주018)
일필흘초일필시(一匹齕草一匹嘶)
풀을 뜯어 먹고 있는 한 마리 말과 히히힝 울고 있는 또 한 마리의 말. 그림 속 상태를 자연스럽게 서술 모사하고 있으면서도, 은연 중 실제의 산 말들로 바꾸어 말하기 위한 전제로 제시하고 있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42ㄱ

坐見千里當霜蹄 주019)
좌견천리당상제(坐見千里當霜蹄)
이 시구는 앞의 시구에서의 말들의 사실적이며 생동적인 상태를 보면서, 이 말들이 당장 산 말들이 되어, 천 리 먼 지역에 금방 달려가 발굽으로 지면을 밟을 것을 여기 앉아서 보는 듯하다는 것이다.
【下句 言此馬蹄ㅣ 可走千里也ㅣ라】

 匹은 프를 너흘오 주020)
너흘오
씹고. 뜯어 먹고. 동사 ‘너흘다(씹다. 뜯어 먹다)’에 연결형 어미 ‘고’가 연결되면서, ‘ㄹ’의 아래에서 ‘ㄱ’이 탈락한 것이다.
 匹은 우니 千里ㅅ 히 바래 當홀 고 안자서 보리로다

【한자음】 일필흘초일필시 좌견천리당상제【아랫 구는 말하자면 말 발굽이 가히 천리를 달릴 만하다는 것이다.】
【직역】 한 필 말은 풀을 뜯어 먹고 한 필 말은 우노니, 천 리 지역이 말 발굽에 적당할 곳임을 앉아서 알겠구나!
【의역】 그림 속 한 마리의 말은 풀을 뜯어 먹고 있으며, 또 한 마리의 말은 울고 있는데, 이 그림이 하도 생동적이어서, 천 리 먼 지역이 이 말들의 발굽에 닿게 될 걸 여기에 앉아서 보는 듯하다만,

時危 주021)
시위(時危)
때가 위태롭다. 이것은 작자 두보가 이 시를 지을 당시가 안사(안녹산과 사사명)의 반란으로 위태롭고 혼란하던 때였기 때문에 쓴 말이다.
安得眞致此 주022)
안득진치차(安得眞致此)
이 한자어구에서 ‘안’ 자는 의문 부사로서 ‘어찌’라는 뜻이며, ‘득’ 자는 가능 부사로서 ‘능히’라는 뜻으로 ‘치’ 자를 수식하고 있으며, ‘진’ 자는 역시 부사로서 ‘진짜 실제로’라는 뜻으로 역시 ‘치’ 자를 수식하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致’ 자를 언해에서 그냥 ‘닐위다(이루다)’라는 뜻으로만 풀어서, ‘이것(화류 말)을 이루다’라고 함으로써 역시 구체적인 의미의 이해가 어렵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이 ‘치’의 뜻을 사전적 지시 의미인 ‘이루다’와 ‘불러오다’를 통합적으로 풀어서, ‘살려내서 불러오다’로 풀어 읽어내야 하며, 이렇게 해서 이 한자어구는 ‘어떻게 하면 이 말을 진짜 실제의 말로 살려내서 불러올 수 있을까?’라고 풀어 읽어야 한다.
與人同生亦同死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時節이 危亂 제 엇디 시러곰 주023)
시러곰
얻어. 능히.
眞實로 이런  닐위려 주024)
닐위려
이루려.
뇨 사과로  주025)

함께.
살며   주그리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시위안득진치차 여인동생역동사
【직역】 시절이 위태롭고 혼란한 때 어떻게 진짜 실제의 이런 말을 이룰 것인가? 사람과 함께 살며, 또 함께 죽으리라.
【의역】 시대 상황이 위태롭고 혼란한 이런 때에 어떻게 하면 진짜 실제의 말을 불러와서, 사람과 함께 살며 함께 죽을 수 있을 것인가?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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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제벽상위언화마가(題壁上韋偃畫馬歌) : 지은 연대는 밝혀져 있지 않으며, 그림을 그린 위언(韋偃)은 서울[京兆] 사람으로 촉(蜀) 지역에 와서 살면서, 말 그림에 능해서 말의 물 마시는 모습, 여물 씹는 모습, 놀라 뛰는 모습, 가만히 쉬는 모습 등을 아주 잘 그려서, 살아 있는 진짜의 말처럼 묘사하였다.
주002)
위후(韋候) : 당(唐)나라 서울 출신의 화가인 위언(韋偃)을 말하며, 이 사람은 벼슬이 소감(小監)이었기 때문에 ‘후’를 붙여 호칭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 사람은 말뿐 아니라 산수, 화조(花鳥), 인물 등의 그림에도 뛰어난 화가였다.
주003)
연군화무적(憐君畵無敵) : 이 한자 어구에서 ‘련(아끼고 사랑하다)’ 자는 타동사 술어이며, ‘군화(그대의 그림)’는 이 타동사의 목적어이고, ‘무적(맞설 사람이 없는)’은 ‘군화’를 뒤에서 수식해주는 관형어다. 따라서 이 한자어구의 뜻은 ‘맞설 사람이 없는 그대의 그림을 아끼고 사랑한다’이다.
주004)
독필(禿筆) : 털이 빠진 붓. 여기서는 ‘오래 사용해서 털이 빠지고 무디어진 붓’을 말한다.
주005)
소(掃) : 이 한자의 원래 뜻은 ‘쓸다’이다. 여기서는 붓으로 종이나 천을 쓸 듯이 하는 것을 말하므로, 바로 먹물을 묻혀서 쓸 듯이 하는 것이라, 바로 ‘그리다’라는 말이 된다.
주006)
화류(驊騮) : 이것은 대추 빛깔의 털을 가진 준마로서 중국의 옛날 주(周)나라 목왕(穆王)이 천하를 유람할 때에 탔었다는 명마를 말한다.
주007)
기린(騏驎) : 이것은 아주 뛰어나게 잘 달린다는 명마로서 상서로운 신비의 동물로 알려진 ‘기린(麒麟)’과 같은 것으로 쓰이기도 한다. 여기서는 앞에서 말한 바 위언이 그린 ‘화류 말’을 미화하여 비유하기 위해서 인용한 말이다.
주008)
여희오 : 여의고. 이별하고. 동사 ‘여희다(여의다. 이별하다)’에 연결 어미 ‘고’가 연결되면서, 모음 ‘ㅣ’ 아래서 ‘ㄱ’음이 탈락한 것이다. 그런데 이 ‘여희다’는 같은 뜻의 말로서 ‘여다’와 함께 쓰였다.
주009)
그딋 : 그대의. 이것은 같은 뜻의 말로서, ‘그’와 ‘그디’ 등과 함께 쓰였다.
주010)
오리 : 맞설 이. 맞설 사람. 겨룰 사람. 그런데 이 고어에는 동음생략에 의하여 비교형의 주격조사 ‘이’가 생략되어 있다.
주011)
업순 : 없는. 존재사 ‘없다’에 관형사형 어미인 ‘운’이 연결되면서, ‘ㅅ’이 연음된 것이다.
주012)
고 : 것을. 의존명사 ‘곧(곳. 것)’에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ㄷ’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 ‘곧’의 의미를 『고어사전』에서는 ‘곳’이라는 의미만으로 풀이하고 있으나, 여기서는 결코 장소를 지시하는 ‘곳’의 의미가 아니라, 일반 의존명사인 ‘것’으로 쓰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주013)
 : 것을.
주014)
부들 : 붓을. 명사 ‘붇(붓)’에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ㄷ’이 연음된 것이다.
주015)
노도이 : 장난스럽게. 장난으로. 명사 ‘노(장난)’에 접미사 ‘도이(되게. 스럽게. 으로)’가 첨가된 것이다.
주016)
매 : 바람벽에.
주017)
나슈믈 : 나타났음을. 동사 ‘낫다(나타나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ㅅ’에 의한 ‘ㅣ’음의 개입과 함께 이 ‘ㅅ’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18)
일필흘초일필시(一匹齕草一匹嘶) : 풀을 뜯어 먹고 있는 한 마리 말과 히히힝 울고 있는 또 한 마리의 말. 그림 속 상태를 자연스럽게 서술 모사하고 있으면서도, 은연 중 실제의 산 말들로 바꾸어 말하기 위한 전제로 제시하고 있다.
주019)
좌견천리당상제(坐見千里當霜蹄) : 이 시구는 앞의 시구에서의 말들의 사실적이며 생동적인 상태를 보면서, 이 말들이 당장 산 말들이 되어, 천 리 먼 지역에 금방 달려가 발굽으로 지면을 밟을 것을 여기 앉아서 보는 듯하다는 것이다.
주020)
너흘오 : 씹고. 뜯어 먹고. 동사 ‘너흘다(씹다. 뜯어 먹다)’에 연결형 어미 ‘고’가 연결되면서, ‘ㄹ’의 아래에서 ‘ㄱ’이 탈락한 것이다.
주021)
시위(時危) : 때가 위태롭다. 이것은 작자 두보가 이 시를 지을 당시가 안사(안녹산과 사사명)의 반란으로 위태롭고 혼란하던 때였기 때문에 쓴 말이다.
주022)
안득진치차(安得眞致此) : 이 한자어구에서 ‘안’ 자는 의문 부사로서 ‘어찌’라는 뜻이며, ‘득’ 자는 가능 부사로서 ‘능히’라는 뜻으로 ‘치’ 자를 수식하고 있으며, ‘진’ 자는 역시 부사로서 ‘진짜 실제로’라는 뜻으로 역시 ‘치’ 자를 수식하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致’ 자를 언해에서 그냥 ‘닐위다(이루다)’라는 뜻으로만 풀어서, ‘이것(화류 말)을 이루다’라고 함으로써 역시 구체적인 의미의 이해가 어렵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이 ‘치’의 뜻을 사전적 지시 의미인 ‘이루다’와 ‘불러오다’를 통합적으로 풀어서, ‘살려내서 불러오다’로 풀어 읽어내야 하며, 이렇게 해서 이 한자어구는 ‘어떻게 하면 이 말을 진짜 실제의 말로 살려내서 불러올 수 있을까?’라고 풀어 읽어야 한다.
주023)
시러곰 : 얻어. 능히.
주024)
닐위려 : 이루려.
주025)
 :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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