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 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 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 서화(書畵)
  • 이 존사의 ‘소나무를 그린 가리개’를 제재로 삼아 지은 노래[題李尊師松樹障子歌]
메뉴닫기 메뉴열기

이 존사의 ‘소나무를 그린 가리개’를 제재로 삼아 지은 노래[題李尊師松樹障子歌]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32ㄱ

題李尊師 주001)
존사(尊師)
도교(道敎)에서 도를 닦고 있는 도사(道士)를 높여서 부르는 호칭이다. 그러나 이 ‘이 존사(李尊師)’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松樹障子歌
주002)
제이존사송수장자가(題李尊師松樹障子歌)
이 시를 지은 때는, 중국 당나라 상원(上元; 숙종) 원년(760)으로 성도(成都)에서 지은 것이라고 양권도(梁權道)가 옛책을 따라 말하였으나, 장안(長安)에 있는 현도단(玄都壇)을 인용한 것으로 봐서, 이것은 두보가 장안의 간성(諫省)에 있을 때인 건원(乾元; 숙종) 원년(758)에 지은 것이다. 『두시택풍당비해(杜詩澤風堂批解)』에도 이 때에 지은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제이존사송수장자가
(이 존사의 ‘소나무를 그린 가리개’를 제재로 삼아 지은 노래)

老夫 주003)
노부(老夫)
늙은 남자.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자신을 겸손하게 스스로 비하하듯 지칭하기 위해서 쓴 말이니, ‘늙은이’ 정도가 적당하다.
淸晨梳白頭 玄都 주004)
현도(玄都)
도교의 사원인 현도관(玄都觀)이나 도교의 수양 장소인 현도단(玄都壇)의 약어(約語)로서, 이 두 곳 모두 당(唐)나라의 수도인 장안(長安)에 있었다.
道士來相訪【老夫 ㅣ라】

老夫ㅣ  새배 주005)
새배예
새벽에. 풀어 보면 명사 ‘새배(새벽)’에 처격조사인 ‘에’가 첨가되면서 조음소인 ‘ㅣ’음이 삽입된 것이다.
셴머리 빗다니 玄都壇ㅅ 道士ㅣ 와 서르 보더라

【한자음】 노부청신소백두 현도도사래상방【노부
(늙은 남자)
두보다.】
【직역】 늙은이가 맑은 새벽에 센머리를 빗더니, 현도단(玄都壇)의 도사가 와서 서로 만나보더라.
【의역】 늙은 남자인 내가 맑은 새벽에 머리를 빗고 있었더니, 이 장안(長安) 현도단의 도사인 이 존사(李尊師)가 찾아와 방문을 해서,

握髮 주006)
악발(握髮)
글자대로의 뜻은 ‘머리털을 꽉 잡다’이다. 여기서는 빗질을 하여 헝클어진 머리털을 우선 손으로 잡아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呼兒延入戶 手持新畫靑松障

머릿터리 주007)
머릿터리
머리털이. 명사 ‘털’에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ㄹ’이 연음된 것인데, 이 시구의 시상을 이루는 성분들의 상호 구조상 이 ‘털’은 분명히 목적어로 쓰인 것이므로 ‘터리’는 마땅히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된 ‘터를’로 언해됐어야 한다.
쥐오 아 블러 혀 이폐 주008)
이페
잎에. 잎이란 ‘어귀, 문간, 방문’이란 뜻의 옛말이다.
드료니 소내 새 프른 솔 그륜 주009)
그륜
그린. 동사 ‘그리다’에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되면서, 이 사이에 조성모음인 ‘우’가 개입하고, 이 ‘리’와 ‘우’가 통합 복모음화하면서, ‘류’가 된 것이다.
障子 가져 왯더라 주010)
왯더라
왔더라. 동사 ‘오다’에 보조적 연결어미인 ‘아’가 연결되면서 ‘와’로 복모음화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 ‘잇다’가 연결되었으며, 또 다시 회상시제의 접미사인 ‘더’와 종결어미 ‘라’가 연결된 것이다.

【한자음】 악발호아연입호 수지신화청송장
【직역】 머리털을 잡고 아이를 불러 인도하여 문 안으로 들어오게 하니, 손님의 손에는 새로 푸른 솔을 그린 가리개를 가지고 왔더라.
【의역】 머리를 빗고 있던 내가 머리털을 잡고서, 심부름하는 아이를 불러 손님 이 존사를 인도하여, 문 안으로 들어오게 하고 보니, 손님의 손에는 새로 푸른 소나무를 그린 가리개를 가지고 왔는데,

障子松林靜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32ㄴ

주011)
사명(査冥)
이 어구에서 ‘사(査)’ 자는 ‘묘(杳)’ 자를 오기한 것이 분명하다. 왜냐 하면 『찬주분류두시』에는 물론, 중간본에도 ‘묘’ 자로 수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어구의 언해도 ‘아니’로 되어 있는 것을 봐서도 ‘묘’ 자라야 하며, 무엇보다 ‘장자송림정묘명’이라야 시의 의미가 합리적으로 소통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憑軒忽若無丹靑

障子앳 주012)
장자(障子)앳
가리개에의. 명사 ‘장자(가리개)’에 처격조사 ‘애’가 첨가되고, 여기에 다시 소유격의 기능을 하는 사이시옷이 첨가된 것이다. 그런데 이 ‘ㅅ’이 중간본에서는 탈락되어 있다.
솘 수프리 寂靜야 아니 軒檻애 비겨 거로니 忽然히 그리미 아닌 도다 주013)
그리미 아닌 도다
그림이 아닌 듯하구나. 너무 사실적으로 잘 그려서 그림이 아니라, 실물 같다는 말이다.

【한자음】 장자송림정사명 빙헌홀약무단청
【직역】 가리개에 그려진 소나무 숲이 아주 고요하여 아득하게 느껴지니, 마루 난간에 의지하여 걸어 놓자, 홀연 그림이 아닌 듯하도다.
【의역】 가리개에 그린 소나무 숲 그림이 아주 고요하고 아득하게 느껴지니, 이 그림을 마루 난간에 의지하여 걸어 놓자, 너무 사실적이라 그림이 아니라 실물 같고,

陰崖 주014)
음애(陰崖)
어둑하게 그늘이 져 있는 벼랑.
却承霜雪幹 주015)
상설간(霜雪幹)
서리와 눈 속의 줄기. 여기서는 그림 속에 그려져 있는 소나무의, 무수한 세월 동안 서리와 눈 속을 견뎌온 밑둥치를 말한다.
偃蓋反走虯龍形 주016)
언개반주규용형(偃蓋反走虯龍形)
글자대로 뜻을 풀어보면, ‘기웃한 뚜껑은 도로 달려가는 뿔 달린 용의 형상이다. 이것은 물론 기웃하게 밑쪽으로 늘어져서, 바람결에 술렁술렁 흔들리고 있는 소나무의 머리쪽 가지와 잎들의 역동적인 상태가 용의 동태와 같다고 비유한 표현이다.

어득 비레 주017)
비레
벼랑.
 도혀 서리와 누넷 읏듬 주018)
읏듬
밑둥. 본둥치.
남 바댓니 주019)
바댓니
받들고 있으니. 동사 ‘받다(받들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ㄷ’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 ‘잇니’가 연결되면서, ‘다’와 ‘잇’이 통합하여 ‘댓’이 된 것이다.
기웃 蓋예 龍의 얼구리 도로  도다 주020)
 도다
달려가는 듯하구나. 동사 ‘다’에 현재시제의 관형사형 어미인 ‘’이 연결되면서 앞의 ‘ㄷ’이 유성자음화하여 ‘ㄴ’이 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형용사 ‘도다’가 연결된 것이다.

【한자음】 음애각승상설간 언개반주규용간
【직역】 어둑한 벼랑은 도리어 서리와 눈 속의 밑둥을 받들고 있으니, 기웃한 뚜껑 같은 소나무의 위쪽 가지들은 용의 모양이 도로 달려가는 듯하도다.
【의역】 그림 속의 어둑한 벼랑은 도리어 서리와 눈을 긴 세월 동안 견뎌온 소나무의 밑둥치들을 받들고 있으며, 기웃한 뚜껑같이 덮고 있는 이 소나무들의 머리쪽 가지와 잎들은 마치 뿔 달린 용들이 달려가는 모양 같아,

老夫平生好奇怪 對此興與精靈聚

老夫ㅣ 平生애 奇怪 이 즐기다니 이 對야셔 興이 精靈과 다 주021)
다
더불어. 함께.
몬다 주022)
몬다
모인다. 동사 ‘몯다(모이다)’에 진행형 어미와 종결어미가 합쳐진 ‘다(~ㄴ다. ~는다)’가 연결되면서, ‘ㄷ’이 유성자음화하여 ‘몬’이 된 것이다.

【한자음】 노부평생호기괴 대차흥여정령취
【직역】 늙은 남자 내가 평생에 기괴한 일을 즐겼더니, 이 그림을 대해서는 흥이 정령과 함께 모여지는구나!
【의역】 늙은 남자로서 나는 평생 동안 신기하고 괴이한 일을 즐겨왔었는데, 이 그림을 대하고 보니, 말로 할 수 없는 흥취가 정신과 영혼과 함께 가슴 속에 모여지는데,

已知仙客 주023)
선객(仙客)
신선 같은 손님. 여기서는 시의 주인공인 이 존사(李尊師)가 실제로 도교(道敎)를 믿고 수양하는 사람이므로, 그를 ‘신선’이라고 높여서 지칭한 말이다.
意相親 주024)
의상친(意相親)
뜻이 서로 친하다. 여기서는 주인공 이 존사가 수양하며 지향하는 자신의 인격이 신선이라, 맑고 깨끗하면서 푸르른 채 정정하게 장수를 하는 소나무의 속성과 신선의 그것이 서로 일치한다는 말이며, 작자 두보는 이 존사가 신선과 상관되는 소나무의 그런 속성을 알고 그렸을 거라는 것을 자신이 알고 있다는 말이다.
更覺良工 주025)
양공(良工)
어진 공인(工人)’이나, 여기서는 ‘훌륭한 솜씨의 화가(畵家)’라는 말로 쓰인 것이다.
心獨苦【仙客 指道士ㅣ라】

仙客 디 서르 솔와 주026)
솔와
솔과. 명사 ‘솔’에 조사 ‘과’가 첨가 되면서 ‘ㄹ’음 아래에서 ‘ㄱ’음이 탈락한 것이며, 다음에 나오는 ‘알오’도 역시 동사 ‘알다’에 어미 ‘고’가 연결되면서, ‘ㄹ’음 아래에서 ‘ㄱ’음이 탈락한 것이다.
親호 마 알오 어딘 畵工 미 주027)
미
현대어로 ‘마음이’인 이 고어는 중간본에서 ‘ㅿ’음이 탈락하여, ‘미’로 기록되어 있다.
올로 苦왼 고  알와라 주028)
알와라
아노라. 동사 ‘알다’에 어미 ‘과라(노라)’가 연결되면서 ‘ㄹ’음 아래에서 ‘ㄱ’음이 탈락한 것이다.

【한자음】 이지선객의상친 갱각양공심독고 【신선 같은 손님은 도사를 가리킨 것이다.】
【직역】 신선 손님인 당신은 뜻이 소나무와 서로 친했을 것을 알고, 훌륭한 화공인 당신의 마음이 홀로 고심했을 것을 아노라.
【의역】 신선 같은 이 존사(李尊師) 당신의 뜻이 이 소나무와 정신적으로 서로 통했을 것을 나도 벌써 알았고, 그래서 다시 훌륭한 화가로서의 당신의 마음이 이 소나무를 어떻게 그릴까 하는 고심을 했을 것을 깨닫게 되었거니와,

松下丈人 주029)
장인(丈人)
이 한자어는 ‘노인. 어른. 아내의 아버지. 아버지의 친구’ 등의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지만, 여기서는 ‘어른’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巾屨同 偶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33ㄱ

坐似是商山翁 주030)
상산옹(商山翁)
중국의 옛날 진(秦)나라가 망하고, 한(漢)나라가 건국을 했을 무렵 상산에 숨어살았던 네 명의 노인[商山四皓]을 가리킨다. 곧 동원공(東園公), 하황공(夏黃公), 녹리선생(甪里先生), 기리계(綺里季) 등을 말하며, 이 사람들은 중국과 유교문화권의 여러 나라에서 전설적 인물로 세상에 알려져 왔다.

솔아랫 얼운 사 주031)
얼운사
이 고어는 앞의 ‘장인(丈人)’을 언해한 말로 ‘얼운[丈]’과 ‘사람[人]’을 합친 말이나, 실제로 현대어로서는 한 낱말로서 ‘어른’ 또는 ‘어르신’이라는 말이다.
頭巾과 신괘 가지니 주032)
신괘 가지니
신과 한가지니(신과 같으니). 명사 ‘신’에 접속 조사 ‘과’가 첨가되면서 다음으로 연결되는 서술어에 대해서는 ‘신’이 주어의 기능을 하고 있으므로, 이 ‘과’가 주격 조사 ‘이’와 통합 복모음화하여 ‘괘’가 된 것이다. 그런데 현대어에서는 위의 풀이와 같이 그냥 ‘신이’이지, 접속 조사가 다시 첨가되는 일이 없다.
마조 주033)
마조
마주.
안재시니 주034)
안재시니
앉아 있으니. 동사 ‘앉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ㅈ’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 ‘잇이니’가 연결되면서, ‘아’와 ‘잇’이 통합하여 ‘잿’이 된 것이다.
이 商山앳 늘그니 도다 주035)
도다
같도다.

【한자음】 송하장인건구동 우좌사시상산옹
【직역】 소나무 어른의 두건과 신도 보통 사람들의 것과 한가지이고, 마주 앉아 있으니 바로 상산(商山)의 늙은이와 같도다.
【의역】 그림 속 소나무 아래에 그려져 있는 어른의 두건과 신도 보통 사람들의 것들과 같고, 이 어른과 마주해서 앉아 있자니, 이 어른이 바로 옛날 상산(商山)의 늙은이와 같아서,

悵望 주036)
창망(悵望)
슬프게 바라보다. 한시에서 아주 많이 쓰이는 한자어로, 여기서는 ‘어떤 대상을 향하여 서글픈 심경과 눈길로 그리워하며 바라보는 것’으로, 실제 시선으로는 그림 속 소나무 아래 어른을 바라보면서, 궁극적으로는 상산의 늙은이를 그리워하는 것을 말한다.
聊歌紫芝曲 주037)
자지곡(紫芝曲)
이것은 ‘자지가(紫芝歌)’와 같은 노래로, 『고금악록(古今樂錄)』에 ‘상산의 네 늙은이[商山四皓]를 한(漢)나라 고조 유방(劉邦)이 부르자 응하지 않고, 이 노래를 지어 불렀다고 알려졌으며, 이 자지(紫芝)는 붉은 색의 지초라는 약재로서 신선이 먹는 약초로 알려져 있다’고 하였다.
時危 주038)
시위(時危)
때가 위태롭다. 이것은 당시 당(唐)나라는 안녹산(安祿山)과 사사명(史思明)의 난을 겪 뒤라, 매우 시대 형편이 혼란스럽고 안정을 찾지 못했던 상황을 작자 두보가 위태롭다고 인식했을 것임을 말해주는 표현이다.
慘澹來悲風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슬허 주039)
슬히
슬피. 슬프게. 동사 ‘슳다(슬퍼하다)’에 접미사 ‘이’가 연결되면서 ‘ㅎ’이 연음된 것이다.
라서 주040)
라서
바라보면서.
紫芝曲을 블로니 주041)
블로니
부르니. 동사 ‘브르다’에 어미 ‘오니’가 연결되면서, ‘르’ 변칙으로 변화하여 두 개의 ‘ㄹ’음 중 하나는 받침이 되고, 하나는 어미의 두음으로 개입된 것이다.
時節이 바라온 제 주042)
바라온 제
위태로운 때. 형용사 ‘바랍다(위태롭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ㅂ’이 순모음화하여 ‘바라온’이 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 명사인 ‘제(때)’가 연결된 것이다.
慘淡히 슬픈 미 오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창망료가자지곡 시위참담래비풍
【직역】 슬퍼서 바라 보며 자지곡을 부르니, 시절이 위태로운 때 참담하게 슬픈 바람이 불어오는구나!
【의역】 서글픈 심경으로 그림 속 어른을 바라보면서, 상산의 늙은이를 그리워 하며 자지곡을 부르고 있노라니, 시대상황이 위태로운 때인 지금이라 슬픈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구나!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3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석
주001)
존사(尊師) : 도교(道敎)에서 도를 닦고 있는 도사(道士)를 높여서 부르는 호칭이다. 그러나 이 ‘이 존사(李尊師)’가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주002)
제이존사송수장자가(題李尊師松樹障子歌) : 이 시를 지은 때는, 중국 당나라 상원(上元; 숙종) 원년(760)으로 성도(成都)에서 지은 것이라고 양권도(梁權道)가 옛책을 따라 말하였으나, 장안(長安)에 있는 현도단(玄都壇)을 인용한 것으로 봐서, 이것은 두보가 장안의 간성(諫省)에 있을 때인 건원(乾元; 숙종) 원년(758)에 지은 것이다. 『두시택풍당비해(杜詩澤風堂批解)』에도 이 때에 지은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주003)
노부(老夫) : 늙은 남자.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자신을 겸손하게 스스로 비하하듯 지칭하기 위해서 쓴 말이니, ‘늙은이’ 정도가 적당하다.
주004)
현도(玄都) : 도교의 사원인 현도관(玄都觀)이나 도교의 수양 장소인 현도단(玄都壇)의 약어(約語)로서, 이 두 곳 모두 당(唐)나라의 수도인 장안(長安)에 있었다.
주005)
새배예 : 새벽에. 풀어 보면 명사 ‘새배(새벽)’에 처격조사인 ‘에’가 첨가되면서 조음소인 ‘ㅣ’음이 삽입된 것이다.
주006)
악발(握髮) : 글자대로의 뜻은 ‘머리털을 꽉 잡다’이다. 여기서는 빗질을 하여 헝클어진 머리털을 우선 손으로 잡아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주007)
머릿터리 : 머리털이. 명사 ‘털’에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ㄹ’이 연음된 것인데, 이 시구의 시상을 이루는 성분들의 상호 구조상 이 ‘털’은 분명히 목적어로 쓰인 것이므로 ‘터리’는 마땅히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된 ‘터를’로 언해됐어야 한다.
주008)
이페 : 잎에. 잎이란 ‘어귀, 문간, 방문’이란 뜻의 옛말이다.
주009)
그륜 : 그린. 동사 ‘그리다’에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되면서, 이 사이에 조성모음인 ‘우’가 개입하고, 이 ‘리’와 ‘우’가 통합 복모음화하면서, ‘류’가 된 것이다.
주010)
왯더라 : 왔더라. 동사 ‘오다’에 보조적 연결어미인 ‘아’가 연결되면서 ‘와’로 복모음화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 ‘잇다’가 연결되었으며, 또 다시 회상시제의 접미사인 ‘더’와 종결어미 ‘라’가 연결된 것이다.
주011)
사명(査冥) : 이 어구에서 ‘사(査)’ 자는 ‘묘(杳)’ 자를 오기한 것이 분명하다. 왜냐 하면 『찬주분류두시』에는 물론, 중간본에도 ‘묘’ 자로 수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어구의 언해도 ‘아니’로 되어 있는 것을 봐서도 ‘묘’ 자라야 하며, 무엇보다 ‘장자송림정묘명’이라야 시의 의미가 합리적으로 소통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주012)
장자(障子)앳 : 가리개에의. 명사 ‘장자(가리개)’에 처격조사 ‘애’가 첨가되고, 여기에 다시 소유격의 기능을 하는 사이시옷이 첨가된 것이다. 그런데 이 ‘ㅅ’이 중간본에서는 탈락되어 있다.
주013)
그리미 아닌 도다 : 그림이 아닌 듯하구나. 너무 사실적으로 잘 그려서 그림이 아니라, 실물 같다는 말이다.
주014)
음애(陰崖) : 어둑하게 그늘이 져 있는 벼랑.
주015)
상설간(霜雪幹) : 서리와 눈 속의 줄기. 여기서는 그림 속에 그려져 있는 소나무의, 무수한 세월 동안 서리와 눈 속을 견뎌온 밑둥치를 말한다.
주016)
언개반주규용형(偃蓋反走虯龍形) : 글자대로 뜻을 풀어보면, ‘기웃한 뚜껑은 도로 달려가는 뿔 달린 용의 형상이다. 이것은 물론 기웃하게 밑쪽으로 늘어져서, 바람결에 술렁술렁 흔들리고 있는 소나무의 머리쪽 가지와 잎들의 역동적인 상태가 용의 동태와 같다고 비유한 표현이다.
주017)
비레 : 벼랑.
주018)
읏듬 : 밑둥. 본둥치.
주019)
바댓니 : 받들고 있으니. 동사 ‘받다(받들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ㄷ’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 ‘잇니’가 연결되면서, ‘다’와 ‘잇’이 통합하여 ‘댓’이 된 것이다.
주020)
 도다 : 달려가는 듯하구나. 동사 ‘다’에 현재시제의 관형사형 어미인 ‘’이 연결되면서 앞의 ‘ㄷ’이 유성자음화하여 ‘ㄴ’이 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형용사 ‘도다’가 연결된 것이다.
주021)
다 : 더불어. 함께.
주022)
몬다 : 모인다. 동사 ‘몯다(모이다)’에 진행형 어미와 종결어미가 합쳐진 ‘다(~ㄴ다. ~는다)’가 연결되면서, ‘ㄷ’이 유성자음화하여 ‘몬’이 된 것이다.
주023)
선객(仙客) : 신선 같은 손님. 여기서는 시의 주인공인 이 존사(李尊師)가 실제로 도교(道敎)를 믿고 수양하는 사람이므로, 그를 ‘신선’이라고 높여서 지칭한 말이다.
주024)
의상친(意相親) : 뜻이 서로 친하다. 여기서는 주인공 이 존사가 수양하며 지향하는 자신의 인격이 신선이라, 맑고 깨끗하면서 푸르른 채 정정하게 장수를 하는 소나무의 속성과 신선의 그것이 서로 일치한다는 말이며, 작자 두보는 이 존사가 신선과 상관되는 소나무의 그런 속성을 알고 그렸을 거라는 것을 자신이 알고 있다는 말이다.
주025)
양공(良工) : 어진 공인(工人)’이나, 여기서는 ‘훌륭한 솜씨의 화가(畵家)’라는 말로 쓰인 것이다.
주026)
솔와 : 솔과. 명사 ‘솔’에 조사 ‘과’가 첨가 되면서 ‘ㄹ’음 아래에서 ‘ㄱ’음이 탈락한 것이며, 다음에 나오는 ‘알오’도 역시 동사 ‘알다’에 어미 ‘고’가 연결되면서, ‘ㄹ’음 아래에서 ‘ㄱ’음이 탈락한 것이다.
주027)
미 : 현대어로 ‘마음이’인 이 고어는 중간본에서 ‘ㅿ’음이 탈락하여, ‘미’로 기록되어 있다.
주028)
알와라 : 아노라. 동사 ‘알다’에 어미 ‘과라(노라)’가 연결되면서 ‘ㄹ’음 아래에서 ‘ㄱ’음이 탈락한 것이다.
주029)
장인(丈人) : 이 한자어는 ‘노인. 어른. 아내의 아버지. 아버지의 친구’ 등의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지만, 여기서는 ‘어른’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030)
상산옹(商山翁) : 중국의 옛날 진(秦)나라가 망하고, 한(漢)나라가 건국을 했을 무렵 상산에 숨어살았던 네 명의 노인[商山四皓]을 가리킨다. 곧 동원공(東園公), 하황공(夏黃公), 녹리선생(甪里先生), 기리계(綺里季) 등을 말하며, 이 사람들은 중국과 유교문화권의 여러 나라에서 전설적 인물로 세상에 알려져 왔다.
주031)
얼운사 : 이 고어는 앞의 ‘장인(丈人)’을 언해한 말로 ‘얼운[丈]’과 ‘사람[人]’을 합친 말이나, 실제로 현대어로서는 한 낱말로서 ‘어른’ 또는 ‘어르신’이라는 말이다.
주032)
신괘 가지니 : 신과 한가지니(신과 같으니). 명사 ‘신’에 접속 조사 ‘과’가 첨가되면서 다음으로 연결되는 서술어에 대해서는 ‘신’이 주어의 기능을 하고 있으므로, 이 ‘과’가 주격 조사 ‘이’와 통합 복모음화하여 ‘괘’가 된 것이다. 그런데 현대어에서는 위의 풀이와 같이 그냥 ‘신이’이지, 접속 조사가 다시 첨가되는 일이 없다.
주033)
마조 : 마주.
주034)
안재시니 : 앉아 있으니. 동사 ‘앉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ㅈ’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동사 ‘잇이니’가 연결되면서, ‘아’와 ‘잇’이 통합하여 ‘잿’이 된 것이다.
주035)
도다 : 같도다.
주036)
창망(悵望) : 슬프게 바라보다. 한시에서 아주 많이 쓰이는 한자어로, 여기서는 ‘어떤 대상을 향하여 서글픈 심경과 눈길로 그리워하며 바라보는 것’으로, 실제 시선으로는 그림 속 소나무 아래 어른을 바라보면서, 궁극적으로는 상산의 늙은이를 그리워하는 것을 말한다.
주037)
자지곡(紫芝曲) : 이것은 ‘자지가(紫芝歌)’와 같은 노래로, 『고금악록(古今樂錄)』에 ‘상산의 네 늙은이[商山四皓]를 한(漢)나라 고조 유방(劉邦)이 부르자 응하지 않고, 이 노래를 지어 불렀다고 알려졌으며, 이 자지(紫芝)는 붉은 색의 지초라는 약재로서 신선이 먹는 약초로 알려져 있다’고 하였다.
주038)
시위(時危) : 때가 위태롭다. 이것은 당시 당(唐)나라는 안녹산(安祿山)과 사사명(史思明)의 난을 겪 뒤라, 매우 시대 형편이 혼란스럽고 안정을 찾지 못했던 상황을 작자 두보가 위태롭다고 인식했을 것임을 말해주는 표현이다.
주039)
슬히 : 슬피. 슬프게. 동사 ‘슳다(슬퍼하다)’에 접미사 ‘이’가 연결되면서 ‘ㅎ’이 연음된 것이다.
주040)
라서 : 바라보면서.
주041)
블로니 : 부르니. 동사 ‘브르다’에 어미 ‘오니’가 연결되면서, ‘르’ 변칙으로 변화하여 두 개의 ‘ㄹ’음 중 하나는 받침이 되고, 하나는 어미의 두음으로 개입된 것이다.
주042)
바라온 제 : 위태로운 때. 형용사 ‘바랍다(위태롭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ㅂ’이 순모음화하여 ‘바라온’이 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 명사인 ‘제(때)’가 연결된 것이다.
책목차다음페이지페이지상단이동글자확대글자축소다운로드의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