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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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공의 관청 잔치에서 함께 ‘촉의 길을 그린 그림’을 함께 시로 읊으며 ‘송(松)’ 자를 얻어 짓다[嚴公廳宴同詠蜀道畫圖得松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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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공의 관청 잔치에서 함께 ‘촉의 길을 그린 그림’을 함께 시로 읊으며 ‘송(松)’ 자를 얻어 짓다[嚴公廳宴同詠蜀道畫圖得松字]


嚴公 주001)
엄공(嚴公)
이 엄공은 아마도 작자 두보를 잘 돌보아 주었던 엄무(嚴武)를 말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는 두보가 성도(成都)에 있을 때 그 곳의 군사적 지휘권을 가진 지역 사령관이었다.
廳宴 同詠蜀道畫圖 得松字

엄공청연 동영촉도화도 득송자
(엄공의 관청 잔치에서 함께 ‘촉의 길을 그린 그림’을 함께 시로 읊으며 ‘송(松)’ 자를 얻어 짓다)
* 이 시는 두보가 보응(寶應; 肅宗) 원년(762)에 지은 것이다.

日臨 주002)
일림(日臨)
이 한자어에서 이 ‘일’ 자는 ‘해’를 가리키는 것이라, ‘림’ 자는 바로 ‘햇빛이 비추어 들었다’는 뜻으로 쓰였다.
公館靜 畫列 주003)
화열(畵列)
그림이 벌어져 있다. 여기서는 ‘列(벌이어 놓다)’ 자의 뜻으로 봐서 한 폭의 그림이 아니라, 여러 폭의 그림을 진열한 것을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地圖 주004)
지도(地圖)
여기서는 이것이 그냥 지도가 아니라, 작품 제목에서 말한 바 촉(蜀) 지역의 험준한 도로의 지도를 말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구윗 지비 주005)
구윗지비
관청 집이. 명사 ‘구위(관청)’에 명사 ‘집’이 연결되면서, 이 ‘집’이 앞의 ‘구위’의 속한 것임을 표시하는 사잇소리 ‘ㅅ’이 이 ‘구위’에 첨가된 것이며, ‘집’에는 주격 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ㅂ’이 연음된 것이다.
寂靜  臨얏니 그리미 버러시니 주006)
버러시니
‘벌리어 있으니’ 또는 ‘벌렸으니’인데, 동사 ‘벌다(벌리다. 진열하다)’에 접미사 ‘엇’이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연결형 어미 ‘이니’가 연결되면서, ‘ㅅ’이 연음된 것이다.
地圖ㅣ 雄壯도다

【한자음】 일림공관정 화열지도웅
【직역】 관청 집이 아주 조용한 곳 햇빛이 비추어 있는데, 그림이 진열되어 있으니 지도(地圖)가 웅장하구나!
【의역】 잔치가 벌여진 엄공의 관청 집이 아주 조용한 곳에 햇빛이 밝게 비추어 들자, 그림이 진열되어 있어 이 그림 속의 도로 지도가 웅장한데,

劍閣 주007)
검각(劍閣)
중국의 사천성(四川省) 검각현 북쪽 다검산(大劍山)과 소검산(小劍山) 사이에 있는 사닥다리 길을 말하며, 검문관(劍門關)이라 불리기도 한다.
星橋 주008)
성교(星橋)
유신(庾信)의 시 〈망월(望月)〉에서 ‘은하수 다리에서 계수 꽃을 보노라[星橋視桂花]’라고 읊은 바대로 은하수에 놓여 있다는 다리를 말한다.
松州 주009)
송주(松州)
중국 당(唐)나라 때의 한 지방 이름으로 지금의 사천성(四川省) 송반현(松潘縣)을 말한다.
雪嶺 주010)
설령(雪嶺)
중국의 운남성(雲南省) 여강현(麗江縣) 서북쪽에 있는 산으로 눈으로 덮여 우뚝 솟은 채 서촉(西蜀)의 송주(松州)의 모든 산들과 닿아 있다.

劍閣은 星橋ㅅ 北녀기오 松州雪嶺ㅅ 東녀기로다

【한자음】 검각성교북 송주설령동
【직역】 검각은 성교의 북쪽이요, 송주는 설령의 동쪽이로다.
【의역】 검각현(劍閣縣) 북쪽에 있는 잔도
(棧道 ; 사닥다리 길)
는 성교
(星橋 ; 은하수의 다리)
의 북쪽에 있고, 송주(松州)설령(雪嶺)의 동쪽에 있으며,

華夷 주011)
화이(華夷)
이 한자어는 원래 ‘중화(中華)와 이적(夷狄)’의 준말로 이것은 ‘문화민족인 중국과 야만족인 주변 국가들’이라는 인식을 담은 어휘로 관용되어 온 말이며, 그래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문화 중심주의의 역사관을 담은 용어로 쓰여 왔다. 이 ‘이(夷)’를 우리말로는 ‘오랑캐’라 하는 것이다.
山不斷 吳蜀 주012)
오촉(吳蜀)
오(吳)는 지금 중국의 강소성(江蘇省) 무석현(無錫縣) 지역에 봉해진 주(周)나라 태왕(太王)의 장자(長子) 태백(泰伯)이 시조인 나라로, 뒤에 절강성(浙江省)까지 지역을 넓혔다가, 부차(夫差)에 와서 월(越)나라에 의하여 멸망하였다. 촉(蜀)은 지금의 중국 사천성(四川省) 성도(成都)를 근거로 한 상고시대의 나라로 제곡(帝嚳)의 아들이 여기에 봉해져서 세운 나라라고 하며, 그 뒤에는 이 일대를 지칭하는 지역 명칭으로 쓰였다.
水相通

華와 夷왓 뫼히 주013)
왓 뫼히
~과의 산들이. 조사 ‘와’에 사잇소리인 ‘ㅅ’이 첨가 되고 여기에 명사 ‘뫼(산)’이 연결되었으며, 또한 ‘뫼’가 ‘ㅎ’음 말음 명사라서 주격 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ㅎ’이 개입 연음된 것이다.
긋디 주014)
긋다
그치다’ 또는 ‘끊어지다.
아니고 괏 므리 서르 챗도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45ㄴ

주015)
챗도다
‘통하였구나!’ 또는 ‘사무쳤구나.’ 동사 ‘다(사무치다. 통하다)’에 보조적 연결 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ㅊ’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잇도다(있구나!)’가 연결되면서, ‘아’와 ‘잇’이 통합하여 ‘챗도다’가 된 것이다.

【한자음】 화이산불단 오촉수상통
【직역】 중화와 오랑캐의 산이 끊어지지 않았고, 오(吳)촉(蜀) 지역의 물은 서로 통해 있도다.
【의역】 중국 지역과 야만 지역은 산들로 서로 이어져 있고, 의 지역과 의 지역은 물로 서로 통해 있으니,

興與煙霞 주016)
회(會)
이 한자의 뜻은 언해에서 풀이한 바대로 ‘모니(모이니)’라는 것도 있으나, 여기서는 그냥 ‘모이다’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작자 두보의 심경이 그림 속의 풍경들과 서로 딱 맞아 하나가 되었다는 뜻인 ‘마음에 딱 맞다[契合, 會心]’의 뜻으로 쓰여졌을 것이다. 그래서 이 ‘흥여연하회’라는 시구는 이 작품에 있어서 작자 두보의 감흥의 극치를 가장 잘 읊어낸 것이다.
淸樽幸不空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興心 주017)
흥심(興心)
‘흥(興)’이라는 한 글자를 언해에서 이렇게 ‘흥심’이라 부연하여 풀어낸 것으로, ‘흥취 있는 마음’이다.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그림 속에 있는 풍경을 보고 거기에 하나로 몰입되어 일어나는 기막힌 흥취의 심경을 말한 것이다.
이 煙霞와 다 모니  樽도 幸히 뷔디 아니도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흥여연하회 청준행불공
【직역】 흥취의 마음이 안개, 노을과 함께 어우러지니, 맑은 술잔도 다행히 비지 않는구나!
【의역】 흥취에 젖어 드는 심경이 아름다운 안개, 노을과 함께 어우러지는 데에다가, 여기에 맞추어 맑은 술이 담기는 술잔까지 요행히도 비지 않고 채워지는구나!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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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엄공(嚴公) : 이 엄공은 아마도 작자 두보를 잘 돌보아 주었던 엄무(嚴武)를 말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는 두보가 성도(成都)에 있을 때 그 곳의 군사적 지휘권을 가진 지역 사령관이었다.
주002)
일림(日臨) : 이 한자어에서 이 ‘일’ 자는 ‘해’를 가리키는 것이라, ‘림’ 자는 바로 ‘햇빛이 비추어 들었다’는 뜻으로 쓰였다.
주003)
화열(畵列) : 그림이 벌어져 있다. 여기서는 ‘列(벌이어 놓다)’ 자의 뜻으로 봐서 한 폭의 그림이 아니라, 여러 폭의 그림을 진열한 것을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주004)
지도(地圖) : 여기서는 이것이 그냥 지도가 아니라, 작품 제목에서 말한 바 촉(蜀) 지역의 험준한 도로의 지도를 말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주005)
구윗지비 : 관청 집이. 명사 ‘구위(관청)’에 명사 ‘집’이 연결되면서, 이 ‘집’이 앞의 ‘구위’의 속한 것임을 표시하는 사잇소리 ‘ㅅ’이 이 ‘구위’에 첨가된 것이며, ‘집’에는 주격 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ㅂ’이 연음된 것이다.
주006)
버러시니 : ‘벌리어 있으니’ 또는 ‘벌렸으니’인데, 동사 ‘벌다(벌리다. 진열하다)’에 접미사 ‘엇’이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연결형 어미 ‘이니’가 연결되면서, ‘ㅅ’이 연음된 것이다.
주007)
검각(劍閣) : 중국의 사천성(四川省) 검각현 북쪽 다검산(大劍山)과 소검산(小劍山) 사이에 있는 사닥다리 길을 말하며, 검문관(劍門關)이라 불리기도 한다.
주008)
성교(星橋) : 유신(庾信)의 시 〈망월(望月)〉에서 ‘은하수 다리에서 계수 꽃을 보노라[星橋視桂花]’라고 읊은 바대로 은하수에 놓여 있다는 다리를 말한다.
주009)
송주(松州) : 중국 당(唐)나라 때의 한 지방 이름으로 지금의 사천성(四川省) 송반현(松潘縣)을 말한다.
주010)
설령(雪嶺) : 중국의 운남성(雲南省) 여강현(麗江縣) 서북쪽에 있는 산으로 눈으로 덮여 우뚝 솟은 채 서촉(西蜀)의 송주(松州)의 모든 산들과 닿아 있다.
주011)
화이(華夷) : 이 한자어는 원래 ‘중화(中華)와 이적(夷狄)’의 준말로 이것은 ‘문화민족인 중국과 야만족인 주변 국가들’이라는 인식을 담은 어휘로 관용되어 온 말이며, 그래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문화 중심주의의 역사관을 담은 용어로 쓰여 왔다. 이 ‘이(夷)’를 우리말로는 ‘오랑캐’라 하는 것이다.
주012)
오촉(吳蜀) : 오(吳)는 지금 중국의 강소성(江蘇省) 무석현(無錫縣) 지역에 봉해진 주(周)나라 태왕(太王)의 장자(長子) 태백(泰伯)이 시조인 나라로, 뒤에 절강성(浙江省)까지 지역을 넓혔다가, 부차(夫差)에 와서 월(越)나라에 의하여 멸망하였다. 촉(蜀)은 지금의 중국 사천성(四川省) 성도(成都)를 근거로 한 상고시대의 나라로 제곡(帝嚳)의 아들이 여기에 봉해져서 세운 나라라고 하며, 그 뒤에는 이 일대를 지칭하는 지역 명칭으로 쓰였다.
주013)
왓 뫼히 : ~과의 산들이. 조사 ‘와’에 사잇소리인 ‘ㅅ’이 첨가 되고 여기에 명사 ‘뫼(산)’이 연결되었으며, 또한 ‘뫼’가 ‘ㅎ’음 말음 명사라서 주격 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ㅎ’이 개입 연음된 것이다.
주014)
긋다 : 그치다’ 또는 ‘끊어지다.
주015)
챗도다 : ‘통하였구나!’ 또는 ‘사무쳤구나.’ 동사 ‘다(사무치다. 통하다)’에 보조적 연결 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ㅊ’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를 나타내는 ‘잇도다(있구나!)’가 연결되면서, ‘아’와 ‘잇’이 통합하여 ‘챗도다’가 된 것이다.
주016)
회(會) : 이 한자의 뜻은 언해에서 풀이한 바대로 ‘모니(모이니)’라는 것도 있으나, 여기서는 그냥 ‘모이다’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작자 두보의 심경이 그림 속의 풍경들과 서로 딱 맞아 하나가 되었다는 뜻인 ‘마음에 딱 맞다[契合, 會心]’의 뜻으로 쓰여졌을 것이다. 그래서 이 ‘흥여연하회’라는 시구는 이 작품에 있어서 작자 두보의 감흥의 극치를 가장 잘 읊어낸 것이다.
주017)
흥심(興心) : ‘흥(興)’이라는 한 글자를 언해에서 이렇게 ‘흥심’이라 부연하여 풀어낸 것으로, ‘흥취 있는 마음’이다.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그림 속에 있는 풍경을 보고 거기에 하나로 몰입되어 일어나는 기막힌 흥취의 심경을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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