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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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경에게 주다[贈花卿]


花卿 주001)
화경(花卿)
이 사람은 작자 두보 당시 맹장(猛將)으로 유명한 화경정(花敬定)을 말하며, 일명 화경정(花驚正)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그의 집에는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을 두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주002)
증화경(贈花卿)
두보가 상원(上元; 肅宗) 2년(761)에 성도(成都)에서 지은 것이다. 이 시에 대해서 『두시상주(杜詩詳註)』의 주에서 ‘화경이 촉지방에 있으면서, 불경하게 천자인 황제의 제도를 남용하여, 두보가 이 시를 지어서 풍자를 하면서도, 뜻은 글 밖에 담아 놓았다[화경재촉 파용천자례악 자미작비풍지 이의재언외(花卿在蜀 頗用天子禮樂 子美作此諷之 而意在言外)]’라고 하였다. 따라서 이 시는 문면상으로는 비판이나 풍자를 시사하는 직접적인 언표가 전혀 없이 오히려 감탄과 경이의 표현 같은 문투로 반어적인 풍자와 비판의 의도를 자연스럽게 잘 숨겨 읊어내고 있다.

증화경
(화경에게 주다)

錦城 주003)
금성(錦城)
금관성(錦官城)의 준말. 이 성은 지금 중국의 사천성(四川省) 성도(成都)에 있던 곳으로 당시 비단을 생산 관리하던 소성(少城)을 말한다.
絲管 주004)
사관(絲管)
이 한자어는 현악기[絲]와 관악기[管]를 합친 말로, 여기서는 이른바 풍악(風樂)을 말한다.
日紛紛 주005)
일분분(日紛紛)
매일매일 어지럽고 어지럽다. ‘일일분분(日日紛紛)’의 준 말로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시각과 청각이 통합된 상태의 형용사로 쓰인 것이므로, 여러 악기들과 노래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매우 시끄럽고 야단스러운 상태를 말한 것이다. 작자 두보가 이 작품을 화경(花卿)에게 준다고 하면서, ‘매일 시끄럽고 야단스럽다’라고 한 것은, 이 화경 역시 분수에 넘게 연회를 베풀고 악기와 노래를 연주하고 불렀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것을 부정적으로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半入江風半入雲

錦城엣 絲管ㅅ 소리 날마다 어즈러우니 半만  매 드렛고 半만 구루메 드렛도다

【한자음】 금성사관일분분 반입강풍반입운
【직역】 금관성(錦官城)의 현악과 관악 소리 날마다 어지러우니, 반은 강 바람 결에 흘러 들고 반은 구름 속에 울려 들어갔도다.
【의역】 이 금관성에는 현악기와 관악기의 연주하는 소리가 날마다 어지럽고 야단스러운데, 이 소리의 반은 울려서 강 바람결에 실려 그 속에 들어 퍼져가고 반은 울려서 저 하늘 구름 속으로 퍼져가니,

此曲 주006)
차곡(此曲)
이 곡조(노래). 여기서는 분명 주인공 화경이 자신의 잔치 자리에서 연주하고 노래하게 했을 곡조(노래)를 말한 것으로 ‘천상유(하늘 위에만 있다)’라고 한 것을 보면, 이 곡조(노래)는 분명 하늘 위와 같은 곳인 당(唐)나라 황궁 안에서 황제들만을 위해 지어진 곡조였을 것이며, 그토록 아름답고 화려한 곡임을 알 수 있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52ㄴ

秖應天上有 人間能得幾回聞 주007)
인간능득기회문(人間能得幾回聞)
보통 민간인들이 이렇게 고귀한 황궁의 곡조를 그 몇 번이나 들어볼 수 있겠느냐. 이것은 바로 주인공인 화경을 향해서 작자 두보가 ‘도저히 민간에서는 연주되거나 불려질 수도 없고, 연주되거나 불려져서도 안 되는 곡조라서 애당초부터 들어볼 수가 없는 것인데, 이것을 민간에서 듣게 됐으니, 이 불법과 무질서와 불경의 범죄를 성토하고 싶다’는 깊은 의도를 나타낸 것이다.
【花卿은 必善謳者ㅣ로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이 놀애 오직 당당이 주008)
이
마땅히. 응당.
하 우희 잇니 人間에서 能히 시러곰 몃 디위 주009)
몃디위
몇 번. 몇 차례.
 드르리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차곡지응천상유 인간능득기회문【화경은 반드시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다.】
【직역】 이 노래는 오직 마땅히 하늘 위에만 있는 것이니, 인간 세상에서 능히 몇 번이나 들으랴!
【의역】 이 노래 가락은 오직 마땅히 하늘 위와 같은 황제 궁중에서만 들을 수 있는 것이니, 이 인간 세상에서야 능히 몇 번이나 들을 수 있겠는가!
Ⓒ 역자 | 송준호 / 2015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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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화경(花卿) : 이 사람은 작자 두보 당시 맹장(猛將)으로 유명한 화경정(花敬定)을 말하며, 일명 화경정(花驚正)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그의 집에는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을 두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주002)
증화경(贈花卿) : 두보가 상원(上元; 肅宗) 2년(761)에 성도(成都)에서 지은 것이다. 이 시에 대해서 『두시상주(杜詩詳註)』의 주에서 ‘화경이 촉지방에 있으면서, 불경하게 천자인 황제의 제도를 남용하여, 두보가 이 시를 지어서 풍자를 하면서도, 뜻은 글 밖에 담아 놓았다[화경재촉 파용천자례악 자미작비풍지 이의재언외(花卿在蜀 頗用天子禮樂 子美作此諷之 而意在言外)]’라고 하였다. 따라서 이 시는 문면상으로는 비판이나 풍자를 시사하는 직접적인 언표가 전혀 없이 오히려 감탄과 경이의 표현 같은 문투로 반어적인 풍자와 비판의 의도를 자연스럽게 잘 숨겨 읊어내고 있다.
주003)
금성(錦城) : 금관성(錦官城)의 준말. 이 성은 지금 중국의 사천성(四川省) 성도(成都)에 있던 곳으로 당시 비단을 생산 관리하던 소성(少城)을 말한다.
주004)
사관(絲管) : 이 한자어는 현악기[絲]와 관악기[管]를 합친 말로, 여기서는 이른바 풍악(風樂)을 말한다.
주005)
일분분(日紛紛) : 매일매일 어지럽고 어지럽다. ‘일일분분(日日紛紛)’의 준 말로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시각과 청각이 통합된 상태의 형용사로 쓰인 것이므로, 여러 악기들과 노래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매우 시끄럽고 야단스러운 상태를 말한 것이다. 작자 두보가 이 작품을 화경(花卿)에게 준다고 하면서, ‘매일 시끄럽고 야단스럽다’라고 한 것은, 이 화경 역시 분수에 넘게 연회를 베풀고 악기와 노래를 연주하고 불렀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것을 부정적으로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006)
차곡(此曲) : 이 곡조(노래). 여기서는 분명 주인공 화경이 자신의 잔치 자리에서 연주하고 노래하게 했을 곡조(노래)를 말한 것으로 ‘천상유(하늘 위에만 있다)’라고 한 것을 보면, 이 곡조(노래)는 분명 하늘 위와 같은 곳인 당(唐)나라 황궁 안에서 황제들만을 위해 지어진 곡조였을 것이며, 그토록 아름답고 화려한 곡임을 알 수 있다.
주007)
인간능득기회문(人間能得幾回聞) : 보통 민간인들이 이렇게 고귀한 황궁의 곡조를 그 몇 번이나 들어볼 수 있겠느냐. 이것은 바로 주인공인 화경을 향해서 작자 두보가 ‘도저히 민간에서는 연주되거나 불려질 수도 없고, 연주되거나 불려져서도 안 되는 곡조라서 애당초부터 들어볼 수가 없는 것인데, 이것을 민간에서 듣게 됐으니, 이 불법과 무질서와 불경의 범죄를 성토하고 싶다’는 깊은 의도를 나타낸 것이다.
주008)
이 : 마땅히. 응당.
주009)
몃디위 : 몇 번. 몇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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