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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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죽(苦竹)


苦竹 주001)
고죽(苦竹)
화본과(禾本科), 대명죽속(大明竹属), 북미전죽족(北美箭竹族), 고죽종(苦竹種)의 대나무. 별명은 산병죽(傘柄竹), 라틴학명은 Pleioblastus amarus (Keng) keng이다. 줄기는 높이 3~5m, 지름 1.5~2cm, 줄기의 두께는 6mm 정도이다. 중국 원산으로, 중국에서는 강소성, 안휘성, 절강성, 복건성, 호남성, 호북성, 사천성, 운남성 등에 분포한다. 어려서는 담록색이고, 늙은 뒤에는 점점 황록색으로 바뀐다. 껍질은 회백색 가루반점이 있다. 줄기는 흩어져 나기도 하고, 뭉쳐 나기도 한다. 맛은 쓰다고 하는데, 어린 잎과 어린 싹은 모두 약용이 가능하고, 여름과 가을에 따는 것이 좋다고 한다. 잎과 순, 뿌리와 줄기, 고죽술[苦竹瀝] 등이 모두 해열, 해독 작용을 하고, 피를 맑게 하며, 염증 치료 작용을 한다고 한다.
이 시 ‘고죽’은 숙종(肅宗) 건원(乾元) 2년(759) 가을에 지은 것이라 한다. 758년(건원 1) 5월까지 두보는 장안의 조정에 있었으나, 조정은 두보의 후원자였던 방관(房琯, 697~763)을 재상의 직에서 파면하였다. 패전의 책임을 그에게 물은 것이다. 이에 두보도 좌습유의 벼슬을 내놓게 되었다. 759년 반란군 사사명(史思明)과 안녹산의 아들 안경서에게 관군이 크게 패하여 낙양이 다시 위험하게 되자, 759년 봄에 두보는 동도(東都)에서 화주(華州: 섬서성 화현(華縣))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신안리(新安吏), 동관리(潼關吏), 석호리(石壕吏)의 ‘삼리(三吏)’와, 신혼별(新婚別), 수로별(垂老別), 무가별(無家別)의 ‘삼별(三別)’의 시 6수를 지었다. 두보는 47세 가을에 관직을 버리고 국경에 있는 진주(秦州, 감숙성 천수현)로 옮겨갔다. 진주에서 4개월간 머물렀지만 생활이 몹시 곤궁하여, 동곡(同谷, 감숙성 성현) 땅이 기후도 좋고 식량도 구하기 쉽다는 소리를 듣고 10월에 동곡을 향하였다. 그곳에서 1개월을 지냈지만 생활은 더욱더 곤궁해졌다고 한다.
【竹名이라】

고죽【대나무 이름이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8:11ㄴ

靑冥亦自守 軟弱强扶持【靑冥 指言山다 】

靑冥에 주002)
청명(靑冥)에
산봉우리에. 산 속에. 산에. 할주에 ‘청명’이 ‘산’을 가리켜 말하는 것이란 주석이 달려 있다. ‘청명’에 ‘산봉우리’의 뜻이 있는 것으로 풀이한 곳[한성무 외(1997:287)]도 있다. 본래 ‘청명(靑冥)’은 푸른 하늘, 천공(天空)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 유원(幽遠)한 뜻에서 푸른 하늘뿐만 아니라, 선경(仙境)을 뜻하기도 하고, 산봉우리[山嶺]을 뜻하기도 한다. ‘청명(靑冥)’은 녹청색의 대나무 줄기의 빛의 이미지와도 관련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제 모 주003)
제 모
저[自]+의(관형격 조사)#몸[身]+(대격 조사). 제 몸을. 자기의 몸을. ¶것드러 제 모 守디 몯노소니  미 부니 엇뎨 리오(꺾여 떨어져 제 몸을 지키지 못하는데, 가을 바람이 부니 어찌할 것인가?)〈두시(초) 18:10ㄱ〉.
가졋도소니 주004)
가졋도소니
가지[持]-+-어(연결 어미)#잇[有]-+-도소니(연결 어미). 가지고 있도소니. 가지고 있으니. 가지고 있으나. 언해 담당자는 ‘스스로 지키다’를 뜻하는 원문의 ‘자수(自守)’를 ‘제 몸을 가지고 있으니’와 같이 번역하였다. 이는 ‘청명(靑冥)’을 산으로 해석하고 그에 맞게 ‘자수(自守)’의 풀이를 조정한 것이다.
보라와 주005)
보라와
보랍[軟]-+-아(연결 어미). 보드라워. 부드러워. 여기에는 아마도 ‘연약하여’와 같은 말이 쓰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대나무는 부드럽다고 할 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나무는 꼿꼿하지만 꺾어지기 쉬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연약(軟弱)-’와 같은 말은 18세기말 『몽어유해』에 처음 한국어 문맥에 나타난다. ¶八功德水 여듧 가짓 功德이  므리니 며 며 며 보라며 흐웍며 便安며 머 제  골폼과 목 롬과 一切옛 시르미 다 업스며(팔공덕수는 여덟 가지의 공덕이 갖추어진 물이니, 맑으며 차며 달며 보드라우며 윤택하며 편안하며, 먹을 제 배고픔과 목마름 일체의 시름이 다 없으며)〈월석 2:42ㄱ~ㄴ〉.
고파 주006)
고파
억지로. 힘겹게. ‘*고프다’와 같은 형용사 어간에 연결 어미 ‘-아/어’가 통합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는 형태이지만, ‘*고프다’를 상정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의미도 현대의 ‘고달프다’와는 상당히 다르다. ¶늘거 가매  슬허셔 고파 내  어위키 노니 興이 오거 오나래 그듸와 歡樂호 다노라(늙어 감에 가을을 슬퍼하여서 억지로 내 마음을 너그럽게 하노니 흥(興)이 오거늘 오늘날에 그대와 아주 즐거워함을 다하노라.)〈두시(초) 11:34ㄱ〉.
서르 더위자밧도다 주007)
더위자밧도다
더위[牽, 引]-+잡[持, 執]-+-아(연결 어미)#잇[有]-+-도다(감탄 어미). 끌어 잡아 있도다. 끌어잡고 있다. 움켜잡고 있다. 부둥켜 잡고 있다. ‘더위-’는 높은 곳에 오르려고 무엇을 끌거나 움키는 뜻이다. ¶君王ㅅ 臺榭ㅣ 巴山 벼엿니 萬丈인 블근 리 오히려 可히 더위자리로다(군왕(君王)의 큰 정자가 파산(巴山)을 베었나니 만 길이나 높이 솟은 산봉우리를 오히려 가히 움켜잡을 것이로다.)〈두시(초) 14:35ㄱ〉.

【한자음】 청명역자수 연약강부지【청명(靑冥)은 산을 가리킨다.】
【언해역】 산봉우리에 또 제 몸을 가지고 있으니, 보드라워 힘겹게 서로 끌어 잡고 있도다.

味苦夏蟲避 叢卑春鳥疑

마시 니 주008)
마시 니
맛[味]+이(주격 조사)#[苦]-+-니(연결 어미). 맛이 쓰니.
녀르멧 주009)
녀르멧
녀름[夏]+에(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여름의.
벌어지 주010)
벌어지
버러지[蟲]. 벌레.
어여 가고 주011)
어여 가고
어이[避, 廻]-+-어(연결 어미)#가[去]-+-고(연결 어미). 피해 가고. 돌아가고, 에둘러 가고. 둘러 가고. ¶사을 어여 가 諫諍던 긄 草 브레 오(사람을 피해 가서 간쟁하던 글의 초를 불에 사르고)〈두시(중) 6:15ㄱ〉.
퍼기 주012)
퍼기
포기[叢]. 떨기. ¶하히 치운 제 萬里예 가 디여 다시 믿퍼기예 도라가디 몯니라(하늘이 추울 때 만리에 가서 떨어져 다시 밑포기에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다.)〈두시(초) 6:53ㄴ〉.
가오니 주013)
가오니
[低]-+-갑(형용사 파생 접미사)-+-(조음소)-+니(연결 어미). 낮가오니. 낮으니.
새 주014)
새
봄[春]+ㅅ(관형격 조사)#새[鳥]. 봄의 새. 봄새.
疑心놋다 주015)
의심(疑心)놋다
의심(疑心)+-(형용동사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의심하는구나.

【한자음】 미고하충피 총비춘조의
【언해역】 맛이 쓰니 여름의 벌레 피해 가고, 포기 낮으니 봄새들이 의심하는구나.

軒墀曾不重 剪伐欲無辭【言階墀예 不種此竹 人皆伐之니라】

軒墀예 주016)
헌지(軒墀)예
헌지(軒墀)+예(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헌지에. ‘헌지’는 대청이나 헌함 계단의 공지를 말한다. ¶宮闕의 軒墀ᄅᆞᆯ 여희옛노라(궁궐의 헌지를 잃고 있노라.)〈두시(초) 20:54ㄱ〉.
일즉 주017)
일즉
일찍이. 일찍부터.
重히 주018)
중(重)히
중(重)+-(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중하게. 귀중하게. 귀중히.
너기디 주019)
너기디
너기[看]-+-디(연결 어미). 여기지.
아니니 주020)
아니니
아니[不]+-(동사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아니하니.
베혀 주021)
베혀
베히[剪伐]-+-어(연결 어미). 베어.
가 주022)
가
가[去]-+-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대격 조사). 감을. 가는 것을.
말오져 주023)
말오져
말[勿]-+-고져(연결 어미). 말고자. 말라고. 하지 말라고. 금하고자. ¶두 줄깃 셴 머릿터리 어느 리리오 온 번 罰 기픈 잔  마디 아니노라(두어 줄기의 센 머리털을 어찌 버리리오? 백 번 벌하는 깊은 잔을 또 마지 아니하노라.)〈두시(초) 15:2ㄱ〉.
디 몯놋다 주024)
몯놋다
몯[不]+-(형용동사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못하는구나. 못하도다.

【한자음】 헌지증불중 전벌욕무사【계단의 공지에 이 대나무를 심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두 잘라 버린 것을 말한다.】
【언해역】 헌함 계단의 공지에 일찍부터 귀중하게 여기지 않았으니, 베어 가는 것을 금하고자(하지 말라고) 하지 못하는도다.

幸近幽人屋 霜根結在玆【幽人 ㅣ 自謂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幸혀 주025)
행(幸)혀
행여. 다행히.
幽人의 주026)
유인(幽人)의
유인(幽人)+의(관형격 조사). 은사(隱士)의. ‘유인(幽人)’은 어지러운 세상을 피하여 조용한 곳에 숨어 사는 사람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두보가 자신을 비유적으로 가리킨 것이다.
지븨 주027)
지븨
집[家, 屋]+의(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집에.
갓가오니 주028)
갓가오니
갓갑[近]-+-(조음소)-+-니(연결 어미). 가까우니. ¶族屬애 갓가온 淮王이 왯고 門地 노 薊子ㅣ 디나왓도다(황제의 혈통에 가까운 회왕이 와 있고 문벌 높은 계자훈(薊子訓)이 지나다가 와 있도다.)〈두시(초) 14:36ㄱ〉.
서리옛 불휘 주029)
서리엣 불휘
서리[霜]+에(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불휘[根]. 서리의 뿌리. 서리 맞은 뿌리.
자 주030)
자
[結]-+-아(연결 어미). 맺어. 마디져. 단단해져. ¶버건 六根  것 그르논 次第 뵈샤 존  글어 微妙 圓通 얻게 샤 修行 眞實ㅅ 조왼 이 사시니(다음으로는 육근에 맺은 것 끄르는 차례를 보이시어 맺은 마음을 끌러 미묘한 원통을 얻게 하시어 수행할 중요한 일을 삼으시니)〈능엄 1:21ㄱ〉.
어긔 주031)
어긔
이[此]#긔(의존 명사). 여기. ‘이긔’를 지시사 ‘이’와 장소를 나타내는 의존 명사 ‘긔’로 분석하는 것은 다소 가설적인 것이다. ‘긔’를 더 분석하여 ‘(의존 명사)+의(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와 같이 분석할 수도 있다. 궁극적인 분석은 ‘’에서 ‘-ㆁ-’을 조음소로 분석하는 것이다. ‘이긔’와 완전히 동일한 구성을 보이는 것이 ‘그긔(〉거기), 뎌긔(〉저기)’이다. ¶놀애와 뎌피릿 소리 이긔 드던 이 오히려 노니 千騎ㅣ 旌旗 자밧더니라(노래와 저피리 소리 여기 들던 일을 오히려 생각하노니, 천 명의 말탄 병사가 정기(旌旗)를 잡고 있던 것이다.)〈두시(초) 14:35ㄴ~36ㄱ〉.
잇도다 주032)
잇도다
잇[有]-+-도다(감탄 어미). 있도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행근유인옥 상근결재자【은사는 두보가 스스로를 이르는 것이다.】
【언해역】 다행히 은사의 집에 가까우니, 서리 맞은 뿌리 단단해져 여기 있도다.
Ⓒ 역자 | 임홍빈 / 2016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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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고죽(苦竹) : 화본과(禾本科), 대명죽속(大明竹属), 북미전죽족(北美箭竹族), 고죽종(苦竹種)의 대나무. 별명은 산병죽(傘柄竹), 라틴학명은 Pleioblastus amarus (Keng) keng이다. 줄기는 높이 3~5m, 지름 1.5~2cm, 줄기의 두께는 6mm 정도이다. 중국 원산으로, 중국에서는 강소성, 안휘성, 절강성, 복건성, 호남성, 호북성, 사천성, 운남성 등에 분포한다. 어려서는 담록색이고, 늙은 뒤에는 점점 황록색으로 바뀐다. 껍질은 회백색 가루반점이 있다. 줄기는 흩어져 나기도 하고, 뭉쳐 나기도 한다. 맛은 쓰다고 하는데, 어린 잎과 어린 싹은 모두 약용이 가능하고, 여름과 가을에 따는 것이 좋다고 한다. 잎과 순, 뿌리와 줄기, 고죽술[苦竹瀝] 등이 모두 해열, 해독 작용을 하고, 피를 맑게 하며, 염증 치료 작용을 한다고 한다.
이 시 ‘고죽’은 숙종(肅宗) 건원(乾元) 2년(759) 가을에 지은 것이라 한다. 758년(건원 1) 5월까지 두보는 장안의 조정에 있었으나, 조정은 두보의 후원자였던 방관(房琯, 697~763)을 재상의 직에서 파면하였다. 패전의 책임을 그에게 물은 것이다. 이에 두보도 좌습유의 벼슬을 내놓게 되었다. 759년 반란군 사사명(史思明)과 안녹산의 아들 안경서에게 관군이 크게 패하여 낙양이 다시 위험하게 되자, 759년 봄에 두보는 동도(東都)에서 화주(華州: 섬서성 화현(華縣))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신안리(新安吏), 동관리(潼關吏), 석호리(石壕吏)의 ‘삼리(三吏)’와, 신혼별(新婚別), 수로별(垂老別), 무가별(無家別)의 ‘삼별(三別)’의 시 6수를 지었다. 두보는 47세 가을에 관직을 버리고 국경에 있는 진주(秦州, 감숙성 천수현)로 옮겨갔다. 진주에서 4개월간 머물렀지만 생활이 몹시 곤궁하여, 동곡(同谷, 감숙성 성현) 땅이 기후도 좋고 식량도 구하기 쉽다는 소리를 듣고 10월에 동곡을 향하였다. 그곳에서 1개월을 지냈지만 생활은 더욱더 곤궁해졌다고 한다.
주002)
청명(靑冥)에 : 산봉우리에. 산 속에. 산에. 할주에 ‘청명’이 ‘산’을 가리켜 말하는 것이란 주석이 달려 있다. ‘청명’에 ‘산봉우리’의 뜻이 있는 것으로 풀이한 곳[한성무 외(1997:287)]도 있다. 본래 ‘청명(靑冥)’은 푸른 하늘, 천공(天空)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 유원(幽遠)한 뜻에서 푸른 하늘뿐만 아니라, 선경(仙境)을 뜻하기도 하고, 산봉우리[山嶺]을 뜻하기도 한다. ‘청명(靑冥)’은 녹청색의 대나무 줄기의 빛의 이미지와도 관련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주003)
제 모 : 저[自]+의(관형격 조사)#몸[身]+(대격 조사). 제 몸을. 자기의 몸을. ¶것드러 제 모 守디 몯노소니  미 부니 엇뎨 리오(꺾여 떨어져 제 몸을 지키지 못하는데, 가을 바람이 부니 어찌할 것인가?)〈두시(초) 18:10ㄱ〉.
주004)
가졋도소니 : 가지[持]-+-어(연결 어미)#잇[有]-+-도소니(연결 어미). 가지고 있도소니. 가지고 있으니. 가지고 있으나. 언해 담당자는 ‘스스로 지키다’를 뜻하는 원문의 ‘자수(自守)’를 ‘제 몸을 가지고 있으니’와 같이 번역하였다. 이는 ‘청명(靑冥)’을 산으로 해석하고 그에 맞게 ‘자수(自守)’의 풀이를 조정한 것이다.
주005)
보라와 : 보랍[軟]-+-아(연결 어미). 보드라워. 부드러워. 여기에는 아마도 ‘연약하여’와 같은 말이 쓰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대나무는 부드럽다고 할 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나무는 꼿꼿하지만 꺾어지기 쉬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연약(軟弱)-’와 같은 말은 18세기말 『몽어유해』에 처음 한국어 문맥에 나타난다. ¶八功德水 여듧 가짓 功德이  므리니 며 며 며 보라며 흐웍며 便安며 머 제  골폼과 목 롬과 一切옛 시르미 다 업스며(팔공덕수는 여덟 가지의 공덕이 갖추어진 물이니, 맑으며 차며 달며 보드라우며 윤택하며 편안하며, 먹을 제 배고픔과 목마름 일체의 시름이 다 없으며)〈월석 2:42ㄱ~ㄴ〉.
주006)
고파 : 억지로. 힘겹게. ‘*고프다’와 같은 형용사 어간에 연결 어미 ‘-아/어’가 통합된 것으로 생각될 수 있는 형태이지만, ‘*고프다’를 상정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의미도 현대의 ‘고달프다’와는 상당히 다르다. ¶늘거 가매  슬허셔 고파 내  어위키 노니 興이 오거 오나래 그듸와 歡樂호 다노라(늙어 감에 가을을 슬퍼하여서 억지로 내 마음을 너그럽게 하노니 흥(興)이 오거늘 오늘날에 그대와 아주 즐거워함을 다하노라.)〈두시(초) 11:34ㄱ〉.
주007)
더위자밧도다 : 더위[牽, 引]-+잡[持, 執]-+-아(연결 어미)#잇[有]-+-도다(감탄 어미). 끌어 잡아 있도다. 끌어잡고 있다. 움켜잡고 있다. 부둥켜 잡고 있다. ‘더위-’는 높은 곳에 오르려고 무엇을 끌거나 움키는 뜻이다. ¶君王ㅅ 臺榭ㅣ 巴山 벼엿니 萬丈인 블근 리 오히려 可히 더위자리로다(군왕(君王)의 큰 정자가 파산(巴山)을 베었나니 만 길이나 높이 솟은 산봉우리를 오히려 가히 움켜잡을 것이로다.)〈두시(초) 14:35ㄱ〉.
주008)
마시 니 : 맛[味]+이(주격 조사)#[苦]-+-니(연결 어미). 맛이 쓰니.
주009)
녀르멧 : 녀름[夏]+에(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 여름의.
주010)
벌어지 : 버러지[蟲]. 벌레.
주011)
어여 가고 : 어이[避, 廻]-+-어(연결 어미)#가[去]-+-고(연결 어미). 피해 가고. 돌아가고, 에둘러 가고. 둘러 가고. ¶사을 어여 가 諫諍던 긄 草 브레 오(사람을 피해 가서 간쟁하던 글의 초를 불에 사르고)〈두시(중) 6:15ㄱ〉.
주012)
퍼기 : 포기[叢]. 떨기. ¶하히 치운 제 萬里예 가 디여 다시 믿퍼기예 도라가디 몯니라(하늘이 추울 때 만리에 가서 떨어져 다시 밑포기에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다.)〈두시(초) 6:53ㄴ〉.
주013)
가오니 : [低]-+-갑(형용사 파생 접미사)-+-(조음소)-+니(연결 어미). 낮가오니. 낮으니.
주014)
새 : 봄[春]+ㅅ(관형격 조사)#새[鳥]. 봄의 새. 봄새.
주015)
의심(疑心)놋다 : 의심(疑心)+-(형용동사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의심하는구나.
주016)
헌지(軒墀)예 : 헌지(軒墀)+예(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헌지에. ‘헌지’는 대청이나 헌함 계단의 공지를 말한다. ¶宮闕의 軒墀ᄅᆞᆯ 여희옛노라(궁궐의 헌지를 잃고 있노라.)〈두시(초) 20:54ㄱ〉.
주017)
일즉 : 일찍이. 일찍부터.
주018)
중(重)히 : 중(重)+-(형용사 파생 접미사)-+-이(부사 파생 접미사). 중하게. 귀중하게. 귀중히.
주019)
너기디 : 너기[看]-+-디(연결 어미). 여기지.
주020)
아니니 : 아니[不]+-(동사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니(연결 어미). 아니하니.
주021)
베혀 : 베히[剪伐]-+-어(연결 어미). 베어.
주022)
가 : 가[去]-+-아(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ㅁ(명사형 어미)+(대격 조사). 감을. 가는 것을.
주023)
말오져 : 말[勿]-+-고져(연결 어미). 말고자. 말라고. 하지 말라고. 금하고자. ¶두 줄깃 셴 머릿터리 어느 리리오 온 번 罰 기픈 잔  마디 아니노라(두어 줄기의 센 머리털을 어찌 버리리오? 백 번 벌하는 깊은 잔을 또 마지 아니하노라.)〈두시(초) 15:2ㄱ〉.
주024)
몯놋다 : 몯[不]+-(형용동사 파생 접미사)-+-(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ㅅ(사이시옷)-+-다(종결 어미). 못하는구나. 못하도다.
주025)
행(幸)혀 : 행여. 다행히.
주026)
유인(幽人)의 : 유인(幽人)+의(관형격 조사). 은사(隱士)의. ‘유인(幽人)’은 어지러운 세상을 피하여 조용한 곳에 숨어 사는 사람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두보가 자신을 비유적으로 가리킨 것이다.
주027)
지븨 : 집[家, 屋]+의(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 집에.
주028)
갓가오니 : 갓갑[近]-+-(조음소)-+-니(연결 어미). 가까우니. ¶族屬애 갓가온 淮王이 왯고 門地 노 薊子ㅣ 디나왓도다(황제의 혈통에 가까운 회왕이 와 있고 문벌 높은 계자훈(薊子訓)이 지나다가 와 있도다.)〈두시(초) 14:36ㄱ〉.
주029)
서리엣 불휘 : 서리[霜]+에(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ㅅ(관형격 조사)#불휘[根]. 서리의 뿌리. 서리 맞은 뿌리.
주030)
자 : [結]-+-아(연결 어미). 맺어. 마디져. 단단해져. ¶버건 六根  것 그르논 次第 뵈샤 존  글어 微妙 圓通 얻게 샤 修行 眞實ㅅ 조왼 이 사시니(다음으로는 육근에 맺은 것 끄르는 차례를 보이시어 맺은 마음을 끌러 미묘한 원통을 얻게 하시어 수행할 중요한 일을 삼으시니)〈능엄 1:21ㄱ〉.
주031)
어긔 : 이[此]#긔(의존 명사). 여기. ‘이긔’를 지시사 ‘이’와 장소를 나타내는 의존 명사 ‘긔’로 분석하는 것은 다소 가설적인 것이다. ‘긔’를 더 분석하여 ‘(의존 명사)+의(처격 조사, 부사격 조사)’와 같이 분석할 수도 있다. 궁극적인 분석은 ‘’에서 ‘-ㆁ-’을 조음소로 분석하는 것이다. ‘이긔’와 완전히 동일한 구성을 보이는 것이 ‘그긔(〉거기), 뎌긔(〉저기)’이다. ¶놀애와 뎌피릿 소리 이긔 드던 이 오히려 노니 千騎ㅣ 旌旗 자밧더니라(노래와 저피리 소리 여기 들던 일을 오히려 생각하노니, 천 명의 말탄 병사가 정기(旌旗)를 잡고 있던 것이다.)〈두시(초) 14:35ㄴ~36ㄱ〉.
주032)
잇도다 : 잇[有]-+-도다(감탄 어미).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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