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이 일어남은 시궁창을 쳐서 흘려 보내지 않아 그 더러운 나쁜 것이 〈사람에게〉 쐬여 〈병이〉 되며, 땅에 많은 사람이 죽은 기운이 왕성하게 일어나 〈병이〉 되며, 벼슬아치가 〈백성을〉 억압하여 원수가 됨으로 인해 〈병이〉 되니, 이리하여 〈생긴 병을〉 이르면, 감옥에서 생긴 온역, 시장에서 생긴 온역, 무덤에서 생긴 온역, 사당에서 생긴 온역, 신사에서 생긴 온역, 산에서 생긴 온역, 바다에서 생긴 온역, 집에서 생긴 온역, 부엌에서 생긴 온역, 날씨로 생긴 온역, 하늘에서 생긴 온역, 땅에서 생긴 온역 등이다. 이들을 없앨 처방법은 도소주(屠蘇酒)와 형화원(螢火元)과 살귀전(殺鬼煎)과 신명산(神明散)이 다 없게 할 처방법이거니와 다만 유근(劉根)의 별전(別傳)대로, 고을에서 다스리는 땅에서 그 해 사방의 가운데 땅을 파되 깊이가 석 자이고 너비도 같게 한 다음, 깨끗한 모래 석 섬으로 메우고 좋은 술 석 되를 그 위에 붓고는 그 고을 원님으로 하여금 빌게 하여라. 이것도 또한 악성 기운을 덜게 하는 좋은 방술(方術)이다. 그 해의 천지 사방은 그 해의 기운을 씻어낸 일육합(六合)은 천지(天地)와 사방(四方)이 있는 곳이므로 신령에게 빌어서 재앙을 물리치는 것이다.【이다.】
〈덧붙임〉
위의 한문 본문과 언해문에서는 시궁창의 더러운 기운과 죽은 사람들의 기운, 그리고 관리들의 억압 등으로 생긴 12가지의 병을 옥온(獄溫), 상온(傷溫), 묘온(墓溫), 묘온(廟溫), 사온(社溫), 산온(山溫), 해온(海溫), 가온(家溫), 조온(竈溫), 세온(歲溫), 천온(天溫), 지온(地溫) 등으로 나타내고 있어 그 증상에 대해서는 더 이상 알기가 어렵다. 그런데 ≪벽온신방(辟瘟新方)≫(1653)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기록을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증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문〉 或溝渠不泄其穢惡不修薰蒸而成者或地多死氣鬱發而成者或官吏枉抑怨讟而成者其證使人痰盛煩熱頭痛身疼增寒壯熱項强睛疼甚至聲啞或赤眼口瘡腮腫喉痺咳嗽噴嚔(벽온신방 1ㄱ)
〈언해문〉 혹 쳔을 츠디 아녀 더러온 긔온이 사의게 이거나 그 사 주근 긔운이 만커나 관원이 사오나와 원망이 만하도 되니 그 증은 담이 셩며 답답며 머리 알며 몸이 알며 치우락 더우락며 목이 고며 눈망올이 알며 목이 쉬며 눈이 블그며 입이 헐며 볼이 브으며 목 안히 범븨며 기과 최옴을 니라(벽온신방 1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