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수보리)이 한 번 세존(께서) 단정히 앉으심을 보고 곧 시방의 바가범을 의심하지 아니하여 증득(證得)함이 제불과 같은 마음을 내어 바로 묻자와 이르되, “티끌(속세)에 능히 벗어나지 못함은 주함을(머무를 자리를) 얻지 못한 탓이며, 마음이 해탈 못함은 마음을 항복받지 못한 탓이니,【바가범은 부처를 사뢰니, 덕이 높으시어 지극히 높으신 이름이다.】
이는 바로 선재(동자)가 복성의 동녘 가에 처음 문수보살을 만나 법계를 문득 증득하고 쉰세 분의 선지식을 역참하여 낱낱이 선지식께 여쭈어 이르되, “제가 이미 먼저 보리심을 발하였으니, 어찌해야 보살도를 배우며 보살행을 닦겠습니까?” 함과 같은 것이다.【역참은 전체로 다 보이는 것이다.】
어둡기 때문인 것이다. 어듭-[暗]+ㄹ//을+(이/ㅣ, zero서술격)+니+라. 서술어의 연결형을 명사적 자격으로 만든 것.
법을 물어도 법은 가히 물을 것이 없으며, 도를 닦아도 도는 가히 닦을 것이 없으니, 오직 물음을 내지 아니한 때를 향하여 눈을 둘지언정(마음을 둠), 어찌 모름지기 머무름과 머물지 못함, 항복받음과 항복받지 못함을 다시 묻겠는가? 이와 같이 착어하니, 〈그〉 뜻은 어찌된 것인가? 만일, 오늘날 일을 밝히면 본래의 몸이 어둡기 때문인 것이다.
나의 이 세계는 본래 스스로가 맑고 평등하여 다스려지며 어지러움이 다 없거니, 무엇을 슬퍼하며 무엇을 기뻐하겠는가? 기러기가 북쪽 변방을 생각하며 제비가 옛 깃을 생각함과 같으니, 어찌 슬퍼하며 기뻐함으로 마음을 삼겠는가? 오직 한 무더기 허공이 오고 감이 스스로 자유로이 할 따름인 것이다.【공은 진공이니, 본성을 이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