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이륜행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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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소석적(彦宵析籍)


21ㄱ

彦宵析籍

됴언쇼의 뎨  셰간내 주001)
셰간내:
셰간[家産]+-애(처격 조사). 살림으로. ‘셰간내’는 중철 표기이다.
사로미 주002)
사로미:
살-[生]+-옴(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삶이. 사는 것이.
열두 러니  언운니 주003)
언운니:
언운(彦雲, 인명)+-이(주격 조사). 언운이. ‘언운니’는 중철 표기이다.
겨집기 며 뉴 주004)
뉴:
놀이.
긔 주005)
긔:
장기(將棋).
바독 주006)
바독:
바둑[碁].
즐겨 셰간 거 배아 가 아 언 간니 듣디 아니커 셰간 구여 논호아 주007)
논호아:
논호-[分]+-아(연결 어미). 나누어. 15세기 국어에서는 ‘호-’로만 쓰였다.
나니 다  마내 주008)
다  마내:
다[五]+[年]+-ㅅ(사이시옷)+만(의존 명사)+-애(처격 조사). 오년 만에.
의 셰간니 주009)
죄:
죄다.
업고 주010)
업고:
없-[無]+-고(대등적 연결 어미). 없어지고. 어간 ‘없-’이 자음 앞에서 어말 자음군의 단순화로 ‘업-’으로 교체되었다.
환자 주011)
환자(還子):
곡식을 봄에 꾸어 주고 가을에 이자를 붙여 거두던 일, 또는 그 곡식.
녜 주012)
녜:
장리(長利). 돈이나 곡식을 꾸어 주고, 받을 때에는 한 해 이자로 본디 곡식의 절반 이상을 받는 변리(邊利).
삼쳔니 남더니 주013)
남더니:
넘더니[過]. 중세 국어에서 동사 ‘남다’는 ‘여(餘)’와 ‘과(過)’의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언 아 섯나래 주014)
아섯나래:
아설날[歲末]+-애(처격 조사). 작은 설날에. 섣달 그믐날에. 여기서 ‘섯날’은 사이시옷이 붙은 ‘섨날’에서 ‘섨’의 ㄹ이 탈락한 형태이다. 이처럼 사이시옷 앞에서 명사의 말음 ㄹ이 탈락하는 현상은 중세 국어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믌결’이 ‘믓결’로도 많이 쓰였다.
과 아미 주015)
아미:
아주머니.
여 수을 주016)
수을:
술[酒].
이바며 주017)
이바며:
이받-[宴]+-며(대등적 연결 어미). 잔치하며. 대접하며.
닐우 아 주018)
아:
전일(前日). 일찍이.
셰간 논호련 주019)
논호련:
논호-[分]+-려(의도법 어미)+-ㄴ(보조사). 나누려는.
미 주020)
미:
[心]+-이(주격 조사). 마음이. ‘미’는 중철 표기이다.
아니러니 이 기를 주021)
기를:
-[用]+-기(명사형 어미)+-를(목적격 조사). 쓰기를.
너므 주022)
너므:
너무.
여 셰간니 다 배아면 주023)
배아면:
배아-[破]+-면(종속적 연결 어미). 망치면. 없애면. 탕진하면.
모다 주으릴가 주024)
주으릴가:
주으리-[飢]+-ㄹ가(의문법 어미). 굶주릴까.
너겨 호니 주025)
호니:
-[爲]+-오-(삽입 모음)+-니(종속적 연결 어미). 하니. 한 것이니.
이제 혀 주026)
혀:
행여. 다행히.
셰간니 반만 주027)
반만:
반(半)+-만(보조사). 절반만큼. 절반쯤.
잇니 죡히 주028)
죡히:
족(足)히.

21ㄴ

시졀레 주029)
시졀레:
시졀(時節)+-에(처격 조사). 시절에. ‘시졀레’는 중철 표기이다. ‘시졀’이 한문 원문에는 ‘복랍(伏臘)’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복랍’은 삼복(三伏)과 납일(臘日)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납일은 예전에 민간이나 조정에서 조상이나 종묘 또는 사직에 제사 지내던 날이다.
리니 이 다시 집븨 와 셰간 자브라 주030)
자브라:
잡-[管掌]+-으라(명령법 어미). 잡으라. 관장하라.
고 아 논혼 글월 브레 주031)
브레:
블[火]+-에(처격 조사). 불에. ‘블〉불’ (원순모음화).
녀코 주032)
녀코:
녛-[入]+-고(대등적 연결 어미). 넣고.
집븻 주033)
집븻:
집[家]+-읫(처소 관형격 조사). 집엣. ‘집븻’은 중철 표기이다.
일 다 맛디니라 주034)
맛디니라:
-[任]+-이-(사동 접미사)+-니라(평서법 어미). 맡겼다.
 닐우듸 주035)
빋:
빚[負債].
낸 것도 내 뎌튝 주036)
뎌튝:
저축(貯蓄). ‘뎌튝〉저축’(구개음화).
 거로 주037)
 거로:
-[爲]+-ㄴ(관형사형 어미)+것(의존 명사)+-로(조격 조사). ~한 것으로.
가포려 주038)
가포려:
갚-[償]+-오-(삽입 모음)+-려(의도법 어미). 갚으려.
대 이 처믜 주039)
처믜:
처[初]+-의(처격 조사). 처음에.
븟그려 주040)
붓그려:
붓그리-[慙]+-어(여결 어미). 부끄러워하여.
타가 주041)
타가:
‘다가’의 축약형.
브듸이 주042)
브듸이:
부득이(不得已). 하는 수 없이. 원문의 ‘不得已’를 음독한 형태가 변화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규장각본〉(1727)에는 ‘브듸이’를 ‘마디못야’로 나타내고 있다.
여 조니라 주043)
조니라:
좇-[從]+-니라(평서법 어미). 좇았다. 따랐다.
버근 예 주044)
버근 예:
버그-[次]+-ㄴ(관형사형 어미)+[年]+-예(처격 조사). 다음 해에. 그 이듬해에.
언 급뎨 주045)
급뎨(及第):
과거에 합격하던 일.
니라
Ⓒ 편찬 | 김안국 / 1518년(중종 13)

21ㄴ

趙彦宵 兄弟二人 同㸑十二年 兄彦雲 惟聲色博奕是娛 生業壞已逾半 彦宵 諫不入 遂求析籍 及五年 而兄之生計蕩然矣 公私逋負 尙千餘緡 彦宵 因除夕置酒 邀兄嫂而告之曰向者 初無分㸑意 以兄用度不節 恐皆蕩盡俱有饑寒之憂 今幸留一半 亦足以給伏臘 兄 自今復歸中堂以主家務 卽取分書付之火 管鑰之屬 悉以付焉 因言所少逋負 以已儲錢償之 兄初有慚色不從 不得已而受之 次年彦宵 一擧登第 鄕人大敬服之
同㸑曾經一紀餘 可憐家業漸蕭踈 無端析籍兄應怪 丹懇他年見火書
兄蕩家資弟析居 五年贏得有遺儲 慇懃更酌元宵酒 從此阿兄復主廬
Ⓒ 편찬 | 김안국 / 1518년(중종 13)

언소석적(彦宵析籍 : 언소가 재산을 가르다) 당나라
조언소(趙彦宵)의 형제가 한 집에서 살림을 산 것이 12년이었다. 형 언운(彦雲)은 계집질하며 장기바둑 같은 잡기를 즐겨 가산(家産)을 거의 탕진하니 아우 언소가 그러지 말라고 간(諫)하나 듣지 아니하므로 재산을 나누어 나가 살았다. 그런 지 5년 만에 형의 재산이 죄다 없어지고 곡식을 장리(長利)로 꾸어 먹은 것이 삼천(三千)이 넘었다. 언소가 섣달 그믐날에 형과 형수를 청하여 술을 대접하며 이르기를, “처음부터 재산을 나누려는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형님의 씀씀이 너무 지나쳐 재산이 다 탕진되고 나면 모두가 굶주리게 되지 않을까 염려되어 한 것이니, 이제 다행히 재산이 절반쯤 남아 있어 족히 삼복(三伏)과 납일(臘日) 등에 쓸 수 있을 것이므로 형님이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재산을 관장(管掌)하십시오.”라 하고는 전에 나누었던 재산 문서를 불에 넣어 태우고 집엣 일을 다 〈형에게〉 맡겼다. 또 이르기를, “형에게 빚 있는 것도 내가 저축한 것으로 갚겠습니다.”라고 하니, 형이 처음에는 부끄러워하며 마다하다가 하는 수 없이 그에 따랐다. 그 이듬해에 언소가 급제(及第)하였다.
Ⓒ 역자 | 김문웅 / 2010년 10월 일

〈규장각본〉

21ㄱ

됴언쇼의 형뎨  셰간 사로미 열두 러니 형 언운이 겨집기 며 풍뉴 쟝긔 바독 즐겨 셰간 거의 배야 가거 언 말라 간호 듯디 아니커 셰간 구야 화 나니 다  만 형의 셰간이 다 배야고 환자 댱니 먹은 거시 장 만터라 언 아츤 선날의 형과 아미 쳥야 술 먹이며 닐오 아 셰간 호려  디 업더니 형이 기 너무 야 셰간이 다 배야면 모다 주릴가 너겨  거시니 이제 혀 셰간이 반만 잇니 죡히 시졀레 니 형이 다시 집의 와

21ㄴ

셰간 자브라 고 아 논 글월 블레 녀코 집읫 거 다 맛니라  닐오 빗 낸 것도 내 뎨튝 쳘량으로 가프려 노라 대 형이 처엄믜 븟그려 마다 다가 마디 못야 조니라 버근 예 됴언 급뎨니  사이 크게 공경고 항복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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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셰간내:셰간[家産]+-애(처격 조사). 살림으로. ‘셰간내’는 중철 표기이다.
주002)
사로미:살-[生]+-옴(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삶이. 사는 것이.
주003)
언운니:언운(彦雲, 인명)+-이(주격 조사). 언운이. ‘언운니’는 중철 표기이다.
주004)
뉴:놀이.
주005)
긔:장기(將棋).
주006)
바독:바둑[碁].
주007)
논호아:논호-[分]+-아(연결 어미). 나누어. 15세기 국어에서는 ‘호-’로만 쓰였다.
주008)
다  마내:다[五]+[年]+-ㅅ(사이시옷)+만(의존 명사)+-애(처격 조사). 오년 만에.
주009)
죄:죄다.
주010)
업고:없-[無]+-고(대등적 연결 어미). 없어지고. 어간 ‘없-’이 자음 앞에서 어말 자음군의 단순화로 ‘업-’으로 교체되었다.
주011)
환자(還子):곡식을 봄에 꾸어 주고 가을에 이자를 붙여 거두던 일, 또는 그 곡식.
주012)
녜:장리(長利). 돈이나 곡식을 꾸어 주고, 받을 때에는 한 해 이자로 본디 곡식의 절반 이상을 받는 변리(邊利).
주013)
남더니:넘더니[過]. 중세 국어에서 동사 ‘남다’는 ‘여(餘)’와 ‘과(過)’의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주014)
아섯나래:아설날[歲末]+-애(처격 조사). 작은 설날에. 섣달 그믐날에. 여기서 ‘섯날’은 사이시옷이 붙은 ‘섨날’에서 ‘섨’의 ㄹ이 탈락한 형태이다. 이처럼 사이시옷 앞에서 명사의 말음 ㄹ이 탈락하는 현상은 중세 국어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믌결’이 ‘믓결’로도 많이 쓰였다.
주015)
아미:아주머니.
주016)
수을:술[酒].
주017)
이바며:이받-[宴]+-며(대등적 연결 어미). 잔치하며. 대접하며.
주018)
아:전일(前日). 일찍이.
주019)
논호련:논호-[分]+-려(의도법 어미)+-ㄴ(보조사). 나누려는.
주020)
미:[心]+-이(주격 조사). 마음이. ‘미’는 중철 표기이다.
주021)
기를:-[用]+-기(명사형 어미)+-를(목적격 조사). 쓰기를.
주022)
너므:너무.
주023)
배아면:배아-[破]+-면(종속적 연결 어미). 망치면. 없애면. 탕진하면.
주024)
주으릴가:주으리-[飢]+-ㄹ가(의문법 어미). 굶주릴까.
주025)
호니:-[爲]+-오-(삽입 모음)+-니(종속적 연결 어미). 하니. 한 것이니.
주026)
혀:행여. 다행히.
주027)
반만:반(半)+-만(보조사). 절반만큼. 절반쯤.
주028)
죡히:족(足)히.
주029)
시졀레:시졀(時節)+-에(처격 조사). 시절에. ‘시졀레’는 중철 표기이다. ‘시졀’이 한문 원문에는 ‘복랍(伏臘)’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복랍’은 삼복(三伏)과 납일(臘日)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납일은 예전에 민간이나 조정에서 조상이나 종묘 또는 사직에 제사 지내던 날이다.
주030)
자브라:잡-[管掌]+-으라(명령법 어미). 잡으라. 관장하라.
주031)
브레:블[火]+-에(처격 조사). 불에. ‘블〉불’ (원순모음화).
주032)
녀코:녛-[入]+-고(대등적 연결 어미). 넣고.
주033)
집븻:집[家]+-읫(처소 관형격 조사). 집엣. ‘집븻’은 중철 표기이다.
주034)
맛디니라:-[任]+-이-(사동 접미사)+-니라(평서법 어미). 맡겼다.
주035)
빋:빚[負債].
주036)
뎌튝:저축(貯蓄). ‘뎌튝〉저축’(구개음화).
주037)
 거로:-[爲]+-ㄴ(관형사형 어미)+것(의존 명사)+-로(조격 조사). ~한 것으로.
주038)
가포려:갚-[償]+-오-(삽입 모음)+-려(의도법 어미). 갚으려.
주039)
처믜:처[初]+-의(처격 조사). 처음에.
주040)
붓그려:붓그리-[慙]+-어(여결 어미). 부끄러워하여.
주041)
타가:‘다가’의 축약형.
주042)
브듸이:부득이(不得已). 하는 수 없이. 원문의 ‘不得已’를 음독한 형태가 변화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규장각본〉(1727)에는 ‘브듸이’를 ‘마디못야’로 나타내고 있다.
주043)
조니라:좇-[從]+-니라(평서법 어미). 좇았다. 따랐다.
주044)
버근 예:버그-[次]+-ㄴ(관형사형 어미)+[年]+-예(처격 조사). 다음 해에. 그 이듬해에.
주045)
급뎨(及第):과거에 합격하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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