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오륜행실도 4집

  • 역주 오륜행실도 제4권
  • 오륜행실 형제도
  • 오륜행실형제도(五倫行實兄弟圖)
  • 유곤수병(庾衮守病)
메뉴닫기 메뉴열기

유곤수병(庾衮守病)


오륜행실도 4:18ㄴ

庾衮守病【晉】

오륜행실도 4:19ㄱ

庾衮 潁川人 주001)
영천인(潁川人):
『오륜』의 ‘영천인(潁川人)’이 『이륜』에는 없음.
咸寧中 大疫 二兄俱亡 次兄毘 주002)
차형비(次兄毘):
『오륜』의 ‘비(毘)’가 『이륜』에는 ‘비(毗)’임.
復危殆 癘氣方熾 父母諸弟 皆出次于外 衮獨畱不去 諸父兄 强之 乃曰 衮性不畏病 遂親自扶持 晝夜不眠其間 復撫柩 衮臨不輟 如此十有餘旬 疫勢旣歇 家人乃反 毗病得差 주003)
비병득차(毗病得差):
『오륜』의 ‘비(毗)’가 『이륜』에는 ‘비(毘)’임.
衮亦無恙 父老 咸曰異哉此子 守人所不能守 行人所不能行 歲寒然後 知松栢之後凋 始知疫癘之不能相染也
當患須看友愛眞 撫亡扶病極勤辛 十旬晝夜終無恙 癘疫從知不染人
兩兄俱沒次兄危 出次人人謹避之 能守衆人難守處 待看松栢歲寒

오륜행실도 4:19ㄴ

Ⓒ 편찬 | 이병모·윤시동 외 / 1797년(정조 21)

유곤은 딘나라 영쳔 사이니 함녕【딘 뮤뎨 대 년호라】 듕에 염병이 주004)
염병이:
염병(染病)이. 전염병(傳染病)이. 이곳의 ‘염병’은 원문의 ‘여역(癘疫)’을 옮긴 것으로, ‘여역’은 “전염성 열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표준』)이다. 『이륜(초)』에는, ‘역질(疫疾)’〈11ㄱ〉, 『소학언해』에는 ‘녀역(癘疫)’〈6:68ㄴ〉, 『이륜(중·영)』에는, ‘시긧병(時氣病)’〈11ㄱ〉으로 각각 달리 번역되었다. 이들 번역어 가운데 문헌상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시긧병’으로, 이미 15세기 『간이구급방』(1491)에 등장한다. ¶시긧병이 장 덥달어든〈1:104ㄱ〉. ‘염병’은 ‘뎐염병’의 형태로 16세기 『우마양저염역치료방』(1541)에 등장하는 예가 보인다. ¶쇼와  뎐염병을 고툐〈5ㄴ〉.
크게 치셩여 두 형이 다 염병의 죽고 버금 주005)
버금:
다음. 둘째. 『이륜』류에는 ‘버근’으로 등장한다. ‘버금’과 ‘버근’은 기원상 각각 “부(副), 차(次), 이(貳); 다음가다, 둘째가다”를 뜻하는 동사 어간 ‘벅-’의 명사형과 관련사형에 해당하나 후행하는 명사 ‘형’에 대하여 관형어로 쓰인 점에서는 공통된다. ‘버금’은 관형어로만이 아니고 그 자체가 명사로 쓰이기도 하고 ‘버금-’의 꼴로 “다음으로 삼다”를 뜻하는 타동사로 쓰이기도 하였으나(‘衣服과 飮食은 그 버금이니라’〈여사서언해(1736) 3:63ㄱ〉 ; 賢範을 경앙기로 버금야〈3:8ㄱ〉) 『오륜』에서는 이 같은 용례가 문증되지 않는다.
형이  병드러 위니 부모와 여러 아이 다 밧그로 피여 나가되 주006)
피여 나가되:
피하여 나가되. 피접(避接)을 나가되. 『이륜(초)』에는 ‘비졉 나거’, 『이륜(중·영)』에는 ‘피졉 나거’로 나타난다. 『이륜』류의 번역을 감안할 때, 이곳의 ‘피여 나가-’는 곧 “피접(避接: 앓는 사람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서 요양함)을 나가다”의 뜻으로 쓰인 것을 알 수 있다.
곤이 홀로 가디 아니니 여러 부형이 강권여 피라 거 곤이 오 내 본 주007)
본:
본디(본디부터). 본래(본래부터). 『오륜』에서는 주로 원문의 ‘본(本), 소(素)’에 대한 번역어로 쓰여 ‘본’와 혼용되기도 하였다. ¶슈실이 본 인망이 잇고[素有人望]〈2:37ㄴ〉. 중세어에서는 ‘본 數ㅣ 날로 闕니[本數日闕]〈두시언해 16:67ㄴ〉의 예에서 보듯이 ’본‘가 명사로 쓰이기도 하였으나 『오륜』에서는 부사로 쓰인 용례만 문증된다.
병을 두려워 아니노라 고 그 형을 친히 붓드러 듀야로 주008)
듀야로:
주야(晝夜)로. 쉬지 않고. 『이륜(초)』에는 ¶나져 밤며〈11ㄱ〉, 『이륜(중·영)』에는 ¶나지며 바미며〈11ㄱ〉로 번역되었다. 『이륜』류의 구성은 각각 “나열”에 쓰이는 조사 ‘-이여’와 ‘-이며’가 관여한 구성이나, 한자어 ‘쥬야로’와 마찬가지로 ‘낮’이 ‘밤’에 선행한 배열 순서를 보이는 점이 주목된다. 『오륜』의 다른 곳에는 원문의 ‘晝夜’에 대하여 ‘밤낫으로’로 번역한 예도 등장하는데(¶브르지져 울어 밤낫으로 소 긋치디 아니더니(號哭晝夜不絶聲)〈1:13ㄴ〉), 여기서는 항시 한자어(‘듀야로’)와 배열 순서가 뒤바뀐 상태로만 나타난다.
자디 아니며 그 이  죽은 형의 관을 어르져 슬피 우니 이러 기 여러 을 디나매 집 사이 도라와 보니 형의 병이

오륜행실도 4:20ㄱ

이믜 나앗고 곤도  무양디라 어룬들이 다 오 이샹다 이 아  못 일을 능히 니 치운 후에 숑이 아니 름을 안다 니 비로소 병이 능히 젼염티 못믈 주009)
젼염티 못믈:
전염(傳染)되지 못하는(않는) 것을. ‘젼염-’는 구개음화 되기 이전에는 ‘뎐염-’로 등장하는데, 어느 경우든 현대어의 ‘점염되-’와 비슷한 문형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어에서 ‘전염되-’는 ‘NP1(누구)-이 NP2(무엇)-에 전염되-’의 문형으로 쓰일 수도 있고 ‘NP2’가 주어 자리에 와 ‘NP2(무엇)-이 NP1(누구)-에게 전염되-’의 문형으로도 쓰일 수 있다. 근대 문헌에 등장하는 어간 ‘뎐염-’ 내지 ‘젼염-’도 이 양자의 문형을 다 보여 준다. ¶아비 병긔예 뎐염여 쟝 죽게 되엿거〈동국신속삼강행실도(1617) 7:63ㄴ〉. ¶일촌의 삼여 개 병이 젼염여 쥭은  반이 남앗시되〈태상감응편언해(1852) 5:36ㄴ〉. 이곳에서는 ‘병’이 주어 자리에 나타나 후자의 문형으로 쓰였지만 ‘NP-에게’가 생략된 문장으로 해석된다.
아랏노라 더라
Ⓒ 편찬 | 이병모·윤시동 외 / 1797년(정조 21)

11. 유곤수병(庾衮守病)【진(晉)나라】- 유곤이 형의 병을 간호하다
유곤(庾衮)은 진(晉)나라 영천(潁川) 사람이다. 함녕(咸寧) 【진(晉) 무제(武帝) 때의 연호이다.】 중에 염병(染病)이 크게 치성
(熾盛: 불길같이 성하게 일어남)
하여 두 형이 모두 염병에 죽고 〈그〉 다음 형이 또 병들어 위태하였다. 부모와 여러 아우가 다 밖으로 피접(避接)을 나가되, 유곤이 홀로 나가지 아니하였다. 여러 부형(父兄)이 강권하여 “피하라.” 하니, 유곤이 말하기를, “내가 본디 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고, 그 형을 친히 간호하여 주야로 자지 아니하고, 그 사이에
(=그러는 동안에)
또 죽은 형의 관(棺)을 어루만지며 슬피 울었다. 이와 같이 하기를 여러 달이 지나고 나서 집안사람들이 돌아와 보니, 형의 병이 이미 나았고 유곤도 또한 무양
(無恙: 아무 탈이 없음)
하였다. 어른들이 모두 말하기를, “이상하다. 이 아이가 남이 못할 일을 능히 행하니, 〈날씨가〉 추워진 후에 송백
(松栢: 소나무와 잣나무 잎)
이 마르지 않음을 안다 했는데, 병이 능히 전염(傳染)되지 못하는
(않는)
것은 〈이제야〉 비로소 알았다.”라고 하였다.
역질을 당하여 모름지기 우애의 진정함을 알아
망자 어루만지고 병을 돌보아 고통을 마다 아니해.
그렇게 밤낮 여러 달 보냈으나 끝내 아무 탈 없어
역병은 마침내 역병에 전염 되지 않을 사람을 알다.
두 형이 모두 죽고 다음 형도 위태로우니
자리를 떠나 사람들 모두 삼가 피하여 가.
모든 사람이 지키기 어려운 것 지킬 수 있었다
기다려 보려니 솔 잣나무의 세한(歲寒)의 때를.
Ⓒ 역자 | 이광호 / 2016년 11월 일

〈이륜행실언해문〉
유곤의 지븨 역질 드러 두 이 다 죽고 버근 이  바래 도여 긔 보야호로 퍼디여 아히 다 비졉 나거 유곤니 호온자 이셔 나가디 아니커 어버 히 구틔여 나라 대 유곤니 닐우 내 이 을 저티 아니노라 고 친히 잡드러 나져 밤며 자디 아니고 곽글 져 보며 우루믈 그치디 아니터니 서너  만내 셔도 그츠며 지븻 사름도 드러오며 니도 다 됴하 유곤니도 일 업시 나니 모다 닐우 다샤 이 며  몯 이를 니 치운 후에 소남긔 후에 러디 알리라 니 이제 모딘 도 뎐염티 몯 줄 알와라 더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5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석
주001)
영천인(潁川人):『오륜』의 ‘영천인(潁川人)’이 『이륜』에는 없음.
주002)
차형비(次兄毘):『오륜』의 ‘비(毘)’가 『이륜』에는 ‘비(毗)’임.
주003)
비병득차(毗病得差):『오륜』의 ‘비(毗)’가 『이륜』에는 ‘비(毘)’임.
주004)
염병이:염병(染病)이. 전염병(傳染病)이. 이곳의 ‘염병’은 원문의 ‘여역(癘疫)’을 옮긴 것으로, ‘여역’은 “전염성 열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표준』)이다. 『이륜(초)』에는, ‘역질(疫疾)’〈11ㄱ〉, 『소학언해』에는 ‘녀역(癘疫)’〈6:68ㄴ〉, 『이륜(중·영)』에는, ‘시긧병(時氣病)’〈11ㄱ〉으로 각각 달리 번역되었다. 이들 번역어 가운데 문헌상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시긧병’으로, 이미 15세기 『간이구급방』(1491)에 등장한다. ¶시긧병이 장 덥달어든〈1:104ㄱ〉. ‘염병’은 ‘뎐염병’의 형태로 16세기 『우마양저염역치료방』(1541)에 등장하는 예가 보인다. ¶쇼와  뎐염병을 고툐〈5ㄴ〉.
주005)
버금:다음. 둘째. 『이륜』류에는 ‘버근’으로 등장한다. ‘버금’과 ‘버근’은 기원상 각각 “부(副), 차(次), 이(貳); 다음가다, 둘째가다”를 뜻하는 동사 어간 ‘벅-’의 명사형과 관련사형에 해당하나 후행하는 명사 ‘형’에 대하여 관형어로 쓰인 점에서는 공통된다. ‘버금’은 관형어로만이 아니고 그 자체가 명사로 쓰이기도 하고 ‘버금-’의 꼴로 “다음으로 삼다”를 뜻하는 타동사로 쓰이기도 하였으나(‘衣服과 飮食은 그 버금이니라’〈여사서언해(1736) 3:63ㄱ〉 ; 賢範을 경앙기로 버금야〈3:8ㄱ〉) 『오륜』에서는 이 같은 용례가 문증되지 않는다.
주006)
피여 나가되:피하여 나가되. 피접(避接)을 나가되. 『이륜(초)』에는 ‘비졉 나거’, 『이륜(중·영)』에는 ‘피졉 나거’로 나타난다. 『이륜』류의 번역을 감안할 때, 이곳의 ‘피여 나가-’는 곧 “피접(避接: 앓는 사람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서 요양함)을 나가다”의 뜻으로 쓰인 것을 알 수 있다.
주007)
본:본디(본디부터). 본래(본래부터). 『오륜』에서는 주로 원문의 ‘본(本), 소(素)’에 대한 번역어로 쓰여 ‘본’와 혼용되기도 하였다. ¶슈실이 본 인망이 잇고[素有人望]〈2:37ㄴ〉. 중세어에서는 ‘본 數ㅣ 날로 闕니[本數日闕]〈두시언해 16:67ㄴ〉의 예에서 보듯이 ’본‘가 명사로 쓰이기도 하였으나 『오륜』에서는 부사로 쓰인 용례만 문증된다.
주008)
듀야로:주야(晝夜)로. 쉬지 않고. 『이륜(초)』에는 ¶나져 밤며〈11ㄱ〉, 『이륜(중·영)』에는 ¶나지며 바미며〈11ㄱ〉로 번역되었다. 『이륜』류의 구성은 각각 “나열”에 쓰이는 조사 ‘-이여’와 ‘-이며’가 관여한 구성이나, 한자어 ‘쥬야로’와 마찬가지로 ‘낮’이 ‘밤’에 선행한 배열 순서를 보이는 점이 주목된다. 『오륜』의 다른 곳에는 원문의 ‘晝夜’에 대하여 ‘밤낫으로’로 번역한 예도 등장하는데(¶브르지져 울어 밤낫으로 소 긋치디 아니더니(號哭晝夜不絶聲)〈1:13ㄴ〉), 여기서는 항시 한자어(‘듀야로’)와 배열 순서가 뒤바뀐 상태로만 나타난다.
주009)
젼염티 못믈:전염(傳染)되지 못하는(않는) 것을. ‘젼염-’는 구개음화 되기 이전에는 ‘뎐염-’로 등장하는데, 어느 경우든 현대어의 ‘점염되-’와 비슷한 문형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어에서 ‘전염되-’는 ‘NP1(누구)-이 NP2(무엇)-에 전염되-’의 문형으로 쓰일 수도 있고 ‘NP2’가 주어 자리에 와 ‘NP2(무엇)-이 NP1(누구)-에게 전염되-’의 문형으로도 쓰일 수 있다. 근대 문헌에 등장하는 어간 ‘뎐염-’ 내지 ‘젼염-’도 이 양자의 문형을 다 보여 준다. ¶아비 병긔예 뎐염여 쟝 죽게 되엿거〈동국신속삼강행실도(1617) 7:63ㄴ〉. ¶일촌의 삼여 개 병이 젼염여 쥭은  반이 남앗시되〈태상감응편언해(1852) 5:36ㄴ〉. 이곳에서는 ‘병’이 주어 자리에 나타나 후자의 문형으로 쓰였지만 ‘NP-에게’가 생략된 문장으로 해석된다.
책목차이전페이지다음페이지페이지상단이동글자확대글자축소다운로드의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