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행실도 4:17ㄱ
王覽
祥之弟與祥 주001) 상지제여상(祥之弟與祥): 『오륜』의 “상지제여상(祥之弟與祥)”이 『이륜』에는 “자현통여형상(字玄通與兄祥)”으로 되어 있음.
友愛甚篤 母朱氏 遇祥無道 覽
秊 주002) 년(秊): 『오륜』의 “년(秊)”은 『이륜』에는 “년(年)”으로 되어 있음.
數歲 見祥被楚撻 輒涕泣抱持 至於成童 每諫其母 其母少止凶虐朱 屢以非理使祥 覽輒與祥俱 又虐使祥妻 覽妻
亦趨而共之 주003) 역추이공지(亦趨而共之): 『오륜』의 “추(趨)”는 『이륜』에는 “추(趍)”로 되어 있음.
朱患之乃止 朱密使酖祥 覽知之
徑起取酒 주004) 경기취주(徑起取酒): 『오륜』의 “기(起)”는 『이륜』에는 “추(趍)”로 되어 있음.
祥疑其有毒 爭而不與 朱遽奪覆之 自後朱賜祥饌 覽輒先嘗 朱懼覽致斃 遂止
嚚母時時虐視兄 看兄被撻痛兒情 身同室婦代兄嫂 共服勤勞庶感誠
酖非好酒何宜飮 兄弟爭持母取翻 從此母飧兒輒試 周旋母子竟全恩
Ⓒ 편찬 | 이병모·윤시동 외 / 1797년(정조 21)
오륜행실도 4:17ㄴ
딘나라 왕남은 왕샹의 어미 다른 아이라 샹으로 더브러 우 지극여 그 어미 쥬시 샹을 무도히 졉니 남의 나히
두어 에 주005) 두어 에: 두세 살에. 둘이나 세 살 되었을 때에. 원문의 ‘수세(數歲)’를 옮긴 것으로, 『이륜(초)』에는 ‘너덧 설 머근 제’, 『이륜(중)』에는 ‘두어 설 머근 제’로 번역되었다. 이곳의 ‘두어’는 중세어의 ‘두’에 소급할 어형으로, 중세어 이래 ‘두’는 그 어원적 구성(‘두[二]+[三]’)과는 달리 단순히 “둘셋[二三]”을 의미하기보다 “수(數)”를 의미하는 용법으로도 쓰였다. 『오륜』의 ‘두어’ 역시 (중세어의 ‘두’와 마찬가지로) 한결같이 원문의 ‘수(數)’에 대응하는 문맥에 쓰인 것이 확인되기도 한다.
샹의 매 마즈믈 보면 믄득 울며 붓잡더니 남이 댱셩매 양 그 어미 간여 말리니
져기 주006) 져기: 조금. 약간. 원문의 ‘소(少)’를 옮긴 것으로, ‘젹[少, 微]-+-이[부사화]’로 분석될 어형이다. 중세어 이래 ‘져기’는 어간 ‘젹-’의 의미를 반영하여 “조금, 약간”을 뜻하는 부사로 쓰였다. ¶중하 해 듣고 져기 알[中下 多聞少悟故로]〈법화경언해 3:142ㄴ〉. 현대어에는 ‘적이’로 이어졌으나 (‘적이 놀라다, 적이 당황하다’의 예에서 보듯이) “조금”의 의미보다는 “꽤 어지간한 정도로”(『표준』)의 의미로 쓰여 다소 의미에 차이가 있다.
사오나오믈 주007) 사오나오믈: 모진 행실을. 못된 행실을. 원문의 ‘흉학(凶虐)’을 옮긴 것으로 『이륜(초)』에는 ‘모디로’로 번역되어 이곳의 ‘사오납-’이 ‘모딜[惡]-’과 비슷한 의미로 쓰였음을 보여 준다. 중세어에서 ‘사오납-’은 “악(惡: 모질다)”의 이미와 함께 “열(劣), 약(弱: 모자라다)”의 의미로도 많이 쓰였다. ¶부톄 布施 나라샤 사오납다 니시니[佛訶布施샤 言爲劣시니]〈금강경삼가해 3:44ㄴ〉. 그러나 『오륜』에서 ‘사오납-’은 (현대어의 후대형 ‘사납-’과 마찬가지로) 이곳의 예를 포함하여 전자의 의미로 쓰인 예만 발견된다. ¶블여 사오나온 병을 어더신들[不幸遇惡疾]〈오륜 3:7ㄴ〉. 연의 나히 열다엿인 제 두 형이 사오나이 졉여 칼로 마리 티니[… 二兄遇之無狀]〈오륜 4:34ㄴ〉.
그치더라 쥬시 여러 번 못 일로 샹을 부리니 남이 반시 가지로 고 샹의 안 부리면 남의 안 조차 티 니 쥬시 민망히 너겨 부리디 못더라 쥬시 만이 술에 독을 너허 샹을 먹이려 니 남이 알고
라드러 주008) 라드러: 달려들어. ‘라들-+-어’로 분석될 어형이다. ‘라들-’은 ‘[走]-’의 부동사형 ‘라’에 어간 ‘들[入]-’이 결합한 통사적 복합어인데, 현대어에서는 ‘라들-’ 대신에 어형을 다소 달리한 ‘달려들-’이 쓰인다. 이 ‘달려들-’은 ‘-’이 생산성을 잃으면서 ‘-’ 자리에 ‘이-’(‘-’에 품사와 의미를 바꾸지 않는 접사 ‘-이-’가 결합한 어형)가 통합된 결과로 『동신삼』에 ‘달려들-’의 직접적 소급형에 해당하는 ‘려들-’의 예가 보인다. ¶도적딘의 텨 려드러 쉰나믄 도적을 아 주기고[衝突賊陣 …]〈동국신속삼강행실도 충신 1:58ㄴ〉.
그 술을 마시려 대 샹이
오륜행실도 4:18ㄱ
독이 잇가 의심여 토와 남을 주디 아니대 쥬시 급히 그 술을
아사 주009) 아사: 앗아. 빼앗아. 원문의 ‘탈(奪)’을 옮긴 것으로, 『이륜(초)』에는 ‘아’, 『이륜(중)』에는 ‘아사’로 등장하여 중세어의 어간 ‘-’이 ‘앗-’으로 대체된 변화를 보여 준다. 중세어에서 ‘-’은 크게 “취(取: 잡다, 취하다)”와 “탈(奪: 빼앗다), 거(去: 없애다)” 두 가지 의미로 쓰였다. “취(取)”의 예로는, ¶그 설 줄딘댄 겨집이 篚로 받고 그 篚 업거든 다 안자셔 노 후에 아슬 디니라(…奠之而後에 取之니라)〈소학언해 2:51ㄴ〉. 후자(“탈”)의 의미는 전자(“취”)의 의미에서 문맥에 따라 분화되어 나왔을 것으로 추정되나 근대어 이후의 ‘앗-’에서는 전자의 의미가 더 이상 확인되지 않는다. “탈(奪)”의 의미로 현대어에 쓰이는 ‘빼앗-’은 ‘빼-(〈-)’와 ‘앗-’의 비통사적 복합 동사로 추정된다.
업디르니 주010) 업디르니: 엎지르니. 쏟아 버리니. 원문의 ‘복(覆)’을 옮긴 것으로, 『이륜(초)』에는 ‘텨 리니’, 『이륜(중)』에는 ‘업텨 리니’〈10ㄴ〉로 번역되었다. 『이륜』류에서는 ‘쏟티-’(/ㅆ/이 ‘ㅄ’으로 표기됨.)나 ‘엎티-’를 사용하여 번역한 셈인데 이들은 각각 ‘쏟-’과 ‘엎-’에 강세 접미사 ‘-티-’가 결합한 어형이다. 『이륜』류를 참고할 때 이곳의 ‘업디르-’도 ‘엎-’에 강세 접미사 ‘-디르-’가 결합한 어형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오륜』에는 물론 동사 ‘디르-’도 쓰이고 있지만 이곳의 ‘업디르-’에서는 ‘디르-’가 지닌 의미 “자(刺)”를 확인할 수 없다. (‘업디르-’를 ‘엎-’과 ‘디르-’의 비통사적 복합 동사로 보기보다는) 중세어 이래 강한 동작성을 지닌 동사 ‘티[打]-’, ‘[引]-’ 등이 후대에 모두 강세 접미사화한 점을 감안하면 ‘업디르-’에 포함된 ‘-디르-’도 이미 접사화한 존재로 파악하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이곳의 ‘업디르-’는 구개음화를 거쳐 현대어에는 ‘엎지르-’로 남았다.
이 후 쥬시 음식을 샹을 주면 남이 양 몬져 맛보니 쥬시 남이 혹 죽을가 두려 여 다시 그리 아니니라
Ⓒ 편찬 | 이병모·윤시동 외 / 1797년(정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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