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오륜행실도 4집

  • 역주 오륜행실도 제4권
  • 오륜행실 형제도
  • 오륜행실형제도(五倫行實兄弟圖)
  • 강굉동피(姜肱同被)

강굉동피(姜肱同被)


오륜행실도 4:14ㄴ

姜肱同被【漢】

오륜행실도 4:15ㄱ

姜肱彭城人 주001)
팽성인(彭城人):
『오륜』의 ‘팽성인(彭城人)’은 『이륜』에는 없음.
家世名族 與二弟仲海 季江 俱以孝行著聞 友愛天至 嘗共臥起 주002)
공와기(共臥起):
『오륜』의 ‘공와기(共臥起)’는 『이륜』에는 ‘동피와(同被臥)’로 됨.
及各娶妻 주003)
급각취처(及各娶妻):
『오륜』의 ‘취(娶)’는 『이륜』에는 ‘취(取)’로 됨.
兄弟相戀 不能別寢 以係嗣當立 乃遞往就室 주004)
내체왕취실(乃遞往就室):
『오륜』의 ‘체(遞)’는 『이륜』에는 ‘체(遞)’의 속자(俗字) ‘체(遆)’로 됨.
嘗與季江 適野 遇盜欲殺之 兄弟爭死 肱曰弟年幼 父母所憐愍 又未聘娶 주005)
우미빙취(又未聘娶):
『오륜』의 ‘빙(聘)’은 『이륜』에는 ‘빙(騁)’으로 됨.
願自殺身濟弟 季江 言兄年德在前 家之珍寶 國之英俊 乞自受戮以代兄命 盜戢刃 曰二君 賢人吾等不良 妄相侵犯 乃兩釋之
二弟同居共一衾 天倫情至友于深 蒼皇遇難爭投死 兩釋終能感賊心
弟恭兄友若塤篪 주006)
훈지(塤篪):
훈지(壎篪). ‘훈지상화(壎篪相和)’에서 나온 말로 형은 질그릇 나팔을 불고 아우는 이에 화답하여 대나무 피리를 분다는 뜻으로서 형제가 서로 화목함을 이름.
居寢須臾不忍離 更有至情難掩處 共看爭死冒危

오륜행실도 4:15ㄴ

Ⓒ 편찬 | 이병모·윤시동 외 / 1797년(정조 21)

강굉은 한나라 셩 사이니 로 일홈난 집이라 두 아 듕해와 계강으로 더브러 주007)
듕해와 계강으로 더브러:
중해와 계강과 함께. 『이륜(초)』에는 ‘듕와 계강과’로, 『이륜(중·영)』에는 ‘듕와 계강과’로 등장하여 ‘-과’의 집단 곡용에 의한 번역을 보여 준다. 『오륜』에서는 『이륜』류의 ‘NP1-과 NP2-과’에서 두 번째 명사구 ‘NP2-과’를 ‘NP2-로 더브러’의 구성으로 대치하여 번역한 셈인데, 이러한 양상은 『오륜』의 다른 예에서도 확인된다. ¶왕밀리 제 아와 아와 리고 길 가다가〈이륜(초) : 12ㄱ〉. ; 왕밀을 … 일즉 아 쥰과 아 원직으로 더브러 길을 가다가〈오륜 4:21ㄴ〉 ; 양패 아 양츈이와 양진이와 서르 셤교미 어버이 식 이 더니〈이륜(중·영) : 15ㄱ〉 ↔ 양파 … 그 아 츈과 진으로 더브러 서로 셤기미 부 여〈오륜 4:27ㄱ〉. 이곳의 ‘더브러’는 기원적으로 어간 ‘더블[與]-’의 활용형에 해당하나 『오륜』에서는 이미 서술어의 성격이 크게 약화되어 ‘더브러’가 후치사화한 ‘NP-로 더브러’의 구성이나, ‘더브러’가 부사화한 ‘더브러 VP’의 구성(‘더브러 의론리 업세라’〈5:18ㄴ〉)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중세어에서 대격 명사구를 지배하여 ‘NP-를 더브러’나 ‘NP 더브러’로 나타나던 구성은 『오륜』에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이는 서술어가 후치사화하면서 대격에서 구격으로 격 지배가 바뀐 데 따른 것으로 ‘려, 브터, , 조차’ 등 다른 후치사에서도 관찰되는 현상이다.
다 효이 잇고 우 지극여 형뎨 양  니블에셔 자더니 각각 댱가 들매 마 나디 못되 쇽을 위여 마드려 주008)
마드려:
서로 번갈아. 교대(交代)로. 원문의 ‘체(遞)’를 옮긴 것으로, 『이륜(초)』에서는 ‘서르 라곰’, 『이륜(중·영)』에서는 ‘서르 라’로 등장하여 “질(迭), 역(易)”을 뜻하는 동사 어간 ‘-’을 이용한 번역이 이루어졌다. 『이륜』류의 번역을 참조할 때, 이곳의 ‘마드려’는 “서로 번갈아”의 의미로 쓰인 것이 분명하나 형태 분석이 명확하지 않다. 의미나 형태상 현대어에서 “서로 번갈아 들다”(『표준』)를 뜻하는 동사 어간 ‘갈마들-’의 사동사 ‘갈마들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오륜』 이외의 다른 문헌에는 주로 ‘려’의 꼴로 등장하면서 타동사 아닌 자동사로 쓰이기도 하여 단정하기 어렵다. ¶祭事 임의 매 兄弟와 밋 賓이 려 서 獻며 酬야[祭事旣畢 兄弟及賓迭相獻酬]〈가례언해(1632) 10:29ㄱ〉. 여러 아들이 려 오매〈인어대방(1790) 1:14ㄴ〉. 현대어의 ‘갈마들이-’와 관련지을 경우‘*-’이나 ‘*-’와 ‘드리-’(‘들[入]-’의 사동사)와 복합 동사를 상정해야 하나 ‘*-’ 내지 ‘*-’의 활용형이 전혀 문증되지 않는 것이 문제로 남는다.
제 방에 가 자더니  주009)
:
하루는. 『오륜』의 다른 곳에 등장하는 ‘로’의 예(‘로 져녁은 신령이 에 뵈여 오’〈1:54ㄱ〉.)를 감안할 때 ‘로+-(주제 조사)’로 분석될 어형이다. 『오륜』의 ‘로’는 중세어의 ‘’에 소급하는데, 중세어에서 ‘’는 (공동격 이외) 모음으로 시작되는 조사와 통합할 때 ‘리’(주격형), ‘’(주제형), ‘’(대격형), ‘’(처격형) 등으로 곡용하여 ‘~ㄹ’의 특수 어간 교체를 보였다. 이곳의 ‘’은 중세어 ‘’에 해당하는 어형이나 (『오륜』을 포함한 근대 문헌에서) 어중 /ㄹㄹ/을 ‘ㄹㄴ’으로 표기하는 방식에 따라 등장한 것이다(단, 『오륜』에는 ‘리라도’〈2:58ㄱ〉의 예도 존재함). 현대어에서 ‘하루’는 (모든 곡용형에서 휴지 및 공동격 조사 앞의 어형으로 통일되어) 더 이상 예전의 특수 어간 교체를 보이지 않는데, 이러한 새로운 곡용 방식은 이미 『오륜』과 비슷한 시기에 선을 보여 『명의록언해』(1777)에는 ‘로’(단, ‘’과 공존함), 『경신록언석』(1796)에는 ‘로’, ‘로’, ‘로에’ 같은 곡용형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계강으로 더브러 들 나가다가 도적을 만나 죽이려 거 형뎨 죽기 토와 굉이 오 아 나히 어리고 부뫼 랑시고 주010)
랑시고:
사랑하시고. 원문의 ‘연민(憐愍)’을 옮긴 것으로, 이곳의 ‘랑-’는 현대어의 ‘사랑하-’에 가까운 뜻으로 쓰였다고 할 수 있다. 중세어에서 ‘랑-’는 크게 “사(思)”와 “애(愛)” 두 가지 의미를 지닌 다의어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두 의미 사이에는 분포상의 차이가 있어 “사(思)”의 의미로는 ‘NP-를 랑-’, ‘V-오 랑-’, ‘S 랑-’ 등 여러 구성에 참여하였지만 “애(愛)”의 의미로는 ‘NP를 랑-’ 통합에만 참여하였다. 『오륜』에서는 ‘랑-’가 주로 ‘NP를 랑-’의 형식으로 원문의 ‘애(愛), 총(寵), 친(親)’ 등에 대응되어 나타나 이미 “사(思)”의 의미를 잃고, “애(愛)”로만 의미 영역이 축소된 양상을 보인다. “사(思)”의 의미를 가지는 ‘랑-’는 근대어 단계에서 소멸되었다.
 댱가 못 드러시니 원컨대 스로 죽어 아 살려디라 니 계강이

오륜행실도 4:16ㄱ

오 형은 나히 만코 덕이 놉하 집에 보오 주011)
집에 보오:
집안의 보배요. 집안에서는 보배요. 이곳의 ‘-에’는 중세어라면 ‘-엣’(← ‘에[처격]+-ㅅ[속격]’)으로 나타났을 어형이나 16세기 이후 ‘-엣’이 ‘-ㅅ’이 수의적으로 탈락하는 현상에 따라 나타난 것이다. 현대어역에서는 처격 ‘-에’의 의미를 살려 “집안에 있어서는, 집안에서는” 정도로 주석하였다. ‘-에’ 뒤의 ‘보오’는 ‘보배+이-[계사]+-고[나열형]’로 분석될 어형이나 계사 뒤 /ㄱ/ 약화 현상에 따라 ‘-고’가 ‘-오’로 등장한 것이다. 『오륜』에는 선행한 계사에 순행 동화되어 ‘-요’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이고 대부분은 이 예와 같이 중세어 이래의 표기 경향을 유지한 ‘-오’로 나타난다.
나라 영걸이라 주012)
나라 영걸이라:
나라의 영걸(英傑)이다. 나라에서는 영걸이다. 이곳의 ‘나라’에 보이는 ‘-’는 앞의 ‘집에 보오’에 나타나는 ‘-에’와 평행하게 이해해야 할 어형이다. 곧 ‘-’(← ‘-[처격]+-ㅅ[속격]’)에서 ‘-ㅅ’이 수의적으로 탈락한 형태에 해당한다. 현대어역에서는 처격 ‘-’의 의미를 살려 “나라에 있어서는, 나라에서는” 정도로 옮겨 두었다.
빌건대 죽어셔 형의 명을 신리라 도적이 칼을 주013)
칼을:
칼[刀]을. 『이륜(초)』에는 ‘갈’, 『이륜(중·영)』에는 ‘칼’로 나타나 ‘갈ㅎ〉칼ㅎ〉칼’의 변화를 보여 준다. 『오륜』에서 (ㅎ종성을 유지한) ‘칼ㅎ’은, ‘칼흘’〈3:31ㄱ〉의 용례가 유일할 뿐 대부분의 대격형은 이 예와 같이 (ㅎ종성이 반영되지 않은) ‘칼을’(총15회)로 나타난다. 이는 ‘길ㅎ[道, 方]’의 경우와는 대조적으로, 『오륜』에는 ‘길ㅎ’(예 : ‘길히’, ‘길’, ‘길셔’)과 ‘길’(예 : ‘길이’, ‘길에’, ‘길로’, ‘길을’)의 용례가 공존하지만 ㅎ종성이 유지된 전자의 출현 빈도가 오히려 우세하게 나타난다.
거두고 오 그 어진 사이어 우리 불량여 범엿노라 고 다 노흐니라
Ⓒ 편찬 | 이병모·윤시동 외 / 1797년(정조 21)

9. 강굉동피(姜肱同被)【한나라】 - 강굉이 〈아우와〉 함께 잡히다
강굉(姜肱)은 한(漢)나라 팽성(彭城) 사람인데 〈집안이〉 대대로 이름난 집안이었다. 〈그의〉 두 아우 중해(仲海), 계강(季江)과 함께 모두 효행이 있고 우애가 지극하여 형제가 늘 한 이불에서 〈잠을〉 잤다. 〈형제들이〉 각각 장가들고 나서도 차마 떠나지 못하였으나 사속
(嗣續; 대를 이음)
을 위하여 서로 번갈아 자기 방에 가 〈잠을〉 잤다. 〈강굉이〉 하루는 계강과 함께 들에 나갔다가 도적을 만나 〈도적이 형제를〉 죽이려 하였다. 그때 형제가 〈서로 자신이〉 죽기를 다투었다. 강굉(姜肱)이 말하기를, “아우는 나이가 어리고 부모가 사랑하시는 데다 또 장가도 못 들었으니, 원컨대 〈내가〉 스스로 죽어 아우를 살리고 싶다.”라고 하니, 계강이 말하기를, “형은 나이가 많고 덕이 높아 집안의
(집안에서는)
보배요 나라의
(나라에서는)
영걸(英傑)이다. 빌건대 내가 죽어서 형의 목숨을 대신하겠다.”라고 하였다. 〈이에〉 도적이 칼을 거두고 말하기를, “그대들은 어진 사람이거늘 우리가 불량(不良)하여 〈잘못을〉 범하였다.” 하고, 〈형제를〉 다 놓아 주었다.
두 형제 함께 살며 한 이불을 덮고 사니
천륜의 정이 지극하여 우애가 깊었어라.
창황히 난리를 당하여 다투어 죽고자 해
둘은 마침내 적의 마음 감동시켜 풀려나.
형제 공경, 사랑하여 훈호악기의 어울림 같고
깨어 있거나 자거나 잠시도 어려움 참지 않아.
더욱 지극한 정이 있으니 숨길 곳 어려워라
함께 다투어 죽자 하는 것은 위엄 무릅쓸 때.
Ⓒ 역자 | 이광호 / 2016년 11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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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팽성인(彭城人):『오륜』의 ‘팽성인(彭城人)’은 『이륜』에는 없음.
주002)
공와기(共臥起):『오륜』의 ‘공와기(共臥起)’는 『이륜』에는 ‘동피와(同被臥)’로 됨.
주003)
급각취처(及各娶妻):『오륜』의 ‘취(娶)’는 『이륜』에는 ‘취(取)’로 됨.
주004)
내체왕취실(乃遞往就室):『오륜』의 ‘체(遞)’는 『이륜』에는 ‘체(遞)’의 속자(俗字) ‘체(遆)’로 됨.
주005)
우미빙취(又未聘娶):『오륜』의 ‘빙(聘)’은 『이륜』에는 ‘빙(騁)’으로 됨.
주006)
훈지(塤篪):훈지(壎篪). ‘훈지상화(壎篪相和)’에서 나온 말로 형은 질그릇 나팔을 불고 아우는 이에 화답하여 대나무 피리를 분다는 뜻으로서 형제가 서로 화목함을 이름.
주007)
듕해와 계강으로 더브러:중해와 계강과 함께. 『이륜(초)』에는 ‘듕와 계강과’로, 『이륜(중·영)』에는 ‘듕와 계강과’로 등장하여 ‘-과’의 집단 곡용에 의한 번역을 보여 준다. 『오륜』에서는 『이륜』류의 ‘NP1-과 NP2-과’에서 두 번째 명사구 ‘NP2-과’를 ‘NP2-로 더브러’의 구성으로 대치하여 번역한 셈인데, 이러한 양상은 『오륜』의 다른 예에서도 확인된다. ¶왕밀리 제 아와 아와 리고 길 가다가〈이륜(초) : 12ㄱ〉. ; 왕밀을 … 일즉 아 쥰과 아 원직으로 더브러 길을 가다가〈오륜 4:21ㄴ〉 ; 양패 아 양츈이와 양진이와 서르 셤교미 어버이 식 이 더니〈이륜(중·영) : 15ㄱ〉 ↔ 양파 … 그 아 츈과 진으로 더브러 서로 셤기미 부 여〈오륜 4:27ㄱ〉. 이곳의 ‘더브러’는 기원적으로 어간 ‘더블[與]-’의 활용형에 해당하나 『오륜』에서는 이미 서술어의 성격이 크게 약화되어 ‘더브러’가 후치사화한 ‘NP-로 더브러’의 구성이나, ‘더브러’가 부사화한 ‘더브러 VP’의 구성(‘더브러 의론리 업세라’〈5:18ㄴ〉)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중세어에서 대격 명사구를 지배하여 ‘NP-를 더브러’나 ‘NP 더브러’로 나타나던 구성은 『오륜』에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이는 서술어가 후치사화하면서 대격에서 구격으로 격 지배가 바뀐 데 따른 것으로 ‘려, 브터, , 조차’ 등 다른 후치사에서도 관찰되는 현상이다.
주008)
마드려:서로 번갈아. 교대(交代)로. 원문의 ‘체(遞)’를 옮긴 것으로, 『이륜(초)』에서는 ‘서르 라곰’, 『이륜(중·영)』에서는 ‘서르 라’로 등장하여 “질(迭), 역(易)”을 뜻하는 동사 어간 ‘-’을 이용한 번역이 이루어졌다. 『이륜』류의 번역을 참조할 때, 이곳의 ‘마드려’는 “서로 번갈아”의 의미로 쓰인 것이 분명하나 형태 분석이 명확하지 않다. 의미나 형태상 현대어에서 “서로 번갈아 들다”(『표준』)를 뜻하는 동사 어간 ‘갈마들-’의 사동사 ‘갈마들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오륜』 이외의 다른 문헌에는 주로 ‘려’의 꼴로 등장하면서 타동사 아닌 자동사로 쓰이기도 하여 단정하기 어렵다. ¶祭事 임의 매 兄弟와 밋 賓이 려 서 獻며 酬야[祭事旣畢 兄弟及賓迭相獻酬]〈가례언해(1632) 10:29ㄱ〉. 여러 아들이 려 오매〈인어대방(1790) 1:14ㄴ〉. 현대어의 ‘갈마들이-’와 관련지을 경우‘*-’이나 ‘*-’와 ‘드리-’(‘들[入]-’의 사동사)와 복합 동사를 상정해야 하나 ‘*-’ 내지 ‘*-’의 활용형이 전혀 문증되지 않는 것이 문제로 남는다.
주009)
:하루는. 『오륜』의 다른 곳에 등장하는 ‘로’의 예(‘로 져녁은 신령이 에 뵈여 오’〈1:54ㄱ〉.)를 감안할 때 ‘로+-(주제 조사)’로 분석될 어형이다. 『오륜』의 ‘로’는 중세어의 ‘’에 소급하는데, 중세어에서 ‘’는 (공동격 이외) 모음으로 시작되는 조사와 통합할 때 ‘리’(주격형), ‘’(주제형), ‘’(대격형), ‘’(처격형) 등으로 곡용하여 ‘~ㄹ’의 특수 어간 교체를 보였다. 이곳의 ‘’은 중세어 ‘’에 해당하는 어형이나 (『오륜』을 포함한 근대 문헌에서) 어중 /ㄹㄹ/을 ‘ㄹㄴ’으로 표기하는 방식에 따라 등장한 것이다(단, 『오륜』에는 ‘리라도’〈2:58ㄱ〉의 예도 존재함). 현대어에서 ‘하루’는 (모든 곡용형에서 휴지 및 공동격 조사 앞의 어형으로 통일되어) 더 이상 예전의 특수 어간 교체를 보이지 않는데, 이러한 새로운 곡용 방식은 이미 『오륜』과 비슷한 시기에 선을 보여 『명의록언해』(1777)에는 ‘로’(단, ‘’과 공존함), 『경신록언석』(1796)에는 ‘로’, ‘로’, ‘로에’ 같은 곡용형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주010)
랑시고:사랑하시고. 원문의 ‘연민(憐愍)’을 옮긴 것으로, 이곳의 ‘랑-’는 현대어의 ‘사랑하-’에 가까운 뜻으로 쓰였다고 할 수 있다. 중세어에서 ‘랑-’는 크게 “사(思)”와 “애(愛)” 두 가지 의미를 지닌 다의어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두 의미 사이에는 분포상의 차이가 있어 “사(思)”의 의미로는 ‘NP-를 랑-’, ‘V-오 랑-’, ‘S 랑-’ 등 여러 구성에 참여하였지만 “애(愛)”의 의미로는 ‘NP를 랑-’ 통합에만 참여하였다. 『오륜』에서는 ‘랑-’가 주로 ‘NP를 랑-’의 형식으로 원문의 ‘애(愛), 총(寵), 친(親)’ 등에 대응되어 나타나 이미 “사(思)”의 의미를 잃고, “애(愛)”로만 의미 영역이 축소된 양상을 보인다. “사(思)”의 의미를 가지는 ‘랑-’는 근대어 단계에서 소멸되었다.
주011)
집에 보오:집안의 보배요. 집안에서는 보배요. 이곳의 ‘-에’는 중세어라면 ‘-엣’(← ‘에[처격]+-ㅅ[속격]’)으로 나타났을 어형이나 16세기 이후 ‘-엣’이 ‘-ㅅ’이 수의적으로 탈락하는 현상에 따라 나타난 것이다. 현대어역에서는 처격 ‘-에’의 의미를 살려 “집안에 있어서는, 집안에서는” 정도로 주석하였다. ‘-에’ 뒤의 ‘보오’는 ‘보배+이-[계사]+-고[나열형]’로 분석될 어형이나 계사 뒤 /ㄱ/ 약화 현상에 따라 ‘-고’가 ‘-오’로 등장한 것이다. 『오륜』에는 선행한 계사에 순행 동화되어 ‘-요’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이고 대부분은 이 예와 같이 중세어 이래의 표기 경향을 유지한 ‘-오’로 나타난다.
주012)
나라 영걸이라:나라의 영걸(英傑)이다. 나라에서는 영걸이다. 이곳의 ‘나라’에 보이는 ‘-’는 앞의 ‘집에 보오’에 나타나는 ‘-에’와 평행하게 이해해야 할 어형이다. 곧 ‘-’(← ‘-[처격]+-ㅅ[속격]’)에서 ‘-ㅅ’이 수의적으로 탈락한 형태에 해당한다. 현대어역에서는 처격 ‘-’의 의미를 살려 “나라에 있어서는, 나라에서는” 정도로 옮겨 두었다.
주013)
칼을:칼[刀]을. 『이륜(초)』에는 ‘갈’, 『이륜(중·영)』에는 ‘칼’로 나타나 ‘갈ㅎ〉칼ㅎ〉칼’의 변화를 보여 준다. 『오륜』에서 (ㅎ종성을 유지한) ‘칼ㅎ’은, ‘칼흘’〈3:31ㄱ〉의 용례가 유일할 뿐 대부분의 대격형은 이 예와 같이 (ㅎ종성이 반영되지 않은) ‘칼을’(총15회)로 나타난다. 이는 ‘길ㅎ[道, 方]’의 경우와는 대조적으로, 『오륜』에는 ‘길ㅎ’(예 : ‘길히’, ‘길’, ‘길셔’)과 ‘길’(예 : ‘길이’, ‘길에’, ‘길로’, ‘길을’)의 용례가 공존하지만 ㅎ종성이 유지된 전자의 출현 빈도가 오히려 우세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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