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행실도 4:15ㄱ
姜肱
彭城人 주001) 팽성인(彭城人): 『오륜』의 ‘팽성인(彭城人)’은 『이륜』에는 없음.
家世名族 與二弟仲海 季江 俱以孝行著聞 友愛天至 嘗
共臥起 주002) 공와기(共臥起): 『오륜』의 ‘공와기(共臥起)’는 『이륜』에는 ‘동피와(同被臥)’로 됨.
及各娶妻 주003) 급각취처(及各娶妻): 『오륜』의 ‘취(娶)’는 『이륜』에는 ‘취(取)’로 됨.
兄弟相戀 不能別寢 以係嗣當立
乃遞往就室 주004) 내체왕취실(乃遞往就室): 『오륜』의 ‘체(遞)’는 『이륜』에는 ‘체(遞)’의 속자(俗字) ‘체(遆)’로 됨.
嘗與季江 適野 遇盜欲殺之 兄弟爭死 肱曰弟年幼 父母所憐愍
又未聘娶 주005) 우미빙취(又未聘娶): 『오륜』의 ‘빙(聘)’은 『이륜』에는 ‘빙(騁)’으로 됨.
願自殺身濟弟 季江 言兄年德在前 家之珍寶 國之英俊 乞自受戮以代兄命 盜戢刃 曰二君 賢人吾等不良 妄相侵犯 乃兩釋之
二弟同居共一衾 天倫情至友于深 蒼皇遇難爭投死 兩釋終能感賊心
弟恭兄友若
塤篪 주006) 훈지(塤篪): 훈지(壎篪). ‘훈지상화(壎篪相和)’에서 나온 말로 형은 질그릇 나팔을 불고 아우는 이에 화답하여 대나무 피리를 분다는 뜻으로서 형제가 서로 화목함을 이름.
居寢須臾不忍離 更有至情難掩處 共看爭死冒危
오륜행실도 4:15ㄴ
時
Ⓒ 편찬 | 이병모·윤시동 외 / 1797년(정조 21)
강굉은 한나라 셩 사이니 로 일홈난 집이라 두 아
듕해와 계강으로 더브러 주007) 듕해와 계강으로 더브러: 중해와 계강과 함께. 『이륜(초)』에는 ‘듕와 계강과’로, 『이륜(중·영)』에는 ‘듕와 계강과’로 등장하여 ‘-과’의 집단 곡용에 의한 번역을 보여 준다. 『오륜』에서는 『이륜』류의 ‘NP1-과 NP2-과’에서 두 번째 명사구 ‘NP2-과’를 ‘NP2-로 더브러’의 구성으로 대치하여 번역한 셈인데, 이러한 양상은 『오륜』의 다른 예에서도 확인된다. ¶왕밀리 제 아와 아와 리고 길 가다가〈이륜(초) : 12ㄱ〉. ; 왕밀을 … 일즉 아 쥰과 아 원직으로 더브러 길을 가다가〈오륜 4:21ㄴ〉 ; 양패 아 양츈이와 양진이와 서르 셤교미 어버이 식 이 더니〈이륜(중·영) : 15ㄱ〉 ↔ 양파 … 그 아 츈과 진으로 더브러 서로 셤기미 부 여〈오륜 4:27ㄱ〉. 이곳의 ‘더브러’는 기원적으로 어간 ‘더블[與]-’의 활용형에 해당하나 『오륜』에서는 이미 서술어의 성격이 크게 약화되어 ‘더브러’가 후치사화한 ‘NP-로 더브러’의 구성이나, ‘더브러’가 부사화한 ‘더브러 VP’의 구성(‘더브러 의론리 업세라’〈5:18ㄴ〉)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중세어에서 대격 명사구를 지배하여 ‘NP-를 더브러’나 ‘NP 더브러’로 나타나던 구성은 『오륜』에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이는 서술어가 후치사화하면서 대격에서 구격으로 격 지배가 바뀐 데 따른 것으로 ‘려, 브터, , 조차’ 등 다른 후치사에서도 관찰되는 현상이다.
다 효이 잇고 우 지극여 형뎨 양 니블에셔 자더니 각각 댱가 들매 마 나디 못되 쇽을 위여
마드려 주008) 마드려: 서로 번갈아. 교대(交代)로. 원문의 ‘체(遞)’를 옮긴 것으로, 『이륜(초)』에서는 ‘서르 라곰’, 『이륜(중·영)』에서는 ‘서르 라’로 등장하여 “질(迭), 역(易)”을 뜻하는 동사 어간 ‘-’을 이용한 번역이 이루어졌다. 『이륜』류의 번역을 참조할 때, 이곳의 ‘마드려’는 “서로 번갈아”의 의미로 쓰인 것이 분명하나 형태 분석이 명확하지 않다. 의미나 형태상 현대어에서 “서로 번갈아 들다”(『표준』)를 뜻하는 동사 어간 ‘갈마들-’의 사동사 ‘갈마들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오륜』 이외의 다른 문헌에는 주로 ‘려’의 꼴로 등장하면서 타동사 아닌 자동사로 쓰이기도 하여 단정하기 어렵다. ¶祭事 임의 매 兄弟와 밋 賓이 려 서 獻며 酬야[祭事旣畢 兄弟及賓迭相獻酬]〈가례언해(1632) 10:29ㄱ〉. 여러 아들이 려 오매〈인어대방(1790) 1:14ㄴ〉. 현대어의 ‘갈마들이-’와 관련지을 경우‘*-’이나 ‘*-’와 ‘드리-’(‘들[入]-’의 사동사)와 복합 동사를 상정해야 하나 ‘*-’ 내지 ‘*-’의 활용형이 전혀 문증되지 않는 것이 문제로 남는다.
제 방에 가 자더니
주009) : 하루는. 『오륜』의 다른 곳에 등장하는 ‘로’의 예(‘로 져녁은 신령이 에 뵈여 오’〈1:54ㄱ〉.)를 감안할 때 ‘로+-(주제 조사)’로 분석될 어형이다. 『오륜』의 ‘로’는 중세어의 ‘’에 소급하는데, 중세어에서 ‘’는 (공동격 이외) 모음으로 시작되는 조사와 통합할 때 ‘리’(주격형), ‘’(주제형), ‘’(대격형), ‘’(처격형) 등으로 곡용하여 ‘~ㄹ’의 특수 어간 교체를 보였다. 이곳의 ‘’은 중세어 ‘’에 해당하는 어형이나 (『오륜』을 포함한 근대 문헌에서) 어중 /ㄹㄹ/을 ‘ㄹㄴ’으로 표기하는 방식에 따라 등장한 것이다(단, 『오륜』에는 ‘리라도’〈2:58ㄱ〉의 예도 존재함). 현대어에서 ‘하루’는 (모든 곡용형에서 휴지 및 공동격 조사 앞의 어형으로 통일되어) 더 이상 예전의 특수 어간 교체를 보이지 않는데, 이러한 새로운 곡용 방식은 이미 『오륜』과 비슷한 시기에 선을 보여 『명의록언해』(1777)에는 ‘로’(단, ‘’과 공존함), 『경신록언석』(1796)에는 ‘로’, ‘로’, ‘로에’ 같은 곡용형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계강으로 더브러 들 나가다가 도적을 만나 죽이려 거 형뎨 죽기 토와 굉이 오 아 나히 어리고 부뫼
랑시고 주010) 랑시고: 사랑하시고. 원문의 ‘연민(憐愍)’을 옮긴 것으로, 이곳의 ‘랑-’는 현대어의 ‘사랑하-’에 가까운 뜻으로 쓰였다고 할 수 있다. 중세어에서 ‘랑-’는 크게 “사(思)”와 “애(愛)” 두 가지 의미를 지닌 다의어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두 의미 사이에는 분포상의 차이가 있어 “사(思)”의 의미로는 ‘NP-를 랑-’, ‘V-오 랑-’, ‘S 랑-’ 등 여러 구성에 참여하였지만 “애(愛)”의 의미로는 ‘NP를 랑-’ 통합에만 참여하였다. 『오륜』에서는 ‘랑-’가 주로 ‘NP를 랑-’의 형식으로 원문의 ‘애(愛), 총(寵), 친(親)’ 등에 대응되어 나타나 이미 “사(思)”의 의미를 잃고, “애(愛)”로만 의미 영역이 축소된 양상을 보인다. “사(思)”의 의미를 가지는 ‘랑-’는 근대어 단계에서 소멸되었다.
댱가 못 드러시니 원컨대 스로 죽어 아 살려디라 니 계강이
오륜행실도 4:16ㄱ
오 형은 나히 만코 덕이 놉하
집에 보오 주011) 집에 보오: 집안의 보배요. 집안에서는 보배요. 이곳의 ‘-에’는 중세어라면 ‘-엣’(← ‘에[처격]+-ㅅ[속격]’)으로 나타났을 어형이나 16세기 이후 ‘-엣’이 ‘-ㅅ’이 수의적으로 탈락하는 현상에 따라 나타난 것이다. 현대어역에서는 처격 ‘-에’의 의미를 살려 “집안에 있어서는, 집안에서는” 정도로 주석하였다. ‘-에’ 뒤의 ‘보오’는 ‘보배+이-[계사]+-고[나열형]’로 분석될 어형이나 계사 뒤 /ㄱ/ 약화 현상에 따라 ‘-고’가 ‘-오’로 등장한 것이다. 『오륜』에는 선행한 계사에 순행 동화되어 ‘-요’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이고 대부분은 이 예와 같이 중세어 이래의 표기 경향을 유지한 ‘-오’로 나타난다.
나라 영걸이라 주012) 나라 영걸이라: 나라의 영걸(英傑)이다. 나라에서는 영걸이다. 이곳의 ‘나라’에 보이는 ‘-’는 앞의 ‘집에 보오’에 나타나는 ‘-에’와 평행하게 이해해야 할 어형이다. 곧 ‘-’(← ‘-[처격]+-ㅅ[속격]’)에서 ‘-ㅅ’이 수의적으로 탈락한 형태에 해당한다. 현대어역에서는 처격 ‘-’의 의미를 살려 “나라에 있어서는, 나라에서는” 정도로 옮겨 두었다.
빌건대 죽어셔 형의 명을 신리라 도적이
칼을 주013) 칼을: 칼[刀]을. 『이륜(초)』에는 ‘갈’, 『이륜(중·영)』에는 ‘칼’로 나타나 ‘갈ㅎ〉칼ㅎ〉칼’의 변화를 보여 준다. 『오륜』에서 (ㅎ종성을 유지한) ‘칼ㅎ’은, ‘칼흘’〈3:31ㄱ〉의 용례가 유일할 뿐 대부분의 대격형은 이 예와 같이 (ㅎ종성이 반영되지 않은) ‘칼을’(총15회)로 나타난다. 이는 ‘길ㅎ[道, 方]’의 경우와는 대조적으로, 『오륜』에는 ‘길ㅎ’(예 : ‘길히’, ‘길’, ‘길셔’)과 ‘길’(예 : ‘길이’, ‘길에’, ‘길로’, ‘길을’)의 용례가 공존하지만 ㅎ종성이 유지된 전자의 출현 빈도가 오히려 우세하게 나타난다.
거두고 오 그 어진 사이어 우리 불량여 범엿노라 고 다 노흐니라
Ⓒ 편찬 | 이병모·윤시동 외 / 1797년(정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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