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금강경삼가해 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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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 지경공덕분(持經功德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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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공덕분 5


【경】 須菩提야 在在處處에 若有此經면 一切世間天人阿修羅의 所應供養이니 當知此處ㅣ 卽爲是塔이라 皆應恭敬

금강경삼가해 권3:51ㄱ

作禮圍繞야 以諸華香으로 而散其處ㅣ니라

【說誼】此經 從來로 無處不在언마 只因埋塵不顯야 人不得知러니 唯有大智人이 破塵擎來야 廣爲人說니 此ㅣ 有此經之處也ㅣ니 此是人天眼이라 人天所應供이니라

이 經 本來 주001)
로:
‘本來로’의 ‘-로’는 [시발점]을 나타내는 부사격조사.
잇디 아니 주002)
:
데가. [所]+Ø(주격조사).
업건마 오직 드트레 주003)
드트레:
티끌에. 드틀[塵]+에.
무텨 주004)
무텨:
묻혀. 묻-+히(피동접미사)+어.
顯티 몯호 因야 사미 시러 주005)
시러:
능히. 싣-[得]+어. ‘ㄷ’ 불규칙활용. 동사의 활용형 ‘싣-[得]+어→시러’가 부사로 굳어진 것. 동사 어간 형태가 ‘싣-’임은 다음 예로 확인된다. ‘福 모도아 싣게 호리라’(석보상절 24:10). ‘得은 시를 씨라’(훈민정음언해 2ㄱ). 만약 어간이 ‘실-’이라면 그 관형사형은 ‘실(실-+ㄹ)’이 된다.
아디 몯더니 오직 大智옛 사미 드트를 헐오 주006)
헐오:
허물어뜨리고. 헐-+고. ‘ㄹ’ 뒤에서 ‘ㄱ’ 약화. 이 때의 ‘ㅇ’은 자음의 음가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바다 주007)
바다:
받들어. 받-[擎: 받들 경]+아.
너비 주008)
너비:
널리. 넙-[廣]+이(부사파생 접미사). 여사서언해(1736)에 ‘널펴’(서4)가 출현하는 것으로 보아, 18세기에는 오늘날의 ‘넓-’이 형성돼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파생명사는 ‘넙-+의’로 구성된 ‘너븨’이다. 이른바 척도형용사들이 이렇게 구별되는 경향을 보인다. ‘기리 : 기릐, 기피 : 기픠, 노피 : 노’ 등. 파생명사 ‘기릐’는 ‘기리’로 나타나는 일이 있었다.
사 爲야 니니 이 이 經 잇 히니 이 人天의 누니라 사과 하쾌 供養호미 맛 배니라

이 경은 본래부터 있지 않은 데가 없건만 오직 티끌에 묻혀 나타나지 못함을 인하여 사람이 능히 알지 못하더니 오직 큰 지혜의 사람이 티끌을 무너뜨리고 받들어 와 널리 사람을 위하여 설하나니, 이곳이 이 경전이 있는 땅이니 이것은 인천 세계의 눈이라, 사람과 하늘이 공양함이 마땅한 바이니라.

【冶父】鎭州蘿蔔과 雲門胡餠이로다

鎭州 주009)
진주(鎭州):
어느 스님이 조주 스님에게 남전(당나라 때 스님)을 친히 뵈었는지 물으니, 조주 스님이 “진주에 큰 무가 난다.”고 대답함.
蘿蔔과 雲門 주010)
운문(雲門):
문언 선사(운문종의 시조)가 있던 곳.
胡餠 주011)
호병(胡餠):
호떡. 어떤 스님이 문언 선사에게 조사와 부처를 초월할 만한 것이 있느냐고 묻자, 운문 선사가 “호떡이지.” 하였다.
이로다【雲門 文偃 禪師 사던 뎌리오 주012)
뎌리오:
절이고. 뎔[寺]+이(서술격조사)+고. 서술격조사 뒤에서 ‘ㄱ’ 약화. 이 때의 ‘ㅇ’은 자음의 음가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胡餠 이오 蘿蔔

금강경삼가해 권3:51ㄴ

이라 주013)
이라:
무이다. 무[蘿蔔]+이+다/라. ‘아, 여’ 등과 같이 모음조사와 결합할 때 어말모음이 탈락하고, ‘ㅿ’은 앞음절 말음으로 표기됨. 평서형 종결어미 ‘-다’와 ‘-라’의 대립은 상보적이다. ‘-라’는 ‘-오/우, -니-, -리-, -더-, -지-’ 등의 선어말어미와 서술격조사 뒤에서 쓰이고, ‘-다’는 ‘--, -거-, -시-, --, -도-, -ㅅ-, --’ 등의 선어말어미와 용언 어간 뒤에서 쓰인다.

진주(鎭州)의 무[蘿蔔]와 운문(雲門)의 호떡[胡餠]이로다【운문은 문언(文偃) 선사의 살던 절이고, 호병은 찰떡이고, 나복(蘿蔔)은 무이다.】

【說誼】供養此經호 以何로 爲供養具오 鎭州蘿蔔과 雲門胡餠이로다 僧이 問雲門호 如何是超佛越祖之談고 門이 云호 胡餠이니라

이 經을 供養호 므스거스로 주014)
므스거스로:
무엇으로. 므스(관형사)+것(의존명사)+으로.
供養홀  주015)
:
감. 재료.
사리오 鎭州옛 蘿蔔과 雲門의 胡餠이로다 이 雲門려 무로 므스기 주016)
므스기:
무엇이. 므슥(대명사)+이.
이 부텨 걷나며 주017)
걷나며:
지나며. 더 나으며. 걷-[越]+며.
祖師애 너믈 말고 門이 닐오 胡餠이니라

이 경을 공양하되 무엇으로 공양할 감(재료)으로 삼으리오? 진주의 무와 운문의 호떡이로다. (어떤) 스님이 운문더러 묻되, 무엇이 이것이 부처에게서 건너며(뛰어나며) 조사에서 넘어설(보다 더 나은) 말씀인가 (하니) 운문 선사가 말하기를 “호떡이니라”.

【說誼】開先暹和尙이 擧此話云호 如今에 二百員衲子ㅣ 東京西洛애 出一叢林야 入一道場야 到處에 嫌冷愛熱야 喫却多少了也오마 還有一人이 識得雲門의 胡餠也아 未아

開先앳 暹和常이 이 마 드러 닐오 이제 二百員 納子ㅣ 東京과 西洛과애 주018)
과애:
-에서. 과(접속조사)+애(시발점 표시 부사격조사).
뎌레 주019)
뎌레:
절에서. 뎔[寺]+에.
나아 주020)
나아:
나와. 나-[出]+아.
 道場애 드러 간

금강경삼가해 권3:52ㄱ

마다  것 슬히 너기고 더운 것  주021)
:
사랑하여. -[愛]+아. ‘-’과 ‘오-’가 의미 차이가 없이 쓰이는 듯한데, ‘·다’와 ‘:오·다’로 성조의 차이를 보인다. ‘-’은 8종성표기법에 따라 자음 어미 앞에서 ‘-’으로 적힌다.
머구믈 그만뎌만 주022)
그만뎌만:
그만저만. 이만저만.
야뇨 마   사미나 雲門의 胡餠을 아녀 모녀【開先은 뎘 일후미라】

개선사(開先寺)의 섬화상(暹和常)이 이 말을 들어 이르되, 이제 2백명의 납자가 동경과 서락에서 한 절(총림)에서 나와 한 절로 들어가 간 곳마다 차가운 것을 싫게 여기고 따뜻한 것을 사랑하여 먹음을 그만저만 했는가마는(얼마나 많이 먹었는가마는) 또 한 사람이라도 운문의 호떡을 아는가 모르는가?【개선(開先)은 절의 이름이다.】

【說誼】山僧이 不是壓良爲賤이언마 敢道노니 未識得在라 노라 何故오 山僧이 二十年前에 藏在衣鉢下호니 鬼神도 亦不能知더니 伱這一隊漢이 向甚麽處야 摸扌索고 若也不信인댄 今日에 普將供養大衆호리라 고 遂拈起柱杖야 畵一圓相고 云호 好手底 拈取라 復云호 收ㅣ라 니

山僧이 良人 우기눌러 주023)
우기눌러:
우겨눌러. 우기-[壓]+누르-[壓]+어. 비통사적 합성어.
賤人 삼논 디 아니언마 구틔여 니노니 아디 몯니라 노라 엇던 젼오 주024)
젼오:
까닭인가. 젼+고. ‘ㄱ’ 약화. 이 때의 ‘ㅇ’은 자음의 음가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山僧이 스믈  前에 옷과 바릿 아래 초와 주025)
초와:
감추어. 저장하여. 초-[藏]+아.
두니 鬼神도  能히 아디 몯더니 너희 이  주026)
뭀:
무리의. 물[衆]+ㅅ(관형격조사).
사미 어느 고 向야 어드료 다가 信티 아니린댄 오나래 너비 주027)
너비:
널리. 넙-+이(부사파생 접미사). 파생명사는 ‘넙-+의’로 구성된 ‘너븨’이다. 이른바 척도형용사들이 이렇게 구별되는 경향을 보인다. ‘기리 : 기릐, 기피 : 기픠, 노피 : 노’ 등. 파생명사 ‘기릐’는 ‘기리’로 나타나는 일이 있었다.
가져 大衆 供養호리라 고 곧 디푼 주028)
디푼:
짚은. 딮-+오/우+ㄴ.
막다히 자바  圓

금강경삼가해 권3:52ㄴ

相 그리고 닐오 됴 소 자바 아라 주029)
아라:
빼앗아라. -[奪]+라.
 닐오 갇노라 주030)
갇노라:
거두어 들이노라. 갇-[收]++오/우+라. ‘-오-’우‘는 화자 주어와 호응하는 선어말어미이다.
니

산승이 양인을 우겨(강제로) 눌러 천인을 삼는 것이 아니건만 구태여 이르니 알지 못한다 하노라. 어떤 까닭인가? 산승이 스무 해 전에 옷과 바리의 아래 감추어 두니 귀신도 또 능히 알지 못하더니 너희 이 한 무리의 사람이 어느 곳을 향하여 얻으리오? 만일 믿지 아니한다면 오늘날에 널리 가져 대중을 공양하리라 하고, 곧 짚은 막대기를 잡아 한 원상을 그리고 이르되 (재주) 좋은 손은 잡아 빼앗으라 (하고,) 또 이르되 거두어 들이노라 하시니,

【說誼】須知所以爲供養具야 始得다 此一枚胡餠 非但可以供養一衆이라 亦可以供養十方諸佛이며 亦可以供養六途含靈이니

모로매 供養홀 미론 주031)
미론:
감인. 재료인. [材料]+이(서술격조사)+오/우+ㄴ. 서술격조사 뒤에서 ‘-오/우-’가 ‘-로-’로 교체됨.
아 주032)
아:
까닭을. 앛[所以]+(목적격조사).
아라 주033)
아라:
알아야. 알-+아(연결어미)+(강조 보조사).
올타 이  주034)
낫:
개. 낯→낫. 8종성표기법.
胡餠은 어루   衆을 供養  아니라  어루  十方諸佛을 供養리며  어루  六途含靈 주035)
육도함령(六途含靈):
6도 중생. 6도는 중생들이 윤회하는 여섯 곳의 미혹 세계. 지옥도, 아귀도, 축생도, 수라도, 인간도, 천상도. ‘함령(含靈)’은 ‘중생’을 가리킨다. 중생은 각각 심령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렇게 부름.
 供養리니

모름지기 공양할 재료인 까닭을 알아야 옳다. 이 한 개의 호떡은 가히 써 한 대중을 공양할 따름 아니라 또 가히 써 시방 제불을 공양할 것이며 또 가히 써 6도 함령을 공양하리니,

【說誼】作麽生供養고 鎭州一頭蘿蔔 天下老和尙이 呑吐來呑吐去며 雲門一枚胡餠 天下衲僧이 咬嚼來咬嚼去니 苟知呑吐咬嚼면 早已供養了也리라

엇뎨 供養리오 鎭州ㅅ  머릿 주036)
머릿:
개의. 머리+ㅅ. ‘머리’가 사물의 개수를 헤아리는 단위명사로 쓰인 것.
蘿蔔 天下앳 늘근 和尙이 머구므며 주037)
머구므며:
머금으며. 머굼-[呑]+으며.
비와타 주038)
비와타:
뱉아. 왙-[吐]+아.
오고 머구므며 비와타 가며 雲門의  주039)
낫:
개. 낯→낫. 8종성표기법.
胡餠 天下앳 누비 이 시버 주040)
시버:
씹어. 십-[嚼]+어.
오며 시버 가니 머구므며

금강경삼가해 권3:53ㄱ

비와며 시보 眞實로 알면 셔 供養호 리라

어찌 공양하리오? 진주의 한 개의 무는 천하의 늙은 화상이 머금으며 뱉아 왔고, 머금으며 뱉아 가며 운문사의 한 개의 호떡은 천하의 누비옷 입은 중이 씹어 왔고 씹어 가나니, 머금고 뱉으며 씹음을 진실로 알면 벌써 공양하기를 마친 것이리라.

【頌】與君同步고 又同行야 起坐애 相將야 歲月이 長도다 渴飮飢飡애 常對面이니 不須回首야 更思量이니라

그듸 주041)
그듸:
그대. 한문 ‘君開眼目’에서 ‘君’에 대한 번역. 15세기에는 ‘그듸(석6:6)ㆍ그디(월1:11)ㆍ그(두초8:24)’ 등이 나타난다.
가지로 주042)
가지로:
같이. 함께. +가지[種類]+로. ‘가지’는 성조에 따라 구별됨. 정음 초기 문헌에서 ‘가‧지(低高)’는 [種類]를, ‘‧가지(高低)’는 [枝]를 가리킴.
걷고  가지로 行야 닐며 주043)
닐며:
일어나며. 닐-[起]+며.
안조매 서르 잡드러 주044)
잡드러:
붙들어. 부추겨. 잡-[執]+들-[提]+어.
리 주045)
리:
해달이. 세월이. 융합합성어.
기도다 주046)
기도다:
길-+도+다. ‘ㄷ’ 앞에서 ‘ㄹ’ 탈락. ‘-도-’는 서술격조사 및 기원적으로 서술격조사를 구성요소로 지니고 있는 ‘-리-’ 뒤에서는 ‘-로-’로 교체된다.
목 거든 마시며  골거든 머고매 녜 주047)
녜:
늘. 한자어 ‘常例(례)’인데 중세 문헌에서 대개 한자로 적히지 않고 정음으로 적힌다. 게다가 자음동화 현상이 표기에 반영된 것은 당시에 이 어휘가 한자어라는 인식이 아주 엷었음을 보여 준다.
 對얫니 구틔여 머리 도혀 다시 思量 주048)
사량(思量):
사리(事理)를 헤아려서 생각함.
티 마롤디니라

그대와 함께 걷고 또 함께 가서 일어나며 앉음에 서로 붙들어(부추겨) 해달(세월)이 길도다. 목 마르면 마시며 배 고프면 먹음에 항상 낯을 대하였나니 구태여 머리를 돌이켜 다시 생각하지 말지니라.

【說誼】只如供養底一卷經 向什麽處看고 一切時處에 覿面相呈이니 擬議思量면 對面千里리라

오직 供養논 一卷經 어느 고 주049)
고:
곳을. 곧[處]+.
向야 보리오 一切時와 곧과애 주050)
곧과애:
곳에. 곧[處]+과(접속조사)+애.
 보아 서르 나탓니 주051)
나탓니:
나타났으니. 낱-[現]+앗++니. ‘-아/어#잇-’은 ‘-앳/엣-’을 거쳐 ‘-앗-엇-’으로 발달하였고, 1933년 ‘한글맞춤법통일안’에서 ‘-았/었-’으로 정착되었다. 중세국어 시기에 ‘-아/어#잇-, -앳/엣-, -앗/엇-’이 모두 나타난다.
疑議야 思量 주052)
사량(思量):
사리(事理)를 헤아려서 생각함.
면  對호미 千里리라

오직 공양하는 한 권 경은 어느 곳을 향하여 보리오? 일체시와 일체처에 낯을 보아 서로 나타났으니 의의하여 헤아려 생각하면 낯을 대함이 천리이다(얼굴을 대하여도 천리나 멀어질 것이다.).

【宗鏡】布施千萬億劫之身니 福深於海로다 爲發最上

금강경삼가해 권3:53ㄴ

乘者說시니 擔重如山이로다 慶快撩起便行이언마 且請依然放下ㅣ니라(然當作前) 何故오 大力量人 元不動야 等閑抹過上頭關이니라

千萬憶劫 모 布施니 福이 바래셔 주053)
바래셔:
바다보다. 바[海]+애셔.
깁도다 주054)
깁도다:
깊도다. 깊-+도+다. ‘-도-’는 서술격조사 및 기원적으로 서술격조사를 구성요소로 지니고 있는 ‘-리-’ 뒤에서는 ‘-로-’로 교체된다.
最上乘 發 사 爲야 니시니 멘 것 므거우미 주055)
므거우미:
무거움이. 므겁-+움(명사형어미)+이→므거미〉므거우미.
뫼 도다 더위 자바 주056)
더위자바:
움켜잡아. 더위-[攬. 잡다]+잡-[執]+아.
니러 곧 行호미 깃비 주057)
깃비:
기쁘게. -[悅]+브(형용사파생 접미사)+이(부사파생 접미사). 어간 ‘-’은 현대국어 ‘기꺼이’에서 그 화석을 보이고 있다.
快컨마  請노니 依然히 노하 룔디니라 엇던 젼오 힘 큰 사 본 뮈디 아니야 넌즈시 웃 머리옛 關 야 리고 디나니라

천만억 겁을 몸을 보시하니 복이 바다보다 깊도다. 최상승(대승)을 발한 사람 위하여 설하시니 멘(짊어진) 것이 무거움이 산 같도다. 움켜잡아 일어나 곧 행함이 기쁘게 경쾌하건만 또 청하노니 의연히 놓아 버릴지니라. 어떤 까닭인가? 힘 큰 사람은 본디 움직이지 아니하여 넌지시 윗머리의 관문(높은 관문)을 헐어버리고 지나가느니라.

【說誼】舍身之福이 深則深矣나 於此上乘엔 了沒交涉이니라 菩提重擔 撩起便行호미 快則快矣나 且請依前放下ㅣ니라

몸 룐 福이 기푸믄 주058)
기푸믄:
깊기는. 깊-+움(명사형어미)+은. ‘-기’보다는 ‘-옴/움’이 더 활발히 쓰였다.
기프나 이 上乘엔 현마 주059)
현마:
아무리해도. 도저히.
섯버므로미 주060)
섯버므로미:
뒤섞임이. -+버믈-+옴+이.
업스니라 菩提 머욤 주061)
머욤:
멤. 짊어짐. 메-[荷]+옴→메욤→머욤. ‘메욤’을 ‘머욤’으로 적은 것은 음가가 같기 때문이다.
므거우 더위 자바 니러 곧 行호미 快호 快나  請노니 알브터 노하 룔 디니라

몸 버린 복이 깊기는 깊으나 이 상승(上乘. 대승)에는 아무리해도 뒤섞일 것이 없느니라. 보리를 멤이 무거움을 움켜잡아 일어나 곧 행함이 유쾌하기는 유쾌하나 또 청하노니 앞으로부터 놓아 버릴지니라.

【說誼】爲甚如此오 若是大力量人 不

금강경삼가해 권3:54ㄱ

肯聽他最上乘說고 踏斷千差야 直過那邊니라

므스글 爲야 이 뇨 주062)
뇨:
같은가? [如](부사)++니+고. ‘ㄱ’ 약화.
다가 이 힘 큰 사 뎌 最上乘說을 즐겨 듣디 아니고 千差 와 주063)
와:
밟아. -+아→〉와.
그처 바 주064)
바:
바로. 형용사 ‘바-’에서 접사 결합 없이 영파생된 부사.
뎌  디나니라

무엇을 위하여 이 같은가? 만일 이 힘 센 사람은 저 최상승의 설법을 즐겨 듣지 아니하고 천 가지 차이를 밟아 끊어 저 경계에 바로 지나가느니라.

【頌】倒握吹毛야 掃異蹤니 頓令心地盡開通이로다 鋒芒이 獨露毗盧頂니 凡聖이 齊敎立下風이로다

吹毛 갓로 주065)
갓로:
갓-[倒]+오(부사파생접미사).
자바 다 자최 러 리니 모로기 心地 다 開通케 도다 주066)
도다:
하도다. ‘-도-’는 서술격조사 및 기원적으로 서술격조사를 구성요소로 지니고 있는 ‘-리-’ 뒤에서는 ‘-로-’로 교체된다.
갌히 주067)
갌히:
칼날이. 갏[刀]+[刃]+이.
毗盧 주068)
비로:
비로자나(毗盧遮那). 연화장 세계에 살며 그 몸은 법계(法界)에 두루 차서 큰 광명을 내비치어 중생을 제도하는 부처님.
ㅅ 바기예 오 나니 凡과 聖 주069)
괘:
-이/가. 과(접속조사)+ㅣ(주격조사). 중세국어에서는 ‘-와/과’로 나열되는 마지막 체언 뒤에도 ‘-와/과’가 쓰였다.
 주070)
:
바람. 중세국어에서는 ①[風]을 뜻하기도 하고 ②[壁]을 뜻하기도 함. 동음이의 관계.
아래 셔도다터리 주071)
터리:
털을. 터리[毛]+.
부러도 벋 주072)
벋:
베이는. 벟-[割]++ㄴ. 8종성표기법.
갈 吹毛ㅣ라 니라】

취모검을 거꾸로 잡아 다른 자취를 쓸어 버리니, 문득 심지가 다 개통케 하도다. 칼날이 비로자나불 정수리에 혼자 나타나니 범인과 성자가 다 바람 아래 서도다.【털을 불어도 베어지는 칼을 취모검이라 하느니라.】

【說誼】倒握一柄吹毛야 掃盡千差萬別야 頓令心地豁然開通케 니 毗盧頂上애 鋒芒이 獨露야 威光이 赫赫야 寓目皆喪니 所以凡聖이 立在下風이로

금강경삼가해 권3:54ㄴ

Ⓒ 구결 | 세조 / 1464년(세조 10)

 주073)
:
자루의. [柄]+ㅅ.
吹毛 갓고로 주074)
갓고로:
거꾸로. 갓-+오. ‘갓로’가 ‘갓고로’로 적힘. ‘ㆍ’의 음가가 안정적이지 못하였음을 보여 줌.
자바 千差萬別 다 러 모로기 心地 훤히 開通케 니 毗盧頂上애 갌히 오 나타 저픈 주075)
저픈:
두려운. 젛-[畏]+브(형용사파생 접미사)+ㄴ.
비치 빗나아 주076)
빗나아:
빛나. 빛+나-[出]+아. 8종성표기법.
누늘 브티면 다 일니 이런 로 凡과 聖괘  주077)
:
바람. 중세국어에서는 ①[風]을 뜻하기도 하고 ②[壁]을 뜻하기도 함. 동음이의 관계.
아래 셔리로다
Ⓒ 언해 | 자성대비 / 1482년(성종 13)

한 자루의 취모검을 거꾸로 잡고 천차만별을 다 쓸어서 문득 심지가 훤히 개통케 하니, 비로자나불의 정수리 위에 칼날이 혼자 나타나 두려운 빛이 빛나 눈을 붙이면(보는 대로) 다 잃나니(베어져 없어지니), 이런 까닭으로 범인과 성인이 바람 아래 서 있음이리로다.
Ⓒ 역자 | 이유기 / 2006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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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로:‘本來로’의 ‘-로’는 [시발점]을 나타내는 부사격조사.
주002)
:데가. [所]+Ø(주격조사).
주003)
드트레:티끌에. 드틀[塵]+에.
주004)
무텨:묻혀. 묻-+히(피동접미사)+어.
주005)
시러:능히. 싣-[得]+어. ‘ㄷ’ 불규칙활용. 동사의 활용형 ‘싣-[得]+어→시러’가 부사로 굳어진 것. 동사 어간 형태가 ‘싣-’임은 다음 예로 확인된다. ‘福 모도아 싣게 호리라’(석보상절 24:10). ‘得은 시를 씨라’(훈민정음언해 2ㄱ). 만약 어간이 ‘실-’이라면 그 관형사형은 ‘실(실-+ㄹ)’이 된다.
주006)
헐오:허물어뜨리고. 헐-+고. ‘ㄹ’ 뒤에서 ‘ㄱ’ 약화. 이 때의 ‘ㅇ’은 자음의 음가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주007)
바다:받들어. 받-[擎: 받들 경]+아.
주008)
너비:널리. 넙-[廣]+이(부사파생 접미사). 여사서언해(1736)에 ‘널펴’(서4)가 출현하는 것으로 보아, 18세기에는 오늘날의 ‘넓-’이 형성돼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파생명사는 ‘넙-+의’로 구성된 ‘너븨’이다. 이른바 척도형용사들이 이렇게 구별되는 경향을 보인다. ‘기리 : 기릐, 기피 : 기픠, 노피 : 노’ 등. 파생명사 ‘기릐’는 ‘기리’로 나타나는 일이 있었다.
주009)
진주(鎭州):어느 스님이 조주 스님에게 남전(당나라 때 스님)을 친히 뵈었는지 물으니, 조주 스님이 “진주에 큰 무가 난다.”고 대답함.
주010)
운문(雲門):문언 선사(운문종의 시조)가 있던 곳.
주011)
호병(胡餠):호떡. 어떤 스님이 문언 선사에게 조사와 부처를 초월할 만한 것이 있느냐고 묻자, 운문 선사가 “호떡이지.” 하였다.
주012)
뎌리오:절이고. 뎔[寺]+이(서술격조사)+고. 서술격조사 뒤에서 ‘ㄱ’ 약화. 이 때의 ‘ㅇ’은 자음의 음가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주013)
이라:무이다. 무[蘿蔔]+이+다/라. ‘아, 여’ 등과 같이 모음조사와 결합할 때 어말모음이 탈락하고, ‘ㅿ’은 앞음절 말음으로 표기됨. 평서형 종결어미 ‘-다’와 ‘-라’의 대립은 상보적이다. ‘-라’는 ‘-오/우, -니-, -리-, -더-, -지-’ 등의 선어말어미와 서술격조사 뒤에서 쓰이고, ‘-다’는 ‘--, -거-, -시-, --, -도-, -ㅅ-, --’ 등의 선어말어미와 용언 어간 뒤에서 쓰인다.
주014)
므스거스로:무엇으로. 므스(관형사)+것(의존명사)+으로.
주015)
:감. 재료.
주016)
므스기:무엇이. 므슥(대명사)+이.
주017)
걷나며:지나며. 더 나으며. 걷-[越]+며.
주018)
과애:-에서. 과(접속조사)+애(시발점 표시 부사격조사).
주019)
뎌레:절에서. 뎔[寺]+에.
주020)
나아:나와. 나-[出]+아.
주021)
:사랑하여. -[愛]+아. ‘-’과 ‘오-’가 의미 차이가 없이 쓰이는 듯한데, ‘·다’와 ‘:오·다’로 성조의 차이를 보인다. ‘-’은 8종성표기법에 따라 자음 어미 앞에서 ‘-’으로 적힌다.
주022)
그만뎌만:그만저만. 이만저만.
주023)
우기눌러:우겨눌러. 우기-[壓]+누르-[壓]+어. 비통사적 합성어.
주024)
젼오:까닭인가. 젼+고. ‘ㄱ’ 약화. 이 때의 ‘ㅇ’은 자음의 음가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주025)
초와:감추어. 저장하여. 초-[藏]+아.
주026)
뭀:무리의. 물[衆]+ㅅ(관형격조사).
주027)
너비:널리. 넙-+이(부사파생 접미사). 파생명사는 ‘넙-+의’로 구성된 ‘너븨’이다. 이른바 척도형용사들이 이렇게 구별되는 경향을 보인다. ‘기리 : 기릐, 기피 : 기픠, 노피 : 노’ 등. 파생명사 ‘기릐’는 ‘기리’로 나타나는 일이 있었다.
주028)
디푼:짚은. 딮-+오/우+ㄴ.
주029)
아라:빼앗아라. -[奪]+라.
주030)
갇노라:거두어 들이노라. 갇-[收]++오/우+라. ‘-오-’우‘는 화자 주어와 호응하는 선어말어미이다.
주031)
미론:감인. 재료인. [材料]+이(서술격조사)+오/우+ㄴ. 서술격조사 뒤에서 ‘-오/우-’가 ‘-로-’로 교체됨.
주032)
아:까닭을. 앛[所以]+(목적격조사).
주033)
아라:알아야. 알-+아(연결어미)+(강조 보조사).
주034)
낫:개. 낯→낫. 8종성표기법.
주035)
육도함령(六途含靈):6도 중생. 6도는 중생들이 윤회하는 여섯 곳의 미혹 세계. 지옥도, 아귀도, 축생도, 수라도, 인간도, 천상도. ‘함령(含靈)’은 ‘중생’을 가리킨다. 중생은 각각 심령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렇게 부름.
주036)
머릿:개의. 머리+ㅅ. ‘머리’가 사물의 개수를 헤아리는 단위명사로 쓰인 것.
주037)
머구므며:머금으며. 머굼-[呑]+으며.
주038)
비와타:뱉아. 왙-[吐]+아.
주039)
낫:개. 낯→낫. 8종성표기법.
주040)
시버:씹어. 십-[嚼]+어.
주041)
그듸:그대. 한문 ‘君開眼目’에서 ‘君’에 대한 번역. 15세기에는 ‘그듸(석6:6)ㆍ그디(월1:11)ㆍ그(두초8:24)’ 등이 나타난다.
주042)
가지로:같이. 함께. +가지[種類]+로. ‘가지’는 성조에 따라 구별됨. 정음 초기 문헌에서 ‘가‧지(低高)’는 [種類]를, ‘‧가지(高低)’는 [枝]를 가리킴.
주043)
닐며:일어나며. 닐-[起]+며.
주044)
잡드러:붙들어. 부추겨. 잡-[執]+들-[提]+어.
주045)
리:해달이. 세월이. 융합합성어.
주046)
기도다:길-+도+다. ‘ㄷ’ 앞에서 ‘ㄹ’ 탈락. ‘-도-’는 서술격조사 및 기원적으로 서술격조사를 구성요소로 지니고 있는 ‘-리-’ 뒤에서는 ‘-로-’로 교체된다.
주047)
녜:늘. 한자어 ‘常例(례)’인데 중세 문헌에서 대개 한자로 적히지 않고 정음으로 적힌다. 게다가 자음동화 현상이 표기에 반영된 것은 당시에 이 어휘가 한자어라는 인식이 아주 엷었음을 보여 준다.
주048)
사량(思量):사리(事理)를 헤아려서 생각함.
주049)
고:곳을. 곧[處]+.
주050)
곧과애:곳에. 곧[處]+과(접속조사)+애.
주051)
나탓니:나타났으니. 낱-[現]+앗++니. ‘-아/어#잇-’은 ‘-앳/엣-’을 거쳐 ‘-앗-엇-’으로 발달하였고, 1933년 ‘한글맞춤법통일안’에서 ‘-았/었-’으로 정착되었다. 중세국어 시기에 ‘-아/어#잇-, -앳/엣-, -앗/엇-’이 모두 나타난다.
주052)
사량(思量):사리(事理)를 헤아려서 생각함.
주053)
바래셔:바다보다. 바[海]+애셔.
주054)
깁도다:깊도다. 깊-+도+다. ‘-도-’는 서술격조사 및 기원적으로 서술격조사를 구성요소로 지니고 있는 ‘-리-’ 뒤에서는 ‘-로-’로 교체된다.
주055)
므거우미:무거움이. 므겁-+움(명사형어미)+이→므거미〉므거우미.
주056)
더위자바:움켜잡아. 더위-[攬. 잡다]+잡-[執]+아.
주057)
깃비:기쁘게. -[悅]+브(형용사파생 접미사)+이(부사파생 접미사). 어간 ‘-’은 현대국어 ‘기꺼이’에서 그 화석을 보이고 있다.
주058)
기푸믄:깊기는. 깊-+움(명사형어미)+은. ‘-기’보다는 ‘-옴/움’이 더 활발히 쓰였다.
주059)
현마:아무리해도. 도저히.
주060)
섯버므로미:뒤섞임이. -+버믈-+옴+이.
주061)
머욤:멤. 짊어짐. 메-[荷]+옴→메욤→머욤. ‘메욤’을 ‘머욤’으로 적은 것은 음가가 같기 때문이다.
주062)
뇨:같은가? [如](부사)++니+고. ‘ㄱ’ 약화.
주063)
와:밟아. -+아→〉와.
주064)
바:바로. 형용사 ‘바-’에서 접사 결합 없이 영파생된 부사.
주065)
갓로:갓-[倒]+오(부사파생접미사).
주066)
도다:하도다. ‘-도-’는 서술격조사 및 기원적으로 서술격조사를 구성요소로 지니고 있는 ‘-리-’ 뒤에서는 ‘-로-’로 교체된다.
주067)
갌히:칼날이. 갏[刀]+[刃]+이.
주068)
비로:비로자나(毗盧遮那). 연화장 세계에 살며 그 몸은 법계(法界)에 두루 차서 큰 광명을 내비치어 중생을 제도하는 부처님.
주069)
괘:-이/가. 과(접속조사)+ㅣ(주격조사). 중세국어에서는 ‘-와/과’로 나열되는 마지막 체언 뒤에도 ‘-와/과’가 쓰였다.
주070)
:바람. 중세국어에서는 ①[風]을 뜻하기도 하고 ②[壁]을 뜻하기도 함. 동음이의 관계.
주071)
터리:털을. 터리[毛]+.
주072)
벋:베이는. 벟-[割]++ㄴ. 8종성표기법.
주073)
:자루의. [柄]+ㅅ.
주074)
갓고로:거꾸로. 갓-+오. ‘갓로’가 ‘갓고로’로 적힘. ‘ㆍ’의 음가가 안정적이지 못하였음을 보여 줌.
주075)
저픈:두려운. 젛-[畏]+브(형용사파생 접미사)+ㄴ.
주076)
빗나아:빛나. 빛+나-[出]+아. 8종성표기법.
주077)
:바람. 중세국어에서는 ①[風]을 뜻하기도 하고 ②[壁]을 뜻하기도 함. 동음이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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