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금강경삼가해 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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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 능정업장분(能淨業障分)
  • 능정업장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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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정업장분 2


【경】 須菩提야 我念過去無量阿僧祗劫에 於然燈佛前에 得値八百四千萬億

금강경삼가해 권3:58ㄱ

那由他諸佛와 悉皆供養承事야 無空過者호니 若復有人이 於後末世예 能受持讀誦此經면 所得功德이 於我所供養諸佛功德이 百分에 不及一며 千萬億分이며 乃至算數譬喩의 所不能及이리라

【說誼】佛不外求ㅣ라 只向心覓이니 若欲見佛인댄 唯須內照ㅣ니라 承事諸佛 福則不無ㅣ나 然亦未免向外馳求ㅣ어니와

부텨 밧 주001)
밧:
밖에서. [外]+. ‘, 집, 우ㅎ’ 등은 일반적으로 처소부사격조사 ‘의’를 취하는 경향이 있었다.
求홀 디 아니라 오직  向야 어둘디니 주002)
디니:
것이니. (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니. 어미구조체 ‘-(오/우)ㄹ디니’는 용언 어간과 결합하여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니’의 뜻을 나타낸다.
다가 부텨를 보고져 홀딘댄 오직 모로매 안로 비취욜디니라 諸佛 받와 셤기오 福이 곧

금강경삼가해 권3:58ㄴ

업디 아니나 그러나  밧글 向야 녀 주003)
녀:
-[走]+니-[行]+어. 합성동사. 그러나 대개 ‘-’은 [走]의 의미를 벗어나게 되었고, ‘니-’는 접사적 성격으로 변화하여 동작의 [지속]을 의미하게 됨.
求호 免티 몯리어니와

부처를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다. 오직 마음[心]을 향하여 얻어야(=찾아야) 할 것이니, 만약에 부처를 보고자 할 것 같으면 오직 모름지기 안으로 비추어야 할 것이니라. 모든 부처에게 이어받아 섬김은 복(福)이야 곧 없지 아니하나, 그러나 또 밖을 향하여 다녀 구하는 것을 면치 못할 것이거니와

【說誼】一念聞經고 能生淨信이면 卽自見性야 直了成佛리니 所以供佛이 不及持經이니라

주004)
염(念):
생각해 내는 것. 전념하는 것. 대상을 기억하여 잊지 않는 작용.
로 經을 듣고 能히 淨信 주005)
정신(淨信):
깨끗한 믿음.
 내면 곧 주006)
제:
제 스스로가. 저(재귀대명사)+ㅣ(주격조사)’. ‘:제(상성)’는 주격형이고, ‘제(평성)’는 관형격형임.
性을 보아 바 주007)
바:
바로. 바-+Ø(부사파생 접미사). 부사파생 접미사의 결합이 없이 어간이 바로 부사로 영파생된 예이다.
아라 부톄 주008)
부톄:
부처님께서. 부텨+ㅣ(주격조사). ‘부텨’는 성조가 ‘평성+평성’인데 여기에 주격조사나 서술격조사가 결합한 ‘부톄(-)’는 ‘평성+상성’이다. [+높임]의 명사 뒤라 하더라도 ‘-셔’의 사용이 필수적인 것은 아님.
외리니 이런 로 부텨 供養오미 주009)
공양(供養)오미:
공양하옴이. ‘공양’은 불ㆍ법ㆍ승 삼보(三寶)와 부모, 스승, 죽은 사람의 영혼 등에게 음식이나 의복 등을 공급하는 것.
디뉴 주010)
디뉴:
지님을. 디니-[持]+움(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모음조화를 따른다면 ‘을’이 적절함. 15세기 문헌에는 ‘디뉴믈’(월18:3ㄴ)이 우세하다.
밋디 주011)
밋디:
미치지[及]. 및-+디. 8종성표기법에 따라 ‘및디→밋디’로 표기함. 현대 국어의 보조적 연결어미 ‘-지’는 여기에 쓰인 ‘-디’에서 발달한 것이고, 종결어미 ‘-지’는 ‘-디’에서 발달한 것이다. ‘-디’는 선행절을 강조하면서, 부정적인 내용의 후행절과 접속시키는 연결어미.
몯니라

한 가지 염(念)으로 경(經)을 듣고 능히 깨끗한 믿음을 내면 곧 제 스스로가 본성(本性)을 보아 바로 깨달아 부처가 될 것이니, 이런 까닭으로 부처 공양(供養)하옴이 경(經) 지니는 것에 미치지 못하느니라.

【冶父】功不浪施도다

功 쇽졀업시 주012)
쇽졀업시:
부질없이. 헛되이. 현대국어의 ‘속절없다’는 ‘어쩔 도리 없다’는 의미를 지니나, 여기서는 그 의미가 다르다.
施티 주013)
시티(施-):
베풀지. 施-+디. 무성폐쇄음과 통합될 때는 유기음화하기도 하였다. ¶ 施고(월25:130ㄴ). 布施코져(월21:139ㄴ).
아니도다 주014)
아니도다:
아니하도다. 아니(부사)+-+도+다. ‘아니’는 중세국어에서 명사와 부사로 쓰인다. ‘-도-’는 서술격조사 및 기원적으로 서술격조사를 구성요소로 지니고 있는 ‘-리-’ 뒤에서는 ‘-로-’로 교체된다.

공(功)을 헛되이 베풀지 아니하도다.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다.)

【說誼】持經면 一念圓證야 直了成佛리니 所以功不浪施라 니라

經을 디니면  念에 주015)
원(圓):
원만함. 빈틈없음.
주016)
증(證):
증득함. 완성함. 깨달음.
야 바 아라 부톄 주017)
부톄:
부처님께서. 부텨+ㅣ(주격조사). ‘부텨’는 성조가 ‘평성+평성’인데 여기에 주격조사나 서술격조사가 결합한 ‘부톄(-)’는 ‘평성+상성’이다. [+높임]의 명사 뒤라 하더라도 ‘-셔’의 사용이 필수적인 것은 아님.
외리니 이런 로 功 쇽졀업시 施티 아니타 니라

경(經)을 지니면 한 생각에 원만히 증득(證得)하여 바로 알아(=깨달아) 부처가 될 것이니 이런 까닭으로 공(功)을 헛되이 베풀지 아니하였다고 한 것이다.

【頌】億千供佛이 福無邊나 爭似常將古敎看이리오 白紙上邊에 書黑字니 請君이 開眼야 目前觀라 風寂

금강경삼가해 권3:59ㄱ

寂고 水漣漣니 謝家人이 秖在魚船이니라(他本謝家人在釣魚船)

億千로 부텨 供養오미 福이  업스나 어느 주018)
어느:
어찌. 오늘날 ‘어느’는 관형사로만 쓰이지만, 중세국어에서는 ① 부사(어찌), ② 관형사, ③ 대명사 등 3가지로 기능하였다. ¶ ① 어느 길헤 다시 보리(월8:82ㄴ). ② 妙道 어느고 無 닐오미라(영가,하122ㄴ).
녜 주019)
녜:
늘. 한자어 ‘常例(례)’인데 중세 문헌에서 대개 한자로 적히지 않고 정음으로 적힌다. 게다가 자음동화 현상이 표기에 반영된 것은 당시에 이 어휘가 한자어라는 인식이 아주 엷었음을 보여 준다.
古敎 가져셔 보미 리오  죠 우희 거믄 字 셋니 주020)
셋니:
썼나니[書]. 썼으니. 고유어는 〈원각경언해〉(1465)부터 각자병서를 쓰지 않음에 따라 ‘쓰- → 스-’로 표기하게 되었다. 스-[書]+어(어미)#잇-[有]+(현재시제)+니. ‘-아/어#잇-’은 ‘-앳/엣-’을 거쳐 ‘-앗-엇-’으로 발달하였고, 1933년 ‘한글맞춤법통일안’에서 ‘-았/었-’으로 정착되었다. 중세국어 시기에 ‘-아/어#잇-, -앳/엣-, -앗/엇-’이 모두 나타난다.
請노니 그듸 주021)
그듸:
그대가. 그듸+Ø(주격조사). 한문 ‘君開眼目’에서 ‘君’에 대한 번역. 15세기에는 ‘그듸(석6:6)ㆍ그디(월1:11)ㆍ그(두초8:24)’ 등이 나타난다.
누 여러 눈 알 보라 미 괴외고 주022)
괴외고:
고요하고[寂]. 어근 ‘괴외-’의 발음은 [koj·oj]. 순행동화로 ‘괴’ [koj·joj](두중24:55)로도 변함. j 음이 탈락해 ‘고요’[ko·jo](두중2:16)로도 썼는데, 이는 중세국어의 ‘ㅚ’가 이중모음 [oj]이었음을 전제한 것이다.
므리 漣漣 주023)
연연(漣漣):
물결이 잔잔하게 이는 모양.
니 謝家 주024)
사가(謝家):
물고기 잡는 집.
앳 사미 오직 고깃예 주025)
고깃예:
고기잡이배에. ‘魚舩’에 대한 번역.
잇니라【漣漣 므리 매 결 잇논 라 고기 잡 지블 謝家ㅣ라 니라】

억천(億千)으로 부처를 공양하옴이 복(福)이 끝없으나 어찌 항상 옛 가르침을 가지고서 보는 것과 같으리오? 흰 종이 위에 검은 글자를 썼나니, 청하나니 그대의 눈을 열어(=떠) 눈앞을 보라. 바람이 고요하고 물이 잔잔하니 사가(謝家)에 사는 사람은 오직 고기잡이배에 있느니라.【연연(漣漣)은 물이 바람으로 결이 있는 모습이다. 고기 잡는 집을 사가(謝家)라고 하느니라.】

【說誼】要識古敎在處麽아 似海之深며 如山之高니라 要識古敎文彩麽아 煦日이 發生鋪地錦고 無紋印字ㅣ 錦上애 舒도다

古敎 주026)
고교(古敎):
옛 가르침.
잇  알오져 주027)
알오져:
알고자. ‘알-’에 어미구조체 ‘-고져’의 통합형. 15세기에는 ‘ㄹ’로 끝나는 어간 말음 뒤에 ‘ㄱ’으로 시작하는 어미나 조사가 오면 ‘ㄱ→ㅇ’으로 약화되는 규칙이 있었다. 이 때의 ‘ㅇ’은 자음의 음가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 福 비러 목숨 길오져 다가(석9:36ㄴ). 果實와 믈와 좌시고(월1:5ㄴ).
다 바 기품 며 주028)
며:
같으며. +-+나. 어간이 ‘/-’으로 나타기도 함. ‘-’는 ‘(부사)’에 ‘-’가 붙어 형성된 형용사인데, ‘니(+-+니)’와 같은 활용형에 대한 오분석의 결과 새로운 어간 ‘-’이 형성되었다. 이 ‘-’은 음절말에서는 8종성표기법에 의해 ‘-’으로 적힌다.
뫼 노폼 니라 古敎 文彩 주029)
문채(文彩):
무늬. 아름다운 광채.
 알오져 다 주030)
다:
하는가? ‘라’체의 의문법에는 어미 ‘-ㄴ, -ㄹ’과 결합된 ‘-가, -고’ 및 ‘-다’의 의문문이 있다. ‘-ㄴ다’의 경우는 상대가 ‘의도’를 가지고 설명, 판정하기를 요구하는 의문이 표시된다. 이 ‘-ㄴ다’형 의문문의 주어는 2인칭 대명사 ‘너, 그듸’ 등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 주031)
:
쪼이는. ¶ 光과 光괘 서르 여 비취유미(능9:6ㄴ).
 해 주032)
:
깐. -[鋪]+ㄴ(관형사형어미). ¶ 플 오 結加趺坐 샤(석3:38ㄱ).
錦 펴내오 紋 업슨 印字 주033)
인자(印字):
찍은 글자. 또는 글자를 찍음.
ㅣ 錦 우희 폣도다 주034)
폣도다:
펴져 있도다[舒]. 피-[舒]+어#잇-[有]+도다. ‘-아/어#잇-’은 ‘-앳/엣-’을 거쳐 ‘-앗/엇-’으로 발달하였고, 1933년 ‘한글맞춤법통일안’에서 ‘-았/었-’으로 정착되었다. 중세국어 시기에 ‘-아/어#잇-, -앳/엣-, -앗/엇-’이 모두 나타난다.

옛 가르침 있는 데를 알고자 하는가? (마치) 바다의 깊음 같으며 산의 높음과 같으니라. 옛 가르침의 문채(文彩)를 알고자 하는가? 쪼이는 해가 땅에 깐 비단을 펴내고, 무늬 없는 글자가 비단 위에 펴져(=찍혀) 있도다.

【說誼】請君이 大開娘生眼야 十二時中에 常照了라 常照了면 內外無侵야 眞境이

금강경삼가해 권3:59ㄴ

現리니 一人이 獨擅其中事ㅣ니라

請노니 그듸 주035)
그듸:
그대가. 그듸+Ø(주격조사). 한문 ‘君開眼目’에서 ‘君’에 대한 번역. 15세기에는 ‘그듸(석6:6)ㆍ그디(월1:11)ㆍ그(두초8:24)’ 등이 나타난다.
어미 주036)
어미:
어머니가. 어미+Ø(주격조사).
나 주037)
나:
낳은[生]. ‘나’의 꾸밈을 받는 명사 ‘눈’이 문장의 속 구조에서는 의미상 목적어이므로 ‘낳-’에 ‘-오-’가 통합되어 ‘나혼’이 되는 것이 15세기 어법에 맞을 것임. ¶ 父母 나혼 누느로 三千界 다 보다 시니(월17:57ㄴ). 父母 나혼 누느로 三千界 다 보리라(법6:26ㄴ).
누늘 주038)
키:
크게. 크-+이(부사파생접미사). 파생명사는 ‘크-+의’로 구성된 ‘킈’([身長])이다. 이른바 척도형용사들이 이렇게 구별되는 경향을 보인다. ‘기리 : 기릐, 기피 : 기픠, 노피 : 노’ 등. 파생명사 ‘기릐’는 ‘기리’로 나타나는 일이 있었다.
여러 十二時 中 주039)
십이시중(十二時中):
하루 종일. ‘십이시’는 열둘로 나누어 십이지(十二支)의 이름을 붙여 이르는 시간.
 주040)
:
늘. 오래오래. 한자어 ‘長常’인데 늘 고유어로 쓰인다.
비취라 주041)
비취라:
비추라. 비취-+으라/라. 중세국어에서도 ‘-아라/거라/나라’와 ‘-라/으라’가 직접명령과 간접명령으로 구별되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 비취면 주042)
비취면:
비추면. ‘비취-’는 자동사로도 쓰이고 타동사로도 쓰이는 능격동사이다.
안콰 주043)
안콰:
안과. 않[內](명사)+과.
밧괘 주044)
밧괘:
[外]+과(접속조사)+ㅣ(주격조사). 중세국어에서는 마지막으로 나열되는 체언에도 접속조사가 쓰인다.
侵勞 주045)
침로(侵勞):
남을 침해하여 욕보임.
호미 업서 眞實ㅅ 境이 나리니 주046)
나리니:
나타나리니. 낱-+리+니.
 사미 그 가온 이 오 쥬변니라 주047)
쥬변니라:
독단으로 하느니라. 자유롭게 하느니라. ¶ 가며 오미 쥬변야 心體 린  업소미[去來自由야 心體無滯호미](육조, 상55ㄱ).

청하나니, 그대 어미가 낳은 눈을 크게 열어
(=떠)
십이시중(十二時中)에 항상 비추라. 항상 비추면 안과 밖이 침로(侵勞)함이 없어 진실한 경계가 나타나리니, 한 사람이 그 가운데 일을 혼자 자유롭게 하느니라.

【說誼】(又)古敎者 以迹로 言之ㄴ댄 則古佛ㅅ 能詮之敎也ㅣ오 以理로 言之ㄴ댄 則學人 一卷經也ㅣ라 此一卷經이 佛祖 相傳底法印이며 衆生 本有底一著子ㅣ니 其來無始故로 云古敎ㅣ라 니라

古敎 자최로 주048)
자최로:
자취[迹]로써. 흔적으로써. ¶ 狼迹은 일희 자최라(월4:27ㄴ). 19세기 후반에 가서야 ‘자최〉자취’가 일반화함. ¶ 못질한 자취 보며(1887 예수성교전서).
니건댄 곧 녯 부텻 能히 니샨 敎ㅣ오 理로 니건댄 곧 홀 사 一卷 經이라 이 一卷 經 부텨와 祖師 주049)
조사(祖師):
한 종파의 선덕(先德)으로 후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스님.
 서르 傳 法印 주050)
법인(法印):
정법(正法)은 진실하며 부동 불변하기 때문에 이를 인장에 비유한 것임. 소승에서는 삼법인(三法印), 대승에서는 제법실상(諸法實相)의 이치를 이름.
이며 衆生 本來 뒷 주051)
뒷:
둔. 두-[置]+어(연결어미 생략)+잇-[有]++ㄴ. ‘-어#잇-’이 축약된 ‘-엣-’은 완료상을 나타낸다. 그런데 동사 ‘두-[置]’ 뒤에서는 ‘-어’가 외현되지 않고 ‘잇-’의 이형태인 ‘/ㅅ-’이 직접 결합한다. ‘ㅅ-’이 쓰인 예 : 先生의 둣논 道理(두시언해 초간본 15:37).
一著子 주052)
일착자(一著子):
한 가지 물건. 동국정운음이 ‘一著땩子’이므로 ‘일착지’로 읽어야 한다.
ㅣ니 그 오미 비릇 주053)
비릇:
비롯함[始]. 어간이 ‘비릇-’이므로 명사형은 ‘옴/움’과 결합한 ‘비르솜’(월14:7ㄴ) 또는 ‘비르숨’(월11:42ㄱ)이 일반적이다.
업슨 젼로 닐오 古敎ㅣ라 니라

옛 가르침은 자취로써 이르건댄, 곧 옛날 부처님이 능히 말씀하신 가르침이고, 이치로써 이르건댄 곧 배우는 사람의 한 권 경전(經典)이다. 이 한 권 경(經)은 부처와 조사(祖師)가 서로 전하는 법인(法印)이며 중생이 본래 두고 있는 한 물건이니, 그 오는 것이 시작이 없는 까닭으로 옛 가르침이라고 말한 것이다.

【說誼】白紙上邊書黑字者 經卷에 本具文彩也ㅣ니 白 屬偏니 自性隨

금강경삼가해 권3:60ㄱ

緣二用也ㅣ오 黑 屬正니 寂滅一體也ㅣ라

죠 주054)
죠:
종이[紙]. ¶ ᄌ如자爲尺, 죠爲紙(정음해례:용자). 죵(중간속삼,열7ㄱ)(박중,중58)(역어유해,상25).
우희 거믄 字 수 주055)
수:
씀은. 쓰는 것은. 스-[書]+움(명사형)+(보조사). ‘스-’는 15세기 중반에는 ‘쓰-’였으나 〈원각경언해〉(1465)부터 각자병서를 폐지한 결과 ‘쓰-→스-’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經卷에 本來  주056)
:
갖추어진. -[具]+(관형사형어미). ¶ 具足戒  戒니(월8:57ㄱ).
文彩 주057)
문채(文彩):
무늬. 아름다운 광채.
요 주058)
요:
흰 것은. -[白]+욤(양성 ㅣ모음 어간 아래 쓰이는 명사형어미)+(보조사).
偏에 屬니 自性 주059)
자성(自性):
고정된 실체. 본체.
隨緣 주060)
수연(隨緣):
인연에 따라서 현상을 일으킴.
과 두 用이오 거무 주061)
거무:
검은 것은. 검-[黑]+움(명사형어미)+(보조사). 체언과 조사의 결합에서 모음조화가 어긋난 예. ‘거무믄’이 기대되는 어형.
正에 屬니 寂滅 주062)
적멸(寂滅):
일체의 번뇌에서 벗어나고 생사에 얽매이는 마음을 끊어버림. ¶ 身心이 寂滅야(능5:60ㄴ).
 一體라

흰 종이 위에 검은 글자를 씀은 경권(經卷)에 본래 갖추어진 문채(文彩)이니, 흰 것은 편(偏)에 속하니, 자성(自性)과 수연(隨緣) 두 가지 쓰임이고, 검은 것은 정(正)에 속하니 적멸(寂滅)한 일체(一體)이다.

【說誼】請君開眼目前觀者 勸令諸人이 不離日用야 轉一大經卷也ㅣ라

請노니 주063)
청(請)노니:
청하나니. 請-+(현재시제)+오+니. 여기 ‘-오/우-’는 화자 주어와 호응하는 선어말어미.
그듸 주064)
그듸:
그대의. 한문 ‘君開眼目’에서 ‘君’에 대한 번역. 15세기에는 ‘그듸(석6:6)ㆍ그디(월1:11)ㆍ그(두초8:24)’ 등이 나타난다.
누늘 여러 눈 알 보라 호 勸야 모 사미 日用 주065)
일용(日用):
날마다 사용함.
 여희디 아니야 一大 經卷을 轉케 주066)
전(轉)케:
굴리게. 책 따위를 여러 번 돌려보게.
호미라

청하노니, 그대의 눈을 열어 눈앞에를 보라고 함은 권하여 모든 사람이 일용(日用)을 여의지 말고 일대 경권(經卷)을 굴리게 하기 위함이다.

【說誼】風寂寂云云 若轉得一大經卷면 則外而境風이 自寂고 內而智水ㅣ 澄淸야 隨緣任眞야 逐處逍遙호미 一似虛舟ㅣ 駕浪야 自東自西며 隨高隨下也ㅣ니라

風寂寂 주067)
풍적적(風寂寂):
바람이 조용하고 쓸쓸하다.
云云 다가 一大 經卷을 轉면 곧 밧그로 주068)
밧그로:
밖으로. [外]+으로(조사). ‘밧로, 밧고로’형과 공존함. ¶ 안로 깃고 밧고로 슬흐니(금삼3:17ㄱ).
境風 주069)
경풍(境風):
경계에서 오는 분별의 바람. 경계가 일으키는 바람.
주070)
제:
스스로가. 저(재귀대명사)+ㅣ(주격조사)’. ‘:제(상성)’는 주격형이고, ‘제(평성)’는 관형격형임.
괴외고 주071)
괴외고:
고요하고[寂]. 어근 ‘괴외-’의 발음은 [koj·oj]. 순행동화로 ‘괴’ [koj·joj] (두중24:55)로도 변함. j 음이 탈락해 ‘고요’[ko·jo](두중2:16)로도 썼는데, 이는 중세국어의 ‘ㅚ’가 이중모음 [oj]이었음을 전제한 것이다.
안로 智慧ㅅ 므리 가 緣을 조차 眞 맛뎌 주072)
맛뎌:
맡겨. -[任]+이(사동접미사)+어(어미). 18세기 문헌까지 사동사 ‘맛디-’는 ‘맛티-’(이륜중13), ‘맛기-’(두중6:48), ‘맛지-’(동문유해, 하55), ‘맛치-’(삼역4:22) 등으로 출현한다. 어간 ‘-〉맡-’으로의 재구조화와 접미사 선택의 변화 및 구개음화가 두드러진다.
고 조차 노뇨미 주073)
노뇨미:
노니는 것이. 돌아다니는 것이. 노니-+옴(명사형)+이(주격).
뷘  믌겨를 타 제 東로 가

금강경삼가해 권3:60ㄴ

며 제 西로 가며 노  조며 가온 주074)
가온:
낮은. 갑-+(관형사형). 능엄경언해(1461) 이전에는 ‘가’(월2:33)으로 표기됨. ¶ 가온(능7:50).
 조초미 니라

‘풍적적(風寂寂)’이라 함은 만약에 일대 경권(經卷)을 굴리면 곧 밖으로 경풍(境風) 그것이 고요하고, 안으로는 지혜(智慧)의 물이 맑아 인연을 좇아 진리를 맡겨 곳(장소)를 좇아 노니는 것이 빈 배가 물결을 타고 그것이 동쪽으로 가며, 서쪽으로 가며, 높은 데를 좇으며 낮은 데를 좇아가는 것과 같으니라.

【說誼】(又) 風寂寂云云 謂釣得錦鱗時옌 也合風停而水面이 漣漣며 觀照實相時옌 也宜情忘而智水ㅣ 澄澄이로다

風寂寂 云云 닐오 錦鱗 주075)
금린(錦鱗):
금린어(錦鱗魚). 쏘가리. 지방에 따라서 ‘강쏘가리, 금잉어’ 등으로 불린다. 중국에서는 옛날부터 황제의 품위를 갖춘 귀한 고기로 여겨 ‘잉어, 백어’와 함께 3대 이름난 고기[名魚]로 취급되어 왔다.
낛 주076)
낛:
낚을. -+(관형사형어미). 용언 어간으로 ‘-’도 공존함. [·낛]은 명사로, [-〜-]은 동사로 사용됨. ¶ 고기 낫 낙 다(두초7:4). 고기 낛구믈(두초24:22).
時節엔 미 긋고 믈 우히 漣漣야 주077)
연연(漣漣)야:
물결이 잔잔하여야만. ‘’는 강조 또는 단독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체언이나 조사, 어말어미 뒤에 두루 통합된다.
맛며 實相 주078)
실상(實相):
있는 그대로의 만유 진상.
 보아 비췰 時節엔 들 니저 智慧ㅅ 므리 고미 맛도다 주079)
맛도다:
마땅하도다. ‘-도-’는 서술격조사 및 기원적으로 서술격조사를 구성요소로 지니고 있는 ‘-리-’ 뒤에서는 ‘-로-’로 교체된다.

‘풍적적(風寂寂)’ 운운은 이르기를 금린어(錦鱗魚)를 낚을 때에는 바람이 그치고 물 위가 잔잔하고 잔잔하여야만 (고기 낚기에) 마땅하며, 실상(實相)을 보아 비출 때엔 뜻을 잊어 지혜(智慧)의 물이 맑은 것이 마땅하도다.

【說誼】船爲釣魚之具ㅣ오 敎爲悟眞之法이니 悟眞者ㅣ 專心悟眞之法면 則必有悟眞之期며 釣魚者ㅣ 只在釣魚之船면 則必有釣魚之時也ㅣ리라
Ⓒ 구결 | 세조 / 1464년(세조 10)

 고기 낛 주080)
낛:
낚는. -[釣]+(현재 관형사형)→낛. 어간 ‘-’에 자음 어미(‘--, -디’ 등)가 오면 ‘낫-’으로 단순화하였음. ¶ 고기 낫  수멧니(두초10:11ㄱ).
그르시 외얏고 주081)
외얏고:
되었고. 외-+앗/얏+고. - 〉 외-. ‘-얏-’은 ‘-엇-’의 이형태로서, ‘-아#잇-’에서 발달한 것. ‘-아/어#잇-’은 ‘-앳/엣-’을 거쳐 ‘-앗/엇-’으로 발달하였고, 1933년 ‘한글맞춤법통일안’에서 ‘-았/었-’으로 정착되었다. 중세국어 시기에 ‘-아/어#잇-, -앳/엣-, -앗/엇-’이 모두 나타난다.
쵸 주082)
쵸:
가르침은. 치-[敎]+옴(명사형)+(보조사). ‘치-’는 ‘敎·指’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나타냈다. ¶ ① 訓民正音은 百姓 치시논 正 소리라(훈언1ㄱ). ② 右手左手로 天地 치샤 오 내 尊호라(곡20장).
眞 아롤 法이 외얏니 眞 알 사미 眞 아롤 法에  오오면 주083)
오오면:
온전하게 하면. 오-[專]+오(사동접미사)+면(어미). 어간 말음 ‘ㄹ’ 뒤에 사동접사 ‘오’가 결합할 때는 분철하는 것이 표기 원칙이었다. ¶貞信 節个ㅣ 오오니(런던본 삼강,열6).
곧 반기 眞 아롤 期約 이시며 고기 낛글 사미 오직 고기 낛 예 이시면 곧 반기 주084)
반기:
반드시[必]. 반(불규칙적 어근)+이(부사파생접미사). 15세기 국어에는 [必]의 고유어로 ‘반기’ 외에 ‘반시(두초24:32), 반개(두초25:2), 모(용88)’ 등이 반영되었다.
고기 낛 時節 이시리라
Ⓒ 언해 | 자성대비 / 1482년(성종 13)

배는 고기 낚는 그릇(=도구)이 되었고 가르침은 진리 아는 법(法)이 되었나니, 진리 알(=깨달을) 사람이 진리 깨달을 법에 마음을 온전하게 하면 곧 반드시 진리를 알(=깨달을) 기약이 있으며, 고기 낚을 사람이 오직 고기 낚는 배에 있으면 곧 반드시 고기 낚을 때가 있으리라.
Ⓒ 역자 | 이유기 / 2006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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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밧:밖에서. [外]+. ‘, 집, 우ㅎ’ 등은 일반적으로 처소부사격조사 ‘의’를 취하는 경향이 있었다.
주002)
디니:것이니. (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니. 어미구조체 ‘-(오/우)ㄹ디니’는 용언 어간과 결합하여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니’의 뜻을 나타낸다.
주003)
녀:-[走]+니-[行]+어. 합성동사. 그러나 대개 ‘-’은 [走]의 의미를 벗어나게 되었고, ‘니-’는 접사적 성격으로 변화하여 동작의 [지속]을 의미하게 됨.
주004)
염(念):생각해 내는 것. 전념하는 것. 대상을 기억하여 잊지 않는 작용.
주005)
정신(淨信):깨끗한 믿음.
주006)
제:제 스스로가. 저(재귀대명사)+ㅣ(주격조사)’. ‘:제(상성)’는 주격형이고, ‘제(평성)’는 관형격형임.
주007)
바:바로. 바-+Ø(부사파생 접미사). 부사파생 접미사의 결합이 없이 어간이 바로 부사로 영파생된 예이다.
주008)
부톄:부처님께서. 부텨+ㅣ(주격조사). ‘부텨’는 성조가 ‘평성+평성’인데 여기에 주격조사나 서술격조사가 결합한 ‘부톄(-)’는 ‘평성+상성’이다. [+높임]의 명사 뒤라 하더라도 ‘-셔’의 사용이 필수적인 것은 아님.
주009)
공양(供養)오미:공양하옴이. ‘공양’은 불ㆍ법ㆍ승 삼보(三寶)와 부모, 스승, 죽은 사람의 영혼 등에게 음식이나 의복 등을 공급하는 것.
주010)
디뉴:지님을. 디니-[持]+움(명사형어미)+(목적격조사). 모음조화를 따른다면 ‘을’이 적절함. 15세기 문헌에는 ‘디뉴믈’(월18:3ㄴ)이 우세하다.
주011)
밋디:미치지[及]. 및-+디. 8종성표기법에 따라 ‘및디→밋디’로 표기함. 현대 국어의 보조적 연결어미 ‘-지’는 여기에 쓰인 ‘-디’에서 발달한 것이고, 종결어미 ‘-지’는 ‘-디’에서 발달한 것이다. ‘-디’는 선행절을 강조하면서, 부정적인 내용의 후행절과 접속시키는 연결어미.
주012)
쇽졀업시:부질없이. 헛되이. 현대국어의 ‘속절없다’는 ‘어쩔 도리 없다’는 의미를 지니나, 여기서는 그 의미가 다르다.
주013)
시티(施-):베풀지. 施-+디. 무성폐쇄음과 통합될 때는 유기음화하기도 하였다. ¶ 施고(월25:130ㄴ). 布施코져(월21:139ㄴ).
주014)
아니도다:아니하도다. 아니(부사)+-+도+다. ‘아니’는 중세국어에서 명사와 부사로 쓰인다. ‘-도-’는 서술격조사 및 기원적으로 서술격조사를 구성요소로 지니고 있는 ‘-리-’ 뒤에서는 ‘-로-’로 교체된다.
주015)
원(圓):원만함. 빈틈없음.
주016)
증(證):증득함. 완성함. 깨달음.
주017)
부톄:부처님께서. 부텨+ㅣ(주격조사). ‘부텨’는 성조가 ‘평성+평성’인데 여기에 주격조사나 서술격조사가 결합한 ‘부톄(-)’는 ‘평성+상성’이다. [+높임]의 명사 뒤라 하더라도 ‘-셔’의 사용이 필수적인 것은 아님.
주018)
어느:어찌. 오늘날 ‘어느’는 관형사로만 쓰이지만, 중세국어에서는 ① 부사(어찌), ② 관형사, ③ 대명사 등 3가지로 기능하였다. ¶ ① 어느 길헤 다시 보리(월8:82ㄴ). ② 妙道 어느고 無 닐오미라(영가,하122ㄴ).
주019)
녜:늘. 한자어 ‘常例(례)’인데 중세 문헌에서 대개 한자로 적히지 않고 정음으로 적힌다. 게다가 자음동화 현상이 표기에 반영된 것은 당시에 이 어휘가 한자어라는 인식이 아주 엷었음을 보여 준다.
주020)
셋니:썼나니[書]. 썼으니. 고유어는 〈원각경언해〉(1465)부터 각자병서를 쓰지 않음에 따라 ‘쓰- → 스-’로 표기하게 되었다. 스-[書]+어(어미)#잇-[有]+(현재시제)+니. ‘-아/어#잇-’은 ‘-앳/엣-’을 거쳐 ‘-앗-엇-’으로 발달하였고, 1933년 ‘한글맞춤법통일안’에서 ‘-았/었-’으로 정착되었다. 중세국어 시기에 ‘-아/어#잇-, -앳/엣-, -앗/엇-’이 모두 나타난다.
주021)
그듸:그대가. 그듸+Ø(주격조사). 한문 ‘君開眼目’에서 ‘君’에 대한 번역. 15세기에는 ‘그듸(석6:6)ㆍ그디(월1:11)ㆍ그(두초8:24)’ 등이 나타난다.
주022)
괴외고:고요하고[寂]. 어근 ‘괴외-’의 발음은 [koj·oj]. 순행동화로 ‘괴’ [koj·joj](두중24:55)로도 변함. j 음이 탈락해 ‘고요’[ko·jo](두중2:16)로도 썼는데, 이는 중세국어의 ‘ㅚ’가 이중모음 [oj]이었음을 전제한 것이다.
주023)
연연(漣漣):물결이 잔잔하게 이는 모양.
주024)
사가(謝家):물고기 잡는 집.
주025)
고깃예:고기잡이배에. ‘魚舩’에 대한 번역.
주026)
고교(古敎):옛 가르침.
주027)
알오져:알고자. ‘알-’에 어미구조체 ‘-고져’의 통합형. 15세기에는 ‘ㄹ’로 끝나는 어간 말음 뒤에 ‘ㄱ’으로 시작하는 어미나 조사가 오면 ‘ㄱ→ㅇ’으로 약화되는 규칙이 있었다. 이 때의 ‘ㅇ’은 자음의 음가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 福 비러 목숨 길오져 다가(석9:36ㄴ). 果實와 믈와 좌시고(월1:5ㄴ).
주028)
며:같으며. +-+나. 어간이 ‘/-’으로 나타기도 함. ‘-’는 ‘(부사)’에 ‘-’가 붙어 형성된 형용사인데, ‘니(+-+니)’와 같은 활용형에 대한 오분석의 결과 새로운 어간 ‘-’이 형성되었다. 이 ‘-’은 음절말에서는 8종성표기법에 의해 ‘-’으로 적힌다.
주029)
문채(文彩):무늬. 아름다운 광채.
주030)
다:하는가? ‘라’체의 의문법에는 어미 ‘-ㄴ, -ㄹ’과 결합된 ‘-가, -고’ 및 ‘-다’의 의문문이 있다. ‘-ㄴ다’의 경우는 상대가 ‘의도’를 가지고 설명, 판정하기를 요구하는 의문이 표시된다. 이 ‘-ㄴ다’형 의문문의 주어는 2인칭 대명사 ‘너, 그듸’ 등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주031)
:쪼이는. ¶ 光과 光괘 서르 여 비취유미(능9:6ㄴ).
주032)
:깐. -[鋪]+ㄴ(관형사형어미). ¶ 플 오 結加趺坐 샤(석3:38ㄱ).
주033)
인자(印字):찍은 글자. 또는 글자를 찍음.
주034)
폣도다:펴져 있도다[舒]. 피-[舒]+어#잇-[有]+도다. ‘-아/어#잇-’은 ‘-앳/엣-’을 거쳐 ‘-앗/엇-’으로 발달하였고, 1933년 ‘한글맞춤법통일안’에서 ‘-았/었-’으로 정착되었다. 중세국어 시기에 ‘-아/어#잇-, -앳/엣-, -앗/엇-’이 모두 나타난다.
주035)
그듸:그대가. 그듸+Ø(주격조사). 한문 ‘君開眼目’에서 ‘君’에 대한 번역. 15세기에는 ‘그듸(석6:6)ㆍ그디(월1:11)ㆍ그(두초8:24)’ 등이 나타난다.
주036)
어미:어머니가. 어미+Ø(주격조사).
주037)
나:낳은[生]. ‘나’의 꾸밈을 받는 명사 ‘눈’이 문장의 속 구조에서는 의미상 목적어이므로 ‘낳-’에 ‘-오-’가 통합되어 ‘나혼’이 되는 것이 15세기 어법에 맞을 것임. ¶ 父母 나혼 누느로 三千界 다 보다 시니(월17:57ㄴ). 父母 나혼 누느로 三千界 다 보리라(법6:26ㄴ).
주038)
키:크게. 크-+이(부사파생접미사). 파생명사는 ‘크-+의’로 구성된 ‘킈’([身長])이다. 이른바 척도형용사들이 이렇게 구별되는 경향을 보인다. ‘기리 : 기릐, 기피 : 기픠, 노피 : 노’ 등. 파생명사 ‘기릐’는 ‘기리’로 나타나는 일이 있었다.
주039)
십이시중(十二時中):하루 종일. ‘십이시’는 열둘로 나누어 십이지(十二支)의 이름을 붙여 이르는 시간.
주040)
:늘. 오래오래. 한자어 ‘長常’인데 늘 고유어로 쓰인다.
주041)
비취라:비추라. 비취-+으라/라. 중세국어에서도 ‘-아라/거라/나라’와 ‘-라/으라’가 직접명령과 간접명령으로 구별되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주042)
비취면:비추면. ‘비취-’는 자동사로도 쓰이고 타동사로도 쓰이는 능격동사이다.
주043)
안콰:안과. 않[內](명사)+과.
주044)
밧괘:[外]+과(접속조사)+ㅣ(주격조사). 중세국어에서는 마지막으로 나열되는 체언에도 접속조사가 쓰인다.
주045)
침로(侵勞):남을 침해하여 욕보임.
주046)
나리니:나타나리니. 낱-+리+니.
주047)
쥬변니라:독단으로 하느니라. 자유롭게 하느니라. ¶ 가며 오미 쥬변야 心體 린  업소미[去來自由야 心體無滯호미](육조, 상55ㄱ).
주048)
자최로:자취[迹]로써. 흔적으로써. ¶ 狼迹은 일희 자최라(월4:27ㄴ). 19세기 후반에 가서야 ‘자최〉자취’가 일반화함. ¶ 못질한 자취 보며(1887 예수성교전서).
주049)
조사(祖師):한 종파의 선덕(先德)으로 후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스님.
주050)
법인(法印):정법(正法)은 진실하며 부동 불변하기 때문에 이를 인장에 비유한 것임. 소승에서는 삼법인(三法印), 대승에서는 제법실상(諸法實相)의 이치를 이름.
주051)
뒷:둔. 두-[置]+어(연결어미 생략)+잇-[有]++ㄴ. ‘-어#잇-’이 축약된 ‘-엣-’은 완료상을 나타낸다. 그런데 동사 ‘두-[置]’ 뒤에서는 ‘-어’가 외현되지 않고 ‘잇-’의 이형태인 ‘/ㅅ-’이 직접 결합한다. ‘ㅅ-’이 쓰인 예 : 先生의 둣논 道理(두시언해 초간본 15:37).
주052)
일착자(一著子):한 가지 물건. 동국정운음이 ‘一著땩子’이므로 ‘일착지’로 읽어야 한다.
주053)
비릇:비롯함[始]. 어간이 ‘비릇-’이므로 명사형은 ‘옴/움’과 결합한 ‘비르솜’(월14:7ㄴ) 또는 ‘비르숨’(월11:42ㄱ)이 일반적이다.
주054)
죠:종이[紙]. ¶ ᄌ如자爲尺, 죠爲紙(정음해례:용자). 죵(중간속삼,열7ㄱ)(박중,중58)(역어유해,상25).
주055)
수:씀은. 쓰는 것은. 스-[書]+움(명사형)+(보조사). ‘스-’는 15세기 중반에는 ‘쓰-’였으나 〈원각경언해〉(1465)부터 각자병서를 폐지한 결과 ‘쓰-→스-’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주056)
:갖추어진. -[具]+(관형사형어미). ¶ 具足戒  戒니(월8:57ㄱ).
주057)
문채(文彩):무늬. 아름다운 광채.
주058)
요:흰 것은. -[白]+욤(양성 ㅣ모음 어간 아래 쓰이는 명사형어미)+(보조사).
주059)
자성(自性):고정된 실체. 본체.
주060)
수연(隨緣):인연에 따라서 현상을 일으킴.
주061)
거무:검은 것은. 검-[黑]+움(명사형어미)+(보조사). 체언과 조사의 결합에서 모음조화가 어긋난 예. ‘거무믄’이 기대되는 어형.
주062)
적멸(寂滅):일체의 번뇌에서 벗어나고 생사에 얽매이는 마음을 끊어버림. ¶ 身心이 寂滅야(능5:60ㄴ).
주063)
청(請)노니:청하나니. 請-+(현재시제)+오+니. 여기 ‘-오/우-’는 화자 주어와 호응하는 선어말어미.
주064)
그듸:그대의. 한문 ‘君開眼目’에서 ‘君’에 대한 번역. 15세기에는 ‘그듸(석6:6)ㆍ그디(월1:11)ㆍ그(두초8:24)’ 등이 나타난다.
주065)
일용(日用):날마다 사용함.
주066)
전(轉)케:굴리게. 책 따위를 여러 번 돌려보게.
주067)
풍적적(風寂寂):바람이 조용하고 쓸쓸하다.
주068)
밧그로:밖으로. [外]+으로(조사). ‘밧로, 밧고로’형과 공존함. ¶ 안로 깃고 밧고로 슬흐니(금삼3:17ㄱ).
주069)
경풍(境風):경계에서 오는 분별의 바람. 경계가 일으키는 바람.
주070)
제:스스로가. 저(재귀대명사)+ㅣ(주격조사)’. ‘:제(상성)’는 주격형이고, ‘제(평성)’는 관형격형임.
주071)
괴외고:고요하고[寂]. 어근 ‘괴외-’의 발음은 [koj·oj]. 순행동화로 ‘괴’ [koj·joj] (두중24:55)로도 변함. j 음이 탈락해 ‘고요’[ko·jo](두중2:16)로도 썼는데, 이는 중세국어의 ‘ㅚ’가 이중모음 [oj]이었음을 전제한 것이다.
주072)
맛뎌:맡겨. -[任]+이(사동접미사)+어(어미). 18세기 문헌까지 사동사 ‘맛디-’는 ‘맛티-’(이륜중13), ‘맛기-’(두중6:48), ‘맛지-’(동문유해, 하55), ‘맛치-’(삼역4:22) 등으로 출현한다. 어간 ‘-〉맡-’으로의 재구조화와 접미사 선택의 변화 및 구개음화가 두드러진다.
주073)
노뇨미:노니는 것이. 돌아다니는 것이. 노니-+옴(명사형)+이(주격).
주074)
가온:낮은. 갑-+(관형사형). 능엄경언해(1461) 이전에는 ‘가’(월2:33)으로 표기됨. ¶ 가온(능7:50).
주075)
금린(錦鱗):금린어(錦鱗魚). 쏘가리. 지방에 따라서 ‘강쏘가리, 금잉어’ 등으로 불린다. 중국에서는 옛날부터 황제의 품위를 갖춘 귀한 고기로 여겨 ‘잉어, 백어’와 함께 3대 이름난 고기[名魚]로 취급되어 왔다.
주076)
낛:낚을. -+(관형사형어미). 용언 어간으로 ‘-’도 공존함. [·낛]은 명사로, [-〜-]은 동사로 사용됨. ¶ 고기 낫 낙 다(두초7:4). 고기 낛구믈(두초24:22).
주077)
연연(漣漣)야:물결이 잔잔하여야만. ‘’는 강조 또는 단독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체언이나 조사, 어말어미 뒤에 두루 통합된다.
주078)
실상(實相):있는 그대로의 만유 진상.
주079)
맛도다:마땅하도다. ‘-도-’는 서술격조사 및 기원적으로 서술격조사를 구성요소로 지니고 있는 ‘-리-’ 뒤에서는 ‘-로-’로 교체된다.
주080)
낛:낚는. -[釣]+(현재 관형사형)→낛. 어간 ‘-’에 자음 어미(‘--, -디’ 등)가 오면 ‘낫-’으로 단순화하였음. ¶ 고기 낫  수멧니(두초10:11ㄱ).
주081)
외얏고:되었고. 외-+앗/얏+고. - 〉 외-. ‘-얏-’은 ‘-엇-’의 이형태로서, ‘-아#잇-’에서 발달한 것. ‘-아/어#잇-’은 ‘-앳/엣-’을 거쳐 ‘-앗/엇-’으로 발달하였고, 1933년 ‘한글맞춤법통일안’에서 ‘-았/었-’으로 정착되었다. 중세국어 시기에 ‘-아/어#잇-, -앳/엣-, -앗/엇-’이 모두 나타난다.
주082)
쵸:가르침은. 치-[敎]+옴(명사형)+(보조사). ‘치-’는 ‘敎·指’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나타냈다. ¶ ① 訓民正音은 百姓 치시논 正 소리라(훈언1ㄱ). ② 右手左手로 天地 치샤 오 내 尊호라(곡20장).
주083)
오오면:온전하게 하면. 오-[專]+오(사동접미사)+면(어미). 어간 말음 ‘ㄹ’ 뒤에 사동접사 ‘오’가 결합할 때는 분철하는 것이 표기 원칙이었다. ¶貞信 節个ㅣ 오오니(런던본 삼강,열6).
주084)
반기:반드시[必]. 반(불규칙적 어근)+이(부사파생접미사). 15세기 국어에는 [必]의 고유어로 ‘반기’ 외에 ‘반시(두초24:32), 반개(두초25:2), 모(용88)’ 등이 반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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