勤業第八
大抵
窮餓丐乞者
皆是不勤業之人
11ㄱ
耕種
須早
風霜
可畏
除草
須勤
草茂則害苗
雖片地陳荒
强勉起耕
當春夏之時
雖似勞苦
秋成收穫
倍簁於他家
凶年
不能害
人雖飢餓流離
我則飽暖安逸
卒歲無憂
法
惰農
不勤服田
陳地
皆收其稅
守令
考察論罪
不特農家爲然
蚕織工商之人
各勤其事
毋少怠惰
衣食
周足
人無恒業
游手游食
我雖不爲盜賊
人必以盜賊
指我
有時陷於罪辜
Ⓒ 필자 | 김정국 / 1519년(중종 14)
11ㄴ
대뎌디 가난야
주으려 주001) 주으려: 주으리-[飢]+-어(연결 어미). 굶주려.
비러 먹 주002) 비러먹: 비러먹-[乞食]+-(관형사형 어미). 빌어먹는. 구걸해 먹는.
사미 다 제
업 주003) 을
브즈러니 주004) 브즈러니: 브즈런[勤]+-이(부사 접미사). 부지런히.
아니디라
갈며 주005) 갈며: 갈-[耕]+-며(대등적 연결 어미). 밭 갈며.
시므믈 주006) 시므믈: 심-[植]+-음(명사형 어미)+-을(목적격 조사). 심기를.
모로매 주007) 일 주008) 라
주009) 과
서리 가히 주010) 저프니라 주011) 저프니라: 젛-[畏]+-브-(형용사 접미사)+-니라(평서법 어미). 두렵다. ‘저프다’는 ‘젛다’에서 파생된 형용사이다.
기음 주012) 기음: 기음[雜草]. 잡초. 15세기 국어에서는 ‘기’으로 나타나며 그 후 ㅿ의 소멸로 ‘기음’이 되었고 오늘날은 다시 ‘김’으로 되었다.
기 주013) 기: -[除草]+-기(명사형 어미). 〈김〉 매기.
를 모로매 브즈러니 라 기으미
면 주014) 면: -[茂盛]+-면(종속적 연결 어미). 무성하면.
곡셔글 주015) 곡셔글: 곡셕(穀食)+-을(목적격 조사). 곡식을. 현재도 영호남 지역의 방언에 ‘곡석’이 남아 있다.
해니라 주016) 해니라: 해-[害]+--(현재 시상 선어말 어미)+-니라(평서법 어미). 해친다.
비록
죠고만 주017) 죠고만: 조그마한. 관형어 형태로서 15세기에 ‘죠고맛’도 많이 쓰였다.
히 주018) 무글디라도 주019) 무글디라도: 묵-[陳]+-을디라도(종속적 연결 어미). 묵어 있을지라도.
힘써
닐어 주020) 닐어: 니르-[起]+-어(연결 어미). 일으켜. 동사 어간 ‘니르-’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연결되면 어간은 ‘닐-’로 교체된다.
갈라 주021) 갈라: 갈-[耕]+-라(명령법 어미). 갈아라. 경작하여라.
봄
녀름 주022) 시저레 주023) 시저레: 시절(時節)+-에(처격 조사). 철에. 계절에.
비록
브고 주024) 브고: 브-[勞]+-고(대등적 연결 어미). 가쁘고. 고단하고.
슈고로온 주025) 슈고로온: 슈고롭-[苦]+-(관형사형 어미). 힘들고 고된.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는 ‘受苦’으로 표기되어 나타난다.
나
히 주026) 히: ㅎ[秋]+-이(주격 조사). 가을이. 15세기에는 ‘ㅎ’로 쓰였다.
닉거든 주027) 닉거든: 닉-[熟]+-거든(종속적 연결 어미). 익거든.
뷔여 주028) 드리미 주029) 드리미: 드리-[入]+-ㅁ(명사형 어미)+-이(주격 조사). 〈거두어〉 들이는 것이.
주030) : [他人]+-(관형격 조사). 다른 사람의.
지븨셔 주031) 지븨셔: 집[家]+-의셔(비교격 조사). 집보다.
주032) 야
녀니 주033) 녀니: 년(凶年)+-이(주격 조사). 흉년이.
히 해티 몯야 사미 비록 주려
류리 주034) 나 나
브르며 주035) 브르며: 브르-[飽]+-며(대등적 연결 어미). 배부르며.
더우며 편안야 그
주036) : [年]+ø(zero 주격 조사). 해가.
도12ㄱ
로개 주037) 도로개: -[終]+-도록애(종속적 연결 어미). 마치도록. 다하도록. 동사 ‘다’의 어간 말음 ㅊ이 8종송 제한 규칙에 따라 ㅅ으로 교체되었다.
시름 주038) 이 업니라 법에 게으른
뷔 주039) 뷔: 부(農夫)+-ㅣ(주격 조사). 농부가. ≪신증 유합≫(1576)에 “農 : 녀름지을 롱”(하:24ㄱ)으로 되어 있다.
바 주040) 일기 브즈러니 아니면 무근 다 그
공셰 주041) 셰(貢稅): 거두어들이는 세금. 조세(租稅).
바티고 주042) 원리 주043) 원리: 원[守令]+-(복수 접미사)+-이(주격 조사). 수령들이. 원[守令]은 예전에 각 고을을 맡아 다스리던 지방관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복수 접미사 ‘-’은 ㅎ종성 체언처럼 원래 ㅎ종성을 가지고 있었는데 여기서는 ㅎ종성이 폐기된 형태가 쓰였다.
고찰야 주044) 고찰야: 고찰[考察]+-야(연결 어미). 깊이 살펴. 조사하여.
죄 주니
갓 주045) 녀름 주046) 짓는 지비 그러 아니라 누에 치며
뵈 주047) 며 주048) 며: -[織]+-며(대등적 연결 어미). 〈베를〉 짜며.
주049) 며
주050) 사미 각각 그 이 브즈러니 야
잠 주051) 잠: 잠깐[暫]. 조금. 이는 15세기부터 ‘간’으로도 널리 표기되었다.
도 게으르디 말면
오시며 주052) 오시며: 옷[衣]+-이며(접속 조사). 옷과.
바비 주053) 유여니 주054) 유여니: 유여-[有餘]+-니(종속적 연결 어미). 넉넉하니. 여유가 있으니.
사미
덛덛 주055) 덛덛: 덛덛-[常]+-ㄴ(관형사형 어미). 떳떳한. 마땅한.
업이 업시
소 주056) 놀오며 주057) 놀오며: 놀-[游]+-오-(사동 접미사)+-며(대등적 연결 어미). 놀게 하며.
머그면 내 비록
도 주058) 도: 도[盜]+-(목적격 조사). 도적을. 도둑을.
아닐디라도 사미 반시 도로 나
쳐 주059) 쳐: 치-[指]+-어(연결 어미). 가리켜. 지목하여.
잇다감 주060) 죄예
딜 주061) 딜: 디-[陷]+-ㄹ(관형사형 어미). 빠질.
저기 주062) 저기: 적[時]+-이(주격 조사). ~적이. 때가.
인니라 주063) 인니라: ‘잇니라’[有]의 자음동화한 어형.
Ⓒ 언해 | 김정국 / 1519년(중종 14) 10월
대체로 가난해서 굶주려 빌어먹는 사람은 다 자기의 일을 부지런히 하지 않는다. 밭 갈며 씨 심기를 모름지기 일찍이 하여라. 바람과 서리는 그야말로 걱정이 되는 것이다. 김매기도 모름지기 부지런히 하여라. 잡초가 무성하면 곡식을 해치게 된다. 비록 조그마한 땅이 묵어 있을지라도 힘써 갈아서 일으켜라. 봄철과 여름철에는 〈일 하느라고〉 비록 고단하고 고된 듯하지만 가을이 되어 〈곡식이〉 익은 것을 베어(거두어) 들이는 것이 다른 집보다 몇 배나 더 되어 흉년이 와도 능히 해치지 못하고, 사람들이 비록 굶주려 떠돌아다녀도 나는 배부르고 등 따뜻하며 편안하여 그 해가 다 가도록 걱정할 일이 없다.
법에는, 게으른 농부가 밭에 일 하기를 부지런히 하지 아니하면 묵은 땅을 모두 조세(租稅)로 거두어들이고 수령들이 조사하여 죄를 준다. 다만 농사짓는 집만 그러할 뿐 아니라 누에치며 베 짜며 수공예하며 장사하는 사람도 각각 자기의 일을 부지런히 하여 잠시도 게을리 아니 하면 옷과 밥이 넉넉하게 된다. 사람이 늘 하는 일이 없이 손을 놓고 놀고먹으면 비록 내가 도적질은 아니 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반드시 나를 도적으로 지목하여 이따금 죄에 빠질 때가 있다. (죄를 입게 될 때가 있다)
Ⓒ 역자 | 김문웅 / 2010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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