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현과 화원현 두 현의 여러분들께 서간을 보내며[投簡成華兩縣諸子]
君不見空墻日色晚 此老無聲淚垂血
【甫ㅣ 望諸子之憫恤 주072) 민휼(憫恤) 형편을 딱하게 여겨 도움을 줌. 구휼(救恤)함.
也ㅣ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그듸 보디 아니다 주073) 그듸 보디 아니다 그대는 보지 아니하는가? 그대는 보지 않는가? 15세기 국어의 ‘아니다’는 ①‘어근+다’의 부정(예, 出世 아니다) ②‘-가 아니가/-가 아니릿가’ 의문문(예, 便安신가 아니신가, 그츠리가 아니리가) ③‘-어 아니다’(예, 깃거 아니야) ④장형사동문의 부정(예, 녇게 아니리니) ⑤‘-다/라 아니-’(예, 절시다 아니리고/阿羅漢이로라 아니노다) ⑥‘-로 아니-’(예, 그로 아니시며) ⑦‘-이(주격) 아니-’(예, 百千天樂이 아니야셔) ⑧‘-이(부사파생접미사) 아니-’(예, 둗거이 아니니라) ⑨‘-고져/고쟈 아니-’(예, 두고쟈 아니리오마/보고져 아니며) ⑩‘-디 아니-’, ⑪‘-/들 아니-’ 등의 문형으로 쓰인다. ‘아니다’의 ‘-다’는 2인칭 의문형으로 설명 의문문과 판정 의문문에 두루 쓰였다. ‘군불견(君不見)’ 두시에서 상투적으로 쓰여 글자수의 계산에도 들어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데, 언해는 ‘그듸 보디 아니다’로 되는 것과 ‘그듸 ~호 보디 아니다’의 두 가지 형식이 있다. 게다가 ‘君不見’은 반복되어 나오는 경우도 있다. 『두시언해』에서 ‘그듸’와 ‘그’는 같이 쓰였다. ¶何必走馬來爲問 君不見嵇康養生遭殺戮/엇뎨 구틔여 여 와 무르리오 그듸 보디 아니다 嵆康이 生을 保養호 주구믈 니브니라「醉爲···相看」〈두시 3:54ㄱ〉. 君不見益州城西門 陌上石笋雙高蹲/그 보디 아니다 益州城ㅅ 西녁 門ㅅ 길 우희 돌로 론 笋이 둘히 노피 蹲踞얫도다「石笋行」〈두시 3:70ㄱ〉. 君不見昔日蜀天子 化爲杜鵑似老烏/그듸 보디 아니다 昔日에 蜀ㅅ 天子ㅣ 變化야 杜鵑이 외니 늘근 가마괴 도다「杜鵑行」〈두시 17:4ㄴ〉. 君不見東川節度兵馬雄 校獵亦似觀成功/그듸 東川ㅅ 節度使의 兵馬ㅣ 雄盛호 보디 아니다 校獵호미 일운 功을 보 도다「冬狩行」〈두시 5:49ㄱ〉. 君不見瀟湘之山衡山高 山巔朱鳳聲嗷嗷/그듸 瀟湘 뫼해 衡山 노포 보디 아니다 묏 그텟 블근 鳳이 소리 嗷嗷놋다「朱鳳行」〈두시 17:2ㄴ〉. 君不見徐卿二子生絕奇 感應吉夢相追隨/그 徐卿의 두 아리 나 奇異호 보디 아니다 됴 믈 感應야 서르 조차 나도다「徐卿二子歌」〈두시 8:24ㄱ〉. 君不見道邊廢棄池 君不見前者摧折桐/그듸 긼 리옛 모 보디 아니다 그듸 알 것드럿 머귀남글 보디 아니다「君不見簡蘇徯」〈두시 19:45ㄴ〉. 君不見東吳顧文學 君不見西漢杜陵老/그듸 東吳앳 顧文學 보디 아니다 그듸 西漢ㅅ杜陵엣 늘그니 보디 아니다「醉歌···題壁」〈두시 25:49ㄱ〉. 君莫笑劉毅從來布衣願 家無儋石輸百萬/그듸 劉毅의 從來로 뵈옷 닙고셔 願던 이 웃디 말라 지븨 儋石이 업서도 百萬곰 던기더니라「今夕行」〈두시 11:39ㄴ〉.
뷘 주074) 닶 주075) 닶 담의. 담[牆]+ㅅ. ‘닶’은 ‘’의 잘못이다. 〈중간본〉에는 ‘’으로 되어 있다.
빗 주076) 빗 햇빛의. [日]+ㅅ#빛[光]+ㅅ. ‘짓, 하, 바’ 등과 같이 속격조사 ‘ㅅ’이 받침 ‘ㅊ’을 대체해서 쓰였다.
나조 주077) 나조 저녁에. 나조ㅎ[夕]+. ‘나조ㅎ’은 ‘ㅎ’말음체언이다. 『두시언해』에서는 ‘나조ㅎ’와 ‘나죄ㅎ’가 모두 ‘저녁’의 의미로 쓰였다.
이
늘그니 주078) 늘그니 늙은이가. 늙-[老]+은#이+∅. 하향중모음 뒤에서 주격조사가 생략되었다.
소리
업시 주079) 므를 주080) 피를
드리웟노라 주081) 드리웟노라 드리우고 있노라. 들-+이+우+어#잇-++오+라. 15세기의 ‘-어 잇-’은 ‘-아/어#잇-’형, ‘-앳/엣-’형, ‘-앗/엇-’형이 공존했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군불견공장일색만 차로무성루수혈【두보가 여러 사람들이 걱정하여 도와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언해역】 그대는 보지 아니하였는가? 빈 담의 햇빛의 저녁에 이 늙은이 소리 없이 눈물이 피를 드리워 있노라.
*시 구절 해석 : “그대는 보지 않았는가, 빈 담장에 햇빛이 저무는데, 이 늙은이는 말없이 눈물이 피를 드리운 것을.”이라는 뜻으로, 지는 해처럼 어려운 형편을 돌아보아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는 말이다.
Ⓒ 역자 | 김영배, 김성주 / 2018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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