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도주자사 배규 소환에게 드리며[暮秋枉裴道州手札率爾遣興寄遞呈蘇渙侍御]
致君堯舜付公等 早據
要路 주260) 思
捐軀 주261) 연구(捐軀) 나라를 위하거나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것.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님그믈 주262) 堯舜에
닐위우므란 주263) 닐위우므란 이르게 함은. 닐위-+우+ㅁ+으란. ‘닐위-[致]’는 ‘니-/니르-’의 사동사이다. ‘니-’는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불규칙활용을 하여 어간이 ‘닐-’로 교체된다. 불규칙활용 중 소위 ‘ㄹ·ㅇ’형이다. ¶닐위- : 二乘이 道理 닐위디 몯야 갓 담 議論앳 法 민 알리로다〈월석 12:28ㄱ〉. 나 爲야 됴 차바 힘 닐위다(爲我力致美肴膳)「病後···贈歌」〈두시 3:50ㄴ〉. 으란 : 그 瓔珞 바샤 두 分에 호아 分으란 釋迦牟尼佛 받시고 分으란 多寶佛塔애 받시니라〈석상 21:18ㄱ〉. 盤石에 命圭 오란 해 고(盤石圭多剪)「秋日···三十韻」〈두시 3:11ㄱ〉.
그듸내게 주264) 그듸내게 그대들에게. 그듸+내+애게. 15세기에 ‘그듸, 그디, 그’가 쓰였는데 점차 ‘그’로 통일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두시언해』에서 ‘그듸’는 ‘그’로도 쓰였다. 15세기 국어에는 ‘-에게, -애게, -의게, -게, -ㅅ게’가 있으므로 이들은 속격조사와 ‘게’로 분석된다. ‘게’는 다시 명사성을 가지는 요소와 처격조사의 결합으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두시언해』에서 ‘그듸’와 ‘그’는 같이 쓰였다. ¶그듸내 : 金輪王 아리 出家라 가니 그듸내 各各 아옴 내야 내 孫子 조차가게 라〈석상 6:9ㄴ〉. 구디 안자셔 그듸내 기우려 머구믈 보노라(老人因酒病)「季秋蘇五弟纓~韋少府姪호라 三首」〈두시 15:52ㄴ〉. -애게 : / 오직 네게 거리디 아니호미 이시리로다(只有不關渠)「戲作俳諧體遣悶二首」〈두시 3:46ㄴ〉/ -ㅣ게 : 내게 이셔 어느 줄로 블리오(在於甫也何由羨)「病後···贈歌」〈두시 3:49ㄴ〉. -의게 : 간 燕ㅅ 將軍의게 글워 여 보내시니라(聊飛燕將書)「收京三首」〈두시 5:7ㄱ〉. -게 : 扶持호미 두 사게 잇도다(扶持在數公)「收京」〈두시 5:9ㄱ〉. -ㅅ게 : 이 곧 無學ㅅ게 호 小聲聞 미라〈법화 4:46ㄴ〉.
브티노니 주265) 브티노니 의지하니. 븥-+ㅣ++오+니. ‘브티-’는 ‘븥-’의 사동사로, 15세기 국어의 ‘븥-’은 여러 가지 뜻을 가진 다의어 동사이다. 『두시언해』에 쓰인 복합어에 쓰인 것을 제외한 ‘브티-’에 대응하는 한자를 보이면 아래와 같다. ‘付, 自, 寄, 焚, 泊, 爨, 託, 憑, 燒, 火, 發, 焦’ 등이 있는데, ‘불을 붙이다’의 뜻이 가장 많이 쓰였다. ¶(寄) : 즐거운 일 닐우믈 긴 바 브티노라(語樂寄夜永)「西枝···土室二首」〈두시 9:14ㄴ〉. (焚) : 宮殿을 브티니 브리 새록 챗도다(焚宮火徹明)「奉送···度使三十韻」〈두시 23:3ㄱ〉. (付) : 精神로 사괴요 아 브티노라(神交付冥漠)「過郭代公故宅」〈두시 3:66ㄴ〉.
일 주266) 일 일찍. 원문의 ‘早’에 대한 번역이다. 참조; 일즉. ¶그 어버 졈고 식 업시 일 홀어미 도 주를 에엿비 녀겨〈飜小9:56ㄴ〉. 돗 라 劉郞浦애셔 일 나니(掛帆早發劉郞浦)「發劉郞浦」〈두시 1:44ㄱ〉.
조왼 주267) 조왼 중요한. 조-[要]+ㄴ. 『두시언해』에는 ‘조-’의 활용이 ‘조외-’와 함께 ‘조로외-’도 쓰였다. 정음 초기 문헌에서는 ‘ㅸ’이 쓰였는데 『두시언해』에서는 ‘조외-’와 ‘조로외-’가 같이 쓰였다. ¶조- : 조 고로 니건댄〈석상 19:42ㄴ〉. 조외- : 조왼 길헤 어느 나래 긴 戈戟을 말꼬(要路何日罷長戟)「秋風二首」〈중간두시 10:27ㄴ〉. 조로외- : 조로왼 길히 놉고 깁도다(要路亦高深)「西閣二首」〈두시 14:20ㄴ〉.
길헤 주268) 길헤 길에. 길ㅎ+에. 15세기 국어의 ‘길ㅎ’은 ‘ㅎ’ 말음체언이다.
브터셔 주269) 브터셔 의지해서. 븥-[據]+어+셔. 15세기 국어의 ‘븥-’은 여러 가지 뜻을 가진 다의어 동사이다. 『두시언해』에서는 주로 ‘仗, 著, 憑, 依, 傍, 火, 燃, 着’ 등의 번역으로 쓰였다.
몸
룔 주270) 이
라 주271) 라 생각했다. -+라. 15세기의 ‘다’는 ‘사랑하다’와 ‘생각하다’의 뜻이 있다. 〈중간본〉에는 ‘랑라’로 되어 있다. 참조; 다. ¶사-(생각하다) : 오 기픈 道理 더시니〈석상 3:19ㄴ〉. 羽翼란 商山ㅅ 늘그닐 고(羽翼懷商老)「收京三首」〈두시 5:7ㄴ〉. 사-(사랑하다) : 各別히 야 아례나 며느리 어두리라 야〈석상 6:13ㄴ〉. 수를 對야셔 새 올히 랑노라(對酒愛新鵝)「舟前小鵝兒」〈두시 17:22ㄱ〉.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치군요순부공등 조거요로사연구
【언해역】 임금을 요순에 이르게 함은 그대들에게 의지하니, 일찍 중요한 길에 의지해서 몸 버릴 일을 생각했네!
*〈중간본〉에는 ‘早㨿要路思捐軀’로 되어 있다.
*시 구절 해석 : “임금을 요순으로 이끌기를 그대들에게 맡기노니, 일찍이 중요한 지위에 기대어 몸 버림을 이룰 것을 생각하라.”라는 뜻으로, 임금이 성군이 되는 것은 그대들의 임무이니 고위직에 올라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라는 말이다.
Ⓒ 역자 | 김영배, 김성주 / 2018년 12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