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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의 팔분 소전을 노래하다[李潮八分小篆歌]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15ㄱ

李潮八分小篆歌 주001)
이조팔분소전가(李潮八分小篆歌)
이 작품이 언제 지어진 것인지 자세하진 않지만 『찬주분류두시(纂註分類杜詩)』 ‘학(鶴)’ 주(註)에, 작자 두보가 파동(巴東; 기주 지역)에서 이조(李潮)를 만났기 때문에 대개 대력(大曆; 代宗) 2년(767) 쯤일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조팔분소전가
(이조의 팔분 소전을 노래하다)

蒼頡 주002)
창힐(蒼詰)
중국의 문자 역사상 처음으로 새발자욱의 모양을 보고 상형문자를 만들었다는 사람으로, 중국의 상고시대 황제(黃帝)의 신하였다고 전해진다.
鳥跡 주003)
조적(鳥跡)
글자대로의 뜻은 “새가 발로 밟아서 남긴 발자욱”을 말한다.
茫昧 주004)
망매(茫昧)
글자대로의 뜻은 “아득하고 어둡다”인데, 여기서는 시간이 너무 아득하게 오래되고 멀어져서 도무지 어두운 밤처럼 알 수 없는 상태라는 말이다.
字體變化如浮雲【黃帝時예 蒼頡이 觀鳥跡야 制字니라】

蒼頡의 鳥跡書 주005)
조적서(鳥跡書)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새 발자취의 글씨”인데, 여기서는 바로 창힐이 그 새의 발자취를 보고 고안했다는 상형문자를 말하는 것이다.
마 주006)
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이미” 또는 “벌써”로, 이 고어는 지금도 현대말과 함께 쓰이고 있다.
아라 야 주007)
아라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아스라 하다”인데, 이것은 중간본에서 “아라다”로 바뀌어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昧滅니 字體의 變化호미  구룸 주008)
구룸
현대어로의 뜻은 “뜬 구름”이다.
도다 주009)
도다
현대어로의 뜻은 “같도다”이다.

【한자음】 창힐조적기망매 자체변화여부운【황제(黃帝) 때에 창힐이 새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글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직역】 창힐이 만들었다는 새발자욱 글자는 이미 아스라하게 멀어져서 흐릿하니, 글자 체형의 변화한 것이 뜬 구름 같도다.
【의역】 창힐이 만들었다는 새발자욱 글자는 이미 아득히 먼 옛날 것으로서 희미한 채 없어졌으니, 이렇게 글자 체형의 변화가 뜬 구름처럼 종잡을 수 없게 됐는데,

陳倉 주010)
진창(陳倉)
중국 섬서성(陝西省)에 있던 지명이다.
石鼓 주011)
석고(石鼓)
돌을 깎아서 북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이 언해에서는 주(周) 나라 선왕(宣王) 때 만들어졌다고 하였으나 실제로는 진‧한(秦漢) 어느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뒤의 당(唐)나라 때 위응물(韋應物)과 한유(韓愈)가 이것을 주제로 하여 시와 글을 지었다.
又已訛 大小二篆生八分【陳倉縣에 有周宣王 石鼓니 其字 史籒의 所書ㅣ라 二篆八分은 史籒의 大篆 주012)
대전(大篆)
중국 한자의 글자체로 전하는 말로는 주(周)나라 선왕(宣王) 때 태사(太史)였던 주(籒)가 고안해서 만들었다는 글씨체라고 하나, 이 시에서도 말하고 있는 바대로 이것은 와전된 것이라는 정설이다.
이오 李斯의 小篆 주013)
소전(小篆)
중국 한자의 글자체로 역시 전하는 말로는 진(秦)나라 시황(始皇) 때 사람이며 재상이었던 이사(李斯)가 고안해서 쓰기 시작했다는 글씨체다.
이오 蔡邕의 八分 주014)
팔분(八分)
역시 중국 한자의 글자체로, 전하는 말로 원래는 진(秦)나라 때 신선이었다는 왕차중(王次仲)이 고안한 글자체인데, 한(漢)나라 말기 채옹(蔡邕)의 딸인 문희(文姬)가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라】

陳倉ㅅ 石鼓앳 글 주015)
석고(石鼓)앳 글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석고에 있는 글자가”인데, 이것을 분석해 읽어보면, 명사 “석고”에 처격조사 “애”가 첨가되고 여기에 다시 지격조사 “ㅅ”이 첨가된 다음 명사 “글”가 연결되었으며, 또 이 “글”에 주격조사 “이”가 축약되어 연결된 것이다.
 마 訛傳니 크며 져근 두 篆字애 八分書ㅣ 나니라 주016)
나니라
이 고어는 현대어로도 “나니라”이나, 여기서는 “생겨나니라”의 뜻으로 쓰였다.

【한자음】 진창석고우이와 대소이전생팔분【진창현에 주나라 선왕의 석고가 있으니, 그 글자는 사주가 쓴 것이라. 두 가지 전서와 팔분은 사주의 대전과 이사의 소전이요 채옹의 팔분이다.】
【직역】 진창의 석고에 쓰여진 글자는 또 벌써 거짓으로 전해진 것이니, 크고 작은 두 전자에다 팔분이 생겨났느니라.
【의역】 진창에 있는 석고(돌로 된 북)에 쓰여진 글자는 벌써부터 와전된 것이건만, 그 뒤에는 사주의 대전과 이사의 소전이 생겨났고, 또한 팔분이 생겨났더니,

秦有李斯漢蔡邕 中閒作者 주017)
작자(作者)
이 한자어가 이 언해에서 풀이된 고어로는 “니러나니”로 되어 있는데, 이것을 고어사전에는 현대어로 “일어난 이”로 풀이하여 이것의 한자 “작(作)” 자를 한자 “흥(興)” 자의 뜻과 같이 쓰인 것으로 보았다. 물론 여기서는 이 “일어난 이”가 바로 훌륭한 글씨의 솜씨로 세상에서 이름을 떨치며 일어난 사람이라는 말로서 그냥 흔히 알기 쉬운 “지은 이”는 아니다.
不聞 주018)
불문(不聞)
이것을 이 언해로는 “듣디 몯리로다”로 풀어서, 현대말로 풀어보면 “듣지 못하겠구나!”가 되어 능동의 자동사로 풀었는데, 이것이 틀린 것은 아니나 한편으로는 “글씨를 잘 쓴다는 사람에 대한 소문”이 주어가 되고 화자(두보)는 피동자가 되어 “들리지 않는구나!”라는 피동사로 풀이될 수도 있다.

秦ㅅ 저긘 李斯ㅣ 잇고 漢ㅅ 저긘 蔡邕이니 中閒애 니러나니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15ㄴ

주019)
니러나니ᄂᆞᆫ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일어난 이(사람)는”인데, 이 어구를 풀어 읽어보면 동사 “니러나다”에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이”가 연결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괴외야 주020)
괴외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고요하다”인데, 여기서는 “전혀 소식이 없어서”라는 뜻으로 쓰여졌다.
듣디 몯리로다

【한자음】 진유이사한채옹 중간작자적불문
【직역】 진나라 때에는 이사가 있었고, 한나라 때에는 채옹이 있었으나, 그 중간에 등장한 사람은 고요해진 채 들어볼 수도 없구나!
【의역】 진나라 때에는 이사가 있었고, 한나라 때에는 채옹이 있었지만,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사이에는 아무도 글씨로 알려진 사람이 없는 데다가,

嶧山 주021)
역산(嶧山)
중국의 산동성(山東省) 추현(鄒縣)에 있는 산으로 진시황이 이 산에 올랐다가 여기 있는 큰돌에 자신의 공덕을 기리는 글을 지어 이사에게 써서 새겨 비로 세웠으나, 뒤에 들불의 열로 글자들이 마모되어, 이 두보의 시에서처럼 대추나무에 옮겨 새겼다고도 하고, 다른 돌에 옮겨 새겼다고도 하나, 어느 경우이든 그 글자의 원형 진본대로 남아 있지는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之碑野火焚 棗木傳刻 주022)
전각(傳刻)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전해져 새기다”이지만, 여기서는 글자들의 모양을 본떠서 옮겨 새기는 것을 말하며, 이것은 아무리 정교하게 옮겨 새겨도 원본의 글자체와 꼭 같을 수 없기 때문에, 그래서 여기서 작자 두보는 글자체가 너무 살이 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失眞 주023)
실진(失眞)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참을 잃다”인데, 여기서는 바로 이 역산의 돌비에 이사가 썼다는 소전의 글자체가 대추나무에 옮겨 새겨지면서 그 진짜의 모양을 잃어버렸다는 말이다.
【秦始皇이 上鄒嶧山야 刻石頌功德니 其文은 李斯의 小篆이라】

嶧山ㅅ 碑 햇 브리 주024)
햇브리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들판의 불이”인데, 이것을 분석해 보면 명사 “”에 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그 사이에 “ㅎ”음이 삽입되고 여기에 다시 지격의 “ㅅ”음이 첨가되었으며, 다시 이것의 수식을 받는 명사 “블”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 되면서 “ㄹ”음이 연음된 것이다.
니 주025)
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살아지니”인데, 이것을 분석해 보면 동사 “다”에 연결어미 “~니”가 연결되면서 “ㄹ”음이 탈락한 것이다.
棗木애 옮겨 사굔 거시 주026)
사굔거시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새긴 것이”인데, 이것을 분석해 보면 동사 “사기다”에 광형사형 어미 “온”이 연결되면서 “기”와 “오”가 통합 복음화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것”이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또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ㅅ”이 연음된 것이다.
져 眞本을 일흐니라

【한자음】 역산지비야화분 조목전각비실진【진시황이 추의 역산에 올라가서 돌에 글을 새겨 공덕을 기렸으니, 그 글은 이사의 소전으로 썼다.】
【직역】 역산에 있는 비를 들판의 불이 태워버렸으니, 대추나무에 옮겨 새긴 비문 글씨가 살쪄서 그 진짜 바탕을 잃어버리니라.
【의역】 이사가 소전으로 쓴 역산의 진시황 공덕비가 들판 불의 열로 마모되어, 대추나무에 옮겨 새긴 글씨는 너무 살이 찐 글씨로서 그 진짜의 형태를 잃어버렸어도,

苦縣光和尙骨立 書貴瘦硬方通神【漢桓帝ㅣ 光和年에 詔苦縣ㅅ 老子祠애 刻碑니 蔡邕의 八分也ㅣ라】

苦縣 주027)
고현(苦縣)
이것은 중국의 옛날 초(楚)나라의 한 지역 이름으로 지금의 하남성(河南省)에 있었으며, 노자(老子)가 여기서 태어났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한나라의 황제가 여기에 노자의 사당을 지은 것이다.
光和 주028)
광화(光和)
이것은 중국의 한(漢)나라 환제(桓帝)의 연호(年號)가 아니고, 그보다 뒤인 영제(靈帝)의 연호인데, 이 언해에서는 환제의 연호로 잘못 알고 오류로 주를 달았다. 『찬주분류두시』와 『두시비해』에는 환제가 자신의 연호인 연희(延熹) 시기에 노자(老子)의 사당을 지었고, 이 사당의 비(碑)는 그 뒤 영제 때인 광화(光和) 시기에 세우면서 채옹(蔡邕)이 팔분(八分)으로 글씨를 쓰게 했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렇게 보면 이 언해의 주 기록은 오류임이 분명하다.
ㅅ 저긧 그리 오히려  셧니 긄 字 여위오 주029)
여위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여위고”인데, “위”의 “ㅣ” 아래에서 “ㄱ”음이 탈락한 것이다.
세요미 주030)
세요미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빳빳하고 센 것이”인데, 이것을 분석해 보면 형용사 “세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ㅣ”음이 함께 삽입되어 “세욤”이 되고,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 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 “세다”는 『고어사전』에 수록되어 있지 않다.
貴야 보야로 주031)
보야로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바야흐로”인데, “보야흐로”와 “보야흐로”로도 표기되어 쓰였다.
神妙호매 通니라

【한자음】 고현광화상골립 서귀수경방통신【한나라 환제가 광화 시기에 고현에 조서를 내려 노자 사당에 비를 새겨 세우니, 그 글씨는 채옹이 쓴 팔분이었다.】
【직역】 고현에 있는 광화 때의 글이 오히려 뼈처럼 서 있으니, 글자는 여위고 굳센 것이 귀하여서 바야흐로 신묘함에 통하는 것이다.
【의역】 광화 때의 것으로 고현의 노자 사당의 비에 새겨져 있는 채옹의 팔분체 글씨는 오히려 뼈처럼 서 있어, 그 글씨의 기세가 야윈 채 굳세어 참으로 귀할 만큼 바야흐로 신묘한 경지에 통하건만,

惜哉 주032)
석재(惜哉)
이 한자낱말의 우리말로의 뜻은 “안타깝다!” 또는 “슬프구나!”인데, 이것을 분석해 보면 동사 “석(惜; 아까워하다. 불쌍히 여기다. 사랑하다. 중하게 여기다)”에 감탄형 어미와 같은 허자인 “재(哉; ~도다. ~하구나)” 자가 연결된 것인데, 이것을 언해에서 “슬프다”라는 형용사로 풀이한 것은 나름대로 이사와 채옹에 대한 애착을 강조하여 풀이한 것이긴 하나, 아무래도 지나친 감정적 표현이라 오히려 “안타깝다”라는 표현이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李蔡不復得 주033)
불부득(不復得)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풀이는 “다시 얻을 수 없다”이지만, 이렇게 글자들의 사전적 의미대로만 직역하면 실제로 무슨 내용의 표현인지 알 수가 없고 문장의 의미망이 생명을 잃게 된다. 따라서 “이‧채(李蔡)”라는 주체와의 상관성을 전제로 하여 유기적인 문맥으로 살려내기 위해서는 “득(得)” 자를 융통성 있게 “살려내다”로 번역해야 하는 것이다.
吾甥 주034)
오생(吾甥)
이 한자낱말에서 “생(甥)” 자의 사전적 의미는 “생질”. “사위”. “외손자” 등 여럿이지만, 이조(李潮)는 실제로 작자 두보의 생질이다.
李潮下筆 주035)
하필(下筆)
이 한자어에서 “하(下)” 자의 뜻은 “내리다”로 이 한자어의 뜻은 “붓을 내리다”이며 이것을 아주 실제적인 상태로 풀어보면 “글씨를 쓰기 위해서 붓을 내리는 것”이며 구체적으로는 “글씨를 쓰는 것”을 말한다.
주036)
친(親)
이 한자의 뜻은 “친하다”인데, 여기서는 이른바 각운(脚韻)에 맞는 글자로서 작품 전체의 의미망에 맞는 뜻을 가진 글자가 이 글자밖에 없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며, 따라서 시적 의도의 의미는 이 “친하다”라는 것보다 훨씬 강조가 되는 것이라 언해의 주에서 “親近”이라는 것으로 풀이를 하고 있거니와, 실제로는 “거의 채옹의 팔분 글씨체에 똑 같은 정도로 아주 가까이까지 닮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言李潮의 下筆이 親近於李蔡也ㅣ라】

슬프다 李斯 蔡邕을 다시 얻디 몯 ᄒᆞ리로소니 주037)
리로소니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하겠으니”이다.
우리 아아 주038)
아아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조카” 또는 “생질”이다.
李潮 글 수미 주039)
글수미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글씨 쓴 것이”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글(글씨)”에 동사 “수다”가 결합하여 “글수다(글씨 쓰다)”라는 복합동사가 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형어미 “ㅁ”이 연결되어 동명사 “글숨(글 씀)”이 되었으며 여기에 또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16ㄱ

親近도다

【한자음】 석재이채불부득 오생이조하필친【말하자면 이조의 써놓은 글씨가 이사와 채옹에 아주 가까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직역】 안타깝다! 이사와 채옹을 다시 살려낼 순 없으나, 우리 생질 이조가 글씨를 쓰는 것이 아주 가까웠다.
【의역】 안타깝게도 이미 옛 사람이 된 이사와 채옹을 다시 살려낼 수는 없지만, 우리 생질인 이조가 팔분 글씨를 잘 써서 그것을 쓰기만 하면 그 채옹의 팔분 글씨 수준에 아주 가까와서,

尙書韓擇木 騎曹蔡有隣 開元已來數八分 潮也奄與二子成三人【韓擇木은 爲工部尙書고 蔡有隣은 爲騎曹參軍니라】

尙書 주040)
상서(尙書)
중국 당(唐)나라 때 중앙정부의 여섯 부서(이호예병홍공)의 최고위 직급의 명칭으로 오늘의 장관(長官)과 같다고 할 수 있다.
韓擇木 주041)
한택목(韓擇木)
중국 당(唐)나라 사람으로 벼슬은 공부상서를 역임하였고, 채옹의 글씨체를 모범으로 공부하여 팔분체의 글씨를 잘 써서 멋이 있고 고운 글씨라는 칭송을 받았다.
騎曹 주042)
기조(騎曹)
중국 당(唐)나라 때 말을 위시한 동물들의 육성을 총괄하던 관청을 말하며, 이 관청의 최고 책임직이 참군(參軍)이었다.
蔡有隣 주043)
채유린(蔡有隣)
중국 당(唐)나라 사람으로 벼슬은 기조참군이었으며, 팔분체 글씨를 공부하여 처음에는 수준이 저급하다는 평을 듣다가 끝내에는 정밀하고 오묘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평가되었다.
開元 주044)
개원(開元)
당(唐)나라 현종(玄宗) 황제의 초기부터의 연호를 지칭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이 시기를 말하는 것이다.
브터 오매 八分 주045)
수(數)
이 한자의 사전적 의미는 “헤아리다”인데, 이것은 우리말의 같은 뜻이면서 다른 표현인 “치다”이기도 하며, 이것들을 다시 한번 풀어보면 “헤아려서 ~이라고 높이 쳐주다”가 된다. 따라서 여기서는 이 “쳐주다”로 쓰인 것이다.
혜더니 주046)
혜더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헤아리더니”인데, 여기서는 같은 의미의 다른 표현의 말인 “치다”에서 “쳐주다”로 다시 “쳐주더니”로 풀어 읽어야 한다.
李潮ㅣ 믄드시 주047)
믄드시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문득”이며, 이것은 “믄듯”과 “믄득”이라는 다른 표기로도 쓰여졌다.
二子로 다야 주048)
다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같이하다, 함께하다”이다.
세 사미 외얏도다

【한자음】 상서한택목 기조채유린 개원이래수팔분 조야엄여이자성삼인【한택목은 공부상서가 되었고, 채유린은 기조참군이 되었다.】
【직역】 상서인 한택목과 기조의 채유린은, 개원 이후부터 오면서 팔분체 쓰기를 쳐 주더니, 이조도 문득 그 두 사람들과 더불어 세 사람을 이루었다.
【의역】 공부상서인 한택목과 기조참군인 채유린을, 개원 시기 이후부터 지금까지 오면서 팔분 글씨로 쳐주고 있는데, 생질인 이조도 문득 그들과 나란히 함께 하여 세 사람을 이루었으며,

주049)
황(况)
이 한자는 원래 “황(況)” 자의 속자로서 가장 많이 쓰이고 그래서 가장 많이 알려진 뜻이 “하물며”이나, 이것은 여기서 강조의 기능을 하여 쓰여진 것이라 오히려 “더구나”로 풀어 읽는 것이 훨씬 적합하다.
潮小篆 주050)
핍(逼)
이 한자의 뜻은 “핍박하다”이나, 여기서는 “위협이 될 정도로 바짝 다가가다”이다.
秦相 주051)
진상(秦相)
글자대로의 뜻은 “진나라의 재상”이며, 여기서는 진나라의 재상이었던 이사(李斯)를 말하며, 그는 소전(小篆) 글씨를 잘 썼다.
快劒長戟森相向 주052)
상향(相向)
글자대로의 뜻은 “서로 향해 있다”이나, 여기서는 서로 맞서 있다는 말이다.
【秦相은 李斯ㅣ라】

며 주053)
며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하물며”이나, 여기서는 강조의 의미가 더해져서 “더구나”의 의미로 쓰였다.
潮의 져근 篆字ㅣ 秦ㅅ 丞相의게 주054)
의게
이 고어는 현대어의 조사인 “에게”와 같다.
逼近니 드 주055)
드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칼날이 잘) 드는”의 “드는”이다.
갈콰 주056)
갈콰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칼과”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갈(칼)”에 조사 “과”가 첨가되면서 “ㅎ”음이 개입하여 통합변음 되면서 “콰”가 된 것이다.
긴 戈戟이 森然 주057)
삼연(森然)
글자대로의 뜻은 “싸늘하고 오싹하다”이며, 여기서는 서로 맞서 있는 상황이 그렇다는 말이다.
서르 주058)
서르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서로”이다.
向얫 주059)
향(向)얫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향하여 있는”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향(向)다”에 연결형 어미 “야”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다”가 결합되면서 둘이 서로 통합하여 “얫”이 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 어구가 중간본에서는 “向얏”으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다.
도다

【한자음】 황조소전핍진상 쾌검장극삼상향【진나라의 재상은 이사이다.】
【직역】 하물며 이조가 쓴 소전체 글씨는 진나라 정승에게 바짝 다가갔으니, 잘 드는 칼과 긴 창이 싸늘하게 서로 향해 있는 듯하다.
【의역】 더구나 이조가 쓴 소전체의 글씨는 옛날 진나라의 재상이었던 이사의 그 소전체 글씨 수준에 바짝 닥아 있어서, 마치도 아주 잘 드는 칼과 긴 창이 싸늘하게 서로 향해 맞서 있는 듯하니,

八分一字 주060)
치(直)
이 한자는 그 뜻이 “바르다, 곧다, 번들다, 바로” 등일 경우에는 그 음이 “직”이지만, 여기에서는 “값, 갑어치”라는 뜻으로 쓰일 때에는 “치(値)” 자와 같은 글자로 쓰이기 때문 그 음도 “치”가 된다.
百金 주061)
백금(百金)
이 한자말의 글자대로의 뜻은 “백 량의 황금”이라는 말이다.
蛟龍 주062)
교룡(蛟龍)
이 한자말의 글자대로의 뜻은 “이무기와 용”이지만 “비늘이 있는 큰 용”이라고 하고 “뜻을 이루지 못한 영웅”을 말하기도 하나, 모두 상상의 동물이다. 여기서는 큰 용을 말하는 것이다.
盤拏 주063)
반라(盤挐)
이 한자어의 뜻은 “글씨를 쓴 붓길에 획들이 힘차게 서로 당기듯이 구불구불하면서도 힘찬 상태”를 말한다.
屈强 주064)
굴강(屈强)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굽히지 않고 빳뻣한 상태”를 말하나, 여기서는 글씨의 상태가 힘이 있고 굳센 것을 말한다.

八分  字ㅣ 비디 주065)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값” 또는 “가치, 값어치”이다.
百金이 니 주066)
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싸다”인데, 이 고어는 특이하게 어떤 존재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서 쓰이면서 그 어떤 존재가 이 형용사의 주어보다 훨씬 “비싸고 가치가 높다”라는 것을 역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구에서도 바로 이조의 소전 글씨 한 글자의 값이 이 황금 백량보다 비싸다는 말을 역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蛟龍이 서리여 고기 세워 든 도다 주067)
세워든 도다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굳세어진 듯하구나!”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세웓다(굳세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드”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이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또 보조 형용사 “도다”가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 시어구가 중간본에서는 “세워든 드니”로 바뀌어 표기되어 있거니와, 이것은 혹시 각자수(글자 새기는 기술자)에 의하여 잘못 새겨진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남기고 있다.

【한자음】 팔분일자치백금 교룡반나육굴강
【직역】 팔분체 글씨 한 글자는 값이 백 량의 금보다 비싸니, 교룡이 구불구불 서려 앉아서 근육을 맞당겨 굳세어진 듯하구나!
【의역】 이조의 팔분체 글씨 한 글자의 값(가치)은 백 량의 황금보다 비싸다고 할 수 있으니, 글자들의 역동적 형태가 마치 교룡이 서려 앉아서 용을 쓰며 제 근육을 맞당겨서 한껏 굳세어진 것 같은데,

吳郡張顚誇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16ㄴ

草書 草書非古 주068)
비고(非古)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옛것이 아니다”인데, 이것은 단순한 시기 판정의 의미만을 시사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사람들 아니 유교문화권의 옛 사람들이 인성을 위시한 일체 문화의 가치에 있어서 옛 것은 천연대로 순수하고 진실하고 소박하여 가장 모범적이라는 관념이 규범적으로 체화되어 있는 이른바 “상고주의(尙古主義; 옛것을 숭상하는 주의)”가 확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초서는 이렇게 옛부터의 모범이 없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주069)
공(空)
이 언해에서 “쇽졀업시”로 언해되어 있으며, 이것을 현대말로 바꾸면 역시 “속절없이”이지만, 동시에 “부질없이, 허망하게, 한갓되이, 쓸데없이” 등으로 풀이될 수 있으며, 따라서 이 시구는 물론 이 작품 전체에서도 그 의미망에 아주 의미 있는 강조 기능을 하는 중요한 글자다.
雄壯

吳郡 주070)
오군(吳郡)
지금의 중국 강소성(江蘇省)에 있는 지역으로 수(隋), 당(唐) 이후에는 소주(蘇州)에 속해진 곳이다.
張顚 주071)
장전(張顚)
중국의 당(唐)나라 때 유명한 서예가로 원래 성명은 장욱(張旭)이며 초서를 잘 쓰고 술을 아주 좋아 하여 술을 마시고 머리를 풀어헤쳐 먹물에 푹 적셔서 휘둘러서 초서를 썼기 때문에 사람들이 “반미치광이”로 여겨 “장전(張顚; 미친 장가)”이라 불렀고, 또 “초성(草聖; 초서 잘 쓰는 성인)”이라고도 불렀다. 그는 북 치는 소리를 듣고 글씨 쓰는 수법을 터득했다고도 하고, 공손대랑(公孫大娘)이 칼춤 추는 것을 보고 글씨 쓰는 수법을 터득했다고도 전한다. 어쨌거나 황제인 문종(文宗)은 이 장욱의 초서와 배민(裵旻)의 칼춤과 이백(李白)의 시를 “삼절(三絶; 세 가지 뛰어난 것)”이라며 칭찬하였다.
草書 주072)
초서(草書)
중국의 한자 글씨체의 하나로 이것 이전의 글씨체들이 보다 전형성을 가지고 개발되고 발전해온 데에 비해, 매우 역동적이며 자유 분방함을 지향하며 발생한 글씨체로서 원래는 한(漢)나라 때 황문령(黃門令) 사유(史游)에 의해서 개발한 것이라고 하나 이렇게 자유분방한 글씨로 완성된 것은 역시 이 당(唐)나라의 장욱(張旭)에 의해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 주073)
호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형태는 “함을”로, 이것을 풀어보면 보조동사 “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 보조동사 “다”는 “초서(草書)”와 결합하여 “~를 쓰다”라는 완정 타동사로 쓰인 것이다.
자랑더니 草書 녯 거시 아니라 쇽절업시 雄壯도다

【한자음】 오군장전과초서 초서비고공웅장
【직역】 오군에 사는 장전이 초서 잘 쓰는 걸 자랑하더니, 초서는 옛 것이 아니라 속절없이 웅장하기만 할 뿐이구나!
【의역】 오군에 사는 장전은 초서 잘 쓰는 것을 자랑했지만, 초서는 옛날 전통이 있는 글씨체가 아니니 쓸데없이 웅장하기만 할 뿐이건만,

豈知 주074)
기지(豈知)
이 한자어는 “어찌 알겠는가?”라는 것으로, 뒤에 이어지는 전체 문장을 모두 목적어로 번역해야 한다.
吾甥不流宕 주075)
불류탕(不流宕)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유행을 따라 방탕하지 않다”이나, 여기에서는 이조의 인성과 글씨 쓰는 태도가 유행을 따라 마구 방탕하지 않다는 말이다.
丞相中郞丈人 주076)
장인(丈人)
이 한자어는 “노인, 덕이 높은신 어른, 성인, 장인, 조부, 아버님의 친구분, 토끼” 등의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으나, 여기서는 “노인”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077)
항(行)
이 한자는 “가다, 다니다, 길, 행동” 들의 뜻으로 쓰일 때는 음이 “행”이지만, “항렬, 줄” 등의 뜻으로 쓰일 때는 음이 “항”이며, 여기서는 같은 등급의 열에 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여서 그 음이 “항”이다.
【宕은 過也 주078)
과야(過也)
이 한자어의 뜻은 “과오이다” 혹은 “과실이다”이며, “야(也)” 자는 한문장(漢文章)에서 조자(助字), 이른바 설명형의 조사(助詞)로 우리말로 풀이하면 “~이다”라고 할 수 있다.
ㅣ오 中郞은 蔡邕이라 行 音項니 輩也 주079)
배야(輩也)
이 한자어의 뜻은 “한 무리다” 혹은 “한 패다”이며, 여기서는 작자 두보의 생질인 이조가 이사, 채옹과 한 등급의 무리라는 말이다.
ㅣ라】

우리 아아리 주080)
아아리
조카가. 생질이. 질아(姪兒)가. ‘아ᄎᆞᆫ아ᄃᆞᆯ+이’. ‘아ᄎᆞᆫᄯᆞᆯ’은 조카딸(질녀)이다.
流宕티 아니야 丞相 中郞丈人의 行輩외욜 주081)
외욜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외다(되다)”에 관형사형 어미 “올”이 연결되면서 “ㅣ”음이 삽입된 것이다.
고 주082)
고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바를” 혹은 “것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의존명사 “곧(바. 것)”에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어 연음된 것이다.
어느 주083)
어느
명사로서 “어느 것, 무엇”이고, 부사로서 “어찌”이며, 관형사로서 “어느, 무슨, 어떤” 등이었으나, 여기서는 “그 누가 어찌”라는 말로 쓰였다.
알리오

【한자음】 기지오생불류탕 승상중랑장인항【방탕은 과오이고, 중랑는 채옹이다. 행(行)의 음은 “항”이니 무리라는 말이다.】
【직역】 우리 생질이 마구 방탕하지 않아서, 승상과 중랑장인과 같은 무리 될 줄을 어찌 알겠는가?
【의역】 우리 생질인 이조의 인성과 글씨를 써온 태도가 유행을 따라 마구 방탕하지 않아서, 이사와 채옹과 같은 수준의 반열에 드는 사람인 것을 사람들이 어찌 알겠는가? (세상에서 알아주지 않아 참으로 안타깝네!).

巴東 주084)
파동(巴東)
이 시를 지으며 머물고 있는 기주(夔州)의 한 지역 명칭이다.
逢李潮 逾月 주085)
유월(逾月)
이 한자어의 뜻은 “달을 넘기다”인데, 여기서는 “구(求; 요구하다)”의 부사어로 쓰였으므로 “한 달을 넘기면서” 또는 “한 달이 넘도록”으로 풀이된다.
求我 주086)
가(歌)
이 한자의 뜻은 “노래, 읊조리다, 장단 맞추다” 등이지만, 여기서는 이 시 “이조팔분소전가”를 지칭한 것으로, 실제로는 “시(詩)”라는 뜻의 말로 쓰인 것이며, 다만 이 작품에서 끝을 맺는 각운(脚韻)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이 “가” 자를 쓴 것이다.

巴東애 李潮 맛보니 주087)
맛보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만나보다”이다.
리 주088)
리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달이(한 달이)”이며, 명사 “”에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남록 주089)
남록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넘도록”이다.
놀애 주090)
놀애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노래”로서, 여기서는 한자 “가(歌)”를 직역한 것이나, 이 작품에서는 “시(詩)”라는 의미로 쓰였다.
 求다

【한자음】 파동봉이조 유월구아가
【직역】 파동에서 이조를 만났더니, 한 달이 넘도록 나의 노래 같은 시를 요구하는구나!
【의역】 파동에서 생질인 이조를 만나자, 한 달이 넘도록 나에게 시를 지어 달라고 사뭇 요구를 한다마는,

我今衰老才力 주091)
박(薄)
이 한자의 사전적 의미인 “얇다, 가볍다, 적다, 힘 입다, 입히다, 핍박하다” 등으로서는 맞지 않은 것이나, 신세타령조의 어투인 “팔자가 사납다”와 같이 주체의 상황에 대한 인식을 전제로 하여 관습적 어휘로 언해된 것임을 알 수 있으며, 따라서 작자 두보가 몸이 늙고 재간과 역량이 아주 적어져서 쓸모없는 상태이어서 “팔자가 사납다”에 딱 걸맞으므로 “사납다”는 언해는 아주 적절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潮乎 주092)
조호(潮乎)
이 한자어의 현대 우리말로의 뜻은 “조야!”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이면서 사람의 이름인 “조(潮)”에 이른바 호격조사라고 할 수 있는 글자인 “호(乎)” 자가 첨가된 것이다.
潮乎奈汝何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내 이제 늘거 才力이 사오나오니 潮아 潮아 네게 엇뎨ᄒᆞ료 주093)
엇뎨료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어떻게 하랴, 어떻게 하겠느냐”이며, 따라서 “아무 것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평서문을 반문형으로 바꾸어 강조한 표현이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아금쇠노재력박 조호조호내여하
【직역】 내 이제 늙어 재간과 역량이 적어졌으니, 조야. 조야. 너에게 어떻게 하나?
【의역】 내가 이제는 아주 늙어 시를 지을 수 있는 재간과 역량이 적어졌으니, 생질 조야. 너에게 어떻게 하나? (겨우 이렇게 몇 줄로 시나 지을 뿐이다!)
Ⓒ 역자 | 송준호 / 2014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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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이조팔분소전가(李潮八分小篆歌) : 이 작품이 언제 지어진 것인지 자세하진 않지만 『찬주분류두시(纂註分類杜詩)』 ‘학(鶴)’ 주(註)에, 작자 두보가 파동(巴東; 기주 지역)에서 이조(李潮)를 만났기 때문에 대개 대력(大曆; 代宗) 2년(767) 쯤일 것으로 추정하였다.
주002)
창힐(蒼詰) : 중국의 문자 역사상 처음으로 새발자욱의 모양을 보고 상형문자를 만들었다는 사람으로, 중국의 상고시대 황제(黃帝)의 신하였다고 전해진다.
주003)
조적(鳥跡) : 글자대로의 뜻은 “새가 발로 밟아서 남긴 발자욱”을 말한다.
주004)
망매(茫昧) : 글자대로의 뜻은 “아득하고 어둡다”인데, 여기서는 시간이 너무 아득하게 오래되고 멀어져서 도무지 어두운 밤처럼 알 수 없는 상태라는 말이다.
주005)
조적서(鳥跡書)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새 발자취의 글씨”인데, 여기서는 바로 창힐이 그 새의 발자취를 보고 고안했다는 상형문자를 말하는 것이다.
주006)
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이미” 또는 “벌써”로, 이 고어는 지금도 현대말과 함께 쓰이고 있다.
주007)
아라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아스라 하다”인데, 이것은 중간본에서 “아라다”로 바뀌어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08)
구룸 : 현대어로의 뜻은 “뜬 구름”이다.
주009)
도다 : 현대어로의 뜻은 “같도다”이다.
주010)
진창(陳倉) : 중국 섬서성(陝西省)에 있던 지명이다.
주011)
석고(石鼓) : 돌을 깎아서 북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이 언해에서는 주(周) 나라 선왕(宣王) 때 만들어졌다고 하였으나 실제로는 진‧한(秦漢) 어느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뒤의 당(唐)나라 때 위응물(韋應物)과 한유(韓愈)가 이것을 주제로 하여 시와 글을 지었다.
주012)
대전(大篆) : 중국 한자의 글자체로 전하는 말로는 주(周)나라 선왕(宣王) 때 태사(太史)였던 주(籒)가 고안해서 만들었다는 글씨체라고 하나, 이 시에서도 말하고 있는 바대로 이것은 와전된 것이라는 정설이다.
주013)
소전(小篆) : 중국 한자의 글자체로 역시 전하는 말로는 진(秦)나라 시황(始皇) 때 사람이며 재상이었던 이사(李斯)가 고안해서 쓰기 시작했다는 글씨체다.
주014)
팔분(八分) : 역시 중국 한자의 글자체로, 전하는 말로 원래는 진(秦)나라 때 신선이었다는 왕차중(王次仲)이 고안한 글자체인데, 한(漢)나라 말기 채옹(蔡邕)의 딸인 문희(文姬)가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015)
석고(石鼓)앳 글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석고에 있는 글자가”인데, 이것을 분석해 읽어보면, 명사 “석고”에 처격조사 “애”가 첨가되고 여기에 다시 지격조사 “ㅅ”이 첨가된 다음 명사 “글”가 연결되었으며, 또 이 “글”에 주격조사 “이”가 축약되어 연결된 것이다.
주016)
나니라 : 이 고어는 현대어로도 “나니라”이나, 여기서는 “생겨나니라”의 뜻으로 쓰였다.
주017)
작자(作者) : 이 한자어가 이 언해에서 풀이된 고어로는 “니러나니”로 되어 있는데, 이것을 고어사전에는 현대어로 “일어난 이”로 풀이하여 이것의 한자 “작(作)” 자를 한자 “흥(興)” 자의 뜻과 같이 쓰인 것으로 보았다. 물론 여기서는 이 “일어난 이”가 바로 훌륭한 글씨의 솜씨로 세상에서 이름을 떨치며 일어난 사람이라는 말로서 그냥 흔히 알기 쉬운 “지은 이”는 아니다.
주018)
불문(不聞) : 이것을 이 언해로는 “듣디 몯리로다”로 풀어서, 현대말로 풀어보면 “듣지 못하겠구나!”가 되어 능동의 자동사로 풀었는데, 이것이 틀린 것은 아니나 한편으로는 “글씨를 잘 쓴다는 사람에 대한 소문”이 주어가 되고 화자(두보)는 피동자가 되어 “들리지 않는구나!”라는 피동사로 풀이될 수도 있다.
주019)
니러나니ᄂᆞᆫ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일어난 이(사람)는”인데, 이 어구를 풀어 읽어보면 동사 “니러나다”에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이”가 연결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주020)
괴외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고요하다”인데, 여기서는 “전혀 소식이 없어서”라는 뜻으로 쓰여졌다.
주021)
역산(嶧山) : 중국의 산동성(山東省) 추현(鄒縣)에 있는 산으로 진시황이 이 산에 올랐다가 여기 있는 큰돌에 자신의 공덕을 기리는 글을 지어 이사에게 써서 새겨 비로 세웠으나, 뒤에 들불의 열로 글자들이 마모되어, 이 두보의 시에서처럼 대추나무에 옮겨 새겼다고도 하고, 다른 돌에 옮겨 새겼다고도 하나, 어느 경우이든 그 글자의 원형 진본대로 남아 있지는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주022)
전각(傳刻)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전해져 새기다”이지만, 여기서는 글자들의 모양을 본떠서 옮겨 새기는 것을 말하며, 이것은 아무리 정교하게 옮겨 새겨도 원본의 글자체와 꼭 같을 수 없기 때문에, 그래서 여기서 작자 두보는 글자체가 너무 살이 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주023)
실진(失眞)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참을 잃다”인데, 여기서는 바로 이 역산의 돌비에 이사가 썼다는 소전의 글자체가 대추나무에 옮겨 새겨지면서 그 진짜의 모양을 잃어버렸다는 말이다.
주024)
햇브리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들판의 불이”인데, 이것을 분석해 보면 명사 “”에 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그 사이에 “ㅎ”음이 삽입되고 여기에 다시 지격의 “ㅅ”음이 첨가되었으며, 다시 이것의 수식을 받는 명사 “블”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 되면서 “ㄹ”음이 연음된 것이다.
주025)
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살아지니”인데, 이것을 분석해 보면 동사 “다”에 연결어미 “~니”가 연결되면서 “ㄹ”음이 탈락한 것이다.
주026)
사굔거시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새긴 것이”인데, 이것을 분석해 보면 동사 “사기다”에 광형사형 어미 “온”이 연결되면서 “기”와 “오”가 통합 복음화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것”이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또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ㅅ”이 연음된 것이다.
주027)
고현(苦縣) : 이것은 중국의 옛날 초(楚)나라의 한 지역 이름으로 지금의 하남성(河南省)에 있었으며, 노자(老子)가 여기서 태어났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한나라의 황제가 여기에 노자의 사당을 지은 것이다.
주028)
광화(光和) : 이것은 중국의 한(漢)나라 환제(桓帝)의 연호(年號)가 아니고, 그보다 뒤인 영제(靈帝)의 연호인데, 이 언해에서는 환제의 연호로 잘못 알고 오류로 주를 달았다. 『찬주분류두시』와 『두시비해』에는 환제가 자신의 연호인 연희(延熹) 시기에 노자(老子)의 사당을 지었고, 이 사당의 비(碑)는 그 뒤 영제 때인 광화(光和) 시기에 세우면서 채옹(蔡邕)이 팔분(八分)으로 글씨를 쓰게 했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렇게 보면 이 언해의 주 기록은 오류임이 분명하다.
주029)
여위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여위고”인데, “위”의 “ㅣ” 아래에서 “ㄱ”음이 탈락한 것이다.
주030)
세요미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빳빳하고 센 것이”인데, 이것을 분석해 보면 형용사 “세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ㅣ”음이 함께 삽입되어 “세욤”이 되고,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 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 “세다”는 『고어사전』에 수록되어 있지 않다.
주031)
보야로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바야흐로”인데, “보야흐로”와 “보야흐로”로도 표기되어 쓰였다.
주032)
석재(惜哉) : 이 한자낱말의 우리말로의 뜻은 “안타깝다!” 또는 “슬프구나!”인데, 이것을 분석해 보면 동사 “석(惜; 아까워하다. 불쌍히 여기다. 사랑하다. 중하게 여기다)”에 감탄형 어미와 같은 허자인 “재(哉; ~도다. ~하구나)” 자가 연결된 것인데, 이것을 언해에서 “슬프다”라는 형용사로 풀이한 것은 나름대로 이사와 채옹에 대한 애착을 강조하여 풀이한 것이긴 하나, 아무래도 지나친 감정적 표현이라 오히려 “안타깝다”라는 표현이 적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주033)
불부득(不復得) :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풀이는 “다시 얻을 수 없다”이지만, 이렇게 글자들의 사전적 의미대로만 직역하면 실제로 무슨 내용의 표현인지 알 수가 없고 문장의 의미망이 생명을 잃게 된다. 따라서 “이‧채(李蔡)”라는 주체와의 상관성을 전제로 하여 유기적인 문맥으로 살려내기 위해서는 “득(得)” 자를 융통성 있게 “살려내다”로 번역해야 하는 것이다.
주034)
오생(吾甥) : 이 한자낱말에서 “생(甥)” 자의 사전적 의미는 “생질”. “사위”. “외손자” 등 여럿이지만, 이조(李潮)는 실제로 작자 두보의 생질이다.
주035)
하필(下筆) : 이 한자어에서 “하(下)” 자의 뜻은 “내리다”로 이 한자어의 뜻은 “붓을 내리다”이며 이것을 아주 실제적인 상태로 풀어보면 “글씨를 쓰기 위해서 붓을 내리는 것”이며 구체적으로는 “글씨를 쓰는 것”을 말한다.
주036)
친(親) : 이 한자의 뜻은 “친하다”인데, 여기서는 이른바 각운(脚韻)에 맞는 글자로서 작품 전체의 의미망에 맞는 뜻을 가진 글자가 이 글자밖에 없기 때문에 선택된 것이며, 따라서 시적 의도의 의미는 이 “친하다”라는 것보다 훨씬 강조가 되는 것이라 언해의 주에서 “親近”이라는 것으로 풀이를 하고 있거니와, 실제로는 “거의 채옹의 팔분 글씨체에 똑 같은 정도로 아주 가까이까지 닮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주037)
리로소니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하겠으니”이다.
주038)
아아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조카” 또는 “생질”이다.
주039)
글수미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글씨 쓴 것이”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글(글씨)”에 동사 “수다”가 결합하여 “글수다(글씨 쓰다)”라는 복합동사가 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형어미 “ㅁ”이 연결되어 동명사 “글숨(글 씀)”이 되었으며 여기에 또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40)
상서(尙書) : 중국 당(唐)나라 때 중앙정부의 여섯 부서(이호예병홍공)의 최고위 직급의 명칭으로 오늘의 장관(長官)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주041)
한택목(韓擇木) : 중국 당(唐)나라 사람으로 벼슬은 공부상서를 역임하였고, 채옹의 글씨체를 모범으로 공부하여 팔분체의 글씨를 잘 써서 멋이 있고 고운 글씨라는 칭송을 받았다.
주042)
기조(騎曹) : 중국 당(唐)나라 때 말을 위시한 동물들의 육성을 총괄하던 관청을 말하며, 이 관청의 최고 책임직이 참군(參軍)이었다.
주043)
채유린(蔡有隣) : 중국 당(唐)나라 사람으로 벼슬은 기조참군이었으며, 팔분체 글씨를 공부하여 처음에는 수준이 저급하다는 평을 듣다가 끝내에는 정밀하고 오묘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평가되었다.
주044)
개원(開元) : 당(唐)나라 현종(玄宗) 황제의 초기부터의 연호를 지칭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이 시기를 말하는 것이다.
주045)
수(數) : 이 한자의 사전적 의미는 “헤아리다”인데, 이것은 우리말의 같은 뜻이면서 다른 표현인 “치다”이기도 하며, 이것들을 다시 한번 풀어보면 “헤아려서 ~이라고 높이 쳐주다”가 된다. 따라서 여기서는 이 “쳐주다”로 쓰인 것이다.
주046)
혜더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헤아리더니”인데, 여기서는 같은 의미의 다른 표현의 말인 “치다”에서 “쳐주다”로 다시 “쳐주더니”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047)
믄드시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문득”이며, 이것은 “믄듯”과 “믄득”이라는 다른 표기로도 쓰여졌다.
주048)
다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같이하다, 함께하다”이다.
주049)
황(况) : 이 한자는 원래 “황(況)” 자의 속자로서 가장 많이 쓰이고 그래서 가장 많이 알려진 뜻이 “하물며”이나, 이것은 여기서 강조의 기능을 하여 쓰여진 것이라 오히려 “더구나”로 풀어 읽는 것이 훨씬 적합하다.
주050)
핍(逼) : 이 한자의 뜻은 “핍박하다”이나, 여기서는 “위협이 될 정도로 바짝 다가가다”이다.
주051)
진상(秦相) : 글자대로의 뜻은 “진나라의 재상”이며, 여기서는 진나라의 재상이었던 이사(李斯)를 말하며, 그는 소전(小篆) 글씨를 잘 썼다.
주052)
상향(相向) : 글자대로의 뜻은 “서로 향해 있다”이나, 여기서는 서로 맞서 있다는 말이다.
주053)
며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하물며”이나, 여기서는 강조의 의미가 더해져서 “더구나”의 의미로 쓰였다.
주054)
의게 : 이 고어는 현대어의 조사인 “에게”와 같다.
주055)
드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칼날이 잘) 드는”의 “드는”이다.
주056)
갈콰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칼과”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갈(칼)”에 조사 “과”가 첨가되면서 “ㅎ”음이 개입하여 통합변음 되면서 “콰”가 된 것이다.
주057)
삼연(森然) : 글자대로의 뜻은 “싸늘하고 오싹하다”이며, 여기서는 서로 맞서 있는 상황이 그렇다는 말이다.
주058)
서르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서로”이다.
주059)
향(向)얫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향하여 있는”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향(向)다”에 연결형 어미 “야”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다”가 결합되면서 둘이 서로 통합하여 “얫”이 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 어구가 중간본에서는 “向얏”으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다.
주060)
치(直) : 이 한자는 그 뜻이 “바르다, 곧다, 번들다, 바로” 등일 경우에는 그 음이 “직”이지만, 여기에서는 “값, 갑어치”라는 뜻으로 쓰일 때에는 “치(値)” 자와 같은 글자로 쓰이기 때문 그 음도 “치”가 된다.
주061)
백금(百金) : 이 한자말의 글자대로의 뜻은 “백 량의 황금”이라는 말이다.
주062)
교룡(蛟龍) : 이 한자말의 글자대로의 뜻은 “이무기와 용”이지만 “비늘이 있는 큰 용”이라고 하고 “뜻을 이루지 못한 영웅”을 말하기도 하나, 모두 상상의 동물이다. 여기서는 큰 용을 말하는 것이다.
주063)
반라(盤挐) : 이 한자어의 뜻은 “글씨를 쓴 붓길에 획들이 힘차게 서로 당기듯이 구불구불하면서도 힘찬 상태”를 말한다.
주064)
굴강(屈强)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굽히지 않고 빳뻣한 상태”를 말하나, 여기서는 글씨의 상태가 힘이 있고 굳센 것을 말한다.
주065)
빋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값” 또는 “가치, 값어치”이다.
주066)
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싸다”인데, 이 고어는 특이하게 어떤 존재의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서 쓰이면서 그 어떤 존재가 이 형용사의 주어보다 훨씬 “비싸고 가치가 높다”라는 것을 역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구에서도 바로 이조의 소전 글씨 한 글자의 값이 이 황금 백량보다 비싸다는 말을 역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주067)
세워든 도다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굳세어진 듯하구나!”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세웓다(굳세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드”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이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또 보조 형용사 “도다”가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 시어구가 중간본에서는 “세워든 드니”로 바뀌어 표기되어 있거니와, 이것은 혹시 각자수(글자 새기는 기술자)에 의하여 잘못 새겨진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남기고 있다.
주068)
비고(非古)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옛것이 아니다”인데, 이것은 단순한 시기 판정의 의미만을 시사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사람들 아니 유교문화권의 옛 사람들이 인성을 위시한 일체 문화의 가치에 있어서 옛 것은 천연대로 순수하고 진실하고 소박하여 가장 모범적이라는 관념이 규범적으로 체화되어 있는 이른바 “상고주의(尙古主義; 옛것을 숭상하는 주의)”가 확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초서는 이렇게 옛부터의 모범이 없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주069)
공(空) : 이 언해에서 “쇽졀업시”로 언해되어 있으며, 이것을 현대말로 바꾸면 역시 “속절없이”이지만, 동시에 “부질없이, 허망하게, 한갓되이, 쓸데없이” 등으로 풀이될 수 있으며, 따라서 이 시구는 물론 이 작품 전체에서도 그 의미망에 아주 의미 있는 강조 기능을 하는 중요한 글자다.
주070)
오군(吳郡) : 지금의 중국 강소성(江蘇省)에 있는 지역으로 수(隋), 당(唐) 이후에는 소주(蘇州)에 속해진 곳이다.
주071)
장전(張顚) : 중국의 당(唐)나라 때 유명한 서예가로 원래 성명은 장욱(張旭)이며 초서를 잘 쓰고 술을 아주 좋아 하여 술을 마시고 머리를 풀어헤쳐 먹물에 푹 적셔서 휘둘러서 초서를 썼기 때문에 사람들이 “반미치광이”로 여겨 “장전(張顚; 미친 장가)”이라 불렀고, 또 “초성(草聖; 초서 잘 쓰는 성인)”이라고도 불렀다. 그는 북 치는 소리를 듣고 글씨 쓰는 수법을 터득했다고도 하고, 공손대랑(公孫大娘)이 칼춤 추는 것을 보고 글씨 쓰는 수법을 터득했다고도 전한다. 어쨌거나 황제인 문종(文宗)은 이 장욱의 초서와 배민(裵旻)의 칼춤과 이백(李白)의 시를 “삼절(三絶; 세 가지 뛰어난 것)”이라며 칭찬하였다.
주072)
초서(草書) : 중국의 한자 글씨체의 하나로 이것 이전의 글씨체들이 보다 전형성을 가지고 개발되고 발전해온 데에 비해, 매우 역동적이며 자유 분방함을 지향하며 발생한 글씨체로서 원래는 한(漢)나라 때 황문령(黃門令) 사유(史游)에 의해서 개발한 것이라고 하나 이렇게 자유분방한 글씨로 완성된 것은 역시 이 당(唐)나라의 장욱(張旭)에 의해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073)
호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형태는 “함을”로, 이것을 풀어보면 보조동사 “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 보조동사 “다”는 “초서(草書)”와 결합하여 “~를 쓰다”라는 완정 타동사로 쓰인 것이다.
주074)
기지(豈知) : 이 한자어는 “어찌 알겠는가?”라는 것으로, 뒤에 이어지는 전체 문장을 모두 목적어로 번역해야 한다.
주075)
불류탕(不流宕)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유행을 따라 방탕하지 않다”이나, 여기에서는 이조의 인성과 글씨 쓰는 태도가 유행을 따라 마구 방탕하지 않다는 말이다.
주076)
장인(丈人) : 이 한자어는 “노인, 덕이 높은신 어른, 성인, 장인, 조부, 아버님의 친구분, 토끼” 등의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으나, 여기서는 “노인”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077)
항(行) : 이 한자는 “가다, 다니다, 길, 행동” 들의 뜻으로 쓰일 때는 음이 “행”이지만, “항렬, 줄” 등의 뜻으로 쓰일 때는 음이 “항”이며, 여기서는 같은 등급의 열에 들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여서 그 음이 “항”이다.
주078)
과야(過也) : 이 한자어의 뜻은 “과오이다” 혹은 “과실이다”이며, “야(也)” 자는 한문장(漢文章)에서 조자(助字), 이른바 설명형의 조사(助詞)로 우리말로 풀이하면 “~이다”라고 할 수 있다.
주079)
배야(輩也) : 이 한자어의 뜻은 “한 무리다” 혹은 “한 패다”이며, 여기서는 작자 두보의 생질인 이조가 이사, 채옹과 한 등급의 무리라는 말이다.
주080)
아아리 : 조카가. 생질이. 질아(姪兒)가. ‘아ᄎᆞᆫ아ᄃᆞᆯ+이’. ‘아ᄎᆞᆫᄯᆞᆯ’은 조카딸(질녀)이다.
주081)
외욜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외다(되다)”에 관형사형 어미 “올”이 연결되면서 “ㅣ”음이 삽입된 것이다.
주082)
고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바를” 혹은 “것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의존명사 “곧(바. 것)”에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어 연음된 것이다.
주083)
어느 : 명사로서 “어느 것, 무엇”이고, 부사로서 “어찌”이며, 관형사로서 “어느, 무슨, 어떤” 등이었으나, 여기서는 “그 누가 어찌”라는 말로 쓰였다.
주084)
파동(巴東) : 이 시를 지으며 머물고 있는 기주(夔州)의 한 지역 명칭이다.
주085)
유월(逾月) : 이 한자어의 뜻은 “달을 넘기다”인데, 여기서는 “구(求; 요구하다)”의 부사어로 쓰였으므로 “한 달을 넘기면서” 또는 “한 달이 넘도록”으로 풀이된다.
주086)
가(歌) : 이 한자의 뜻은 “노래, 읊조리다, 장단 맞추다” 등이지만, 여기서는 이 시 “이조팔분소전가”를 지칭한 것으로, 실제로는 “시(詩)”라는 뜻의 말로 쓰인 것이며, 다만 이 작품에서 끝을 맺는 각운(脚韻)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이 “가” 자를 쓴 것이다.
주087)
맛보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만나보다”이다.
주088)
리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달이(한 달이)”이며, 명사 “”에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주089)
남록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넘도록”이다.
주090)
놀애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노래”로서, 여기서는 한자 “가(歌)”를 직역한 것이나, 이 작품에서는 “시(詩)”라는 의미로 쓰였다.
주091)
박(薄) : 이 한자의 사전적 의미인 “얇다, 가볍다, 적다, 힘 입다, 입히다, 핍박하다” 등으로서는 맞지 않은 것이나, 신세타령조의 어투인 “팔자가 사납다”와 같이 주체의 상황에 대한 인식을 전제로 하여 관습적 어휘로 언해된 것임을 알 수 있으며, 따라서 작자 두보가 몸이 늙고 재간과 역량이 아주 적어져서 쓸모없는 상태이어서 “팔자가 사납다”에 딱 걸맞으므로 “사납다”는 언해는 아주 적절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주092)
조호(潮乎) : 이 한자어의 현대 우리말로의 뜻은 “조야!”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이면서 사람의 이름인 “조(潮)”에 이른바 호격조사라고 할 수 있는 글자인 “호(乎)” 자가 첨가된 것이다.
주093)
엇뎨료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어떻게 하랴, 어떻게 하겠느냐”이며, 따라서 “아무 것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평서문을 반문형으로 바꾸어 강조한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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