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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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네 열두째인 산인 표에게 부치는 서른 운[寄張十二山人彪三十韻]


寄張十二山人彪三十韻 주001)
기장십이산인표삼십운(寄張十二山人彪三十韻)
이 작품의 창작 시기는 당나라 건원(乾元; 숙종) 2년(759)으로 진주(秦州)에서 지은 것이다. ‘장십이(張十二)’는 두보 시 ‘기리십이백이십운(寄李十二白二十韻)’에서처럼 배항(排行)의 숫자로서, ‘장씨 집 열두째 아들’이라는 뜻이다.

기장십이산인표 삼십운
(장씨네 열두째인 산인 표에게 부치는 서른 운)

獨臥嵩陽 주002)
숭양(嵩陽)
중국 하남성(河南省)에 있는 지금의 등봉현(登封縣)을 말하며, 영수(潁水)도 이 같은 현(縣)에 있는 하천으로, 일설에는 여기에 기산(箕山)도 이 영수와 함께 있어서 옛날에 허유(由)와 소부(巢父)가 살았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숭양객은 곧 장표(張彪)를 가리킨다.
客 三違潁水春【客은 指山人 주003)
산인(山人)
은사(隱士). 은둔해 사는 사람. 여기서는 장표(張彪)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이라 嵩陽 潁水 皆在河南니라】

嵩陽애 오 주004)
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혼자” 또는 “홀로”이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오아”로 표기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뜻의 말은 “오로”. “오야”. “오와” 등의 표기로도 함께 쓰였다.
누엣 주005)
누엣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누워 있는”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누어”에 “잇”이 연결되면서 “어”와 “잇”이 한 복모음으로 통합하여 “엣”이 된 것이다.
客이여 潁水ㅅ 보 세 번 여희도다

【한자음】 독와숭양객 일위영수춘【나그네는 산인을 가리킨다. 숭양과 영수는 모두 하남에 있다.】
【직역】 숭양에 홀로 누워 있는 나그네여, 영수의 봄을 세 번 잃어버렸구나!
【의역】 숭양에 누워 있는 나그네인 장표여! 자네는 그 사이에 세 번이나 봄을 즐기지도 못하고 넘겨버린 채,

艱難隨老母 慘澹向時人 주006)
시인(時人)
글자대로의 뜻은 “시대의 사람”이나, 여기서는 시속이나 시류를 따라 사는 세속적인 사람을 가리키는 것으로 쓰였다.

어려운 저긔 늘근 어미 주007)
어미
이 고어는 현대어로의 뜻으로도 “어미”이나, 현대어에서 이 “어미”라는 말은 존칭어가 아니고 범칭어이거나 비칭어인데, 여기서처럼 고어에서는 비칭어가 아닌 존칭어로서 현대어의 “어머님”과 같은 어휘로 쓰인 것이다.
 조차 슬피 時節ㅅ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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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向야 왯도다 주008)
왯도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와 있도다”로,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오다”의 부사형인 “와”에 동사 “잇다”가 연결되면서 “와”와 “잇”이 통합하여 “왯”으로 바뀐 것이다.

【한자음】 간난수노모 참담향시인
【직역】 어려운 때에 늙은 어머니를 따라, 슬프게 시속의 사람을 향해서 와 있구나!
【의역】 어려운 이 때에 늙으신 어머님을 모시고 뒤 따라, 슬프게도 시속 사람들을 향해 와 있으면서는,

謝氏尋山屐 陶公漉酒巾

謝靈運 주009)
사령운(謝靈運)
중구의 남조(南朝) 송(宋)의 시인으로 시와 문장을 잘 지었을 뿐만 아니라 글씨와 그림에도 모두 능했고, 안연지(顔延之)와 함께 강좌(江左)의 첫째 가는 인물들이라는 칭송을 들어며 사치로운 생활을 누려 강락공(康樂公)으로 봉해져서 “사강락(謝康樂)이라 불려졌다. 그는 집안 일가의 아우인 사혜련(謝惠連). 하장유(何長瑜) 등과 시와 술로 즐겼으며, 산수 구경을 좋아해서 산에 오를 제면 나막신을 두 켤레 만들어 갖고 가서 올라갈 때에는 앞굽을 떼어버리고 신고 오른 다음 버리고, 내려 올 때에는 뒷굽을 떼어버리고 신고 내려왔다고 전하며, 끝내는 너무 호화로운 생활로 인해 관리의 탄핵을 받아 처형되었다.
의 뫼 던 걱지 주010)
걱지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나막신”인데, 이 고어가 고어사전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다.
陶淵明 주011)
도연명(陶淵明)
중국의 동진(東晉) 시대 사람으로 고고한 인품으로 세속에 물들지 않고 시골에 숨듯이 살며 시를 아주 잘 지었고, 가난한 삶으로 동정을 사서 팽택(彭澤)의 원님이 되었으나 행정을 돌보지 않고 술만 먹다가 중앙에서 행정 감사관이 오면 머리를 숙여 공손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이내 사표를 쓰고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그 유명한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지었으며, 고향에 돌아와서는 문 앞에 오류(五柳)나무를 심어 기르고 울타리 가에는 국화를 심어 놓고 즐기면서 “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이라는 자서전과 “동쪽 울타리 아래서 국화꽃 따 들고서, 하염없이 남산을 바라보노라.[採菊東籬下 悠然見南山]”이라는 유명한 시를 남겼다. 그런 그는 손수 술을 빚어 술이 익어 걸러 짤 때에는 자신의 머리에 둘렀던 수건으로 술을 짜서 마셨다고 전한다.
의 술 거르던 頭巾이로다

【한자음】 사씨심산극 도공록주건
【직역】 사령운이 산을 찾아가며 신었던 나막신이요, 도연명이 술을 거르던 머리 수건이로다.
【의역】 사령운이 산을 찾아갈 때 신었던 것처럼 나막신이나 신고, 도연명이 술을 거를 때 사용했었다는 그런 머리 수건을 쓰고 살았었건만,

群兇彌宇宙 此物 주012)
차물(此物)
글자대로의 뜻은 “이 물건”이나, 여기서는 그냥 물건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시적 주인공인 장표가 작자 두보와 절친한 친구이므로 오히려 장난 같은 표현으로 객체화하여 “이 인물”이라는 뜻으로 쓴 것이다.
風塵 주013)
풍진(風塵)
글자대로의 뜻은 “바람과 먼지”이나, 여기서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속세의 상황 속을 지시하는 말로 쓰였으며, 이 말은 실제로 문자의 지시적 의미로 보다는 이렇게 세속적 상황을 시사하는 어휘로 더 많이 활용되었다.
【群兇은 盜賊이오 此物은 山人이라】

주014)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무리의”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물”에 피수식어인 “모딘 사”이 연결되면서 지격조사 “ㅅ”이 첨가된 것이다.
모딘 주015)
모딘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모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모딜다”가 변칙 형요사라서 관현사형 어미인 “은”이 연결되면서 어미 “ㄹ”과 조성모음인 “으”가 생략되고 바로 “딘”이 된 것이며, “모딘”은 뒤에 구개음화하면서 “모진”이 되었다.
사미 宇宙에 니 이 物이 風塵에 와 잇도다 주016)
와 잇도다
이 고어의 똑 같은 뜻을 바로 이 같은 작품의 앞 시구의 언해인 “向야 왯도다”에서는 복합모음으로 표기하고 여기서는 분리해서 표기함으로써 통일성을 잃고 있다.

【한자음】 군흉미우주 차물재풍진【뭇 흉악범은 도적들이요, 이 인물이란 이 산인 장표를 가리킨다.】
【직역】 뭇 흉악범들이 온 세상에 가득하니, 이 인물이 풍파 먼지 속에 와 있도다.
【의역】 뭇 흉악범인 도적떼가 온 세상에 가득한데, 산 사람인 장표 자네가 이 풍파와 먼지로 가득한 속에 와 있구나!

歷下 주017)
역하(歷下)
중국의 춘추시대(春秋時代) 제(齊)나라의 지방이었으며, 지금의 산동성(山東省) 역성현(歷城縣)을 말한다.
姜被 주018)
강피(姜被)
이 한자어는 “강굉지피(姜肱之被)”의 준말로, 중국의 동한(東漢) 시대 사람인 강굉이 두 동생 중해(仲海), 계강(季江)과 우애가 돈독해서 함께 이불을 덮고 잠을 잤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며, 뒤에 우애가 지극한 형제간의 이야기를 상징하는 말로 또는 친구간의 정분이 자별한 것을 비유할 때에 인용하는 말로 쓰였다.
關西 주019)
관서(關西)
중국의 함곡관(函谷關) 서쪽을 말하며 지금의 섬서(陝西)와 갑숙(甘肅) 두 성(省) 지역을 말한다. 그런데 작자 두보는 시에서 분명히 “관서득맹린(關西得孟鄰)”이라고 읊었는데, 이 언해 주에서는 왜 “後在關中야 同鄰而居니라”라고 하여 “관서(關西)”를 “관중(關中)”으로 바꾸어 기록했는지 알 수 없다.
孟鄰 주020)
맹린(孟鄰)
중국의 『열녀전(列女傳)』 「모의(母儀)」에 나오는 “맹모삼천(孟母三遷)”에서 보는 바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서 좋은 환경인 훌륭한 이웃이 있는 곳으로 세 번 이사를 갔다고 해서 나온 말로, 여기서는 맹자의 어머니가 찾아간 이웃같이 장표가 좋은 이웃이 되어 주었다는 말로 쓰였다.
【漢ㅅ 姜肱이 兄弟ㅣ 共一布被니라 孟鄰 用孟子母事다 ㅣ 昔在歷下야 與山人으로 同被而寢고 後在關中야 同隣而居니라】

歷下애 姜肱 니브를 말오 주021)
말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떠나고” 또는 “사양하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고어 동사인 “말오가다(사양하고 떠나가다)”에서 “가다”를 줄여서 쓴 것이다.
關西에 孟母의 이우즐 주022)
이웆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이웃”인데, 이것은 같은 『두시언해』에서도 “이옷”으로도 표기되었고, 중간본 『두시언해』에서는 “이욷”으로도 표기되어 있다.
어두라 주023)
어두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얻었다”이다.

【한자음】 역하사강피 관서득맹린【한나라의 강굉은 형제들이 한 이불을 함께 덮고 잤다. ‘맹자의 이웃’이라는 것은 맹자의 어머니가 한 것을 원용한 것이다. 두보가 역하에 있으면서 산인(장표)과 함께 한 이불을 덮고 잔 것을 말하는 것이고, 뒤에 관중에 있을 제는 장표와 이웃하여 살았다.】
【직역】 역하에서는 강굉같이 한 이불 덮은 것을 말하고, 관서에서는 맹자의 어머니 같은 좋은 이웃을 삼고 산 것이다.
【의역】 내가 역하에 있을 때는 장표 자네와 이불을 함께 덮고 잤고, 관서에 있을 적엔 맹자 어머님이 찾아 만난 이웃만큼 좋은 이웃이 되어 살면서,

早通交契 주024)
교계(交契)
글자대로의 뜻은 “사귀는 정분” 또는 “사귀는 감정”으로 “교의(交誼), 교분(交分)”과 같은 말이다.
密 晩接道流 주025)
도류(道流)
도교(道敎)의 유파(流派)를 말한다. 그런데 “접도류신(接道流新)”이라고 한 것으로 봐서 작자 두보는 이 때 도교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괴요 주026)
사괴요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사귐의”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사괴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어근 “사괴”의 “ㅣ”음의 영향으로 “ㅣ”음이 삽입되면서 “욤”이 되고, 다시 여기에 지격조사 “”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親密호 일 通고 道流의 새로외요 주027)
새로외요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새로움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새로외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어간 “외”의 “ㅣ”음 영향으로 “ㅣ”음이 삽입되어 “욤”이 되고, 여기에 목적격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느져 接對호라

【한자음】 조통교계밀 만접도류신
【직역】 사귐에 있어서 친밀함을 일찌감치 통했고, 도류의 새로움을 늦게서야 접했다.
【의역】 일찌감친 장표 자네와 사귐을 친밀하게 통했는데, 자네는 느즈막엔 도가의 유파를 새롭게 접해 알게 되어서,

靜者 주028)
정자(靜者)
글자대로의 뜻은 물론 “고요한 사람”이나, 여기서는 이런 뜻과 달리 노장(老莊)의 청정(淸靜)한 도를 체득하여 인격이 완성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心多妙 先生 주029)
선생(先生)
글자대로의 뜻은 모두 아는 바대로 “선생”이나, 여기서는 도교에서 특별하게 쓰이는 용어로서 “먼저 도를 깨친 사람”이라는 말로, 『한시외전(韓詩外傳)』에 “먼저 도(道)를 깨친 사람을 선생이라 하는데, 그 이유는 먼저 깨쳤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이 시 작품에서는 그냥 “선생”이라고 이해하거나 번역해서는 안 된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2ㄴ

藝絶倫

安靜니 미 주030)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많이”이다.
微妙니 先生은 죄 뭀 사게 주031)
사게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사람에게” 또는 “사람에게서”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사”에 처격조사 “게”가 첨가되어 “ㅁ”이 연음된 것이다.
絶等도다

【한자음】 정자심다묘 선생예절륜
【직역】 안정된 이는 마음이 무한히 미묘하니, 선생은 재주가 뭇사람보다 아주 뛰어나구나.
【의역】 노자, 장자의 청정한 도 깨달은 사람은 마음이 무한히 미묘해지니, 이런 마음으로 먼저 도를 깨친 자네는 재능이 남보다 월등한 것이라,

草書何太古 詩興不無神

草書ㅣ 모 주032)
모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자못” 또는 “그 얼마나”이다. 그런데 이것은 시 본문에서 “하(何)” 자를 번역한 것인데, 이 글자의 사전적 지시 의미로는 “자못”이라는 것이 없는 데에도 이 글자를 시 작품 전체에서의 유기적인 의미로 파악을 해서 이렇게 “자못”이라는 부사어로 번역을 한 것은 매우 잘 살려서 푼 훌륭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주033)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크게” 또는 “아주”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이것은 시 원문에서 “태(太; 크다)”의 뜻을 푼 것이라 “대(大: 크다)”와 같은 뜻으로서, 여기서는 불규칙 형용사인 이 “크다”에 부사형 어미 “이”가 연결되면서 “ㅡ”가 묵음화 탈락하고 “키(‘크게’ 또는 ‘아주’)”로 남게 된 것이다.
녜외니 주034)
녜외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예다우니” 또는 “예스러우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녜외다”에 연결형 어미 “니”가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과 같은 뜻의 말로는 “녜로외다”도 함께 쓰였다.
글 興이 神奇외요미 주035)
신기(神奇)외요미
이 고어구의 현대어적 의미는 “신기로움이”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신기(神奇)”에 접미사 “외다(롭다)”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ㅣ”음이 삽입되고 여기에 또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업디 아니토다

【한자음】 초서하태고 시흥불무신
【직역】 초서가 자못 아주 예스러우니, 시 읊는 흥이 신기로움이 없을 수 없도다.
【의역】 자네의 초서는 자못 아주 예스럽고, 자네의 시 흥취도 신기로움이 없을 수 없으니,

曹植 주036)
조식(曹植)
삼국시대 위(魏)나라 조조(曹操)의 아들로 시를 잘 지었으며 아버지 조조와 나중에 황제가 된 형인 조비(曹丕)와 함께 글을 잘 지어서 삼조(三曹)라는 명성이 나 있었고, 자신을 은근히 미워하여 골탕을 먹이기 위해서 일곱 걸음을 걷는 순간에 시를 지으라고 해서 급하게 지었다는 이른바 “칠보시(七步詩)”인 “콩 삶으며 콩대 불을 붙여 태우니, 콩알은 솥 안에서 울어대면서, ‘본래 같은 뿌리에서 태어 났는데, 서로 볶길 왜 이렇게 다그칩니까?’[煮豆燃豆萁 豆在釜中泣 本是同根生 相煎何太急]”라는 글을 지어 세상에 유명해졌다.
前輩 주037)
전배(前輩)
현대어의 “선배”와 같은 말이다.
張芝 주038)
장지(張芝)
중국 후한(後漢) 때의 사람으로 초서를 잘 써서 당시 사람들이 매우 값지게 여겨 몇 치 정도 되는 그의 글씨도 아끼고 버리지 않았다고 한다.
後身 주039)
후신(後身)
어떤 사람이 죽은 뒤 그 다음 세상에 다시 사람으로 태어난 몸을 말한다.
【上句 美山人의 能詩고 下句 美山人의 善草書다】

曹植이 前輩 호 주040)
호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함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어간 “”의 “”음이 묵음되어 통합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말오 주041)
말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말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말다”에 연결 어미 “고”가 연결되면서 “ㄹ” 밑에서 “ㄱ”이 탈락하여 “말오”가 되었다.
張芝 가야 주042)
가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다시”인데, 이것은 같은 뜻의 “가야”와 “가여”로도 표기되어 쓰였다.
後엣 모미로다

【한자음】 조식휴전배 장지갱후신【윗 구는 산인의 시가 능란함을 찬미한 것이고, 아랫 구는 산인이 초서를 잘 쓰는 것을 찬미한 것이다.】
【직역】 조식이 선배라고 하는 것을 그만둬야 하고, 장지는 다시금 뒤진 몸이로다.
【의역】 저 위(魏)나라의 시인인 조식이 이 장표의 시에 비해서 선배라는 말을 말아야 하겠고, 이 장표는 또 글씨로서 옛날 서예가 장지의 후신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 되었기에,

數篇吟可老 주043)
음가노(吟可老)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읊으며 늙은 수 있다”인데, 여기서는 “읊으면서 아주 좋아서 늙는 줄도 모르며 늙어갈 수 있다”는 말로 장표의 시가 그만큼 훌륭한 작품이라는 것을 치키는 표현으로 쓰였다.
一字買堪貧 주044)
매감빈(買堪貧)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사면서 가난을 견딘다”인데, 여기서는 “사면서 비용이 많이 들어 가난해진다 해도 그 가난을 견딜 만하다”는 것으로 장표의 초서가 그만큼 좋다는 칭송의 표현으로 쓰였다.
【言可以傾産而買山人草書之一字ㅣ니라】

두 주045)
두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두어”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두어”로 표기되어 “ㅿ”이 탈락허여 있다.
篇이 이퍼셔 주046)
이퍼셔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읊어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잎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서”가 연결되면서 조성모음 “ㅣ”가 삽입되고 “ㅍ”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과 같은 뜻의 고어로 “입다”도 함께 쓰여졌다.
어루 주047)
어루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얼추” 또는 “가히”인데, 이것과 같은 뜻의 고어로 “어로”도 함께 쓰였다.
늘검직고  字ㅣ라도 사매 가난얌직 도다 주048)
얌직도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함직하도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다”에 접미사 “-얌직하다”가 연결된 것이다.

【한자음】 수편음가노 일자매감빈【말하자면 재산을 기울여서까지 산인의 초서 한 글자를 살 만하다는 것이다.】
【직역】 두어 편의 시가 읊으면서 가히 늙어갈 만하고, 한 글자라도 사면서 가난할 만하도다.
【의역】 자네의 시는 너무 좋아 두어 편을 읊으면서 가히 늙어갈 만하고, 자네의 초서 글씨 역시 좋아 한 글자를 사면서 가난을 견딜만한데,

將恐 주049)
장공(將恐)
글자대로의 뜻은 “장차 두렵다”이지만, 여기서는 “장차 있을 지도 모를 상황이 두려워서”라는 예상 상황에 대한 대비 자세를 표현한 말이다.
曾防寇 深潛 주050)
심잠(深潛)
글자대로의 뜻은 “깊이 잠기다”인데, 여기서는 “깊이 잠적하여”라는 대응적 자세를 표현한 말이다.
托所親【言山人이 恐懼遇寇而防避也ㅣ라】

저허 주051)
저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두려워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저허다(두려워하다)”의 부사형이다.
일즉 盜賊을 막고 기피 潛藏야 親 사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3ㄱ

텟도다
주052)
브텟도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붙어 있도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븥다(붙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잇도다”가 연결되면서 “어”와 “잇”이 “엣”으로 복모음화한 것이다.

【한자음】 장공증방구 심잠탁소친【말하자면 산인이 도적을 만날까 두려워 예방적으로 피한 것이다.】
【직역】 장차가 두려워서 일찍이 도적을 막고, 깊이 잠적하여 친한 사람에게 의탁하였도다.
【의역】 장차 있을 지도 모를 상황이 두려워서 일찌감치 도적을 예방하면서, 깊이 잠적하여 아주 친밀한 사람에게 의탁해서는,

寧聞倚門 주053)
의문(倚門)
글자대로의 뜻은 “문에 기대 서다”인데, 이것은 중국의 전국시대 제(齊)나라 사람 왕손가(王孫賈)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말하기를 “네가 아침에 나갔다가 늦게 돌아오면 나는 너를 집 문에 기대어 기다리고, 네가 저물어서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으면 나는 마을 입구에서 사뭇 너를 기다린다”라고 한데서 나온 말로 어머니가 자식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정성을 대신하는 말로 쓰였다.
夕 盡力潔飡晨薛包 주054)
설포(薛包)
중국의 후한(後漢) 시대 사람으로 학문을 좋아하고 행실이 착실했으며, 어머니가 일찍 죽고 계모가 들어와 그를 박대하며 내쫓았으나 밤낮으로 울며 맴돌자 드디어는 구타까지 했음에도 마을 입구에 초막을 짓고 살면서 아침 저녁으로 문안을 드리자 드디어는 부끄러워 집으로 돌아오게 하였다. 분가를 할 때에도 자신은 낡은 가재도구와 적은 토지를 갖고 계모 소생의 아우들에게는 새 가재도구와 많은 토지를 분배해 주었으며, 그 아우들이 가산을 탕진하자 자신의 재산을 또 분배해 주었다. 그런데 『찬주분류두시』와 이 언해에서는, “문에 기대어 기다린 것”을 이 설포의 어머니의 행위로 오해하여 주석을 했는데, 이것은 잘못이며, 앞에서 주석한 바대로 문에 기대어 기다린 어머니는 바로 왕손가의 어머니이지 설포의 어머니가 아니다.
ㅣ 事母孝더니 出入에 母ㅣ 必倚門而待니라 此 言山人이 隨母居而奉養也ㅣ라】

나조 주055)
나조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저녁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나조(저녁)”에 처격조사 “”가 첨가되면서 그 사이에 “ㅎ”음이 삽입된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뜻의 말로 “나죄”도 함께 쓰였다.
지여쇼 주056)
지여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기대어 있었음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지이다(기대다)”에 시상보조어간인 “엇”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형 어미인 “옴”이 연결되면서 동화에 의하여 “ㅣ”음이 삽입된 다음, 다시 목적격 조사인 “”이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어느 주057)
어느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어찌” 또는 “어떻게”인데, 여기서는 “‘옛날 왕손가의 어머니가 문에 기대어 아들을 기다렸다는 미담을 지금 장표의 어머니 말고 어디에서 어떻게 들어 보겠느냐?” 하는 말로 쓰였다.
드르리오 새배 주058)
새배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새벽에”인데, 여기서는 명사 “새배(새벽)”에 처격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동음생략에 의하여 “애”가 탈락한 것이다.
머굴 것 주059)
머굴 것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먹을 것”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먹다”에 모음조화에 따른 관형사형 어미 “울”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것”이 연결된 것이다.
조히 호매 주060)
조히 호매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좋게 함에, 정결하게 함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좋다(정결하다. 깨끗하다)”에 부사형 어미 “이”가 연결되면서 “ㅎ”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보조동사 “다”의 모음조화형 명사형인 “홈”이 연결된 다음, 여기에 또 모음조화형 처격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히믈 다놋다

【한자음】 영문의문석 진력결손신【설포가 효성으로 어머님을 섬기더니, 포가 밖에 나가면 어머님이 반드시 문에 기대어 기다리셨다. 여기서는 산인이 어머님을 따라와 받들어 모시는 것을 말한다.】
【직역】 저녁에 문에 기대어 있으시다는 것을 어찌 들어나 보겠는가? 새벽에 식사 준비를 정결하게 하는 것에 힘을 다하는구나!
【의역】 저녁에 어머니가 집 나간 아들을 문에 기대어 기다렸다는 걸 어떻게 들어나 보았는가? 산인 자네의 어머님은 아마도 그러셨을 것이다. 그래서 새벽에 자네는 어머님의 식사를 힘을 다해 정결하게 준비하겠지!

疎懶 주061)
소나(疎懶)
글자대로의 뜻은 “엉성하고 게으르다”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자신을 겸손하게 말하기 위해서 자신의 성품과 행태가 그렇다고 선언하듯 말한 것이다.
名誤 주062)
명오(名誤)
글자대로 직역되는 뜻은 “명성이 그릇되다”이지만, 이것은 작자 두보 자신이 명예니 이익이니 하는 세속적인 가치에 휘말려서 인격을 그르쳤다는 자기 탄식의 심경을 넉두리 삼아 표현한 용어이다.
驅馳 주063)
구치(驅馳)
글자대로 직역되는 뜻은 “몰고 달린다”이지만, 이것 역시 작자 두보 자신이 한 동안이나마 명예니 이익이니 하는 세속적인 가치들에 휘말려 자신을 정신없이 혹사했다는 자책과 자성의 언표를 한 것이다.
喪我眞 주064)
상아진(喪我眞)
이 한자어구를 현대어구로 번역하면 “나의 천부적 진실성을 상실하다”인데, 이것은 작자 두보 자신이 겸손하게 자책하는 자세로 자신이 그 명예니 이익이니 하는 세속적인 가치들에 휘말려 자신의 천부적 진실성을 스스로 상실했다며 반성하는 선언 같은 표현이다. 따라서 이 두 시구는 전형적인 유가적 시인으로서의 두보의 모범적 면모를 잘 보여주는 것들이다.
【此 ㅣ 自謂라】

疎拙며 게을우메 주065)
게을우메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게으름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게으르다”에서 전성된 명사 “게을움”에 처격조사 “에”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되었다.
名利의 그르 주066)
그르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부사 “그릇” 또는 “잘못”인데, 여기서는 뒤에 이어진 “롬(만듦)”이라는 동사의 명사형을 수식하는 것으로서 이 “롬”과 합쳐져거 현대어의 “잘못되게 함”이나 “잘못되게 만듦”이라는 어구가 되었다. 그리고 이 “그르”는 “그루터기”라는 다른 뜻의 말로도 함께 쓰였다.
로미 외엿고 주067)
외엿고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되었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외다(되다)”에 연결형 어미 “엇고”가 연결되면서 “외” 아래서 “ㅣ”음이 삽입되어 “엇”이 복모음 “엿”으로 바낀 것이다. 그리고 이 “외다”는 같은 뜻의 “오다”와 함께 쓰여졌다.
驅馳야 뇨매 주068)
뇨매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다님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니다(다니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니”와 “오”가 복모음화하여 “뇸”이 되고 여기에 다시 처격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리고 이 “니다”와 같은 뜻의 “니다”가 함께 쓰였으며, “니다”는 오히려 이 “니다”가 원형으로서 여기에서 “ㄷ”음이 소리나는 대로 유성자음화한 표기의 결과로 보인다.
내 眞性을 일후라 주069)
일후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잃었노라”인데, 이것은 고어 동사 “일타”의 원래 어간인 “잃”에 어미 “우라(었노라)”가 연결되면서 “ㅎ”음이 연음된 것이다.

【한자음】 소나위명오 구치상아진【이것은 두보가 자신을 말한 것이다.】
【직역】 엉성하고 모자라며 게으르면서 명예와 이익에 의한 착오를 만들게 되었고, 정신없이 달려 다니면서 내 진실성을 잃었다.
【의역】 나는 엉성하고 모자라며 게으른 인격이면서 명예와 이익 같은 것에 오도되어 착오를 범하였고, 그렇게 정신 없이 달려 다니면서 내 자신의 천부적 진실성을 잃어버린 채,

索居 주070)
색거(索居)
글자대로의 뜻은 “헤어져 살다”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이 시의 주인공 장표와 서로 헤어져 홀로 삭막(索寞)하게 산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猶寂寞 相遇益愁辛 주071)
수신(愁辛)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 “시름겹고 고생스럽다”라는 말이다.
【索 散也ㅣ라】

흐러셔 주072)
흐러셔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흩어져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불규칙동사 “흐르다(흩다)”에 연결형 어미 “어셔”가 연결되면서 어간의 “ㅡ”음이 탈락하고 그냥 연음된 것이다. 이 같은 뜻의 말로 “흗다”가 함께 쓰였는데 아마도 원형은 이 “흗다”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 앞 시구에서 “색(索)” 자의 뜻을 이렇게 “흐러(흩어져서)”로 언해를 한 것이 아주 틀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흩어져서”라는 의미만이 아니라 “삭막하다”는 의미도 함축한 것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사로매 주073)
사로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삶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살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ㄹ”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처격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오히려 寂寞니 서르 맛나면 더욱 愁辛리로다

【한자음】 색거유적막 상우익수신【“색(索)”은 “흩어지다”라는 뜻이다.】
【직역】 흩어져서 살기에 오히려 적막하니, 서로 만나면 더욱 시름겹고 고생스럽겠도다.
【의역】 나는 자네와 헤어져 살면서 오히려 적막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서, 서로 만나서 같이 살아도 더욱 시름겹고 고생스러울망정,

流轉 주074)
유전(流轉)
글자들의 뜻하는 바대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다”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 자신이 유랑하는 자신의 불우한 현재 상황에 대해 깊은 한탄을 담아 읊은 것이다.
邊徼 주075)
변요(邊徼)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 “변방 지역”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떠돌다가 붙어 있는 아주 먼 변방 한 지역이라는 말로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함축시킨 표현으로 쓰인 것이다.
逢迎 주076)
봉영(逢迎)
글자대로의 뜻은 “만나고 맞는 것”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이 시의 주인공인 장표를 만나서 맞아 들인다는 말이다.
席珍 주077)
석진(席珍)
글자대로의 뜻은 “자리가 진기하다” 또는 “자리가 진기해진다”인데, 여기서는 시의 주인공인 장표를 만나서 맞아 들여 자리에 앉힌다면 자리가 진기해질 것이라는 말로서, 상대방인 장표를 극찬하는 표현이다.
【席珍은 美彪다】

流離야 올마녀 주078)
올마녀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옮겨 다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옮다”에 부사형 연결어미인 “아”가 연결되면서 “ㅁ”음이 연음되고, 이것과 이어진 동사 “니다”에 부사형 어미인 “어”가 연결되면서 “니”와 함께 복모음화한 것이다. 그런데 이 “니다”와 같은 뜻의 말로는 “니다”도 함께 쓰였다.
 주079)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에”인데, 이것은 물론 명사 “”에 처격조사 “”가 첨가되면서 “ㅿ”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 “ㅿ”음은 중간본에서는 “”로 표기되며 탈락하여 있다. 그리고 이 “”은 원래 “”에서 유성음화하여 쓰인 어근이다.
브텟니 주080)
브텟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붙어 있으니” 또는 “의지해 있으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브텟다(붙어 있다)”에 연결형 어미 “니(으니)”가 연결된 것이다.
너 逢迎호매 주081)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돗자리”이다.
우흿 珍寶ㅣ론 고 思念노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3ㄴ


【한자음】 유전의변요 봉연염석진【“자리가 진기롭다”라는 것은 장표를 찬미한 것이다.】
【직역】 떠돌아 옮아 다니며 변방 끝에 와 의지해 있으니, 자네를 만나 맞게 되면 돗자리 위가 진기로워질 것을 생각해 보게 되네(하는구나).
【의역】 나는 떠돌아 옮아 다니면서 변방 끝 여기 와 의지해 있으니, 만일 자네를 만나 맞게 되면 귀한 손님인 자네로 인해서 우리집 돗자리 위가 진기로워질 것을 생각하게 되는데,

時來 주082)
시래(時來)
글자대로의 뜻은 “때가 오다”인데, 여기서는 서로가 만나면 참으로 좋을 수 있는 아주 적절한 계기를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작자 두보가 상대인 장표를 만나면 참으로 좋을 계기를 지칭하는 것이다. 바로 이 말 뒤로 이어진 “고구소(故舊少; 옛 벗이 거의 없다)”라는 말로 보면, 이 시구에서는 두보가 장표를 만나고 싶은 간절한 심정을 응축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故舊 주083)
고구(故舊)
글자대로의 뜻은 “오래 전부터의 친구” 또는 “옛 친구”인데, 여기서는 오랜 동안 사귀면서 마음과 뜻이 하나로 통할 만큼 아주 가까운 친구로서, 작자 두보가 장표를 각별하게 여겨 자네가 바로 그런 친구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거의 없는”이라는 희귀한 상대의 예로서 인용한 것이다.
少 亂後別離頻

時節이 오매 녯 버디 주084)
버디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벗이”인데, 이것은 명사 “벋”에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ㄷ”음이 연음된 것이다.
져그니 亂 後에 여희여쇼미 주085)
여희여쇼미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이별하였음이”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여희다”에 과거시제의 부사형 연결어미인 “엇”이 연결되면서 “희”의 “ㅣ” 영향으로 “엿”이 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형 어미인 “옴”이 연결되면서 “ㅅ”음이 연음됨과 함께 “엿”의 “ㅣ” 영향으로 “숌”이 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도다 주086)
도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잦구나” 또는 “자주하는구나!”이다.

【한자음】 시래고구소 난후별리빈
【직역】 시절이 와도 옛 벗이 없으니, 난리가 난 뒤에는 이별하는 것이 자주 있도다.
【의역】 만날 가능성이 있는 계기가 와도 옛 벗이 거의 없는데, 난리가 난 뒤에는 거기다가 서로 이별하는 경우만 자주 있는 채,

世祖 주087)
세조(世祖)
중국의 후한(後漢) 광무황제 유수(劉秀)를 말하며, 세조는 그가 죽은 뒤에 올려진 호칭으로, 이른바 묘호(廟號)이다. 그리고 그는 반란자인 왕망(王莽)을 토벌하고 황제가 되어 전한(前漢)을 이어 후한을 세운 황제로서, 자신의 황실 시조인 고조(高祖) 유방(劉邦)의 사당을 낙양(洛陽)에 건립하여 사시(四時)로 제사를 올리게 하였다. 여기서는 물론 당시 당(唐) 숙종황제가 일곱 사당을 다시 세워서 선대 황제들 영혼에 제사를 올리게 한 것을 대유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高廟 주088)
고묘(高廟)
고조(高祖)의 사당(廟)이라는 말이다.
文公 주089)
문공(文公)
중국의 전국시대(戰國時代) 진(晉)의 임금인 문공(文公)을 말하며, 그가 왕자로서 망명 중에 있을 때 그를 따라다니며 고생한 사람들을 나중에 임금이 된 뒤, 모두 후하게 상을 내려 보답하였다. 여기서는 역시 숙종황제가 당시 안녹산(安祿山)의 반란 중에 황제 자신의 행차를 수행하며 고초를 함께 겪은 신하들에게 문공이 한 것처럼 그렇게 나중에 후하게 시상을 했다는 것을, 역시 대유법으로 표현한 것이며, 물론 두보 자신도 숙종황제를 모시고 따라다녔지만 자신은 전혀 그런 시상을 받지 못한 것을 다음에 말하기 위해서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從臣 주090)
종신(從臣)
글자대로의 뜻인 “시종한 신하” 또는 “따라다닌 신하”이다.
【光武ㅣ 立高廟于洛陽니 喩肅宗이 重建 七廟也ㅣ라 晉文公이 賞從亡者 주091)
종망자(從亡者)
글자들의 뜻을 문맥 전체의 의미망으로 풀어보면 “망명 중에 따라다닌 사람”이라는 말이다.
니 喩肅宗의 推恩 주092)
추은(推恩)
글자들의 뜻을 문맥 전체의 의미망으로 풀어보면 “은혜를 따져보고 미루어서”라는 말이 된다.
隨駕者 주093)
수가자(隨駕者)
글자들의 뜻을 문맥 전체의 의미망으로 풀어보면 “임금님의 행차[駕]를 모시고 따라다닌[隨] 사람[者]들”이라는 말이 된다. 물론 이 “수가자”에는 작자 두보 자신도 포함되는 것으로 스스로 생각한 것이다.
ㅣ라】

世祖ㅣ 高祖ㅅ 廟 닷고 주094)
닷고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수축하고”인데, 여기서는 집(사당)을 새로 건립하고 잘 다듬어서 완성한다는 말로 쓰였다.
文公이 조차니던 주095)
조차니던
이 고어구의 뜻은 바로 앞에서 풀어본 “종(從)” 자와 “수(隨)” 자의 내용을 말하는 것으로 바로 “따라다니던” 또는 “뒤쫓아 다니던”이라는 말이다.
臣을 賞시니라

【한자음】 세조수고묘 문공상종신【광무황제가 고조의 사당을 낙양에 건립하니, 숙종황제가 일곱 사당을 중건한 것을 비유한 것이다. 진의 문공이 망명 때에 따라다닌 사람들을 시상하니 숙종황제가 행차를 따라다닌 사람에게 은총을 베푼 것을 비유한 것이다.】
【직역】 세조가 고조의 사당을 건립 수리하고, 문공이 따라다니던 신하에게 상을 내리시었다.
【의역】 그래도 국가에서는, 옛날 한(漢)나라의 광무황제(光武皇帝)가 그 시조인 고조황제(高祖皇帝)의 사당을 건립한 것처럼 숙종황제(肅宗皇帝)께서 일곱 사당[七廟]을 중건하시고, 옛날 진(晉)의 문공(文公)이 자신을 따라다녔던 신하들에게 상을 내린 것처럼 숙종황제께서도 전란 중의 행차를 따라다닌 신하들에게 은총을 베푸셨으나,

商山 주096)
상산(商山)
지금 중국의 섬서성(陝西省)에 있는 산으로, 일찍이 한(漢)나라 초기 이른바 ‘상산사호(商山四皓)’라는 네 늙은이 동원공(東園公), 하황공(夏黃公), 녹리선생(甪里先生), 기리계(綺里季) 등이 모두 수염과 눈썹까지 모두 흰 채로 이 산 속에 숨어 살면서 한나라의 황제인 고조(高祖)가 예를 극진히 차려 초빙하였는 데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고조가 황위 계승권자인 그의 아들 태자(太子)를 폐위하려 함에 장량(張良)이 이것을 막기 위해 이 네 늙은이들을 몰래 불러 태자를 호위하게 하자, 고조는 자신의 부름에도 안 오던 이 늙은이들이 온 것에 놀라서 태자의 지위를 그냥 인정하였다. 그런데 이 산은 원래 옛날 춘추전국시대 초(楚)나라 지역이었다.
猶入楚 주097)
유입초(猶入楚)
한자어들대로의 뜻은 “오히려 초나라에 들어가다”이나, 여기서는 상산의 네 늙은이가 한(漢)나라의 서울이 아니고 초나라의 지역인 상산에 가서 있었던 것처럼 두보 자신도 숙종황제가 있는 서울이 아니라 이 시골에서 숨은 듯이 있다는 것을 대유 표현하고 있는 말이다.
渭水 주098)
위수(渭水)
이것은 지금 중국의 감숙성(甘肅省)에 있는 강물로 옛날 은(殷)나라 말기에 태공망 여상(太公望呂尙)이 이 물가에서 낚시질만 하다가 주(周)나라의 현명한 임금인 문왕(文王)을 만나서 그를 도와 큰 공을 세웠다. 여기서는 작자 두보 자신도 그렇게 현명한 황제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대유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不離秦 주099)
불리진(不離秦)
한자어들대로의 뜻은 “진나라를 안 떠난다”이나, 여기서는 태공망이 주나라의 서울이 아닌 진나라 지역인 위수에서 낚시질하던 것처럼 작자 두보 자신도 당나라 서울이나 황제가 있는 곳이 아닌 이 시골에 있다는 것을 대유 표현하고 있는 말이다.
【商山은 在楚고 渭水 在秦니 此 言ㅣ 謁帝鳳翔니 有隨駕之功 而今恩이 不及니 如四皓의 隱商山이며 太公의 在渭濱也ㅣ라】

商山애 오히려 楚애 드렛고 주100)
드렛고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들어 있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들다”에 부사형 연결어미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다”가 연결되면서 두 음절이 복모음 “렛다”로 통합하고, 여기에 또 연결형 어미 “고”가 연결된 것이다.
渭水에 秦을 여희디 주101)
여희디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여의지” 또는 “이별하지”인데, 여기서는 “이별하다”로 쓰였으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여희다”에 어미 “디”가 연결된 것인데 이것이 나중에 구개음화하여 “지”로 바뀌었다.
몯얏 도다

【한자음】 상산유입초 위수불리진【상산은 초나라에 있고 위수는 진나라에 있다고 했으니, 이것은 말하자면 두보가 황제를 봉상에서 뵙고 행차를 따라가며 모신 공이 있건만 지금껏 은혜를 입지 못했으니, 마치 머리 센 네 늙은이들이 상산에 숨은 채로만 있고, 태공이 위수(渭水) 가에만 있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직역】 상산에 있는 채 오히려 초나라에 들어와 있고, 위수에 있는 채 진나라를 떠나지 못한 듯하도다.
【의역】 두보 나는, 네 늙은이가 초나라 지역인 상산에 한번 들어온 채 끝내 한(漢)나라 고조(高祖)의 부름에도 응하지 않고 있었던 것처럼 세상에 나가지 않고 있으며, 은(殷)나라 말기 강태공(姜太公)이 진나라 지역인 위수 가에서 낚시만 드리운 채 세상의 현명한 군주를 기다린 것처럼 그냥 기다리고 있을 뿐이네!

存想 주102)
존상(存想)
작가가 밝혀지지 않은 도교(道敎)의 서적인 『천은자(天隱子)』 「존상(存想)」에 “존(存)은 나의 정신을 보존하는 것을 말하고, 상(想)은 나의 몸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存謂存我之神 想謂想我之身]”라고 한 바대로, 지금 말로 바꾸어 보면 “숙려(熟慮; 곰곰히 잘 생각하는 것)”와 같은 것이다.
靑龍 주103)
청룡(靑龍)
글자대로의 뜻은 “푸른 용”이지만, 여기서는 도교(道敎)에서 정신을 수양하고 몸을 단련하는 술법을 말한다. 그런데 이 “청룡” 뒤에 있는 글자 “비(秘; 비밀스럽다)” 자는 “청룡”을 수식하는 관형어로 쓰였다.
騎行 주104)
기행(騎行)
글자대로 뜻하는 바는 “타고 가다”이다. 여기서는 옛날 신선이 길들여진 흰 사슴[白鹿馴]을 타고 다녔다는 말이다.
白鹿馴【此下三聯 皆言山人이라 靑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4ㄱ

龍은 道家存想之術이오 羨門子 주105)
선문자(羨門子)
중국의 진(秦)나라 때 신선인 선문자고(羨門子高)를 말하며, 진시황(秦始皇)이 갈석(碣石)에 이르러 노생(盧生)을 시켜 이 사람을 찾게 하였다.
ㅣ 乘白鹿니라】

靑龍ㅅ 秘密 그레 스쵸 주106)
스쵸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생각함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스치다(생각하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치”와 “옴”이 합쳐져 복모음화하여 “춈”이 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두고 白鹿이 질드닐 주107)
질드닐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길든 것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불규칙동사 “질들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영결되면서 “ㄹ”음과 함께 “으”가 탈락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인 “이(것)”가 연결 되면서 “ㄴ”음이 연음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인 “ㄹ”이 첨가된 것이다.
타 니놋다

【한자음】 존상청룡비 기행백록순【이 아래 세 연은 모두 산인에 관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 청룡은 도가에서 나의 정신을 보존하고 나의 몸을 생각하는 기술이요, 이것으로 선문자가 흰 사슴을 탔다.】
【직역】 청룡의 비밀스런 글에 생각함을 집중해 두고, 흰 사슴이 길들여진 것을 타고 다니는구나!
【의역】 자네는, 도가에서 “내 정신을 보존하고 내 몸을 생각하는 술법”이라는 것에 정신을 집중해 놓고, 선문자처럼 길들여진 흰 사슴을 타고 다니면서,

耕巖 주108)
경암(耕巖)
이 한자어는 글자대로의 뜻이 아닌 특별한 사연을 배경으로 한 말로서, 중국의 한(漢)나라 때 정박(鄭樸)이 도를 닦고 수양을 하여 인품이 훌륭한 것으로 알려지자 황제인 성제(成 帝)가 대장군을 시켜 예를 갖추어 초빙하였으나 응하지 않고 곡구(谷口)라는 곳으로 가서 바위 아래에 밭을 일구고 농사를 지으면서 스스로 “곡구자진(谷口子眞; 곡구에 숨어 사는 자진)”이라 부르며 평생을 숨어 살았다. 자진(子眞)은 그의 자이며, 이 사람의 이런 사연이 뒤의 사람들에게 세속을 떠나 숨어 살면서 농사를 짓는 삶의 시범이 되어 중요한 의미의 함축어가 되었다. 물론 여기서는 시의 주인공인 장표가 사는 것도 이렇게 고상하다는 칭송을 하기 위해서 장표의 사는 행태를 표현하는 말로 인용한 것이다.
谷口 주109)
곡구(谷口)
중국의 한(漢)나라 때 있었던 지역의 명칭으로 지금의 섬서성(陝西省) 예천현(醴泉縣) 동북 지역을 말하며, 앞에서 인용한 바대로 정박이 여기에 숨어 살았다.
結草 주110)
결초(結草)
글자대로의 뜻은 “풀을 서로 엮는 것” 또는 “풀을 서로 맺어 놓는 것”을 말하며, 여기서는 기둥을 세워 집을 짓고 풀을 엮어서 지붕을 덮는 것을 말하며, 일찍이 한(漢)나라 시대 신선이었다는 하상공(河上公)이 한(漢)나라 문제(文帝) 때에 하수(河水) 가에 풀을 엮어 초가집을 짓고 『노자(老子)』를 읽으며 해석하기를 잘해서 문제가 사람을 보내서 묻기도 하였다고 하며, 그래서 『노자』의 주석서인 『도덕경(道德經)』의 주석서 중에는 『하상공 주본(河上公注本)』이라는 것이 있다. 그런데 이 시에서 장표가 풀을 엮어 초가집을 짓고 사는 것을 이 하상공의 행위와 같은 것으로 비유한 것은 바로 장표가 하상공 같이 신선이라는 예찬을 하기 위한 것이다.
卽河濱【鄭子眞이 居谷口야 耕于巖石之下고 河上公이 結草菴河濱야 讀老子니라】

바회 주111)
바회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바위”이다.
주112)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밭”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밧”으로 바뀌어 기록돼 있다.
가로 주113)
가로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갈음은” 또는 “갈기는”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갈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ㄹ”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谷口ㅣ 아니오 새집 지슈믄 주114)
지슈믄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지어 있음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짓다”에 부사형 연경어미인 “어”가 연결되면서 “ㅅ”음이 유성음화하여 반치음인 “ㅿ”으로 바뀌어 연음되고, 여기에 뒤 이어 연결된 존재사 “잇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ㅅ”음이 연음됨과 동시에, 앞의 “ㅣ”음의 영향으로 “ㅣ”음이 추가 삽입되어 “슘”이 되었으며, 다시 여기에 주격조사인 “은”이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리고 이 “지슈믄”은 중간본에서는 “ㅿ”음은 탈락하여 “ㅇ”으로, “믄”은 “”으로 바뀌어 있다.
곧 河濱이로다

【한자음】 경암비곡구 결초즉하빈【정자진이 곡구에 살면서 큰 바위 아래에서 밭을 갈았고, 하상공이 풀을 엮어 덮은 집을 하수 물가에 지어 놓고 “노자”를 읽었다.】
【직역】 바위에 밭을 간 것은 곡구가 아니고, 초가집을 지은 것은 하빈이로다.
【의역】 자네가, 바위 아래서 밭을 갈고 있는 곳이 정자진이 살던 곡구는 아니지만, 풀을 엮어 집을 짓고 산 것은 하상공이 살던 하빈과 같은 채로,

肘後符 주115)
주후부(肘後符)
이 한자어는 중국의 옛날 진(晉)나라 때 사람 갈홍(葛洪)이 지었다는 의술서적 『주후비급방(肘後備急方)』의 준말인 『주후(肘後)』와 “부(符; 부적, 처방)”를 합친 말이며, 따라서 “ 주후비급방의 처방”이라는 말인데, 언해문에서는 이것을 풀어서 해석하여, ‘팔뚝 뒤의 부적[符呪]’이라고 하였다.
應驗 주116)
응험(應驗)
글자대로 뜻하는 바는 “응당 효험이 있다”라는 말이다.
囊中藥未陳 주117)
미진(未陳)
글자대로의 뜻은 “묵히지 아니 하다”인데, 여기서는 “사용하지 않아서 묵혀져버리리게 하지 않고 잘 활용한다”는 말로 쓰였다.
葛洪 주118)
갈홍(葛洪)
중국의 진(晉)나라 사람으로, 자는 치천(稚川)이며 스스로 호를 포박자(抱朴子)라 하며, 신선 되는 연단법(煉丹法)을 익히며 신선을 좋아하였고, 교지(交趾)에 단사(丹砂)가 많이 있다는 것을 듣고 그것을 가져다가 단약(丹藥; 신선이 되게 한다는 장생불사의 약)을 구워 먹었으며, 그래서 집안 할아버지로서 신선으로 알려진 갈효선(葛孝先)에 비유해서 소갈선(小葛仙; 작은 갈씨 신선)이라 불리었다. 그리고 앞에서 본 바대로 신선으로 오래 살게 한다는 의학서적인 『주후비급방』이라는 책을 남겼다.
이 有肘後方數卷니라】

톡 주119)
톡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팔뚝”인데 이것은 중간본에서는 “독”으로 기록되어 있다. 『두시언해』 권15의 43쪽에도 나오는 말이다. “니로리라 다가 時로 토로 리툐 니부라[欲起時被肘]”.
뒤헷 符呪 주120)
부주(符呪)
이 한자어의 뜻은 “부적(符籍)”과 같은 것으로서 도가(道家)에서 병이나 악귀를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하여 써서 붙이던 주문.
당당이 주121)
당당이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당당히” 또는 “응당”이다.
效驗 잇니  주122)

현대어는 “주머니”이며, 이것과 같은 뜻의 말로 “”이 함께 쓰였다.
소갯 藥은 묵디 아니도다

【한자음】 주후부응험 낭중약미진【갈홍에게 『주후비급방(肘後備急方)』 몇 권이 있었다.】
【직역】 팔뚝 뒤엣 부적(처방)이 응당 효험이 있으니, 주머니 속에 있는 약은 묵히지 않고 활용하겠도다.
【의역】 자네에게는, 옛날 갈홍(葛洪)의 『주후비급방(肘後備急方)』 같은 좋은 처방이 있을 테니, 이 처방에 따라 주머니에 보관한 약을 잘 이용하면서 그냥 묵혀버리지 않겠구려!

旅懷 주123)
여회(旅懷)
글자대로의 뜻은 “나그네의 회포”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객지에서 나그네로서 외롭고 서글프게 지내면서 갖게 되는 심경을 말하는 것이다.
殊不愜 良覿 주124)
양적(良覿)
글자대로의 뜻은 “참 좋은 만나봄”인데, 이것은 바로 작자 두보가 객지에서 외롭게 지내는 처지라 이런 때에 장표와 서로 만나는 것은 참으로 반갑고 좋은 만남이 될 거라는 기막힌 기대를 담아 표현한 말이다.
無因 주125)
무인(無因)
글자대로의 뜻이 “인연이 없다”인 것과 같이, 여기서는 바로 작자 두보 자신이 장표와 서로 만날 수 있는 인연(길)이 없다는 한탄을 담고 있는 말이다.
【言甫與山人으로 無緣相見也 주126)
무연상견야(無緣相見也)
이것을 풀이하면 “서로 만날 수 있는 인연이 없다”이다. 우리의 문장과 달리 이 한문장에서는 “상견(相見)”이 서술어가 아니라 “연(緣)”을 뒤에서 수식해주는 관형어로 놓고 번역해야 한다.
ㅣ라】

나그내 디 장 맛디 몯니 주127)
맛디 몯니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뜻에 맞지 못하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맛다(뜻에 맞다)”에 연결어미 “디(지)”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몯니(못하니)”가 연결된 것이다.
됴히 보미 아라야 주128)
아라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아득하여”인데, 중간본에서는 “아라야”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因緣이 업도다

【한자음】 여회수불협 양적묘무인【말하자면 두보와 산인이 서로 만나볼 수 있는 인연이 없다는 것이다.】
【직역】 나그네의 심기가 아주 맞지(흡족하지) 못하니, 좋게 만나볼 여지가 아득하여 인연이 없어서로다(없도다).
【의역】 나는 나그네로서 심기가 매우 불편하기만 한 처지건만, 자네를 좋게 만나볼 기회는 아득한 채 인연이 없으니,

自古皆悲恨 浮生 주129)
부생(浮生)
글자대로의 뜻은 번역문의 표현대로 “뜬 인생”인데, 이것은 우리들의 일상용어로 많이 쓰이는 말로서 “덧없는 인생”이라는 말이며, 여기서는 특별히 작자 두보 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한탄스러운 상태로 표현한 말이다.
有屈伸

녜로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4ㄴ

브터 다 슬허니  人生애 구브며 펴미 주130)
구브며 펴미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굽으며 폄이(굽혀져 있으며 펴져 있음이)”인데, 여기서는 인생 자체와 함께 작자 두보 자신의 삶이 “뜻을 펼 수 없을 때도 있고, 뜻을 펼 수 있을 때도 있는 것”이라는 말로 한탄을 실은 말이면서도, 애써 달관을 빙자해서 자위를 시도하는 몸짓도 싣고 있는 표현이다.
잇니라

【한자음】 자고개비한 부생유 굴신
【직역】 옛날로부터 다 슬퍼했으니, 뜬(덧없는) 인생에 굽혔다 폈다 함이 있느니라(있는 것이다).
【의역】 우리 인생은 옛날부터 다 슬퍼하기도 하고 한스러워하기도 해왔으니, 이렇게 우리의 뜬 인생은 굽혀졌다가 펴졌다가 해온 것이긴 하지만,

此邦 주131)
차방(此邦)
글자대로의 뜻은 “이 나라”지만, 여기서는 작자 두보 자신이 잠시라도 안주할 만한 곳을 모든 데에서 절실하게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므로, 오히려 “이 온 나라”라는 훨씬 확대된 공간의 뜻으로 쓰여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尙武 주132)
상무(尙武)
글자대로의 뜻은 “무력을 숭상하다”인데, 이것도 지금까지 그대로 쓰여지는 말이나 여기서는 특별히 안녹산(安祿山)과 사사명(史思明)의 반란으로 전국이 거의 전쟁터가 된 상황 속에 무력을 경쟁적으로 강화하며 사용했을 것이므로, 작자 두보는 매우 참혹한 국가적 상황으로 인식하면서 아주 부정적인 비판 의식으로 사용한 말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何處且依仁 주133)
의인(依仁)
글자대로의 뜻은 “인자한 것에 의지하다”인데, 이것은 원래 『논어(論語)』 「술이(述而)」 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 “의어인(依於仁; 공정무사한 마음 그대로 따르다)”의 준말로서 기본 의미와 상관되는 범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어 왔으나, 여기서는 “지공무사(至公無私)하고 인자한 사람에게 의탁하다”라는 의미로 쓰였으며, 작품 전체의 의미망에서 보면 “인자한 사람”은 묵시적으로 이 작품의 주인공인 장표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ㅣ 時在秦州 주134)
진주(秦州)
중국의 감숙성(甘肅省)에 있는 한 지역으로 작자 두보는 당시에 이 곳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 此下로 至大軍 言時事니라】

올 주135)
올
이 고어는 이미 앞에서 풀이한 “차방(此邦)”에서 “방(邦)” 자의 뜻으로 언해된 말인데, 풀이해본 바대로 현대어로는 “나라”라는 뜻이며, 여기서도 그렇게 풀이해야 하는데, 고어사전에서는 이 고어의 뜻이 “향(鄕), 주(州), 현(縣)” 등만을 지시하는 것으로 풀어서 한 지역인 “올(고을)”이라는 것으로만 풀이했으나, 여기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나라”라는 뜻으로도 쓰인 말임을 알 수 있다.
히 이제 武事 崇尙니 어듸 가 仁人을 브트리오 주136)
브트리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붙으랴?” 또는 “붙을 건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븥다”에 조성모음인 “으”가 연결되면서 “ㅌ”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의문형 어미인 “리오”가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의탁하랴?” 또는 “의탁할 것인가?”라는 뜻으로 쓰였다.

【한자음】 차방금상무 하처차의인두보가 이 때 진주에 있었다. 여기서부터 “대군” 부분까지는 시대 사항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직역】 이 고을
(지역)
에는 지금도 전투를 숭상하고 있으니, 어디를 가야 인자한 사람에게 의지할 수가 있는가?
【의역】 이 진주 지역을 위시해서 온 나라가 지금껏 전투를 숭상하듯 일삼아 하고 있으니, 어디를 간들 전투가 없고 인자한 정에 의지할 만한 그런 곳이 있겠는가?

鼓角 주137)
고각(鼓角)
글자대로의 뜻하는 바대로 “북과 뿔나팔”이며, 여기서는 중국의 서북방 전선에서 군대의 경계나 전투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 치거나 부는 북과 뿔나팔을 말한다.
天籟 주138)
천뢰(天籟)
하늘에서 내리는 눈비나 부는 바람으로 인해 나는 소리들을 말하며, 흔히는 자연의 모든 소리를, 인공적인 악기 소리와 대비적으로 아름답고 신비롭게 여겨 부르는 말이기도 하였다.
關山 주139)
관산(關山)
글자대로의 뜻은 “변방의 산” 또는 “시골 마을, 군대의 군사적 요지” 등의 여러 가지였으나, 여기서는 “변방의 산”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倚月輪

주140)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북”인데, 같은 뜻의 말로는 “붚”이 함께 쓰였다.
과 吹角ㅅ 소리 하 소리 凌犯고 關山앤  둘에 주141)
둘에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달의 둘레”인데, 이것은 “월륜(月輪)”을 언해한 말이므로 여기에서 실제로는 “둥근 바퀴를 닮은 달”을 말하며, 쉽게 말하면 “둥근 보름달”을 말한다.
비겻도다 주142)
비기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의지하다”인데, 여기서는 “(달이) 기울어 지고 있다”는 뜻으로 쓰였다.

【한자음】 고각릉천뢰 관산의월륜
【직역】 북과 뿔나팔의 소리는 하늘 소리를 무시하듯 마구 내고, 변방 산엔 둥근 달만 기웃 지고 있도다.
【의역】 전시라 그런지 북과 뿔나팔의 소리는 저 하늘의 신비로운 소리를 무시하듯 마구 내면서 있고, 변방인 여기 산에는 둥근 달만 기울고 있으며,

官場 주143)
관장(官場)
글자대로 “관청에서 개설한 시장판”을 말하는데, 아마도 이것은 당시 관청에서 무리하게 세금 징수를 위해서 의도적으로 개설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鎭磧 주144)
진적(鎭磧)
글자대로의 뜻은 “변방(수자리)과 사막지대”인데, 여기서는 전란이 계속되는 중에 최전선 지역들을 일컬은 말로 역시 시장 개설의 무모함을 풍자하고 있다.
賊火 주145)
적화(賊火)
『찬주분류두시(纂註分類杜詩)』에서 말한 바대로 이 적(賊)은 당시 당(唐)나라의 변방을 침략해온 토번(吐藩)을 말한 것이다.
洮岷 주146)
조민(洮岷)
이것은 지금 중국의 감숙성(甘肅省)에 있는 지역인 임조(臨洮)와 역시 같은 성에 있던 지역인 민산(岷山)을 말하며, 아마도 토번의 반란병이 이곳 근처까지 침입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言鎭磧에 皆置官場야 收賦斂供軍이니라 磧은 如北庭大都護府에 有小磧이라】

官場이 鎭과 磧에 버렛고 주147)
버렛고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벌리어 있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벌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고(있고)”가 연결되면서 “어”와 “이”가 복모음화하여 “렛고”가 된 것이다.
盜賊의 브른 주148)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불”이다.
臨洮와 岷山애 갓갑도다

【한자음】 관장나진적 적화근조민【말하자면 변방과 모랫벌에도 관립 시장을 개설하고 세금을 거두어 군대에 바친다는 것이다. 모랫벌이라는 것은 북정대도호부에 있는 작은 모랫벌 같은 것이다.】
【직역】 관청 설립 시장이 변방과 모랫벌에도 벌여졌고, 도적떼의 불빛은 임조(臨洮)와 민산(岷山) 근처까지 왔도다.
【의역】 관청에서 의도적으로 개설한 시장판은 변방과 모랫벌에도 벌여져서 여기에서 거두어진 세금은 군대로 보내지고, 도적떼들의 횃불은 임조와 민산 근처까지 덤벼들고 있으니,

蕭瑟 주149)
소슬(蕭瑟)
글자대로의 뜻은 “으스스하고 쓸쓸하다”인데, 여기서는 단순한 물리적 상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워진 “으쓱한” 또는 “으쓱하게”와 같이 시대적 상황을 부정적으로 시사하는 형용사로도 부사어로도 해석될 수 있는 말로 쓰였다.
論兵地 주150)
논병지(論兵地)
글자대로의 풀이는 “군사를 논하는 지경”인데, 여기서는 앞의 시구들의 상황과 상관시켜 풀어 읽어야 하므로, “군사나 전쟁의 상황을 따져야 할 지경이나 처지”라는 말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蒼茫 주151)
창망(蒼茫)
글자대로의 뜻은 “넓고 멀어서 아득한 상태”인데, 여기서는 그냥 단순한 물리적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으로 변해가는 시대 사회적 상황의 상태를 말한 것으로 이것도 형용사로도, 부사어로도 해석될 수 있는 말로 쓰였다.
鬪將辰 주152)
투장신(鬪將辰)
글자대로의 풀이는 “싸우는 장군의 시기”인데, 여기서는 이것을 단순히 축자적 문맥으로만 풀이할 것이 아니라 앞의 여러 시구들의 의미망과 상관시켜 읽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종잡을 수 없이 아득한 상태로 전투를 해야 하는 장군이 그렇게 아득한 처지에 있는 시기”라고 풀이해야 한다.

서의 주153)
서의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쓸쓸한”인데, 이것을 풀어 읽으면 형용사 “서의다(쓸쓸하다)”에 관형사형 어미인 “”이 연결된 것이다.
兵事 議論 히오 아라히 주154)
아라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아득히” 또는 “까마득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아라다”에 부사형 연결어미인 “이”가 연결되면서 어간의 제일 끝 모음인 “”음이 묵음화하고 “ㅎ”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리고 “ㅿ”이 중간본에서는 탈락하여 “아라히”로 남아 있다.
將軍 사호 ᄢᅵ 주155)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끼” 또는 “때”이다. 그런데 이것이 중간본에는 “”로 바뀌어 있다.
로다

【한자음】 소슬논병지 창망투장신
【직역】 으쓱한 전쟁 사항들을 따져야 한 지경이요, 확신할 수 없이 싸워야 한 장군의 시기로다.
【의역】 이제 으쓱한 전쟁의 상황을 불가피하게 따져야 할 지경이 되었고, 앞으로 전투의 상황을 확신할 수 없으면서 싸워야 할 장군이 처한 시기인데,

大軍 주156)
대군(大軍)
글자들의 뜻하는 바대로 “큰 군대”라는 말인데, 여기서는 물론 당시 당(唐)나라의 정부 군대를 말하는 것으로서 이 “대(大)” 자는 안녹산 등의 반란군이나 토번 같은 외부의 침입 군대들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정의롭고 거룩하다”는 의미를 함축한 글자로서 정부 군대를 높이 격려하고 추장하기 위한 표현이다.
處所 주157)
처소(處所)
이 한자어는 흔히 “머물러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으나, 여기서는 이미 말한 “큰 군대” 곧 당시의 정부군이 주둔해 있는 곳이라는 말로 쓰였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5ㄱ

餘孼 주158)
여얼(餘孽)
글자대로의 뜻은 “아주 망한 사람의 남은 자손”인데, 이것은 언제나 옳지 못한 사람 예컨대 역적이나 간신 또는 반란자같이 역사에 흉악범으로 남을 무리들의 남은 자손들을 일컫는 말로 쓰였으며, 그래서 여기서는 토번의 잔당이라고 주를 달고 있으나 아마도 이것뿐만 아니라 안녹산이나 사사명 등의 잔당들도 가리키는 말로 쓰였을 것이다.
紛綸 주159)
분륜(紛綸)
글자대로의 뜻은 “어지럽고 분잡하다”인데, 여기서는 잔당들이 세상을 어지럽게 하며 난리를 치고 시끄럽게 날뛴다는 말이다.
【餘孼은 殘寇ㅣ라】

큰 軍이 갯논 주160)
갯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 있는”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가다”에 부사형 연결어미인 “아”가 연결되면서 동음생략에 의하여 축약되고 여기에 동사인 “잇다(있다)”가 연결되면서 “아”와 “잇”이 복모음화하면서 “갯”이 되고 여기에 다시 관형사현 어미인 “논”이 연결된 것이다.
히 하니 餘孼이 오히려 어즈럽도다

【한자음】 대군다처소 여얼상분륜【여얼은 남아 있는 도적들이다.】
【직역】 큰 군부대가 가 있는 땅이 많긴 하건만, 남아 있는 도적들이 오히려 난리를 치고 있도다.
【의역】 큰 군부대가 가 있는 곳이 많긴 하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도적떼(토번)가 오히려 난리를 치고 있으니,

高興 주161)
고흥(高興)
글자대로의 뜻은 “높은 감흥”이지만,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공자께서 『춘추(春秋)』를 수정 편집하다가 노(魯)나라 임금 애공(哀公)이 그의 14년 “획린(獲麟; 기린을 잡았다)하였다”는 말을 듣고, “성인의 시대는 끝이 났다”는 판단으로 모든 것을 중단하셨다고 한 사실에서, 자신도 선비로서 기막히게 높은 감흥(감동)을 받았지만 실제로 현재의 자신의 처지는 새장에 갇혀 있는 새[籠鳥]와 같아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없으니 안타까울 뿐이라는 탄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찬주분류두시(纂註分類杜詩)』의 주(註)에는 이 감흥과 탄식의 주인공을 이 작품의 주인공인 장표(張彪)로 인정하고 있다.
知籠鳥 斯文 주162)
사문(斯文)
글자대로의 뜻은 이 언해에서 풀이한 바대로 “이 글월”인데, 이것은 그냥 사전적 축자언해(逐字諺解)일 뿐이며 실제로는 여러 가지의 의미로 쓰여왔다. 『논어』 「자한(子罕)」에, “하늘이 이 인간의 윤리와 제도를 잃어버리게 하지 않으려 하는 한, 광지역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하겠는가?[天之未喪斯文也 匡人 其如予何]”라고 한 바대로 “윤리, 문화, 제도”를 총칭하는 말이면서, “유학자(儒學者), 선비” 등으로 두루 쓰이는 말이다. 여기서는 물론 “윤리, 문화, 제도”를 총칭하는 뜻으로 쓰였다. 그런데 『찬주분류두시』의 주에는 역시 이 “사문”을 이 작품의 주인공인 장표가 글은 잘 짓지만 공자가 “획린” 사실을 알고 글 짓기를 그만둔 것처럼 그만두게 된 것으로 풀고 있다.
起獲麟【孔子ㅣ 作春秋ㅣ 起於獲麟니 ㅣ 言有高興 而身如籠鳥之局促이오 又有道窮之嘆也ㅣ라】

노 興에 籠 든 새 호 주163)
호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같음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다(같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음이 탈락하고 “ㅎ”음이 연음되었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 “다” 는 같은 뜻의 말로 “다”가 함께 쓰였다.
아노니 이 글워리 麟 어두메 주164)
어두메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얻음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얻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염결되면서 “ㄷ”음이 연음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처격조사 “에”가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니러나니라 주165)
니러나니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일어나다”인데, 이것 역시 이 시의 문맥상 구조로 풀어서 읽어보면 “~에서 느껴 떨쳐 일어났다”라는 말이 된다.

【한자음】 고흥지롱조 사문기획린【공자께서 『춘추(春秋)』를 수정하여 지으시다가 ‘획린(獲麟)’에서 그만두심으로써 감동을 일으키게 하셨으니, 두보는 말하자면 그런 높은 감동을 받았지만 몸은 새장에 갇힌 새와 같은 채로 갈 길은 끝이 났다는 한탄만 남았다는 것이다.】
【직역】 높게 감동받았음에도 새장 속에 든 새 같음을 알고 있으니, 이 글월이 ‘린(麟)’ 얻음에서 일어났도다.
【의역】 공자께서 『춘추』를 수정 편집하시면서 “획린(獲麟)”에서 그만두심으로써 무언의 교훈을 남기신 것에서, 나는 가슴 속으로는 선비로서 해야 할 것에 대한 감동을 높이 받기는 했지만 몸은 새장 속에 갇힌 새의 신세임을 알고 있을 뿐이라,

窮秋 주166)
궁추(窮秋)
글자대로의 뜻은 “다해 가는 가을”인데, 이것을 좀더 쉽게 풀어 이 작품의 전체적인 의미망과 상관시켜 읽어보면 “다 끝나가는 늦가을”로 대체로 음력 9월경을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
搖落 주167)
요락(搖落)
글자대로의 뜻은 “흔들려서 떨어지다”인데,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늦 가을이라 모든 나뭇잎들이 찬 가을 바람에 흔들려서 떨어지고 서릿발에 모든 풀들도 시들어버린다”는 것을 말하며, 따라서 그냥 물리적인 상태로의 “흔들려서 떨어지다”가 아니고 주로 가을의 기후변화로 인해서 초목들의 잎이 떨어지고 시들어진 쓸쓸한 상태만을 표현하는 말이며 이런 이유로 해서 자연히 글을 짓는 사람들에게는 동시에 마음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말이 되기도 하였다.
廻首 주168)
망(望)
이 글의 뜻은 “바라보다”인데, 이 “바라보다”를 풀어서 읽어보면 “바라다”와 “보다”라는 두 동사가 통합된 것으로 “멀리 무엇을 향해서 그렇게 되기를 바라면서 본다”는 것이며, 시에서는 “실제의 구체적인 대상을 바라본다”는 것만이 아니라 “비현장의 무형적인 대상을 향해 그리워한다”의 뜻으로도 더 많이 쓰였다. 그래서 이 글자는 이 두보의 시 “춘망(春望)”이 “봄날 무엇을 향해 골똘하게 바라면서 본다[春日凝望]”의 준말인 것과 같이 이 “망(望)” 자는 “기막히게 그리워한다”의 뜻을 함축한다.
松筠 주169)
송균(松筠)
글자대로의 뜻이 “소나무와 대나무”인데, 여기서는 “소나무와 대나무의 숲”이라는 말로 쓰이면서 동시에 이 숲 속에서 이 소나무와 대나무와 같이 곧고 강인한 지조를 지닌 채 살고 살고 있는 고결한 선비를 연상하게 하는 말로 쓰였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 장표의 고결한 인품을 암시하고 있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다 주170)
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다해 가는” 또는 “끝나 가는”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다다(다하다)”에 광현사형 어미 “”이 연결된 것이다.
 주171)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을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에 ㅎ첨용의 처격조사 “”가 첨가된 것이다. 그런데 “”이 중간본에서는 “”로 표기되어 “ㅿ”은이 탈라하여 있다.
正히 이어여 주172)
이어여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흔들려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이어다(흔들다)”에 피동보조어간 “이”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이”와 함께 복모음화한 것이다.
러디니 머리 도혀 주173)
도혀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돌려서”이다.
솔와 대 라노라 주174)
라노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바라노라” 또는 “바라보노라”인데, 여기서는 “바라보노라”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앞의 “망(望)”의 설명에서 말한 바대로, 작자 두보가 상대인 장표를 만나보고 싶은 심경이 너무 간절하다는 것을 함축한 글자로서, 여기서도 역시 “그립다”라는 의미를 부차적으로 함묵하고 있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궁추정요락 회수망송균
【직역】 끝나가는 가을에 바로 흔들려 떨어져버리니, 머리를 돌려서 소나무와 대나무를 바라보노라.
【의역】 다 끝나가는 이 가을에 산천초목들이 다 흔들려서 떨어져버리니, 머리를 돌려서 장표 자네가 살고 있을 그 먼곳의 소나무 숲과 대나무 숲을 향해 바라볼 뿐일세!
Ⓒ 역자 | 송준호 / 2014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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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기장십이산인표삼십운(寄張十二山人彪三十韻) : 이 작품의 창작 시기는 당나라 건원(乾元; 숙종) 2년(759)으로 진주(秦州)에서 지은 것이다. ‘장십이(張十二)’는 두보 시 ‘기리십이백이십운(寄李十二白二十韻)’에서처럼 배항(排行)의 숫자로서, ‘장씨 집 열두째 아들’이라는 뜻이다.
주002)
숭양(嵩陽) : 중국 하남성(河南省)에 있는 지금의 등봉현(登封縣)을 말하며, 영수(潁水)도 이 같은 현(縣)에 있는 하천으로, 일설에는 여기에 기산(箕山)도 이 영수와 함께 있어서 옛날에 허유(由)와 소부(巢父)가 살았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숭양객은 곧 장표(張彪)를 가리킨다.
주003)
산인(山人) : 은사(隱士). 은둔해 사는 사람. 여기서는 장표(張彪)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주004)
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혼자” 또는 “홀로”이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오아”로 표기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뜻의 말은 “오로”. “오야”. “오와” 등의 표기로도 함께 쓰였다.
주005)
누엣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누워 있는”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누어”에 “잇”이 연결되면서 “어”와 “잇”이 한 복모음으로 통합하여 “엣”이 된 것이다.
주006)
시인(時人) : 글자대로의 뜻은 “시대의 사람”이나, 여기서는 시속이나 시류를 따라 사는 세속적인 사람을 가리키는 것으로 쓰였다.
주007)
어미 : 이 고어는 현대어로의 뜻으로도 “어미”이나, 현대어에서 이 “어미”라는 말은 존칭어가 아니고 범칭어이거나 비칭어인데, 여기서처럼 고어에서는 비칭어가 아닌 존칭어로서 현대어의 “어머님”과 같은 어휘로 쓰인 것이다.
주008)
왯도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와 있도다”로,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오다”의 부사형인 “와”에 동사 “잇다”가 연결되면서 “와”와 “잇”이 통합하여 “왯”으로 바뀐 것이다.
주009)
사령운(謝靈運) : 중구의 남조(南朝) 송(宋)의 시인으로 시와 문장을 잘 지었을 뿐만 아니라 글씨와 그림에도 모두 능했고, 안연지(顔延之)와 함께 강좌(江左)의 첫째 가는 인물들이라는 칭송을 들어며 사치로운 생활을 누려 강락공(康樂公)으로 봉해져서 “사강락(謝康樂)이라 불려졌다. 그는 집안 일가의 아우인 사혜련(謝惠連). 하장유(何長瑜) 등과 시와 술로 즐겼으며, 산수 구경을 좋아해서 산에 오를 제면 나막신을 두 켤레 만들어 갖고 가서 올라갈 때에는 앞굽을 떼어버리고 신고 오른 다음 버리고, 내려 올 때에는 뒷굽을 떼어버리고 신고 내려왔다고 전하며, 끝내는 너무 호화로운 생활로 인해 관리의 탄핵을 받아 처형되었다.
주010)
걱지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나막신”인데, 이 고어가 고어사전에는 수록되어 있지 않다.
주011)
도연명(陶淵明) : 중국의 동진(東晉) 시대 사람으로 고고한 인품으로 세속에 물들지 않고 시골에 숨듯이 살며 시를 아주 잘 지었고, 가난한 삶으로 동정을 사서 팽택(彭澤)의 원님이 되었으나 행정을 돌보지 않고 술만 먹다가 중앙에서 행정 감사관이 오면 머리를 숙여 공손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는, 이내 사표를 쓰고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그 유명한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지었으며, 고향에 돌아와서는 문 앞에 오류(五柳)나무를 심어 기르고 울타리 가에는 국화를 심어 놓고 즐기면서 “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이라는 자서전과 “동쪽 울타리 아래서 국화꽃 따 들고서, 하염없이 남산을 바라보노라.[採菊東籬下 悠然見南山]”이라는 유명한 시를 남겼다. 그런 그는 손수 술을 빚어 술이 익어 걸러 짤 때에는 자신의 머리에 둘렀던 수건으로 술을 짜서 마셨다고 전한다.
주012)
차물(此物) : 글자대로의 뜻은 “이 물건”이나, 여기서는 그냥 물건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시적 주인공인 장표가 작자 두보와 절친한 친구이므로 오히려 장난 같은 표현으로 객체화하여 “이 인물”이라는 뜻으로 쓴 것이다.
주013)
풍진(風塵) : 글자대로의 뜻은 “바람과 먼지”이나, 여기서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속세의 상황 속을 지시하는 말로 쓰였으며, 이 말은 실제로 문자의 지시적 의미로 보다는 이렇게 세속적 상황을 시사하는 어휘로 더 많이 활용되었다.
주014)
뭀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무리의”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물”에 피수식어인 “모딘 사”이 연결되면서 지격조사 “ㅅ”이 첨가된 것이다.
주015)
모딘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모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모딜다”가 변칙 형요사라서 관현사형 어미인 “은”이 연결되면서 어미 “ㄹ”과 조성모음인 “으”가 생략되고 바로 “딘”이 된 것이며, “모딘”은 뒤에 구개음화하면서 “모진”이 되었다.
주016)
와 잇도다 : 이 고어의 똑 같은 뜻을 바로 이 같은 작품의 앞 시구의 언해인 “向야 왯도다”에서는 복합모음으로 표기하고 여기서는 분리해서 표기함으로써 통일성을 잃고 있다.
주017)
역하(歷下) : 중국의 춘추시대(春秋時代) 제(齊)나라의 지방이었으며, 지금의 산동성(山東省) 역성현(歷城縣)을 말한다.
주018)
강피(姜被) : 이 한자어는 “강굉지피(姜肱之被)”의 준말로, 중국의 동한(東漢) 시대 사람인 강굉이 두 동생 중해(仲海), 계강(季江)과 우애가 돈독해서 함께 이불을 덮고 잠을 잤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며, 뒤에 우애가 지극한 형제간의 이야기를 상징하는 말로 또는 친구간의 정분이 자별한 것을 비유할 때에 인용하는 말로 쓰였다.
주019)
관서(關西) : 중국의 함곡관(函谷關) 서쪽을 말하며 지금의 섬서(陝西)와 갑숙(甘肅) 두 성(省) 지역을 말한다. 그런데 작자 두보는 시에서 분명히 “관서득맹린(關西得孟鄰)”이라고 읊었는데, 이 언해 주에서는 왜 “後在關中야 同鄰而居니라”라고 하여 “관서(關西)”를 “관중(關中)”으로 바꾸어 기록했는지 알 수 없다.
주020)
맹린(孟鄰) : 중국의 『열녀전(列女傳)』 「모의(母儀)」에 나오는 “맹모삼천(孟母三遷)”에서 보는 바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서 좋은 환경인 훌륭한 이웃이 있는 곳으로 세 번 이사를 갔다고 해서 나온 말로, 여기서는 맹자의 어머니가 찾아간 이웃같이 장표가 좋은 이웃이 되어 주었다는 말로 쓰였다.
주021)
말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떠나고” 또는 “사양하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고어 동사인 “말오가다(사양하고 떠나가다)”에서 “가다”를 줄여서 쓴 것이다.
주022)
이웆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이웃”인데, 이것은 같은 『두시언해』에서도 “이옷”으로도 표기되었고, 중간본 『두시언해』에서는 “이욷”으로도 표기되어 있다.
주023)
어두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얻었다”이다.
주024)
교계(交契) : 글자대로의 뜻은 “사귀는 정분” 또는 “사귀는 감정”으로 “교의(交誼), 교분(交分)”과 같은 말이다.
주025)
도류(道流) : 도교(道敎)의 유파(流派)를 말한다. 그런데 “접도류신(接道流新)”이라고 한 것으로 봐서 작자 두보는 이 때 도교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계기를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
주026)
사괴요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사귐의”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사괴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어근 “사괴”의 “ㅣ”음의 영향으로 “ㅣ”음이 삽입되면서 “욤”이 되고, 다시 여기에 지격조사 “”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27)
새로외요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새로움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새로외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어간 “외”의 “ㅣ”음 영향으로 “ㅣ”음이 삽입되어 “욤”이 되고, 여기에 목적격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28)
정자(靜者) : 글자대로의 뜻은 물론 “고요한 사람”이나, 여기서는 이런 뜻과 달리 노장(老莊)의 청정(淸靜)한 도를 체득하여 인격이 완성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주029)
선생(先生) : 글자대로의 뜻은 모두 아는 바대로 “선생”이나, 여기서는 도교에서 특별하게 쓰이는 용어로서 “먼저 도를 깨친 사람”이라는 말로, 『한시외전(韓詩外傳)』에 “먼저 도(道)를 깨친 사람을 선생이라 하는데, 그 이유는 먼저 깨쳤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이 시 작품에서는 그냥 “선생”이라고 이해하거나 번역해서는 안 된다.
주030)
해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많이”이다.
주031)
사게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사람에게” 또는 “사람에게서”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사”에 처격조사 “게”가 첨가되어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32)
모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자못” 또는 “그 얼마나”이다. 그런데 이것은 시 본문에서 “하(何)” 자를 번역한 것인데, 이 글자의 사전적 지시 의미로는 “자못”이라는 것이 없는 데에도 이 글자를 시 작품 전체에서의 유기적인 의미로 파악을 해서 이렇게 “자못”이라는 부사어로 번역을 한 것은 매우 잘 살려서 푼 훌륭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주033)
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크게” 또는 “아주”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이것은 시 원문에서 “태(太; 크다)”의 뜻을 푼 것이라 “대(大: 크다)”와 같은 뜻으로서, 여기서는 불규칙 형용사인 이 “크다”에 부사형 어미 “이”가 연결되면서 “ㅡ”가 묵음화 탈락하고 “키(‘크게’ 또는 ‘아주’)”로 남게 된 것이다.
주034)
녜외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예다우니” 또는 “예스러우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녜외다”에 연결형 어미 “니”가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과 같은 뜻의 말로는 “녜로외다”도 함께 쓰였다.
주035)
신기(神奇)외요미 : 이 고어구의 현대어적 의미는 “신기로움이”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신기(神奇)”에 접미사 “외다(롭다)”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ㅣ”음이 삽입되고 여기에 또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36)
조식(曹植) : 삼국시대 위(魏)나라 조조(曹操)의 아들로 시를 잘 지었으며 아버지 조조와 나중에 황제가 된 형인 조비(曹丕)와 함께 글을 잘 지어서 삼조(三曹)라는 명성이 나 있었고, 자신을 은근히 미워하여 골탕을 먹이기 위해서 일곱 걸음을 걷는 순간에 시를 지으라고 해서 급하게 지었다는 이른바 “칠보시(七步詩)”인 “콩 삶으며 콩대 불을 붙여 태우니, 콩알은 솥 안에서 울어대면서, ‘본래 같은 뿌리에서 태어 났는데, 서로 볶길 왜 이렇게 다그칩니까?’[煮豆燃豆萁 豆在釜中泣 本是同根生 相煎何太急]”라는 글을 지어 세상에 유명해졌다.
주037)
전배(前輩) : 현대어의 “선배”와 같은 말이다.
주038)
장지(張芝) : 중국 후한(後漢) 때의 사람으로 초서를 잘 써서 당시 사람들이 매우 값지게 여겨 몇 치 정도 되는 그의 글씨도 아끼고 버리지 않았다고 한다.
주039)
후신(後身) : 어떤 사람이 죽은 뒤 그 다음 세상에 다시 사람으로 태어난 몸을 말한다.
주040)
호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함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어간 “”의 “”음이 묵음되어 통합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41)
말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말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말다”에 연결 어미 “고”가 연결되면서 “ㄹ” 밑에서 “ㄱ”이 탈락하여 “말오”가 되었다.
주042)
가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다시”인데, 이것은 같은 뜻의 “가야”와 “가여”로도 표기되어 쓰였다.
주043)
음가노(吟可老) :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읊으며 늙은 수 있다”인데, 여기서는 “읊으면서 아주 좋아서 늙는 줄도 모르며 늙어갈 수 있다”는 말로 장표의 시가 그만큼 훌륭한 작품이라는 것을 치키는 표현으로 쓰였다.
주044)
매감빈(買堪貧) :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사면서 가난을 견딘다”인데, 여기서는 “사면서 비용이 많이 들어 가난해진다 해도 그 가난을 견딜 만하다”는 것으로 장표의 초서가 그만큼 좋다는 칭송의 표현으로 쓰였다.
주045)
두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두어”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두어”로 표기되어 “ㅿ”이 탈락허여 있다.
주046)
이퍼셔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읊어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잎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서”가 연결되면서 조성모음 “ㅣ”가 삽입되고 “ㅍ”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과 같은 뜻의 고어로 “입다”도 함께 쓰여졌다.
주047)
어루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얼추” 또는 “가히”인데, 이것과 같은 뜻의 고어로 “어로”도 함께 쓰였다.
주048)
얌직도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함직하도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다”에 접미사 “-얌직하다”가 연결된 것이다.
주049)
장공(將恐) : 글자대로의 뜻은 “장차 두렵다”이지만, 여기서는 “장차 있을 지도 모를 상황이 두려워서”라는 예상 상황에 대한 대비 자세를 표현한 말이다.
주050)
심잠(深潛) : 글자대로의 뜻은 “깊이 잠기다”인데, 여기서는 “깊이 잠적하여”라는 대응적 자세를 표현한 말이다.
주051)
저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두려워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저허다(두려워하다)”의 부사형이다.
주052)
브텟도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붙어 있도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븥다(붙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잇도다”가 연결되면서 “어”와 “잇”이 “엣”으로 복모음화한 것이다.
주053)
의문(倚門) : 글자대로의 뜻은 “문에 기대 서다”인데, 이것은 중국의 전국시대 제(齊)나라 사람 왕손가(王孫賈)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말하기를 “네가 아침에 나갔다가 늦게 돌아오면 나는 너를 집 문에 기대어 기다리고, 네가 저물어서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으면 나는 마을 입구에서 사뭇 너를 기다린다”라고 한데서 나온 말로 어머니가 자식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정성을 대신하는 말로 쓰였다.
주054)
설포(薛包) : 중국의 후한(後漢) 시대 사람으로 학문을 좋아하고 행실이 착실했으며, 어머니가 일찍 죽고 계모가 들어와 그를 박대하며 내쫓았으나 밤낮으로 울며 맴돌자 드디어는 구타까지 했음에도 마을 입구에 초막을 짓고 살면서 아침 저녁으로 문안을 드리자 드디어는 부끄러워 집으로 돌아오게 하였다. 분가를 할 때에도 자신은 낡은 가재도구와 적은 토지를 갖고 계모 소생의 아우들에게는 새 가재도구와 많은 토지를 분배해 주었으며, 그 아우들이 가산을 탕진하자 자신의 재산을 또 분배해 주었다. 그런데 『찬주분류두시』와 이 언해에서는, “문에 기대어 기다린 것”을 이 설포의 어머니의 행위로 오해하여 주석을 했는데, 이것은 잘못이며, 앞에서 주석한 바대로 문에 기대어 기다린 어머니는 바로 왕손가의 어머니이지 설포의 어머니가 아니다.
주055)
나조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저녁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나조(저녁)”에 처격조사 “”가 첨가되면서 그 사이에 “ㅎ”음이 삽입된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뜻의 말로 “나죄”도 함께 쓰였다.
주056)
지여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기대어 있었음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지이다(기대다)”에 시상보조어간인 “엇”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형 어미인 “옴”이 연결되면서 동화에 의하여 “ㅣ”음이 삽입된 다음, 다시 목적격 조사인 “”이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주057)
어느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어찌” 또는 “어떻게”인데, 여기서는 “‘옛날 왕손가의 어머니가 문에 기대어 아들을 기다렸다는 미담을 지금 장표의 어머니 말고 어디에서 어떻게 들어 보겠느냐?” 하는 말로 쓰였다.
주058)
새배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새벽에”인데, 여기서는 명사 “새배(새벽)”에 처격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동음생략에 의하여 “애”가 탈락한 것이다.
주059)
머굴 것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먹을 것”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먹다”에 모음조화에 따른 관형사형 어미 “울”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것”이 연결된 것이다.
주060)
조히 호매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좋게 함에, 정결하게 함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좋다(정결하다. 깨끗하다)”에 부사형 어미 “이”가 연결되면서 “ㅎ”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보조동사 “다”의 모음조화형 명사형인 “홈”이 연결된 다음, 여기에 또 모음조화형 처격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주061)
소나(疎懶) : 글자대로의 뜻은 “엉성하고 게으르다”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자신을 겸손하게 말하기 위해서 자신의 성품과 행태가 그렇다고 선언하듯 말한 것이다.
주062)
명오(名誤) : 글자대로 직역되는 뜻은 “명성이 그릇되다”이지만, 이것은 작자 두보 자신이 명예니 이익이니 하는 세속적인 가치에 휘말려서 인격을 그르쳤다는 자기 탄식의 심경을 넉두리 삼아 표현한 용어이다.
주063)
구치(驅馳) : 글자대로 직역되는 뜻은 “몰고 달린다”이지만, 이것 역시 작자 두보 자신이 한 동안이나마 명예니 이익이니 하는 세속적인 가치들에 휘말려 자신을 정신없이 혹사했다는 자책과 자성의 언표를 한 것이다.
주064)
상아진(喪我眞) : 이 한자어구를 현대어구로 번역하면 “나의 천부적 진실성을 상실하다”인데, 이것은 작자 두보 자신이 겸손하게 자책하는 자세로 자신이 그 명예니 이익이니 하는 세속적인 가치들에 휘말려 자신의 천부적 진실성을 스스로 상실했다며 반성하는 선언 같은 표현이다. 따라서 이 두 시구는 전형적인 유가적 시인으로서의 두보의 모범적 면모를 잘 보여주는 것들이다.
주065)
게을우메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게으름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게으르다”에서 전성된 명사 “게을움”에 처격조사 “에”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되었다.
주066)
그르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부사 “그릇” 또는 “잘못”인데, 여기서는 뒤에 이어진 “롬(만듦)”이라는 동사의 명사형을 수식하는 것으로서 이 “롬”과 합쳐져거 현대어의 “잘못되게 함”이나 “잘못되게 만듦”이라는 어구가 되었다. 그리고 이 “그르”는 “그루터기”라는 다른 뜻의 말로도 함께 쓰였다.
주067)
외엿고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되었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외다(되다)”에 연결형 어미 “엇고”가 연결되면서 “외” 아래서 “ㅣ”음이 삽입되어 “엇”이 복모음 “엿”으로 바낀 것이다. 그리고 이 “외다”는 같은 뜻의 “오다”와 함께 쓰여졌다.
주068)
뇨매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다님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니다(다니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니”와 “오”가 복모음화하여 “뇸”이 되고 여기에 다시 처격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리고 이 “니다”와 같은 뜻의 “니다”가 함께 쓰였으며, “니다”는 오히려 이 “니다”가 원형으로서 여기에서 “ㄷ”음이 소리나는 대로 유성자음화한 표기의 결과로 보인다.
주069)
일후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잃었노라”인데, 이것은 고어 동사 “일타”의 원래 어간인 “잃”에 어미 “우라(었노라)”가 연결되면서 “ㅎ”음이 연음된 것이다.
주070)
색거(索居) : 글자대로의 뜻은 “헤어져 살다”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이 시의 주인공 장표와 서로 헤어져 홀로 삭막(索寞)하게 산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주071)
수신(愁辛) :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 “시름겹고 고생스럽다”라는 말이다.
주072)
흐러셔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흩어져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불규칙동사 “흐르다(흩다)”에 연결형 어미 “어셔”가 연결되면서 어간의 “ㅡ”음이 탈락하고 그냥 연음된 것이다. 이 같은 뜻의 말로 “흗다”가 함께 쓰였는데 아마도 원형은 이 “흗다”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 앞 시구에서 “색(索)” 자의 뜻을 이렇게 “흐러(흩어져서)”로 언해를 한 것이 아주 틀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흩어져서”라는 의미만이 아니라 “삭막하다”는 의미도 함축한 것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주073)
사로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삶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살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ㄹ”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처격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주074)
유전(流轉) : 글자들의 뜻하는 바대로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다”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 자신이 유랑하는 자신의 불우한 현재 상황에 대해 깊은 한탄을 담아 읊은 것이다.
주075)
변요(邊徼) :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 “변방 지역”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떠돌다가 붙어 있는 아주 먼 변방 한 지역이라는 말로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함축시킨 표현으로 쓰인 것이다.
주076)
봉영(逢迎) : 글자대로의 뜻은 “만나고 맞는 것”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이 시의 주인공인 장표를 만나서 맞아 들인다는 말이다.
주077)
석진(席珍) : 글자대로의 뜻은 “자리가 진기하다” 또는 “자리가 진기해진다”인데, 여기서는 시의 주인공인 장표를 만나서 맞아 들여 자리에 앉힌다면 자리가 진기해질 것이라는 말로서, 상대방인 장표를 극찬하는 표현이다.
주078)
올마녀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옮겨 다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옮다”에 부사형 연결어미인 “아”가 연결되면서 “ㅁ”음이 연음되고, 이것과 이어진 동사 “니다”에 부사형 어미인 “어”가 연결되면서 “니”와 함께 복모음화한 것이다. 그런데 이 “니다”와 같은 뜻의 말로는 “니다”도 함께 쓰였다.
주079)
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에”인데, 이것은 물론 명사 “”에 처격조사 “”가 첨가되면서 “ㅿ”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 “ㅿ”음은 중간본에서는 “”로 표기되며 탈락하여 있다. 그리고 이 “”은 원래 “”에서 유성음화하여 쓰인 어근이다.
주080)
브텟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붙어 있으니” 또는 “의지해 있으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브텟다(붙어 있다)”에 연결형 어미 “니(으니)”가 연결된 것이다.
주081)
돗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돗자리”이다.
주082)
시래(時來) : 글자대로의 뜻은 “때가 오다”인데, 여기서는 서로가 만나면 참으로 좋을 수 있는 아주 적절한 계기를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작자 두보가 상대인 장표를 만나면 참으로 좋을 계기를 지칭하는 것이다. 바로 이 말 뒤로 이어진 “고구소(故舊少; 옛 벗이 거의 없다)”라는 말로 보면, 이 시구에서는 두보가 장표를 만나고 싶은 간절한 심정을 응축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주083)
고구(故舊) : 글자대로의 뜻은 “오래 전부터의 친구” 또는 “옛 친구”인데, 여기서는 오랜 동안 사귀면서 마음과 뜻이 하나로 통할 만큼 아주 가까운 친구로서, 작자 두보가 장표를 각별하게 여겨 자네가 바로 그런 친구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거의 없는”이라는 희귀한 상대의 예로서 인용한 것이다.
주084)
버디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벗이”인데, 이것은 명사 “벋”에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ㄷ”음이 연음된 것이다.
주085)
여희여쇼미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이별하였음이”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여희다”에 과거시제의 부사형 연결어미인 “엇”이 연결되면서 “희”의 “ㅣ” 영향으로 “엿”이 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형 어미인 “옴”이 연결되면서 “ㅅ”음이 연음됨과 함께 “엿”의 “ㅣ” 영향으로 “숌”이 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주086)
도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잦구나” 또는 “자주하는구나!”이다.
주087)
세조(世祖) : 중국의 후한(後漢) 광무황제 유수(劉秀)를 말하며, 세조는 그가 죽은 뒤에 올려진 호칭으로, 이른바 묘호(廟號)이다. 그리고 그는 반란자인 왕망(王莽)을 토벌하고 황제가 되어 전한(前漢)을 이어 후한을 세운 황제로서, 자신의 황실 시조인 고조(高祖) 유방(劉邦)의 사당을 낙양(洛陽)에 건립하여 사시(四時)로 제사를 올리게 하였다. 여기서는 물론 당시 당(唐) 숙종황제가 일곱 사당을 다시 세워서 선대 황제들 영혼에 제사를 올리게 한 것을 대유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주088)
고묘(高廟) : 고조(高祖)의 사당(廟)이라는 말이다.
주089)
문공(文公) : 중국의 전국시대(戰國時代) 진(晉)의 임금인 문공(文公)을 말하며, 그가 왕자로서 망명 중에 있을 때 그를 따라다니며 고생한 사람들을 나중에 임금이 된 뒤, 모두 후하게 상을 내려 보답하였다. 여기서는 역시 숙종황제가 당시 안녹산(安祿山)의 반란 중에 황제 자신의 행차를 수행하며 고초를 함께 겪은 신하들에게 문공이 한 것처럼 그렇게 나중에 후하게 시상을 했다는 것을, 역시 대유법으로 표현한 것이며, 물론 두보 자신도 숙종황제를 모시고 따라다녔지만 자신은 전혀 그런 시상을 받지 못한 것을 다음에 말하기 위해서 전제하고 있는 것이다.
주090)
종신(從臣) : 글자대로의 뜻인 “시종한 신하” 또는 “따라다닌 신하”이다.
주091)
종망자(從亡者) : 글자들의 뜻을 문맥 전체의 의미망으로 풀어보면 “망명 중에 따라다닌 사람”이라는 말이다.
주092)
추은(推恩) : 글자들의 뜻을 문맥 전체의 의미망으로 풀어보면 “은혜를 따져보고 미루어서”라는 말이 된다.
주093)
수가자(隨駕者) : 글자들의 뜻을 문맥 전체의 의미망으로 풀어보면 “임금님의 행차[駕]를 모시고 따라다닌[隨] 사람[者]들”이라는 말이 된다. 물론 이 “수가자”에는 작자 두보 자신도 포함되는 것으로 스스로 생각한 것이다.
주094)
닷고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수축하고”인데, 여기서는 집(사당)을 새로 건립하고 잘 다듬어서 완성한다는 말로 쓰였다.
주095)
조차니던 : 이 고어구의 뜻은 바로 앞에서 풀어본 “종(從)” 자와 “수(隨)” 자의 내용을 말하는 것으로 바로 “따라다니던” 또는 “뒤쫓아 다니던”이라는 말이다.
주096)
상산(商山) : 지금 중국의 섬서성(陝西省)에 있는 산으로, 일찍이 한(漢)나라 초기 이른바 ‘상산사호(商山四皓)’라는 네 늙은이 동원공(東園公), 하황공(夏黃公), 녹리선생(甪里先生), 기리계(綺里季) 등이 모두 수염과 눈썹까지 모두 흰 채로 이 산 속에 숨어 살면서 한나라의 황제인 고조(高祖)가 예를 극진히 차려 초빙하였는 데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고조가 황위 계승권자인 그의 아들 태자(太子)를 폐위하려 함에 장량(張良)이 이것을 막기 위해 이 네 늙은이들을 몰래 불러 태자를 호위하게 하자, 고조는 자신의 부름에도 안 오던 이 늙은이들이 온 것에 놀라서 태자의 지위를 그냥 인정하였다. 그런데 이 산은 원래 옛날 춘추전국시대 초(楚)나라 지역이었다.
주097)
유입초(猶入楚) : 한자어들대로의 뜻은 “오히려 초나라에 들어가다”이나, 여기서는 상산의 네 늙은이가 한(漢)나라의 서울이 아니고 초나라의 지역인 상산에 가서 있었던 것처럼 두보 자신도 숙종황제가 있는 서울이 아니라 이 시골에서 숨은 듯이 있다는 것을 대유 표현하고 있는 말이다.
주098)
위수(渭水) : 이것은 지금 중국의 감숙성(甘肅省)에 있는 강물로 옛날 은(殷)나라 말기에 태공망 여상(太公望呂尙)이 이 물가에서 낚시질만 하다가 주(周)나라의 현명한 임금인 문왕(文王)을 만나서 그를 도와 큰 공을 세웠다. 여기서는 작자 두보 자신도 그렇게 현명한 황제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대유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주099)
불리진(不離秦) : 한자어들대로의 뜻은 “진나라를 안 떠난다”이나, 여기서는 태공망이 주나라의 서울이 아닌 진나라 지역인 위수에서 낚시질하던 것처럼 작자 두보 자신도 당나라 서울이나 황제가 있는 곳이 아닌 이 시골에 있다는 것을 대유 표현하고 있는 말이다.
주100)
드렛고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들어 있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들다”에 부사형 연결어미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다”가 연결되면서 두 음절이 복모음 “렛다”로 통합하고, 여기에 또 연결형 어미 “고”가 연결된 것이다.
주101)
여희디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여의지” 또는 “이별하지”인데, 여기서는 “이별하다”로 쓰였으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여희다”에 어미 “디”가 연결된 것인데 이것이 나중에 구개음화하여 “지”로 바뀌었다.
주102)
존상(存想) : 작가가 밝혀지지 않은 도교(道敎)의 서적인 『천은자(天隱子)』 「존상(存想)」에 “존(存)은 나의 정신을 보존하는 것을 말하고, 상(想)은 나의 몸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存謂存我之神 想謂想我之身]”라고 한 바대로, 지금 말로 바꾸어 보면 “숙려(熟慮; 곰곰히 잘 생각하는 것)”와 같은 것이다.
주103)
청룡(靑龍) : 글자대로의 뜻은 “푸른 용”이지만, 여기서는 도교(道敎)에서 정신을 수양하고 몸을 단련하는 술법을 말한다. 그런데 이 “청룡” 뒤에 있는 글자 “비(秘; 비밀스럽다)” 자는 “청룡”을 수식하는 관형어로 쓰였다.
주104)
기행(騎行) : 글자대로 뜻하는 바는 “타고 가다”이다. 여기서는 옛날 신선이 길들여진 흰 사슴[白鹿馴]을 타고 다녔다는 말이다.
주105)
선문자(羨門子) : 중국의 진(秦)나라 때 신선인 선문자고(羨門子高)를 말하며, 진시황(秦始皇)이 갈석(碣石)에 이르러 노생(盧生)을 시켜 이 사람을 찾게 하였다.
주106)
스쵸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생각함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스치다(생각하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치”와 “옴”이 합쳐져 복모음화하여 “춈”이 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주107)
질드닐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길든 것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불규칙동사 “질들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영결되면서 “ㄹ”음과 함께 “으”가 탈락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인 “이(것)”가 연결 되면서 “ㄴ”음이 연음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인 “ㄹ”이 첨가된 것이다.
주108)
경암(耕巖) : 이 한자어는 글자대로의 뜻이 아닌 특별한 사연을 배경으로 한 말로서, 중국의 한(漢)나라 때 정박(鄭樸)이 도를 닦고 수양을 하여 인품이 훌륭한 것으로 알려지자 황제인 성제(成 帝)가 대장군을 시켜 예를 갖추어 초빙하였으나 응하지 않고 곡구(谷口)라는 곳으로 가서 바위 아래에 밭을 일구고 농사를 지으면서 스스로 “곡구자진(谷口子眞; 곡구에 숨어 사는 자진)”이라 부르며 평생을 숨어 살았다. 자진(子眞)은 그의 자이며, 이 사람의 이런 사연이 뒤의 사람들에게 세속을 떠나 숨어 살면서 농사를 짓는 삶의 시범이 되어 중요한 의미의 함축어가 되었다. 물론 여기서는 시의 주인공인 장표가 사는 것도 이렇게 고상하다는 칭송을 하기 위해서 장표의 사는 행태를 표현하는 말로 인용한 것이다.
주109)
곡구(谷口) : 중국의 한(漢)나라 때 있었던 지역의 명칭으로 지금의 섬서성(陝西省) 예천현(醴泉縣) 동북 지역을 말하며, 앞에서 인용한 바대로 정박이 여기에 숨어 살았다.
주110)
결초(結草) : 글자대로의 뜻은 “풀을 서로 엮는 것” 또는 “풀을 서로 맺어 놓는 것”을 말하며, 여기서는 기둥을 세워 집을 짓고 풀을 엮어서 지붕을 덮는 것을 말하며, 일찍이 한(漢)나라 시대 신선이었다는 하상공(河上公)이 한(漢)나라 문제(文帝) 때에 하수(河水) 가에 풀을 엮어 초가집을 짓고 『노자(老子)』를 읽으며 해석하기를 잘해서 문제가 사람을 보내서 묻기도 하였다고 하며, 그래서 『노자』의 주석서인 『도덕경(道德經)』의 주석서 중에는 『하상공 주본(河上公注本)』이라는 것이 있다. 그런데 이 시에서 장표가 풀을 엮어 초가집을 짓고 사는 것을 이 하상공의 행위와 같은 것으로 비유한 것은 바로 장표가 하상공 같이 신선이라는 예찬을 하기 위한 것이다.
주111)
바회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바위”이다.
주112)
받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밭”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밧”으로 바뀌어 기록돼 있다.
주113)
가로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갈음은” 또는 “갈기는”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갈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ㄹ”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주114)
지슈믄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지어 있음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짓다”에 부사형 연경어미인 “어”가 연결되면서 “ㅅ”음이 유성음화하여 반치음인 “ㅿ”으로 바뀌어 연음되고, 여기에 뒤 이어 연결된 존재사 “잇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ㅅ”음이 연음됨과 동시에, 앞의 “ㅣ”음의 영향으로 “ㅣ”음이 추가 삽입되어 “슘”이 되었으며, 다시 여기에 주격조사인 “은”이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리고 이 “지슈믄”은 중간본에서는 “ㅿ”음은 탈락하여 “ㅇ”으로, “믄”은 “”으로 바뀌어 있다.
주115)
주후부(肘後符) : 이 한자어는 중국의 옛날 진(晉)나라 때 사람 갈홍(葛洪)이 지었다는 의술서적 『주후비급방(肘後備急方)』의 준말인 『주후(肘後)』와 “부(符; 부적, 처방)”를 합친 말이며, 따라서 “ 주후비급방의 처방”이라는 말인데, 언해문에서는 이것을 풀어서 해석하여, ‘팔뚝 뒤의 부적[符呪]’이라고 하였다.
주116)
응험(應驗) : 글자대로 뜻하는 바는 “응당 효험이 있다”라는 말이다.
주117)
미진(未陳) : 글자대로의 뜻은 “묵히지 아니 하다”인데, 여기서는 “사용하지 않아서 묵혀져버리리게 하지 않고 잘 활용한다”는 말로 쓰였다.
주118)
갈홍(葛洪) : 중국의 진(晉)나라 사람으로, 자는 치천(稚川)이며 스스로 호를 포박자(抱朴子)라 하며, 신선 되는 연단법(煉丹法)을 익히며 신선을 좋아하였고, 교지(交趾)에 단사(丹砂)가 많이 있다는 것을 듣고 그것을 가져다가 단약(丹藥; 신선이 되게 한다는 장생불사의 약)을 구워 먹었으며, 그래서 집안 할아버지로서 신선으로 알려진 갈효선(葛孝先)에 비유해서 소갈선(小葛仙; 작은 갈씨 신선)이라 불리었다. 그리고 앞에서 본 바대로 신선으로 오래 살게 한다는 의학서적인 『주후비급방』이라는 책을 남겼다.
주119)
톡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팔뚝”인데 이것은 중간본에서는 “독”으로 기록되어 있다. 『두시언해』 권15의 43쪽에도 나오는 말이다. “니로리라 다가 時로 토로 리툐 니부라[欲起時被肘]”.
주120)
부주(符呪) : 이 한자어의 뜻은 “부적(符籍)”과 같은 것으로서 도가(道家)에서 병이나 악귀를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하여 써서 붙이던 주문.
주121)
당당이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당당히” 또는 “응당”이다.
주122)
 : 현대어는 “주머니”이며, 이것과 같은 뜻의 말로 “”이 함께 쓰였다.
주123)
여회(旅懷) : 글자대로의 뜻은 “나그네의 회포”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객지에서 나그네로서 외롭고 서글프게 지내면서 갖게 되는 심경을 말하는 것이다.
주124)
양적(良覿) : 글자대로의 뜻은 “참 좋은 만나봄”인데, 이것은 바로 작자 두보가 객지에서 외롭게 지내는 처지라 이런 때에 장표와 서로 만나는 것은 참으로 반갑고 좋은 만남이 될 거라는 기막힌 기대를 담아 표현한 말이다.
주125)
무인(無因) : 글자대로의 뜻이 “인연이 없다”인 것과 같이, 여기서는 바로 작자 두보 자신이 장표와 서로 만날 수 있는 인연(길)이 없다는 한탄을 담고 있는 말이다.
주126)
무연상견야(無緣相見也) : 이것을 풀이하면 “서로 만날 수 있는 인연이 없다”이다. 우리의 문장과 달리 이 한문장에서는 “상견(相見)”이 서술어가 아니라 “연(緣)”을 뒤에서 수식해주는 관형어로 놓고 번역해야 한다.
주127)
맛디 몯니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뜻에 맞지 못하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맛다(뜻에 맞다)”에 연결어미 “디(지)”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몯니(못하니)”가 연결된 것이다.
주128)
아라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아득하여”인데, 중간본에서는 “아라야”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129)
부생(浮生) : 글자대로의 뜻은 번역문의 표현대로 “뜬 인생”인데, 이것은 우리들의 일상용어로 많이 쓰이는 말로서 “덧없는 인생”이라는 말이며, 여기서는 특별히 작자 두보 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한탄스러운 상태로 표현한 말이다.
주130)
구브며 펴미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굽으며 폄이(굽혀져 있으며 펴져 있음이)”인데, 여기서는 인생 자체와 함께 작자 두보 자신의 삶이 “뜻을 펼 수 없을 때도 있고, 뜻을 펼 수 있을 때도 있는 것”이라는 말로 한탄을 실은 말이면서도, 애써 달관을 빙자해서 자위를 시도하는 몸짓도 싣고 있는 표현이다.
주131)
차방(此邦) : 글자대로의 뜻은 “이 나라”지만, 여기서는 작자 두보 자신이 잠시라도 안주할 만한 곳을 모든 데에서 절실하게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므로, 오히려 “이 온 나라”라는 훨씬 확대된 공간의 뜻으로 쓰여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132)
상무(尙武) : 글자대로의 뜻은 “무력을 숭상하다”인데, 이것도 지금까지 그대로 쓰여지는 말이나 여기서는 특별히 안녹산(安祿山)과 사사명(史思明)의 반란으로 전국이 거의 전쟁터가 된 상황 속에 무력을 경쟁적으로 강화하며 사용했을 것이므로, 작자 두보는 매우 참혹한 국가적 상황으로 인식하면서 아주 부정적인 비판 의식으로 사용한 말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주133)
의인(依仁) : 글자대로의 뜻은 “인자한 것에 의지하다”인데, 이것은 원래 『논어(論語)』 「술이(述而)」 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 “의어인(依於仁; 공정무사한 마음 그대로 따르다)”의 준말로서 기본 의미와 상관되는 범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어 왔으나, 여기서는 “지공무사(至公無私)하고 인자한 사람에게 의탁하다”라는 의미로 쓰였으며, 작품 전체의 의미망에서 보면 “인자한 사람”은 묵시적으로 이 작품의 주인공인 장표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주134)
진주(秦州) : 중국의 감숙성(甘肅省)에 있는 한 지역으로 작자 두보는 당시에 이 곳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135)
올 : 이 고어는 이미 앞에서 풀이한 “차방(此邦)”에서 “방(邦)” 자의 뜻으로 언해된 말인데, 풀이해본 바대로 현대어로는 “나라”라는 뜻이며, 여기서도 그렇게 풀이해야 하는데, 고어사전에서는 이 고어의 뜻이 “향(鄕), 주(州), 현(縣)” 등만을 지시하는 것으로 풀어서 한 지역인 “올(고을)”이라는 것으로만 풀이했으나, 여기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나라”라는 뜻으로도 쓰인 말임을 알 수 있다.
주136)
브트리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붙으랴?” 또는 “붙을 건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븥다”에 조성모음인 “으”가 연결되면서 “ㅌ”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의문형 어미인 “리오”가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의탁하랴?” 또는 “의탁할 것인가?”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137)
고각(鼓角) : 글자대로의 뜻하는 바대로 “북과 뿔나팔”이며, 여기서는 중국의 서북방 전선에서 군대의 경계나 전투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 치거나 부는 북과 뿔나팔을 말한다.
주138)
천뢰(天籟) : 하늘에서 내리는 눈비나 부는 바람으로 인해 나는 소리들을 말하며, 흔히는 자연의 모든 소리를, 인공적인 악기 소리와 대비적으로 아름답고 신비롭게 여겨 부르는 말이기도 하였다.
주139)
관산(關山) : 글자대로의 뜻은 “변방의 산” 또는 “시골 마을, 군대의 군사적 요지” 등의 여러 가지였으나, 여기서는 “변방의 산”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140)
붑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북”인데, 같은 뜻의 말로는 “붚”이 함께 쓰였다.
주141)
둘에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달의 둘레”인데, 이것은 “월륜(月輪)”을 언해한 말이므로 여기에서 실제로는 “둥근 바퀴를 닮은 달”을 말하며, 쉽게 말하면 “둥근 보름달”을 말한다.
주142)
비기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의지하다”인데, 여기서는 “(달이) 기울어 지고 있다”는 뜻으로 쓰였다.
주143)
관장(官場) : 글자대로 “관청에서 개설한 시장판”을 말하는데, 아마도 이것은 당시 관청에서 무리하게 세금 징수를 위해서 의도적으로 개설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주144)
진적(鎭磧) : 글자대로의 뜻은 “변방(수자리)과 사막지대”인데, 여기서는 전란이 계속되는 중에 최전선 지역들을 일컬은 말로 역시 시장 개설의 무모함을 풍자하고 있다.
주145)
적화(賊火) : 『찬주분류두시(纂註分類杜詩)』에서 말한 바대로 이 적(賊)은 당시 당(唐)나라의 변방을 침략해온 토번(吐藩)을 말한 것이다.
주146)
조민(洮岷) : 이것은 지금 중국의 감숙성(甘肅省)에 있는 지역인 임조(臨洮)와 역시 같은 성에 있던 지역인 민산(岷山)을 말하며, 아마도 토번의 반란병이 이곳 근처까지 침입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주147)
버렛고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벌리어 있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벌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고(있고)”가 연결되면서 “어”와 “이”가 복모음화하여 “렛고”가 된 것이다.
주148)
블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불”이다.
주149)
소슬(蕭瑟) : 글자대로의 뜻은 “으스스하고 쓸쓸하다”인데, 여기서는 단순한 물리적 상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워진 “으쓱한” 또는 “으쓱하게”와 같이 시대적 상황을 부정적으로 시사하는 형용사로도 부사어로도 해석될 수 있는 말로 쓰였다.
주150)
논병지(論兵地) : 글자대로의 풀이는 “군사를 논하는 지경”인데, 여기서는 앞의 시구들의 상황과 상관시켜 풀어 읽어야 하므로, “군사나 전쟁의 상황을 따져야 할 지경이나 처지”라는 말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주151)
창망(蒼茫) : 글자대로의 뜻은 “넓고 멀어서 아득한 상태”인데, 여기서는 그냥 단순한 물리적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으로 변해가는 시대 사회적 상황의 상태를 말한 것으로 이것도 형용사로도, 부사어로도 해석될 수 있는 말로 쓰였다.
주152)
투장신(鬪將辰) : 글자대로의 풀이는 “싸우는 장군의 시기”인데, 여기서는 이것을 단순히 축자적 문맥으로만 풀이할 것이 아니라 앞의 여러 시구들의 의미망과 상관시켜 읽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종잡을 수 없이 아득한 상태로 전투를 해야 하는 장군이 그렇게 아득한 처지에 있는 시기”라고 풀이해야 한다.
주153)
서의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쓸쓸한”인데, 이것을 풀어 읽으면 형용사 “서의다(쓸쓸하다)”에 관형사형 어미인 “”이 연결된 것이다.
주154)
아라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아득히” 또는 “까마득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아라다”에 부사형 연결어미인 “이”가 연결되면서 어간의 제일 끝 모음인 “”음이 묵음화하고 “ㅎ”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리고 “ㅿ”이 중간본에서는 탈락하여 “아라히”로 남아 있다.
주155)
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끼” 또는 “때”이다. 그런데 이것이 중간본에는 “”로 바뀌어 있다.
주156)
대군(大軍) : 글자들의 뜻하는 바대로 “큰 군대”라는 말인데, 여기서는 물론 당시 당(唐)나라의 정부 군대를 말하는 것으로서 이 “대(大)” 자는 안녹산 등의 반란군이나 토번 같은 외부의 침입 군대들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정의롭고 거룩하다”는 의미를 함축한 글자로서 정부 군대를 높이 격려하고 추장하기 위한 표현이다.
주157)
처소(處所) : 이 한자어는 흔히 “머물러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으나, 여기서는 이미 말한 “큰 군대” 곧 당시의 정부군이 주둔해 있는 곳이라는 말로 쓰였다.
주158)
여얼(餘孽) : 글자대로의 뜻은 “아주 망한 사람의 남은 자손”인데, 이것은 언제나 옳지 못한 사람 예컨대 역적이나 간신 또는 반란자같이 역사에 흉악범으로 남을 무리들의 남은 자손들을 일컫는 말로 쓰였으며, 그래서 여기서는 토번의 잔당이라고 주를 달고 있으나 아마도 이것뿐만 아니라 안녹산이나 사사명 등의 잔당들도 가리키는 말로 쓰였을 것이다.
주159)
분륜(紛綸) : 글자대로의 뜻은 “어지럽고 분잡하다”인데, 여기서는 잔당들이 세상을 어지럽게 하며 난리를 치고 시끄럽게 날뛴다는 말이다.
주160)
갯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 있는”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가다”에 부사형 연결어미인 “아”가 연결되면서 동음생략에 의하여 축약되고 여기에 동사인 “잇다(있다)”가 연결되면서 “아”와 “잇”이 복모음화하면서 “갯”이 되고 여기에 다시 관형사현 어미인 “논”이 연결된 것이다.
주161)
고흥(高興) : 글자대로의 뜻은 “높은 감흥”이지만,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공자께서 『춘추(春秋)』를 수정 편집하다가 노(魯)나라 임금 애공(哀公)이 그의 14년 “획린(獲麟; 기린을 잡았다)하였다”는 말을 듣고, “성인의 시대는 끝이 났다”는 판단으로 모든 것을 중단하셨다고 한 사실에서, 자신도 선비로서 기막히게 높은 감흥(감동)을 받았지만 실제로 현재의 자신의 처지는 새장에 갇혀 있는 새[籠鳥]와 같아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없으니 안타까울 뿐이라는 탄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찬주분류두시(纂註分類杜詩)』의 주(註)에는 이 감흥과 탄식의 주인공을 이 작품의 주인공인 장표(張彪)로 인정하고 있다.
주162)
사문(斯文) : 글자대로의 뜻은 이 언해에서 풀이한 바대로 “이 글월”인데, 이것은 그냥 사전적 축자언해(逐字諺解)일 뿐이며 실제로는 여러 가지의 의미로 쓰여왔다. 『논어』 「자한(子罕)」에, “하늘이 이 인간의 윤리와 제도를 잃어버리게 하지 않으려 하는 한, 광지역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하겠는가?[天之未喪斯文也 匡人 其如予何]”라고 한 바대로 “윤리, 문화, 제도”를 총칭하는 말이면서, “유학자(儒學者), 선비” 등으로 두루 쓰이는 말이다. 여기서는 물론 “윤리, 문화, 제도”를 총칭하는 뜻으로 쓰였다. 그런데 『찬주분류두시』의 주에는 역시 이 “사문”을 이 작품의 주인공인 장표가 글은 잘 짓지만 공자가 “획린” 사실을 알고 글 짓기를 그만둔 것처럼 그만두게 된 것으로 풀고 있다.
주163)
호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같음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다(같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음이 탈락하고 “ㅎ”음이 연음되었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 “다” 는 같은 뜻의 말로 “다”가 함께 쓰였다.
주164)
어두메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얻음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얻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염결되면서 “ㄷ”음이 연음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처격조사 “에”가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주165)
니러나니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일어나다”인데, 이것 역시 이 시의 문맥상 구조로 풀어서 읽어보면 “~에서 느껴 떨쳐 일어났다”라는 말이 된다.
주166)
궁추(窮秋) : 글자대로의 뜻은 “다해 가는 가을”인데, 이것을 좀더 쉽게 풀어 이 작품의 전체적인 의미망과 상관시켜 읽어보면 “다 끝나가는 늦가을”로 대체로 음력 9월경을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167)
요락(搖落) : 글자대로의 뜻은 “흔들려서 떨어지다”인데,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늦 가을이라 모든 나뭇잎들이 찬 가을 바람에 흔들려서 떨어지고 서릿발에 모든 풀들도 시들어버린다”는 것을 말하며, 따라서 그냥 물리적인 상태로의 “흔들려서 떨어지다”가 아니고 주로 가을의 기후변화로 인해서 초목들의 잎이 떨어지고 시들어진 쓸쓸한 상태만을 표현하는 말이며 이런 이유로 해서 자연히 글을 짓는 사람들에게는 동시에 마음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말이 되기도 하였다.
주168)
망(望) : 이 글의 뜻은 “바라보다”인데, 이 “바라보다”를 풀어서 읽어보면 “바라다”와 “보다”라는 두 동사가 통합된 것으로 “멀리 무엇을 향해서 그렇게 되기를 바라면서 본다”는 것이며, 시에서는 “실제의 구체적인 대상을 바라본다”는 것만이 아니라 “비현장의 무형적인 대상을 향해 그리워한다”의 뜻으로도 더 많이 쓰였다. 그래서 이 글자는 이 두보의 시 “춘망(春望)”이 “봄날 무엇을 향해 골똘하게 바라면서 본다[春日凝望]”의 준말인 것과 같이 이 “망(望)” 자는 “기막히게 그리워한다”의 뜻을 함축한다.
주169)
송균(松筠) : 글자대로의 뜻이 “소나무와 대나무”인데, 여기서는 “소나무와 대나무의 숲”이라는 말로 쓰이면서 동시에 이 숲 속에서 이 소나무와 대나무와 같이 곧고 강인한 지조를 지닌 채 살고 살고 있는 고결한 선비를 연상하게 하는 말로 쓰였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 장표의 고결한 인품을 암시하고 있다.
주170)
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다해 가는” 또는 “끝나 가는”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다다(다하다)”에 광현사형 어미 “”이 연결된 것이다.
주171)
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을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에 ㅎ첨용의 처격조사 “”가 첨가된 것이다. 그런데 “”이 중간본에서는 “”로 표기되어 “ㅿ”은이 탈라하여 있다.
주172)
이어여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흔들려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이어다(흔들다)”에 피동보조어간 “이”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이”와 함께 복모음화한 것이다.
주173)
도혀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돌려서”이다.
주174)
라노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바라노라” 또는 “바라보노라”인데, 여기서는 “바라보노라”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앞의 “망(望)”의 설명에서 말한 바대로, 작자 두보가 상대인 장표를 만나보고 싶은 심경이 너무 간절하다는 것을 함축한 글자로서, 여기서도 역시 “그립다”라는 의미를 부차적으로 함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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