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네 열둘째인 백에게 부치는 시 스물의 운[寄李十二白二十韻]
莫怪恩波隔
乘槎 주099) 승사(乘槎) 글자대로의 뜻은 “뗏목을 타다”인데, 이 말은 중국의 『박물지(博物志)』에 나온는 바대로 하늘의 은하수가 바다와 통해 있어서 뗏목을 타고 바다를 항해해서 끝내는 하늘에 올라간다는 것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이백과 함께 이렇게 뗏목을 함께 타고 하늘로 올라가서 하느님(옥황상제)을 만나겠다는 말이다.
與
問津 주100) 문진(問津) 이 한자어의 뜻 풀이는 “배가 건너다니는 나룻터를 묻는다”이며, 이 말의 유래는 『논어(論語)』 〈미자(微子)〉에 나오는 것으로 공자가 길을 가다가 건너야 할 큰물을 만나서 어디가 건너는 나루터인지를 몰라 제자인 자로(子路)를 시켜서 밭을 갈고 있는 장저(長沮)와 걸익(桀溺)에게 물어봤다는 데에서 시작한 것이며, 학문을 닦는 방도나 세상을 살아가는 길을 뜻하는 말로도 전용되었다. 여기서는 바로 세상을 살아가는 길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
【言白은 莫怪天子之恩이 隔絶라 欲與白로 上天而問之也ㅣ로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恩波 주101) 은파(恩波) 글자대로의 뜻은 “은혜의 물결”이며, 여기서는 “황제가 베풀어 주는 은총의 물결”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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隔 주102) 격(隔) 이것은 “격절(隔絶; 막혀서 끊기다)”의 준말로, 여기서는 “황제의 총애가 막혀서 끊겼다”는 말이다.
絶야쇼 怪異히 너기디 말라
들굴 주103) 들굴 이 고어는 한자 “사(槎)” 자를 풀이한 우리말로 고어사전에서 현대어의 “등걸”이라고만 풀이해 놓았는데, 이것은 미흡한 이해의 풀이다. 왜냐 하면 이 “사” 자는 현대의 우리말로 “등걸”이라는 뜻과 함께 “뗏목”이라는 뜻으로도 쓰이는 글자인데, 이 시에서는 “등걸”이 아니라 “뗏목”으로 쓰인 것이므로 고어사전에는 “뗏목”이라는 뜻으로도 풀이해 놓아야 한다.
타 다
주104) ᄋᆞᆯ 이 고어는 고어사전에 수록되어 있지 않은 말이나, 상응하는 한자인 “진(津)”의 뜻을 봐서 현대어로는 “나루를”임을 알 수 있다.
무러 하해 올아가리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막괴은파격 승사여문진【말하자면, 이백은 천자의 은혜가 끊겨 막힌 것을 괴이하게 여기지 말라. 이백과 함께 하늘에 올라가서 그 이유를 묻고져 한다는 것이다.】
【직역】 은혜의 물결이 막혀서 끊긴 것을 괴이하게 여기지 말라. 뗏목 타고 함께 나루를 물어서 하늘에 올라가리라.
【의역】 호탕한 기상과 기발한 재능으로 품었던 큰 뜻이 중상과 무고로 꺾인 채 억울하게 옥살이를 치르고 있는 이백의 안타까운 상황을 마음으로 함께하며 칭송도 하고 경탄도 하고 사설도 하고 푸념도 하고 원망도 하고 하소도 하며, 그 목청의 장단과 고저와 강약을 기막힌 호소의 가락으로 읊다가, 이 끝 구들에는 이백과 두보 서로의 기막힌 운명의 한을 하늘에 묻자는 안타까운 자위의 다짐으로 달래며 눈물 감춘 슬픔을 삼켜 읊고 있는 것이다.
Ⓒ 역자 | 송준호 / 2014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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