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 지역의 스님 여구 사형에게 주다[贈蜀僧閭丘師兄]
唯有 주107) 유유(唯有) 글자대로의 낱말 뜻은 “오직 ~이 있다”이다. 그런데 이것을 그 문맥적 의미 구성의 논리로 따져 보면, “오직 ~이 있다”는 것은 “다른 ~은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큰스님 형은 “오직 마니주 같이 원만하고 밝게 닦여진 불교적 덕성만 지녔지 그밖의 어떤 세속적 요소는 전혀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렇게 말밖의 말을 찾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摩尼珠 주108) 마니주(摩尼珠) 범어(梵語)에서 “말니(末尼)”라고도 하는 보배로운 구슬[珠]로 『열반경(涅槃經)』에서 말하기를, “이 구슬을 흐린 물에 던지면 그 물이 바로 맑아진다.”라고 하였고, 『원각경(圓覺經)』에는 말하기를, “마니주는 맑고 깨끗하여 다섯 가지 빛을 띠고, 그 맞추어 빛을 내야 할 경우에는 따라 맞추어서 빛을 낸다.”고 하였으며, 『선실지(宣室志)』에서는 “풍익(馮翊)에 사는 엄생(嚴生)이 현산(峴山)에 살다가 탄알만한 구슬 하나를 얻었는데, 호인(胡人)이 ”흐린 물에 이것을 던지면 그 물이 맑아진다“며 삼십만 냥을 내고 가져 갔다.
可照 주109) 가조(可照) 글자대로의 낱말 뜻은 “비출 수 있다”지만, 이것은 앞구의 “유유(唯有) : 오직 ~이 있다”와 상호 유기적으로 조응관계를 이루어 “오직 ~이 있어서, ~만은 비춰 환하게 알 수 있다”라는 긴밀한 의미들의 상호 연결망을 만들고 있다. 따라서 이 두 구의 “유유(唯有)”와 “가조(可照)”를 상관적으로 파악하고 해석하는 것이 이 두 구의 시상 구조는 물론 작품 전체의 의미적 구성의 실상과 그 변조를 파악하는 데에 있어서 필요한 요건이 된다.
濁水 주110) 탁수(濁水) 글자대로의 낱말 뜻은 “흐린 물”, 또는 “흐려진 물”이지만, 여기서는 물욕에 얽매여 동물화한 사람들의 인심 상황과 그로 인해 혼탁해진 세상 형편을 비유적으로 쓴 말이다.
源
【摩尼珠 喩法性圓明니 言大師ㅣ 不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5ㄱ
爲汚濁所累也ㅣ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오직 잇 摩尼珠옷 可히 흐린 믌
주111) “원(源)” 자를 풀이한 고어로 뜻은 “근원”이며, 이 “”에서 보는 바와 이 “”은 “ㅎ”유기음을 대동하는 말(ㅎ종성체언)임을 알 수 있다.
비취리로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유유마니주 가조탁수원【마니주(摩尼珠)는 불교의 법성(法性)이 원만하고 밝은 것[圓明]을 비유한 것이니, 말하자면 대사(大師)가 더럽고 흐린 것에 더럽혀지는 바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직역】 오직 지니고 있는 마니주 구슬은, 가히 흐린 물의 근원까지를 비춰 줄 만하도다.
【의역】 큰스님 형이, 세속인들과는 전혀 달리 오직 마음속에 마니주를 지니고 있으신 듯 온통 두루두루 모두를 환하고 밝게 깨치시는 부처님의 법성과 지혜를 지니셔서, 세속의 더러운 물욕에 결코 오염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더러운 물욕의 근원을 비추어 환하게 알 수 있겠습니다.
Ⓒ 역자 | 송준호 / 2014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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