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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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주로 가는 고팔분 문학을 전송하면서[送顧八分文學適洪吉州]


送顧八分文學適洪吉州 주001)
송고팔분문학적홍길주(送顧八分文學適洪吉州)
이 시는 창작 시기를 명확하게 알 수 없으나, 『두시비주』의 〈효발공안 수월게식차현(曉發公安 數月憩息此縣)〉의 주에서 작자 두보가 대력(大曆) 3년(768) 가을에 공안(公安)으로 옮겨와서 겨울에 악양(岳陽)으로 갔다고 하였고, 같은 책의 이 작품 주에서는 두보 자신이 이 공안에서 이 고팔분 문학에게 자신의 작품인 〈취가행(醉歌行)〉을 관청의 벽에 쓰게 했다고 한 것을 보면, 두보가 이 사람을 만난 것과 글씨를 쓰게 한 것, 그리고 이 시를 지은 때가 바로 이 대력 3년이었을 것이며, 또 주에서 고팔분 문학이 홍길주가 소속된 지역인 강서(江西)로 떠나게 되어 이 시를 주었다고 한 것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그런데 이 고팔분 문학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그 이름을 알 수는 없다. 『중문대사전』이나 『중국인명사전』에서도 찾을 수 없다. 다만 이 작품에서 “고후(顧侯)”라고 불려지고 있는데 이 “후(侯)” 자가 이름인지, 그렇지 않으면 이 사람이 혹시 지방의 원님이었기 때문에 원님의 호칭인 “사또”라는 말로 쓰인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

송고팔분문학적홍길주
(홍길주로 가는 고팔분 문학을 전송하면서)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17ㄱ

中郞石經 주002)
석경(石經)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돌 경전(經典)”인데, 여기서는 한(漢)나라 때 채옹(蔡邕)이 유교의 여섯 경전인 주역(周易), 시경(詩經), 서경(書經), 춘추(春秋), 예기(禮記), 악기(樂記) 등의 글을 팔분체로 써서 돌에 새겨 놓았기 때문에 “돌 경전[石經]”이라고 불렀으며 이것을 태학(국립대학) 문 앞에 세웠다고 하였다.
後 八分 주003)
개(盖)
이 언해에서는 이 한자를 언해하지 않고 있는데, 사실은 팔분체 글씨가 더 발전하지 못하고 침체해지게 된 일반적 상황을 총체적으로 단정한 글자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인 “대체적으로”라고 번역돼야 하는 글자다.
憔悴【蔡邕이 爲中郞將니 校定六經文字야 邕이 八分으로 書于石而刻立大學門外니라】

中郞 돌해 六經 사긴 後에 주004)
중랑(中郞) 돌해 육경(六經) 사긴 후(後)에
이 고어구는 그 문맥을 현대어로 풀어 읽으면 “중랑의 돌에 육경을 새긴 후에”가 되는데, 이것은 “중랑석경후(中郞石經後)”라는 시구의 문장이 실제로는 “중랑이 돌에 6경을 써서 새긴 후에”라는 사실을 압축하여 시구화한 것으로 결코 중랑이 “돌”의 소유주가 아니라 “돌”에 글씨를 쓰고 돌을 새기며 다루는 주어인 것이다. 그런데 이 언해에서는 중랑을 “돌‘의 소유주로 번역하여 문맥상의 의미 소통이 될 수 없게 하였다. 따라서 이 언해문은 문맥상의 바른 의미 소통을 오도할 수 있게 한 오역이라 할 수 있다.
八分이 憔悴 주005)
초췌(憔悴)
글자대로의 뜻은 “야위고 말랐다”인데, 여기서는 팔분체의 글씨가 그 발전하고 유행하는 현상이 아주 시들하고 초라해지게 되었다는 상황을 말한 것이다.
히 외니라

【한자음】 중랑석경후 팔분개초췌【채옹이 중랑장이 되니 육경(六經)의 문자를 교정하거늘 옹이 팔분체로 돌에 써서 새겨 태학의 문 밖에 세웠다.】
【직역】 중랑이 돌에 육경을 써서 새긴 후엔 팔분체 글씨가 초라하게 되었느니라.
【의역】 중랑장이었던 채옹이 돌에 팔분체로 여섯 가지 경전을 써서 새겨 세워 놓은 후에는, 이 팔분체의 글씨가 대체적으로 초라하게 되었더니,

顧侯運鑪錘 筆力破餘地【運鑪錘 以冶鍛成物로 喩能運筆야 以書八分니 其筆力이 可 주006)
파(破)
이 한자의 사전적 의미는 “깨뜨리다”. “다하다”. “갈라지다” 등으로 되어 있으나, 여기서는 언해된 바대로 아직 미진한 상황을 “헤쳐나간다”라는 뜻으로 쓰였다.
餘地 주007)
여지(餘地)
이 한자어는 현대어로도 그냥 “여지”이나, 이것은 “여유”라는 의미로도 쓰이며, 특히 여기서는 “여유롭게”라는 부사어로서, 고후가 서예에 숙련되어서 그 능숙한 글씨 솜씨와 실력으로 여유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파여지(破餘地)”라는 어구는 동사구로서 우리말로 번역하면 “여유롭게 헤쳐나가다”이다.
라 莊子애 恢恢乎 其於游刃에 必有餘地라 다】

顧侯 주008)
고후(顧侯)
이 작품 제목에서 “고팔분문학(顧八分文學)”이라고 표기된 주인공이라, 여기의 “후(侯)” 자가 이름인지 혹은 관직에 따른 호칭인지 확인할 수는 없다.
鑪錘 주009)
노추(鑪錘)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대장간의 화로와 망치”이지만, 이것은 그 앞의 글자인 “운(運; 운용하다)” 자와 함께 대장간에서 달군 쇠를 망치로 두들겨서 금속 도구를 만든다는 것을 말하며, 이것은 고후(顧侯)가 붓을 이용하여 팔분체 글씨를 잘 쓰는 것을 비유하기 위한 인용의 예로 쓰인 것이다.
 運用니 부듸 히미 주010)
부듸히미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붓의 힘이”이다.
나  주011)
나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남은 땅을”인데, 이것은 “여지(餘地)”라는 한자 어휘의 뜻을 우리 선인들이 한자 낱자들의 기본적 의미만을 따라 직역한 결과이며, 이것이 중국에서는 그대로 “여유롭게” 라는 부사, 또는 “여유롭다”라는 형용사로 전의되어 쓰인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결과로서, 오역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헤티놋다 주012)
헤티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헤치다”인데, 실제로 이 뜻과 대응되는 한자인 “파(破)” 자의 사전적인 뜻은 앞에서 본 바대로 “깨뜨리다, 다하다” 등이요, “헤치다”라는 뜻은 없지만, 이런 뜻으로 언해한 것은 문맥상의 유기적 구조에 의한 의미망의 상호 조응 관계의 의미를 따라 한 까닭이다.

【한자음】 고후운로추 필력파여지【대장간에서 망치를 운용한다는 것은 쇠를 달구어 물건을 만드는 것으로서 능히 붓을 운용해서 팔분체 글씨를 쓰는 것을 비유한 것이니, 그 붓의 힘이 여유롭게 헤쳐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장자(莊子)에, “거침 없구나! 그 칼날을 놀림에 있어서 반드시 여유롭도다.”라고 하였다.】
【직역】 고후가 대장간 화로에서 망치를 사용하듯 하니, 붓의 힘이 여유롭게 헤쳐가는구나!
【의역】 고후는 대장간에서 망치를 사용하여 달군 쇠를 능숙하게 다루듯이, 붓을 잘 운용하여 팔분체 글씨를 아주 잘 써서 여유롭게 서예계를 헤쳐나가면서,

주013)
석(昔)
이 한자의 뜻은 “옛날”로서 일반적으로 상당히 많은 시간이 지나간 과거의 시기를 가리키는 말로 쓰여 왔으나, 여기서는 그보다는 훨씬 적은 몇 십년이 지나간 시기를 말하는 것으로 쓰였다.
開元 주014)
개원(開元)
작자 두보의 생존 시기인 당(唐)나라 현종(玄宗)시기의 연호를 말한다.
中 韓蔡 주015)
동(同)
이 한자는 그 뜻이 대개 “같다”라는 것으로만 많이 쓰이고 있으나, 여기서는 “한가지로, 함께”라는 부사로 쓰였다.
贔屭 주016)
비희(贔屭)
이 한자어의 뜻은 “우쩍우쩍 힘을 쓰는 상태”, 또는 “불끈불끈 힘을 쓰는 상태”를 말한다.
【贔 平秘反고 屭 虛器反니 作力皃ㅣ라】

녜 開元ㅅ 中에 이서 韓擇木과 蔡邕과로 가지로 힘 더니라

【한자음】 석재개원중 한채동비희【비(贔)는 반절법(半切法)에 따라 ‘평(平)’의 초성 ‘ㅍ(ㅂ)’과 ‘비(秘)’의 중성 ‘ㅣ’가 합쳐서 ‘비’가 되고, 희(屭)는 ‘허(虛)’의 초성 ‘ㅎ’과, ‘기(器)’의 중성 ‘ㅢ’가 합쳐서 ‘희’가 되었으니, 힘을 쓰는 상태다.】
【직역】 옛적 개원 시기에 있어서, 한택목과 채옹과 한가지로 힘써 하였다.
【의역】 고후는 지난 개원 시기(당나라 현종 시대)에 있어서, 그 옛날 한택목과 채옹만큼 팔분체 글씨 쓰기에 온갖 애를 썼으므로,

玄宗 주017)
현종(玄宗)
중국 당(唐)나라의 6대 황제로 40여년간 제위에 있으면서 처음엔 정치도 잘하였으나 양귀비(楊貴妃)를 들이면서 향락에 젖어 드디어는 안녹산(安祿山)의 난을 초래하게 하고, 끝내는 피난지 성도(成都)에서 황제 자리를 숙종(肅宗)에게 물려주게 되었다.
其書 주018)
기서(其書)
이 한자의 뜻은 “그 책”일 수 있으나, 여기서는 “서(書)” 자가 동사의 명사형으로 쓰여서 “그 글씨 쓰기”로 풀어 읽어야 한다.
是以數子 주019)
수자(數子)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두어 아들”로만 풀어 읽기 쉬우나, 이 “자(子)”가 여기서는 “사람”을 지칭하는 뜻으로 쓰였다.

玄宗이 그 스샤 주020)
스샤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글씨) 쓰심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스다”가 명사형으로 어미 변화를 하면서 존칭보조어간인 “시”가 삽입되고 명사형 어미인 “암”이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인 “”이 연결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微妙히 실 주021)
실
이 고어의 현대말로의 뜻은 “하시기 때문에”이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17ㄴ

런 로
주022)
이런 로
이 고어구의 현대말로의 뜻은 “이런 까닭으로써”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이러므로”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으나, 그 상응한 한자어인 “시이(是以)”를 풀이한 것으로서 문맥상 의미로는 모두 맞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의 “로”는 현대어로의 뜻으로는 “까닭으로”이다.
두 주023)
두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두어”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두어”로 바뀌어 기록되면서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사미 오니라

【한자음】 현종묘기서 시이수자지
【직역】 현종께서 그 글씨 쓰시기를 세밀하고 기묘하게 하셨기 때문에, 이래서 두어 사람이 오게 됐다.
【의역】 현종황제가 한택목에 글씨를 배워 그 글씨 쓰기를 세밀하고 기묘하게 잘 했기 때문에, 이에 고무되어 두어 사람의 서예가가 오게 되었거니와,

御札 주024)
어찰(御札)
이 고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임금님의 편지”이나, 여기서는 『찬주분류두시』 주에 있는 바대로 “德重和鼎 功逾濟川 詞林秀發 翰苑光鮮”을 현종황제가 채색 편지지에 친히 써서 장설에게 하사했다는 그 귀중한 편지의 글과 글씨를 말한다.
流傳 주025)
유전(流傳)
글자대로의 뜻은 “유행하며 전해지다”인데, 여기서는 현종의 하사 편지가 여러 곳에 유행하고 전해지면서 칭송의 소문이 널리 퍼진다는 말이다.
揄揚 주026)
유양(揄揚)
글자대로의 뜻은 “끌어올리다”이며, 여기서는 서예계의 분위기와 형편을 격려하고 고무시켰다는 말이다.
造次 주027)
조차(造次)
이 한자어를 언해에서는 “져근덛”으로 풀이했는데, 현대말로의 뜻은 “잠시동안”이나 “잠간”이다.
ㅣ 自註明皇이 師韓擇木야 嘗於彩牋上애 書八分 賜張說시니라】

님금 스샨 그리 주028)
스샨 글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쓰신 글”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스다”에 존칭보조어간 “시”가 삽입되고 여기에 다시 관형사현 어미 “안”이 연결되었으며, 이것과 “글”이 배합된 것이다.
주029)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일찍이”이다.
流傳니 베퍼슈미 주030)
# 베프다
이 고어는 고어사전에서 “베풀다”라는 뜻으로만 풀이하고 있으나, 이것은 “끌어올리다”. “찬양하다”의 뜻으로도 쓰였으며, 여기서는 바로 이런 뜻으로 쓰였다.
져근더디 주031)
져근덛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잠깐, 잠시동안”이며, 이것은 “져근덧”이라는 표기어와 함께 쓰였다.
아니니라

【한자음】 어찰조류전 유양비조차두보가 스스로 주를 달기를, “명황제께서 한택목을 스승으로 삼아 글씨를 공부하시고, 일찍이 채색 종이에 팔분체로 글씨를 써서 장설에게 하사하셨다.”라고 하였다.】
【직역】 임금님께서 쓰신 글씨가 일찍부터 유행하며 전해졌으니, 끌어 올려 주신 것이 잠시동안이 아니었다.
【의역】 현종황제께서 써서 장설(張說)에게 하사한 팔분체 글씨가 일찍부터 유행하며 알려진 것을 보니, 이런 하사의 특혜가 서예계를 격려하여 고양시킨 것이 잠시동안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고,

三人 주032)
삼인(三人)
앞에서 말한 바대로 당(唐)나라 현종황제 때 팔분체의 글씨를 잘 썼던 서예가 세 사람인 고후(顧侯), 한택목(韓擇木), 채유린(蔡有隣) 등을 말한다.
入直 주033)
입직(入直)
임금님의 부름을 받고 왕궁에 들어가서 임금님을 모시는 것을 말한다.
恩澤 주034)
은택(恩澤)
글자대로의 뜻은 “은혜와 덕택”이지만, 여기서는 임금님의 은총과 혜택을 말하다.
不二 주035)
불이(不二)
글자대로의 뜻은 “둘하지 않는다”이며, 이것을 다른 말로 풀어 읽으면 “하나만 한다”는 뜻이고, 다시 한번 풀어 읽으면 “똑같이 한다”이거나, “똑같이 여긴다”가 된다.

세 사미 와 주036)
와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함께” 또는 “아울러”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오다(함께 하다. 아우르다)”에 부사형 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와”가 되었다.
入直니 님 恩澤이 제여곰 주037)
제여곰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제각기” 또는 “제각각”이다.
두 가지로 아니더시니라

【한자음】 삼인병입직 은택각불이
【직역】 세 사람이 함께 들어가 모시니, 임금님의 은헤와 덕택이 제 각각 두 가지로 하지 아니하시니라.
【의역】 고후(顧侯)와 한택목(韓擇木)과 채유린(蔡裕隣) 세 사람이 함께 황궁 안에 불려 들어가서 황제를 모시니, 현종황제의 은혜와 덕택은 세 사람 누구에게도 서로 달리하지 않고 꼭 같이 베푸셨으며,

顧於韓蔡內 辨眼 주038)
변안(辨眼)
글자대로의 뜻은 “분별하는 눈”인데, 여기서는 “어떤 대상을 잘 알아서 정확하게 변별해 내는 안목”으로, 구체적으로는 “글자의 서예적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판별하는 감식안”을 말한다. 그래서 우리 선인들은 이것을 언해에서 “관형어와 피수식어” 형식의 시구로 이해하여 풀이하지 않고 오히려 주어와 술어가 도치된 문장으로 인정하여 “누니 나 (눈이 분별하여)”로 풀이하였다.
주039)
공(工)
이 한자의 뜻은 “공교롭다”. “장인, 벼슬, 만들다” 등의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여기서는 “공교롭다”의 뜻으로 쓰인 것으로 글씨를 아주 세밀하면서도 교묘하게 잘 쓰는 상태를 말하는 “공교롭게”라는 부사어로 쓰이면서, 한시에서는 물론 한문 문장에서도 관용되어 오는 것처럼 “부사어”만으로 그것의 수식을 받는 동사나 형용사를 문면상으로는 생략한 채 구문상의 구조로서 파악할 수 있도록 압축적으로 구성된 것으로서 “쓰다”라는 동사가 생략된 것이다.
小字 주040)
소자(小字)
글자대로의 뜻은 “소(小)” 자의 일반적인 의미인 “작다”를 기준으로 삼아서 “작은 글자”로 풀이하게 되는데, 이것은 글자의 전체적 크기가 작은 글자라는 말로서 이런 뜻 풀이도 틀린 것은 아니나, 여기서는 글자의 전체적인 크기가 작은 글자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 “소” 자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의미인 “잘다”와 “좁다”가 말하는 바 같이 글자들의 획이 “잘고 좁다”는 것이라, 이것을 우리 선인들은 언해에서 “ 字”라고 정확하게 풀이하였다.

顧侯 韓蔡ㅅ  주041)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사이”로서 별로 어려울 것도 없는 말이지만, 이 말은 한시구 원문의 “내(內)” 자를 언해한 것이라 원래 “내” 자의 사전적 지시 의미로 “안, 내 나라, 마음, 아내” 등만 있고 “사이”라는 것은 없어 매우 생소할 수 있으나, 이 한시구의 문맥상 의미로서는 오히려 이 “사이”가 아주 적합한 것이라 매우 잘된 언해로 판단된다. 그런데 이 고어가 중간본에서는 역시 “이”로 바뀌어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예 누니 나 주042)
나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분별하여”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다”의 부사형어미에 보조동사 “~나다”의 부사형이 연결된 것이다.
 주043)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늘은”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불규칙 형용사 “다”에 관형사형 어미인 “”이 연결되면서 “” 동음 생략과 함께 “ㄹ”음이 탈락한 것이다.
字 바지로이 주044)
바지로이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공교롭게”이며, 이 시구에서는 이 부사어의 의미만을 표시하는 “공(工)” 자만 있을 뿐이지만 언해에서는 “더니라”라는 동사 서술어가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거니와, 이것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대로 부사어의 지배구조에 따른 서술어의 필요 조건으로 추정된 풀이이며, 실제로는 이 언해인 “더니라”는 “공교롭게”라는 부사어의 수식을 받은 “쓰다”라는 동사임을 알 수 있다.
더니라

【한자음】 고어한채내 변안공소자
【직역】 고후는 한택목과 채유린 사이에서, 눈이 변별력을 가져서 작고 가늘은 글자를 공교롭게 잘 썼노라.
【의역】 고후는 한택목과 채유린 사이에서 똑 같이 팔분체를 잘 쓰면서도, 특히 글씨를 잘 알아보는 높은 변별력을 가진 안력으로 작고 가늘은 글자를 공교롭게 잘 써서,

分日 주045)
분일(分日)
글자대로의 뜻은 “날자를 나누다”인데, 여기서는 어떤 일을 고르고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 한 달이면 한 달, 1년이면 1년의 날수를 평균으로 나누는 것을 말한다.
諸王 주046)
제왕(諸王)
중국 같이 황제의 나라에서는 황제의 아들들을 “무슨무슨 임금”으로 봉해서 불렀기 때문에 여기서는 황제의 아들들을 말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임금이 “무슨무슨 대왕”이었기 때문에 왕의 아들들을 “무슨무슨 대군” 또는 “무슨무슨 군”으로 불렀다.
鉤深 주047)
구심(鉤深)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깊은 것을 갈고리로 끌어내다”인데, 여기서는 깊은 글씨의 요체를 하나하나 끌어낸다는 말이다.
주048)
법(法)
이 법은 바로 글씨를 쓰는 수법을 말한다.
更秘

나 화셔 諸王子 뵈야 치니 주049)
뵈야 치니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시범하여 가르치니”이며, 이것은 시구 원문의 “시(示)” 자 한 글자를 풀어서 알기 쉽도록 언해한 것이다.
기푸믈 주050)
기푸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깊음을”인데, 이것은 어떤 사물의 상태를 일반적으로 규정하는 말일 뿐, 구체성이 없는 것이지만, 앞뒤 시구들의 의미 내용들과 유기적으로 추정하여 파악되는 의미는 “깊은 글씨의 요체”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기프”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다.
걸위여 내야 주051)
걸위여 내다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끌어당겨 나오게 하다”인데, 여기서는 글씨를 쓰는데에 있어서 깊은 요체를 끌어내서 모두 알게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고어는 “걸위혀 내다”라는 표기상태로도 함께 사용되었다.
法이 더욱 秘密더니라

【한자음】 분일시제왕 구심법갱비
【직역】 날자를 나누어서 모든 왕자들을 보여서 가르치니, 깊은 글씨 요체를 끌어내서 그 쓰는 법이 더욱 신비스러우니라.
【의역】 날자를 나누어 지정해서 모든 왕자들을 일일이 시범하며 가르치는데, 그 깊은 글씨의 요체를 하나하나 끌어내서 그 쓰는 법이 더욱 신비스러웠고,

文學與我遊 蕭疎 주052)
소소(蕭疎)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나뭇잎 등이 드문드문하고 쓸쓸한 상태”이나, 여기서는 작품의 주인공인 고문학의 천성이 엉성하고 욕심이 전혀 없는 성품과 생활의 상태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로 쓰였다.
주053)
외(外)
이 한자의 사전적 의미는 “밖”이지만, 여기서는 물론 동사로 쓰여서 “마음 저 밖의 것으로 완전히 도외시해버린다”는 의미로 쓰였다.
聲利 주054)
성리(聲利)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소리와 이익”이나 이런 풀이는 그 의미가 오히려 너무 단순하여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여기서는 “세상 사람들이 고문학을 칭찬하는 소리와 세상 사람들이 값지다고 인정하는 이익”을 말하는 것으로서, 궁극적으로는 주인공 고문학의 심성과 인격이 세속적인 가치 같은 것에서 초탈하여 있다는 것을 칭찬하는 것이다.

文學이 날와 주055)
날와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나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대명사 “나”에 조사 “ㄹ”이 첨가되고 여기에 다시 조사 “와”가 첨가 된 것이다.
다 주056)
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함께” 또는 “더불어”이다.
노니 蕭疎야 聲譽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18ㄱ

와 名利 밧삼더니라 주057)
밧삼더니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밖의 것으로 삼았더라”인데, 여기서는 내 마음과는 상관 없는 저 바깥 세상의 일들로 치부해버렸다는 말로, 바로 주인공 고문학의 초연한 인성과 태도를 극찬하는 말이다.

【한자음】 문학여아유 소소외성리
【직역】 고문학이 나와 함께 놀고 있나니, 천성이 엉성하고 욕심이 없어 칭찬 받는 소리와 남이 값지게 여기는 이익 같은 것을 마음 저 밖의 것으로 삼았더라.
【의역】 고문학은 나와 함께 사귀며 놀고 있거니와, 그는 천성이 세상 살이에 있어서 엉성하고 욕심이 없어서 남으로부터 칭찬 받는 소리와 남들이 값지게 여기는 이익 같은 것을 아예 마음 저 밖의 것으로 삼아 사는 채,

追隨 주058)
추수(追隨)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좇아 따라다닌다”이며 여기서도 바로 이런 의미로 쓰였으며, 이 말은 이후 선비나 문인들이 서로 뜻이 맞거나 학문이 서로 통하는 사이에 함께 깊이 사귀며 노니는 행위를 이르는 말로 쓰였다.
二十 주059)
재(載)
이 한자의 뜻은 “싣다”라는 것으로 가장 많이 쓰이나, 여기서는 “해”라는 뜻으로서 “연(年)” 자와 같은 의미인데, 일설에 이 당(唐)나라의 첫 황제인 고조(高祖)의 이름이 “연(淵)”으로 그 음이 “연(年)” 자와 똑 같이 “연”이라 이 글짜를 쓰면서 읽으면 황제의 이름을 부르는 꼴이 되어서 신하나 백성들로서는 불경스런 죄를 짓는 것이 되어 이 “연” 자를 안 쓰고 이 글자와 뜻이 같은 “해”인 “재(載)” 자로 바꾸어 썼다고 하지만, 두보도 다른 작품에서는 “연(年)” 자를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당나라의 시인인 이상은(李商隱)의 시 “풍우(風雨)”에서 “기박욕궁년(羈泊欲窮年)”이라고 읊은 것을 보면 그것은 속설로 전하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浩蕩 주060)
호탕(浩蕩)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넓고 큰 모양”인데, 여기서는 마음과 행동이 거리낌이 없이 자유롭게 넓고 큰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도 거침 없이 자유롭고 당당한 정신과 행동의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그냥 “호탕(浩蕩)하다”라는 현대말로 쓰이고 있다.
長安 주061)
장안(長安)
이것은 당시 당나라의 수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지금 중국의 서안(西安)을 말하며, 여기서 “장안(長安)”이라고 말한 것을 당시의 관용어로서 지금 우리말의 “서울” 또는 “수도”라는 것과 같은 뜻이며, 지금 우리말로도 그대로 쓰이고 있다.

스믈  조차 녀 훤히 주062)
훤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그대로 “훤히”인데, 여기서는 원시구의 “호탕(浩蕩)”이라는 한자어를 언해한 것으로서 거침 없이 자유롭고 당당한 정신과 행동의 상태를 가리키는 것을 집약 시사한 순수 우리말이다.
長安애셔 醉다소라 주063)
다소라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했었노라”이다.

【한자음】 추수이십재 호탕장안취
【직역】 스무 해를 좇아 따라 다녀, 호탕하게 장안에서 취했었노라.
【의역】 20여년 동안 서로 좇아 따라다니며, 호탕하게 서울인 장안에서 함께 술에 취했으면서,

高歌 주064)
고가(高歌)
글자대로의 뜻은 “높이 노래하다”인데, 이것은 고문학이 정승들의 초청을 받아 가서는 흥에 겨워 높은 목청으로 노래를 불렀다는 말로 그만큼 대우를 받았다는 것을 간접 표현한 것이다.
卿相 주065)
경상(卿相)
글자대로의 뜻은 “장관과 정승”인데, 여기서는 고관들을 범칭한 말이다.
文翰 주066)
문한(文翰)
글자대로의 뜻은 “글과 글씨”인데, 여기서는 고문학이 지은 글과 쓴 글씨를 합쳐서 이르는 말이며, 이것은 흔히 문장 솜씨와 글씨 재능을 갖춘 지식 능력을 일컫는 말로 쓰였다.
省寺 주067)
성시(省寺)
이 한자어에서 “성(省)” 자도 관청을 일컫는 말이고 “사(寺)” 자도 관청을 일컫는 말이라, 이 두 글자를 합쳐서 “관청” 또는 “관아(관청 건물)”라는 의미다.

卿相의 지븨 주068)
지븨
이 고어의 현대말로의 뜻은 “집에”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집”에 처격조사 “의”가 첨가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노피 주069)
노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높이”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높다”에 부사형 어미 “이”가 영결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놀애 주070)
놀애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노래”이다.
브르곡 주071)
브르곡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부르고서”인데, 이것의 “~곡”은 연결형 어미로서 현대말의 “~고서”이다.
글 순 거슨 주072)
글 순 거슨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글 쓴 것은”이며, 이것 중에 “순”은 아마도 동사 “수다(쓰다)”에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된 것으로 현대말로는 “쓴”인데, 이 “수다”는 고어사전에 수록되어 있지 않고, 다만 “수다(쑤다)”라는 고어만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글 슨 거슨”으로 기록되어 있다.
마해 주073)
마해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관청들에”이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마해”로 바뀌어 기록되며 “ㅿ”이 탈락되어 있다.
랫더라

【한자음】 고가경상택 문한비성시
【직역】 장관과 정승들 집에 가서 높이 노래 부르고서, 글 쓴 것은 관청 본부건물들에 휘날렸다.
【의역】 고문학 그대는 장관과 정승님들 집에 불려 가서 높이 노래 부르고서는, 지은 시와 써 놓은 글씨들은 중안 관청건물들에 휘날리었고,

주074)
시(視)
이 한자의 기본 뜻은 물론 “보다”이지만, 여기서는 “보아주다”의 의미로 쓰였다.
楊馬 주075)
양마(楊馬)
중국 한(漢)나라 때 유명한 문인들이었던 양웅(楊雄)과 사마상여(司馬相如)를 말한다. 그런데 여기 양웅의 실제 성은 “양(揚)”이지 “양(楊)”이 아닌데, 이 언해의 초간본과 중간본, 그리고 『두시비해』에는 모두 이 “양(楊)”으로 오기되어 있으며, 다만 『찬주분류두시』에는 “양(揚)”으로 되어 있다.
閒 白首不相棄【楊雄과 司馬相如ㅣ라】

나 楊馬ㅅ  주076)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사이”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이”로 바뀌어 기록되어 “ㅿ”이 탈락되어 있다.
예 보아 머리 셰록 주077)
셰록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세도록”이다.
서르 리디 마져 더라 주078)
마져더라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말고자 하였다”이다.

【한자음】 시아양마간 백수불상기【양마(楊馬)는 양웅(楊雄)과 사마상여(司馬相如)이다.】
【직역】 나를 양마 사이에 놓고 보면서, 머리가 세도록 서로 버리지 말자 하더라.
【의역】 나를 양웅과 사마상여 같은 문인 사이에 드는 사람으로 보아주면서, “머리가 세도록 서로 버리지 말고자” 하며,

驊騮 주079)
화류(驊騮)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화류라는 준마”이며, 이 말은 아주 값 비싼 말로 귀족들이 많이 탔으므로 여기서는 주인공 고문학이 귀족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窮巷 주080)
궁항(窮巷)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궁벽한 마을 골목”인데, 이것은 앞의 “화류(驊駵)”라는 고급 준마와 대비적으로 연결되면서 상대방인 고문학의 귀족적 신분과 두보 자신의 빈한한 지위를 대비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자신의 어려운 처지에 고귀한 지위의 상대방이 찾아온 사실을 통해 자신의 고마운 심경과 함께 자신의 시인적 긍지를 함께 암시하고 있다.
必脫黃金轡 주081)
필탈황금비(必脫黃金轡)
이 시구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반드시 황금제의 말 고삐를 풀어 벗어 놓는다”인데, 여기에서 “필(必)” 자는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는 글자로서 아주 귀족적이며 호화로운 황금제의 고삐를 귀중하게 여겨 잘 간수하지 않고 ‘반드시’ 아무렇게나 여겨 풀어 버리듯이 벗어 놓아버린다는 것으로, 고문학이 두보의 집에 와서는 귀족 고관으로 행세하지 않고 ‘반드시’ 겸손하게 행동한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해에서는 이 “비(轡)” 자를 “굴레”로 풀이했으나 실제로 이것은 ‘고삐’로 오히려 굴레의 끝에 달린 끈이다.
【窮巷은 甫之家巷也ㅣ라】

주082)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탄”인데, 이 말을 풀어보면 동사 “다”에 광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되면서 “”음이 “오”음으로 바뀐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으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다.
리 窮巷애 드러와 반기 주083)
반기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반드시”이다.
黃金 굴에 주084)
굴에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굴레”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구레”로 바뀌어 연음되어 기록돼 있다.
밧기더니라 주085)
밧기더니라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벗기었더라”이다.

【한자음】 화류입궁항 필탈황금비【궁벽한 골목은 두보의 집이 있는 골목이다.】
【직역】 탄 말이 궁벽한 골목에 들어와, 반드시 황금으로 만든 굴레를 벗겼더니라.
【의역】 탄 말이 궁벽한 골목에 있는 나의 집에 들어와서는, 반드시 그의 황금제 고삐(‘비(轡)’는 오히려 굴레 끝에 달린 ‘고삐’)를 벗겨 놓고서,

一論朋友難 주086)
붕우난(朋友難)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벗의 어려움”이지만, 여기서는 세상을 살면서 참으로 좋은 벗을 만나는 것도 어렵고, 또 그 벗과 서로 진정으로 인격을 격려하고 충고하면서 평생을 변함 없이 사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遲暮 주087)
지모(遲暮)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해가 저물 무렵”이지만, 이것은 비유적으로 쓰여서 사람의 “노년”과 “늙으막”을 말하며 “지모(遲莫)”이라고도 쓰이고 여기서는 바로 이런 뜻으로 쓰였으며, “모년(暮年)”이라는 말과 같은 뜻이다.
失墜 주088)
실추(失墜)
글자대로의 뜻은 “실수하여 떨어지다” 또는 “실패하다”이나, 여기서는 “실수하여 떨어뜨리다”로서 고문학 자신이 아끼는 두보를 “실수로 떨어뜨리듯이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라. 그래서 언해에서는 “버리랴!”라고 풀이하였다.

번 주089)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벗”이다.
사괴요미 주090)
사괴요미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사귐이”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사괴다(사귀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ㅣ”음이 동화하여 삽입되고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어려우믈 議論고 늘거가 구틔여 리리아 주091)
리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버리다”이다.
더니라

【한자음】 일논붕우난 지모감실추
【직역】 한번 벗 사귐이 어려움을 의논하고, 늙어가며 구태어 버리랴 하더라.
【의역】 고문학은 나와 함께 벗을 사귐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한번 의논하고서는, ‘늙어가면서 구태어 벗을 버리랴!’ 라고 하더니,

古來 주092)
고래(古來)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옛부터 오다”인데, 여기서는 “인간의 역사가 옛날부터 지금까지 흘러오면서”라는 말이다.
주093)
사(事)
이 한자의 뜻은 누구나 다 아는 바대로 “일”이지만, 여기서는 역사 위에서 이루어진 인간들의 무수한 일들을 말하는 것이다.
反覆 주094)
반복(反覆)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도리켜 덮는다”인데, 여기서는 항상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으로, 인간의 역사 위에 무수한 일들이 사람답고 정의롭게 떳떳하지 않고 사뭇 이랬다저랬다 하며 혼란스럽다며 한탄을 하는 말이다.
相見 주095)
횡(橫)
이 한자의 사전적인 의미들은 대개 “가로, 사납다, 비끼다, 난간목, 거스르다” 등이나, 여기서는 “주체할 수 없이 마구”라는 뜻으로 쓰였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18ㄴ

涕泗 주096)
체사(涕泗)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눈물과 콧물”이나, 여기서는 “횡(橫; 마구)”라는 부사어의 수식을 받아 명사에서 동사로 전용되면서 “눈물과 콧물을 줄줄 흘린다”라는 말로 쓰였으며, 여기서는 마구 눈물을 흘린다는 말이다.

녜로 오매 주097)
녜로 오매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옛날부터 옴에”인데, 여기서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오면서”의 의미로 쓰였으며, 이 어구를 풀어보면 “녜로”는 “예로부터”이고 “오매”는 동사 “오다”에 명사형어미 “ㅁ”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처격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이리 드위이저 주098)
드위잊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이랬다저랬다 바꾸다”이며, 여기서는 역사 위에서 인간들의 하는 일이 진실과 도리를 지켜 한결 같지 않고 이랬다저랬다 혼란스럽게 변한다는 것을 말한다.
덛덛디 주099)
덛덛디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떳떳하지”이며, 이것은 현대말의 “당당하지”라는 말과 같이 쓰인 것이다.
아니  거시니 서르 보고 므를 빗기 주100)
빗기
이 고어는 시구에 있는 한자 “횡(橫)” 자를 언해한 것인데, 앞에서도 말한 바대로 이 “빗기”라는 언해는 사전에 지시된 의미대로 풀이한 것이지만, 이것은 이 시구의 진정한 의미망과는 무관한 풀이로서 이렇게 안이하게 풀이가 된 이유는 물론 우리 선인들이 한자의 의미를 사전에 기록된 하나의 의미나 내지는 둘 정도로만 학습하고 있어서, 이 한자가 시구에 원용되면 그 한자에 대해서 학습한 의미가 그 작품 내지는 시구의 시상 전체와 유기적인가의 여부를 따지지도 않고 그 학습한 의미대로 언해하여 풀이하는 잘 못된 타성을 극복하지 못한 때문이다. 이 “횡(橫)” 자는 여기에서처럼 “빗기”로 언해하면 안되며 반드시 “마구”라고 언해하여 풀어야 한다.
흘리노라

【한자음】 고래사반복 상견횡체사
【직역】 옛날부터 흘러오며 일이 이랬다저랬다 하며 떳떳하지 않으니, 서로 보고 마구 눈물을 흘리노라.
【의역】 옛날부터 지금까지 오면서의 역사를 훑어보면 인간의 일들이 이랬다저랬다 하며 떳떳하지 않으니, 우리는 서로 보면서 마구 눈물을 흘리건만,

嚮者 주101)
향자(嚮者)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저번 때”인데, 여기에서 실제의 의미를 가진 글자는 “접때”라는 뜻을 가진 “향(嚮)” 자만이고 “자(者)” 자는 이른바 어조사로서 실제 의미는 없지만, “석자(昔者; 옛날), 금자(今者; 지금)”에서처럼 시간을 의미한 한자어에서 뒤에 붙어 쓰이는 접미사 같은 글자다.
玉珂人 주102)
옥가인(玉珂人)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옥과 자개 장식을 한 사람”이지만, 위의 주에서 설명된 바대로 옥과 자개로 몸의 치장을 한 것이 아니라 타고 다니는 말이나 마차를 끄는 말의 굴레를 옥과 자개로 장식을 했다는 말이며, 따라서 이런 말을 타거나 부리는 사람은 당연히 직위가 높은 관리를 말하나, 여기서는 현재 직위만 높을 뿐 진정으로 훌륭한 자질의 인품을 지녀서 그 높은 직위에 올랐는지는 알 수 없다는 표현이지만, 실제로는 그런 인품을 지닌 사람들은 아니라는 풍자를 암시하는 표현이다.
誰是靑雲 주103)
청운(靑雲)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푸른 구름”이지만, 이것은 벼슬을 해서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에게 “능히 자신을 푸른 구름 위로 오르게 했다[能自致於靑雲之上]”라고 칭송하는 관례에 따라 이 “청운(靑雲)”이라는 말은 출세를 해서 얻는 “높은 벼슬”이나 “높은 직위”를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
주104)
기(器)
이 한자의 사전적 의미는 “그릇”인데, 이것은 사람의 도량과 재간을 말하는 “기국(器局)”이나 “기량(器量)”을 생략한 말로서, 순수하게 우리말에서도 인격이나 도량을 비유하는 말로 “그 사람 그릇이 크다”라고 하는 것처럼 “그릇”이란 말을 그대로 인격적 용어로 사용하였다. 그런데 이 한자를 언해에서는 “기구(器具)”로 풀이를 했으나 실제의 그 의미 자질로는 “그릇”이라는 말과 별 차이기 없다.
【玉珂 馬勒之飾이라 下句 言貴者未必皆賢也ㅣ라】

뎌주 주105)
뎌주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저 즈음께” 또는 “저번에”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저주움”로 바뀌며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玉珂고 니던 사미 뉘 이 靑雲 서리옛 器具오

【한자음】 향자옥가인 수시청운기【옥과 자개 꾸밈은 말 굴레의 장식이다. 아래 구는 말하자면 벼슬 높은 귀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다 훌륭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직역】 접때 옥과 자개로 말 굴레 장식하고 다니던 사람이, 그 누구가 이 높은 관리 계층 사이에 있을 만한 인품이었던가?
【의역】 접때까지 되돌아 보건대 옥과 자개로 말 굴레를 장식하고 다니던 사람들 중에, 과연 그 누구가 진정 높은 관리 계층에 오를 만큼 훌륭한 인품이었던가?

才盡傷形體 주106)
재진상형체(才盡傷形體)
이 시구는 뒤의 시구와 이른바 대련구(對聯句)를 이루고 있는 것이면서 일종의 자아적 신세 한탄을 시작하는 것이라, 매우 절박한 자아의 현재 처지를 사설하고 있는 것이므로 “재진(才盡)”은 당연히 “지금까지 시를 짓던 재간이 이제는 다 없어져버린 것”을 말한다. 그리고 뒤에 이어진 “상형체(傷形體)”는 흔히 “형체를 손상시키다”로 풀이하기 십상이나 이런 풀이나 국역은 “감히 자기 몸을 훼손하거나 상처 내지 않는 것이 효도하는 시발점이다[不敢毁傷孝之始也]” 라는 유가 선비의 기본 의식도 몰이해하는 소치이다. 여기서는 이 “상”의 뜻이 “서러워하다”인 것을 알아야 하고, 그렇게 해서 “상형체”를 번역하면 “형체를 서러워하다”이다. 또한 슬퍼하게 한 대상인 형체는 왜 슬프게 하는가를 사리에 맞게 추정해가면, 이 “형체”는 그냥 형체가 아니라 늙었거나 병이 든 것이며, 이 작품을 작자 두보가 57세 경에 지은 것으로 보면 그가 죽기 2년 전 쯤으로 당시로서는 매우 늙은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이 “형체”는 바로 “늙은 자신의 형체”라는 말임을 알 수 있다.
病渴 주107)
병갈(病渴)
이 한자어는 전체적으로 동사구로서 듯 풀이를 하면 “앓는다[病]”와 “소갈증( 消渴症)”이라는 두 말을 합친 것으로 “소갈증을 앓다”이다. 그리고 이 소갈증은 현대의 병명으로 당뇨를 가리키는 것이다.
汚官位【此 ㅣ 自謂라】

죄 주108)
죄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재주가”이다.
업고 얼굴 주109)
얼굴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형체”이며,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얼굴”이 아니다.
늘구믈 슬노니 消渴ㅅ 病에 벼스를 더러요라 주110)
더러요라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더럽히노라”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더럽다(더럽다)”에 사동보조어간 “이”가 연결되면서 “더러”가 되고, 여기에 다시 어미 “오라(노라)”가 연결되면서 “”가 “이”로 바뀜과 동시에 이것이 “오라”와 통합되어 “요”로 복모음화하면서 “더러요라”가 된 것이다.

【한자음】 재진상형체 병갈오관위【이것은 두보가 스스로 자신을 말한 것이다.】
【직역】 재주 없고 형체가 늙음을 서러워하노니, 소갈병에 벼슬을 더럽혔노라.
【의역】 나는 재간이라곤 다 없어져버린 채 몸뚱이 형체는 늙어버린 것이 서러운데다가, 소갈병까지 앓고 있으면서 제대로 직무를 수행하지 못해 맡고 있는 벼슬 직위만 더럽힐 뿐인데,

故舊 주111)
고구(故舊)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오래 전부터 사귀어온 다정한 친구”이다.
依然 주112)
의연(依然)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전과 다름 없이 그대로인 상태”이다.
危時 주113)
위시(危時)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상황이 위태로운 시기”이다.
顚躓 주114)
전지(顚躓)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엎드러져 기듯이 다니다”이다.

녯 버디 올로 미 주115)
미
현대어로 “마음이”라는 이 고어는 중간본에서는 “미”로 바뀌어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依然야 危亂 저긔 업드러 뇨 주116)
뇨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다님을(다니는 것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훈민정음 창제 초기에는 “니다”로 표기되던 이 동사가 『두시언해』 초간본에서부터는 “니다”로 바뀐 이것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며서 “ㅣ”음이 개입하고 여기어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니다 주117)
니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말한다”이다.

【한자음】 고구독의연 위시화전지
【직역】 옛 벗이 홀로 마음이 예전 그대로여서, 위태롭고 혼란한 때에 엎드러져 다님을 말하는구나!
【의역】 옛 벗인 고문학은 홀로 마음만은 예전 그대로인 채, 위태롭고 혼란스런 이 시기에 엎드러지듯 살아가고 있음을 말하고,

주118)
감(甘)
이 한자의 뜻은 물론 “달다”라는 형용사지만 “달게 여기다”라는 동사이기도 하며, 여기서는 문맥 구조상 이 글자 “다병노(多病老; 많은 병 때문에 늙은 것)”를 목적어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달게 여기다”, 또는 “고맙게 여기다”라는 타동사로 전성된 것이다.
多病老 주119)
다병노(多病老)
이 한자어구는, 작자 두보가 일찍부터 소갈병(消渴病 : 당뇨병)을 앓아서 빨리 늙었고, 그래서 59세를 일기로 죽었기 때문에, 앞에서 보인 바대로 “많은 병 때문에 늙다”로 번역되는 것이다.
주120)
부(負)
이 한자는 “무엇을 지다, 무엇에 지다” 또는 “무엇을 배반하다” 등의 뜻으로 많이 쓰이지만, 여기서는 “무엇을 자부하다”로 쓰였다.
憂世志 주121)
우세지(憂世志)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세상을 걱정하는 뜻”으로, 여기서는 “세상의 일들을 걱정하며 옳고 바르게 처리해야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말한다.
【子 指顧文學다】

나 病 주122)
이 고어는 형용사 “하다(많다)”의 부사형으로 현대어의 의미로는 “많아서”이다.
늘구믈 히 주123)
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달게”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다”에 부사형 접미사 “히”가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현대어에서는 형용사 “달다”에 이 부사형 접미사 “히”가 연결되어 쓰이는 경우가 없다.
너기거ᄂᆞᆯ 그듸 주124)
그듸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그대”이다.
 時世 시름논 들 졋도다 주125)
시름논 들 졋도다
이 고어구를 현대어로 풀어 읽어보면 “걱정하는 뜻을 자부하였다”로, 바로 고문학이 “세상의 일들을 걱정하여 옳고 바르게 해나가야 하겠다는 의지를 스스로 자부하였다”는 말이다.

【한자음】 아감다병노 자부우세지【‘자네’는 고문학을 가리킨 것이다.】
【직역】 나는 병이 많아 늙은 것을 달게 여기는데, 자네는 이 시대 세상을 걱정하는 뜻을 자부하였다.
【의역】 나는 소갈병(당뇨)이 많아 늙어진 것을 분수로 알고 오히려 달게 여기고 살지만, 자네는 이 시대 세상일을 걱정하는 큰 뜻을 품고 세상일을 옳고 바르게 이루어 보겠다고 자부했으면서,

胡爲 주126)
호위(胡爲)
이 한자어는 글자대로의 뜻으로 풀어 읽으면 안 되며 뒤에 이어지는 어구와 상관적으로 풀어 읽어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어떻게 ~ 해 놓고”로 풀어 읽어야 한다.
困衣食 주127)
곤의식(困衣食)
이 한자어구도 시구 전체적인 의미망과 상관시켜 풀어 읽어야 하므로 “옷 입고 밥 먹는 것을 곤궁하게”로 풀어 읽어야 한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19ㄱ

顔色 주128)
안색(顔色)
이 한자어의 뜻은 지금도 이 독음 그대로이기도 하고 순수한 우리말로 풀어서 “얼굴 빛”으로 쓰이기도 하며, 여기서는 “표정”이라는 뜻으로 쓰이면서 주체의 심경을 시사하는 기능어 구실을 하고 있다.
少稱遂 주129)
소칭수(少稱遂)
이 한자어구의 뜻 풀이는 이 어구만의 한자어대로 풀어 읽으면 “이루어진 것에 맞기가 적다”인데, 여기서는 “마음에 맞게 이루어진 것이 적다”이며, 이것은 앞의 시구와 한 문장을 이룬 의미망이라서 앞 시구의 “호위(胡爲)”와 상관되면서 반문형으로 풀이되기 때문에 “어떻게 마음에 맞게 이루어진 것이 적다고 하는가?”라고 읽어야 하는 것이다.
【此下 皆勸戒 주130)
권계(勸戒)
이 한자어의 뜻은 “권장하면서 경계하다”이다.
文學之言이라】

엇뎨라 주131)
엇뎨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어찌”. 또는 “어떻게”이다.
옷과 밥과애 窮困야 비치 매 맛게 주132)
매 맛게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 풀이는 “마음에 맞게”인데, 이 “매”가 중간본에서는 “매”로 바뀌어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되어 있다.
인 이리 져그니오

【한자음】 호위곤의식 안색소칭수【이 아래는 모두 고문학을 권장하고 경계하는 말들이다.】
【직역】 어쩌자고 옷과 밥을 곤궁하게 해놓고서, 얼굴 빛은 마음에 맞게 이루어진 것이 적다고 하겠는가?
【의역】 어떻게 자네 스스로가 옷 입고 밥 먹는 것을 곤궁하게 해 놓고 살면서, 얼굴 표정으로는 마음에 맞게 이루어진 것이 적다고 여기는 듯한 것을 보일 수야 있겠는가? 그럴 수는 없지!

주133)
작(作)
이 한자의 사전적 의미는 물론 “짓다”이나, 여기서는 “시작하다”의 뜻으로 쓰였다.
辛苦行 주134)
신고행(辛苦行)
이 한자어구의 뜻은 “몹시 괴롭게 가는 것”으로 바로 세상 살이의 길을 가는 것을 말한다.
順從衆多意 주135)
중다의(衆多意)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많은 뜻”이나, 여기서는 “많은 사람들의 뜻”으로 지금에는 “다중의(多衆意)”라고 쓰여진다.

머리 주136)
머리
이 고어의 현대어은 부사인 “멀리”이다.
辛苦로이 주137)
로이
이것은 형용사에 첨가되어 쓰이는 접미사로 현대어로는 “~롭게”이다.
녀가 주138)
녀가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다”, 또는 “다녀가다”이다.
짓니 주139)
짓다
이것은 한자 “작(作)”의 뜻을 그대로 직역한 것인데, 여기서는 “시작하다”라는 뜻으로 쓰였다.
한 사 들 順從놋다

【한자음】 원작신고행 순종중다의
【직역】 멀리 몹시 괴롭게 가는 것을 시작했으니, 많은 사람의 뜻을 순종하는구나!
【의역】 멀리 몹시 괴롭게 가야 하는 세상 살이의 길을 시작했으니, 많은 사람들의 뜻을 순종해서이긴 하지만,

舟楫 주140)
주즙(舟楫)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배와 노”인데, 여기서는 “타고 가는 배와 노”를 말한다.
根蔕 주141)
근체(根蔕)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뿌리와 꼭지”인데, 여기서는 배와 노라는 교통 수단이 물 위에서 운용되는 것이라 육상의 교통 수단보다 마음대로 정지하고 통제하기가 쉽지 않아서 마치도 뿌리와 꽂지가 없는 것 같기 때문에 이 “뿌리와 꼭지”는 안전장치의 비유어로 사용한 것이다.
蛟鼉 주142)
교타(蛟鼉)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교룡과 악어”이지만, 여기서는 강이나 바다 같이 여행하는 수상 경로에서 만나 겪을 수 있는 위험한 대상들을 대표적으로 지적하여 표현한 것이다.
爲祟 주143)
위수(爲祟)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빌미가 되다”인데, 여기서는 “(통행 과정에 교룡과 악어가) 위험을 만드는 빌미가 된다”는 말이다.
【無根蒂 言易危也ㅣ라】

 블휘 주144)
불휘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뿌리”이다.
고고리 주145)
고고리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꼭지”이다.
업고 蛟와 鼉와 빌호 주146)
빌호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빌미지음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빌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즐겨 니라

【한자음】 주즙무근체 교타호위수【뿌리와 꼭지가 없다는 것은 위험해지기 쉽다는 말이다.】
【직역】 배와 노는 뿌리와 꼭지가 없고, 교룡과 악어는 빌미 만들기를 좋아하느니라.
【의역】 타고 가는 배와 노는 뿌리와 꼭지 같은 것이 없어 위험하기 십상이고, 가다가 만나는 교룡과 악어 등은 위험한 빌미(가해의 계기)가 만들어지기를 좋아 하게 되는 판이며,

况兼 주147)
황겸(况兼)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하물며 겸하다”이나, 현대말로 쉽게 풀어 읽으면 “더구나 ~까지 겹쳐 있다”가 된다.
水賊繁 주148)
수적번(水賊繁)
이 한자어구는 그냥 독립적 문장으로 해석하면 당연히 “수상 도적떼가 많다”라는 한 문장이 된다. 그런데 한 문장인 이 한자어구는 이 시구에서 도치된 주어가 되어 “수상 도적떼가 많은 것”이라는 명사구 상태로 바뀌어 해석돼야 하는 것이다.
特戒風飆駛

며 므렛 盜賊 하미 조니 주149)
조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아울러 하니” 또는 “함께 하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부사 “조(아울러. 함께)”에 동사형 접미사인 “~니”가 연결되어 동사로 전성된 것이다. 그런데 이 “아울러. 함께”의 부사는 고어사전에는 “조차”와 “조쳐”만 수록되어 있고 이 “조”는 수록되지 않았다.
 리 부로 주150)
 리 부로
이 고어구의 현대말로의 풀이는 “바람의 빨리 불기를”이나, “바람의 빨리 불음을”이 된다. 그런데 이것을 쉽게 풀어 읽으면 “바람이 빨리 불음을”이나 “바람이 빨리 불기를”이 된다.
特別히 警戒라

【한자음】 황겸수적번 특계풍표사
【직역】 하물며 물의 도적이 많은 것까지 겹쳤으니, 바람이 빨리 부는 걸 특별히 경계하라.
【의역】 더구나 가는 길에 많은 수상 도적떼까지 겹쳐 있을 판이니 참으로 걱정이거니와, 또한 바람이 빨리 부는 것도 특별히 경계하게나!

崩騰 주151)
붕등(崩騰)
이 한자어의 뜻은 “부수어서 와르르 무너지는 상태”를 말하나, 여기서는 “달려가다”라는 동사의 관형사형인 “달려가는”으로 전투용말들을 수식하여 사용되었다.
戎馬 주152)
융마(戎馬)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전투용말”이다.
주153)
제(際)
이 한자의 뜻은 “어울리다”. “모이다”. “만나다”. “끝” 등 여럿이나, 여기서는 “모임”. “틈바구니” 등의 뜻으로 쓰였으며, 전투가 수행되는 상황을 시사하는 말이다.
往往殺長吏 주154)
장리(長吏)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고급관리” 또는 “관청의 최고위직 관리”를 말하며, 여기서는 “관청의 최고위직 관리”를 지칭하는 것으로 쓰였다. 그런데 여기에서 “최고위직 관리를 살해하였다[殺長吏]”라고 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당시에 유주 병마사(幽州兵馬使) 주희채(朱希彩)가 절도사 이회선(李懷仙)을 살해한 것을 말한다.

이니 주155)
# 이니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달려가다”이다.
戎馬ㅅ 셔 주156)
셔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에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에 처격조사 “셔”가 첨가되면서 “ㅿ”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가)”라고 언해된 이 말은 여기서는 “~하는 상황 속”이라는 의미로 쓰인 것이다.
므리므리 주157)
므리므리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때때로”이다.
예 長吏 주기니라

【한자음】 붕등융마제 왕왕살장리
【직역】 달려가는 전투용말들의 모임에서, 때때로 고급관리를 살해하기도 하니.
【의역】 전투용말들로 전투가 수행되는 상황 속에서는 전비의 과중한 징수와 수탈로 인해 그 지역의 행정장관이 때때로 피살되기도 하니,

주158)
간(干)
이 한자는 “간알(干謁)”이라는 한자어의 준말인데, 뜻은 “사적으로 찾아가서 만나 본다”는 것이다.
東諸侯 주159)
동제후(東諸侯)
『두시비해』에 보면 당시 당(唐)나라 강남도(江南道)에 속해 있던 홍.길.강(洪.吉.康) 세 주(州)는 수도인 장안(長安)에서 보면 동쪽이었으므로 이 세 주의 절도사(節度使)들을 “東諸侯(동쪽 제후)”라고 하였다.
勤勉 주160)
근면(勤勉)
이 한자어의 뜻은 현대어의 “근면”이라는 말과 같은 것으로 더 자세히 풀이하면 “부지런히 힘쓰다”이나, 여기서는 “여러 가지 회유과 설득으로 부지런히 힘을 쏟아서”라는 부사어구로 쓰였다.
주161)
방(防)
이 한자는 “예방(豫防)”의 준말로 쓰였다.
縱恣 주162)
종자(縱恣)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하고 싶은 대로” 또는 “마음 대로”이나, 여기서는 “마냥 오만방자한 것”을 말한다.

그듸 주163)
그듸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그대”이다.
東녁 諸侯 干謁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19ㄴ

라 가니 힘 縱恣호 마라

【한자음】 자간동제후 근면방종자
【직역】 그대는 동쪽 지역 제후들을 사사로이 찾아뵈러 가고 있으니, 힘써서 마냥 방자함을 막으라.
【의역】 자네는 동쪽 지역 제후들을 사적으로 찾아 만나러 가고 있는데, 가서 그들을 만나거든 그들이 오만방자하게 구는 일이 없도록 타일러서 예방하게나!

邦以民爲本 주164)
방이민위본(邦以民爲本)
이 시구의 글자대로의 뜻 풀이는 물론 “나라는 백성들로써 근본을 삼는다”이지만, 이것이 시이기 때문에 당연히 “나라는 마땅히 백성들로써 근본을 삼아야 하기 때문에 그 백성들을 사랑하고 돌봐야 하며, 그래서 그들의 의식주 생활을 원활하게 영위할 수 있게 돌봐야 한다”라는 긴 이야기를 언외로 함축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魚飢費香餌 주165)
어기비향이(魚飢費香餌)
이 시구의 글자대로의 뜻 풀이는 “물고기가 굶주리면 향기로운 낚시밥을 다 먹어치운다”이지만, 역시 이것이 시이기 때문에 “물고기”는 백성을 암시하는 것이고 “향기로운 낚시밥”은 국가의 기본적인 재원을 비유한 것이라, 백성들이 굶주리고 곤란하면 국가의 기본적인 재원도 약탈해서 소비해버린다는 말이다.
【喩民이 飢困而陷於衣食之慾니라】

나라흔 百性으로 根本을 삼곡 고기 주리면 곳다온 주166)
곳다온
이 고어는 “향(香)” 자를 풀이한 말로서 현대어로는 “꽃다운”이나 “향기로운”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곳답다(꽃답다)”라는 형용사가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ㅂ”과 함께 “온”으로 바뀐 것이다. 그런데 이 고어가 여기서는 “맛이 있는”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낛바 주167)
# 낛밥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낚시밥” 또는 “미끼”이다.
費食 주168)
비식(費食)
이 한자어의 우리말로의 뜻은 “막 먹어 치우다”이다.
니라

【한자음】 방이민위본 어기비향이【백성이 굶주리고 곤란해져서 입고 먹는 욕망에 빠진 것을 비유한 것이다.】
【직역】 나라는 백성으로써 근본을 삼고서, 물고기는 굶주리면 향기로운 낚시밥을 다 먹어치우느니라.
【의역】 나라는 백성을 근본으로 삼아서 사랑하고 돌봐야 하는 것이니, 백성이 굶주리고 곤란해지면 염치와 양심을 지킬 수 없어 나라의 가장 기본적인 재원도 다 약탈해서 소비해버리게 되는 것이니,

주169)
애(哀)
이 한자의 기본적인 뜻은 “슬프다”라는 형용사지만, 여기서는 타동사로 전성되어 “슬프게 여기다”이거나, “애처럽게 여기다”의 뜻으로 쓰였다.
瘡痍 주170)
창이(瘡痍)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금속 도구에 의해 다친 상처”를 말하나, 여기서는 뜻을 전용하여 “백성들의 고통”과 “병의 고통” 등을 복합적으로 말하고 있다.
告訴 주171)
고소(告訴)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하여 억울함을 법에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기서는 “사정을 잘 알리고 선처해 주기를 호소하는 것”으로 쓰인 것이다.
皇華使 주172)
황화사(皇華使)
이 한자어의 우리말로의 뜻은 “임금의 위엄과 덕택을 전달하는 사신”이며, 옛날 중국에서 주변 국가에 파견되는 사절단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여기서는 당시 당(唐)나라 중앙정부에서 황제의 위임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그 사명을 받들고 지방으로 가던 신하를 말하는 것이었다.
【此 주173)
면(勉)
이 한자는 분명 “권면(勸勉)”의 준말로 현대어로의 뜻은 “힘써 권하다”이다.
顧侯의 告使臣야 以恤民 주174)
휼민(恤民)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어려운 백성들을 구제하다”이다.
也ㅣ라】

 주175)

이 고어의 현대어는 “하건대” 또는 “컨대”이다.
헐므 기푸믈 주176)
헐므 기푸믈
이 고어구에서 “헐다”의 현대말로의 뜻은 “상하다” 또는 “헐다”이며, 이 어구의 현대말로의 뜻 풀이는 “상함의 깊음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헐다”에 명사형 어미 “음”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소유격 조사 “”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며, 뒤 이은 “기푸믈”은 형용사 “깊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또한 이 고어구들이 구조적으로 상호 지배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어서, 앞의 구인 “헐므”는 동사에서 명사형으로 바뀌고 이것이 다시 관형사형이 되면서 다음 구를 피수식의 구조로 지배하여 형용사를 명사형으로 바뀌게 하여 “기품”이 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인 “을”이 첨가되면서 전체를 “상함의 깊음을”이라는 목적어구로 만들었다. 그런데 “헐다”는 “헐믓다”로도 함께 쓰였으며, “헐므”는 중간본에서 “헐므우”로 바뀌어 “ㅿ”이 탈락하였다.
어엿비 너겨 주177)
어엿비 너기다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불쌍하게 여기다” 또는 “가련하게 여기다”이다.
皇華使ᄋᆡ게 告訴홀디니라

【한자음】 청애창이심 고소황화사【이것은 고후에게 힘껏 권해서 “사신에게 알려 백성들을 구휼하게 하라”는 것이다.】
【직역】 청하건대 다친 상처 깊은 것을 애처럽게 여겨, 황제폐하의 은덕을 갖고 온 사절단에게 알려 호소해야 할 것이니라.
【의역】 청하건대 자네는 백성들의 다친 상처 고통이 깊은 것을 애처럽게 여겨서, 황제폐하의 은덕을 갖고 온 사절단에게 백성들의 어려운 사정을 알리며 호소해야 할 것일세.

使臣精所擇 주178)
정소택(精所擇)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석택하는 것을 정밀하게 하다”인데, 여기서는 “주어지는 상황에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을 정밀하게 한다”라는 말로서 황제의 현명함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進德 주179)
진덕(進德)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덕성을 갖춘 사람을 진출시키다”이며, 여기서는 바로 황화사(皇華使)로 오는 사신이 이렇게 덕성을 갖춘 사람이라는 말이다.
歷試 주180)
역시(歷試)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두루 겪으며 시험하다”인데, 여기서는 “여러 가지 상황을 겪으며 확인하고 판단하여 그 결과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능력을 시험한다”는 말로서, 황제에 의하여 정밀하게 선발되어 사명을 받들고 오는 황화사(사신)가 현지에 와서 이곳 각 지방 행정 장관들의 실적을 두루 살펴 잘 파악하고 판단하여 그 결과로 그 장관들을 공정하게 상벌하는 시도를 잘 하는 것을 말하며, 이 한자어 앞의 “지(知)” 자는 황제가 이 황화사의 그런 역량을 잘 안다는 말이다.
【言朝廷이 進用才德而歷試諸難也ㅣ니라】

使臣은 精히 여 주181)
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리다” 또는 “분별하다”인데, 여기서는 “선발하다”의 뜻으로 쓰였다.
보내엿니 德을 나아 주182)
나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진출시키다”이며 중간본에서는 “나오다”로 바뀌어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두루 디내여  고 주183)
곧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쓸 곳”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다(쓰다)”에 관형사형 어미 “울”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 “곧(곳)”이 연결된 것이다.
아라 시니라

【한자음】 사신정소택 진덕지력시【말하자면, 조정이 재능 있고 덕을 갖춘 사람을 진출 등용시켜서 모든 어려움을 두루 지나며 시험하여 쓰이게 한다는 것이다.】
【직역】 사신은 선택하는 것을 정밀하게 했으니, 덕을 갖춘 사람을 진출시켜서 모든 어려움을 두루 겪으며 쓰일 곳임을 알아 하셨다.
【의역】 황제께서는 사신을 선택하는 것을 정밀하게 하셨으니, 덕을 갖춘 사람을 현지에 진출시켜서 모든 어려움을 두루 겪으며 그 능력이 시험될 곳임을 잘 알아서 그렇게 하셨으니,

惻隱誅求 주184)
주구(誅求)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가혹하게 조세를 징수하다”인데, 여기서는 관리들이 “백성들로부터 가혹하게 조세를 징수하는 것”을 말한 것이다. 그런데 작자 두보가 “가혹하게 조세를 징수하는 것을 측은하게 여기는 감정[惻隱誅求情]”이라고 말한 이 감정은, 물론 시의 주인공인 고문학이 사적으로 찾아가서 만나 도움을 받게 될 그 동쪽 지역의 지방 장관들이 그 지방 백성들로부터 조세를 징수하며 갖는 감정들이지만, 이 경우 현명한 지방 장관들은 그 조세를 불가피하게 징수하면서 매우 측은해 할 것이고, 우매한 지방 장관들은 그 조세를 징수하면서 별로 측은해 하지 않을 것이지만, 고문학 자네도 마땅히 현명한 지방 장관처럼 측은해 해야 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固應賢愚異 주185)
고응현우이(固應賢愚異)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진실로 응당 현명함과 우매함에 따라 다르다”이지만, 여기서는 단순하게 인간성에 따른 차이의 사실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강조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현명한 사람의 인간성과 같이 마땅히 측은해 해야 한다는 것이며, 여기서도 역시 고문학 자네도 그렇게 측은해 해야 한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言哀其誅求於民호미 賢愚ㅣ 固不同니 今使臣 必憫恤之也ㅣ니라】

誅求 어엿비 주186)
어엿비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불쌍히” 또는 “가련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어엿브다”에 부사형 어미 “이”가 연결되면서 “ㅡ”음의 묵음화와 함께 “ㅂ”이 연음된 것이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0ㄱ

너기논 주187)
너기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여기는”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여기”으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다.
든 진실로 당당이 주188)
당당이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마땅히” 또는 “응당”인데, 이것은 “당다”라는 표기 형태로도 쓰였다.
어디니와 어리니왜 다니라

【한자음】 측은주구정 고응현우이【말하자면, 그 백성들로부터 가혹하게 세금과 물자를 징수하는 행위가 그 담당 관리들이 현명한가 우매한가에 따라 진실로 같지 않을 것이니, 지금 오는 사신은 반드시 그런 사정을 잘 파악해서 백성들을 딱하게 여겨 구제해 줄 것이라는 말이다.】
【직역】 가혹하게 징수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는 감정은, 진실로 응당 그 징수자의 현명함과 우매함에 따라 다른 것이다.
【의역】 백성들에게서 가혹하게 징수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는 감정은, 진실로 그 징수의 주체가 현명한 사람인가 우매한 사람인가에 따라 다른 법이요,

烈士 주189)
열사(烈士)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절개와 의리를 굳게 지키는 선비”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고문학에게 마땅히 이런 사람이 되라는 권고로 제시한 것이다.
苟得 주190)
구득(苟得)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구차스럽게 얻어 갖는 것”인데, 이것 역시 작자 두보가 고문학에게 하지 말도록 권고하기 위해서 인용한 것이다.
俊傑 주191)
준걸(俊傑)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재능이 뛰어나게 잘난 사람”이나, 여기서는 특히 “지혜와 덕이 높은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 쓰였다.
自致 주192)
자치(自致)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스스로 끝까지 다하다”라는 것이나, 여기서는 “구차스러운 남의 도움이 아니라 자신 스스로의 정성과 노력으로 부자되는 것과 귀하게 되는 것을 이루어내다”라는 의미로 쓰였다.
【此 戒顧侯之勿苟從不義而求得이오 當自致於富貴也ㅣ니라】

烈士 苟且히 어두믈 아쳗고 주193)
아쳗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싫어하다”이다.
俊傑은 제모로 어도 주194)
어도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얻음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얻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ㄷ”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어도믈”로 기록되어 목적격 조사 “”이 “을”로 바뀌어 있다.
랑니라

【한자음】 열사오구득 준걸사자치【이것은 고후가 구차하게 의롭지 않은 것을 좇아가서 소득을 추구하지 말고, 마땅히 자력으로 부귀를 이루어낼 것을 경계한 것이다.】
【직역】 절의를 귿게 지키는 사람은 구차스럽게 얻는 것을 싫어하고, 지혜와 덕이 뛰어난 사람은 스스로 이루어낼 것을 생각하는 것이라.
【의역】 절개와 의리를 굳게 지키는 선비는 구차스럽게 얻어 갖는 것을 싫어하고, 지혜와 덕이 높은 사람은 자력으로 이루어낼 것을 생각하는 것이라.

贈子猛虎行 주195)
맹호행(猛虎行)
중국 진(晉)나라의 육기(陸機)가 지은 악부시로, “목 말라도 도둑의 샘물일랑은 안 마시고, 덥더라도 모진 나무 그늘에선 쉬지 않느니, 모진 나무 어찌 가지 없으랴마는, 뜻있는 선비는 고심 많이 하는 법일세![渴不飮盜泉水 熱不息惡木陰 惡木豈無枝 志士多苦心]”라고 읊어서, 곧은 뜻을 가진 선비는 모름지기 고심하고 고생해서 스스로의 힘으로 뜻을 이루어야 한다고 하였다.
出郊 주196)
재(載)
이 한자는 여기에서 무슨 뜻을 가진 글자로 쓰인 것이 아니고, 이른바 어조사의 기능만을 하는 글자로 쓰였다.
酸鼻 주197)
산비(酸鼻)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코가 아파서 눈물이 난다”인데, 이것을 전용해서 “코가 시큰하게 몹시 슬프고 애통한 것”을 말한다.
【樂府猛虎行애 志士 多苦心이라 니 此 勉顧侯之自振立也ㅣ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그듸 猛虎行 주고 주198)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들판”이다.
해 나가거 고 싀히 노라 주199)
고 싀히 노라
이 고어구의 현대어 풀이는 “코를 시큰하게 하노라”인데, 이것은 여기서 “코가 시큰하게 슬프고 애통해 한다”라는 뜻으로 쓰였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증자맹호행 출교재산비【악부 「맹호행」에, “지사는 고심을 많이 한다”라고 했으니, 이것은 고후가 스스로 떨치고 일어나 서게 된 것을 힘써 권장한 것이다.】
【직역】 자네에게 맹호행을 주고, 들판에 나가거늘 이내 코를 시게 하노라.
【의역】 자네에게 “뜻을 가진 선비는 많은 고심을 한다”는 「맹호행」을 읽으라며 주고서, 들판으로 나가자니 이내 코가 시큰하게 슬퍼지는구려!
Ⓒ 역자 | 송준호 / 2014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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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송고팔분문학적홍길주(送顧八分文學適洪吉州) : 이 시는 창작 시기를 명확하게 알 수 없으나, 『두시비주』의 〈효발공안 수월게식차현(曉發公安 數月憩息此縣)〉의 주에서 작자 두보가 대력(大曆) 3년(768) 가을에 공안(公安)으로 옮겨와서 겨울에 악양(岳陽)으로 갔다고 하였고, 같은 책의 이 작품 주에서는 두보 자신이 이 공안에서 이 고팔분 문학에게 자신의 작품인 〈취가행(醉歌行)〉을 관청의 벽에 쓰게 했다고 한 것을 보면, 두보가 이 사람을 만난 것과 글씨를 쓰게 한 것, 그리고 이 시를 지은 때가 바로 이 대력 3년이었을 것이며, 또 주에서 고팔분 문학이 홍길주가 소속된 지역인 강서(江西)로 떠나게 되어 이 시를 주었다고 한 것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그런데 이 고팔분 문학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 그 이름을 알 수는 없다. 『중문대사전』이나 『중국인명사전』에서도 찾을 수 없다. 다만 이 작품에서 “고후(顧侯)”라고 불려지고 있는데 이 “후(侯)” 자가 이름인지, 그렇지 않으면 이 사람이 혹시 지방의 원님이었기 때문에 원님의 호칭인 “사또”라는 말로 쓰인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
주002)
석경(石經)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돌 경전(經典)”인데, 여기서는 한(漢)나라 때 채옹(蔡邕)이 유교의 여섯 경전인 주역(周易), 시경(詩經), 서경(書經), 춘추(春秋), 예기(禮記), 악기(樂記) 등의 글을 팔분체로 써서 돌에 새겨 놓았기 때문에 “돌 경전[石經]”이라고 불렀으며 이것을 태학(국립대학) 문 앞에 세웠다고 하였다.
주003)
개(盖) : 이 언해에서는 이 한자를 언해하지 않고 있는데, 사실은 팔분체 글씨가 더 발전하지 못하고 침체해지게 된 일반적 상황을 총체적으로 단정한 글자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인 “대체적으로”라고 번역돼야 하는 글자다.
주004)
중랑(中郞) 돌해 육경(六經) 사긴 후(後)에 : 이 고어구는 그 문맥을 현대어로 풀어 읽으면 “중랑의 돌에 육경을 새긴 후에”가 되는데, 이것은 “중랑석경후(中郞石經後)”라는 시구의 문장이 실제로는 “중랑이 돌에 6경을 써서 새긴 후에”라는 사실을 압축하여 시구화한 것으로 결코 중랑이 “돌”의 소유주가 아니라 “돌”에 글씨를 쓰고 돌을 새기며 다루는 주어인 것이다. 그런데 이 언해에서는 중랑을 “돌‘의 소유주로 번역하여 문맥상의 의미 소통이 될 수 없게 하였다. 따라서 이 언해문은 문맥상의 바른 의미 소통을 오도할 수 있게 한 오역이라 할 수 있다.
주005)
초췌(憔悴) : 글자대로의 뜻은 “야위고 말랐다”인데, 여기서는 팔분체의 글씨가 그 발전하고 유행하는 현상이 아주 시들하고 초라해지게 되었다는 상황을 말한 것이다.
주006)
파(破) : 이 한자의 사전적 의미는 “깨뜨리다”. “다하다”. “갈라지다” 등으로 되어 있으나, 여기서는 언해된 바대로 아직 미진한 상황을 “헤쳐나간다”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007)
여지(餘地) : 이 한자어는 현대어로도 그냥 “여지”이나, 이것은 “여유”라는 의미로도 쓰이며, 특히 여기서는 “여유롭게”라는 부사어로서, 고후가 서예에 숙련되어서 그 능숙한 글씨 솜씨와 실력으로 여유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파여지(破餘地)”라는 어구는 동사구로서 우리말로 번역하면 “여유롭게 헤쳐나가다”이다.
주008)
고후(顧侯) : 이 작품 제목에서 “고팔분문학(顧八分文學)”이라고 표기된 주인공이라, 여기의 “후(侯)” 자가 이름인지 혹은 관직에 따른 호칭인지 확인할 수는 없다.
주009)
노추(鑪錘)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대장간의 화로와 망치”이지만, 이것은 그 앞의 글자인 “운(運; 운용하다)” 자와 함께 대장간에서 달군 쇠를 망치로 두들겨서 금속 도구를 만든다는 것을 말하며, 이것은 고후(顧侯)가 붓을 이용하여 팔분체 글씨를 잘 쓰는 것을 비유하기 위한 인용의 예로 쓰인 것이다.
주010)
부듸히미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붓의 힘이”이다.
주011)
나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남은 땅을”인데, 이것은 “여지(餘地)”라는 한자 어휘의 뜻을 우리 선인들이 한자 낱자들의 기본적 의미만을 따라 직역한 결과이며, 이것이 중국에서는 그대로 “여유롭게” 라는 부사, 또는 “여유롭다”라는 형용사로 전의되어 쓰인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결과로서, 오역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주012)
헤티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헤치다”인데, 실제로 이 뜻과 대응되는 한자인 “파(破)” 자의 사전적인 뜻은 앞에서 본 바대로 “깨뜨리다, 다하다” 등이요, “헤치다”라는 뜻은 없지만, 이런 뜻으로 언해한 것은 문맥상의 유기적 구조에 의한 의미망의 상호 조응 관계의 의미를 따라 한 까닭이다.
주013)
석(昔) : 이 한자의 뜻은 “옛날”로서 일반적으로 상당히 많은 시간이 지나간 과거의 시기를 가리키는 말로 쓰여 왔으나, 여기서는 그보다는 훨씬 적은 몇 십년이 지나간 시기를 말하는 것으로 쓰였다.
주014)
개원(開元) : 작자 두보의 생존 시기인 당(唐)나라 현종(玄宗)시기의 연호를 말한다.
주015)
동(同) : 이 한자는 그 뜻이 대개 “같다”라는 것으로만 많이 쓰이고 있으나, 여기서는 “한가지로, 함께”라는 부사로 쓰였다.
주016)
비희(贔屭) : 이 한자어의 뜻은 “우쩍우쩍 힘을 쓰는 상태”, 또는 “불끈불끈 힘을 쓰는 상태”를 말한다.
주017)
현종(玄宗) : 중국 당(唐)나라의 6대 황제로 40여년간 제위에 있으면서 처음엔 정치도 잘하였으나 양귀비(楊貴妃)를 들이면서 향락에 젖어 드디어는 안녹산(安祿山)의 난을 초래하게 하고, 끝내는 피난지 성도(成都)에서 황제 자리를 숙종(肅宗)에게 물려주게 되었다.
주018)
기서(其書) : 이 한자의 뜻은 “그 책”일 수 있으나, 여기서는 “서(書)” 자가 동사의 명사형으로 쓰여서 “그 글씨 쓰기”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019)
수자(數子)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두어 아들”로만 풀어 읽기 쉬우나, 이 “자(子)”가 여기서는 “사람”을 지칭하는 뜻으로 쓰였다.
주020)
스샤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글씨) 쓰심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스다”가 명사형으로 어미 변화를 하면서 존칭보조어간인 “시”가 삽입되고 명사형 어미인 “암”이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인 “”이 연결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21)
실 : 이 고어의 현대말로의 뜻은 “하시기 때문에”이다.
주022)
이런 로 : 이 고어구의 현대말로의 뜻은 “이런 까닭으로써”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이러므로”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으나, 그 상응한 한자어인 “시이(是以)”를 풀이한 것으로서 문맥상 의미로는 모두 맞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의 “로”는 현대어로의 뜻으로는 “까닭으로”이다.
주023)
두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두어”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두어”로 바뀌어 기록되면서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24)
어찰(御札) : 이 고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임금님의 편지”이나, 여기서는 『찬주분류두시』 주에 있는 바대로 “德重和鼎 功逾濟川 詞林秀發 翰苑光鮮”을 현종황제가 채색 편지지에 친히 써서 장설에게 하사했다는 그 귀중한 편지의 글과 글씨를 말한다.
주025)
유전(流傳) : 글자대로의 뜻은 “유행하며 전해지다”인데, 여기서는 현종의 하사 편지가 여러 곳에 유행하고 전해지면서 칭송의 소문이 널리 퍼진다는 말이다.
주026)
유양(揄揚) : 글자대로의 뜻은 “끌어올리다”이며, 여기서는 서예계의 분위기와 형편을 격려하고 고무시켰다는 말이다.
주027)
조차(造次) : 이 한자어를 언해에서는 “져근덛”으로 풀이했는데, 현대말로의 뜻은 “잠시동안”이나 “잠간”이다.
주028)
스샨 글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쓰신 글”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스다”에 존칭보조어간 “시”가 삽입되고 여기에 다시 관형사현 어미 “안”이 연결되었으며, 이것과 “글”이 배합된 것이다.
주029)
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일찍이”이다.
주030)
# 베프다 : 이 고어는 고어사전에서 “베풀다”라는 뜻으로만 풀이하고 있으나, 이것은 “끌어올리다”. “찬양하다”의 뜻으로도 쓰였으며, 여기서는 바로 이런 뜻으로 쓰였다.
주031)
져근덛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잠깐, 잠시동안”이며, 이것은 “져근덧”이라는 표기어와 함께 쓰였다.
주032)
삼인(三人) : 앞에서 말한 바대로 당(唐)나라 현종황제 때 팔분체의 글씨를 잘 썼던 서예가 세 사람인 고후(顧侯), 한택목(韓擇木), 채유린(蔡有隣) 등을 말한다.
주033)
입직(入直) : 임금님의 부름을 받고 왕궁에 들어가서 임금님을 모시는 것을 말한다.
주034)
은택(恩澤) : 글자대로의 뜻은 “은혜와 덕택”이지만, 여기서는 임금님의 은총과 혜택을 말하다.
주035)
불이(不二) : 글자대로의 뜻은 “둘하지 않는다”이며, 이것을 다른 말로 풀어 읽으면 “하나만 한다”는 뜻이고, 다시 한번 풀어 읽으면 “똑같이 한다”이거나, “똑같이 여긴다”가 된다.
주036)
와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함께” 또는 “아울러”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오다(함께 하다. 아우르다)”에 부사형 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와”가 되었다.
주037)
제여곰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제각기” 또는 “제각각”이다.
주038)
변안(辨眼) : 글자대로의 뜻은 “분별하는 눈”인데, 여기서는 “어떤 대상을 잘 알아서 정확하게 변별해 내는 안목”으로, 구체적으로는 “글자의 서예적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판별하는 감식안”을 말한다. 그래서 우리 선인들은 이것을 언해에서 “관형어와 피수식어” 형식의 시구로 이해하여 풀이하지 않고 오히려 주어와 술어가 도치된 문장으로 인정하여 “누니 나 (눈이 분별하여)”로 풀이하였다.
주039)
공(工) : 이 한자의 뜻은 “공교롭다”. “장인, 벼슬, 만들다” 등의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여기서는 “공교롭다”의 뜻으로 쓰인 것으로 글씨를 아주 세밀하면서도 교묘하게 잘 쓰는 상태를 말하는 “공교롭게”라는 부사어로 쓰이면서, 한시에서는 물론 한문 문장에서도 관용되어 오는 것처럼 “부사어”만으로 그것의 수식을 받는 동사나 형용사를 문면상으로는 생략한 채 구문상의 구조로서 파악할 수 있도록 압축적으로 구성된 것으로서 “쓰다”라는 동사가 생략된 것이다.
주040)
소자(小字) : 글자대로의 뜻은 “소(小)” 자의 일반적인 의미인 “작다”를 기준으로 삼아서 “작은 글자”로 풀이하게 되는데, 이것은 글자의 전체적 크기가 작은 글자라는 말로서 이런 뜻 풀이도 틀린 것은 아니나, 여기서는 글자의 전체적인 크기가 작은 글자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 아니라 “소” 자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의미인 “잘다”와 “좁다”가 말하는 바 같이 글자들의 획이 “잘고 좁다”는 것이라, 이것을 우리 선인들은 언해에서 “ 字”라고 정확하게 풀이하였다.
주041)
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사이”로서 별로 어려울 것도 없는 말이지만, 이 말은 한시구 원문의 “내(內)” 자를 언해한 것이라 원래 “내” 자의 사전적 지시 의미로 “안, 내 나라, 마음, 아내” 등만 있고 “사이”라는 것은 없어 매우 생소할 수 있으나, 이 한시구의 문맥상 의미로서는 오히려 이 “사이”가 아주 적합한 것이라 매우 잘된 언해로 판단된다. 그런데 이 고어가 중간본에서는 역시 “이”로 바뀌어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42)
나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분별하여”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다”의 부사형어미에 보조동사 “~나다”의 부사형이 연결된 것이다.
주043)
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늘은”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불규칙 형용사 “다”에 관형사형 어미인 “”이 연결되면서 “” 동음 생략과 함께 “ㄹ”음이 탈락한 것이다.
주044)
바지로이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공교롭게”이며, 이 시구에서는 이 부사어의 의미만을 표시하는 “공(工)” 자만 있을 뿐이지만 언해에서는 “더니라”라는 동사 서술어가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거니와, 이것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대로 부사어의 지배구조에 따른 서술어의 필요 조건으로 추정된 풀이이며, 실제로는 이 언해인 “더니라”는 “공교롭게”라는 부사어의 수식을 받은 “쓰다”라는 동사임을 알 수 있다.
주045)
분일(分日) : 글자대로의 뜻은 “날자를 나누다”인데, 여기서는 어떤 일을 고르고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 한 달이면 한 달, 1년이면 1년의 날수를 평균으로 나누는 것을 말한다.
주046)
제왕(諸王) : 중국 같이 황제의 나라에서는 황제의 아들들을 “무슨무슨 임금”으로 봉해서 불렀기 때문에 여기서는 황제의 아들들을 말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임금이 “무슨무슨 대왕”이었기 때문에 왕의 아들들을 “무슨무슨 대군” 또는 “무슨무슨 군”으로 불렀다.
주047)
구심(鉤深)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깊은 것을 갈고리로 끌어내다”인데, 여기서는 깊은 글씨의 요체를 하나하나 끌어낸다는 말이다.
주048)
법(法) : 이 법은 바로 글씨를 쓰는 수법을 말한다.
주049)
뵈야 치니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시범하여 가르치니”이며, 이것은 시구 원문의 “시(示)” 자 한 글자를 풀어서 알기 쉽도록 언해한 것이다.
주050)
기푸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깊음을”인데, 이것은 어떤 사물의 상태를 일반적으로 규정하는 말일 뿐, 구체성이 없는 것이지만, 앞뒤 시구들의 의미 내용들과 유기적으로 추정하여 파악되는 의미는 “깊은 글씨의 요체”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기프”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다.
주051)
걸위여 내다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끌어당겨 나오게 하다”인데, 여기서는 글씨를 쓰는데에 있어서 깊은 요체를 끌어내서 모두 알게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고어는 “걸위혀 내다”라는 표기상태로도 함께 사용되었다.
주052)
소소(蕭疎)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나뭇잎 등이 드문드문하고 쓸쓸한 상태”이나, 여기서는 작품의 주인공인 고문학의 천성이 엉성하고 욕심이 전혀 없는 성품과 생활의 상태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로 쓰였다.
주053)
외(外) : 이 한자의 사전적 의미는 “밖”이지만, 여기서는 물론 동사로 쓰여서 “마음 저 밖의 것으로 완전히 도외시해버린다”는 의미로 쓰였다.
주054)
성리(聲利)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소리와 이익”이나 이런 풀이는 그 의미가 오히려 너무 단순하여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따라서 여기서는 “세상 사람들이 고문학을 칭찬하는 소리와 세상 사람들이 값지다고 인정하는 이익”을 말하는 것으로서, 궁극적으로는 주인공 고문학의 심성과 인격이 세속적인 가치 같은 것에서 초탈하여 있다는 것을 칭찬하는 것이다.
주055)
날와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나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대명사 “나”에 조사 “ㄹ”이 첨가되고 여기에 다시 조사 “와”가 첨가 된 것이다.
주056)
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함께” 또는 “더불어”이다.
주057)
밧삼더니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밖의 것으로 삼았더라”인데, 여기서는 내 마음과는 상관 없는 저 바깥 세상의 일들로 치부해버렸다는 말로, 바로 주인공 고문학의 초연한 인성과 태도를 극찬하는 말이다.
주058)
추수(追隨)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좇아 따라다닌다”이며 여기서도 바로 이런 의미로 쓰였으며, 이 말은 이후 선비나 문인들이 서로 뜻이 맞거나 학문이 서로 통하는 사이에 함께 깊이 사귀며 노니는 행위를 이르는 말로 쓰였다.
주059)
재(載) : 이 한자의 뜻은 “싣다”라는 것으로 가장 많이 쓰이나, 여기서는 “해”라는 뜻으로서 “연(年)” 자와 같은 의미인데, 일설에 이 당(唐)나라의 첫 황제인 고조(高祖)의 이름이 “연(淵)”으로 그 음이 “연(年)” 자와 똑 같이 “연”이라 이 글짜를 쓰면서 읽으면 황제의 이름을 부르는 꼴이 되어서 신하나 백성들로서는 불경스런 죄를 짓는 것이 되어 이 “연” 자를 안 쓰고 이 글자와 뜻이 같은 “해”인 “재(載)” 자로 바꾸어 썼다고 하지만, 두보도 다른 작품에서는 “연(年)” 자를 쓰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당나라의 시인인 이상은(李商隱)의 시 “풍우(風雨)”에서 “기박욕궁년(羈泊欲窮年)”이라고 읊은 것을 보면 그것은 속설로 전하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주060)
호탕(浩蕩)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넓고 큰 모양”인데, 여기서는 마음과 행동이 거리낌이 없이 자유롭게 넓고 큰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도 거침 없이 자유롭고 당당한 정신과 행동의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 그냥 “호탕(浩蕩)하다”라는 현대말로 쓰이고 있다.
주061)
장안(長安) : 이것은 당시 당나라의 수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지금 중국의 서안(西安)을 말하며, 여기서 “장안(長安)”이라고 말한 것을 당시의 관용어로서 지금 우리말의 “서울” 또는 “수도”라는 것과 같은 뜻이며, 지금 우리말로도 그대로 쓰이고 있다.
주062)
훤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그대로 “훤히”인데, 여기서는 원시구의 “호탕(浩蕩)”이라는 한자어를 언해한 것으로서 거침 없이 자유롭고 당당한 정신과 행동의 상태를 가리키는 것을 집약 시사한 순수 우리말이다.
주063)
다소라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했었노라”이다.
주064)
고가(高歌) : 글자대로의 뜻은 “높이 노래하다”인데, 이것은 고문학이 정승들의 초청을 받아 가서는 흥에 겨워 높은 목청으로 노래를 불렀다는 말로 그만큼 대우를 받았다는 것을 간접 표현한 것이다.
주065)
경상(卿相) : 글자대로의 뜻은 “장관과 정승”인데, 여기서는 고관들을 범칭한 말이다.
주066)
문한(文翰) : 글자대로의 뜻은 “글과 글씨”인데, 여기서는 고문학이 지은 글과 쓴 글씨를 합쳐서 이르는 말이며, 이것은 흔히 문장 솜씨와 글씨 재능을 갖춘 지식 능력을 일컫는 말로 쓰였다.
주067)
성시(省寺) : 이 한자어에서 “성(省)” 자도 관청을 일컫는 말이고 “사(寺)” 자도 관청을 일컫는 말이라, 이 두 글자를 합쳐서 “관청” 또는 “관아(관청 건물)”라는 의미다.
주068)
지븨 : 이 고어의 현대말로의 뜻은 “집에”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집”에 처격조사 “의”가 첨가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주069)
노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높이”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높다”에 부사형 어미 “이”가 영결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주070)
놀애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노래”이다.
주071)
브르곡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부르고서”인데, 이것의 “~곡”은 연결형 어미로서 현대말의 “~고서”이다.
주072)
글 순 거슨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글 쓴 것은”이며, 이것 중에 “순”은 아마도 동사 “수다(쓰다)”에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된 것으로 현대말로는 “쓴”인데, 이 “수다”는 고어사전에 수록되어 있지 않고, 다만 “수다(쑤다)”라는 고어만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글 슨 거슨”으로 기록되어 있다.
주073)
마해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관청들에”이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마해”로 바뀌어 기록되며 “ㅿ”이 탈락되어 있다.
주074)
시(視) : 이 한자의 기본 뜻은 물론 “보다”이지만, 여기서는 “보아주다”의 의미로 쓰였다.
주075)
양마(楊馬) : 중국 한(漢)나라 때 유명한 문인들이었던 양웅(楊雄)과 사마상여(司馬相如)를 말한다. 그런데 여기 양웅의 실제 성은 “양(揚)”이지 “양(楊)”이 아닌데, 이 언해의 초간본과 중간본, 그리고 『두시비해』에는 모두 이 “양(楊)”으로 오기되어 있으며, 다만 『찬주분류두시』에는 “양(揚)”으로 되어 있다.
주076)
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사이”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이”로 바뀌어 기록되어 “ㅿ”이 탈락되어 있다.
주077)
셰록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세도록”이다.
주078)
마져더라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말고자 하였다”이다.
주079)
화류(驊騮)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화류라는 준마”이며, 이 말은 아주 값 비싼 말로 귀족들이 많이 탔으므로 여기서는 주인공 고문학이 귀족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주080)
궁항(窮巷)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궁벽한 마을 골목”인데, 이것은 앞의 “화류(驊駵)”라는 고급 준마와 대비적으로 연결되면서 상대방인 고문학의 귀족적 신분과 두보 자신의 빈한한 지위를 대비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자신의 어려운 처지에 고귀한 지위의 상대방이 찾아온 사실을 통해 자신의 고마운 심경과 함께 자신의 시인적 긍지를 함께 암시하고 있다.
주081)
필탈황금비(必脫黃金轡) : 이 시구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반드시 황금제의 말 고삐를 풀어 벗어 놓는다”인데, 여기에서 “필(必)” 자는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는 글자로서 아주 귀족적이며 호화로운 황금제의 고삐를 귀중하게 여겨 잘 간수하지 않고 ‘반드시’ 아무렇게나 여겨 풀어 버리듯이 벗어 놓아버린다는 것으로, 고문학이 두보의 집에 와서는 귀족 고관으로 행세하지 않고 ‘반드시’ 겸손하게 행동한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해에서는 이 “비(轡)” 자를 “굴레”로 풀이했으나 실제로 이것은 ‘고삐’로 오히려 굴레의 끝에 달린 끈이다.
주082)
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탄”인데, 이 말을 풀어보면 동사 “다”에 광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되면서 “”음이 “오”음으로 바뀐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으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다.
주083)
반기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반드시”이다.
주084)
굴에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굴레”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구레”로 바뀌어 연음되어 기록돼 있다.
주085)
밧기더니라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벗기었더라”이다.
주086)
붕우난(朋友難) :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벗의 어려움”이지만, 여기서는 세상을 살면서 참으로 좋은 벗을 만나는 것도 어렵고, 또 그 벗과 서로 진정으로 인격을 격려하고 충고하면서 평생을 변함 없이 사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말하는 것이다.
주087)
지모(遲暮)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해가 저물 무렵”이지만, 이것은 비유적으로 쓰여서 사람의 “노년”과 “늙으막”을 말하며 “지모(遲莫)”이라고도 쓰이고 여기서는 바로 이런 뜻으로 쓰였으며, “모년(暮年)”이라는 말과 같은 뜻이다.
주088)
실추(失墜) : 글자대로의 뜻은 “실수하여 떨어지다” 또는 “실패하다”이나, 여기서는 “실수하여 떨어뜨리다”로서 고문학 자신이 아끼는 두보를 “실수로 떨어뜨리듯이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라. 그래서 언해에서는 “버리랴!”라고 풀이하였다.
주089)
벋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벗”이다.
주090)
사괴요미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사귐이”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사괴다(사귀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ㅣ”음이 동화하여 삽입되고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주091)
리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버리다”이다.
주092)
고래(古來)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옛부터 오다”인데, 여기서는 “인간의 역사가 옛날부터 지금까지 흘러오면서”라는 말이다.
주093)
사(事) : 이 한자의 뜻은 누구나 다 아는 바대로 “일”이지만, 여기서는 역사 위에서 이루어진 인간들의 무수한 일들을 말하는 것이다.
주094)
반복(反覆)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도리켜 덮는다”인데, 여기서는 항상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으로, 인간의 역사 위에 무수한 일들이 사람답고 정의롭게 떳떳하지 않고 사뭇 이랬다저랬다 하며 혼란스럽다며 한탄을 하는 말이다.
주095)
횡(橫) : 이 한자의 사전적인 의미들은 대개 “가로, 사납다, 비끼다, 난간목, 거스르다” 등이나, 여기서는 “주체할 수 없이 마구”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096)
체사(涕泗)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눈물과 콧물”이나, 여기서는 “횡(橫; 마구)”라는 부사어의 수식을 받아 명사에서 동사로 전용되면서 “눈물과 콧물을 줄줄 흘린다”라는 말로 쓰였으며, 여기서는 마구 눈물을 흘린다는 말이다.
주097)
녜로 오매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옛날부터 옴에”인데, 여기서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오면서”의 의미로 쓰였으며, 이 어구를 풀어보면 “녜로”는 “예로부터”이고 “오매”는 동사 “오다”에 명사형어미 “ㅁ”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처격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주098)
드위잊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이랬다저랬다 바꾸다”이며, 여기서는 역사 위에서 인간들의 하는 일이 진실과 도리를 지켜 한결 같지 않고 이랬다저랬다 혼란스럽게 변한다는 것을 말한다.
주099)
덛덛디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떳떳하지”이며, 이것은 현대말의 “당당하지”라는 말과 같이 쓰인 것이다.
주100)
빗기 : 이 고어는 시구에 있는 한자 “횡(橫)” 자를 언해한 것인데, 앞에서도 말한 바대로 이 “빗기”라는 언해는 사전에 지시된 의미대로 풀이한 것이지만, 이것은 이 시구의 진정한 의미망과는 무관한 풀이로서 이렇게 안이하게 풀이가 된 이유는 물론 우리 선인들이 한자의 의미를 사전에 기록된 하나의 의미나 내지는 둘 정도로만 학습하고 있어서, 이 한자가 시구에 원용되면 그 한자에 대해서 학습한 의미가 그 작품 내지는 시구의 시상 전체와 유기적인가의 여부를 따지지도 않고 그 학습한 의미대로 언해하여 풀이하는 잘 못된 타성을 극복하지 못한 때문이다. 이 “횡(橫)” 자는 여기에서처럼 “빗기”로 언해하면 안되며 반드시 “마구”라고 언해하여 풀어야 한다.
주101)
향자(嚮者)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저번 때”인데, 여기에서 실제의 의미를 가진 글자는 “접때”라는 뜻을 가진 “향(嚮)” 자만이고 “자(者)” 자는 이른바 어조사로서 실제 의미는 없지만, “석자(昔者; 옛날), 금자(今者; 지금)”에서처럼 시간을 의미한 한자어에서 뒤에 붙어 쓰이는 접미사 같은 글자다.
주102)
옥가인(玉珂人) :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옥과 자개 장식을 한 사람”이지만, 위의 주에서 설명된 바대로 옥과 자개로 몸의 치장을 한 것이 아니라 타고 다니는 말이나 마차를 끄는 말의 굴레를 옥과 자개로 장식을 했다는 말이며, 따라서 이런 말을 타거나 부리는 사람은 당연히 직위가 높은 관리를 말하나, 여기서는 현재 직위만 높을 뿐 진정으로 훌륭한 자질의 인품을 지녀서 그 높은 직위에 올랐는지는 알 수 없다는 표현이지만, 실제로는 그런 인품을 지닌 사람들은 아니라는 풍자를 암시하는 표현이다.
주103)
청운(靑雲)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푸른 구름”이지만, 이것은 벼슬을 해서 높은 지위에 오른 사람에게 “능히 자신을 푸른 구름 위로 오르게 했다[能自致於靑雲之上]”라고 칭송하는 관례에 따라 이 “청운(靑雲)”이라는 말은 출세를 해서 얻는 “높은 벼슬”이나 “높은 직위”를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
주104)
기(器) : 이 한자의 사전적 의미는 “그릇”인데, 이것은 사람의 도량과 재간을 말하는 “기국(器局)”이나 “기량(器量)”을 생략한 말로서, 순수하게 우리말에서도 인격이나 도량을 비유하는 말로 “그 사람 그릇이 크다”라고 하는 것처럼 “그릇”이란 말을 그대로 인격적 용어로 사용하였다. 그런데 이 한자를 언해에서는 “기구(器具)”로 풀이를 했으나 실제의 그 의미 자질로는 “그릇”이라는 말과 별 차이기 없다.
주105)
뎌주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저 즈음께” 또는 “저번에”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저주움”로 바뀌며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주106)
재진상형체(才盡傷形體) : 이 시구는 뒤의 시구와 이른바 대련구(對聯句)를 이루고 있는 것이면서 일종의 자아적 신세 한탄을 시작하는 것이라, 매우 절박한 자아의 현재 처지를 사설하고 있는 것이므로 “재진(才盡)”은 당연히 “지금까지 시를 짓던 재간이 이제는 다 없어져버린 것”을 말한다. 그리고 뒤에 이어진 “상형체(傷形體)”는 흔히 “형체를 손상시키다”로 풀이하기 십상이나 이런 풀이나 국역은 “감히 자기 몸을 훼손하거나 상처 내지 않는 것이 효도하는 시발점이다[不敢毁傷孝之始也]” 라는 유가 선비의 기본 의식도 몰이해하는 소치이다. 여기서는 이 “상”의 뜻이 “서러워하다”인 것을 알아야 하고, 그렇게 해서 “상형체”를 번역하면 “형체를 서러워하다”이다. 또한 슬퍼하게 한 대상인 형체는 왜 슬프게 하는가를 사리에 맞게 추정해가면, 이 “형체”는 그냥 형체가 아니라 늙었거나 병이 든 것이며, 이 작품을 작자 두보가 57세 경에 지은 것으로 보면 그가 죽기 2년 전 쯤으로 당시로서는 매우 늙은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이 “형체”는 바로 “늙은 자신의 형체”라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주107)
병갈(病渴) : 이 한자어는 전체적으로 동사구로서 듯 풀이를 하면 “앓는다[病]”와 “소갈증( 消渴症)”이라는 두 말을 합친 것으로 “소갈증을 앓다”이다. 그리고 이 소갈증은 현대의 병명으로 당뇨를 가리키는 것이다.
주108)
죄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재주가”이다.
주109)
얼굴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형체”이며,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얼굴”이 아니다.
주110)
더러요라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더럽히노라”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더럽다(더럽다)”에 사동보조어간 “이”가 연결되면서 “더러”가 되고, 여기에 다시 어미 “오라(노라)”가 연결되면서 “”가 “이”로 바뀜과 동시에 이것이 “오라”와 통합되어 “요”로 복모음화하면서 “더러요라”가 된 것이다.
주111)
고구(故舊) :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오래 전부터 사귀어온 다정한 친구”이다.
주112)
의연(依然) :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전과 다름 없이 그대로인 상태”이다.
주113)
위시(危時) :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상황이 위태로운 시기”이다.
주114)
전지(顚躓) :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엎드러져 기듯이 다니다”이다.
주115)
미 : 현대어로 “마음이”라는 이 고어는 중간본에서는 “미”로 바뀌어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116)
뇨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다님을(다니는 것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훈민정음 창제 초기에는 “니다”로 표기되던 이 동사가 『두시언해』 초간본에서부터는 “니다”로 바뀐 이것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며서 “ㅣ”음이 개입하고 여기어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주117)
니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말한다”이다.
주118)
감(甘) : 이 한자의 뜻은 물론 “달다”라는 형용사지만 “달게 여기다”라는 동사이기도 하며, 여기서는 문맥 구조상 이 글자 “다병노(多病老; 많은 병 때문에 늙은 것)”를 목적어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달게 여기다”, 또는 “고맙게 여기다”라는 타동사로 전성된 것이다.
주119)
다병노(多病老) : 이 한자어구는, 작자 두보가 일찍부터 소갈병(消渴病 : 당뇨병)을 앓아서 빨리 늙었고, 그래서 59세를 일기로 죽었기 때문에, 앞에서 보인 바대로 “많은 병 때문에 늙다”로 번역되는 것이다.
주120)
부(負) : 이 한자는 “무엇을 지다, 무엇에 지다” 또는 “무엇을 배반하다” 등의 뜻으로 많이 쓰이지만, 여기서는 “무엇을 자부하다”로 쓰였다.
주121)
우세지(憂世志) :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세상을 걱정하는 뜻”으로, 여기서는 “세상의 일들을 걱정하며 옳고 바르게 처리해야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말한다.
주122)
하 : 이 고어는 형용사 “하다(많다)”의 부사형으로 현대어의 의미로는 “많아서”이다.
주123)
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달게”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다”에 부사형 접미사 “히”가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현대어에서는 형용사 “달다”에 이 부사형 접미사 “히”가 연결되어 쓰이는 경우가 없다.
주124)
그듸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그대”이다.
주125)
시름논 들 졋도다 : 이 고어구를 현대어로 풀어 읽어보면 “걱정하는 뜻을 자부하였다”로, 바로 고문학이 “세상의 일들을 걱정하여 옳고 바르게 해나가야 하겠다는 의지를 스스로 자부하였다”는 말이다.
주126)
호위(胡爲) : 이 한자어는 글자대로의 뜻으로 풀어 읽으면 안 되며 뒤에 이어지는 어구와 상관적으로 풀어 읽어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어떻게 ~ 해 놓고”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127)
곤의식(困衣食) : 이 한자어구도 시구 전체적인 의미망과 상관시켜 풀어 읽어야 하므로 “옷 입고 밥 먹는 것을 곤궁하게”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128)
안색(顔色) : 이 한자어의 뜻은 지금도 이 독음 그대로이기도 하고 순수한 우리말로 풀어서 “얼굴 빛”으로 쓰이기도 하며, 여기서는 “표정”이라는 뜻으로 쓰이면서 주체의 심경을 시사하는 기능어 구실을 하고 있다.
주129)
소칭수(少稱遂) : 이 한자어구의 뜻 풀이는 이 어구만의 한자어대로 풀어 읽으면 “이루어진 것에 맞기가 적다”인데, 여기서는 “마음에 맞게 이루어진 것이 적다”이며, 이것은 앞의 시구와 한 문장을 이룬 의미망이라서 앞 시구의 “호위(胡爲)”와 상관되면서 반문형으로 풀이되기 때문에 “어떻게 마음에 맞게 이루어진 것이 적다고 하는가?”라고 읽어야 하는 것이다.
주130)
권계(勸戒) : 이 한자어의 뜻은 “권장하면서 경계하다”이다.
주131)
엇뎨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어찌”. 또는 “어떻게”이다.
주132)
매 맛게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 풀이는 “마음에 맞게”인데, 이 “매”가 중간본에서는 “매”로 바뀌어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되어 있다.
주133)
작(作) : 이 한자의 사전적 의미는 물론 “짓다”이나, 여기서는 “시작하다”의 뜻으로 쓰였다.
주134)
신고행(辛苦行) : 이 한자어구의 뜻은 “몹시 괴롭게 가는 것”으로 바로 세상 살이의 길을 가는 것을 말한다.
주135)
중다의(衆多意)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많은 뜻”이나, 여기서는 “많은 사람들의 뜻”으로 지금에는 “다중의(多衆意)”라고 쓰여진다.
주136)
머리 : 이 고어의 현대어은 부사인 “멀리”이다.
주137)
로이 : 이것은 형용사에 첨가되어 쓰이는 접미사로 현대어로는 “~롭게”이다.
주138)
녀가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다”, 또는 “다녀가다”이다.
주139)
짓다 : 이것은 한자 “작(作)”의 뜻을 그대로 직역한 것인데, 여기서는 “시작하다”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140)
주즙(舟楫)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배와 노”인데, 여기서는 “타고 가는 배와 노”를 말한다.
주141)
근체(根蔕)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뿌리와 꼭지”인데, 여기서는 배와 노라는 교통 수단이 물 위에서 운용되는 것이라 육상의 교통 수단보다 마음대로 정지하고 통제하기가 쉽지 않아서 마치도 뿌리와 꽂지가 없는 것 같기 때문에 이 “뿌리와 꼭지”는 안전장치의 비유어로 사용한 것이다.
주142)
교타(蛟鼉)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교룡과 악어”이지만, 여기서는 강이나 바다 같이 여행하는 수상 경로에서 만나 겪을 수 있는 위험한 대상들을 대표적으로 지적하여 표현한 것이다.
주143)
위수(爲祟)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빌미가 되다”인데, 여기서는 “(통행 과정에 교룡과 악어가) 위험을 만드는 빌미가 된다”는 말이다.
주144)
불휘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뿌리”이다.
주145)
고고리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꼭지”이다.
주146)
빌호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빌미지음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빌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주147)
황겸(况兼)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하물며 겸하다”이나, 현대말로 쉽게 풀어 읽으면 “더구나 ~까지 겹쳐 있다”가 된다.
주148)
수적번(水賊繁) : 이 한자어구는 그냥 독립적 문장으로 해석하면 당연히 “수상 도적떼가 많다”라는 한 문장이 된다. 그런데 한 문장인 이 한자어구는 이 시구에서 도치된 주어가 되어 “수상 도적떼가 많은 것”이라는 명사구 상태로 바뀌어 해석돼야 하는 것이다.
주149)
조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아울러 하니” 또는 “함께 하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부사 “조(아울러. 함께)”에 동사형 접미사인 “~니”가 연결되어 동사로 전성된 것이다. 그런데 이 “아울러. 함께”의 부사는 고어사전에는 “조차”와 “조쳐”만 수록되어 있고 이 “조”는 수록되지 않았다.
주150)
 리 부로 : 이 고어구의 현대말로의 풀이는 “바람의 빨리 불기를”이나, “바람의 빨리 불음을”이 된다. 그런데 이것을 쉽게 풀어 읽으면 “바람이 빨리 불음을”이나 “바람이 빨리 불기를”이 된다.
주151)
붕등(崩騰) : 이 한자어의 뜻은 “부수어서 와르르 무너지는 상태”를 말하나, 여기서는 “달려가다”라는 동사의 관형사형인 “달려가는”으로 전투용말들을 수식하여 사용되었다.
주152)
융마(戎馬)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전투용말”이다.
주153)
제(際) : 이 한자의 뜻은 “어울리다”. “모이다”. “만나다”. “끝” 등 여럿이나, 여기서는 “모임”. “틈바구니” 등의 뜻으로 쓰였으며, 전투가 수행되는 상황을 시사하는 말이다.
주154)
장리(長吏) :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고급관리” 또는 “관청의 최고위직 관리”를 말하며, 여기서는 “관청의 최고위직 관리”를 지칭하는 것으로 쓰였다. 그런데 여기에서 “최고위직 관리를 살해하였다[殺長吏]”라고 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당시에 유주 병마사(幽州兵馬使) 주희채(朱希彩)가 절도사 이회선(李懷仙)을 살해한 것을 말한다.
주155)
# 이니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달려가다”이다.
주156)
셔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에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에 처격조사 “셔”가 첨가되면서 “ㅿ”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가)”라고 언해된 이 말은 여기서는 “~하는 상황 속”이라는 의미로 쓰인 것이다.
주157)
므리므리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때때로”이다.
주158)
간(干) : 이 한자는 “간알(干謁)”이라는 한자어의 준말인데, 뜻은 “사적으로 찾아가서 만나 본다”는 것이다.
주159)
동제후(東諸侯) : 『두시비해』에 보면 당시 당(唐)나라 강남도(江南道)에 속해 있던 홍.길.강(洪.吉.康) 세 주(州)는 수도인 장안(長安)에서 보면 동쪽이었으므로 이 세 주의 절도사(節度使)들을 “東諸侯(동쪽 제후)”라고 하였다.
주160)
근면(勤勉) : 이 한자어의 뜻은 현대어의 “근면”이라는 말과 같은 것으로 더 자세히 풀이하면 “부지런히 힘쓰다”이나, 여기서는 “여러 가지 회유과 설득으로 부지런히 힘을 쏟아서”라는 부사어구로 쓰였다.
주161)
방(防) : 이 한자는 “예방(豫防)”의 준말로 쓰였다.
주162)
종자(縱恣) :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하고 싶은 대로” 또는 “마음 대로”이나, 여기서는 “마냥 오만방자한 것”을 말한다.
주163)
그듸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그대”이다.
주164)
방이민위본(邦以民爲本) : 이 시구의 글자대로의 뜻 풀이는 물론 “나라는 백성들로써 근본을 삼는다”이지만, 이것이 시이기 때문에 당연히 “나라는 마땅히 백성들로써 근본을 삼아야 하기 때문에 그 백성들을 사랑하고 돌봐야 하며, 그래서 그들의 의식주 생활을 원활하게 영위할 수 있게 돌봐야 한다”라는 긴 이야기를 언외로 함축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주165)
어기비향이(魚飢費香餌) : 이 시구의 글자대로의 뜻 풀이는 “물고기가 굶주리면 향기로운 낚시밥을 다 먹어치운다”이지만, 역시 이것이 시이기 때문에 “물고기”는 백성을 암시하는 것이고 “향기로운 낚시밥”은 국가의 기본적인 재원을 비유한 것이라, 백성들이 굶주리고 곤란하면 국가의 기본적인 재원도 약탈해서 소비해버린다는 말이다.
주166)
곳다온 : 이 고어는 “향(香)” 자를 풀이한 말로서 현대어로는 “꽃다운”이나 “향기로운”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곳답다(꽃답다)”라는 형용사가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ㅂ”과 함께 “온”으로 바뀐 것이다. 그런데 이 고어가 여기서는 “맛이 있는”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167)
# 낛밥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낚시밥” 또는 “미끼”이다.
주168)
비식(費食) : 이 한자어의 우리말로의 뜻은 “막 먹어 치우다”이다.
주169)
애(哀) : 이 한자의 기본적인 뜻은 “슬프다”라는 형용사지만, 여기서는 타동사로 전성되어 “슬프게 여기다”이거나, “애처럽게 여기다”의 뜻으로 쓰였다.
주170)
창이(瘡痍)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금속 도구에 의해 다친 상처”를 말하나, 여기서는 뜻을 전용하여 “백성들의 고통”과 “병의 고통” 등을 복합적으로 말하고 있다.
주171)
고소(告訴) :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하여 억울함을 법에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기서는 “사정을 잘 알리고 선처해 주기를 호소하는 것”으로 쓰인 것이다.
주172)
황화사(皇華使) : 이 한자어의 우리말로의 뜻은 “임금의 위엄과 덕택을 전달하는 사신”이며, 옛날 중국에서 주변 국가에 파견되는 사절단을 일컫는 말이었으나, 여기서는 당시 당(唐)나라 중앙정부에서 황제의 위임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그 사명을 받들고 지방으로 가던 신하를 말하는 것이었다.
주173)
면(勉) : 이 한자는 분명 “권면(勸勉)”의 준말로 현대어로의 뜻은 “힘써 권하다”이다.
주174)
휼민(恤民) :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어려운 백성들을 구제하다”이다.
주175)
 : 이 고어의 현대어는 “하건대” 또는 “컨대”이다.
주176)
헐므 기푸믈 : 이 고어구에서 “헐다”의 현대말로의 뜻은 “상하다” 또는 “헐다”이며, 이 어구의 현대말로의 뜻 풀이는 “상함의 깊음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헐다”에 명사형 어미 “음”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소유격 조사 “”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며, 뒤 이은 “기푸믈”은 형용사 “깊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또한 이 고어구들이 구조적으로 상호 지배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어서, 앞의 구인 “헐므”는 동사에서 명사형으로 바뀌고 이것이 다시 관형사형이 되면서 다음 구를 피수식의 구조로 지배하여 형용사를 명사형으로 바뀌게 하여 “기품”이 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인 “을”이 첨가되면서 전체를 “상함의 깊음을”이라는 목적어구로 만들었다. 그런데 “헐다”는 “헐믓다”로도 함께 쓰였으며, “헐므”는 중간본에서 “헐므우”로 바뀌어 “ㅿ”이 탈락하였다.
주177)
어엿비 너기다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불쌍하게 여기다” 또는 “가련하게 여기다”이다.
주178)
정소택(精所擇) :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석택하는 것을 정밀하게 하다”인데, 여기서는 “주어지는 상황에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을 정밀하게 한다”라는 말로서 황제의 현명함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주179)
진덕(進德) : 이 한자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덕성을 갖춘 사람을 진출시키다”이며, 여기서는 바로 황화사(皇華使)로 오는 사신이 이렇게 덕성을 갖춘 사람이라는 말이다.
주180)
역시(歷試)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두루 겪으며 시험하다”인데, 여기서는 “여러 가지 상황을 겪으며 확인하고 판단하여 그 결과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능력을 시험한다”는 말로서, 황제에 의하여 정밀하게 선발되어 사명을 받들고 오는 황화사(사신)가 현지에 와서 이곳 각 지방 행정 장관들의 실적을 두루 살펴 잘 파악하고 판단하여 그 결과로 그 장관들을 공정하게 상벌하는 시도를 잘 하는 것을 말하며, 이 한자어 앞의 “지(知)” 자는 황제가 이 황화사의 그런 역량을 잘 안다는 말이다.
주181)
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리다” 또는 “분별하다”인데, 여기서는 “선발하다”의 뜻으로 쓰였다.
주182)
나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진출시키다”이며 중간본에서는 “나오다”로 바뀌어 기록되어 “ㅿ”이 탈락하여 있다.
주183)
곧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쓸 곳”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다(쓰다)”에 관형사형 어미 “울”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 “곧(곳)”이 연결된 것이다.
주184)
주구(誅求)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가혹하게 조세를 징수하다”인데, 여기서는 관리들이 “백성들로부터 가혹하게 조세를 징수하는 것”을 말한 것이다. 그런데 작자 두보가 “가혹하게 조세를 징수하는 것을 측은하게 여기는 감정[惻隱誅求情]”이라고 말한 이 감정은, 물론 시의 주인공인 고문학이 사적으로 찾아가서 만나 도움을 받게 될 그 동쪽 지역의 지방 장관들이 그 지방 백성들로부터 조세를 징수하며 갖는 감정들이지만, 이 경우 현명한 지방 장관들은 그 조세를 불가피하게 징수하면서 매우 측은해 할 것이고, 우매한 지방 장관들은 그 조세를 징수하면서 별로 측은해 하지 않을 것이지만, 고문학 자네도 마땅히 현명한 지방 장관처럼 측은해 해야 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주185)
고응현우이(固應賢愚異) :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진실로 응당 현명함과 우매함에 따라 다르다”이지만, 여기서는 단순하게 인간성에 따른 차이의 사실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강조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현명한 사람의 인간성과 같이 마땅히 측은해 해야 한다는 것이며, 여기서도 역시 고문학 자네도 그렇게 측은해 해야 한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주186)
어엿비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불쌍히” 또는 “가련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어엿브다”에 부사형 어미 “이”가 연결되면서 “ㅡ”음의 묵음화와 함께 “ㅂ”이 연음된 것이다.
주187)
너기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여기는”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여기”으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다.
주188)
당당이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마땅히” 또는 “응당”인데, 이것은 “당다”라는 표기 형태로도 쓰였다.
주189)
열사(烈士)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절개와 의리를 굳게 지키는 선비”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고문학에게 마땅히 이런 사람이 되라는 권고로 제시한 것이다.
주190)
구득(苟得)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구차스럽게 얻어 갖는 것”인데, 이것 역시 작자 두보가 고문학에게 하지 말도록 권고하기 위해서 인용한 것이다.
주191)
준걸(俊傑)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재능이 뛰어나게 잘난 사람”이나, 여기서는 특히 “지혜와 덕이 높은 사람”을 말하는 것으로 쓰였다.
주192)
자치(自致)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스스로 끝까지 다하다”라는 것이나, 여기서는 “구차스러운 남의 도움이 아니라 자신 스스로의 정성과 노력으로 부자되는 것과 귀하게 되는 것을 이루어내다”라는 의미로 쓰였다.
주193)
아쳗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싫어하다”이다.
주194)
어도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얻음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얻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면서 “ㄷ”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어도믈”로 기록되어 목적격 조사 “”이 “을”로 바뀌어 있다.
주195)
맹호행(猛虎行) : 중국 진(晉)나라의 육기(陸機)가 지은 악부시로, “목 말라도 도둑의 샘물일랑은 안 마시고, 덥더라도 모진 나무 그늘에선 쉬지 않느니, 모진 나무 어찌 가지 없으랴마는, 뜻있는 선비는 고심 많이 하는 법일세![渴不飮盜泉水 熱不息惡木陰 惡木豈無枝 志士多苦心]”라고 읊어서, 곧은 뜻을 가진 선비는 모름지기 고심하고 고생해서 스스로의 힘으로 뜻을 이루어야 한다고 하였다.
주196)
재(載) : 이 한자는 여기에서 무슨 뜻을 가진 글자로 쓰인 것이 아니고, 이른바 어조사의 기능만을 하는 글자로 쓰였다.
주197)
산비(酸鼻)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코가 아파서 눈물이 난다”인데, 이것을 전용해서 “코가 시큰하게 몹시 슬프고 애통한 것”을 말한다.
주198)
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들판”이다.
주199)
고 싀히 노라 : 이 고어구의 현대어 풀이는 “코를 시큰하게 하노라”인데, 이것은 여기서 “코가 시큰하게 슬프고 애통해 한다”라는 뜻으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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