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상)

  • 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상)
  • 서화(書畵)
  • 소보 설직이 벽에 글 쓰고 그림 그린 것을 보며[觀薛稷少保書畵壁]
메뉴닫기 메뉴열기

소보 설직이 벽에 글 쓰고 그림 그린 것을 보며[觀薛稷少保書畵壁]


薛稷 주001)
설직(薛稷)
당(唐)의 태종(太宗) 때에서 고종(高宗) 때부터 일찌감치 글씨로 세상에 이름을 날린 사람으로, 그림도 아주 잘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예종(睿宗) 때에 황제의 신임을 받아 황문시랑(黃門侍郞)이 되고 태자소보(太子少保)까지 올랐으나 두회정(竇懷貞)의 태평공주(太平公主) 사건에 연루되어 옥중에서 사사(賜死)되었다.
少保書畵壁
주002)
관설직소보서화벽(觀薛稷少保書畵壁)
보응(寶應; 숙종) 원년(762)에 통천(通泉)에서 지은 것이다.

관설직소보서화벽
(설직 소보가 벽에 글 쓰고 그림 그린 것을 보며)

少保 주003)
소보(少保)
중국의 주(周)나라 때부터 있던 벼슬 이름으로 이른바 “삼고(三孤; 소사(少師), 소부(少傅), 소보)”의 하나이다. 여기서는 설직이 지냈던 벼슬로서 그를 부른 것이다.
古風 주004)
고풍(古風)
이 한자어는 여러 가지의 의미를 지닌 말로서, 여기서는 그의 시에서 풍겨나는 “예스런 멋”을 말하나, 이것은 단순히 시 자체의 문예적인 멋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그의 인격적인 것까지를 그렇게 “예스럽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시의 주인공인 설소보의 이 “예스런 멋”을 읽어볼 수 있다는 “섬교편(陝郊篇)” 시 한 수는 다음과 같다. “마차 몰아 섬서 교외 넘어가서는, 북쪽 보니 큰 황하 물 다가와 있고, 이번 길에 시골 마을 만나서 보니, 가을 바람 물결들만 더 보태 불며, 서쪽으로 함양 길을 바라보자니, 해 저물며 근심 걱정 많아지는데, 부열 살던 곳은 이미 답답해 뵈고, 수양산도 또한 그냥 높아 있을 뿐, 담을 쌓던 옛 늙은이 찾을 수 없고, 고사리를 뜯던 노래 남아 있을 뿐, 객지 유람 계절 바뀜 향해 있으니, 인생살이 얼마인가 알 만하구나![驅車越陝郊 北顧臨大河 此行見鄕邑 秋風水增波西望咸陽途 日暮憂思多 傅巖旣紆鬱 首山亦嵯峨 操築無昔老 採薇有遺歌 客遊節向換 人生知幾何]”라는 것이며, 여기에서 세상을 향한 지사적인 강개의 기질을 읽어낼 수 있다.
得之陝郊篇 주005)
섬교편(陝郊篇)
아마도 이것은 설직이 이 “섬교(陝郊)”라는 지역에서 지은 시편들을 총칭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言觀의 所作陝郊詩 則可以知有古風也ㅣ니라】

少保ㅣ 古風이 잇니 陝郊ㅅ 글워레 어더 보리로다 주006)
어더보리로다
이 고어구는 원문의 “득지(得之)”를 직역한 말이나, 이것을 풀어서 읽어보면 “예스런 풍모가 있다는 것을 읽고서 알 수 있다”는 말이다.

【한자음】 소보유고풍 득지섬교편【말하자면, 설직이 지은 ‘섬교’라는 시를 보면, 그가 옛풍모를 지녔음을 알 수 있다.】
【직역】 소보가 고풍스러움이 있으니, 섬교에서 지은 시를 얻어 보면 알 수 있도다.
【의역】 설 소보는 예스런 풍모
(곧은 지조를 지닌 풍모)
를 지니고 있었으니, 그가 섬교에서 지은 시를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네만,

惜哉 주007)
석재(惜哉)
이 한자어를 이 언해에서는 “슬프다”로 풀어 놓고 있으나, 이 풀이가 현대어로의 의미로는 아무래도 너무 지나친 강도의 감정어로 이해되고, 이 작품의 전체적인 시상의 농도로서도 과도한 것으로 보여 “아 안타깝도다!”라는 감탄어로 풀어 읽는 것이 무난하다 하겠다.
功名 주008)
공명(功名)
이 한자어의 뜻은 글자대로의 뜻하는 바대로 “공훈과 명예”이며, 이것은 흔히 “부귀(富貴;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음)”라는 말과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아, 여기서도 이 “부귀”라는 말이 함축되어 쓰였을 것이다.
忤 但見書畵傳이 坐太平公主事야 賜死니라】

슬프다 功名을 거슯지니 주009)
거슯지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거스르다” 또는 “거부하다”이다.
오직 글 스기와 그리믜 傳야 오 보리로다

【한자음】 석재공명오 단견서화전설직태평공주 일에 연좌되어 죽임을 당하니라.】
【직역】 슬프다 공명을 거스르니, 오직 글씨 쓰기와 그림만이 전하여 옴을 보겠도다.
【의역】 아 안타깝도다! 설 소보는 세속적인 부귀공명을 거부하며 살고 있었으니, 이제는 오직 그가 남긴 글씨와 그림만을 볼 수 있을 뿐인데,

我遊梓州 주010)
자주(梓州)
중국의 당(唐)나라 때 자동군(梓潼郡)을 “자주”라고 개명한 것으로 지금의 사천성(四川省) 삼태현(三台縣)을 말한다.
東 遺迹涪江 주011)
부강(涪江)
지금 중국의 사천성(四川省) 송반현(松潘縣) 동북지역에서 흘러 나와 가릉강(嘉陵江)으로 흘러 들어가는 물 이름으로 “부수(涪水)라고도 했는데, 아마도 이 일대에 이 작품의 주인공인 설직의 유적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내 梓州ㅅ 東녀긔 와 노로니 기튼 자최 주012)
기튼 자최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남긴 자취”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깉다(끼치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영결되며 “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 “자최(자취)”가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 언해에서는 본문의 “유(遺)” 자가 그 다음의 “적(迹; 자취)”을 목적어로 한 글자이므로, 자동사 “여(餘; 남다)”의 뜻이 아닌 타동사로 풀어 읽어야 한다.
涪江ㅅ  주013)
ᅀᆡ
이 고어의 뜻은 “가에”로, 중간본에서는 “”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되어 있다.
잇도다

【한자음】 아유자주동 유적부강변
【직역】 내가 자주의 동쪽에 와서 놀고 있으니, 남은 자취 부강 가에 있도다.
【의역】 내가 이 자주 동쪽 지역을 유람하다 보니, 설 소보가 남긴 자취가 여기 부강 가에 남아 있어서,

畫藏靑蓮界 주014)
청련계(靑蓮界)
이 한자어 중의 “청련(靑蓮; 푸른 연꽃)”은 꽃 이름으로 범어(梵語)의 “우발아(優鉢羅)”를 번역한 말이며, 이 “푸른 연꽃”은 “불안(佛眼; 부처님의 눈알)”을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 그래서 이 “청련계(靑蓮界; 푸른 연꽃 세계)”는 불교계와 사찰을 상징하는 말로 쓰였으며, 여기서는 사찰, 구체적으로는 당시 중국 사천성 자주에 있었던 사찰인 “자각사(慈覺寺)”를 말한 것이다.
書入金牓 주015)
금방(金牓)
황금으로 만들어져 걸려 있는 간판이나 액자를 말하나, 여기서는 황금 빛깔을 칠해서 만들어진 간판이나 액자를 말한다.
【靑蓮界 佛寺ㅣ니 稷이 書梓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8ㄴ

州慈覺寺院額 及大藏板壁니라】

그리믄 靑蓮ㅅ  갈맷고 주016)
갈맷고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간직하여져 있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갈다(간직하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음이 생략되고, “ㅁ”이 연음되어 “갈마”가 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잇고”가 연결되면서 “아”와 “이”가 “애”로 복모음화한 것이다.
긄字 金牓이 엿  주017)
엿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달려 있는 데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이다(달리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엇(었는)”과 의존명사 “(데, 곳)”가 연결되면서 “이”와 “엇”이 복모음화하여 “엿”이 된 것이다.
드렛도다 주018)
드렛도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들어 있도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들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어 “드러”가 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잇도다(있도다)”가 연결되면서 “러”와 “잇”이 복모음화하여 “렛”이 된 것이다.

【한자음】 화장청련계 서입금방현【‘청련계’는 불교 사찰이니, 설직이 자주 ‘자각사’의 액자 글씨를 쓰고 “대장판각” 벽에도 그림을 그렸다.】
【직역】 그림은 청련의 경내에 갈무려져 있고, 글자는 금색 현판이 매달려 있는 데에 들었도다.
【의역】 설 소보의 그림은 자각사 경내에 갈무려져 있고, 글씨는 황금 현판에 쓰여져서 걸려 있는데,

仰看垂露姿 주019)
수로자(垂露姿)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드리워져 있는 이슬방울의 모양”이지만, 여기서는 한문 서예체(글씨체)의 하나로서 “이슬방울이 드리워져 달려 있는 듯한 모양의 글씨체”를 말하며, 설 소보가 이곳의 사찰인 자각사(慈覺寺) 건물들의 금색 현판들에 써 놓은 글자들의 글씨체를 말한다.
不崩亦不騫【書有垂露體다 詩예 不騫不崩 주020)
불건불붕(不騫不崩)
이 한자어는 『시경(詩經)』 〈소아 녹명(小雅 鹿鳴)〉의 “천보 6장(天保 六章)”에 나오는 시어로, 뜻은 “해어지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다”인데, 남산(南山)의 수명이 영원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라고 하였다.
이라 니 騫은 虧也ㅣ라】

이스리 드롓 주021)
드롓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드리워져 있는”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드리다(드리우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며 “이”와 “어”가 복모음화하면서 “드려”가 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잇다”가 연결되면서 “여”와 “이”가 복모음화하여 “드롓”이 되었고, 여기에 또 관형사형 어미 “”이 연결된 것이다.
양 울워러 보니 주022)
울워러보니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우러러보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울월다(으러르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보다”의 부사형 서술어인 “보니”가 연결된 것이다.
믈어디디 주023)
믈어디디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무너지지”이다.
아니며  여디디 주024)
여디디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해어지지”인데, 이것은 중간본에서 “여디디”로 바뀌어 표기돼 있으나 고어사전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
아니얫도다

【한자음】 앙간수로자 불붕역불건【글씨에는 “수로체(垂露體;이슬이 드리워져 달려 있는 모양의 글씨체)’가 있다. 『시경(詩經)』에, ‘해어지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다)’라고 했으니, ‘건(騫)’은 ‘해어지다’라는 것이다.】
【직역】 이슬이 드리워져 달려 있는 듯한 모양을 우러러보니, 무너지지 않고 또한 해어지지 않겠도다.
【의역】 설 소보가 썼다는, 이슬방울이 드리워져 달려 있는 듯한 모양의 글씨를 우러러보니, 해어지지도 않고 무너져 떨어지지도 않은 채,

鬱鬱 주025)
울울(鬱鬱)
글자대로의 기본 뜻은 “더부룩하게 우거진 상태”를 말하는 것이나, 여기서는 “쓰여진 글자들이 기운차게 왕성한 상태”를 나타내는 수식어로 쓰인 것이다.
三大字 주026)
삼대자(三大字)
글자대로의 뜻은 “세 큰 글자들”이나, 이 세 큰 글자들은 절의 실제 명칭으로 쓰여져서(새겨져서) 현판 액자로 걸려져 있을 “자각사(慈覺寺)”라는 글자를 말하는 것이다.
蛟龍 주027)
교룡(蛟龍)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 “이무기와 용”을 말하며, 현판이나 액자의 네 곳 둘레에 이 이무기나 용을 그리거나 새겨 놓은 것을 말한다.
岌相纏 주028)
급상전(岌相纏)
글자대로의 뜻은 “쭈삣하게 서로 얼켜지다”이나, 여기서는 그려져 있는 이무기와 용들의 상태가 마치 “우쩍우쩍 힘을 쓰는 듯한 채로 서로 얼크러져 있는 상태”임을 말한 것이다.
【蛟龍 額傍所畫ㅣ라】

鬱鬱 세 큰 字애 蛟龍이 구즈기 주029)
구즈기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우뚝이” 또는 “쭈삣하게”인데, 앞의 “급(岌)” 자를 언해한 말로서 여기서는 “우쩍우쩍 힘을 쓰는 듯한 상태”를 말하는 부사어로 쓰였다.
서르 얼겟도다 주030)
얼겟도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얽히어 있도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얼기다(얽히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얼거”가 되고, 여기에 또 동사 “잇도다(있도다)”가 연결되면서 “거”와 “잇‘이 통합하여 복모음화하면서 ”겟“이 되었다.

【한자음】 울울삼대자 교룡급상전【이무기와 용은 편액 옆에 그려져 있는 것이다.】
【직역】 기운차게 쓴 세 큰 글자에, 이무기와 용이 우뚝이 서로 얼크러져 있도다.
【의역】 기운차게 왕성해 보이는 “자각사(慈覺寺)”라는 세 큰 글자가 써져 있는 액자 현판에는, 이무기와 용이 힘찬 모양으로 그려져서 서로 얼크러져 있으며,

주031)
휘(揮)
이 글자의 사용 빈도가 높은 사전적 의미는 “떨치다”인데, 여기서는 “휘필(揮筆)”의 준말로서, “붓을 마음껏 휘둘러 그림을 그리다”라는 함축된 의미로 쓰였다.
西方變 주032)
서방변(西方變)
이 한자어는 “서방”과 “변(變)” 두 어휘가 합쳐진 것으로, “서방”은 “서방정토(西方淨土)”이며 “변”은 “변상(變相)”의 준말이다. 이 “서방정토”는 바로 “서방 극락세계(極樂世界)”를 의미하고, “변상”은 “그 세계를 그린 그림”을 말한다.
發地 주033)
발지(發地)
이 시구에서 이 한자어의 뜻은, 그림을 그린 정황과 그려진 상태를 전제로 하여 언표된 것이므로 “지면에서 추발해서”로 읽어야 한다.
扶屋椽 주034)
부옥연(扶屋椽)
이 한자어 역시 그림을 그린 정황과 그려진 상태를 전제로 하여 그 의미를 추정해 보면 “집의 위쪽 서까래에까지 잡고 오르듯이 그려져 있다”라는 뜻으로 읽어야 한다.

 西方 變相 그리니 해셔 펴나 집웃 셔 더위잡게 얏도다

【한자음】 우휘서방변 발지부옥연
【직역】 또 서방의 변상(變相)을 그리니, 땅(지면)에서 펴나서 집의 서까래까지를 붙잡게 하였다.
【의역】 설소보가 또 불교의 서방 정토 변상도(變相圖)를 그리니, 그 그림이 지면에서 출발을 해서 집의 위쪽 서까래까지를 잡고 오르듯이 그려져 있고,

慘淡 주035)
참담(慘淡)
이 한자어의 뜻을 “슬피”로 언해하였으나, 이것은 심경적인 상태인 “슬피”라는 수식어로 쓰이는 경우는 없고, 오히려 사물적 상태의 수식어로만 쓰이는 말로서 “으쓱하고 아련하게” 또는 “을씨년스럽게”라는 사물적 상태의 수식어로 쓰였으며, 따라서 여기서도 “을씨년스러울 만큼”이라는 부사 수식어로 쓰였을 것이다.
壁飛動
주036)
참담벽비동(慘淡壁飛動)
이 시구에 대한 이해와 언해는 위에서 보는 바대로 “슬피 미 뮈 니”인데, 이 시구의 문면상 구조로는 “참담(慘淡)”은 부사어이고, “벽(壁)”이 주어이며, “비동(飛動)”은 “참담”의 수식을 받는 술어인데, 이렇게 볼 경우 “벽”이 “비동(날아 움직이다)”한다는 것이 사물 논리에 맞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 선인들은 이 “비동”의 실제 주어는 “풍(風; 바람)”일 것인데, 이것이 시적 문면에서는 생략된 것이라고 이해하여 언해에서는 “바람이 날아 흔드는 듯하니”로 풀었으며, 이것은 우리 선인들의 놀라운 추리력의 결과로 시구를 훌륭하게 살려서 이해한 실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벽이 낡아 을씨년스러울 만큼 바람에 펄렁거린다는 말이다.
到今色未塡

슬피 미 뮈 니 주037)
뮈 니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날아 흔들리는 듯하니”인데, 여기의 “뮈”은 실제로 날아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보일 만큼의 을씨년한 상태를 말한 것이다.
이제 니르리 비치 메디 주038)
메디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메지”인데, 여기서는 그려져 있는 벽화가 “다른 오염에 의하여 메워져 없어지지”라는 의미로 쓰였다.
아니얫도다

【한자음】 참담벽비동 도금색미진
【직역】 슬프게 바람이 날아 흔드는 듯하니, 지금까지 이르도록 빛깔이 메워져서 없어지지 않았도다.
【의역】 을씨년스러울 만큼 그림이 그려진 벽이 바람에 불린 듯 펄렁거리지만, 지금까지 이르도록 이 변상도의 채색이 메워져 없어지진 않고 있으니,

此行疊壯觀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9ㄱ

郭薛 주039)
곽설(郭薛)
이것은 곽원진(郭元振)과 설직(薛稷) 두 사람을 말하며, 곽원진은 이름이 “진(震)”이고 이 “원진”은 자(字)로, 당(唐)나라 측천무후(則天武后) 때 사람이며, 여러 번의 외적 침입을 잘 물리쳐 큰 공을 세운 사람으로, 현종(玄宗) 때 병부상서가 되기도 하였으며, 그의 옛 집이 이곳 자주의 한 곳인 통천(通泉)에 있었다.
俱才賢 주040)
구재현(俱才賢)
이 한자어를 풀어 읽어보면 “구(俱; 함께)”는 곽원진과 설직을 말하는 것이고, “재현(才賢; 재능이 훌륭하다)”은 곽원진의 승리한 전략과 설직의 글씨, 그림 솜씨가 함께 훌륭하다는 말이다.
【言ㅣ 此行애 見元振의 故宅과 薛稷의 書畵也ㅣ라】

녀매 주041)
녀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여행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녀다(여행하다)”에 명사형 어미 “ㅁ”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처격 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壯觀이 重疊니 郭元振 薛稷이 다 죄 주042)
죄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재주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조(재주)”에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조”와 “이”가 복모음화하여 “죄”가 된 것이다.
어디도다 주043)
어디도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어질도다(훌륭하도다)”이다.

【한자음】 차행첩장관 곽설구재현【말하자면, 두보가 이번 여행 길에 곽원진(郭元振)의 옛 집과 설직의 글씨, 그림을 본 것이다.】
【직역】 이번 여행 길에 장쾌한 광경이 겹쳐 있으니, 곽원진설직이 다 재능이 훌륭하도다.
【의역】 이번 자주 여행 길에 장쾌하게 구경할 만한 광경이 겹쳐 있으니, 그것들은 바로 곽원진의 옛 집과 설직의 글씨, 그림을 함께 볼 수 있어서건만,

不知 주044)
불지(不知)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물론 “알 수 없다” 또는 “알지 못한다”이지만, 이것이 이 시구에서처럼 문장의 제일 머리에 놓이는 경우에는 흔히 부정형 감탄문의 발단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냥 “알 수 없다”가 아니라 이 시구에서처럼 “알 수 없구나”로 풀어 읽어야 한다.
千載後 誰復來通泉 주045)
통천(通泉)
지금의 중국 사천성(四川省) 삼태현(三台縣)인 옛 적 자주(梓州)에 속했던 한 지역을 지칭하는 것이다.
【通泉縣이 屬梓州니 卽郭薛之遊處ㅣ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아디 주046)
아디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알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알다”에 부정형 연결어미 “디(지)”가 연결되면서 알의 “ㄹ”이 탈락한 것으로서, 현대 국어에서도 “알지”가 흔히 “아지”로 읽혀지는 경우가 많다.
몯 리로다 千載ㅅ 後에 뉘  通泉에 올고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불지천재후 수부래통천【‘통천현’이 ‘자주’에 속해 있으니, 곧 곽원진과 설직이 노닐던 곳이다.】
【직역】 알 수 없구나 천 년 뒤에, 누가 다시 이 통천에 찾아올 것인가!
【의역】 아! 알 수 없구나. 천 년 세월이 흘러간 뒤에, 나 말고 그 누가 다시 이 통천엘 찾아올 것인가!
Ⓒ 역자 | 송준호 / 2014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3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석
주001)
설직(薛稷) : 당(唐)의 태종(太宗) 때에서 고종(高宗) 때부터 일찌감치 글씨로 세상에 이름을 날린 사람으로, 그림도 아주 잘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예종(睿宗) 때에 황제의 신임을 받아 황문시랑(黃門侍郞)이 되고 태자소보(太子少保)까지 올랐으나 두회정(竇懷貞)의 태평공주(太平公主) 사건에 연루되어 옥중에서 사사(賜死)되었다.
주002)
관설직소보서화벽(觀薛稷少保書畵壁) : 보응(寶應; 숙종) 원년(762)에 통천(通泉)에서 지은 것이다.
주003)
소보(少保) : 중국의 주(周)나라 때부터 있던 벼슬 이름으로 이른바 “삼고(三孤; 소사(少師), 소부(少傅), 소보)”의 하나이다. 여기서는 설직이 지냈던 벼슬로서 그를 부른 것이다.
주004)
고풍(古風) : 이 한자어는 여러 가지의 의미를 지닌 말로서, 여기서는 그의 시에서 풍겨나는 “예스런 멋”을 말하나, 이것은 단순히 시 자체의 문예적인 멋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그의 인격적인 것까지를 그렇게 “예스럽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시의 주인공인 설소보의 이 “예스런 멋”을 읽어볼 수 있다는 “섬교편(陝郊篇)” 시 한 수는 다음과 같다. “마차 몰아 섬서 교외 넘어가서는, 북쪽 보니 큰 황하 물 다가와 있고, 이번 길에 시골 마을 만나서 보니, 가을 바람 물결들만 더 보태 불며, 서쪽으로 함양 길을 바라보자니, 해 저물며 근심 걱정 많아지는데, 부열 살던 곳은 이미 답답해 뵈고, 수양산도 또한 그냥 높아 있을 뿐, 담을 쌓던 옛 늙은이 찾을 수 없고, 고사리를 뜯던 노래 남아 있을 뿐, 객지 유람 계절 바뀜 향해 있으니, 인생살이 얼마인가 알 만하구나![驅車越陝郊 北顧臨大河 此行見鄕邑 秋風水增波西望咸陽途 日暮憂思多 傅巖旣紆鬱 首山亦嵯峨 操築無昔老 採薇有遺歌 客遊節向換 人生知幾何]”라는 것이며, 여기에서 세상을 향한 지사적인 강개의 기질을 읽어낼 수 있다.
주005)
섬교편(陝郊篇) : 아마도 이것은 설직이 이 “섬교(陝郊)”라는 지역에서 지은 시편들을 총칭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006)
어더보리로다 : 이 고어구는 원문의 “득지(得之)”를 직역한 말이나, 이것을 풀어서 읽어보면 “예스런 풍모가 있다는 것을 읽고서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주007)
석재(惜哉) : 이 한자어를 이 언해에서는 “슬프다”로 풀어 놓고 있으나, 이 풀이가 현대어로의 의미로는 아무래도 너무 지나친 강도의 감정어로 이해되고, 이 작품의 전체적인 시상의 농도로서도 과도한 것으로 보여 “아 안타깝도다!”라는 감탄어로 풀어 읽는 것이 무난하다 하겠다.
주008)
공명(功名) : 이 한자어의 뜻은 글자대로의 뜻하는 바대로 “공훈과 명예”이며, 이것은 흔히 “부귀(富貴;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음)”라는 말과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아, 여기서도 이 “부귀”라는 말이 함축되어 쓰였을 것이다.
주009)
거슯지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거스르다” 또는 “거부하다”이다.
주010)
자주(梓州) : 중국의 당(唐)나라 때 자동군(梓潼郡)을 “자주”라고 개명한 것으로 지금의 사천성(四川省) 삼태현(三台縣)을 말한다.
주011)
부강(涪江) : 지금 중국의 사천성(四川省) 송반현(松潘縣) 동북지역에서 흘러 나와 가릉강(嘉陵江)으로 흘러 들어가는 물 이름으로 “부수(涪水)라고도 했는데, 아마도 이 일대에 이 작품의 주인공인 설직의 유적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주012)
기튼 자최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남긴 자취”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깉다(끼치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영결되며 “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명사 “자최(자취)”가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 언해에서는 본문의 “유(遺)” 자가 그 다음의 “적(迹; 자취)”을 목적어로 한 글자이므로, 자동사 “여(餘; 남다)”의 뜻이 아닌 타동사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013)
ᅀᆡ : 이 고어의 뜻은 “가에”로, 중간본에서는 “”로 기록되어 ‘ㅿ’이 탈락되어 있다.
주014)
청련계(靑蓮界) : 이 한자어 중의 “청련(靑蓮; 푸른 연꽃)”은 꽃 이름으로 범어(梵語)의 “우발아(優鉢羅)”를 번역한 말이며, 이 “푸른 연꽃”은 “불안(佛眼; 부처님의 눈알)”을 비유하는 말로 쓰였다. 그래서 이 “청련계(靑蓮界; 푸른 연꽃 세계)”는 불교계와 사찰을 상징하는 말로 쓰였으며, 여기서는 사찰, 구체적으로는 당시 중국 사천성 자주에 있었던 사찰인 “자각사(慈覺寺)”를 말한 것이다.
주015)
금방(金牓) : 황금으로 만들어져 걸려 있는 간판이나 액자를 말하나, 여기서는 황금 빛깔을 칠해서 만들어진 간판이나 액자를 말한다.
주016)
갈맷고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간직하여져 있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갈다(간직하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음이 생략되고, “ㅁ”이 연음되어 “갈마”가 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잇고”가 연결되면서 “아”와 “이”가 “애”로 복모음화한 것이다.
주017)
엿 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달려 있는 데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이다(달리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엇(었는)”과 의존명사 “(데, 곳)”가 연결되면서 “이”와 “엇”이 복모음화하여 “엿”이 된 것이다.
주018)
드렛도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들어 있도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들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어 “드러”가 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잇도다(있도다)”가 연결되면서 “러”와 “잇”이 복모음화하여 “렛”이 된 것이다.
주019)
수로자(垂露姿)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드리워져 있는 이슬방울의 모양”이지만, 여기서는 한문 서예체(글씨체)의 하나로서 “이슬방울이 드리워져 달려 있는 듯한 모양의 글씨체”를 말하며, 설 소보가 이곳의 사찰인 자각사(慈覺寺) 건물들의 금색 현판들에 써 놓은 글자들의 글씨체를 말한다.
주020)
불건불붕(不騫不崩) : 이 한자어는 『시경(詩經)』 〈소아 녹명(小雅 鹿鳴)〉의 “천보 6장(天保 六章)”에 나오는 시어로, 뜻은 “해어지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다”인데, 남산(南山)의 수명이 영원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라고 하였다.
주021)
드롓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드리워져 있는”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드리다(드리우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며 “이”와 “어”가 복모음화하면서 “드려”가 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잇다”가 연결되면서 “여”와 “이”가 복모음화하여 “드롓”이 되었고, 여기에 또 관형사형 어미 “”이 연결된 것이다.
주022)
울워러보니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우러러보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울월다(으러르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보다”의 부사형 서술어인 “보니”가 연결된 것이다.
주023)
믈어디디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무너지지”이다.
주024)
여디디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해어지지”인데, 이것은 중간본에서 “여디디”로 바뀌어 표기돼 있으나 고어사전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
주025)
울울(鬱鬱) : 글자대로의 기본 뜻은 “더부룩하게 우거진 상태”를 말하는 것이나, 여기서는 “쓰여진 글자들이 기운차게 왕성한 상태”를 나타내는 수식어로 쓰인 것이다.
주026)
삼대자(三大字) : 글자대로의 뜻은 “세 큰 글자들”이나, 이 세 큰 글자들은 절의 실제 명칭으로 쓰여져서(새겨져서) 현판 액자로 걸려져 있을 “자각사(慈覺寺)”라는 글자를 말하는 것이다.
주027)
교룡(蛟龍) :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 “이무기와 용”을 말하며, 현판이나 액자의 네 곳 둘레에 이 이무기나 용을 그리거나 새겨 놓은 것을 말한다.
주028)
급상전(岌相纏) : 글자대로의 뜻은 “쭈삣하게 서로 얼켜지다”이나, 여기서는 그려져 있는 이무기와 용들의 상태가 마치 “우쩍우쩍 힘을 쓰는 듯한 채로 서로 얼크러져 있는 상태”임을 말한 것이다.
주029)
구즈기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우뚝이” 또는 “쭈삣하게”인데, 앞의 “급(岌)” 자를 언해한 말로서 여기서는 “우쩍우쩍 힘을 쓰는 듯한 상태”를 말하는 부사어로 쓰였다.
주030)
얼겟도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얽히어 있도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얼기다(얽히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얼거”가 되고, 여기에 또 동사 “잇도다(있도다)”가 연결되면서 “거”와 “잇‘이 통합하여 복모음화하면서 ”겟“이 되었다.
주031)
휘(揮) : 이 글자의 사용 빈도가 높은 사전적 의미는 “떨치다”인데, 여기서는 “휘필(揮筆)”의 준말로서, “붓을 마음껏 휘둘러 그림을 그리다”라는 함축된 의미로 쓰였다.
주032)
서방변(西方變) : 이 한자어는 “서방”과 “변(變)” 두 어휘가 합쳐진 것으로, “서방”은 “서방정토(西方淨土)”이며 “변”은 “변상(變相)”의 준말이다. 이 “서방정토”는 바로 “서방 극락세계(極樂世界)”를 의미하고, “변상”은 “그 세계를 그린 그림”을 말한다.
주033)
발지(發地) : 이 시구에서 이 한자어의 뜻은, 그림을 그린 정황과 그려진 상태를 전제로 하여 언표된 것이므로 “지면에서 추발해서”로 읽어야 한다.
주034)
부옥연(扶屋椽) : 이 한자어 역시 그림을 그린 정황과 그려진 상태를 전제로 하여 그 의미를 추정해 보면 “집의 위쪽 서까래에까지 잡고 오르듯이 그려져 있다”라는 뜻으로 읽어야 한다.
주035)
참담(慘淡) : 이 한자어의 뜻을 “슬피”로 언해하였으나, 이것은 심경적인 상태인 “슬피”라는 수식어로 쓰이는 경우는 없고, 오히려 사물적 상태의 수식어로만 쓰이는 말로서 “으쓱하고 아련하게” 또는 “을씨년스럽게”라는 사물적 상태의 수식어로 쓰였으며, 따라서 여기서도 “을씨년스러울 만큼”이라는 부사 수식어로 쓰였을 것이다.
주036)
참담벽비동(慘淡壁飛動) : 이 시구에 대한 이해와 언해는 위에서 보는 바대로 “슬피 미 뮈 니”인데, 이 시구의 문면상 구조로는 “참담(慘淡)”은 부사어이고, “벽(壁)”이 주어이며, “비동(飛動)”은 “참담”의 수식을 받는 술어인데, 이렇게 볼 경우 “벽”이 “비동(날아 움직이다)”한다는 것이 사물 논리에 맞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 선인들은 이 “비동”의 실제 주어는 “풍(風; 바람)”일 것인데, 이것이 시적 문면에서는 생략된 것이라고 이해하여 언해에서는 “바람이 날아 흔드는 듯하니”로 풀었으며, 이것은 우리 선인들의 놀라운 추리력의 결과로 시구를 훌륭하게 살려서 이해한 실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벽이 낡아 을씨년스러울 만큼 바람에 펄렁거린다는 말이다.
주037)
뮈 니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날아 흔들리는 듯하니”인데, 여기의 “뮈”은 실제로 날아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보일 만큼의 을씨년한 상태를 말한 것이다.
주038)
메디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메지”인데, 여기서는 그려져 있는 벽화가 “다른 오염에 의하여 메워져 없어지지”라는 의미로 쓰였다.
주039)
곽설(郭薛) : 이것은 곽원진(郭元振)과 설직(薛稷) 두 사람을 말하며, 곽원진은 이름이 “진(震)”이고 이 “원진”은 자(字)로, 당(唐)나라 측천무후(則天武后) 때 사람이며, 여러 번의 외적 침입을 잘 물리쳐 큰 공을 세운 사람으로, 현종(玄宗) 때 병부상서가 되기도 하였으며, 그의 옛 집이 이곳 자주의 한 곳인 통천(通泉)에 있었다.
주040)
구재현(俱才賢) : 이 한자어를 풀어 읽어보면 “구(俱; 함께)”는 곽원진과 설직을 말하는 것이고, “재현(才賢; 재능이 훌륭하다)”은 곽원진의 승리한 전략과 설직의 글씨, 그림 솜씨가 함께 훌륭하다는 말이다.
주041)
녀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여행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녀다(여행하다)”에 명사형 어미 “ㅁ”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처격 조사 “애”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42)
죄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재주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조(재주)”에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조”와 “이”가 복모음화하여 “죄”가 된 것이다.
주043)
어디도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어질도다(훌륭하도다)”이다.
주044)
불지(不知) : 이 한자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물론 “알 수 없다” 또는 “알지 못한다”이지만, 이것이 이 시구에서처럼 문장의 제일 머리에 놓이는 경우에는 흔히 부정형 감탄문의 발단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냥 “알 수 없다”가 아니라 이 시구에서처럼 “알 수 없구나”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045)
통천(通泉) : 지금의 중국 사천성(四川省) 삼태현(三台縣)인 옛 적 자주(梓州)에 속했던 한 지역을 지칭하는 것이다.
주046)
아디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알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알다”에 부정형 연결어미 “디(지)”가 연결되면서 알의 “ㄹ”이 탈락한 것으로서, 현대 국어에서도 “알지”가 흔히 “아지”로 읽혀지는 경우가 많다.
책목차이전페이지다음페이지페이지상단이동글자확대글자축소다운로드의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