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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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인’이라는 시를 지어 조장군 패에게 주다[丹靑引贈曹將軍覇]


丹靑 주001)
단청(丹靑)
붉고 푸른 물감. 조(曹)장군이 그림에 능하다는 것을 시사한 말로서, 이 시 안에 “표박간과제(漂泊干戈際)”라고 한 것은 조장군 패(覇)가 궁궐 안의 혼란을 만나서 촉(蜀)으로 들어간 것을 말한다. 양권도(梁權道)는 이 작품이 보응(寶應; 숙종) 원년(762)에 지은 것으로 말하였으나 『찬주분류두공부시』의 주에서는 이것을 수정하여 광덕(廣德; 대종) 2년(764)에 지은 것으로 판단하였다. “단청(丹靑)”은 원래 “붉고 푸른 물감”이라는 말이었으나, 이런 물감을 사용하여 이루어지는 “그림”을 의미하는 말로 전용되었으며, “인(引)”은 중국 고시(古詩)의 한 갈래(장르)를 가리키는 말이었으므로, 이 “단청인(丹靑引)”은 우리말로 풀어 읽으면 “그림을 읊은 옛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작품의 주인공인 장군 조패(曹覇)는 중국의 삼국시대 위(魏)나라의 무제(武帝) 조조(曹操)의 자손인 조모(曹髦)의 후손이며, 이 조모는 어릴 적부터 학문을 좋아하였고, 글씨와 그림에 능했다고 하였다. 조패는 이런 집안의 후손으로 일찍이는 깨끗하고 고상한 가문에서 생장했으나 현종(玄宗) 말년에 죄를 지어서 귀족의 호적에서 삭제되고 서민으로 강등되었다.
引贈曹將軍覇

단청인증조장군패
(‘단청인’이라는 시를 지어 조장군 패에게 주다)

將軍魏武 주002)
위무(魏武)
이 한자어는 이야기를 축약한 어휘로서 “위(魏)”는 중국의 후한(後漢) 말기 후한의 신하였던 조조(曹操)가 권력을 장악하고 정권을 농단하다가 드디어는 그의 아들인 조비(曹丕)가 후한의 황제를 축출하고 스스로 황제가 되어 나라 이름을 “위(魏)”라고 하고, 저의 아비인 조조를 “무제(武帝)”로 추대하였다.
之子孫 於今爲庶 주003)
위서(爲庶)
글자대로의 뜻은 “서인이 되다”인데, 여기서 말하는 “서인”은 지금의 말로는 “서민”이라고 할 수 있어 “신분이 강등되어 서민이 되었다”는 말이다.
爲淸門 주004)
위청문(爲淸門)
글자대로의 뜻은 “맑은 가문”인데, 여기서는 “맑고 깨끗하게 아무 것도 없이 아주 가난한 집안”이라는 말로 쓰였으며, 물론 이식(李植)의 『두시비해』에서는 작자 두보가 이 조패의 처지를 아주 가련하게 여겨 기막히게 동정하는 마음으로 읊은 것이라고 하였다.
【魏武는 指曹操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5ㄴ

ㅣ라】

將軍은 魏ㅅ 武王 子孫이니 이제 庶人이 외야 淸寒 家門이 외얏도다

【한자음】 장군위무지자손 어금위서위청문【‘위무(魏武)’는 ‘조조’를 가리키는 것이다.】
【직역】 장군은 위나라 무왕의 자손이니, 서인(서민)이 되어서 맑고 추운(아주 가난한) 집안이 되어버렸다.
【의역】 장군 조패 당신은 위(魏)나라의 무제(武帝)인 조조(曹操)의 후손이었다가, 이제는 서인(서민)이 되어 아주 가난한 집안이 되어 있는 채,

英雄割據 주005)
할거(割據)
글자대로의 뜻은 “한 지역을 차지하고 버티다”인데, 여기서는 주인공 조패의 선조인 조조가 당시 중국의 중요 지역이었던 황하 이북의 전 지역을 차지하고 버티면서 같은 삼국 중의 오(吳) 및 촉한(蜀漢)과 대치하며 크게 세력을 떨치던 것을 말한다.
雖已矣 주006)
수이의(雖已矣)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만의 풀이는 “비록 그만이지만”인데, 이것은 “수(雖; 비록)”이라는 조건형의 부사어로 시작하면서 “이의(已矣; ~만으로 그만이다)”라는 한정형의 서술어가 연결되고 있지만, 이 앞의 조건형 부사어의 문맥적 지배로 인해서 “~만으로 그만이지만”이라는 조건형의 전제인 연결형 문장이 된 것이다.
文彩 주007)
문채(文彩)
이것은 “문채(文采)”와 “문채(文綵)”라는 한자어와 같은 뜻으로 함께 쓰이기도 하였으나, 이것은 여기에서 주인공 조패의 집안이 조조 때부터 글을 풍채 있게 잘 짓는 것을 칭송한 말로 “잘 지은 글들의 풍채”라는 뜻이다.
風流 주008)
풍류(風流)
글자대로의 뜻은 “풍치와 멋”인데, 여기서는 물론 주인공 조패의 집안이 이런 것을 대대로 이어온 집안임을 칭송하여 사용한 말이다.
今尙存 주009)
금상존(今尙存)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만의 풀이는 “이제까지도 오히려 남아 있다”인데, 이것은 “상(尙; 오히려)”라는 반전형 부사가 그 앞에 있는 “금(今; 지금)”이라는 명사를 “지금까지(아직까지)”라는 시간 부사어로 바뀌어지도록 지배하고 있으며, 그래서 “지금까지 오히려 남아 있다”로 읽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한자어구는 앞의 시행 중의 “수이의(雖已矣; 비록 그만이지만)”과 전체적 의미망에서 “~은 비록 그만이지만, ~은 지금까지 오히려 남아 있다”라는 반전형의 유기적인 문장의 구조로 서로 긴밀하게 상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임을 분명하게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指曹操ㅣ 割據河北也ㅣ라】

英雄의 버혀 주010)
버혀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베어” 또는 “베어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버히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히”와 “어”가 복모음화한 것이다.
브터슈미 주011)
브터슈미
이 고어구의 현대어구로의 뜻은 “붙어있음이야”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븥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어간인 “잇”이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명사형 어미인 “움”이 연결되면서 복모음화하여 “슘”이 되고 여기에 다시 지정사의 어간인 “이”가 연결되고 끝으로 강조형 보조 조사인 “(야)”가 첨가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의 “”는 중간본에서는 “아(야)”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비록 말리나 주012)
말리나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말(그만일) 뿐이나” 또는 “말(그만일) 뿐이지만”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말다(그만두다)”에 조건형 연결어미인 “리나(뿐이나)”가 연결된 것이다.
文彩와 風流 이제 주013)
이제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도 역시 “이제”이지만, 여기서는 “이제까지”라는 한정형 부사어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잇도다 주014)
잇다
이 고어도 현대어로의 뜻이 그대로 “있다”이지만, 여기서는 그냥 “있다”가 아니고 “남아 있다”라는 뜻으로 강조되어 있는 것이다.

【한자음】 영웅할거수이의 문채풍류금상존【조조가 하북지방을 차지하고 막아 지켰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직역】 영웅으로서 차지하고 버텨 있던 거야 비록 끝났지만, 그 잘 지은 글들의 풍채와 멋은 지금까지 오히려 남아 있도다.
【의역】 당신의 선조 무제가 이 나라의 요지인 하북 지역을 차지하고 버티던 가문의 권세야 이제 비록 끝났지만, 가문에 대대로 이어져 온 잘 지은 글들의 풍채와 멋은 지금까지 오히려 남아 있어서,

學書初學衞夫人 주015)
위부인(衞夫人)
중국 진(晉)나라 때 글씨를 잘 쓴다는 이부인(李夫人)의 이름이 “(衞)”인데 왕희지(王羲之)가 이 위부인에게서 글씨를 배우기 시작하였다고 하며, 이 시의 주인공인 조패도 이부인이라는 당(唐)나라 여인에게서 글씨를 배웠다고 한다.
但恨無過王右軍 주016)
왕우군(王右軍)
중국 진(晉)나라의 귀족이며 명필가인 왕희지(王羲之)를 말하며 그는 특히 예서(隷書)에 있어서 최고의 지위를 지닌 사람이었고 “우군(右軍)”이라는 호칭은 그가 일찍이 “우군장군(右軍將軍)”이라는 벼슬을 했었기 때문에 붙여진 호칭이었다.
【李夫人의 名衞니 王羲之 學書니라】

글 수믈 주017)
글수믈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글씨 씀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글 수다(글씨 쓰다)”에 명사형 어미 “ㅁ”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된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호 衞夫人의게 처 주018)
처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처음”인데, 중간본에서는 “처엄”으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호니 오직 王右軍의게 넘디 몯 호 뉘읏놋다 주019)
뉘읏놋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뉘우치는구나!”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뉘읏다(뉘우치다)”에 감탄형 어미 “놋다(는구나)”가 연결된 것이다.

【한자음】 학서초학위부인 단한무과왕우군이부인의 이름은 ‘위(衞)’이니 왕희지가 여기에서 글씨를 배웠다.】
【직역】 글씨 쓰기를 배울 제 왕희지위부인에게서 배웠다고 하니, 오직 왕 우군(王右軍)을 넘지 못하는 것을 뉘우치는구나!
【의역】 왕희지는 처음 위부인에게서 글씨를 배웠다고 하고, 조패 당신도 이부인에게서 글씨를 배웠다고 하는데, 당신은 다만 글씨의 수준이 왕 우군(왕희지)을 넘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울 수 있지만,

丹靑不知老將至 富貴於我如浮雲

그림 그리기예 늘구미 주020)
늘구미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늙음이”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늙다”에 명시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ㄱ”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將次 오 아디 몯나니 가멸며 주021)
가멸며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부유하며”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가멸다(부유하다)”에 나열형 연결어미 “며”가 연결된 것이다.
貴호 내게 구룸 주022)
구룸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뜬구름”으로 한자어 “부운(浮雲)”을 풀이한 말이며, 여기서는 물론 “아무 가치가 없이 허망한 것”이라는 것을 비유한 말로 쓰였다.
니 주023)
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같으니”인데, 원형은 “다”이다.
너기놋다 주024)
너기놋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여기는구나!”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너기다”에 감탄형 어미 “놋다(는구나)”가 연결된 것이다.

【한자음】 단청부지노장지 부귀어아여부운
【직역】 그림 그리기에 몰두하여 늙는 것이 장차 올 것을 알지 못하니, 부유하며 귀하게 되는 것은 자신에게는 뜬구름같이 여겼구나!
【의역】 당신은 그림 그리는 삼매경에 들어서 장차 자신이 늙을 것도 잊어버린 채, 속세의 부자로 사는 것이나 높은 벼슬로 귀하게 되는 것들은 뜬구름처럼 여기며 살더니,

開元 주025)
개원(開元)
중국의 당(唐)나라 현종황제(玄宗皇帝)의 초, 중기 연호(年號)이다.
之中常引見 주026)
인견(引見)
글자대로의 뜻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불러들여서 보는 것”을 말한다.
承恩 주027)
승은(承恩)
글자대로의 뜻은 “윗사람이 베푸는 은혜를 받들어 받는 것”을 말한다.
주028)
삭(數)
이 글자는 “수자”라는 명사로 쓰일 때는 음(音)이 “수”이지만 “자주”라는 부사로 쓰일 때는 음이 “삭”이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6ㄱ

薰殿
주029)
남훈전(南薰殿)
중국 당(唐)나라 황궁 안에 있던 한 궁궐이다.

開元中에 녜 주030)
녜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항상”이다. 이 말은 한자어 ‘상례(常例)’지만 이미 우리말처럼 굳어졌음을 알 수 있다. 항례(恒例).
주031)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끌어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혀다(끌다)”에 부사형 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모음생략으로 “어”가 묵음화한 것이며, 여기서는 “불러들여서”라는 뜻으로 쓰였다.
보시니 恩澤 닙와 南薰殿조 주032)
조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부사 “자주”이다.
오니라

【한자음】 개원지중상인견 승은삭상남훈전
【직역】 개원 시기에 항상 불러들여서 보시니, 은혜와 덕택을 입어서 남훈전에 자주 올라갔다.
【의역】 당신은 또 개원
(현종황제 초・중기)
중에 황제께 항상 부름을 받아, 은혜를 입고 자주 궁전인 남훈전에 오를 수 있었으며,

凌烟 주033)
능연(凌煙)
이것은 “능연각(凌煙閣)”의 준말로, 이 능연각은 당(唐)나라 태종황제(太宗皇帝)가 당나라의 신하들로서 국가에 공이 큰 문무관의 화상들을 그려 모시기 위해서 건립한 사당이다.
功臣少顔色 주034)
소안색(少顔色)
글자대로의 뜻은 “안색이 거의 없다”인데, 여기서는 “원래 살아 있던 그림의 얼굴 생기가 거의 사라져 없다”는 말로 쓰였으며, 바로 화상의 모양과 색채가 망가지고 바랬다는 말이다.
將軍下筆 주035)
하필(下筆)
글자대로의 뜻은 “붓을 내렸다”는 말이나, 여기서는 “붓을 대어 그렸다”는 말로 쓰였다.
開生面 주036)
개생면(開生面)
글자대로의 뜻은 “산 얼굴을 열었다”인데, 여기서는 “살아 있는 듯한 새 화상으로 살려 놓았다”는 말이다.
【此下 言將軍之畵功臣也ㅣ라】

凌烟閣그롓 주037)
그롓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그려져 있는”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그리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그리”와 통합하며 복모음화하여 “그려”가 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다”의 관형사형인 “잇”이 연결되면서 “려”와 “잇”이 통합하며 복모음화하여 “롓”이 된 것이다.
功臣이 비치 주038)
비치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낯빛이”인데, 여기서는 “그림으로 그려져 있는 인물들의 생기가 도는 얼굴빛이”라는 말이다.
젹거 將軍이 부들 주039)
부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붓을”인데, 글씨를 쓰는 “붓”의 고어는 “붓”이 아니고 “붇”이었다.
리와 산  주040)
산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살아 있는 얼굴 빛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살다”의 관형사형인 “산”에 피수어인 명사 “(낯)”이 연결되고 여기에 목적격 조사인 “”이 첨가되면서 “ㅊ”음이 연음된 것이다.
여러내니라 주041)
여러내니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펼쳐 내어 놓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열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내다(내어 놓다)”의 종결형인 “내니라”가 연결된 것이다.

【한자음】 능연공신소안색 장군하필개생면【이 아래 이야기는 조패 장군이 공신들의 얼굴을 그린 것을 말한 것이다.】
【직역】 능연각에 그려져 있는 공신들의 얼굴이 생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조패 장군이 붓을 대어 그려서 살아 있는 듯한 얼굴들로 살려냈다.
【의역】 능연각 안에 그려져 있던 역대 공신들의 화상이 빛이 바랜 채 있던 것을, 조패 장군 당신이 붓을 대서 새로 그리자 생기 있게 살아나서,

良相頭上進賢冠 猛將腰閒大羽箭

어딘 宰相의 머리 우흰 進賢冠을 셋고 勇猛 將軍의 허릿 옌 大羽箭이로다

【한자음】 양상두상진현관 맹장요간대우전
【직역】 어진 재상의 머리 위엔 진현관을 씌웠고, 용맹한 장군의 허리 사이에는 큰깃 화살이 채워져 있도다.
【의역】 이 그림 속에 있는 훌륭한 재상의 머리 위에는 진현관이 씌워져 있고, 용맹한 장군의 허리 사이에는 큰깃의 화살이 채워져 있으며,

襃公 주042)
포공(襃公)
중국의 당(唐)나라 태종(太宗) 때 사람인 단지현(段志玄)이 왕세충(王世充)의 반란을 평정하여 대장군이 되었고, 이 전공(戰功)으로 포국공(襃國公)으로 봉해졌으며, 그래서 “포공(襃公)”이라고 불려졌다.
鄂公 주043)
악공(卾公)
중국의 당(唐)나라 태종 때 사람인 위지경덕(尉遲敬德)이 우부참군(右府參軍)이 되어 두건덕(竇建德)의 반란을 토벌하며 크게 전공을 세워 악국공(卾國公)으로 봉해졌으며, 그래서 “악공(卾公)”이라고 불려졌다.
毛髮動 주044)
모발동(毛髮動)
글자대로의 뜻은 “수염과 머리털이 움직이다”이지만, 이것은 화상 속 주인공의 수염과 머리털이 생동적이며 역동적인 형태로 그려져 있음을 표현한 말이며, 다음 시구의 내용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도록 전제로 시사하는 표현이다.
英姿 주045)
영자(英姿)
글자대로의 뜻은 “영특한 자세”이나 여기서는 그냥 “영특”만이 아니라 “호탕하고 영특한 자세”로 쓰여졌다.
颯爽 주046)
삽상(颯爽)
글자대로의 뜻은 “시원하고 서늘하다”인데, 여기서는 주인공인 포공과 악공 두 사람의 화상이 풍기는 기상의 상태가 “시원하고 씩씩하다”라는 말로 쓰였다.
酣戰 주047)
감전(酣戰)
글자대로의 뜻은 “흥겹게 싸우다”인데, 여기서는 주인공 포공과 악공 두 사람이 “아주 자신감에 차서 흥겨운 듯이 전투를 벌여 승리하였을 거라”는 말로 쓰였다.
【襃公은 段志玄이오 鄂公은 尉遲敬德이라 言畵像이 有酣戰之氣也ㅣ라】

襃公과 鄂公의 머릿터리 뮈니 豪英 양 싁싁니 주048)
싁싁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엄(嚴)하니”이며 또는 “씩씩하니”이나, 같은 『두시언해』 ‘통천현서옥벽후 설소보화학’에서 “싁싁야 오히려 드틀 밧긔 벗도다.[蒼然猶出塵]”라고 한 바대로, “아스라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였음을 알 수 있는데, 고어사전에는 이런 뜻의 말로는 실려 있지 않다.
흐들히 주049)
흐들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흐뭇하게” 또는 “한껏”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흐들다(흐뭇하다. 한껏하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이”가 연결되면서 모음 “”가 묵음화하고 “ㅎ”음이 연음된 것이다.
사호다가 온 도다

【한자음】 포공악공모발동 영자삽상래감전【‘포공’은 ‘단지현(段志玄)’을 말하고 ‘악공’은 ‘위지경덕(尉遲敬德)’을 말한다.】
【직역】 포공과 악공의 머리털이 움직이는 듯하니, 호탕하고 영특한 자세가 씩씩하여 흐뭇하게 전투를 하고서 온 듯하다.
【의역】 포공과 악공 두 사람의 화상은 수염과 머리털이 살아서 움직이는 듯하니, 이렇게 호탕하고 영특한 자세와 씩씩한 풍모는 전투를 흐뭇하게 승리로 끝내고 돌아온 듯하건만,

先帝 주050)
선제(先帝)
글자대로의 뜻은 “먼저 황제”이지만, “선왕(先王; 궂기신 임금님)”. “선형(先兄; 궂기신 형님)”에서와 같이 여기서도 “궂기신 황제”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구체적으로는 이미 궂긴 당(唐)나라의 황제인 현종(玄宗)을 말한다.
天馬 주051)
천마(天馬)
글자대로의 뜻은 “하늘의 말”이라는 말로 흔히 하늘에 있는 옥황상제가 탄다는 말을 가리키나, 여기서는 천자(天子)인 황제가 타는 말이기 때문에 그냥 말[馬]을 높여서 부른 말이며, 구체적으로는 현종황제가 타던 말인 옥화총(玉花驄)을 지칭한 것이다.
玉花驄 주052)
옥화총(玉花驄)
중국의 당(唐)나라 황제인 현종(玄宗)이 사랑하며 타던 좋은 말의 이름으로, 또 다른 좋은 말인 “조야백(照夜白)”이라는 말과 함께 잘 알려졌으며, 한간(韓幹)이라는 화공도 이 옥화총을 그림으로 남겼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6ㄴ

주053)
화공(畵工)
글자대로의 뜻은 “그림 그리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기술자”인데, 이것은 중국이나 우리나라를 막론하고 신분적 계급으로는 별로 높지 않은 사람들의 집단이며 궁중이나 관청에 속한 직업적 기술인인 경우가 많았고, 그래서 이들은 자유로운 예술적 취향을 지향하며 그림을 그리던 화가들과는 달리 예술인으로서의 대우는 받지 못 하였으며 여기서도 바로 이런 부류의 그림 기능인들을 지칭한 것이다.
如山 주054)
여산(如山)
글자대로의 뜻은 “산과 같다”이지만 이것은 이 시구 안에서의 다른 성분들과의 상호 유기적읜 의미망의 여하로 인해서, 다양한 이해와 번역이 가능하다. 그러나 여기서는 앞의 시구인 “선제천마옥화총”과 뒤의 시구인 “시일견래적지하”와의 상호 유기적인 의미로 봐서 “화공에게 옥화총이라는 말의 상태가 아주 우람하고 크게 보여져서 산과 같았을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면 “옥화총이 산과 같이 여겨져 압도되었을 것이며, 그래서 그림으로 그리면서도 그 실상대로 못 그렸을 것이다”라고 봐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산과 같이 여겨져서”로 번역하는 것이 합당하다.
주055)
막(貌)
이 글자는 독음이 “모”인 경우에는 그 뜻이 “얼굴” 또는 “모양”이지만, 독음이 여기서처럼 “막”인 경우에는 그 뜻이 “본뜨다”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화공이 “천마(현종의 말)인 옥화총의 일체 상태를 본떠서 그대로 그리다”의 뜻으로 쓰였다.
不同【貌은 墨角切니 描畫也ㅣ라】

先帝ㅅ 天馬 玉花驄을 畵工이 뫼 티 이셔서 주056)
뫼티 이셔서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산과 같이(같은 상태로) 있어서”인데, 여기서는 “말이 화공의 앞에 산과 같이 우람한 상태로 나타나 있어서”라는 말로, “화공이 이에 압도되어”라는 말이 문면외로 함축되어 있는 것을 읽어내야 한다. 그리고 이 고어구를 풀어보면 명사 “뫼(산)”에 비교격 조사 “티(같이)”가 첨가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다(있다)”가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또 부사형 연결어미 “어서”가 연결되면서 “잇”의 “ㅣ”의 영향으로 “어”가 복음화한 다음 여기에 “ㅅ”이 연음된 것이다.
그료 주057)
그료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그리되”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그리다”에 부사형 어미 “오”가 연결되면서 “그리”의 “ㅣ”가 “오”와 결합하여 복모음화하고 여기에 “ㄹ”이 그대로 연음된 것이다.
디 아니터라 주058)
디 아니터라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같지 아니하더라”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다”에 부정형 어미인 “디(지)”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부정 부사인 “아니”가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또 동사 “다”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과거형 어미 “더라”가 연결되면서 “”의 “”음이 탈락하고 “ㅎ”음과 “ㄷ”음이 한 음으로 통합하면서 “ㅌ”음으로 자리잡힌 것이다.

【한자음】 선제천마옥화총 화공여산막불동【‘막(貌)’은 소리(음)가 ‘묵(墨)’과 ‘각(角)’의 반절(反切)이니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다.】
【직역】 궂기신 황제께서 타시던 말[天馬]인 옥화총(玉花驄)을 화공(畵工)이 산같이 여겼는지, 그리기는 했으나 그 진짜의 상태와 같지 않더라.
【의역】 궂기신 현종(玄宗) 황제께서 타시던 말인 옥화총은, 화공이 산같이 여겨 압도가 되었는지, 그리기는 했으나 그 진짜의 상태와는 같지 않아서,

是日牽來赤墀 주059)
적지(赤墀)
붉은 빛깔의 벽돌을 깔아 놓은 황궁 안의 뜰.
下 廻立閶闔 주060)
창합(閶闔)
황궁의 정문.
生長風

이 나래 赤墀ㅅ 아래 잇거와 주061)
잇거와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이끌어 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잇그다(이끌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그”의 “으”음이 생략되고 “ㄱ”이 연음되었으며, 여기에 또 동사 “오다”가 연결되었고, 여기에 다시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오”와 “아”가 통합하여 “와”로 복모음화한 것이다.
閶闔애 횟돌아 주062)
횟돌아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휘돌아”인데, 이것은 동사 “횟돌다”에 부사형 연결어미인 “아”가 연결된 것이나, 이것의 특이한 점은 거의 대부분의 예와 전혀 달리 “횟도라”와 같이 연음이 되지 않고 이렇게 “횟돌아”로 절음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셰니 주063)
셰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 “세우니”인데, 이것은 동사 “셰다(세우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니”가 연결된 것이다.
긴 미 나더라

【한자음】 시일견래적지하 회립창합생장풍
【직역】 이 날에 붉은 섬돌 아래 이끌려 와서, 황궁문을 휘돌아 세우니 긴 바람이 나는 듯하더라.
【의역】 이 날 이 옥화총을 붉은 빛깔의 황궁 계단 아래로 이끌고 와, 황궁문을 휘돌아서 세우니 긴 바람이 일어나는데,

詔謂將軍拂絹素 주064)
불견소(拂絹素)
글자대로의 뜻은 “비단 흰 바탕을 털다”인데, 여기서는 “조위(詔謂; ~하라 이르다)”라는 앞의 시어와 조응하여, 문맥에 없이 “그리어라”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으므로 “비단 바탕을 털고 그림을 그려라”라는 말로 읽어야 한다.
意匠 주065)
의장(意匠)
글자대로의 뜻은 “뜻으로 고안하다”인데, 여기서는 “어림으로 재단을 해내는 것”을 말한다.
慘澹 주066)
참담(慘澹)
이 한자어의 뜻은 “몹시 암담함, 괴롭고 슬픔, 걱정이 가득함”으로 여럿인데, 여기서는 대상의 윤곽을 잡아 근사하게 만들어가는 것의 어려운 상태를 표현한 말로 그냥 “참담하다”라는 말 그대로 읽는 것이 적합하다.
經營 주067)
경영(經營)
글자대로의 뜻은 “날(기준)을 세워 일을 해 나가는 것”인데, 여기서는 바로 옥화총의 기본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여, 그 정확한 형상을 그림으로 그대로 살려낼 수 있도록 하는 일체의 준비작업을 말한다.
【意匠은 謂無規矩而以意로 爲匠이라 畫有六法니 五曰經營位置라 此下 言畫馬다】

將軍을 下詔야 니샤 주068)
니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이르셔서(말하셔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니다”에 존칭보조어간인 “시”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부사형 어미인 “아”가 연결되면서 “시”와 “아”가 복모음으로 통합하여 “샤”가 된 것이다.
기베 주069)
기베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비단에(비단 천에)”이다.
러 그리라 시니 意匠이 經營 中에 어렵더라

【한자음】 조위장군불견소 의장참담경영중【‘의장(意匠)’이란 ‘규(規; 분도기)’와 ‘구(矩; 곱자)’가 없이 어림으로 재단을 하는 것이다. 설계에는 6가지의 법이 있으니 5번이 위치를 잡는 것이라. 이 아래는 말을 그리는 것을 말한다.】
【직역】 장군에게 조서로 이르기를, “흰 바탕 비단을 털어 그리어라”하시니, 어림으로 윤곽을 잡아가는 중에 어려움이 있었다.
【의역】 황제께서 조서로 장군 조패에게 명하기를 “하얀 비단 바탕을 깨끗이 털고 거기에 옥화총을 그리라”하시니, 어림으로 재단을 하는 것이라 윤곽을 잡는 중에 참담할 만큼 어려웠지만,

斯須 주070)
사수(斯須)
이 한자어의 뜻은 “잠시”이며 “수유(須臾)”와 같은 말로 쓰인다.
九重 주071)
구중(九重)
이 두 글자만으로의 뜻은 “겹겹이 싸임” 또는 “하늘”이나, 이것은 대부분 “구중궁궐(九重宮闕; 아홉 겹의 담과 문들로 되어 있다는 표현처럼 깊은 궁궐)”의 준말로 쓰였으며, 여기서도 바로 이 당(唐)나라의 황궁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眞龍 주072)
진룡(眞龍)
중국에서는 일찍부터 용이라는 상상의 동물을 신비롭고 상서로운 상징의 존재로 설정하여 신성시하여 왔으며, 그래서 흔히는 중국 역사에서 성인다운 훌륭한 임금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기면서 실재하는 것으로 인정하였다. 따라서 여기서는 조패가 그린 옥화총이라는 황제의 말을 이 용처럼 훌륭한 동물로 비유하여 “참말의 용[眞龍]”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一洗 주073)
일세(一洗)
글자대로의 뜻은 물론 “한 번 씻다”이나, 여기서는 보다 확대된 의미로서 “지금까지 있었던 좋지 않은 요소들을 모두 없애고 아주 새롭고 깨끗하게 하였다”라는 말로 구체적으로는 이 옥화총 말고 다른 말들은 말로 여기지 않게 하였다는 것이다.
萬古 주074)
만고(萬古)
이 한자어의 뜻은 “아주 옛날”이지만, 여기서는 “아주 옛날서부터 지금까지”라는 뜻으로 쓰였다.
凡馬 주075)
범마(凡馬)
글자대로의 뜻은 “평범한 말”인데, 여기서는 이런 말들을 옥화총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격하시켜 “별볼일 없는 말들”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076)
일세만고범마공(一洗萬古凡馬空)
이 시구를 이 언해 원문에서는 “萬古앳 凡馬  번 시서 뷔니라”로 번역하였으나, 이것은 우리 선인들이 이 시구가 우리말이 아니라 한문(漢文)이므로 우리말의 언어적 구조와 달리 부사어가 그 수식을 받는 술어의 뒤에도 온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이 시구에서 부사어로 쓰인 “공(空)”이 서술어인 줄로 알고 “뷔니라”로 번역을 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마땅히 부사어로 인정하여 “萬古앳 凡馬 뷔게(아주 없는 것처럼)  번 시스니라”로 번역했어야 한다.

아니한 더데 주077)
아니한 더데
많지 않은 짧은 시간에. ‘아니한’은 ‘많지 않은, 길지 않은, 오래지 않은’이고, ‘더데’는 ‘덛에(덧에)’인데, ‘덧’이란 ‘얼마 안 되는 퍽 짧은 시간’이니, 현대말 ‘어느덧, 덧없이’ 따위에 남아 있는 말이다.
九重에 眞實ㅅ 龍이 나 萬古엣 凡馬 번 시서 뷔니라

【한자음】 사수구중진룡출 일세만고범마공
【직역】 많지 않은 짧은 시간에 구중 궁궐 안에 진짜 용이 태어나, 오랜 세월 동안의 보통 말들을 한번에 씻어 비워버렸다.
【의역】 조패 장군이 새로 그려낸 옥화총은 잠시 사이에 구중 궁궐 안에 진짜 용이 나타난 것 같이, 오랜 세월 동안 있어온 보통 말들을 한번에 싹 제거하여서,

玉花却在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7ㄱ

榻上
주078)
어탑상(御榻上)
이 한자어의 뜻은 “황제의 평상 위” 또는 “황제의 자리 위”인데, 여기서는 황제가 정무를 보기 위해 나와 앉는 황궁 안 정궁의 평상 자리 위를 가리킨다.
榻上庭前屹相向 주079)
흘상향(屹相向)
글자대로의 뜻은 “우뚝하게 서로 향하다”인데, 여기서는 “두 말이 서로 마주하여 본다”의 뜻으로 쓰였다.
【言畫馬ㅣ 在榻上야 與庭馬로 相對也ㅣ라】

玉花ㅣ 도혀 주080)
도혀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도리어”인데, 이 언해에서는 시구의 “각(却)” 자를 언해한 것으로 이 글자의 한 뜻인 “반(反)” 자의 뜻으로 언해하였으나, 이 글자는 이 시구에서 오히려 또 하나의 뜻인 “앙(仰)” 자의 “치어다 보게”라는 뜻으로 쓰인 것으로 언해했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御榻 우희 이시니 榻 우콰 주081)
우콰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오른쪽과”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우(右; 오른쪽)”에 접속 조사인 “과”가 첨가되면서 이 “우”가 “ㅎ”음을 첨용하는 특수명사라서 이 “ㅎ”음이 “과”의 “ㄱ”음이 통합하여 “ㅋ”으로 격음화한 것이다.
알 주082)
알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앞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앒(앞)”에 처격조사 “”가 첨가되면서 “ㅍ”이 연음된 것이다.
구즈기 주083)
구즈기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우뚝이”이다.
서르 주084)
서르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서로”이다.
向얫도다 주085)
향(向)얫도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향하여 있도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향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야”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잇도다”기 연결되면서, “야”와 “잇”이 복모음인 “얫”으로 통합된 것이다.

【한자음】 옥화각재어탑상 탑상정전흘상향【말하자면, 그려진 말(옥화총)이 황제 평상 위에 걸려 있으니, 이 평상 위에 있는 말과 황궁 뜰에 있는 실제의 말이 서로 마주해 있다는 것이다.】
【직역】 옥화총이 도리어 황제 평상 위에 있으니, 평상 위와 뜰 앞에서 우뚝이 서로 마주하여 있도다.
【의역】 그려진 옥화총이 도리어 황제의 평상 위에 걸려 있어서, 평상 위의 이 말과 황궁 뜰 앞에 있는 실제의 말이 우뚝하게 서로 마주하고 있으니,

至尊 주086)
지존(至尊)
글자대로의 뜻은 “지극히 높은 분”이므로, 이것은 당연히 한 나라에서 최고로 높은 분이므로 곧 한 나라의 황제나 임금님을 일컫는 것이다.
含笑催賜金 圉人 주087)
어인(圉人)
이 한자어의 뜻은 말을 기르는 책임을 맡은 관리로 우리나라의 “마부(馬夫)”와 같은 것이다.
太僕 주088)
태복(太僕)
중국의 주(周)나라 때부터 임금의 의복과 명령 등을 맡아 수행하던 관리였으며, 당(唐)나라 때에는 말마차와 목축 등을 맡아 관리하던 관리였다.
惆悵 주089)
추창(惆愴)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 “섭섭해하고 슬퍼하다”라는 말이다.
【圉人은 掌養馬고 太僕은 掌車駕니 皆嘆畫馬之反得賞賜也ㅣ라】

님그미 우믈 주090)
우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웃음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우”에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ㅿ”음이 탈락하고 “ㅜ”음도 “ㅡ”음으로 바뀌어 “우으믈”로 바뀌어 있다.
머그샤 주091)
머그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먹으셔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먹다”에 조음소인 “으”가 연결되면서 “ㄱ”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칭보조어간인 “시”가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시”가 “아”와 통합하여 복모음화하여 “샤”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현대 국어의 경우와 아주 다름 것으로, 현대 국어에서는 이 “먹다”라는 동사의 주체가 이 시구에서처럼 황제인 경우 이 동사의 원형 자체가 “잡수시다”나 “습신다”로 완전히 바뀌는데, 여기서는 “먹다”라는 동사 자체의 원형은 안 바뀌고, 존칭보조어간인 “시”만 연결해서 존칭어로 쓰고 있는 상태를 보이고 있어 매우 특이하다.
金을 주라 뵈아시니 주092)
뵈아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재촉하다”이다.
圉人 太僕은 다 슬허놋다

【한자음】 지존함소최사금 어인태복개추창 【‘어인
(마부)
’은 말 먹이는 일을 맡았고, ‘태복
(말마차를 관리하는 사람)
’은 말마차
[車駕; 임금의 수레]
를 맡아 관리하니, 모두 말을 그린 사람이 도리어 상을 하사받는 것을 감탄한 것이다.】
【직역】 임금이 웃음을 머금으시고 황금을 주라 재촉하시니, 마부와 그 관원은 모두 슬퍼하였노라.
【의역】 황제께서 웃음을 머금으시고 황금을 상으로 하사하라 명하시니, 마부와 말마차 관리인 등은, 이 말 그린 사람이 도리어 상을 받는 것을 보고 모두 서글퍼 하였는데,

弟子韓幹 주093)
한간(韓幹)
중국의 당(唐)나라 때 화가로 조패(曹覇)에게 그림을 배워 드디어는 인물(人物)과 함께 특히 말을 잘 그려서 현종 황제의 애마인 옥화총(玉花驄)과 조야백(照夜白)을 그렸으며, 그 밖의 많은 명마(名馬)들을 그려서, 이 말 그림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화가로 알려졌다.
入室 주094)
입실(入室)
글자대로의 뜻은 “방 안으로 들어가다”인데, 이것은 원래 『논어』 〈선진(先進)〉편에 있는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유는 마루에는 올라왔지만 방에는 못 들어왔다’[子曰 由也 升堂矣 未入於室也]”라고 한 글에서 나온 말로, 반대로 “입실(入室)”이라는 것은, 오히려 공자의 가장 뛰어난 제자로 알려진 안회(顔回)가 방안에 들어왔다는 말을 들은 것과 같이, 거의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는 말이다.
亦能畫馬窮殊相 주095)
궁수상(窮殊相)
이 한자어구의 뜻은 “다른 것들을 상 보는 것에도 완전히 통달하다”라는 긴 의미인데, 여기서는 그림을 그리는 데에 있어서 스승으로부터 배운 기본적인 기준의 것들만이 아닌, 여러 대상들의 서로 다른 상태나 다른 자세들의 여러 상태들에까지도 자유자재로 그려낼 수 있는 경지에까지 능통하게 됐다는 말이다.
【言韓幹의 得曹覇畫法이 如顔子之入室升堂也ㅣ라】

弟子 韓幹 주096)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부사인 “일찍이”이다.
지븨 주097)
지븨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집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집”에 처격조사 “의”가 첨가되면서 “ㅂ”이 연음된 것이며, 이 “의”는 현대어에서는 소유격조사로만 쓰이지만 여기서처럼 고어에서는 처격조사로도 쓰였다.
드니  能히  그려 다 주098)
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다른”인데, 이것은 형용사 “다다”에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된 것이다.
양 주099)
양
이 고어는 한자어 “양자(樣姿)”로서 현대어로 풀어보면 “모양과 자세”라는 말이다.
다나니라 주100)
다하니라
이 고어는 시구 원문의 “궁(窮)” 자를 풀이한 것으로, 그냥 사전적 지시 의미의 하나인 “다하다”를 따라 그대로 언해한 것이나, 이 언해의 뜻이 틀린 것은 아니면서도 너무 간단한 지시에 그칠 뿐이라서 “온갖 경지에까지 다 능통하게 됐다”는 말로 풀어 읽어야 한다.

【한자음】 제자한간조입실 역능화마궁수상한간조패의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운 것이 안자가 집안에 들어가서 마루로 오른 것과 같다는 말이다.】
【직역】 제자인 한간이 일찍이 집안에 들어갔으니, 또 능히 말을 그려 서로 다른 모양새를 달통했느니라.
【의역】 제자인 한간도 일찍부터 이 조패의 방에 들어와
(인정을 받아)
, 또한 능하게 말을 그리면서 여러 가지 말 모양들에 대해서도 완전하게 다 달통하였지만,

幹惟畫肉不畫肉 주101)
간유화육불화육(幹惟畵肉不畫肉)
“불화육(不畵肉)”의 “육(肉)”은 분명히 “골(骨)”을 착오로 기록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문맥의 의미상 논리로도 맞을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것의 언해는 오히려 “”로 언해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골”이어야 맞으며, 그래서 중간본에서는 “간유화육불화골(幹惟畫肉不畫骨)”로 정정되어 있다.
忍使<용어 realname="">驊騮 주102)
화류(驊騮)
“대추 빛깔의 털을 가진 날랜 말”을 이르는 명마로, 중국의 주(周)나라 목왕(穆王)이 이 말 여덟 마리를 타고서 온 천하를 유람하였다고 한다.
凋喪 주103)
조상(凋喪)
이 한자어의 뜻은 “시들고 떨어져 없어지다”인데, 여기서는 “말의 기운이 빠지고 맥이 떨어진 형상으로 판정될 만큼 아주 골격이 나약하게 그려진 상태”를 말한 것이다.

은 오직 고기 그리고  그리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7ㄴ

디 몯니 마 주104)
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차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며, 이것은 뒤에 아주 부사로 전성되어 “차마”가 되었다.
<용어 realname="">驊騮여 주105)
여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하여금”이다.
氣運을 브왜에 주106)
브왜에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시들고 떨어져 없어지게”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브왜다”에 사역형 연결어미 “게”가 연결되면서 “왜”의 “ㅣ”음 아래서 “게”의 “ㄱ”음이 탈락한 것이다. 그런데 이 고어구가 중간본에서는 “브으왜게”로 기록되어 “ㅿ”음은 탈락했으면서도 “ㅣ”음 아래에서도 “ㄱ”음은 탈락하지 않고 있다.
리아

【한자음】 간유화육불화육 인사화류기조상
【직역】 한간은 오직 고기를 그리고 뼈를 그리지 못하니, 차마 <용어 realname="">화류로 하여금 기운을 빠지게 할 수야 있겠는가?
【의역】 한간은 오직 근육만 그리고 골격은 못 그리니, 차마 <용어 realname="">화류같이 훌륭한 말로 하여금 기운이 빠진 존재로 남아 있게 할 수야 있겠는가?

將軍盡善 주107)
진선(盡善)
이 한자어의 일반적 의미는 “다 착하다”이지만, 여기서는 “다 잘하다”라는 뜻으로 쓰여서 구체적으로는 장군 조패가 그림을 그리는 데에 있어서 무엇이나 어느 것이나 다 잘 그린다는 말이다.
盖有神 주108)
개유신(盖有神)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대개 신이 있다”이지만, 여기서는 “개(盖)” 자가 “무엇 무엇 때문이다”라는 문맥의 유도 기능어로 쓰인 것으로 “장군이 신묘한 솜씨가 있기 때문이다”라는 의미로 풀어 읽어야 한다.
必逢佳士 주109)
가사(佳士)
글자대로의 뜻은 “아름다운 선비”인데, 여기서는 특별히 세상에서 아름다운 선비로 공인을 받을 뿐만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장군 조패에게 역시 아름다운 선비로 인정될 만한 사람임을 지칭한 것이다.
寫眞 주110)
사진(寫眞)
이 한자어가 여기서는 그냥 “사진”이라는 명사어로 쓰인 것이 아니고, “진짜 모양대로 그리다”라는 동사어로 쓰였다.

將軍의 다 잘요미 神妙호미 잇니 반기 주111)
반기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반드시”이다.
佳士 맛보아 주112)
맛보아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맞보거든, 맞아 보거든, 만나거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맛보다”에 조건형 연결어미 “아(거든)”이 연결된 것이다.
 眞樣 그리더라

【한자음】 장군진선개유신 필봉가사역사진
【직역】 장군이 다 잘하는 것은 대개 신묘한 솜씨가 있어서이니, 반드시 아름다운 선비를 만나면 또 진짜의 모양을 잘 그리더라.
【의역】 그런데 장군 당신은 다 잘 그리는 까닭이 신묘한 솜씨가 있어서이니, 반드시 아름다운 선비를 만나는 경우에는 그의 진짜 모양을 잘 그렸건만,

卽今漂泊 주113)
표박(漂泊)
이 한자어의 뜻은 글자들의 의미하는 바대로 “떠돌다가 멈췄다가 한다”라는 것으로 일정하게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干戈際 주114)
간과제(干戈際)
글자대로의 뜻은 “방패와 창의 틈새”인데, 이것은 이 방패로 상징하는 방어와 창으로 상징하는 공격이 지속되는 상황이라, 이것은 바로 전투나 전쟁을 대신하는 말로서, 여기서는 “전투가 지속되는 틈바구니”라는 말로 쓰였다.
屢貌 주115)
누모(屢貌)
이 한자어는 이 시구에서는 “여러 가지 모양”이라는 명사어로 쓰인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본 따서 그리다.”라는 동사어로 쓰였다.
尋常 주116)
심상(尋常)
이 한자어의 뜻은 “대수롭지 않다”인데, 여기서는 “행로인(行路人; 길 가는 사람)”을 수식하는 관형어로 쓰였으므로 “그냥 보통인”이라는 관형어로 쓰였다.
行路人

곧 이제 干戈ㅅ  주117)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에”인데, 여기서는 “제(際)” 자를 풀이한 말이므로, 구체적으로는 “틈바구니”라는 말로 쓰인 것이다. 그리고 이 “”는 중간본에서는 “”로 표기되어 “ㅿ”음이 탈락하였다.
브터 녀셔 주118)
브터녀셔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붙어 다녀서”인데, 이것은 “표박(漂泊)”을 풀어 언해한 말로, 이 시구들의 전체적인 의미망을 놓고 풀어보면, 장군 조패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세상 형편에 맡겨져서 이리저리 다닌 상태를 말한 것이므로, “떠돌아다녀서”라고 읽는 것이 적합하다.
샹녯길 녀 주119)
샹녯길 녀ᄂᆞᆫ
늘 다니는 길을 오가는. ‘샹녜’는 본디 한자어 상례(常例)임에도, 원문의 한자어 “심상(尋常)”을 풀이한 말로 쓰였다. ‘샹녯길’은 사람들이 늘 다니는 길이고, ‘녀ᄂᆞᆫ’은 ‘가는, 다니는’이니, ‘사람들이 늘 오가는 길을 다니는’의 말이다.
사 조 그리놋다

【한자음】 즉금표박간과제 누모심상행로인
【직역】 곧 이제까지는 전투하는 틈바구니를 떠돌아다니면서, 늘 다니는 길을 오가는 사람들을 자주 그렸구나!
【의역】 당신은 곧 지금까지 전투가 한창인 틈바구니를 떠돌아다니면서, 그저 그냥 길을 가는 보통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상태를 여러 번 그렸을 뿐인 채로,

途窮 주120)
도궁(途窮)
글자대로의 뜻은 “가는 길이 궁하다”인데, 여기서는 “장군 조패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형편이 아주 궁핍하다”는 의미로 쓰였다.
返遭俗眼白 주121)
속안백(俗眼白)
이 한자어는 원래 “백안시(白眼視; 눈동자를 의도적으로 감추고 상대방을 보는 척하며 멸시하는 행위)”라는 말로, 중국의 진(晉)나라 사람 완적(阮籍)이 속된 사람을 보면 눈동자의 푸른 부분은 가능한 한 감추고 하얀 부분만으로 바라보며 무시한 데에서 유래한 것을, 여기서는 오히려 세속 사람들이 사람을 보고 멸시하는 행위로 전용하여 쓰고 있는 것이니, “속된 눈으로 멸시한다”는 뜻이다.
世上未有如公貧

길히 窮야 도로혀 俗人의 눈흘기여 보 맛나니 世上애 그듸 주122)
그듸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그대”이다.
티 가난니 주123)
가난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난한 이(가난한 사람)”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가난다”에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 명사 “이”가 연결되면서 “ㄴ”이 연음된 것이다.
잇디 아니니라

【한자음】 궁도반조속안백 세상미유여공빈
【직역】 형편이 궁핍하여 도리어 세속 사람들의 눈 흘겨 봄을 받으니, 세상에서 당신같이 가난한 사람이 있지 아니하느니라.
【의역】 당신이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형편이 너무 궁핍하여 도리어 세속 사람들의 멸시를 받고 있으면서, 세상에 당신 같이 가난한 사람은 아무데도 없으니!

但看古來 주124)
고래(古來)
글자들의 뜻하는 바대로 “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이다.
盛名 주125)
성명(盛名)
글자들의 뜻하는 바대로 “세상에 높이 알려진 훌륭한 명성”이다.
下 終日坎壈 주126)
감남(坎壈)
감가(坎坷)와도 같은 뜻의 말로 “때를 만나지 못하여 세상에서 소외된 채 실의한 상태”를 말한다.
纏其身【坎壈은 不平也ㅣ라 一云 失志貌ㅣ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녜로 오매 주127)
녜로오매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옛날로부터 지금까지 오면서”이다.
盛 일훔 아래 오직 보라 나리 록 어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8ㄱ

운 이리
주128)
어려운 이리
이 고어구는 현대어로도 쉽게 풀이되는 “어려운 일이”인데, 이것은 위 시구의 “감남(坎壈; 불우한 채 실의한 상태)”을 언해한 말로서, 실제 이 한자어의 뜻을 직역한 것으로는 맞지 않으나, 그 유사한 의미인 이 말로 대신 언해한 것이다.
모매 얼켯니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단간고래성명하 종일감람전기신【‘감남’이라는 것은 “평안하지 않은 것”이다. 한편으로 “실의한 상태”이기도 한 것이다.】
【직역】 예로부터 대단한 명성이 있는 아래를 오직 보라. 하루 종일 실의의 괴로움만이 그 몸을 얽어맬 뿐이니라.
【의역】 다만 보면 옛날부터 내려오면서 훌륭한 명성을 듣는 끝엔, 하루 종일 실의에 빠질 일이 그 몸을 묶고 있을 뿐이었네!
【구절풀이】 *이 두 시구는, 작자 두보가 이 작품을 주는 상대인 장군 조패의 현재 불우한 삶을 함께 안타까워하고 서러워하면서도, 예로부터 훌륭한 명성의 주인공들이 모두 그랬지 않느냐는 말로 위로하는 내용을 잘 마무리하여 읊고 있다.
Ⓒ 역자 | 송준호 / 2014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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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단청(丹靑) : 붉고 푸른 물감. 조(曹)장군이 그림에 능하다는 것을 시사한 말로서, 이 시 안에 “표박간과제(漂泊干戈際)”라고 한 것은 조장군 패(覇)가 궁궐 안의 혼란을 만나서 촉(蜀)으로 들어간 것을 말한다. 양권도(梁權道)는 이 작품이 보응(寶應; 숙종) 원년(762)에 지은 것으로 말하였으나 『찬주분류두공부시』의 주에서는 이것을 수정하여 광덕(廣德; 대종) 2년(764)에 지은 것으로 판단하였다. “단청(丹靑)”은 원래 “붉고 푸른 물감”이라는 말이었으나, 이런 물감을 사용하여 이루어지는 “그림”을 의미하는 말로 전용되었으며, “인(引)”은 중국 고시(古詩)의 한 갈래(장르)를 가리키는 말이었으므로, 이 “단청인(丹靑引)”은 우리말로 풀어 읽으면 “그림을 읊은 옛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작품의 주인공인 장군 조패(曹覇)는 중국의 삼국시대 위(魏)나라의 무제(武帝) 조조(曹操)의 자손인 조모(曹髦)의 후손이며, 이 조모는 어릴 적부터 학문을 좋아하였고, 글씨와 그림에 능했다고 하였다. 조패는 이런 집안의 후손으로 일찍이는 깨끗하고 고상한 가문에서 생장했으나 현종(玄宗) 말년에 죄를 지어서 귀족의 호적에서 삭제되고 서민으로 강등되었다.
주002)
위무(魏武) : 이 한자어는 이야기를 축약한 어휘로서 “위(魏)”는 중국의 후한(後漢) 말기 후한의 신하였던 조조(曹操)가 권력을 장악하고 정권을 농단하다가 드디어는 그의 아들인 조비(曹丕)가 후한의 황제를 축출하고 스스로 황제가 되어 나라 이름을 “위(魏)”라고 하고, 저의 아비인 조조를 “무제(武帝)”로 추대하였다.
주003)
위서(爲庶) : 글자대로의 뜻은 “서인이 되다”인데, 여기서 말하는 “서인”은 지금의 말로는 “서민”이라고 할 수 있어 “신분이 강등되어 서민이 되었다”는 말이다.
주004)
위청문(爲淸門) : 글자대로의 뜻은 “맑은 가문”인데, 여기서는 “맑고 깨끗하게 아무 것도 없이 아주 가난한 집안”이라는 말로 쓰였으며, 물론 이식(李植)의 『두시비해』에서는 작자 두보가 이 조패의 처지를 아주 가련하게 여겨 기막히게 동정하는 마음으로 읊은 것이라고 하였다.
주005)
할거(割據) : 글자대로의 뜻은 “한 지역을 차지하고 버티다”인데, 여기서는 주인공 조패의 선조인 조조가 당시 중국의 중요 지역이었던 황하 이북의 전 지역을 차지하고 버티면서 같은 삼국 중의 오(吳) 및 촉한(蜀漢)과 대치하며 크게 세력을 떨치던 것을 말한다.
주006)
수이의(雖已矣) :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만의 풀이는 “비록 그만이지만”인데, 이것은 “수(雖; 비록)”이라는 조건형의 부사어로 시작하면서 “이의(已矣; ~만으로 그만이다)”라는 한정형의 서술어가 연결되고 있지만, 이 앞의 조건형 부사어의 문맥적 지배로 인해서 “~만으로 그만이지만”이라는 조건형의 전제인 연결형 문장이 된 것이다.
주007)
문채(文彩) : 이것은 “문채(文采)”와 “문채(文綵)”라는 한자어와 같은 뜻으로 함께 쓰이기도 하였으나, 이것은 여기에서 주인공 조패의 집안이 조조 때부터 글을 풍채 있게 잘 짓는 것을 칭송한 말로 “잘 지은 글들의 풍채”라는 뜻이다.
주008)
풍류(風流) : 글자대로의 뜻은 “풍치와 멋”인데, 여기서는 물론 주인공 조패의 집안이 이런 것을 대대로 이어온 집안임을 칭송하여 사용한 말이다.
주009)
금상존(今尙存) :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만의 풀이는 “이제까지도 오히려 남아 있다”인데, 이것은 “상(尙; 오히려)”라는 반전형 부사가 그 앞에 있는 “금(今; 지금)”이라는 명사를 “지금까지(아직까지)”라는 시간 부사어로 바뀌어지도록 지배하고 있으며, 그래서 “지금까지 오히려 남아 있다”로 읽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한자어구는 앞의 시행 중의 “수이의(雖已矣; 비록 그만이지만)”과 전체적 의미망에서 “~은 비록 그만이지만, ~은 지금까지 오히려 남아 있다”라는 반전형의 유기적인 문장의 구조로 서로 긴밀하게 상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임을 분명하게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주010)
버혀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베어” 또는 “베어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버히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히”와 “어”가 복모음화한 것이다.
주011)
브터슈미 : 이 고어구의 현대어구로의 뜻은 “붙어있음이야”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븥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어간인 “잇”이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명사형 어미인 “움”이 연결되면서 복모음화하여 “슘”이 되고 여기에 다시 지정사의 어간인 “이”가 연결되고 끝으로 강조형 보조 조사인 “(야)”가 첨가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의 “”는 중간본에서는 “아(야)”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12)
말리나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말(그만일) 뿐이나” 또는 “말(그만일) 뿐이지만”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말다(그만두다)”에 조건형 연결어미인 “리나(뿐이나)”가 연결된 것이다.
주013)
이제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도 역시 “이제”이지만, 여기서는 “이제까지”라는 한정형 부사어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주014)
잇다 : 이 고어도 현대어로의 뜻이 그대로 “있다”이지만, 여기서는 그냥 “있다”가 아니고 “남아 있다”라는 뜻으로 강조되어 있는 것이다.
주015)
위부인(衞夫人) : 중국 진(晉)나라 때 글씨를 잘 쓴다는 이부인(李夫人)의 이름이 “(衞)”인데 왕희지(王羲之)가 이 위부인에게서 글씨를 배우기 시작하였다고 하며, 이 시의 주인공인 조패도 이부인이라는 당(唐)나라 여인에게서 글씨를 배웠다고 한다.
주016)
왕우군(王右軍) : 중국 진(晉)나라의 귀족이며 명필가인 왕희지(王羲之)를 말하며 그는 특히 예서(隷書)에 있어서 최고의 지위를 지닌 사람이었고 “우군(右軍)”이라는 호칭은 그가 일찍이 “우군장군(右軍將軍)”이라는 벼슬을 했었기 때문에 붙여진 호칭이었다.
주017)
글수믈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글씨 씀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글 수다(글씨 쓰다)”에 명사형 어미 “ㅁ”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된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18)
처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처음”인데, 중간본에서는 “처엄”으로 기록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19)
뉘읏놋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뉘우치는구나!”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뉘읏다(뉘우치다)”에 감탄형 어미 “놋다(는구나)”가 연결된 것이다.
주020)
늘구미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늙음이”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늙다”에 명시형 어미 “움”이 연결되면서 “ㄱ”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21)
가멸며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부유하며”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가멸다(부유하다)”에 나열형 연결어미 “며”가 연결된 것이다.
주022)
구룸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뜬구름”으로 한자어 “부운(浮雲)”을 풀이한 말이며, 여기서는 물론 “아무 가치가 없이 허망한 것”이라는 것을 비유한 말로 쓰였다.
주023)
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같으니”인데, 원형은 “다”이다.
주024)
너기놋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여기는구나!”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너기다”에 감탄형 어미 “놋다(는구나)”가 연결된 것이다.
주025)
개원(開元) : 중국의 당(唐)나라 현종황제(玄宗皇帝)의 초, 중기 연호(年號)이다.
주026)
인견(引見) : 글자대로의 뜻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불러들여서 보는 것”을 말한다.
주027)
승은(承恩) : 글자대로의 뜻은 “윗사람이 베푸는 은혜를 받들어 받는 것”을 말한다.
주028)
삭(數) : 이 글자는 “수자”라는 명사로 쓰일 때는 음(音)이 “수”이지만 “자주”라는 부사로 쓰일 때는 음이 “삭”이다.
주029)
남훈전(南薰殿) : 중국 당(唐)나라 황궁 안에 있던 한 궁궐이다.
주030)
녜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항상”이다. 이 말은 한자어 ‘상례(常例)’지만 이미 우리말처럼 굳어졌음을 알 수 있다. 항례(恒例).
주031)
혀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끌어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혀다(끌다)”에 부사형 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모음생략으로 “어”가 묵음화한 것이며, 여기서는 “불러들여서”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032)
조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부사 “자주”이다.
주033)
능연(凌煙) : 이것은 “능연각(凌煙閣)”의 준말로, 이 능연각은 당(唐)나라 태종황제(太宗皇帝)가 당나라의 신하들로서 국가에 공이 큰 문무관의 화상들을 그려 모시기 위해서 건립한 사당이다.
주034)
소안색(少顔色) : 글자대로의 뜻은 “안색이 거의 없다”인데, 여기서는 “원래 살아 있던 그림의 얼굴 생기가 거의 사라져 없다”는 말로 쓰였으며, 바로 화상의 모양과 색채가 망가지고 바랬다는 말이다.
주035)
하필(下筆) : 글자대로의 뜻은 “붓을 내렸다”는 말이나, 여기서는 “붓을 대어 그렸다”는 말로 쓰였다.
주036)
개생면(開生面) : 글자대로의 뜻은 “산 얼굴을 열었다”인데, 여기서는 “살아 있는 듯한 새 화상으로 살려 놓았다”는 말이다.
주037)
그롓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그려져 있는”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그리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그리”와 통합하며 복모음화하여 “그려”가 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다”의 관형사형인 “잇”이 연결되면서 “려”와 “잇”이 통합하며 복모음화하여 “롓”이 된 것이다.
주038)
비치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낯빛이”인데, 여기서는 “그림으로 그려져 있는 인물들의 생기가 도는 얼굴빛이”라는 말이다.
주039)
부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붓을”인데, 글씨를 쓰는 “붓”의 고어는 “붓”이 아니고 “붇”이었다.
주040)
산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살아 있는 얼굴 빛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살다”의 관형사형인 “산”에 피수어인 명사 “(낯)”이 연결되고 여기에 목적격 조사인 “”이 첨가되면서 “ㅊ”음이 연음된 것이다.
주041)
여러내니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펼쳐 내어 놓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열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음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내다(내어 놓다)”의 종결형인 “내니라”가 연결된 것이다.
주042)
포공(襃公) : 중국의 당(唐)나라 태종(太宗) 때 사람인 단지현(段志玄)이 왕세충(王世充)의 반란을 평정하여 대장군이 되었고, 이 전공(戰功)으로 포국공(襃國公)으로 봉해졌으며, 그래서 “포공(襃公)”이라고 불려졌다.
주043)
악공(卾公) : 중국의 당(唐)나라 태종 때 사람인 위지경덕(尉遲敬德)이 우부참군(右府參軍)이 되어 두건덕(竇建德)의 반란을 토벌하며 크게 전공을 세워 악국공(卾國公)으로 봉해졌으며, 그래서 “악공(卾公)”이라고 불려졌다.
주044)
모발동(毛髮動) : 글자대로의 뜻은 “수염과 머리털이 움직이다”이지만, 이것은 화상 속 주인공의 수염과 머리털이 생동적이며 역동적인 형태로 그려져 있음을 표현한 말이며, 다음 시구의 내용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도록 전제로 시사하는 표현이다.
주045)
영자(英姿) : 글자대로의 뜻은 “영특한 자세”이나 여기서는 그냥 “영특”만이 아니라 “호탕하고 영특한 자세”로 쓰여졌다.
주046)
삽상(颯爽) : 글자대로의 뜻은 “시원하고 서늘하다”인데, 여기서는 주인공인 포공과 악공 두 사람의 화상이 풍기는 기상의 상태가 “시원하고 씩씩하다”라는 말로 쓰였다.
주047)
감전(酣戰) : 글자대로의 뜻은 “흥겹게 싸우다”인데, 여기서는 주인공 포공과 악공 두 사람이 “아주 자신감에 차서 흥겨운 듯이 전투를 벌여 승리하였을 거라”는 말로 쓰였다.
주048)
싁싁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엄(嚴)하니”이며 또는 “씩씩하니”이나, 같은 『두시언해』 ‘통천현서옥벽후 설소보화학’에서 “싁싁야 오히려 드틀 밧긔 벗도다.[蒼然猶出塵]”라고 한 바대로, “아스라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였음을 알 수 있는데, 고어사전에는 이런 뜻의 말로는 실려 있지 않다.
주049)
흐들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흐뭇하게” 또는 “한껏”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흐들다(흐뭇하다. 한껏하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이”가 연결되면서 모음 “”가 묵음화하고 “ㅎ”음이 연음된 것이다.
주050)
선제(先帝) : 글자대로의 뜻은 “먼저 황제”이지만, “선왕(先王; 궂기신 임금님)”. “선형(先兄; 궂기신 형님)”에서와 같이 여기서도 “궂기신 황제”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구체적으로는 이미 궂긴 당(唐)나라의 황제인 현종(玄宗)을 말한다.
주051)
천마(天馬) : 글자대로의 뜻은 “하늘의 말”이라는 말로 흔히 하늘에 있는 옥황상제가 탄다는 말을 가리키나, 여기서는 천자(天子)인 황제가 타는 말이기 때문에 그냥 말[馬]을 높여서 부른 말이며, 구체적으로는 현종황제가 타던 말인 옥화총(玉花驄)을 지칭한 것이다.
주052)
옥화총(玉花驄) : 중국의 당(唐)나라 황제인 현종(玄宗)이 사랑하며 타던 좋은 말의 이름으로, 또 다른 좋은 말인 “조야백(照夜白)”이라는 말과 함께 잘 알려졌으며, 한간(韓幹)이라는 화공도 이 옥화총을 그림으로 남겼다.
주053)
화공(畵工) : 글자대로의 뜻은 “그림 그리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기술자”인데, 이것은 중국이나 우리나라를 막론하고 신분적 계급으로는 별로 높지 않은 사람들의 집단이며 궁중이나 관청에 속한 직업적 기술인인 경우가 많았고, 그래서 이들은 자유로운 예술적 취향을 지향하며 그림을 그리던 화가들과는 달리 예술인으로서의 대우는 받지 못 하였으며 여기서도 바로 이런 부류의 그림 기능인들을 지칭한 것이다.
주054)
여산(如山) : 글자대로의 뜻은 “산과 같다”이지만 이것은 이 시구 안에서의 다른 성분들과의 상호 유기적읜 의미망의 여하로 인해서, 다양한 이해와 번역이 가능하다. 그러나 여기서는 앞의 시구인 “선제천마옥화총”과 뒤의 시구인 “시일견래적지하”와의 상호 유기적인 의미로 봐서 “화공에게 옥화총이라는 말의 상태가 아주 우람하고 크게 보여져서 산과 같았을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면 “옥화총이 산과 같이 여겨져 압도되었을 것이며, 그래서 그림으로 그리면서도 그 실상대로 못 그렸을 것이다”라고 봐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산과 같이 여겨져서”로 번역하는 것이 합당하다.
주055)
막(貌) : 이 글자는 독음이 “모”인 경우에는 그 뜻이 “얼굴” 또는 “모양”이지만, 독음이 여기서처럼 “막”인 경우에는 그 뜻이 “본뜨다”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화공이 “천마(현종의 말)인 옥화총의 일체 상태를 본떠서 그대로 그리다”의 뜻으로 쓰였다.
주056)
뫼티 이셔서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산과 같이(같은 상태로) 있어서”인데, 여기서는 “말이 화공의 앞에 산과 같이 우람한 상태로 나타나 있어서”라는 말로, “화공이 이에 압도되어”라는 말이 문면외로 함축되어 있는 것을 읽어내야 한다. 그리고 이 고어구를 풀어보면 명사 “뫼(산)”에 비교격 조사 “티(같이)”가 첨가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다(있다)”가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또 부사형 연결어미 “어서”가 연결되면서 “잇”의 “ㅣ”의 영향으로 “어”가 복음화한 다음 여기에 “ㅅ”이 연음된 것이다.
주057)
그료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그리되”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그리다”에 부사형 어미 “오”가 연결되면서 “그리”의 “ㅣ”가 “오”와 결합하여 복모음화하고 여기에 “ㄹ”이 그대로 연음된 것이다.
주058)
디 아니터라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같지 아니하더라”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다”에 부정형 어미인 “디(지)”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부정 부사인 “아니”가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또 동사 “다”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과거형 어미 “더라”가 연결되면서 “”의 “”음이 탈락하고 “ㅎ”음과 “ㄷ”음이 한 음으로 통합하면서 “ㅌ”음으로 자리잡힌 것이다.
주059)
적지(赤墀) : 붉은 빛깔의 벽돌을 깔아 놓은 황궁 안의 뜰.
주060)
창합(閶闔) : 황궁의 정문.
주061)
잇거와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이끌어 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잇그다(이끌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그”의 “으”음이 생략되고 “ㄱ”이 연음되었으며, 여기에 또 동사 “오다”가 연결되었고, 여기에 다시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오”와 “아”가 통합하여 “와”로 복모음화한 것이다.
주062)
횟돌아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휘돌아”인데, 이것은 동사 “횟돌다”에 부사형 연결어미인 “아”가 연결된 것이나, 이것의 특이한 점은 거의 대부분의 예와 전혀 달리 “횟도라”와 같이 연음이 되지 않고 이렇게 “횟돌아”로 절음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주063)
셰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 “세우니”인데, 이것은 동사 “셰다(세우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니”가 연결된 것이다.
주064)
불견소(拂絹素) : 글자대로의 뜻은 “비단 흰 바탕을 털다”인데, 여기서는 “조위(詔謂; ~하라 이르다)”라는 앞의 시어와 조응하여, 문맥에 없이 “그리어라”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으므로 “비단 바탕을 털고 그림을 그려라”라는 말로 읽어야 한다.
주065)
의장(意匠) : 글자대로의 뜻은 “뜻으로 고안하다”인데, 여기서는 “어림으로 재단을 해내는 것”을 말한다.
주066)
참담(慘澹) : 이 한자어의 뜻은 “몹시 암담함, 괴롭고 슬픔, 걱정이 가득함”으로 여럿인데, 여기서는 대상의 윤곽을 잡아 근사하게 만들어가는 것의 어려운 상태를 표현한 말로 그냥 “참담하다”라는 말 그대로 읽는 것이 적합하다.
주067)
경영(經營) : 글자대로의 뜻은 “날(기준)을 세워 일을 해 나가는 것”인데, 여기서는 바로 옥화총의 기본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여, 그 정확한 형상을 그림으로 그대로 살려낼 수 있도록 하는 일체의 준비작업을 말한다.
주068)
니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이르셔서(말하셔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니다”에 존칭보조어간인 “시”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부사형 어미인 “아”가 연결되면서 “시”와 “아”가 복모음으로 통합하여 “샤”가 된 것이다.
주069)
기베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비단에(비단 천에)”이다.
주070)
사수(斯須) : 이 한자어의 뜻은 “잠시”이며 “수유(須臾)”와 같은 말로 쓰인다.
주071)
구중(九重) : 이 두 글자만으로의 뜻은 “겹겹이 싸임” 또는 “하늘”이나, 이것은 대부분 “구중궁궐(九重宮闕; 아홉 겹의 담과 문들로 되어 있다는 표현처럼 깊은 궁궐)”의 준말로 쓰였으며, 여기서도 바로 이 당(唐)나라의 황궁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주072)
진룡(眞龍) : 중국에서는 일찍부터 용이라는 상상의 동물을 신비롭고 상서로운 상징의 존재로 설정하여 신성시하여 왔으며, 그래서 흔히는 중국 역사에서 성인다운 훌륭한 임금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기면서 실재하는 것으로 인정하였다. 따라서 여기서는 조패가 그린 옥화총이라는 황제의 말을 이 용처럼 훌륭한 동물로 비유하여 “참말의 용[眞龍]”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주073)
일세(一洗) : 글자대로의 뜻은 물론 “한 번 씻다”이나, 여기서는 보다 확대된 의미로서 “지금까지 있었던 좋지 않은 요소들을 모두 없애고 아주 새롭고 깨끗하게 하였다”라는 말로 구체적으로는 이 옥화총 말고 다른 말들은 말로 여기지 않게 하였다는 것이다.
주074)
만고(萬古) : 이 한자어의 뜻은 “아주 옛날”이지만, 여기서는 “아주 옛날서부터 지금까지”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075)
범마(凡馬) : 글자대로의 뜻은 “평범한 말”인데, 여기서는 이런 말들을 옥화총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격하시켜 “별볼일 없는 말들”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076)
일세만고범마공(一洗萬古凡馬空) : 이 시구를 이 언해 원문에서는 “萬古앳 凡馬  번 시서 뷔니라”로 번역하였으나, 이것은 우리 선인들이 이 시구가 우리말이 아니라 한문(漢文)이므로 우리말의 언어적 구조와 달리 부사어가 그 수식을 받는 술어의 뒤에도 온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이 시구에서 부사어로 쓰인 “공(空)”이 서술어인 줄로 알고 “뷔니라”로 번역을 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마땅히 부사어로 인정하여 “萬古앳 凡馬 뷔게(아주 없는 것처럼)  번 시스니라”로 번역했어야 한다.
주077)
아니한 더데 : 많지 않은 짧은 시간에. ‘아니한’은 ‘많지 않은, 길지 않은, 오래지 않은’이고, ‘더데’는 ‘덛에(덧에)’인데, ‘덧’이란 ‘얼마 안 되는 퍽 짧은 시간’이니, 현대말 ‘어느덧, 덧없이’ 따위에 남아 있는 말이다.
주078)
어탑상(御榻上) : 이 한자어의 뜻은 “황제의 평상 위” 또는 “황제의 자리 위”인데, 여기서는 황제가 정무를 보기 위해 나와 앉는 황궁 안 정궁의 평상 자리 위를 가리킨다.
주079)
흘상향(屹相向) : 글자대로의 뜻은 “우뚝하게 서로 향하다”인데, 여기서는 “두 말이 서로 마주하여 본다”의 뜻으로 쓰였다.
주080)
도혀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도리어”인데, 이 언해에서는 시구의 “각(却)” 자를 언해한 것으로 이 글자의 한 뜻인 “반(反)” 자의 뜻으로 언해하였으나, 이 글자는 이 시구에서 오히려 또 하나의 뜻인 “앙(仰)” 자의 “치어다 보게”라는 뜻으로 쓰인 것으로 언해했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주081)
우콰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오른쪽과”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우(右; 오른쪽)”에 접속 조사인 “과”가 첨가되면서 이 “우”가 “ㅎ”음을 첨용하는 특수명사라서 이 “ㅎ”음이 “과”의 “ㄱ”음이 통합하여 “ㅋ”으로 격음화한 것이다.
주082)
알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앞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앒(앞)”에 처격조사 “”가 첨가되면서 “ㅍ”이 연음된 것이다.
주083)
구즈기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우뚝이”이다.
주084)
서르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서로”이다.
주085)
향(向)얫도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향하여 있도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향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야”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잇도다”기 연결되면서, “야”와 “잇”이 복모음인 “얫”으로 통합된 것이다.
주086)
지존(至尊) : 글자대로의 뜻은 “지극히 높은 분”이므로, 이것은 당연히 한 나라에서 최고로 높은 분이므로 곧 한 나라의 황제나 임금님을 일컫는 것이다.
주087)
어인(圉人) : 이 한자어의 뜻은 말을 기르는 책임을 맡은 관리로 우리나라의 “마부(馬夫)”와 같은 것이다.
주088)
태복(太僕) : 중국의 주(周)나라 때부터 임금의 의복과 명령 등을 맡아 수행하던 관리였으며, 당(唐)나라 때에는 말마차와 목축 등을 맡아 관리하던 관리였다.
주089)
추창(惆愴) :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 “섭섭해하고 슬퍼하다”라는 말이다.
주090)
우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웃음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우”에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ㅿ”음이 탈락하고 “ㅜ”음도 “ㅡ”음으로 바뀌어 “우으믈”로 바뀌어 있다.
주091)
머그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먹으셔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먹다”에 조음소인 “으”가 연결되면서 “ㄱ”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칭보조어간인 “시”가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시”가 “아”와 통합하여 복모음화하여 “샤”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현대 국어의 경우와 아주 다름 것으로, 현대 국어에서는 이 “먹다”라는 동사의 주체가 이 시구에서처럼 황제인 경우 이 동사의 원형 자체가 “잡수시다”나 “습신다”로 완전히 바뀌는데, 여기서는 “먹다”라는 동사 자체의 원형은 안 바뀌고, 존칭보조어간인 “시”만 연결해서 존칭어로 쓰고 있는 상태를 보이고 있어 매우 특이하다.
주092)
뵈아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재촉하다”이다.
주093)
한간(韓幹) : 중국의 당(唐)나라 때 화가로 조패(曹覇)에게 그림을 배워 드디어는 인물(人物)과 함께 특히 말을 잘 그려서 현종 황제의 애마인 옥화총(玉花驄)과 조야백(照夜白)을 그렸으며, 그 밖의 많은 명마(名馬)들을 그려서, 이 말 그림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화가로 알려졌다.
주094)
입실(入室) : 글자대로의 뜻은 “방 안으로 들어가다”인데, 이것은 원래 『논어』 〈선진(先進)〉편에 있는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유는 마루에는 올라왔지만 방에는 못 들어왔다’[子曰 由也 升堂矣 未入於室也]”라고 한 글에서 나온 말로, 반대로 “입실(入室)”이라는 것은, 오히려 공자의 가장 뛰어난 제자로 알려진 안회(顔回)가 방안에 들어왔다는 말을 들은 것과 같이, 거의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는 말이다.
주095)
궁수상(窮殊相) : 이 한자어구의 뜻은 “다른 것들을 상 보는 것에도 완전히 통달하다”라는 긴 의미인데, 여기서는 그림을 그리는 데에 있어서 스승으로부터 배운 기본적인 기준의 것들만이 아닌, 여러 대상들의 서로 다른 상태나 다른 자세들의 여러 상태들에까지도 자유자재로 그려낼 수 있는 경지에까지 능통하게 됐다는 말이다.
주096)
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부사인 “일찍이”이다.
주097)
지븨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집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집”에 처격조사 “의”가 첨가되면서 “ㅂ”이 연음된 것이며, 이 “의”는 현대어에서는 소유격조사로만 쓰이지만 여기서처럼 고어에서는 처격조사로도 쓰였다.
주098)
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다른”인데, 이것은 형용사 “다다”에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된 것이다.
주099)
양 : 이 고어는 한자어 “양자(樣姿)”로서 현대어로 풀어보면 “모양과 자세”라는 말이다.
주100)
다하니라 : 이 고어는 시구 원문의 “궁(窮)” 자를 풀이한 것으로, 그냥 사전적 지시 의미의 하나인 “다하다”를 따라 그대로 언해한 것이나, 이 언해의 뜻이 틀린 것은 아니면서도 너무 간단한 지시에 그칠 뿐이라서 “온갖 경지에까지 다 능통하게 됐다”는 말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101)
간유화육불화육(幹惟畵肉不畫肉) : “불화육(不畵肉)”의 “육(肉)”은 분명히 “골(骨)”을 착오로 기록한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문맥의 의미상 논리로도 맞을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것의 언해는 오히려 “”로 언해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골”이어야 맞으며, 그래서 중간본에서는 “간유화육불화골(幹惟畫肉不畫骨)”로 정정되어 있다.
주102)
화류(驊騮) : “대추 빛깔의 털을 가진 날랜 말”을 이르는 명마로, 중국의 주(周)나라 목왕(穆王)이 이 말 여덟 마리를 타고서 온 천하를 유람하였다고 한다.
주103)
조상(凋喪) : 이 한자어의 뜻은 “시들고 떨어져 없어지다”인데, 여기서는 “말의 기운이 빠지고 맥이 떨어진 형상으로 판정될 만큼 아주 골격이 나약하게 그려진 상태”를 말한 것이다.
주104)
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차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며, 이것은 뒤에 아주 부사로 전성되어 “차마”가 되었다.
주105)
여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하여금”이다.
주106)
브왜에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시들고 떨어져 없어지게”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브왜다”에 사역형 연결어미 “게”가 연결되면서 “왜”의 “ㅣ”음 아래서 “게”의 “ㄱ”음이 탈락한 것이다. 그런데 이 고어구가 중간본에서는 “브으왜게”로 기록되어 “ㅿ”음은 탈락했으면서도 “ㅣ”음 아래에서도 “ㄱ”음은 탈락하지 않고 있다.
주107)
진선(盡善) : 이 한자어의 일반적 의미는 “다 착하다”이지만, 여기서는 “다 잘하다”라는 뜻으로 쓰여서 구체적으로는 장군 조패가 그림을 그리는 데에 있어서 무엇이나 어느 것이나 다 잘 그린다는 말이다.
주108)
개유신(盖有神) :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대개 신이 있다”이지만, 여기서는 “개(盖)” 자가 “무엇 무엇 때문이다”라는 문맥의 유도 기능어로 쓰인 것으로 “장군이 신묘한 솜씨가 있기 때문이다”라는 의미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109)
가사(佳士) : 글자대로의 뜻은 “아름다운 선비”인데, 여기서는 특별히 세상에서 아름다운 선비로 공인을 받을 뿐만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장군 조패에게 역시 아름다운 선비로 인정될 만한 사람임을 지칭한 것이다.
주110)
사진(寫眞) : 이 한자어가 여기서는 그냥 “사진”이라는 명사어로 쓰인 것이 아니고, “진짜 모양대로 그리다”라는 동사어로 쓰였다.
주111)
반기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반드시”이다.
주112)
맛보아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맞보거든, 맞아 보거든, 만나거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맛보다”에 조건형 연결어미 “아(거든)”이 연결된 것이다.
주113)
표박(漂泊) : 이 한자어의 뜻은 글자들의 의미하는 바대로 “떠돌다가 멈췄다가 한다”라는 것으로 일정하게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주114)
간과제(干戈際) : 글자대로의 뜻은 “방패와 창의 틈새”인데, 이것은 이 방패로 상징하는 방어와 창으로 상징하는 공격이 지속되는 상황이라, 이것은 바로 전투나 전쟁을 대신하는 말로서, 여기서는 “전투가 지속되는 틈바구니”라는 말로 쓰였다.
주115)
누모(屢貌) : 이 한자어는 이 시구에서는 “여러 가지 모양”이라는 명사어로 쓰인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본 따서 그리다.”라는 동사어로 쓰였다.
주116)
심상(尋常) : 이 한자어의 뜻은 “대수롭지 않다”인데, 여기서는 “행로인(行路人; 길 가는 사람)”을 수식하는 관형어로 쓰였으므로 “그냥 보통인”이라는 관형어로 쓰였다.
주117)
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에”인데, 여기서는 “제(際)” 자를 풀이한 말이므로, 구체적으로는 “틈바구니”라는 말로 쓰인 것이다. 그리고 이 “”는 중간본에서는 “”로 표기되어 “ㅿ”음이 탈락하였다.
주118)
브터녀셔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붙어 다녀서”인데, 이것은 “표박(漂泊)”을 풀어 언해한 말로, 이 시구들의 전체적인 의미망을 놓고 풀어보면, 장군 조패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세상 형편에 맡겨져서 이리저리 다닌 상태를 말한 것이므로, “떠돌아다녀서”라고 읽는 것이 적합하다.
주119)
샹녯길 녀ᄂᆞᆫ : 늘 다니는 길을 오가는. ‘샹녜’는 본디 한자어 상례(常例)임에도, 원문의 한자어 “심상(尋常)”을 풀이한 말로 쓰였다. ‘샹녯길’은 사람들이 늘 다니는 길이고, ‘녀ᄂᆞᆫ’은 ‘가는, 다니는’이니, ‘사람들이 늘 오가는 길을 다니는’의 말이다.
주120)
도궁(途窮) : 글자대로의 뜻은 “가는 길이 궁하다”인데, 여기서는 “장군 조패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형편이 아주 궁핍하다”는 의미로 쓰였다.
주121)
속안백(俗眼白) : 이 한자어는 원래 “백안시(白眼視; 눈동자를 의도적으로 감추고 상대방을 보는 척하며 멸시하는 행위)”라는 말로, 중국의 진(晉)나라 사람 완적(阮籍)이 속된 사람을 보면 눈동자의 푸른 부분은 가능한 한 감추고 하얀 부분만으로 바라보며 무시한 데에서 유래한 것을, 여기서는 오히려 세속 사람들이 사람을 보고 멸시하는 행위로 전용하여 쓰고 있는 것이니, “속된 눈으로 멸시한다”는 뜻이다.
주122)
그듸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그대”이다.
주123)
가난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난한 이(가난한 사람)”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가난다”에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 명사 “이”가 연결되면서 “ㄴ”이 연음된 것이다.
주124)
고래(古來) : 글자들의 뜻하는 바대로 “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이다.
주125)
성명(盛名) : 글자들의 뜻하는 바대로 “세상에 높이 알려진 훌륭한 명성”이다.
주126)
감남(坎壈) : 감가(坎坷)와도 같은 뜻의 말로 “때를 만나지 못하여 세상에서 소외된 채 실의한 상태”를 말한다.
주127)
녜로오매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옛날로부터 지금까지 오면서”이다.
주128)
어려운 이리 : 이 고어구는 현대어로도 쉽게 풀이되는 “어려운 일이”인데, 이것은 위 시구의 “감남(坎壈; 불우한 채 실의한 상태)”을 언해한 말로서, 실제 이 한자어의 뜻을 직역한 것으로는 맞지 않으나, 그 유사한 의미인 이 말로 대신 언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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