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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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허씨네 열째가 시 외우는 것을 듣고 사랑스러워 시를 짓다[夜聽許十誦詩愛而有作]


夜聽許十 주001)
허십(許十)
허당(許當)을 가리키는 말. 이 말은 당시 중국에서 사람을 호칭할 때 쓰이던 “배항(排行)”이라는 관례에 따라, 허씨로서 그 집안 당내간의 같은 항렬에 있는 사람들을 출생 순서에 따라 붙이던 호칭이었으며, 바로 말하면 이 “허씨, 곧 허당”은 당내간 같은 형제뻘 중에서 열 번째 되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 허당은 작자 두보처럼 일찍이 오대산에 가서 참선 공부를 해서 그는 먼저 불도를 깨치고 돌아왔다.
誦詩 愛而有作
주002)
야청허십송시애이유작(夜聽許十誦詩愛而有作)
중국 당나라 천보(天寶) 14년(755)에 수도인 장안(長安)에서 지은 것이며, 허씨네 열째는 바로 허당(許當)이라는 사람으로 오대산(五臺山)에서 불도(佛道)를 닦은 사람이었다. 천보는 당(唐) 현종(玄宗)의 연호다.

야청허십송시 애이유작
(밤에 허씨네 열째가 시 외우는 것을 듣고 사랑스러워 시를 짓다)

許生五臺 주003)
오대(五臺)
오대산(五臺山). 중국 하북성(河北省)에 있는 산으로 불교와 도교에서 성지로 삼아 많은 사람들이 가서 도를 닦던 곳이었다.
業白 주004)
업백(業白)
“행업정백(行業精白)”의 준말로, 불도(佛道)를 수행하여 그 수양된 인격이 아주 정밀 한 데에까지 빈틈이 없이 한결같이 하얗고 깨끗하게 닦여져 완성된 것을 말한다. 달마(達磨)가 일찍이 말하기를 “마땅히 하얗게 업[白業]을 닦아야 한다”라고 하였다.
出石壁【佛經에 以美業으로 爲白 惡業으로 爲黑이라 다 此 言許生이 居五臺야 學佛而行業이 精白이어 乃出也ㅣ라】

許生은 五臺山ㅅ 소니니 業이 어 주005)
어
희어져서. 희어지거늘.
石壁ㅅ 주006)
절(사찰).
로셔 나오도다

【한자음】 허생오대빈 업백출석벽【불경(佛經)에서 아름다운 수행의 결과를 “하얗다”라 하고, 악한 수행의 결과를 “검다”라고 하는데, 이것은 허생오대산에 살면서 불법을 배우고 수행한 바가 정밀하고 결백하여, 이내 바위 사이 절에서 세상 밖으로 나왔으므로 말미암아 〈그렇게〉 말한다.】
【직역】 허생(許生)오대산에 있었던 손님이니, 닦은 업(業)이 하얗게 되자 석벽(石壁) 사이 절에서 나왔도다.
【의역】 허생오대산에서 불도를 닦던 사람이었다가, 그 도를 닦아 수양한 인격이 빈틈 없고 깨끗하게 이루어지자 그 암벽 사이 절에서 세상으로 나왔건만,

余亦師粲可 주007)
찬가(粲可)
중국 수(隋)나라 때 스님으로 이른바 선종(禪宗) 삼조(三祖)의 한 사람인 ‘승찬(僧粲)’과, 후위(後魏) 때 스님으로 선종(禪宗) 이조(二祖)이며 달마(達摩)의 제자로서 유명한 「혜가단비(慧可斷臂)」의 일화를 남긴 ‘혜가(慧可)’를 말한다.
身猶縛禪寂 주008)
박선적(縛禪寂)
불교의 심성 수양 과정에서 참선을 할 때 우선 “정적(靜寂; 고요하고 적막함)”이 중요하고 꼭 거쳐야 하는 필수의 과정이지만, 이 “정적” 자체에만 온갖 생각이 매여 있으면 오히려 아무 깨달음과 해탈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佛書에 貪著禪味是菩薩縛이니 縛禪則不能解也ㅣ니라 寂 미 寂靜시라】

나도  僧粲과 慧可를 스승간마 모미 오히려 禪寂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1ㄴ

엿노라 주009)
엿노라
뜻은 “매여 있노라”로 “매다”의 피동형이다.

【한자음】 여역사찬가 신유박선적【불서(=불경)에서 말하기를, “참선의 맛이라는 것에만 정신이 집착되면 이것을 ‘보살 묶임이라.’라고 하는 것이니, ‘참선’이라는 것에만 묶여버리면 아무 것에서도 능히 해방될 수가 없다.” 하였다. ‘적(寂 : 고요함)’이란 마음이 고요하기만 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
【직역】 나도 또한 스님 승찬(僧粲)과 스님 혜가(慧可)를 스승으로 삼았었지만, 심신이 오히려 참선의 “고요함”이라는 선적(禪寂)에만 얽매였었노라.
【의역】 나도 또한 허생 자네처럼 그 오대산에 가서 승찬스님과 혜가스님을 마음속의 스승으로 삼아 도를 닦았으나, 나는 오히려 “참선은 고요함”이라는 그 생각에만 묶여버려 참된 벗어남의 깨달음을 못하였네 그려!

何階 주010)
하계(何階)
글자대로의 뜻은 “어떤 단계”라는 말이나, 여기서는 “무슨 방법”이나 “무슨 수”라는 여러 가지 말로 풀어 읽을 수 있다.
方便 주011)
방편(方便)
명(明)나라 이정상(李廷相, 자는 몽필(夢弼))이 말하는 바 “자비방편(慈悲方便)”의 준말로서, 여기서는 허생이 작자 자신을 딱하게 여겨 자비로운 손길로 인도해 달라는 말로 쓰였다.
謬引 주012)
류인(謬引)
“외오 혀다가”라는 이 언해대로 해석을 하거나 “류(謬)” 자의 많은 사용례들을 중심 으로 하면 분명 “잘못이나 착오로 인도하는 것”으로 해석해 읽는 것이 맞다. 그런데 『삼국지(三國志)』 「촉지(蜀志)」 〈향낭전(向朗傳)〉에 “수자교서 간정류오(手自校書 刊定謬誤)”라고 한 바대로, 이 “류(謬)”는 “잘못을 고쳐 잡다”로도 해석하여 쓰인 것을 보거나, 이 시구와 전체 작품의 내용을 도리에 맞게 해석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아무래도 “고쳐 잡아 인도하다”로 번역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爲匹敵【此 言ㅣ 有何因階로 得許生 垂方便法門야 引以爲其匹敵乎오】

어느 리 주013)
리
뜻은 “층계” 또는 “단계”로, 여기서는 “단계”라는 뜻으로 쓰였다.
로 네 方便으로 나 외오 주014)
외오
뜻은 “외다(그르다. 잘못되다)”의 부사형인 “그릇되게”이다.
혀다가 주015)
혀다가
뜻은 “혀다(끌어가다. 유인하다)”의 부사형인 “유인해다가”이다.
 삼게 가뇨

【한자음】 하계자방편 류인위필적【이것은 말하자면, 두보가 “어떤 단계로 허생 자네의 방편과 법문을 나에게 내려 줘서, 내가 자네의 맞수가 되게 해줄 것인가?”라고 한 것이다.】
【직역】 어떤 단계로서 자네의 방편으로 나를 착오로라도 인도해서 자네와 맞먹는 짝으로 만들어 줄 것인가?
【의역】 자네가 득도한 어떤 단계와 방편을 가지고, 나를 착오로라도 수양과 득도의 경지로 인도해서, 자네와 맞먹는 상대가 되게 해 줄 것인가?

離索 주016)
이색(離索)
“이군색거(離群索居; 세상 사람들을 떠나서 홀로 쓸쓸하게 산다)”라는 말의 줄임말이다.
晩相逢 包蒙欣有擊【易蒙ㅅ 卦 주017)
몽괘(蒙卦)
『주역(周易)』 상경(上經)의 네 번째인 ‘산수몽괘(山水蒙卦)’를 말하며, 군자가 이 괘의 의미를 따라 과감하게 실행하며 덕을 기르라고 하였다.
九二 주018)
구이(九二)
『주역』에서, 한 괘(卦)의 한가운데가 끊어져 있는 한 선으로 된 것을 “음효(陰爻)”라 하고, 끊어지지 않은 한 선으로 된 것을 “양효(陽爻)”라고 하며, 이 양효들 여섯 개끼리거나 음효들 여섯 개끼리, 또는 양효와 음효가 서로 섞여 여섯 개가 되어서 하나의 괘가 된다. 그런데 이 “구이(九二)”는 바로 “몽괘”에서 아래에서 위로 두 번째로 놓여 있는 양효로서 바로 “포몽(包蒙)”을 말하며, “어리석음을 포용해 준다”라는 좋은 뜻이다.
包蒙 주019)
포몽(包蒙)
몽괘(蒙卦) 여섯 개 효 중 아래에서 두 번째 것을 말하며, “능히 포용할 수 있는 상이 있다”라는 효사(爻辭; 효를 설명한 것)가 있다.
이오 上九 주020)
상구(上九)
이 몽괘에서 가장 위에 놓여 있는 양효로서 바로 “격몽(擊蒙)”을 말하며, “어리석음을 쳐서 없애 준다”라는 좋은 뜻이다.
擊蒙 주021)
격몽(擊蒙)
『주역(周易)』 몽괘(蒙卦)의 가장 위의 여섯 번째인 상구(上九)의 효로서 “어리석음을 과감하고 강하게 쳐 없앤다”라는 효사(爻辭)가 있다.
이니 此 言擊治甫 昏蒙之心也ㅣ라】

離羣索居호매 늘거와 주022)
늘거와
뜻은 “늙다(늙다)”의 부사형 연결어인 “늙어지고 나서”인데, 이 글에서는 이 말과 상응하는 글자가 “만(晩; 늦어지다)” 자임을 감안하면 잘못 언해된 것 같지만, 이 “만(晩)” 자가 여기서는 분명 “만년(晩年; 늦어진 나이)”이라는 뜻으로 쓰였을 것이므로 이것을 감안하여 서로 같은 뜻으로 이해되는 “늙었다”라는 말로 언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르 주023)
서르
서로. 중간본(1632)에서는 “서”로 표기되어 있다.
맛보니 주024)
# 맛보다
뜻은 현대어의 “만나보다”이다.
昏蒙호 包容야셔 텨료 주025)
# 텨리다
뜻은 현대어의 “쳐서 없애다”이다.
깃거노라 주026)
# 깃거다
뜻은 현대어의 “기뻐하다”이다.

【한자음】 이색만상봉 포몽흔유격주역(周易) 몽괘(蒙卦)에 구이(九二)는 포몽(包蒙)이요, 상구(上九)는 격몽(擊蒙)이니, 이것은 두보의 어둡고 어리석은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 없앤다는 것을 말한다.】
【직역】 무리를 떠나 쓸쓸하게 살다가 늙어서야 서로 만나 보니, 어둡고 어리석은 나를 포용하여 쳐서 없애주는 것을 기뻐하노라.
【의역】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홀로 쓸쓸하게 살고 있다가 늙어서야 자네와 서로 만나고 보니, 어리석고 어두운 나를 포용하면서 그 어리석음과 어두움을 말끔히 쳐없애듯이 환하게 해 주니 참으로 기쁘네.

誦詩渾遊衍 四座皆辟易【遊衍은 그를 너비 해아로 니니라 辟易은 驚懼退却之義라】

글 외오미 다 遊衍 주027)
유연(遊衍)
이 어휘는 원래 “유연(游衍)”이 맞는 말인데, 그냥 통용하는 줄 알고 “유연(遊衍)”으로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그 뜻은 “글이나 시의 내용을 자신에 차서 무한히 자유자재하게 풀어 읽는 것”을 말하며, 여기서는 허생이 시를 그렇게 자신에 차서 외우며 읽는다는 칭송이다.
니 四座 주028)
사좌(四座)
글자대로의 뜻은 “사방의 자리”라는 말이나, 여기서는 그 사방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앳 사미 다 辟易 주029)
피역(辟易)
“피(辟)”는 “피(避; 피하다)”와 같이 쓰이는 글자이며, “역(易)”은 “바꾸어 고치다”의 뜻으로, “놀라서 다른 곳으로 위치를 바꾸어 피해 간다”는 말이다.
놋다

【한자음】 송시혼유연 사좌개피역【유연(遊衍)이라는 말은 글을 넓게 헤아려 알고 있는 것을 말하고, 피역(辟易)은 놀라고 두려워서 피해버린다는 말이다.】
【직역】 글을 외우는데 그 내용이 다 넓고 능숙하니, 사방에 앉아 듣던 사람들이 모두 피해서 가버렸다.
【의역】 허생 자네는 시를 외우는데 너무 자신에 차서 광범위하고 자유 자재로 읊어내서 능숙하니, 듣던 사람들이 오히려 놀라고 두려워서 모두 피해 가버리게 됐지만,

應手 주030)
응수(應手)
글자대로의 뜻은 “손에 따라”이나, 여기서는 손길에 따라 척척 맞게 활용되는 능숙한 솜씨를 말한다.
捶鉤 주031)
추구(捶鉤)
원래의 뜻은 “허리띠의 고리를 두들겨서 만드는 것”이나, 여기서는 그것을 만드는 기술을 말한 것이다.
淸心聽鳴鏑 주032)
명적(鳴鏑)
명적은 “활 시위를 떠나 날아가면서 가냘프게 소리를 내는 화살촉”이라는 말이나, 여기서는 허생의 시 외우는 소리가 바로 이 화살촉이 날아가면서 내는 생생한 소리 같다는 말로 쓰였다.
【此 言許生 能詩ㅣ 得於心而應於口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ㄱ

無差失호미 如大馬의 돈 두드려 로매 得於心應於手야 不失毫芒也ㅣ니라 鳴鏑 比誦詩之聲다】

소내 마초호 주033)
소내 마초호
뜻은 “손에 맞춤을”임.
돈 주034)
돈
말뜻은 “띠돈”으로, 옛날 무관들이 관복을 입고 칼을 걸어 차려고 관복에 만들어 달았던 금속 고리를 말한다.
주035)
말뜻은 “티다(치다)”의 부사형인 “쳐서”나 “드들겨서”라는 말이다.
로 주036)
로
말뜻은 “다(만들다)”의 명사형인 “만듦”이나, “만드는 것”이다.
보리로소니  로 주037)
로
뜻은 “마음으로”인데, 중간본에서는 “로”로 바뀌어 기록되어 반치음 “ㅿ”이 탈락되어 있다.
우 삸소리 주038)
삸소리
명사인 “살(화살)”에 지격조사의 기능을 하는 “사이시옷(ㅅ)”이 첨가되어 명사인 “소리”를 수식해 주는 관형어 구실을 하며 “화살의 소리”라는 복합명사가 된 것이다.
 든논 호라

【한자음】 응수간추구 청심청명적【이것은 말하자면, “허생이 시에 있어 능숙함은 마음으로 터득하고 입에서 잘 읊어져서 차질이 없는 바로, 마치 큰 말의 고리를 두드려 만들 때 그 기술이 마음으로 터득되어 손에 익숙해져 털끝만큼의 실수도 없는 것과 같다”는 것이며, ‘화살촉 소리 울림’이란, 시 외우는 소리를 비유한 것이다.】
【직역】 손에 맞추어져 있음을 고리 만드는 능숙함만큼으로 보겠으니, 맑은 마음으로 울려 나는 화실촉 소리를 듣는 듯하다.
【의역】 손에 맞추어져 익숙한 것처럼 시를 자유자재로 외워 읽는 그 능숙함에서, 말 고리 만드는 기술자의 능숙함을 볼 수 있을 만큼 되었으니, 나는 맑은 마음으로 자네의 시 외우는 소리를 화살촉 날아가는 소리인가 싶게 들었는데,

精微 주039)
정미(精微)
글자대로의 뜻이 바로 “정밀하고 미세한 상태”를 말한다.
穿溟涬 飛動摧霹靂【溟涬은 天地鴻濛 주040)
홍몽(鴻濛)
우주 자연이 처음 생겨나며 아직 분화되지 않은 상태.
之氣니 言詩思之妙ㅣ 可與鴻濛으로 相貫穿이며 詩思ㅣ 飄然飛動 雖霹靂之威도 亦爲之摧沮 주041)
최저(摧沮)
꺾고 막는 것.
也ㅣ라】

精微호 溟涬을 들우리오 주042)
들우리오
뚫을 이요. 뚫을 만한 사람이요. “둟다(뚫다)”의 설명형 “뚫을 만한”이다.
뮈 든 주043)
든
뜻은. 고어 “뜯”에 주격조사 “은”이 첨가되어 연음된 것이다.
霹靂도 것그리로다 주044)
것그리로다
꺾을 이로다. 고어 “다(꺾다)”에 설명형 어미 “-을”과 “이로다”가 연결되어 연음된 것으로, “꺾을 만한 사람이도다”이다.

【한자음】 정미천명행 비동최벽력【명행(溟涬)은 천지가 처음 생겨나며 미분화한 상태의 기운이니, 말하자면 “시상의 오묘함은 천지가 미분화한 상태의 기운을 꿰뚫어 서로 통하며, 시상이 훨훨 날 듯 움직이는 기상은 비록 벼락이 치는 위세도 꺾고 막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직역】 정밀하고 미세함은 흑암의 기운을 꿰뚫을 만한 분이고, 날아 움직이는 의지는 벽력(霹靂)의 세력도 꺾을 만한 분이도다.
【의역】 정밀하고 미세한 시상의 묘체는 우주의 원기운 상태도 뚫어 통할 만하고, 날아 움직이는 듯한 시적 의지(기세)는 벽력의 위력도 꺾고 막아 이길 만한 분이니,

陶謝 주045)
도사(陶謝)
중국 동진(東晋)의 시인 도연명(陶淵明)과, 남제(南齊)의 시인 사조(謝眺)를 말한다.
枝梧 주046)
지오(枝梧)
중심 기둥과 보조해 주는 기둥을 말하며, 여기서는 도연명과 사조도 오히려 이것들만큼 이 허생을 보조해 줄 만하지 않다는 비유어로 쓰인 것이다.
風騷 주047)
풍소(風騷)
『시경』에 실린 국풍(國風)과, 초(楚)나라의 가사인 『초사(楚辭)』 중의 대표적인 이소(離騷)를 말하며, 이것들은 중국 운문 문학의 대표적인 장르요 작품들이다.
共推激【枝 小柱ㅣ오 梧 斜柱ㅣ니 서르 바퇴엿 거시니 此 言陶謝ㅣ 不能當也ㅣ라 風騷 國風과 離騷也ㅣ니라】

陶潛과 謝眺도 枝梧 주048)
현대어의 어미인 “하지”와 같다.
몯리로소니 주049)
# 몯다
뜻은 현대어의 “못하다”이다.
風騷로 주050)
풍소(風騷)로
뜻은 “풍소라야”인데, 중간본에서는 “풍소로아”로 바뀌어 기록되었으며, 반치음 “ㅿ”이 생략되어 있다.
서르 밀힐후리로다 주051)
# 밀힐후다
뜻은 현대어의 “서로 경쟁하고 추천하다[推激]”이다.

【한자음】 도사불지오 풍소공추격【‘지(枝)’는 작은 기둥이요, ‘오(梧)’는 기울어진 기둥이니, 서로 버티고 있는 것이니, 이것은 “도잠(陶潛)과 사조(謝眺)도 능히 맞서지 못할 것이라.” 하는 말이다. 풍소(風騷)는 국풍과 이소를 말하는 것이다.】
【직역】 도잠과 사조도 능히 버텨 맞설 수 없으리니, 국풍과 이소로서만 서로 추키고 격려할 만하다.
【의역】 허생 자네 시상의 기세는 도잠과 사조도 능히 버텨 맞설 수 없을 정도라, 국풍(『시경』의 시)과 이소(『초사(楚辭)』의 한 작품) 정도로서만 서로 함께 나란히 하며 서로 추켜 주고 격려할 정도로서,

紫鷰 주052)
자연(紫鷰)
중국의 『서경잡기(西京雜記)』에 나오는 이야기로, 천하에서 가장 잘 달린다는 말이며, “자연(紫燕)”이라고도 한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ㄴ

超詣 주053)
초예(超詣)
글자 풀이대로 뜻은 “뛰어나게 잘 달린다”는 말이다.
翠駮 주054)
취박(翠駮)
푸른 빛깔의 아름다운 털을 가진 말처럼 생긴 동물로, “중곡(中谷)”이라는 산에 살면서 어금니가 범 같고 뿔이 하나 있다고 하였다. 두보(杜甫)는 다른 작품에서도 이 짐승을 아름다운 동물로 삼아 읊고 있다.
剪剔 주055)
전척(剪剔)
글자 풀이와 같이 “가위로 깎고 잘라 잘 다듬고 손질하는 것”을 말한다.
【紫鷰은 良馬ㅣ라 駮은 獸名이니 如馬니라 此 言許生之才ㅣ 如良馬ㅣ 超然遠到며 翠駮이 不假人之剪剔而其色이 自美也ㅣ라】

紫鷰이 절로 여 주056)
# 다
현대어로는 “뛰다”이다.
가니 翠駮을 뉘  주057)

현대어로는 “마름질하여, 재단하여”인데, 이 말이 중간본에서는 “아”로 바뀌어 반치음 “ㅿ”이 생략되고 어근에 “ㄱ”음이 첨가되어 있다.
리오

【한자음】 자연자초예 취박수전척【자연(紫鷰)은 좋은 말이다. 박(駮)은 짐승 이름이니 말과 같다. 이것은 “허생의 재능이 좋은 말과 같아서 훌쩍 뛰어 멀리 갈 수 있는 것과 같으며, 푸른 박(駮)이 사람들의 털 깎아주기와 다듬어주기의 도움을 안 받아도 절로 아름다운 것과 같다.”라는 말이다.】
【직역】 자연(紫鷰)이 저절로 뛰어 갈 수 있으니, 취박(翠駮)을 그 누가 다듬고 매만져서 아름답게 만들 것인가?
【의역】 자연이라는 이 좋은 말은 저 스스로 잘 뛰어 달려서 멀리까지 갈 수 있고, 취박이라는 말처럼 생긴 짐승은 그 털 빛깔이 사람들의 손으로 깎고 물들여서 곱게 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원래부터 고우니, 이 좋은 말과 이 고운 취박같이 허생 자네의 시는 천연적으로 아주 뛰어나고 아름답건만,

君意 주058)
군의(君意)
문면으로 지시하는 말뜻으로는 그냥 “자네의 뜻”이지만, 허생이 밤에 읊는 것을 작자 두보가 듣고 사랑했다(애틋해 했다)는 제목으로 보아, 우리는 지금 그 시가 문예적 미로도 우수하지만 그속에 담긴 시상의 자질이 인간과 세상을 위한 의미의 중량감을 가졌던 것으로 판단되며, 따라서 이 “자네의 뜻”이라는 내용은 분명히 그것을 가리킨 것으로 추정된다.
人莫知 人閒夜寥闐 주059)
야요전(夜寥闐)
이 초간본에 인쇄되어 있는 이 한자어에서 “전(闐; 북소리)” 자는 분명 “격(闃; 고요하다)” 자를 착오로 잘못 기입한 것이 분명하다. 왜냐 하면 이 글자의 언해된 뜻도 “괴외 도다”로 되어 있고, 또한 이 작품의 각운으로도 “전”은 맞을 수 없고 “격”이 맞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이 “전” 자로 놓고 풀어보면 그 말뜻으로는 “밤처럼 적막하고 고요하기만 하다”지만, 여기서는 단순히 물리적인 시공간의 상태를 말하려 한 것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정신적 자각과 시대적 상황 의식이 혼미하거나 결여돼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언표로서, 이 작품의 주제를 편의상 “문장(文章)”으로 분류해 놓았으나 여기서도 역시 작자 두보의 지적인 상황 의식을 읽어볼 수 있다.
주060)
인간야요전(人間夜寥闐)
여기의 “전(闐)” 자는 오자(誤字)임이 분명하다. 왜냐 하면 이 글자는 전체의 각운(脚韻)들과 서로 맞지 않고 또한 언해된 뜻인 “괴요”과도 맞지 않으며, 중간본에서는 오히려 바르게 “격(闃; 고요하다)” 자로 수정이 되어 있다. 이 수정된 글자는 그 뜻은 물론 그 운도 전체 각운과 서로 맞을 뿐만 아니라 작자 두보의 원문집에 있는 이 작품에도 이 “격(闃)” 자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言世人이 昏暗如夜야 不知許生之深意也ㅣ로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그딋 주061)
그딋
이 고어는 “그듸”에 지격조사의 기능을 하는 사이시옷(ㅅ)이 첨가되어 관형어로 쓰인 것으로 현대어의 “그대의”와 같은 것이다.
들 주062)
들
뜻은 “뜻을”인데, 중간본에는 “을”로 바뀌어 종성이 연음되어 있지 않다.
사미 아디 주063)
아디
뜻은 동사 “알다”에 부정을 유도하는 어미인 “디”가 첨가되면서 어근의 일부인 “ㄹ”이 묵음화한 것으로 현대어로는 “알지”이며, 여기의 “디”라는 어미는 후대에 구개음화하여 “지”가 되었다.
몯니 人閒은 바미 괴외 주064)
# 괴외다
뜻은 “고요하다”이다.
도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군의인막지 인간야요전【말하건대 “세상 사람들이 밤처럼 캄캄하여, 허생의 속깊은 뜻을 알지 못하는구나!”라는 것이다.】
【직역】 그대의 뜻을 사람이 알지 못하니, 인간 세상은 밤이 고요한 듯하도다.
【의역】 자네 시 속에 갈무려진 깊은 뜻을 사람들이 알지 못하니, 아! 이 인간 세상은 적막하고 캄캄하기만 한 밤과 같구려!
Ⓒ 역자 | 송준호 / 2014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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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허십(許十) : 허당(許當)을 가리키는 말. 이 말은 당시 중국에서 사람을 호칭할 때 쓰이던 “배항(排行)”이라는 관례에 따라, 허씨로서 그 집안 당내간의 같은 항렬에 있는 사람들을 출생 순서에 따라 붙이던 호칭이었으며, 바로 말하면 이 “허씨, 곧 허당”은 당내간 같은 형제뻘 중에서 열 번째 되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 허당은 작자 두보처럼 일찍이 오대산에 가서 참선 공부를 해서 그는 먼저 불도를 깨치고 돌아왔다.
주002)
야청허십송시애이유작(夜聽許十誦詩愛而有作) : 중국 당나라 천보(天寶) 14년(755)에 수도인 장안(長安)에서 지은 것이며, 허씨네 열째는 바로 허당(許當)이라는 사람으로 오대산(五臺山)에서 불도(佛道)를 닦은 사람이었다. 천보는 당(唐) 현종(玄宗)의 연호다.
주003)
오대(五臺) : 오대산(五臺山). 중국 하북성(河北省)에 있는 산으로 불교와 도교에서 성지로 삼아 많은 사람들이 가서 도를 닦던 곳이었다.
주004)
업백(業白) : “행업정백(行業精白)”의 준말로, 불도(佛道)를 수행하여 그 수양된 인격이 아주 정밀 한 데에까지 빈틈이 없이 한결같이 하얗고 깨끗하게 닦여져 완성된 것을 말한다. 달마(達磨)가 일찍이 말하기를 “마땅히 하얗게 업[白業]을 닦아야 한다”라고 하였다.
주005)
어 : 희어져서. 희어지거늘.
주006)
뎔 : 절(사찰).
주007)
찬가(粲可) : 중국 수(隋)나라 때 스님으로 이른바 선종(禪宗) 삼조(三祖)의 한 사람인 ‘승찬(僧粲)’과, 후위(後魏) 때 스님으로 선종(禪宗) 이조(二祖)이며 달마(達摩)의 제자로서 유명한 「혜가단비(慧可斷臂)」의 일화를 남긴 ‘혜가(慧可)’를 말한다.
주008)
박선적(縛禪寂) : 불교의 심성 수양 과정에서 참선을 할 때 우선 “정적(靜寂; 고요하고 적막함)”이 중요하고 꼭 거쳐야 하는 필수의 과정이지만, 이 “정적” 자체에만 온갖 생각이 매여 있으면 오히려 아무 깨달음과 해탈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009)
엿노라 : 뜻은 “매여 있노라”로 “매다”의 피동형이다.
주010)
하계(何階) : 글자대로의 뜻은 “어떤 단계”라는 말이나, 여기서는 “무슨 방법”이나 “무슨 수”라는 여러 가지 말로 풀어 읽을 수 있다.
주011)
방편(方便) : 명(明)나라 이정상(李廷相, 자는 몽필(夢弼))이 말하는 바 “자비방편(慈悲方便)”의 준말로서, 여기서는 허생이 작자 자신을 딱하게 여겨 자비로운 손길로 인도해 달라는 말로 쓰였다.
주012)
류인(謬引) : “외오 혀다가”라는 이 언해대로 해석을 하거나 “류(謬)” 자의 많은 사용례들을 중심 으로 하면 분명 “잘못이나 착오로 인도하는 것”으로 해석해 읽는 것이 맞다. 그런데 『삼국지(三國志)』 「촉지(蜀志)」 〈향낭전(向朗傳)〉에 “수자교서 간정류오(手自校書 刊定謬誤)”라고 한 바대로, 이 “류(謬)”는 “잘못을 고쳐 잡다”로도 해석하여 쓰인 것을 보거나, 이 시구와 전체 작품의 내용을 도리에 맞게 해석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아무래도 “고쳐 잡아 인도하다”로 번역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주013)
리 : 뜻은 “층계” 또는 “단계”로, 여기서는 “단계”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014)
외오 : 뜻은 “외다(그르다. 잘못되다)”의 부사형인 “그릇되게”이다.
주015)
혀다가 : 뜻은 “혀다(끌어가다. 유인하다)”의 부사형인 “유인해다가”이다.
주016)
이색(離索) : “이군색거(離群索居; 세상 사람들을 떠나서 홀로 쓸쓸하게 산다)”라는 말의 줄임말이다.
주017)
몽괘(蒙卦) : 『주역(周易)』 상경(上經)의 네 번째인 ‘산수몽괘(山水蒙卦)’를 말하며, 군자가 이 괘의 의미를 따라 과감하게 실행하며 덕을 기르라고 하였다.
주018)
구이(九二) : 『주역』에서, 한 괘(卦)의 한가운데가 끊어져 있는 한 선으로 된 것을 “음효(陰爻)”라 하고, 끊어지지 않은 한 선으로 된 것을 “양효(陽爻)”라고 하며, 이 양효들 여섯 개끼리거나 음효들 여섯 개끼리, 또는 양효와 음효가 서로 섞여 여섯 개가 되어서 하나의 괘가 된다. 그런데 이 “구이(九二)”는 바로 “몽괘”에서 아래에서 위로 두 번째로 놓여 있는 양효로서 바로 “포몽(包蒙)”을 말하며, “어리석음을 포용해 준다”라는 좋은 뜻이다.
주019)
포몽(包蒙) : 몽괘(蒙卦) 여섯 개 효 중 아래에서 두 번째 것을 말하며, “능히 포용할 수 있는 상이 있다”라는 효사(爻辭; 효를 설명한 것)가 있다.
주020)
상구(上九) : 이 몽괘에서 가장 위에 놓여 있는 양효로서 바로 “격몽(擊蒙)”을 말하며, “어리석음을 쳐서 없애 준다”라는 좋은 뜻이다.
주021)
격몽(擊蒙) : 『주역(周易)』 몽괘(蒙卦)의 가장 위의 여섯 번째인 상구(上九)의 효로서 “어리석음을 과감하고 강하게 쳐 없앤다”라는 효사(爻辭)가 있다.
주022)
늘거와 : 뜻은 “늙다(늙다)”의 부사형 연결어인 “늙어지고 나서”인데, 이 글에서는 이 말과 상응하는 글자가 “만(晩; 늦어지다)” 자임을 감안하면 잘못 언해된 것 같지만, 이 “만(晩)” 자가 여기서는 분명 “만년(晩年; 늦어진 나이)”이라는 뜻으로 쓰였을 것이므로 이것을 감안하여 서로 같은 뜻으로 이해되는 “늙었다”라는 말로 언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023)
서르 : 서로. 중간본(1632)에서는 “서”로 표기되어 있다.
주024)
# 맛보다 : 뜻은 현대어의 “만나보다”이다.
주025)
# 텨리다 : 뜻은 현대어의 “쳐서 없애다”이다.
주026)
# 깃거다 : 뜻은 현대어의 “기뻐하다”이다.
주027)
유연(遊衍) : 이 어휘는 원래 “유연(游衍)”이 맞는 말인데, 그냥 통용하는 줄 알고 “유연(遊衍)”으로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그 뜻은 “글이나 시의 내용을 자신에 차서 무한히 자유자재하게 풀어 읽는 것”을 말하며, 여기서는 허생이 시를 그렇게 자신에 차서 외우며 읽는다는 칭송이다.
주028)
사좌(四座) : 글자대로의 뜻은 “사방의 자리”라는 말이나, 여기서는 그 사방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주029)
피역(辟易) : “피(辟)”는 “피(避; 피하다)”와 같이 쓰이는 글자이며, “역(易)”은 “바꾸어 고치다”의 뜻으로, “놀라서 다른 곳으로 위치를 바꾸어 피해 간다”는 말이다.
주030)
응수(應手) : 글자대로의 뜻은 “손에 따라”이나, 여기서는 손길에 따라 척척 맞게 활용되는 능숙한 솜씨를 말한다.
주031)
추구(捶鉤) : 원래의 뜻은 “허리띠의 고리를 두들겨서 만드는 것”이나, 여기서는 그것을 만드는 기술을 말한 것이다.
주032)
명적(鳴鏑) : 명적은 “활 시위를 떠나 날아가면서 가냘프게 소리를 내는 화살촉”이라는 말이나, 여기서는 허생의 시 외우는 소리가 바로 이 화살촉이 날아가면서 내는 생생한 소리 같다는 말로 쓰였다.
주033)
소내 마초호 : 뜻은 “손에 맞춤을”임.
주034)
돈 : 말뜻은 “띠돈”으로, 옛날 무관들이 관복을 입고 칼을 걸어 차려고 관복에 만들어 달았던 금속 고리를 말한다.
주035)
텨 : 말뜻은 “티다(치다)”의 부사형인 “쳐서”나 “드들겨서”라는 말이다.
주036)
로 : 말뜻은 “다(만들다)”의 명사형인 “만듦”이나, “만드는 것”이다.
주037)
로 : 뜻은 “마음으로”인데, 중간본에서는 “로”로 바뀌어 기록되어 반치음 “ㅿ”이 탈락되어 있다.
주038)
삸소리 : 명사인 “살(화살)”에 지격조사의 기능을 하는 “사이시옷(ㅅ)”이 첨가되어 명사인 “소리”를 수식해 주는 관형어 구실을 하며 “화살의 소리”라는 복합명사가 된 것이다.
주039)
정미(精微) : 글자대로의 뜻이 바로 “정밀하고 미세한 상태”를 말한다.
주040)
홍몽(鴻濛) : 우주 자연이 처음 생겨나며 아직 분화되지 않은 상태.
주041)
최저(摧沮) : 꺾고 막는 것.
주042)
들우리오 : 뚫을 이요. 뚫을 만한 사람이요. “둟다(뚫다)”의 설명형 “뚫을 만한”이다.
주043)
든 : 뜻은. 고어 “뜯”에 주격조사 “은”이 첨가되어 연음된 것이다.
주044)
것그리로다 : 꺾을 이로다. 고어 “다(꺾다)”에 설명형 어미 “-을”과 “이로다”가 연결되어 연음된 것으로, “꺾을 만한 사람이도다”이다.
주045)
도사(陶謝) : 중국 동진(東晋)의 시인 도연명(陶淵明)과, 남제(南齊)의 시인 사조(謝眺)를 말한다.
주046)
지오(枝梧) : 중심 기둥과 보조해 주는 기둥을 말하며, 여기서는 도연명과 사조도 오히려 이것들만큼 이 허생을 보조해 줄 만하지 않다는 비유어로 쓰인 것이다.
주047)
풍소(風騷) : 『시경』에 실린 국풍(國風)과, 초(楚)나라의 가사인 『초사(楚辭)』 중의 대표적인 이소(離騷)를 말하며, 이것들은 중국 운문 문학의 대표적인 장르요 작품들이다.
주048)
티 : 현대어의 어미인 “하지”와 같다.
주049)
# 몯다 : 뜻은 현대어의 “못하다”이다.
주050)
풍소(風騷)로 : 뜻은 “풍소라야”인데, 중간본에서는 “풍소로아”로 바뀌어 기록되었으며, 반치음 “ㅿ”이 생략되어 있다.
주051)
# 밀힐후다 : 뜻은 현대어의 “서로 경쟁하고 추천하다[推激]”이다.
주052)
자연(紫鷰) : 중국의 『서경잡기(西京雜記)』에 나오는 이야기로, 천하에서 가장 잘 달린다는 말이며, “자연(紫燕)”이라고도 한다.
주053)
초예(超詣) : 글자 풀이대로 뜻은 “뛰어나게 잘 달린다”는 말이다.
주054)
취박(翠駮) : 푸른 빛깔의 아름다운 털을 가진 말처럼 생긴 동물로, “중곡(中谷)”이라는 산에 살면서 어금니가 범 같고 뿔이 하나 있다고 하였다. 두보(杜甫)는 다른 작품에서도 이 짐승을 아름다운 동물로 삼아 읊고 있다.
주055)
전척(剪剔) : 글자 풀이와 같이 “가위로 깎고 잘라 잘 다듬고 손질하는 것”을 말한다.
주056)
# 다 : 현대어로는 “뛰다”이다.
주057)
 : 현대어로는 “마름질하여, 재단하여”인데, 이 말이 중간본에서는 “아”로 바뀌어 반치음 “ㅿ”이 생략되고 어근에 “ㄱ”음이 첨가되어 있다.
주058)
군의(君意) : 문면으로 지시하는 말뜻으로는 그냥 “자네의 뜻”이지만, 허생이 밤에 읊는 것을 작자 두보가 듣고 사랑했다(애틋해 했다)는 제목으로 보아, 우리는 지금 그 시가 문예적 미로도 우수하지만 그속에 담긴 시상의 자질이 인간과 세상을 위한 의미의 중량감을 가졌던 것으로 판단되며, 따라서 이 “자네의 뜻”이라는 내용은 분명히 그것을 가리킨 것으로 추정된다.
주059)
야요전(夜寥闐) : 이 초간본에 인쇄되어 있는 이 한자어에서 “전(闐; 북소리)” 자는 분명 “격(闃; 고요하다)” 자를 착오로 잘못 기입한 것이 분명하다. 왜냐 하면 이 글자의 언해된 뜻도 “괴외 도다”로 되어 있고, 또한 이 작품의 각운으로도 “전”은 맞을 수 없고 “격”이 맞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이 “전” 자로 놓고 풀어보면 그 말뜻으로는 “밤처럼 적막하고 고요하기만 하다”지만, 여기서는 단순히 물리적인 시공간의 상태를 말하려 한 것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정신적 자각과 시대적 상황 의식이 혼미하거나 결여돼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언표로서, 이 작품의 주제를 편의상 “문장(文章)”으로 분류해 놓았으나 여기서도 역시 작자 두보의 지적인 상황 의식을 읽어볼 수 있다.
주060)
인간야요전(人間夜寥闐) : 여기의 “전(闐)” 자는 오자(誤字)임이 분명하다. 왜냐 하면 이 글자는 전체의 각운(脚韻)들과 서로 맞지 않고 또한 언해된 뜻인 “괴요”과도 맞지 않으며, 중간본에서는 오히려 바르게 “격(闃; 고요하다)” 자로 수정이 되어 있다. 이 수정된 글자는 그 뜻은 물론 그 운도 전체 각운과 서로 맞을 뿐만 아니라 작자 두보의 원문집에 있는 이 작품에도 이 “격(闃)” 자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주061)
그딋 : 이 고어는 “그듸”에 지격조사의 기능을 하는 사이시옷(ㅅ)이 첨가되어 관형어로 쓰인 것으로 현대어의 “그대의”와 같은 것이다.
주062)
들 : 뜻은 “뜻을”인데, 중간본에는 “을”로 바뀌어 종성이 연음되어 있지 않다.
주063)
아디 : 뜻은 동사 “알다”에 부정을 유도하는 어미인 “디”가 첨가되면서 어근의 일부인 “ㄹ”이 묵음화한 것으로 현대어로는 “알지”이며, 여기의 “디”라는 어미는 후대에 구개음화하여 “지”가 되었다.
주064)
# 괴외다 : 뜻은 “고요하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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