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허씨네 열째가 시 외우는 것을 듣고 사랑스러워 시를 짓다[夜聽許十誦詩愛而有作]
君意 주058) 군의(君意) 문면으로 지시하는 말뜻으로는 그냥 “자네의 뜻”이지만, 허생이 밤에 읊는 것을 작자 두보가 듣고 사랑했다(애틋해 했다)는 제목으로 보아, 우리는 지금 그 시가 문예적 미로도 우수하지만 그속에 담긴 시상의 자질이 인간과 세상을 위한 의미의 중량감을 가졌던 것으로 판단되며, 따라서 이 “자네의 뜻”이라는 내용은 분명히 그것을 가리킨 것으로 추정된다.
人莫知
人閒夜寥闐 주059) 야요전(夜寥闐) 이 초간본에 인쇄되어 있는 이 한자어에서 “전(闐; 북소리)” 자는 분명 “격(闃; 고요하다)” 자를 착오로 잘못 기입한 것이 분명하다. 왜냐 하면 이 글자의 언해된 뜻도 “괴외 도다”로 되어 있고, 또한 이 작품의 각운으로도 “전”은 맞을 수 없고 “격”이 맞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이 “전” 자로 놓고 풀어보면 그 말뜻으로는 “밤처럼 적막하고 고요하기만 하다”지만, 여기서는 단순히 물리적인 시공간의 상태를 말하려 한 것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정신적 자각과 시대적 상황 의식이 혼미하거나 결여돼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언표로서, 이 작품의 주제를 편의상 “문장(文章)”으로 분류해 놓았으나 여기서도 역시 작자 두보의 지적인 상황 의식을 읽어볼 수 있다.
주060) 인간야요전(人間夜寥闐) 여기의 “전(闐)” 자는 오자(誤字)임이 분명하다. 왜냐 하면 이 글자는 전체의 각운(脚韻)들과 서로 맞지 않고 또한 언해된 뜻인 “괴요”과도 맞지 않으며, 중간본에서는 오히려 바르게 “격(闃; 고요하다)” 자로 수정이 되어 있다. 이 수정된 글자는 그 뜻은 물론 그 운도 전체 각운과 서로 맞을 뿐만 아니라 작자 두보의 원문집에 있는 이 작품에도 이 “격(闃)” 자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言世人이 昏暗如夜야 不知許生之深意也ㅣ로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그딋 주061) 그딋 이 고어는 “그듸”에 지격조사의 기능을 하는 사이시옷(ㅅ)이 첨가되어 관형어로 쓰인 것으로 현대어의 “그대의”와 같은 것이다.
들 주062) 들 뜻은 “뜻을”인데, 중간본에는 “을”로 바뀌어 종성이 연음되어 있지 않다.
사미
아디 주063) 아디 뜻은 동사 “알다”에 부정을 유도하는 어미인 “디”가 첨가되면서 어근의 일부인 “ㄹ”이 묵음화한 것으로 현대어로는 “알지”이며, 여기의 “디”라는 어미는 후대에 구개음화하여 “지”가 되었다.
몯니 人閒은 바미
괴외 주064) 도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군의인막지 인간야요전【말하건대 “세상 사람들이 밤처럼 캄캄하여, 허생의 속깊은 뜻을 알지 못하는구나!”라는 것이다.】
【직역】 그대의 뜻을 사람이 알지 못하니, 인간 세상은 밤이 고요한 듯하도다.
【의역】 자네 시 속에 갈무려진 깊은 뜻을 사람들이 알지 못하니, 아! 이 인간 세상은 적막하고 캄캄하기만 한 밤과 같구려!
Ⓒ 역자 | 송준호 / 2014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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