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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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로 돌아가는 두씨네 아홉 째를 보내며[送竇九歸成都]


送竇九歸成都 주001)
송두구귀성도(送竇九歸成都)
중국 당나라 광덕(廣德; 代宗) 1년(763)에 재주(梓州)에서 지은 것이며, 『두시비주』의 기록대로 두구(竇九)는 검찰(檢察)인 두시어(竇侍御)를 가리키는 것이다.

송두구귀성도
(성도로 돌아가는 두씨네 아홉 째를 보내며)

文章亦不盡 竇子才縱橫

文章 주002)
문장(文章)
우리말로는 물론 “글” 또는 “글월”이지만, 여기서는 “글”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이 “글”을 잘 짓는 사람을 대신해서 지칭한 것으로 흔히 말하는 “문장가(文章家)”를 말한다.
이  업슬 져기 업스니 竇子 주003)
두자(竇子)
이 “두자”는 물론 시 제목에서 제시된 두구(竇九)를 지칭하는 것으로, 여기에서처럼 성인 “두(竇)”에 “자(子)”를 접미사처럼 붙여 쓴 것을 구태어 현대어로 바꾸어 풀이해 보면 “두형(竇兄)”이라 할 수 있는 친구간 정도의 호칭어로 판단된다.
의 죄 縱橫 주004)
종횡(縱橫)
글자대로의 뜻은 “세로와 가로”인데, 이것은 흔히 우리말로도 많이 쓰이는 “종횡무진(縱橫無盡; 자유자재로 거침없는 상태)”의 준말이기도 한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주인공 두자의 글 짓는 재간이 그렇게 자유자재하게 능숙하다는 말로 쓰였다.
도다

【한자음】 문장역불진 두자재종횡
【직역】 글을 잘 짓는 사람이 또한 없을 적이 없으니, 두자(竇子)의 재주가 자유자재로웠다.
【의역】 어느 때든 글을 잘 짓는 문장가가 없던 적은 없었으니, 그 실례가 바로 두자 자네로서, 자네의 글 재주는 한껏 거침없이 자유자재롭지 않은가 말일세!

非爾更苦節 주005)
비이갱고절(非爾更苦節)
이 시구의 “비(非)” 자는 결코 동사나 형용사를 부정하는 부사가 아니고 명사나 명사형의 구 혹은 절을 “~이 아니다”라고 부정하는 부정사다. 따라서 이 시구 “비이갱고절”은 우리말 평서문의 어문적 관습대로 번역하면, “자네가 또 다시 절개를 괴롭게 지키는 것이 아니다”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구는 언해에서도 이미 다음 시구에 대한 조건문으로 제시되어 “비이(非爾)”는 “자네가 ~ 하지 아니하면”으로 되어 있으나, 앞에서 이미 말한 바대로 이 시구에서 “爾(자네)”의 아래는 이를 뒤에서 설명적으로 수식해 주는 관형어구이므로 이 시구는 마땅히 “다시 괴롭게 절개까지 지켜낸 자네가 아니면”으로 번역돼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苦” 자가 『보주두시(補注杜詩)』에서는 “지(持; 가지다)” 자로 되어 있어서 “다시 절개를 잘 지켜낸 자네가 아니면”으로 번역돼야 하는 것이다.
何人符大名 주006)
하인부대명(何人符大名)
이 시구의 문면을 그대로 풀어 읽으면, “어느 사람이 큰 명성에 부합하겠는가?”인데, 이것을 앞의 시구와 시적 주체인 두자의 인격과 상관시켜 읽어보면, “자네 말고 그 누구가 있는가?”라는 매우 강조된 칭송을 대변하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네  節介 苦로이 아니 면 어느 사미 주007)
사미
현대어로는 물론 “사람이”인데, 중간본에서는 “사이”로 기록되어 어근의 종성이 연음되지 않고 절음되어 있다.
일후메 주008)
일후메
현대어로서의 뜻은 물론 “이름에”인데, 중간본에서는 “일호메”로 기록되어 음성모음인 “훔”이 양성모인 “홈”으로 바뀌어 있다.
마리오

【한자음】 비이갱고절 하인부대명
【직역】 자네가 또 다시 절개를 고생스럽게 지키지 아니하면, 어느 사람이 이 큰 명성에 부합하겠는가?
【의역】 자네가 다시 절개를 괴롭게 지키지 않으면, 그 어느 사람이 그 큰 명성에 부합하겠는가?
【구절풀이】 ※ 위의 언해문에서 앞의 시구는 잘못 언해되어 있다. 무엇보다 이 시구를 언해한 옛 분들이 한문장(漢文章)은 우리말의 문장과 그 구성의 성격이 다른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우리말의 어순(語順)에 따라 축자적(逐字的) 해석의 언해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의 구를 “자네가 다시 절개를 괴롭게 지키지 않으면”이라고 해서 아직 절개를 지키지 않은 사람으로 인정하는 번역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앞 구 “비이갱고절(非爾更苦節)”의 “비이(非爾)”와 뒷 구인 “하인부대명(何人符大名)”의 “하인(何人)”은 서로 긴밀하게 유기적인 관계로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우리말로는 “~한 자네가 아니면, 어느 사람이 ~하겠는가?”라는 연결 구조임을 알 수 있고, 따라서 이 두 구는 “드날린 글의 명성은 물론 다시 괴롭게 절개까지 지켜낸 자네가 아니면, 그 어느 사람이 그 큰 명성에 부합하겠는가?”라는 내용이 되어, 글(문장)만 잘 지은 것이 아니라 인격도 갖추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讀書雲閣觀 問絹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8ㄱ

錦官城問絹 주009)
문견(問絹)
중국의 진(晉)나라 사람 호질(胡質)이 위(魏)나라에 가서 벼슬을 해서 형주(荊州)의 자사(刺史)가 돼 있었는데, 그의 아들 호위(胡威)가 아버지를 찾아가 뵙자 아버지가 비단 한 필을 주어, 아들이 “아버님 이게 어디서 났습니까?”하고 묻자, 호질은 “녹봉으로 받아서 쓰고 남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이 말은 나중에 관리가 부정을 하지 않고 녹봉만으로 깨끗하게 근무를 했는가를 확인하는 사례의 용어로 전용되었다.
은 乃當時事ㅣ라】

雲閣觀 주010)
운각관(雲閣觀)
중국 당(唐)나라 때 궁안에 있던 건물의 이름으로 원래는 진(秦)나라 때 건축한 궁중의 큰 건물이었다.
애 그를 닑고 錦官城 주011)
금관성(錦官城)
중국 사천성 성도(成都)에는 옛날부터 태성(太城)과 소성(少城)이 있었는데, 이 소성에는 옛날부터 비단[錦]을 관리하는 관청이 있고 여기서 비단을 강물에 잘 빨아 말렸기 때문에 이내 성 명칭이 금관성이 되었다. 이 작품에서는 아마도 주인공 두구의 아버지가 이 곳의 원님으로 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에 기블 무르라 가놋다

【한자음】 독서운각관 문견금관성【비단을 물어보는 것은 이내 당시의 사례였다.】
【직역】 운각관(雲閣觀)에서 글을 읽고, 금관성(錦官城)에 비단을 물으러 가는구나!
【의역】 그런데 자네는 운각관에서 글을 읽으며 공부를 하고, 금관성으로 가서는 그 곳의 정치 실적을 확인하듯이 가게 됐네 그려!

我有浣花竹 題詩須一行【此 欲竇九의 尋見浣花草堂也ㅣ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浣花 주012)
완화(浣花)
중국 성도(成都)에 있는 완화계(浣花溪)의 준말로, 이 작은 강물은 비단을 짜서 초벌 세탁을 하던 강물이라 탁금강(濯錦江)이라고도 하고 백화담(百花潭)이라고도 하며, 이 강물 가에 두보가 초당을 짓고 살았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보존돼 있는 이 두보초당의 주변에는 실제로 대숲이 울창하게 둘려져 있다. 그리고 매년 4월 19일은 완화일(浣花日)이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와서 놀이를 하고, 당(唐)의 명기(名妓)인 설도(薛濤)는 이 강물로 빨아 편지지를 만들어서 그 명칭이 설도전(薛濤箋)으로 세상에 잘 알려지기도 하였다.
앳 대 뒷노니 주013)
뒷노니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두어져 있으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뒷다(두어 있다)”에 어미 “노니”가 연결된 것이다.
글 스라 모로매 주014)
모로매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모름지기”이다.
번 녀가라 주015)
녀가라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다녀가게나”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원형 “녀가다(다녀가다)”에 청유형 어미인 “라”가 연결된 것이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아유완화죽 제시수일행【이것은 두구로 하여금 완화초당을 찾아와 보게 하고 싶어 한 것이다.】
【직역】 내가 살고 있었던 완화초당에는 대숲이 있으니, 내가 그 곳으로 가거든 시를 지을 겸 모름지기 한번 행차를 하게나!
【의역】 내가 살고 있는 있었던 완화초당(浣花草堂)에는 대나무 숲이 잘 어울어져 있으니, 내가 그 곳으로 돌아가거든 시도 지을 겸 모름지기 한번 꼭 찾아 오게나!
Ⓒ 역자 | 송준호 / 2014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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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송두구귀성도(送竇九歸成都) : 중국 당나라 광덕(廣德; 代宗) 1년(763)에 재주(梓州)에서 지은 것이며, 『두시비주』의 기록대로 두구(竇九)는 검찰(檢察)인 두시어(竇侍御)를 가리키는 것이다.
주002)
문장(文章) : 우리말로는 물론 “글” 또는 “글월”이지만, 여기서는 “글”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이 “글”을 잘 짓는 사람을 대신해서 지칭한 것으로 흔히 말하는 “문장가(文章家)”를 말한다.
주003)
두자(竇子) : 이 “두자”는 물론 시 제목에서 제시된 두구(竇九)를 지칭하는 것으로, 여기에서처럼 성인 “두(竇)”에 “자(子)”를 접미사처럼 붙여 쓴 것을 구태어 현대어로 바꾸어 풀이해 보면 “두형(竇兄)”이라 할 수 있는 친구간 정도의 호칭어로 판단된다.
주004)
종횡(縱橫) : 글자대로의 뜻은 “세로와 가로”인데, 이것은 흔히 우리말로도 많이 쓰이는 “종횡무진(縱橫無盡; 자유자재로 거침없는 상태)”의 준말이기도 한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주인공 두자의 글 짓는 재간이 그렇게 자유자재하게 능숙하다는 말로 쓰였다.
주005)
비이갱고절(非爾更苦節) : 이 시구의 “비(非)” 자는 결코 동사나 형용사를 부정하는 부사가 아니고 명사나 명사형의 구 혹은 절을 “~이 아니다”라고 부정하는 부정사다. 따라서 이 시구 “비이갱고절”은 우리말 평서문의 어문적 관습대로 번역하면, “자네가 또 다시 절개를 괴롭게 지키는 것이 아니다”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시구는 언해에서도 이미 다음 시구에 대한 조건문으로 제시되어 “비이(非爾)”는 “자네가 ~ 하지 아니하면”으로 되어 있으나, 앞에서 이미 말한 바대로 이 시구에서 “爾(자네)”의 아래는 이를 뒤에서 설명적으로 수식해 주는 관형어구이므로 이 시구는 마땅히 “다시 괴롭게 절개까지 지켜낸 자네가 아니면”으로 번역돼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苦” 자가 『보주두시(補注杜詩)』에서는 “지(持; 가지다)” 자로 되어 있어서 “다시 절개를 잘 지켜낸 자네가 아니면”으로 번역돼야 하는 것이다.
주006)
하인부대명(何人符大名) : 이 시구의 문면을 그대로 풀어 읽으면, “어느 사람이 큰 명성에 부합하겠는가?”인데, 이것을 앞의 시구와 시적 주체인 두자의 인격과 상관시켜 읽어보면, “자네 말고 그 누구가 있는가?”라는 매우 강조된 칭송을 대변하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주007)
사미 : 현대어로는 물론 “사람이”인데, 중간본에서는 “사이”로 기록되어 어근의 종성이 연음되지 않고 절음되어 있다.
주008)
일후메 : 현대어로서의 뜻은 물론 “이름에”인데, 중간본에서는 “일호메”로 기록되어 음성모음인 “훔”이 양성모인 “홈”으로 바뀌어 있다.
주009)
문견(問絹) : 중국의 진(晉)나라 사람 호질(胡質)이 위(魏)나라에 가서 벼슬을 해서 형주(荊州)의 자사(刺史)가 돼 있었는데, 그의 아들 호위(胡威)가 아버지를 찾아가 뵙자 아버지가 비단 한 필을 주어, 아들이 “아버님 이게 어디서 났습니까?”하고 묻자, 호질은 “녹봉으로 받아서 쓰고 남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이 말은 나중에 관리가 부정을 하지 않고 녹봉만으로 깨끗하게 근무를 했는가를 확인하는 사례의 용어로 전용되었다.
주010)
운각관(雲閣觀) : 중국 당(唐)나라 때 궁안에 있던 건물의 이름으로 원래는 진(秦)나라 때 건축한 궁중의 큰 건물이었다.
주011)
금관성(錦官城) : 중국 사천성 성도(成都)에는 옛날부터 태성(太城)과 소성(少城)이 있었는데, 이 소성에는 옛날부터 비단[錦]을 관리하는 관청이 있고 여기서 비단을 강물에 잘 빨아 말렸기 때문에 이내 성 명칭이 금관성이 되었다. 이 작품에서는 아마도 주인공 두구의 아버지가 이 곳의 원님으로 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주012)
완화(浣花) : 중국 성도(成都)에 있는 완화계(浣花溪)의 준말로, 이 작은 강물은 비단을 짜서 초벌 세탁을 하던 강물이라 탁금강(濯錦江)이라고도 하고 백화담(百花潭)이라고도 하며, 이 강물 가에 두보가 초당을 짓고 살았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보존돼 있는 이 두보초당의 주변에는 실제로 대숲이 울창하게 둘려져 있다. 그리고 매년 4월 19일은 완화일(浣花日)이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와서 놀이를 하고, 당(唐)의 명기(名妓)인 설도(薛濤)는 이 강물로 빨아 편지지를 만들어서 그 명칭이 설도전(薛濤箋)으로 세상에 잘 알려지기도 하였다.
주013)
뒷노니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두어져 있으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뒷다(두어 있다)”에 어미 “노니”가 연결된 것이다.
주014)
모로매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모름지기”이다.
주015)
녀가라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다녀가게나”이며, 이것을 풀어보면 원형 “녀가다(다녀가다)”에 청유형 어미인 “라”가 연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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