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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 삼아 여섯 수의 절구를 짓다[戱爲六絶]


戱爲六絶 주001)
희위육절(戱爲六絶)
이 작품은 성도(成都)에서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어느 해에 지은 것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희위육절
(장난 삼아 여섯 수의 절구를 짓다)

庾信文章老更成 凌雲 주002)
능운(凌雲)
글자대로의 뜻은 “구름을 능가한다”이며, 여기서는 저 높은 하늘에 뜬 구름을 능가하는 고도의 필력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비유어로 쓰였다.
健筆 주003)
건필(健筆)
글자대로의 뜻은 “굳센 붓”이지만, 여기서는 글을 거침없이 잘 써내려가는 힘차고 수준 높은 필력을 말한다.
주004)
의(意)
이 글자의 뜻은 그냥 “뜻”이지만, 여기서는 시나 문장의 주제 설정과 구상 일체를 포괄한 말로 쓰였다.
縱橫

庾信 주005)
유신(庾信)
중국의 남북조 시대 양(梁)나라 사람으로 시를 아주 잘 지었으며 개부의동삼사(開府儀同三司)의 벼슬을 해서 세상에서 유개부(庾開府)라고 불리어졌다. “애강남부(哀江南賦)”라는 명작을 남겨서 한(漢)나라의 사마상여(司馬相如)의 “대인부(大人賦)”와 함께 일컬어지면서 “구름을 능가하는 기상[凌雲之氣]”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염려한 문장을 많이 남기며 서릉(徐陵)과 함께 이름이 세상에 알려져서 이들의 문체를 “서유체(徐庾體)”라고 하였다. 그리고 두보는 이 유신의 시풍을 “맑고 신선한 유개부[淸新庾開府]”라고 읊어 높게 기리고 있다.
의 文章이 늘거 가야 주006)
가야
이 고어의 현대어로서의 뜻은 “다시”이며, “가야”로 표기되어 쓰이기도 하였다.
이니 주007)
이니
이 고어의 현대어로서의 뜻은 “이루어지니”인데, 이 말의 내력을 따져보면 본래 “일다(이루어지다)”에 연결형 어미 “니”가 연결되면서 “ㄹ”음이 탁락한 것이다.
구루믈 주008)
구루믈
이 고어의 현대어로서의 뜻은 “구름을”이며, 이 말의 내력을 따져보면 현대어처럼 “구름”으로는 나타나지 않고 여기서차럼 “구룸”이나 혹은 “구롬”으로 표기되어 쓰였으며, 여기서는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면서 연음된 것이다.
凌犯 健壯 부데 주009)
# 붇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붓[筆]”인데, 고어에서는 “붓”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디 주010)
# 
이 고어는 현대어로는 “뜻”인데, “”으로도 표기되어 함께 쓰였다.
縱橫 주011)
종횡(縱橫)
글자대로의 뜻은 “세로와 가로”이나, 여기서는 “세로로나 가로로나 거침없이 자유자재롭게 다양하다”라는 부사어이면서 형용사를 함축한 설명어로 쓰였다. 중국의 남조(南朝) 송(宋)나라의 범엽(范曄)은 이 유신의 시와 문장에 대하여 “필력의 기세가 자유자재로와 정말로 천하의 기이한 작품들이다”라고 칭찬하였다.
도다

【한자음】 유신문장노갱성 능운건필의종횡
【직역】 유신(庾信)의 문장이 늙어서는 다시 성숙해졌으니, 구름을 능가하는 건장한 필력에다 담긴 뜻이 자유자재롭도다.
【의역】 유신의 시적 문장이 늙어가서는 다시 한층 성숙해져서, 저 하늘에 높이 뜬 구름을 능가할 만한 필력에다가 거기에 담긴 시적 의미가 또한 자유자재롭게 다양한데,

今人 주012)
금인(今人)
글자대로의 뜻은 물론 “지금 사람”이지만, 여기서는 두보 자신이 살고 있는 지금보다 조금 앞선 시대부터 지금까지의 사람들로서 서릉과 유신의 시를 혹평하는 경솔한 문인들을 지칭한 것으로 판단된다.
嗤點 주013)
치점(嗤點)
글자대로의 뜻은 “조롱하며 지적하다”이며, 여기서는 선대의 문인들이 남긴 우수한 작품들의 장점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무시하고 조롱하며 비판한 경솔한 문인들의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流傳賦 주014)
유전부(流傳賦)
글자대로의 뜻은 “유행하며 전해져 온 사부(辭賦)의 글”이며, 여기서는 앞에서 언급한 유신과 서릉은 물론 그밖의 작가들이 남긴 좋은 글들을 가리킨다.
不覺前賢 주015)
전현(前賢)
글자대로의 뜻은 “앞선 현인들”이지만, 여기서는 실제로 “후생가외(後生可畏 : 뒤에 올 사람들이 가히 두렵구나!)”라고 말씀한 공자(孔子)를 지칭하는 것이다.
畏後生論語 주016)
논어(論語)에 후생가외(後生可畏)라 하니 이젯 사미 전인(前人)의 됴 그를 우니 비가외자(非可畏者)ㅣ라
이 언해 주를 현대어로 풀어 읽어보면, “논어에 ‘뒤의 사람들이 가히 두렵다’ 라고 했으니, 지금까지의 사람들이 앞선 사람들의 좋은 글을 비웃으니, 가히 두려울 것이 아니다”가 된다. 그런데 이 언해 주의 주지를 시 작품 전체의 의미망과 대응시켜 읽어보면, “논어에서 ‘후생가외(後生可畏)’ 라고 하셨으나, 선인들의 훌륭한 글을 잘 알지도 못하는 지금까지의 사람들이 그 글을 어리석게도 비웃으며 지적하고 있으니, 논어의 공자께서 말씀하신 ‘후생가외’의 참 뜻을 모르겠다” 라는 말이다. 따라서 이 언해 주에서 “후생가외라 하니(순접어미)”는 “후생가외라 하나(역접어미)”로 어미가 바뀌어 있어야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에 後生 可畏라 니 이젯사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11ㄴ

미 前人의 됴 주017)
됴
이 고어를 현대어로 바꿔 읽으면 “좋은”이며, 이것을 분석해 보면 형용사 “둏다”에 양성모음의 관형사형 어미인 “”이 연결되면서 그대로 연음된 것으로, 이 시구에서는 “훌륭한”이라는 의미로 쓰인 것이다.
그를 우니 주018)
우니
이 고어를 현대어로 바꿔 읽으면 “웃으니”이다, 이 고어는 중간본에서는 “우으니”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어 “ㅿ”음이 탈락하였음을 알 수 있다.
非可畏者ㅣ니라】

이젯 사미 流傳야오 賦 웃니 前賢의 後生 저탄 이 주019)
저탄 이
이 고어구를 현대어로 풀어 읽어보면 “두렵다고 한 것을”이 되며, 이것을 분석해 보면 원래의 동사 “젛다”에서 “ㅎ+ㄷ”이 “ㅌ”으로 바뀌면서 “저타”가 된 것으로 여기에 관형사형 어미의 축약형인 “ㄴ”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인 “이(것)”가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또 목적격 조사인 “”이 첨가된 것이다.
아디 주020)
아디
이 고어를 현대어로 바꿔 읽으면 “알지”이며, 이것을 분석해 보면 동사 “알다”에 어미 “디(지)”가 연결되면서 “ㄹ”이 탈락한 것이다.
몯리로다

【한자음】 금인치점유전부 불각전현외후생【논어(論語)에서 “후생들이 가히 두렵도다.” 라고 했으니, 지금 사람이 앞선 사람들의 훌륭한 글을 비웃으니 가히 두려울 것이 아니다.】
【직역】 지금 사람들이 흘러 전해오는 글을 가리키며 비웃으니, 앞선 사람들이 뒤의 사람들을 두려워 한 까닭을 알 수 없도다.
【의역】 후대로 내려 오며 항상 지금인 당시의 사람들이 당시까지 흘러 전해오는 옛사람들의 훌륭한 글들을 잘 알아보지도 못 하면서 어리석게 비웃고 있으니, 앞선 옛사람들이 “뒷사람들이 두렵다.”라고 한 까닭을 알 수 없구나.

楊王盧駱當時體 輕薄爲文哂未休 주021)
신미휴(哂未休)
글자대로의 뜻은 “비웃기를 쉬지 않는 것”인데, 여기서는 물론 앞에 제시된 네 사람 들의 시 체제를 사뭇 비웃는다는 것이며, 이런 행위를 한 대표적인 인물은 바로 당나라의 배행검(裵行儉)으로 이경현(李敬玄)이 이 네 사람은 시 재능이 높아 마땅히 크게 쓰일 것이라고 하자, 배행검은 “선비는 먼저 원대한 뜻과 식견을 갖고 시문의 재능은 나중에 갖춰야 하는데, 이 사람들은 식견이 좁고 행실이 경박하여 큰 그릇이 못 된다.” 라고 하였다.
【楊炯 王勃 盧照鄰 駱賓王이라】

楊王盧駱 주022)
양왕노락(楊王盧駱)
중국의 당(唐)나라 초기에 이른바 시를 잘 짓던 네 사람[初唐四傑]인 양형(楊炯), 왕발(王勃), 노조린(盧照隣), 낙빈왕(駱賓王) 등을 말한다.
 當時옛 긄體 輕薄 주023)
경박(輕薄)
이 낱말은 원래 “결조부박(輕佻浮薄; 심성이 침착하지 못하고 행동이 진중하지 못한 것)”의 준말로 “침착하고 진중하지 못한 것”을 말하며, 여기서는 작자의 인성과 함께 그 작품들의 성향도 그렇다는 것을 비판적으로 평가한 말이다.
글 주024)
글
이 고어를 현대어로 바꿔 보면 “글할”인데, 이 말을 분석해 보면 명사 “글”에 보조동사 “다”가 첨가되어 동사 “글다”가 되고, 이 동사 어간인 “글”에 관형사 어미인 “ㄹ”이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글을 짓는 행위를 할” 또는 “문학 활동을 할”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사미 우ᅀᅮ믈 주025)
우믈
이 고어는 현대어로 바꿔 보면 “웃음”인데, 이 말을 분석해 보면 동사 “다”에 음성모음 조화의 명사형 어미인 “움”이 연결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인 “을”이 연결된 것으로, 여기서는 “네 선배들의 시를 비웃는다”는 뜻으로 쓰인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은 중간본에서는 “우으믈”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어서 “ㅿ”음의 탈락과 함께 모음조화에 따른 명사형 어미도 “음”으로 바뀌어 있다.
마디 아니 다

【한자음】 양왕노락당시체 경박위문신미휴【양형, 왕발, 노조인, 낙빈왕이다.】
【직역】 양형과 왕발과 노조린과 낙빈왕[楊王盧駱]의 당시의 글 체제를, 경박하게 글을 지을 사람들이 비웃음을 말지 않는구나!
【의역】 왕발, 양형, 노조린, 낙빈왕 네 사람이 당시에 지은 글들의 체제를, 경박하게 글을 마구 짓는 사람들이 오히려 비웃고 있다만,

爾曹 주026)
이조(爾曹)
글자대로의 뜻은 “너희 무리”이며, 여기서는 앞에서 말한 배행검 같은 당시의 경박한 시인과 문사들을 총칭한 것이다.
身與名俱滅 주027)
신여명구멸(身與名俱滅)
이 시구의 글자대로의 풀이는 “몸과 더불어 이름(명성)이 함께 없어지다”인데, 이것은 이 시구의 주어인 “너희 무리”는 아주 존재가 인정될 여지가 없어 몸이 죽으면 바로 그 이름도 함께 없어질 하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서, 다음 끝 구의 “장강과 황하처럼 아무도 막을 수 없이 만고에 명성을 이어갈 선배[江河萬古流]”와 아주 기막힌 대비를 이루는 잘된 표현이다.
不廢江河萬古流【爾曹 指輕薄者ㅣ오 江河 比四人다】

너희무른 주028)
무른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무리는”인데, 이 말을 분석해 보면 명사 “물(무리)”에 주격조사 “은”이 첨가되고 “ㄹ”이 여기에 연음된 것이다.
모미 일훔 주029)
일훔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이름”이다.
다 주030)
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더불어”이다.
 주031)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함께”이다.
업스려니와 廢 주032)
-티
이 고어는 현대어의 “-하지”와 같은 것이다.
몯 주033)
몯다
이 고어는 현대어의 “못하다”와 같은 것이다.
江河 萬古애 흐르리라 주034)
흐르리라
이 말은 현대어와 같으나, 여기서는 그냥 “흐르다”의 뜻으로 쓴 것이 아니라 물이 영원히 끊기지 않고 흐르듯이 선배 네 사람의 시의 명성이 영원히 전해질 것이라는 말을 대신하여 쓰인 것이다.

【한자음】 이조신여명구멸 불폐강하만고류【“너희 무리”라고 한 것은 경박한 사람들을 가리킨 것이요, ‘강(江)과 하(河)’라는 것은 네 사람[楊王盧駱]을 비유한 것이다.】
【직역】 너희 무리들은 몸이 이름과 더불어 함께 없어지겠지만, 없앨 수 없는 장강과 황하는 만고(萬古)를 두고 흘러가리라.
【의역】 경박하게 글을 마구 지으며 선배들
(네 사람)
의 시를 비웃고 있는 너희들은 몸과 함께 이름도 곧 없어지겠지만(=한번 죽으면 모든 게 끝나지만), 장강과 황하 같이 아무도 중지시킬 수 없이 영원할 그 선배 네 사람의 시적 명성은 만고의 시간을 두고 영원히 전해갈 것이다.

縱使盧王操翰墨 劣於漢魏近風騷 龍文虎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12ㄱ

주035)
용문호척(龍文虎脊)
이 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용의 빛(무늬)과 범의 등허리”이나, 여기서는 임금님이나 타는 준마의 외양과 기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 준마가 결과적으로는 비유어로 쓰여서 앞의 네 선배시인들의 시가 보유한 다양하고 세련된 수사미와 역동적인 시상의 생동감을 표현한 것이 되었다.
君馭 주036)
군어(君馭)
글자대로의 뜻은 “임금님이 타시는 것”인데, 이렇게 “타는 것”이므로 바로 “타는 말”을 말하며, 그래서 여기서는 앞선 네 시인들의 훌륭한 시 작품들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로 쓰였다.
歷塊 주037)
역괴(歷塊)
글자대로의 뜻은 “흙무더기를 지나가다”이며, 여기서는 앞에서 말한 바 임금님이 타시는 말이 아주 빠른 속도의 발을 가지고 있어서 큰 도시 서울을 달려서 지나가는 속도가 한 개의 흙무더기를 지나가는 것 정도로 빠르다는 것이며, 이것은 앞선 네 시인들의 훌륭한 시가 이 화려하고 빠는 말과 비겨질 만큼, 이 경박한 후배 시인들의 시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앞서 있다는 말이다.
過都見爾曹【爾曹 亦指輕薄者니라 言四人之才ㅣ 如良馬之逸足 주038)
일족(逸足)
글자대로의 뜻은 “아주 뛰어난 발”이지만, 여기서는 물론 시나 글을 짓는 데에 있어서 아주 뛰어나고 앞선 사람, 곧 앞선 네 시인을 비유하여 쓰인 말이다.
이 過都 如歷一塊然니 可見爾曹之不及이니라】

비록 盧王으로 ᄒᆡ여 주039)
여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하여금”이다.
翰墨 주040)
한묵(翰墨)
글자대로의 뜻은 “붓과 먹”이지만 이것들을 가지고 하는 작업이 문학이라 “문학”을 대신한 말로 쓰였으며 여기서도 “문학” 또는 “문단” 등의 뜻으로 쓰였다.
자피리 주041)
자피리
이 고어는 이 말과 대응되는 글자인 “조(操; 잡다)” 자로 놓고 현대어로 풀어 읽으면 분명 그 뜻은 “잡힐 것이”이며, 이것을 분석해 보면 아마도 동사 “잡다”에 사동보조어간인 “히”가 연결되면서 “ㅂ+ㅎ”과 같이 두 자음이 만나면서 하나의 자음인 “ㅍ”으로 바뀌고 그것이 그대로 연음되면서 “자피”가 되었으며 여기에 미래 관형사형 어미인 “ㄹ”이 연결되고, 이것이 또 그 뒤에 연결되는 의존명사 “이”에 연음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 언해에서는 “문학을 담당하고 창작할 수 있도록 주어진 능력과 실적이” 라는 말로 쓰인 것이다.
漢魏 주042)
한위(漢魏)
글자대로의 뜻은 물론 “한나라와 위나라”이지만,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양웅(揚雄), 사마상여(司馬相如) 같은 한나라의 작가들과 조식(曹植)을 위시해서 육기(陸機), 도잠(陶潛) 등 위나라 이후 많은 시인들과 시를 함께 표현한 말로 쓰이고 있다.
ㅅ 사 風騷 주043)
풍소(風騷)
이 한자어는 매우 복합적인 문학적 용어로서 “시경(詩經)의 국풍(國風)과 초사(楚辭)의 이소(離騷)”를 합쳐서 줄인 말이며, 시경은 중국 북방의 시가 문학을 대표하고, 초사는 중국 남방의 시가 문학을 대표하는 것으로, 이 국풍의 작품들과 이소는 작자의 가장 순수하고 진실한 감정과 사물의 진실을 조금의 꾸밈도 없이 표현해주고 있어서 세상을 교화하는 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거울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인정되어 시가 문학의 전범으로 인정되어 왔다.
갓가온 주044)
갓가온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가까운”이며, 이 고어를 분석해 보면 형용사 “갓갑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ㅂ”음이 “오”로 바뀌면서 “온”이 된 것이다.
 주045)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것보다야”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아”로 바뀌어 표기되면서 “ㅿ”음이 탈락되어 있다.
劣나 龍의 빗과 버믜 등어리  주046)
# 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같다”이며, 이것은 “다”라는 고어와 같이 쓰였다.
 다 님금 시 거시니 무저글 주047)
# 무적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흙 무더기”이다.
디나며 주048)
# 디나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지나다”이다.
都邑을 디나가매 너희 무를 보리로다

【한자음】 종사노왕조한묵 열어한위근풍소 용문호척개군어 역괴과도견이조【‘너희 무리’ 라는 말은 역시 경박한 사람들을 가리킨 것이다. 말하자면, 선배 네 사람의 재능이 훌륭한 말의 빠른 발길이 큰 도심을 지나가는 것이 한 흙덤이를 지나가는 것과 같이 빠르니, 너희 무리들은 따라갈 수 없음을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직역】 비록 노조인왕발로 하여금 문학을 조종하게 하여 지은 것이, 국풍이소에 가까운 한나라와 위나라의 문인들의 시가보다는 열등하나, 용 무늬와 범의 등허리 같은 말은 다 임금님이 타시는 것이니, 흙무더기를 지나가듯 도시를 지나가며 너희 무리를 볼 것이다.
【의역】 비록 노조인과 왕발로 하여금 문학을 전담하게 하여 시가를 짓게 하면, 그 작품들의 수준이 시가 문학의 전범인 시경(詩經) 국풍(國風)의 시들이나 초사(楚辭)이소(離騷)에 가까운 수준인 한(漢)나라위(魏)나라 시인들의 시가보다는 못하지만, 수사의 상태와 기상의 수준이 용의 무늬와 범의 등허리 같아 임금님이 타실 말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의 시가 수준은 아주 높고 앞서 있어서, 지금 이들을 혹평하고 있는 후배 시인들과 경쟁을 한다면 이 노조인과 왕발을 위시한 선배 시인들은 아주 훨씬 앞서 달려가면서 이 후배들을 보고 있을 것이다.

才力應難跨數公 주049)
수공(數公)
글자대로의 뜻은 “두어 분”이지만, 구체적으로는 앞의 주(註)에서 말한 바대로 네 사람 곧 양형, 왕발, 노조린, 낙빈왕 등을 말한다.
凡今誰是出群雄 주050)
출군웅(出群雄)
이 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많은 무리들에서 나온 잘난이”이나, 여기서는 매우 적극적인 강조의 의미로서 “많은 무리들 속에서 홀로 뛰어나와 더 우뚝하게 잘난 사람”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數公은 亦指四人이라】

才力 주051)
재력(才力)
글자대로의 뜻은 “재능과 역량”으로, 여기서는 두보 당시 시인들의 시적 재능과 역량을 말하는 것이다.
당당이 주052)
이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마땅히” 또는 “응당”이다.
두 주053)
두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두어”로서 수대명사이다. 이것은 중간본에서 “두어”로 바뀌어 표기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公의게 너무 드듸유미 주054)
드듸유미
이 고어를 현대어로 풀어 읽어보면 “넘어감이”인데, 이 고어를 분석해 보면 동사 “드듸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어려우니 大凡디 주055)
대범(大凡)디
이 고어는 세 말의 합성어로서 “대범(大凡)”이라는 명사에 보조동사 “다”가 첨가되어 “大凡다”가 되고, 여기에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되어 “大凡”이 되었으며, 이것이 의존명사 “디(것이)”와 합성한 것으로서 현대어로 풀어 읽으면 “대범(大凡)한 것이”라는 말이 되며, 이것 자체가 그냥 현대어의 “무릇”이라는 뜻인 부사어로 쓰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제 뉘 이 무레 特出 雄傑 주056)
이 고어의 어미는 현대어로는 “~인가?” 혹은 “~이냐?”라는 반문형 어미로 풀이된다.

【한자음】 재력응난과수공 범금수시출군웅【두어 분은 또한 네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다.】
【직역】 재주와 역량은 응당 두어 분에 대해 넘기 어려우니, 무릇 누가 이제 이 무리에서 특출한 영웅인가?
【의역】 지금 보통 사람의 재주와 역량은 응당 앞서 말한 네 분을 넘어서기 어려우니, 도대체 이제는 그 누구가 무리를 뛰어넘는 잘난 사람이 될 수가 있다는 말인가?

或看翡翠蘭苕上 주057)
혹간비취난초상(或看翡翠蘭苕上)
이 시구는 그 글자대로의 의미로 풀어 읽으면 “혹시는 난초. 능초 위서 비취새를 본다”인데, 이것을 그 다음 구와 그리고 작품 전체를 통해서 작자 두보가 말하려고 한 의도를 총체적으로 상관시켜 풀어 읽으면 “지금 시인들의 시에서 혹시 때로 난초와 능초 같은 향기로운 풀 위에 앉아 있는 비취새 같이 곱상하고 아름다운 태깔을 보기는 하지만”이 된다. 이 시구는 “난초와 능초라는 향기로운 화초 위에 앉은 비취새의 태깔”이라는 비유어로 시의 수사미적 인상을 잘 살려내면서도, 그것을 “혹시 때로”라는 너무도 아쉬운 시간으로 설정하여 읊어냄으로써 아쉬운 불만 감정의 내적 강도와 의미의 반전 효과를 제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기의 “간(看)” 자는 시구의 표면적 문맥 구조로는 작자와 독자가 능동적 주어가 되어 “보다”로 읽히면서도, 실제로는 “지금 시인들의 시”가 주어가 되어 피동적 목적의 존재로서 “보여 주다”나 “보여지다”로 읽히기도 하는 것이다.
未掣鯨魚碧海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12ㄴ

주058)
미체경어벽해중(未掣鯨魚碧海中)
이 시구는 그 글자대로의 의미로 풀어 읽으면 “고래를 푸른 바다에서 쳐서 잡아오지는 못한다”인데, 이 시구 역시 앞의 시구와 작품 전체를 통해서 작자 두보가 말하려고 한 의도를 총체적으로 상관시켜 풀어 읽으면 “지금 시인들의 시는 그 시상의 내적 생동감이 섬약해서 푸른 바다에서 헤엄치는 고래는 쳐서 잡아올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전구와 결구는 지금 시인들의 시와 앞선 네 시인들의 시적 우열을 정적 감성의 심상과 동적 행동의 심상으로 대비하여 판별, 제시하고 있으며, 이런 심상의 효과를 대비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 특히 이 결구에서는 역동적 주체로서의 고래와 그것에 상응하여 자유자재한 활동적 공간으로서의 푸른 바다의 배치는 매우 능숙한 수사의 수법을 보이고 있다.
【翡翠蘭苕 極好妙之態 주059)
극호묘지태(極好妙之態)
이 주해 한자 어휘의 글자대로의 뜻은 “극히 아름답고 묘한 태깔”이라는 것이나, 이 주해는 작자 두보 당시 시인들의 시 작품들이 공유한 수사미적 인상을 말한 것으로, 이것은 긍적적 시점으로 내린 평가가 아니라, 앞선 네 사람의 시에 대해서 주해한 “극히 웅장하고 굳센 체격[極雄健之體]”과 비교해서 매우 유미적이거나 나약한 시적 심기를 부정시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鯨魚 주060)
경어(鯨魚)
글자대로의 뜻은 “고래 물고기”가 되지만 실제로는 그냥 “고래”를 나타내는 말이다. “경(鯨)” 한 글자만으로도 “고래”가 되어 구태어 “어(魚)” 자는 없어도 되지만 관습적으로 두 글자를 합쳐서 하나의 뜻을 표시하는 낱말로 써왔을 뿐만 아니라, 여기서는 시구로서 글자의 수(두 글자)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더욱 이렇게 합쳐서 쓰였다.
碧海 極雄健之體니 言今之爲文者ㅣ 止得小巧ㅣ오 不如四人之雄健也ㅣ라】

翡翠 주061)
비취(翡翠)
이 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물총새”를 말하기도 하고, “자주 호반새”와 “물총새”를 함께 일컫기도 하며, 또 한편으로는 “연한 녹색이 나는 귀한 옥의 한 종류”를 말하기도 하고, 동시에 이 옥의 빛깔 자체를 나타내는 말로도 쓰인다. 여기서는 바로 이 새들의 고운 빛깔을 기준으로 삼아 비유의 주체로 삼은 것이다.
 蘭苕ㅅ 위희 안잿 거든 주062)
안잿거든
이 고어는 두 말의 합성어로서 현대어로 풀어 읽으면 “앉아 있거든”인데, 이것을 분석해 보면 동사 “앉다”에 조성모음 “아”가 연결되면서 연음되어 “안자”가 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다”가 연경되면서 복음화하여 “안잿다”가 된 다음 여기에 어미 “거든”이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현대어로는 “앉아 있으면”으로 풀어 읽어야 한다.
시혹 주063)
시혹
이 고어는 고어사전에 “혹시”로 풀이 되어 있는데, 이것은 정녕 “시혹(時或)”(때로 혹시)이라는 한자어로서 앞과 뒤의 글자가 서로 바뀌어도 뜻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이해되어 “혹시(或時)”라는 한자어와 함께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보리어니와 고래 碧海ㅅ 가온 가 텨잡디 주064)
텨잡디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쳐서 잡지”이며, 이것을 풀어 읽어보면 동사 “티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어 “텨”가 되고, 이것이 동사 “잡다”와 합성하면서 “텨잡다”가 된 다음, 다시 이 어간에 부정형 연결어미 “디”가 연결된 것이다.
몯하리라

【한자음】 혹간비취난초상 미체경어벽해중【“비취”와 “난초”라는 말은 “극히 아름답고 묘한 태깔”이라는 것이고, “고래, 푸른 바다”라는 말은 “극히 웅장하고 굳센 체격”이라는 것이니, 말하자면 지금 글(시)을 짓는 사람들은 조금 교묘할 뿐이고 네 사람들의 웅장하고 굳센 것만 못하다는 것이다.】
【직역】 비취새가 난초와 능초 위에 앉은 것을 혹시 볼 때가 있긴 하거니와, 고래[鯨魚]를 푸른 바다 가운데에 가서 쳐서 잡아오지는 못하리라.
【의역】 지금 시인들의 시에서는, 비취새가 난초나 능초 같은 화초 위에 앉은 모습 같이 극히 곱상하고 아름다운 태깔은 혹시 볼 때가 있지만, 앞선 네 사람의 시에서 맛보는 바 푸른 바다에서 고래를 쳐서 잡아내는 것 같은 웅장하고 굳센 기상은 느껴볼 수가 없구나!

不薄今人愛古人 주065)
불박금인애고인(不薄今人愛古人)
이 시구의 문장은, 통상적으로 한시의 시구가 갖고 있는 구문 단위의 양식이 “넉 자+석 자”라서 이것을 기준으로 보면 “불박금인(不薄今人; 지금사람을 박하게 여기지 않고)”과 “애고인(愛古人; 옛사람을 사랑한다)”으로 나누어서 각각 번역할 수 있어, 이것들을 그대로 한 문장으로 이어 놓으면 “지금 사람을 박하게 여기지 않고 옛 사람을 사랑한다”가 된다. 그런데 이렇게 번역하고 보면 이 시구 문장의 주지는 “지금 사람도 옛 사람도 다 싫어하지 않는다”라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이 시구는 옛 시인들에 비해서 지금의 시인들이 그 작품들의 수준으로 따져서 뒤진다는 기본 관점을 작자 두보가 가지고 있어 온 사실을 전제로 해보면, 시인으로서의 옛 사람과 지금 사람이 결코 같을 수는 없으며, 그 서로 다른 기준은 그 각각의 시 작품들의 우열 여하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구는 “불(不)”과 “박금인애고인(薄今人愛古人)”으로 구분해서 “지금사람을 박하게 여기고 옛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로 번역된 것이다.
淸詞麗句必爲隣 주066)
청사려구필위린(淸詞麗句必爲隣)
이 시구의 내용을 보다 쉽고 작품 전체의 의미망과 상호 유기적으로 이해될 수 있도록 풀어 읽어보면, 작자 두보 자신은 시인으로서 “꼭 지금 시인의 작품이냐 옛 시인의 작품이냐 하는 것을 따지려는 것이 결코 아니고, 그 작품들이 얼마나 맑고 깨끗한 시어와 얼마나 곱고 아름다운 구절들로 구성되어 있는가를 기준으로 하여 그런 작품들만을 이웃처럼 가까이하며 아끼겠다.”라는 판단을 선언한 것이다.

이젯 사란 주067)
사란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사람을랑”이며, 이것을 분석해 보면 명사 “사(사람)”에 조사 “란(을랑)”이 첨가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薄히 고 녯 사 랑논 디 주068)
논디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하는 것이”이며, 이것을 분석해 보면 동사 “다”에 관형사형 어미 “논”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디(것)”가 연결된 것이며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ㅣ”가 첨가되었으나 앞의 “디”와 동음생략 현상에 따라 이 “ㅣ”가 생략된 것이다.
아니라  말과 빗난 긄 句 반기 주069)
반기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반드시”이며, 이 고어는 같은 뜻으로 “반시”라는 말과 함께 쓰였다.
이웃고져 노라

【한자음】 불박금인애고인 청사려구필위린
【직역】 지금 사람을 박하게 여기고 옛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맑은 시어와 빛난 글귀를 반드시 이웃으로 삼고자 하노라.
【의역】 나는 아무 기준도 없이 그냥 지금의 시인들은 야박하게 평가하고 옛날 시인들은 높이 평가하여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시풍의 시를 짓는가 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서 그 시에서 시어가 참으로 맑은 것과 그리고 시 구절이 빛나고 고운 것을 아끼고 사랑하려는 것 뿐인데,

竊攀 주070)
절반(竊攀)
글자대로의 뜻은 “은근히 끌어잡다”이며, 여기서는 대상인 굴원과 송옥을 자신들이 목표로 삼은 등급의 문학인으로 놓고 그들을 끌어잡는다는 뜻으로 쓰였다.
屈宋 주071)
굴송(屈宋)
중국의 전국시대 초(楚)나라의 문인이었던 굴원(屈原)과 송옥(宋玉)을 말하며, 이들은 이 초나라의 시가문학이면서 당시 중국의 남방 시가문학을 대표하는 문학이었던 초사(楚辭)를 잘 지어서 남긴 대표적 작가들이었다.
方駕 주072)
방가(方駕)
글자대로의 뜻은 “견주어 잡아 타다”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말하는 당시의 시인들이 초사의 대표 작가들인 굴원과 송옥에게 자신들을 함께 견주어 그들과 같은 문학인이 될 수 있다고 장담하는 행위를 빗댄 말이다.
恐與齊梁 주073)
제량(齊梁)
중국의 육조시대(六朝時代; 魏晉宋齊梁陳)의 두 왕조를 말하며, 이 때에는 시가가 지나치게 감성적이며 수사미에 몰두하여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後塵 주074)
후진(後塵)
글자대로의 뜻은 “사람들이 가는 뒤에 일어나는 먼지”이나, 여기서는 남의 뒤만 따라 다니는 사람을 비유한 말로 쓰였다.
【謂今人이 欲攀屈宋而並駕니 ㅣ 恐汝曹ㅣ 雖齊梁이라도 亦不及而反爲後塵也ㅣ라】

屈宋을 그기 주075)
그기
이 고어는 현대어로 풀이하면 “그윽이”이며, 더 쉽게 풀어 읽으면 “은근히”인데, 중간본에는 “그으기”로 바뀌어 표기되어 있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더위자바 주076)
# 더위잡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붙잡다” 또는 “끌어잡다”이다.
方駕호미 맛당타ᄂᆞ니 齊梁ㅅ 사로 다야도 주077)
# 다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같이하다” 또는 “함께하다”이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13ㄱ

뒤헷 드트리 주078)
드트리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티끌이” 또는 “먼지가”이며, 이것은 분석하면 명사 “드틀”에 조사 “이”가 첨가되면 연음된 것이다.
욀가 전노라 주079)
전노라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두려워 하노라”인데, 이것은 그 원형이 “저다, 저호다, 젓다” 등 여러 형태로 쓰여졌다.

【한자음】 절반굴송의방가 공여제량작후진【이를테면, 지금 사람들이 굴원(屈原)과 송옥(宋玉) 등을 끌어잡아 타려고 하나, 보(두보) 나는 그대들이 비록 제(齊)나라나 양(梁)나라에도 또한 따라갈 수 없이 도리어 남의 뒤나 따라 다니는 존재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직역】 지금 사람들 당신들은, 굴원과 송옥(屈宋)을 은근히 끌어잡아 견주어 타는 것이 마땅하다고들 하지만, 나 두보는 그대들이 제(齊)나라와 양(梁)나라 사람들하고나 함께 하다가 그들의 뒤를 따라 다니는 존재가 될까 걱정될 뿐이로다.
【의역】 지금 사람 그대들은 저 훌륭한 초사(楚辭)의 작가들인 굴원과 송옥을 은근히 끌어잡아 자신들을 그들에게 견주어 조종하며 함께 타는 것이 마땅하다고 큰 소리를 치지만, 나 두보가 생각하기에는 그 굴원과 송옥은 고사하고 그들만 못한 제나라와 양나라의 문인들이나 따라다니는 존재들이 될까 걱정스럽구나!

未及前賢更勿疑 遞相祖述復先誰

前賢 주080)
전현(前賢)
글자대로의 뜻은 “앞선 현명한 분”이며, 여기서는 앞선 시대에 훌륭했던 문인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앞에서 말한 초나라의 굴원과 송옥, 그리고 한나라의 사마상여와 양웅, 진나라의 도연명과 사안, 육조시대의 유신과 포조, 당나라 초기의 왕발‧양형‧노조인‧낙빈왕 같은 문인들을 가리키는 것이다.
밋디 주081)
밋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미치다”이며, 여기서는 앞선 문인들의 문학적 수준에 내 능력과 작품의 수준이 미친다는 말로 쓰였다.
몯호  疑心 마롤 디니 주082)
마롤디니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말아야 할지니”이며, 더 쉬운말로 풀어 읽으면 “말아야 할 것이니”가 되고, 이것을 분석해 보면 동사 “말다” 어간에 관형사형 어미 “올”이 연결되면서 “ㄹ”음이 연음된 것이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디(것)”가 연결되고 또 이어서 서술형어미 “니”가 연결되면서 “ㄷ”음이 구개음화하여 “~지니”로 바뀌었다.
서르 祖述 주083)
조술(祖述)
글자대로의 뜻은 “스승이나 선배의 학문이나 덕행 등을 이어 받아 밝히고 익혀서 자기의 것으로 체득하는 것”이며, 여기서는 선배 문인들의 창작적 요체나 수사적 장점을 밝히고 학습하여 자신의 것으로 체득하고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니  뉘 몬져 짓니오 주084)
# 짓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글을) 짓다”이며, 여기서는 앞선 훌륭한 시인들 중에서 어느 한 사람만을 먼저 정해 놓고 그의 글솜씨만을 따라 짓는다는 말이다.

【한자음】 미급전현갱물의 체상조술부선수
【직역】 앞서 훌륭한 분들을 미치지 못하는 것을 또 다시 의심하지 말 것이니, 바꿔가며 서로 이어 받아 설명하고 진술하는 것을 새삼 다시 누구로 먼저할 필요가 있겠는가?
【의역】 지금의 시인들은 앞선 훌륭한 시인들을 절대로 미쳐 따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다시 의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니, 그 훌륭한 선배들을 바꿔가며 그 수법을 이어 받아 배우고 익히는 데에 있어서 누구 하나만을 지정하여 먼저해야 할 필요가 있겠는가?

別裁僞體 주085)
별재위체(別裁僞體)
이 글자대로의 뜻은 “각각 특별하게 마련해 낸 가짜의 시 체제”라는 말인데, 실제로는 작자 두보 당시에 많은 시인들이 각자 시를 지으며 자신들의 시가 이른바 정성(正聲; 슬픔이든 기쁨이든 지나치게 편향하지 않고 가장 바르게 조화된 감성의 가락으로 읊어지는 시)의 대표적 모범인 국풍의 시와 대소아(大小雅)의 시에 가까이 갔다고 자부하면서도,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한 당시 시인들을 향한 총체적 비판으로 두보의 당시대 문학관 일면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親風雅 주086)
친풍아(親風雅)
국풍(國風)과 대소아(大小雅)에 가까이 갔다. 이 말은 중국에서 인간의 감성과 이성이 잘 조화를 이루어 가장 순수하고 진실하게 읊어지는 시의 전범을 국풍과 대소아로 보는 전통적 시 관념으로 말한 것이다.
轉益多師 주087)
전익다사(轉益多師)
이 시 어휘의 글자대로의 뜻은 이 언해에서 “장 더욱 스승 하미”라고 한 바를 그대로 현대어로 풀이하면 “갈수록 더욱 스승이 많은 것이”이며, 물론 여기의 많은 스승은 작자 두보가 앞에서 말하고 있는 초나라의 굴원과 송옥을 위시해서 한나라, 위진(魏晉), 남북조(南北朝), 초당(初唐) 시대에 여러 선배 사부(辭賦) 작품 및 시인 등을 총칭한 것이다.
是汝師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各別히 거즛 體 지셔 주088)
지셔
지어서. 중간본에서는 “지어셔”로 바뀌어 “ㅿ”음이 탈락되어 있다.
風雅애 親近다 니 장 주089)
장
가장. 자못. 여기서는 원문 “전(轉)” 자를 언해한 말로서, 문맥으로 보아 “갈수록”이라는 뜻으로 풀어 읽어야 한다.
더욱 스승 하미 주090)
하미
이 고어는 현대어로 풀이하면 “많음이(많은 것이)”이며, 이것을 분석해 보면 형용사 “하다”에 명사형 어미 “ㅁ”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이 네의 스승이로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별재위체친풍아 전익다사시여사
【직역】 각별히 거짓 시체를 따라 지어서 풍아(風雅)에 가까이 갔다고 하니, 갈수록 더욱 스승이 많은 것이 너희들의 스승이다.
【의역】 흔히 제각각 거짓된 시체의 시들을 지어서 옛날 『시경(詩經)』의 풍(風)과 아(雅)에 가까운 시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갈수록 더욱 많은 모범을 스승으로 삼아 시를 짓는 것이 바로 너희들의 스승이다.
Ⓒ 역자 | 송준호 / 2014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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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희위육절(戱爲六絶) : 이 작품은 성도(成都)에서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어느 해에 지은 것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주002)
능운(凌雲) : 글자대로의 뜻은 “구름을 능가한다”이며, 여기서는 저 높은 하늘에 뜬 구름을 능가하는 고도의 필력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비유어로 쓰였다.
주003)
건필(健筆) : 글자대로의 뜻은 “굳센 붓”이지만, 여기서는 글을 거침없이 잘 써내려가는 힘차고 수준 높은 필력을 말한다.
주004)
의(意) : 이 글자의 뜻은 그냥 “뜻”이지만, 여기서는 시나 문장의 주제 설정과 구상 일체를 포괄한 말로 쓰였다.
주005)
유신(庾信) : 중국의 남북조 시대 양(梁)나라 사람으로 시를 아주 잘 지었으며 개부의동삼사(開府儀同三司)의 벼슬을 해서 세상에서 유개부(庾開府)라고 불리어졌다. “애강남부(哀江南賦)”라는 명작을 남겨서 한(漢)나라의 사마상여(司馬相如)의 “대인부(大人賦)”와 함께 일컬어지면서 “구름을 능가하는 기상[凌雲之氣]”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염려한 문장을 많이 남기며 서릉(徐陵)과 함께 이름이 세상에 알려져서 이들의 문체를 “서유체(徐庾體)”라고 하였다. 그리고 두보는 이 유신의 시풍을 “맑고 신선한 유개부[淸新庾開府]”라고 읊어 높게 기리고 있다.
주006)
가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서의 뜻은 “다시”이며, “가야”로 표기되어 쓰이기도 하였다.
주007)
이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서의 뜻은 “이루어지니”인데, 이 말의 내력을 따져보면 본래 “일다(이루어지다)”에 연결형 어미 “니”가 연결되면서 “ㄹ”음이 탁락한 것이다.
주008)
구루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서의 뜻은 “구름을”이며, 이 말의 내력을 따져보면 현대어처럼 “구름”으로는 나타나지 않고 여기서차럼 “구룸”이나 혹은 “구롬”으로 표기되어 쓰였으며, 여기서는 목적격 조사 “을”이 첨가면서 연음된 것이다.
주009)
# 붇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붓[筆]”인데, 고어에서는 “붓”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주010)
#  : 이 고어는 현대어로는 “뜻”인데, “”으로도 표기되어 함께 쓰였다.
주011)
종횡(縱橫) : 글자대로의 뜻은 “세로와 가로”이나, 여기서는 “세로로나 가로로나 거침없이 자유자재롭게 다양하다”라는 부사어이면서 형용사를 함축한 설명어로 쓰였다. 중국의 남조(南朝) 송(宋)나라의 범엽(范曄)은 이 유신의 시와 문장에 대하여 “필력의 기세가 자유자재로와 정말로 천하의 기이한 작품들이다”라고 칭찬하였다.
주012)
금인(今人) : 글자대로의 뜻은 물론 “지금 사람”이지만, 여기서는 두보 자신이 살고 있는 지금보다 조금 앞선 시대부터 지금까지의 사람들로서 서릉과 유신의 시를 혹평하는 경솔한 문인들을 지칭한 것으로 판단된다.
주013)
치점(嗤點) : 글자대로의 뜻은 “조롱하며 지적하다”이며, 여기서는 선대의 문인들이 남긴 우수한 작품들의 장점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무시하고 조롱하며 비판한 경솔한 문인들의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주014)
유전부(流傳賦) : 글자대로의 뜻은 “유행하며 전해져 온 사부(辭賦)의 글”이며, 여기서는 앞에서 언급한 유신과 서릉은 물론 그밖의 작가들이 남긴 좋은 글들을 가리킨다.
주015)
전현(前賢) : 글자대로의 뜻은 “앞선 현인들”이지만, 여기서는 실제로 “후생가외(後生可畏 : 뒤에 올 사람들이 가히 두렵구나!)”라고 말씀한 공자(孔子)를 지칭하는 것이다.
주016)
논어(論語)에 후생가외(後生可畏)라 하니 이젯 사미 전인(前人)의 됴 그를 우니 비가외자(非可畏者)ㅣ라 : 이 언해 주를 현대어로 풀어 읽어보면, “논어에 ‘뒤의 사람들이 가히 두렵다’ 라고 했으니, 지금까지의 사람들이 앞선 사람들의 좋은 글을 비웃으니, 가히 두려울 것이 아니다”가 된다. 그런데 이 언해 주의 주지를 시 작품 전체의 의미망과 대응시켜 읽어보면, “논어에서 ‘후생가외(後生可畏)’ 라고 하셨으나, 선인들의 훌륭한 글을 잘 알지도 못하는 지금까지의 사람들이 그 글을 어리석게도 비웃으며 지적하고 있으니, 논어의 공자께서 말씀하신 ‘후생가외’의 참 뜻을 모르겠다” 라는 말이다. 따라서 이 언해 주에서 “후생가외라 하니(순접어미)”는 “후생가외라 하나(역접어미)”로 어미가 바뀌어 있어야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주017)
됴 : 이 고어를 현대어로 바꿔 읽으면 “좋은”이며, 이것을 분석해 보면 형용사 “둏다”에 양성모음의 관형사형 어미인 “”이 연결되면서 그대로 연음된 것으로, 이 시구에서는 “훌륭한”이라는 의미로 쓰인 것이다.
주018)
우니 : 이 고어를 현대어로 바꿔 읽으면 “웃으니”이다, 이 고어는 중간본에서는 “우으니”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어 “ㅿ”음이 탈락하였음을 알 수 있다.
주019)
저탄 이 : 이 고어구를 현대어로 풀어 읽어보면 “두렵다고 한 것을”이 되며, 이것을 분석해 보면 원래의 동사 “젛다”에서 “ㅎ+ㄷ”이 “ㅌ”으로 바뀌면서 “저타”가 된 것으로 여기에 관형사형 어미의 축약형인 “ㄴ”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인 “이(것)”가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또 목적격 조사인 “”이 첨가된 것이다.
주020)
아디 : 이 고어를 현대어로 바꿔 읽으면 “알지”이며, 이것을 분석해 보면 동사 “알다”에 어미 “디(지)”가 연결되면서 “ㄹ”이 탈락한 것이다.
주021)
신미휴(哂未休) : 글자대로의 뜻은 “비웃기를 쉬지 않는 것”인데, 여기서는 물론 앞에 제시된 네 사람 들의 시 체제를 사뭇 비웃는다는 것이며, 이런 행위를 한 대표적인 인물은 바로 당나라의 배행검(裵行儉)으로 이경현(李敬玄)이 이 네 사람은 시 재능이 높아 마땅히 크게 쓰일 것이라고 하자, 배행검은 “선비는 먼저 원대한 뜻과 식견을 갖고 시문의 재능은 나중에 갖춰야 하는데, 이 사람들은 식견이 좁고 행실이 경박하여 큰 그릇이 못 된다.” 라고 하였다.
주022)
양왕노락(楊王盧駱) : 중국의 당(唐)나라 초기에 이른바 시를 잘 짓던 네 사람[初唐四傑]인 양형(楊炯), 왕발(王勃), 노조린(盧照隣), 낙빈왕(駱賓王) 등을 말한다.
주023)
경박(輕薄) : 이 낱말은 원래 “결조부박(輕佻浮薄; 심성이 침착하지 못하고 행동이 진중하지 못한 것)”의 준말로 “침착하고 진중하지 못한 것”을 말하며, 여기서는 작자의 인성과 함께 그 작품들의 성향도 그렇다는 것을 비판적으로 평가한 말이다.
주024)
글 : 이 고어를 현대어로 바꿔 보면 “글할”인데, 이 말을 분석해 보면 명사 “글”에 보조동사 “다”가 첨가되어 동사 “글다”가 되고, 이 동사 어간인 “글”에 관형사 어미인 “ㄹ”이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글을 짓는 행위를 할” 또는 “문학 활동을 할”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주025)
우믈 : 이 고어는 현대어로 바꿔 보면 “웃음”인데, 이 말을 분석해 보면 동사 “다”에 음성모음 조화의 명사형 어미인 “움”이 연결고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인 “을”이 연결된 것으로, 여기서는 “네 선배들의 시를 비웃는다”는 뜻으로 쓰인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은 중간본에서는 “우으믈”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어서 “ㅿ”음의 탈락과 함께 모음조화에 따른 명사형 어미도 “음”으로 바뀌어 있다.
주026)
이조(爾曹) : 글자대로의 뜻은 “너희 무리”이며, 여기서는 앞에서 말한 배행검 같은 당시의 경박한 시인과 문사들을 총칭한 것이다.
주027)
신여명구멸(身與名俱滅) : 이 시구의 글자대로의 풀이는 “몸과 더불어 이름(명성)이 함께 없어지다”인데, 이것은 이 시구의 주어인 “너희 무리”는 아주 존재가 인정될 여지가 없어 몸이 죽으면 바로 그 이름도 함께 없어질 하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서, 다음 끝 구의 “장강과 황하처럼 아무도 막을 수 없이 만고에 명성을 이어갈 선배[江河萬古流]”와 아주 기막힌 대비를 이루는 잘된 표현이다.
주028)
무른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무리는”인데, 이 말을 분석해 보면 명사 “물(무리)”에 주격조사 “은”이 첨가되고 “ㄹ”이 여기에 연음된 것이다.
주029)
일훔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이름”이다.
주030)
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더불어”이다.
주031)
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함께”이다.
주032)
-티 : 이 고어는 현대어의 “-하지”와 같은 것이다.
주033)
몯다 : 이 고어는 현대어의 “못하다”와 같은 것이다.
주034)
흐르리라 : 이 말은 현대어와 같으나, 여기서는 그냥 “흐르다”의 뜻으로 쓴 것이 아니라 물이 영원히 끊기지 않고 흐르듯이 선배 네 사람의 시의 명성이 영원히 전해질 것이라는 말을 대신하여 쓰인 것이다.
주035)
용문호척(龍文虎脊) : 이 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용의 빛(무늬)과 범의 등허리”이나, 여기서는 임금님이나 타는 준마의 외양과 기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 준마가 결과적으로는 비유어로 쓰여서 앞의 네 선배시인들의 시가 보유한 다양하고 세련된 수사미와 역동적인 시상의 생동감을 표현한 것이 되었다.
주036)
군어(君馭) : 글자대로의 뜻은 “임금님이 타시는 것”인데, 이렇게 “타는 것”이므로 바로 “타는 말”을 말하며, 그래서 여기서는 앞선 네 시인들의 훌륭한 시 작품들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로 쓰였다.
주037)
역괴(歷塊) : 글자대로의 뜻은 “흙무더기를 지나가다”이며, 여기서는 앞에서 말한 바 임금님이 타시는 말이 아주 빠른 속도의 발을 가지고 있어서 큰 도시 서울을 달려서 지나가는 속도가 한 개의 흙무더기를 지나가는 것 정도로 빠르다는 것이며, 이것은 앞선 네 시인들의 훌륭한 시가 이 화려하고 빠는 말과 비겨질 만큼, 이 경박한 후배 시인들의 시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앞서 있다는 말이다.
주038)
일족(逸足) : 글자대로의 뜻은 “아주 뛰어난 발”이지만, 여기서는 물론 시나 글을 짓는 데에 있어서 아주 뛰어나고 앞선 사람, 곧 앞선 네 시인을 비유하여 쓰인 말이다.
주039)
여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하여금”이다.
주040)
한묵(翰墨) : 글자대로의 뜻은 “붓과 먹”이지만 이것들을 가지고 하는 작업이 문학이라 “문학”을 대신한 말로 쓰였으며 여기서도 “문학” 또는 “문단” 등의 뜻으로 쓰였다.
주041)
자피리 : 이 고어는 이 말과 대응되는 글자인 “조(操; 잡다)” 자로 놓고 현대어로 풀어 읽으면 분명 그 뜻은 “잡힐 것이”이며, 이것을 분석해 보면 아마도 동사 “잡다”에 사동보조어간인 “히”가 연결되면서 “ㅂ+ㅎ”과 같이 두 자음이 만나면서 하나의 자음인 “ㅍ”으로 바뀌고 그것이 그대로 연음되면서 “자피”가 되었으며 여기에 미래 관형사형 어미인 “ㄹ”이 연결되고, 이것이 또 그 뒤에 연결되는 의존명사 “이”에 연음된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 언해에서는 “문학을 담당하고 창작할 수 있도록 주어진 능력과 실적이” 라는 말로 쓰인 것이다.
주042)
한위(漢魏) : 글자대로의 뜻은 물론 “한나라와 위나라”이지만,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양웅(揚雄), 사마상여(司馬相如) 같은 한나라의 작가들과 조식(曹植)을 위시해서 육기(陸機), 도잠(陶潛) 등 위나라 이후 많은 시인들과 시를 함께 표현한 말로 쓰이고 있다.
주043)
풍소(風騷) : 이 한자어는 매우 복합적인 문학적 용어로서 “시경(詩經)의 국풍(國風)과 초사(楚辭)의 이소(離騷)”를 합쳐서 줄인 말이며, 시경은 중국 북방의 시가 문학을 대표하고, 초사는 중국 남방의 시가 문학을 대표하는 것으로, 이 국풍의 작품들과 이소는 작자의 가장 순수하고 진실한 감정과 사물의 진실을 조금의 꾸밈도 없이 표현해주고 있어서 세상을 교화하는 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거울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인정되어 시가 문학의 전범으로 인정되어 왔다.
주044)
갓가온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가까운”이며, 이 고어를 분석해 보면 형용사 “갓갑다”에 관형사형 어미 “은”이 연결되면서 “ㅂ”음이 “오”로 바뀌면서 “온”이 된 것이다.
주045)
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것보다야”인데, 이것이 중간본에서는 “아”로 바뀌어 표기되면서 “ㅿ”음이 탈락되어 있다.
주046)
# 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같다”이며, 이것은 “다”라는 고어와 같이 쓰였다.
주047)
# 무적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흙 무더기”이다.
주048)
# 디나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지나다”이다.
주049)
수공(數公) : 글자대로의 뜻은 “두어 분”이지만, 구체적으로는 앞의 주(註)에서 말한 바대로 네 사람 곧 양형, 왕발, 노조린, 낙빈왕 등을 말한다.
주050)
출군웅(出群雄) : 이 어구의 글자대로의 뜻은 “많은 무리들에서 나온 잘난이”이나, 여기서는 매우 적극적인 강조의 의미로서 “많은 무리들 속에서 홀로 뛰어나와 더 우뚝하게 잘난 사람”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주051)
재력(才力) : 글자대로의 뜻은 “재능과 역량”으로, 여기서는 두보 당시 시인들의 시적 재능과 역량을 말하는 것이다.
주052)
이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마땅히” 또는 “응당”이다.
주053)
두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두어”로서 수대명사이다. 이것은 중간본에서 “두어”로 바뀌어 표기되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54)
드듸유미 : 이 고어를 현대어로 풀어 읽어보면 “넘어감이”인데, 이 고어를 분석해 보면 동사 “드듸다”에 명사형 어미 “움”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ㅁ”음이 연음된 것이다.
주055)
대범(大凡)디 : 이 고어는 세 말의 합성어로서 “대범(大凡)”이라는 명사에 보조동사 “다”가 첨가되어 “大凡다”가 되고, 여기에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되어 “大凡”이 되었으며, 이것이 의존명사 “디(것이)”와 합성한 것으로서 현대어로 풀어 읽으면 “대범(大凡)한 것이”라는 말이 되며, 이것 자체가 그냥 현대어의 “무릇”이라는 뜻인 부사어로 쓰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주056)
오 : 이 고어의 어미는 현대어로는 “~인가?” 혹은 “~이냐?”라는 반문형 어미로 풀이된다.
주057)
혹간비취난초상(或看翡翠蘭苕上) : 이 시구는 그 글자대로의 의미로 풀어 읽으면 “혹시는 난초. 능초 위서 비취새를 본다”인데, 이것을 그 다음 구와 그리고 작품 전체를 통해서 작자 두보가 말하려고 한 의도를 총체적으로 상관시켜 풀어 읽으면 “지금 시인들의 시에서 혹시 때로 난초와 능초 같은 향기로운 풀 위에 앉아 있는 비취새 같이 곱상하고 아름다운 태깔을 보기는 하지만”이 된다. 이 시구는 “난초와 능초라는 향기로운 화초 위에 앉은 비취새의 태깔”이라는 비유어로 시의 수사미적 인상을 잘 살려내면서도, 그것을 “혹시 때로”라는 너무도 아쉬운 시간으로 설정하여 읊어냄으로써 아쉬운 불만 감정의 내적 강도와 의미의 반전 효과를 제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기의 “간(看)” 자는 시구의 표면적 문맥 구조로는 작자와 독자가 능동적 주어가 되어 “보다”로 읽히면서도, 실제로는 “지금 시인들의 시”가 주어가 되어 피동적 목적의 존재로서 “보여 주다”나 “보여지다”로 읽히기도 하는 것이다.
주058)
미체경어벽해중(未掣鯨魚碧海中) : 이 시구는 그 글자대로의 의미로 풀어 읽으면 “고래를 푸른 바다에서 쳐서 잡아오지는 못한다”인데, 이 시구 역시 앞의 시구와 작품 전체를 통해서 작자 두보가 말하려고 한 의도를 총체적으로 상관시켜 풀어 읽으면 “지금 시인들의 시는 그 시상의 내적 생동감이 섬약해서 푸른 바다에서 헤엄치는 고래는 쳐서 잡아올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전구와 결구는 지금 시인들의 시와 앞선 네 시인들의 시적 우열을 정적 감성의 심상과 동적 행동의 심상으로 대비하여 판별, 제시하고 있으며, 이런 심상의 효과를 대비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 특히 이 결구에서는 역동적 주체로서의 고래와 그것에 상응하여 자유자재한 활동적 공간으로서의 푸른 바다의 배치는 매우 능숙한 수사의 수법을 보이고 있다.
주059)
극호묘지태(極好妙之態) : 이 주해 한자 어휘의 글자대로의 뜻은 “극히 아름답고 묘한 태깔”이라는 것이나, 이 주해는 작자 두보 당시 시인들의 시 작품들이 공유한 수사미적 인상을 말한 것으로, 이것은 긍적적 시점으로 내린 평가가 아니라, 앞선 네 사람의 시에 대해서 주해한 “극히 웅장하고 굳센 체격[極雄健之體]”과 비교해서 매우 유미적이거나 나약한 시적 심기를 부정시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주060)
경어(鯨魚) : 글자대로의 뜻은 “고래 물고기”가 되지만 실제로는 그냥 “고래”를 나타내는 말이다. “경(鯨)” 한 글자만으로도 “고래”가 되어 구태어 “어(魚)” 자는 없어도 되지만 관습적으로 두 글자를 합쳐서 하나의 뜻을 표시하는 낱말로 써왔을 뿐만 아니라, 여기서는 시구로서 글자의 수(두 글자)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더욱 이렇게 합쳐서 쓰였다.
주061)
비취(翡翠) : 이 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물총새”를 말하기도 하고, “자주 호반새”와 “물총새”를 함께 일컫기도 하며, 또 한편으로는 “연한 녹색이 나는 귀한 옥의 한 종류”를 말하기도 하고, 동시에 이 옥의 빛깔 자체를 나타내는 말로도 쓰인다. 여기서는 바로 이 새들의 고운 빛깔을 기준으로 삼아 비유의 주체로 삼은 것이다.
주062)
안잿거든 : 이 고어는 두 말의 합성어로서 현대어로 풀어 읽으면 “앉아 있거든”인데, 이것을 분석해 보면 동사 “앉다”에 조성모음 “아”가 연결되면서 연음되어 “안자”가 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사 “잇다”가 연경되면서 복음화하여 “안잿다”가 된 다음 여기에 어미 “거든”이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현대어로는 “앉아 있으면”으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063)
시혹 : 이 고어는 고어사전에 “혹시”로 풀이 되어 있는데, 이것은 정녕 “시혹(時或)”(때로 혹시)이라는 한자어로서 앞과 뒤의 글자가 서로 바뀌어도 뜻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이해되어 “혹시(或時)”라는 한자어와 함께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064)
텨잡디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쳐서 잡지”이며, 이것을 풀어 읽어보면 동사 “티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어 “텨”가 되고, 이것이 동사 “잡다”와 합성하면서 “텨잡다”가 된 다음, 다시 이 어간에 부정형 연결어미 “디”가 연결된 것이다.
주065)
불박금인애고인(不薄今人愛古人) : 이 시구의 문장은, 통상적으로 한시의 시구가 갖고 있는 구문 단위의 양식이 “넉 자+석 자”라서 이것을 기준으로 보면 “불박금인(不薄今人; 지금사람을 박하게 여기지 않고)”과 “애고인(愛古人; 옛사람을 사랑한다)”으로 나누어서 각각 번역할 수 있어, 이것들을 그대로 한 문장으로 이어 놓으면 “지금 사람을 박하게 여기지 않고 옛 사람을 사랑한다”가 된다. 그런데 이렇게 번역하고 보면 이 시구 문장의 주지는 “지금 사람도 옛 사람도 다 싫어하지 않는다”라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이 시구는 옛 시인들에 비해서 지금의 시인들이 그 작품들의 수준으로 따져서 뒤진다는 기본 관점을 작자 두보가 가지고 있어 온 사실을 전제로 해보면, 시인으로서의 옛 사람과 지금 사람이 결코 같을 수는 없으며, 그 서로 다른 기준은 그 각각의 시 작품들의 우열 여하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구는 “불(不)”과 “박금인애고인(薄今人愛古人)”으로 구분해서 “지금사람을 박하게 여기고 옛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로 번역된 것이다.
주066)
청사려구필위린(淸詞麗句必爲隣) : 이 시구의 내용을 보다 쉽고 작품 전체의 의미망과 상호 유기적으로 이해될 수 있도록 풀어 읽어보면, 작자 두보 자신은 시인으로서 “꼭 지금 시인의 작품이냐 옛 시인의 작품이냐 하는 것을 따지려는 것이 결코 아니고, 그 작품들이 얼마나 맑고 깨끗한 시어와 얼마나 곱고 아름다운 구절들로 구성되어 있는가를 기준으로 하여 그런 작품들만을 이웃처럼 가까이하며 아끼겠다.”라는 판단을 선언한 것이다.
주067)
사란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사람을랑”이며, 이것을 분석해 보면 명사 “사(사람)”에 조사 “란(을랑)”이 첨가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주068)
논디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하는 것이”이며, 이것을 분석해 보면 동사 “다”에 관형사형 어미 “논”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디(것)”가 연결된 것이며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ㅣ”가 첨가되었으나 앞의 “디”와 동음생략 현상에 따라 이 “ㅣ”가 생략된 것이다.
주069)
반기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풀이는 “반드시”이며, 이 고어는 같은 뜻으로 “반시”라는 말과 함께 쓰였다.
주070)
절반(竊攀) : 글자대로의 뜻은 “은근히 끌어잡다”이며, 여기서는 대상인 굴원과 송옥을 자신들이 목표로 삼은 등급의 문학인으로 놓고 그들을 끌어잡는다는 뜻으로 쓰였다.
주071)
굴송(屈宋) : 중국의 전국시대 초(楚)나라의 문인이었던 굴원(屈原)과 송옥(宋玉)을 말하며, 이들은 이 초나라의 시가문학이면서 당시 중국의 남방 시가문학을 대표하는 문학이었던 초사(楚辭)를 잘 지어서 남긴 대표적 작가들이었다.
주072)
방가(方駕) : 글자대로의 뜻은 “견주어 잡아 타다”인데, 여기서는 작자 두보가 말하는 당시의 시인들이 초사의 대표 작가들인 굴원과 송옥에게 자신들을 함께 견주어 그들과 같은 문학인이 될 수 있다고 장담하는 행위를 빗댄 말이다.
주073)
제량(齊梁) : 중국의 육조시대(六朝時代; 魏晉宋齊梁陳)의 두 왕조를 말하며, 이 때에는 시가가 지나치게 감성적이며 수사미에 몰두하여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주074)
후진(後塵) : 글자대로의 뜻은 “사람들이 가는 뒤에 일어나는 먼지”이나, 여기서는 남의 뒤만 따라 다니는 사람을 비유한 말로 쓰였다.
주075)
그기 : 이 고어는 현대어로 풀이하면 “그윽이”이며, 더 쉽게 풀어 읽으면 “은근히”인데, 중간본에는 “그으기”로 바뀌어 표기되어 있어 “ㅿ”음이 탈락하여 있다.
주076)
# 더위잡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붙잡다” 또는 “끌어잡다”이다.
주077)
# 다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같이하다” 또는 “함께하다”이다.
주078)
드트리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티끌이” 또는 “먼지가”이며, 이것은 분석하면 명사 “드틀”에 조사 “이”가 첨가되면 연음된 것이다.
주079)
전노라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두려워 하노라”인데, 이것은 그 원형이 “저다, 저호다, 젓다” 등 여러 형태로 쓰여졌다.
주080)
전현(前賢) : 글자대로의 뜻은 “앞선 현명한 분”이며, 여기서는 앞선 시대에 훌륭했던 문인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앞에서 말한 초나라의 굴원과 송옥, 그리고 한나라의 사마상여와 양웅, 진나라의 도연명과 사안, 육조시대의 유신과 포조, 당나라 초기의 왕발‧양형‧노조인‧낙빈왕 같은 문인들을 가리키는 것이다.
주081)
밋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미치다”이며, 여기서는 앞선 문인들의 문학적 수준에 내 능력과 작품의 수준이 미친다는 말로 쓰였다.
주082)
마롤디니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말아야 할지니”이며, 더 쉬운말로 풀어 읽으면 “말아야 할 것이니”가 되고, 이것을 분석해 보면 동사 “말다” 어간에 관형사형 어미 “올”이 연결되면서 “ㄹ”음이 연음된 것이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디(것)”가 연결되고 또 이어서 서술형어미 “니”가 연결되면서 “ㄷ”음이 구개음화하여 “~지니”로 바뀌었다.
주083)
조술(祖述) : 글자대로의 뜻은 “스승이나 선배의 학문이나 덕행 등을 이어 받아 밝히고 익혀서 자기의 것으로 체득하는 것”이며, 여기서는 선배 문인들의 창작적 요체나 수사적 장점을 밝히고 학습하여 자신의 것으로 체득하고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주084)
# 짓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는 “(글을) 짓다”이며, 여기서는 앞선 훌륭한 시인들 중에서 어느 한 사람만을 먼저 정해 놓고 그의 글솜씨만을 따라 짓는다는 말이다.
주085)
별재위체(別裁僞體) : 이 글자대로의 뜻은 “각각 특별하게 마련해 낸 가짜의 시 체제”라는 말인데, 실제로는 작자 두보 당시에 많은 시인들이 각자 시를 지으며 자신들의 시가 이른바 정성(正聲; 슬픔이든 기쁨이든 지나치게 편향하지 않고 가장 바르게 조화된 감성의 가락으로 읊어지는 시)의 대표적 모범인 국풍의 시와 대소아(大小雅)의 시에 가까이 갔다고 자부하면서도,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한 당시 시인들을 향한 총체적 비판으로 두보의 당시대 문학관 일면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주086)
친풍아(親風雅) : 국풍(國風)과 대소아(大小雅)에 가까이 갔다. 이 말은 중국에서 인간의 감성과 이성이 잘 조화를 이루어 가장 순수하고 진실하게 읊어지는 시의 전범을 국풍과 대소아로 보는 전통적 시 관념으로 말한 것이다.
주087)
전익다사(轉益多師) : 이 시 어휘의 글자대로의 뜻은 이 언해에서 “장 더욱 스승 하미”라고 한 바를 그대로 현대어로 풀이하면 “갈수록 더욱 스승이 많은 것이”이며, 물론 여기의 많은 스승은 작자 두보가 앞에서 말하고 있는 초나라의 굴원과 송옥을 위시해서 한나라, 위진(魏晉), 남북조(南北朝), 초당(初唐) 시대에 여러 선배 사부(辭賦) 작품 및 시인 등을 총칭한 것이다.
주088)
지셔 : 지어서. 중간본에서는 “지어셔”로 바뀌어 “ㅿ”음이 탈락되어 있다.
주089)
장 : 가장. 자못. 여기서는 원문 “전(轉)” 자를 언해한 말로서, 문맥으로 보아 “갈수록”이라는 뜻으로 풀어 읽어야 한다.
주090)
하미 : 이 고어는 현대어로 풀이하면 “많음이(많은 것이)”이며, 이것을 분석해 보면 형용사 “하다”에 명사형 어미 “ㅁ”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주격조사 “이”가 첨가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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