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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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의 유소부가 새로 그린 산수화 가리개 노래[奉先劉少府新畫山水障歌]


奉先 주001)
봉선(奉先)
이것은 중국의 당(唐)나라 때 “포성현(蒲城縣)”을 개명(改名)한 것으로 “경조부(京兆府; 수도권)”에 속한 곳이라, 역시 이른바 “적현(赤縣)”의 하나였으며, 『찬주분류두시』 주에는 이 작품의 주인공인 유소부가 애초에 이 봉선 원님[奉先尉]으로 임명 받았을 때 이곳의 산수 풍경을 그려서 가리개를 만들었다고 하였다.
劉少府新畫山水障歌
주002)
봉선유소부 신화산수장가(奉先劉少府新畫山水障歌)
지덕(至德; 현종) 2년(757)에 수도인 장안에 돌아와서 지은 것이며, 시적 주인공인 유소부의 이름과 자는 알 수 없고, 다만 당(唐)의 산수화(山水畵) 명수로 알려진 유정(劉整)이나 그림을 잘 그린 것으로 알려진 유지민(劉智敏) 중 누구인지 알 수 없다.

봉선유소부 신화산수장가
(봉선의 유소부가 새로 그린 산수화 가리개 노래)

堂上不合生楓樹 주003)
당상불합생풍수(堂上不合生楓樹)
이 시구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면, 이 시의 주인공인 유소부(劉少府)가 자신의 근무지인 봉선(奉先)의 산수 경치를 그려서 만든 가리개를 집안 마루에 세워 놓았는데, 이 그림 속에 있는 단풍나무가 너무 실물 같기 때문에 놀라면서 “마루 위에 단풍나무가 자라나 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놀라는 말이며, 따라서 이것은 그림의 사생 수법이 너무 놀랍게 뛰어났다는 감탄을 다른 말로 표현한 것이다.
怪底江山起烟霧 주004)
괴저강산기연무(怪底江山起煙霧)
이 시구에서 먼저 “괴저(怪底)”의 “저(底)” 자는 일종의 감탄형 어미 같이 쓰인 글자로서, 이 “괴저”는 “괴이하구나!”로 풀이되며, 이것은 기막히게 놀라서 감탄하는 말로 바로 가리개 그림 속의 강과 산들이 실제의 산수들에서처럼 안개가 피어나고 있는 것이 그렇게 괴이할 만큼 놀랍고 감탄스럽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시구의 “강산기연무”를 언해에서는 “江山애 煙霧ㅣ 니렛도다”로 풀어 읽었으나, 이것은 우리말과 한문장의 언어적 특질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한문장에서도 관형어는 우리말과 같이 반드시 그 피수식어의 앞에만 오는 줄로 알고 있어서, 한문장에서는 관형어가 그 피수식어의 뒤에도 놓인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여, 이 “기연무”가 “강산”을 뒤에서 수식해 주는 관형어로서 “강산기연무”는 “안개가 피어나는 강과 산”으로 풀어 읽어야 한다는 것을 모른 것이다. 그래서 이 시구는 그림 속의 강과 산이 너무 실제의 강과 산같이 기막히게 잘 그려져서, 내적 의미로는 “괴이하구나! 안개가 피어나는 듯한 강과 산이”라는 말이 문맥상으로는 “괴이하구나! 안개가 피어나는 강과 산이”로 실제의 강과 산인 양 표현한 것은 작자 두보가 이 그림의 놀라운 사실성을 너무 감탄하여 읊은 표현이다.

堂上애 楓樹 나미 맛디 주005)
맛디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맞지” 또는 “적합하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맛다(맞다)”에 부정 유도형 연결어미인 “디”가 연결된 것이며 이 “디”는 나중에 구개음화하여 “지”가 되었다.
아니 니 怪異 주006)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하다”인데, 동사 “다”의 어간 “”의 모음 “”가 탈락하면서 남은 “ㅎ”과 “다”가 통합하면서 “타”가 된 것이다.
江山애 烟霧ㅣ 니렛도다 주007)
니렛도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일어나고 있다(피어나고 있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닐다(일어나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잇도다”가 연결되면서, “어”와 “이”가 통합하여 “에”로 복모음화한 것이다.

【한자음】 당상불합생풍수 괴저강산기연무
【직역】 마루 위에 단풍나무가 태어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아니하니, 괴이하다 강과 산에다가 안개까지 피어났도다.
【의역】 집안 마루 위에 〈세워 놓은 가리개에 그려진 풍경으로서〉 단풍나무가 〈실물처럼〉 마치 마루 위에 태어났나 싶은 것이 이치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림인데도〉 실제처럼 안개가 피어나고 있는 강과 산들이 괴이하지만,

聞君掃却 주008)
소각(掃却)
글자대로의 뜻은 “쓸어서 버린다”인데, 여기서는 천을 깨끗하게 쓸고 닦아 놓고서 그림을 그렸다는 의미까지를 함축한 것으로 추정된다.
赤縣圖 주009)
적현도(赤縣圖)
이 “적현(赤縣)”의 원래 뜻은 “중국(中國)” 자체를 이르는 말이었으나, 당(唐)나라 때부터는 “현(縣)”의 등급을 일컫는 명사로서 수도 서울에 직접 속해 있는 지역들을 “적현”이라 하였으며, 따라서 이 “적현도”는 바로 이오 같은 지역인 봉선현(奉先縣)을 그린 그림을 말하는 것으로 바로 “그듸의 赤縣ㅅ 圖 그리더라 드로니[聞君掃却赤縣圖]”라는 이 시구의 구체적인 의미는, “그대가 천을 깨끗이 쓸고 닦아 서울에 직속한 지역인 봉선현의 산수 풍광들을 새로 그림으로 그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라는 말이며, 이것은 뒤로 이어지는 “시골 산수 풍광들의 취향”을 그린 것을 전제로 하여 먼저 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乘興 주010)
승흥(乘興)
글자대로의 뜻은 “흥취를 타다”라는 말이나 여기서는 “즐거운 감흥에 취하게 하는 이곳 시골의 산수 풍광들의 취향에 신이 나서”라는 말이다.
遣畫 주011)
견화(遣畵)
이 한자어에서 “견(遣)” 자는 그냥 “보내다”라는 뜻이 아닌 “~하게 하다”라는 사역동사로 쓰였으며, 따라서 “화(畵)” 자도 명사가 아닌 동사 “그리다”로 쓰여서, 이 한자어는 “~을 그리게 하다”라는 말로 쓰였다.
滄洲趣 주012)
창주취(滄洲趣)
이 한자어에서 “창주(滄洲)”는 “신선이 사는 세상”이라는 말이나, 여기서는 “신선이 사는 곳과 같은 봉선현(奉先縣)의 산수 풍광들”이라는 말이며, “취(趣)”는 “취향”이라는 말이다.
【赤縣은 京邑屬縣ㅣ라】

그듸의 赤縣ㅅ 圖 그리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29ㄴ

더라 드로니 즐거운  주013)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마음을”인데, 여기서는 “흥취를”이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중간본에서는 “ㅿ”음이 탈락하여 “”로 표기되어 있다.
타셔 滄洲ㅅ 景趣 여 주014)
여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하여금”이다.
그리도다

【한자음】 문군소각적현도 승흥견화창주취【‘적현’은 서울 지역에 속한 곳이다.】
【직역】 그대가 적현의 그림을 깨끗하게 쓸어 그렸다는 말을 듣고 보니, 즐거운 흥취를 타서 시골의 경치를 그리게 하자는 것이겠다.
【의역】 그대가 천을 깨끗하게 쓸고서 수도권에 속한 봉선현의 산수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을 듣고 보니, 즐거운 감흥에 취하게 하는 이곳 시골의 산수 풍광들의 취향이 그림으로 그리지 않을 수 없게 한 듯한데,

畵師 주015)
화사(畵師)
이 한자어는 “화공(畵工)”과 같은 말로, “그림 그리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가리키며, 일종의 직업 화가를 말한다.
亦無數 好手 주016)
호수(好手)
글자대로의 뜻하는 바대로 “좋은 솜씨” 또는 “훌륭한 솜씨”인데, 여기서는 그렇게 훌륭한 솜씨를 가진 화가를 말한다.
不可遇

畵師ㅣ  數ㅣ 업스나 됴 소 可히 맛나디 주017)
맛나디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만나지”이다.
몯리로다

【한자음】 화사역무수 호수불가우
【직역】 화가가 또 수없이 많으나, 훌륭한 솜씨는 가히 만나지 못하겠도다.
【의역】 세상에 그림을 그린다는 사람들이 또 수없이 많기는 하지만, 정작 훌륭한 솜씨를 가진 사람을 만날 수는 없었기에,

對此融心神 주018)
융심신(融心神)
글자대로의 뜻 풀이는 “마음과 정신을 조화한다”이나, 여기서는 “심신(心神)”이 주어이고 “융(融)”이 술어로서, “마음과 정신이 흡족해진다”라는 말이다.
知君重毫素 주019)
중호소(重毫素)
이 한자어에서 “중(重)”은 “중요하게 여기다”라는 동사로, “호(毫)”는 “붓”, “소(素)”는 “바탕”이라는 말로서, “그림을 그릴 비단의 천”을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단순한 문면의 의미만이 아닌 문면 외의 의미를 암시하는 것으로서 “놀라운 필치의 붓질로 더 없이 좋은 비단 천에 기막힌 그림을 그린 것”이라는 말이다.

이 그리믈 對야셔 미 주020)
미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마음이”인데, 이것은 중간본에서는 “ㅿ”음이 탈락하여 “미”로 기록되어 있다.
흐웍니 주021)
흐웍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흡족하니” 또는 “윤택하니”인데, 여기서는 “흡족해지다”라는 말로 쓰였다.
그듸의 주022)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붓”이다.
과 깁과 重히 너교 주023)
너교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여김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너기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어 “기”와 “옴”이 복모음으로 통합하면서 “굠”이 되고,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알와라 주024)
알와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아노라”이다. 이 시구들에서는 뒤의 구인 “지군중호소”가 앞의 구인 “대차융심신”의 원인이 되어 있다.

【한자음】 대차융심신 지군중호소
【직역】 이 그림을 대하자 마음과 정신이 흡족해지니, 그대가 붓과 깁(비단 천)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알겠도다.
【의역】 내가 이 그림을 대하자 마음과 정신이 흡족해지는데, 그 까닭은 그대가 좋은 붓과 좋은 비단 천을 사용해서 기막힌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라,

豈但祁岳 주025)
기악(祈岳)
『찬주분류두시』 주에 “당시 그림을 잘 그리던 사람이었다”라고 설명되어 있을 뿐 중국의 어떤 사전이나 인명사전(人名辭典)에 소개되어 있지 않다.
鄭虔 주026)
정건(鄭虔)
『찬주분류두시』 주에 “당시 그림을 잘 그리던 사람이었다”라고 설명되어 있으며, 그는 그림, 글씨와 함께 시도 지었으나, 집이 가난하여 종이 대신 감나무 잎에 글씨와 그림을 쓰고 그렸으면서도 특히 산수화(山水畵)를 잘 그려서, 당(唐)나라 황제 현종(玄宗)의 총애를 받아 광문관(廣文館)의 박사(博士)로 임명되어, “정광문(鄭廣文)”이라 불리었고, 시와 함께 글씨와 그림을 현종에게 바치자 그 끝에 “정건삼절(鄭虔三絶)”이라 써 주어 세상에 그대로 알려졌다.
筆迹 주027)
필적(筆迹)
글자대로의 뜻은 “붓의 자취”인데, 여기서는 그림이나 글씨로 남겨진 붓질의 솜씨를 말한다.
遠過楊契丹 주028)
양거란(楊契丹)
이것은 앞선 주에서 말한 바대로, 중국 수(隋)나라 때의 사람 “양소(楊素)”로, 글도 잘 지었으며 그림도 잘 그려서 그림이 거란에까지 전해짐으로써 “양거란”이라는 호칭까지 얻게 되었다.
【隋ㅅ 楊素ㅣ 善畫더니 其畫ㅣ 傳於契丹故로 以爲號다】

엇뎨 주029)
엇뎨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어찌”인데, 이것이 중간본에는 “엇뎻”으로 바뀌어 표기되어 있다.
갓 祈岳과 다 주030)
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다만”이다.
鄭虔니리오 筆迹이 楊契丹에게 주031)
의게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에서” 또는 “에게서”인데, 이것이 고어사전에는 실려 있지 않다.
머리 주032)
머리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멀리”이다.
디나도다

【한자음】 기단기악여전건 필적원과양거란【수(隋)나라의 ‘양소(楊素)’가 그림을 잘 그리더니, 그 그림이 거란으로 전해져서 ‘양거란(楊契丹)’이라 불려지게 되었다.】
【직역】 어찌 한갓 ‘기악(祈岳)’과 ‘정건(鄭虔)’뿐이겠는가? 붓질 솜씨가 ‘양거란(楊契丹)’에게서도 멀리 지나가 있도다.
【의역】 유소부 그대의 그림 수준이 어찌 다만 ‘기악’과 ‘정건’의 그림 수준에 이르른 것뿐이겠는가? 붓질의 솜씨가 오히려 저 거란에까지 그림이 전해져 이름이 난 ‘양소(楊素)’보다도 훨씬 먼 수준에 이르렀으니,

得非 주033)
득비(得非)
이 한자어는 흔히 글의 머리에 놓여서 “혹시 능히 ~ 이 아닌가 싶고”라는 문맥을 만드는 중요한 어투의 한자어다.
玄圃 주034)
현포(玄圃)
이 한자어는 중국에서 신선이 살고 있다는 전설의 산을 말하는 것으로 이른바 곤륜산(崑崙山) 위에 있다고 한다.
無乃 주035)
무내(無乃)
이 한자어도 흔히 글의 머리에 놓여서 “혹시 ~ 이 아닌가?”라는 문맥을 만드는 중요한 어투의 한자어다.
瀟湘 주036)
소상(瀟湘)
중국의 호남성(湖南省)에 있는 상수(湘水)와 소수(瀟水)를 함께 부르는 강 이름으로, 중국 역사에서 많은 일화를 간직한 강이며, 특히 옛날 순(舜)임금의 두 왕비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이 순임금을 찾아 갔다가 순임금이 창오야(蒼梧野)에서 굿겼다는 소식을 듣고 상수에 투신하여 죽은 다음 신이 되어 이 강물 가 황릉묘(黃陵廟)에 모셔져 제사로 받들어지고 있으면서, 많은 시의 소재로 다루어지고 있다.

시러곰 주037)
시러곰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능히”라는 뜻의 강조형이며, 이것은 바로 부사인 “시러”에 강조의 기세를 지닌 접미사 “곰”이 붙은 것으로서 “능히”를 강조한 말이다.
아니 玄圃山이 믜여뎌 주038)
믜여뎌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찢어져”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믜여디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된 것이다.
왓니 이 아니 瀟湘이 드위텻니아 주039)
드위텻니아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뒤치었느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드위티다”에 과거시제의 의문형 어미 “엇니아?(었느냐?)”가 연결되면서 “티”와 “엇”이 통합하여 복모음화한 것이다. 그런데 이 의문형 어미인 “엇니아”나 “니아”는 모두 고어사전에 실려 있지 않다.

【한자음】 득비현포열 무내소상번
【직역】 능히 현포산(玄圃山)이 갈라져 온 것이 아니며, 아니 소상강(瀟湘江)이 뒤집어진 것이 아닌가?
【의역】 혹시 능히 현포산을 갈라서 가져다 놓은 것이 아닌가 싶고, 혹시 소상강이 뒤집어져 물결 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해서,

悄然 주040)
초연(悄然)
이 한자어의 뜻은 부사로서 “구슬프게”이다.
坐我天姥 주041)
천모(天姥)
이것은 “천모산(天姥山)”의 준말로, 이 산은 중국의 옛날 월(越) 지역인 절강성(浙江省) 신창현(新昌縣)에 있는 산으로 신선이 산다고 알려져 있는 산이며, 이 산의 정상에서는 하늘에 산다는 할머니[天姥]의 노래 소리가 들린다고 하였다.
下 耳邊已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30ㄱ

似聞精猿 주042)
정원(精猿)
이 한자어는 아마도 “청원(淸猿)”을 잘못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정원”이라는 어휘는 그 뜻이 우선 이 작품 전체의 의미망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어휘에 대응하여 언해된 여기의 “ 나 소리”와도 맞지 않으며, 『찬주분류두시』나 중간본에도 모두 “청원”으로 기록되어 있으므로 오기(誤記)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 “청원”은 그 글자들만의 뜻인 “맑은 원숭이”를 놓고 보면, 표면상 관형어 “맑은”의 수식을 받는 것은 “원숭이”로 되어 있으나, 이것을 주어, 술어의 문장으로 바꾸어 “원숭이가 맑다”로 읽어보면 사물적 논리로 이른바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맑은”의 수식을 받는 것은 “원숭이”가 아니라 그 원숭이의 소리인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 “정원”은 “청원”의 오기이고, 이 “청원”은 그냥 “맑은 원숭이”가 아니라 “맑은 원숭이 소리”인데 “소리”가 생략된 것이라는 말이다.
【天姥山이 在越다】

슬피 나 天姥山 아래 안치니 귓 주043)
귓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귓가에”인데, 이것은 중간본에서 “ㅿ”이 탈락하여 “귀”로 기록되어 있다.
마  나 소리 든논 얘라 주044)
얘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감탄형 접미사인 “하여라”이다.

【한자음】 초연좌아천모하 이변이사문정원【천모산(天姥山)은 월(越) 지방에 있다.】
【직역】 슬프게 나를 천모산 아래에 않혀 놓으니, 귓가에 벌써 원숭이의 맑은 소리를 듣는 듯하구나!
【의역】 이 그림이 어느 사이 나를 구슬퍼지게 할 만큼 저 월 지방에 있는 천모산 아래로 데려가 않혀 놓아서, 벌써 귓가에 원숭이의 맑은 소리를 듣는 듯한데,

反思前夜風雨急 乃是蒲城鬼神入【蒲城 卽奉先縣이라】

어젯바 과 비 로 도혀 주045)
도혀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돌이켜”이다.
랑호니 주046)
랑호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생각하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랑(생각)”에 조동사 “호다”가 연결되어 동사로 바뀌고, 여기에 다시 부사형 연결어미 “니”가 연결된 것이다.
이 蒲城에 鬼神이 드닷다 주047)
드닷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들어왔더라”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들다”에 과거 시제의 어미 “닷다”가 연결되면서 “ㄹ”이 묵음화하여 탈락한 것이다.

【한자음】 반사전야풍우급 내시포성귀신입포성(蒲城)은 곧 봉선현(奉先縣)이다.】
【직역】 어젯밤에 바람과 비가 빠른 것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 포성(蒲城)에 귀신이 들어왔더라.
【의역】 어젯밤에 바람과 비가 빠르게 불고 내린 것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바로 이 포성(蒲城)에 귀신들이 몰려 들어온 것 같고,

元氣 주048)
원기(元氣)
글자대로의 뜻은 “근원이 되는 기운”인데, 여기서는 그림을 그린 유소부가 그림을 그릴 때의 붓의 힘과 기세를 말하는 것이다.
淋漓 주049)
임리(淋漓)
글자대로의 뜻은 “기운이 철철 넘치는 듯한 상태”인데, 여기서는 그림을 그리는 붓의 기세가 힘차서 철철 넘칠 듯한 상태를 말한 것이다.
障猶濕 眞宰 주050)
진재(眞宰)
글자대로의 뜻은 “참된 주재자”인데, 이것은 도교(道敎)에서는 “하늘”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천지 만물의 주재자”를 일컫는 말로, 여기서는 본문 주에서 말한 바대로 “조화를 맡은 신”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上訴天應泣【眞宰 造化神이니 上訴畵筆之奪造化也ㅣ라】

元氣ㅣ 즐우러야 주051)
즐우러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질벅거려서”이다.
障子ㅣ 오히려 저젯니 주052)
저젯니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젖어 있으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젖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ㅈ”이 연음되고, 여기에 또 존재 동사 “잇니”가 연결되면서 “저”와 “잇”이 통합 복모음화하면서 “젯”이 된 것이다.
眞宰ㅣ 하해 주053)
하해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하늘에”인데, 여기서 “하”은 “ㅎ 첨용어”라서 여기에 첨가된 처격조사 “애”가 “해”로 표기되어 있는 것이다.
올아가 주054)
올아가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올라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오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현대어의 “오르다”와 같이 “오”의 “”가 생략되고, “ㄹ”이 “오”의 종성처럼 “올”이 된 것이며, 여기에 또 동사 “가다”의 부사형인 “가”가 연결된 것이다.
할오 주055)
할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호소하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할다”에 접속형 연결어미 “고”가 연결되면서, “ㄹ” 아래에서 “ㄱ”이 묵음화하여 탈락한 것이다. 그런데 이 고어의 뜻이 여기서는 나쁜 의미가 아닌 그냥 “호소하다”라는 의미로 쓰였음에도 고어사전에는 “참소하다”와 “헐뜯다”의 의미만을 가진 말로 풀이하였다.
당당이 울리로다

【한자음】 원기임리장유습 진재상소천응읍【진재(眞宰)는 조화를 맡은 신이니, 화필이 천지조화를 빼앗을 수 있게 되기를 위에 호소하는 것이라.】
【직역】 근원의 기운이 차고 넘어 장자(가리개)가 오히려 젖었으니, 조화의 신이 위에 호소해서 하늘이 응해 울었겠도다.
【의역】 근원의 기운을 탄 붓의 기세가 철철 넘쳐 그림이 그려진 가리개가 오히려 기운에 흠뻑 젖은 듯하니, 조화의 신이 위를 향해 유소부에게 화필의 조화 기운을 주시기를 호소해서 하늘도 응하고 울은 듯하며,

野亭春還雜花遠 주056)
잡화원(雜花遠)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표현구조로는 “잡꽃들이 멀다”라는 문장이지만 시구 전체의 의미망으로 상관시켜 보면 “원(遠)” 자는 “멀다”라는 술어가 아니라 “멀리”나 “멀리까지”라는 부사어임을 알 수 있고, 따라서 이 부사어의 수식을 받는 술어는 생략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시구의 전체적 의미망에서 “들판 정자에는 봄이 돌아와”라는 전제 조건을 놓고 보면 “잡화원(여러 가지 잡꽃들이 멀리까지)”라는 어구 끝에는 “피어나 있다”라는 설명의 술어가 있어야 가장 자연스럽고 합리적임을 알 수 있다.
漁翁暝踏孤舟立

햇 亭子애 보미 도라오니 雜고지 머리 폣고 주057)
펫고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피어 있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프다(피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으”가 생략되어 “퍼(피어)”가 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 동사 “잇고”가 연결되면서 “퍼”와 “잇”이 통합 복모음화하여 “펫고”가 된 것이다.
고기 잡 한아비 주058)
한아비
할아버지. 이 말을 풀어보면 형용사 “한(큰)”에 명사 “아비(아버지)”가 통합하여 된 말이며, 한자어인 “대부(大父)”에서 유래한 것이다.
나조 외왼 주059)
외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외로운”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외외다(외롭다)”에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 “외외다”는 같은 뜻으로 “외로외다”가 함께 쓰였다.
 와 주060)
와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밟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다(밟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ㅂ”음이 순경음 “ㅸ”으로 바뀌고 다시 순모음 “오”로 바뀌어 “아”와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솃도다 주061)
셋도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서 있도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서다”에 존재 동사 “잇도다(있도다)”가 연결되면서 “서”와 “잇”이 통합 복모음화하여 “셋”이 된 것이다.

【한자음】 야정춘환잡화원 어옹명답고주립
【직역】 들판 정자에 봄이 돌아오니 잡꽃들이 멀리까지 피어 있고, 고기 잡는 영감은 저녁 무렵에 외로운 배를 밟고 서 있도다.
【의역】 그림 속 들판 정자에는 봄이 돌아와 여러 가지 잡꽃들이 멀리까지 피어나 있고, 고기 잡이 영감은 저녁 무렵에 외딴 배를 밟고 서 있는데,

滄浪 주062)
창랑(滄浪)
중국의 옛날 여러 곳의 강물 이름이면서 대체적으로 한수(漢水)의 지류들이나, 『맹자(孟子)』의 〈아루(離婁)〉장에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빨 수가 있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을 수 있다.[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라고 한 글에부터 나오는 강물로, 나중에는 초(楚)나라 굴원(屈原)의 〈어부사(漁父辭)〉에도 등장한다.
水深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30ㄴ

靑溟 주063)
청명(靑溟)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 “푸른 빛의 넓은 바다”라는 말이다.
闊 欹岸側島秋毫末 주064)
추호말(秋毫末)
그자들대로의 뜻은 “가을 털의 끝”인데, 이것은 흔히 아주 작은 무엇을 비교하여 표현하는 말로, 여기서는 창랑의 물이 하도 넓어서 이 물가와 가운데에 있는 기울어진 강둑들과 섬들은 상대적으로 아주 작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滄浪 므리 깁고 프른 바리 어위니 기웃 두듥 주065)
두듥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둔덕”이다.
과 기웃 셤과  터릿 귿 주066)
 터릿귿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을 털의 끝”인데, “”은 중간본에서 “ㅿ”이 탈락하여 “”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다.
티 젹도다

【한자음】 창랑수심청명활 의안측도추호말
【직역】 창랑의 물이 깊고 푸른 바다보다도 넓으니, 기웃한 강둑과 기웃한 섬들은 가을의 털끝같이 작도다.
【의역】 창랑같이 그려진 물의 풍경이 깊고 푸른 바다보다도 넓으니, 이 넓은 수면에 기웃하게 그려진 강둑이나 섬들이 가을 털끝처럼 작은 채로,

不見湘妃鼓瑟 주067)
상비고슬(湘妃鼓瑟)
『후한서(後漢書)』 〈마융전(馬融傳)〉에 나오는 이야기에, “순(舜)임금의 두 왕비인 아황과 여영이, 순임금이 창오(蒼梧)에서 궂겼다는 소식을 듣도 상강물에 투신하여 죽은 다음, 이 강물의 신령이 되었다.”라고 하였고, 『초사(楚辭)』 〈원유(遠遊)〉에서는, “이 상강의 왕비들 신령(湘靈)이 때때로 비파를 타며 슬퍼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 언해에서는 이 “고슬(鼓瑟)”을 “거문고 노던 저근”이라고 하여 “슬(瑟)”을 “비파”가 아닌 “거문고”로 잘못 언해하고 있다.
時 至今斑竹 주068)
반죽(斑竹)
아황과 여영 두 왕비가 순임금이 창오에서 궂겼다는 소식을 듣고 슬피 울며 눈물을 대나무 숲에 뿌려 그 대나무들이 얼룩이 지게 됐다는 것이다.
臨江活

湘妃의 거믄고 노던 저근 보디 몯거니와 이제 니르리 주069)
니르리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이르도록” 또는 “이르기까지”이다.
어르누근 주070)
어르누근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얼룩얼룩한”이다.
대  디러 주071)
디러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임하여” 또는 “다가서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디르다(임하다. 다가서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으”가 탈락하고 “ㄹ”이 연음된 것이다.
사랫도다 주072)
사랫도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살아 있도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살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 동사 “잇도다”가 연결되면서 “라”와 “잇”이 “랫”으로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한자음】 불견상비고슬시 지금반죽임강활
【직역】 상강 두 왕비의 비파 타는 것은 볼 수 없지만, 이제까지도 얼룩진 대나무는 강물 가에 살아 있도다.
【의역】 상강의 아황(娥皇)과 여영(女英) 두 왕비가 비파를 타던 것은 볼 수 없지만, 지금도 그 두 왕비의 눈물로 얼룩이 졌다는 대나무들은 이 상강 물가에 그대로 살아 있으니,

劉侯天機精 주073)
천기정(天機精)
글자들의 뜻하는 바대로 “천부적인 기능이 정미하다”란 말인데, 이것은 주인공 유소부의 타고난 화가로서의 기능이 정밀하고 미세하다는 극찬이다.
愛畫入骨髓

劉侯 주074)
유후(劉候)
“유(劉)”는 성이며 “후(候)”는 “소부(少府)”를 위시한 지급의 관직을 두루 범칭하는 명사로,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인 “유소부(劉少府)”를 지칭한 것이다.
ㅣ 天機ㅣ 精微니 그림 랑호미 骨髓에 드렛도다 주075)
드렛도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들어가 있도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들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 동사 “잇도다”가 연결되면서 “러”와 “잇”이 통합 복모음화하여 “렛”이 된 것이다.

【한자음】 유후천기정 애화입골수
【직역】 유후는 천부적 기능이 정밀하고 미세하니, 그림을 사랑하는 열정이 뼈 속까지 들어가 있도다.
【의역】 유소부는 타고난 천부적 기능이 정밀하고 미세할 뿐만 아니라, 그림을 사랑하는 열정이 뼈 속까지 들어가 있는 데에다가,

自有兩兒郞 주076)
아랑(兒郞)
대개 “어린 아들”을 말하나, 여기서는 그냥 “아들”이라는 말로 쓰였다. “사위”를 지칭할 때도 있다.
揮灑 주077)
휘쇄(揮灑)
이 한자어는 그림을 그릴 때에 붓을 활용하는 자유자재한 수범을 표현하는 말로서, “마구 휘두르며 물을 뿌리고 쓸 듯이”라는 말이다.
亦莫比

제 두 아 뒷니 그림 그리기  가비리 주078)
가비리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견줄 사람이” 또는 “비길 데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가비다(비유하다. 견주다)”에 인칭 의존명사 “이”가 연결되면서 “가비(어간)”에 미래시제 관형사형 어미 “ㄹ”이 연결되고, 이것이 “이”에 연음된 것이다.
업도다

【한자음】 자유양아랑 휘쇄역막비
【직역】 제 자신이 두 아들을 뒀으니, 그림 그리기에 있어서 견줄 데가 없도다.
【의역】 유소부 자신에게 두 아들이 있는데, 그 두 아들들의 그림 재능 또한 누구와도 비교할 수가 없이 놀라와서,

大兒聰明到 주079)
총명도(聰明到)
글자대로의 뜻은 “귀가 밝고 눈이 밝다”인데, 이것은 “슬기롭고 사물 도리에 밝다”라는 말로 인간의 지혜를 일컫는 말로 쓰이나, 여기서는 사물의 성격과 상태를 잘 볼 줄 아는 밝고 높은 눈길을 말하며, “도(到)” 자는 이 눈길이 최고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말이다.
能添老樹巓崖裏

큰 아 聰明이 니르러 能히 늘근 남 묏부리와 비렛소개 주080)
비렛소개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벼랑 속에”이다.
더으놋다 주081)
더으놋다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더하는구나!”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더으다(더하다)”에 감탄형 어미 “놋다(는구나)”가 연결된 것이다.

【한자음】 대아총명도 능첨노수전애리
【직역】 큰 아들은 총명함이 최고점에 이르러서, 능히 늙은 나무들을 산 정상과 벼랑 속에까지 덧붙여서 그리는구나!
【의역】 큰 아들은 밝은 눈썰미가 최고점에 이르러서, 능히 늙은 나무들의 형체까지 산 정상과 벼랑 속에까지 덧붙여서 그려 넣고,

小兒心孔開 주082)
심공개(心孔開)
글자대로의 뜻은 “마음의 구멍이 열려 있다”인데, 여기서는 무엇을 알아차리는 소견이 툭 터져 있다는 말이다.
貌得 주083)
모득(貌得)
이 한자어는 이어진 “산승급동자”를 목적어로 한 동사이므로, 앞의 시구의 “심공개”와 상관시켜 “모(貌)”는 “실상대로 모양을 그리다”라는 동사로, “득(得)”은 “~을 할 수 있다”는 조동사로 쓰여 “실상대로 잘 그릴 수 있다”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분류두공부시언해 권16:31ㄱ

山僧及童子

져근 아 굼기 주084)
굼기
이 고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마음의 구멍”이지만, 여기서는 “사물의 실상을 파악해서 알아차리는 눈썰미나 소견”을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중간본에서 “ㅿ”음이 탈락해서 “굼기”로 기록되어 있다.
여러 묏즁과 아 그리놋다

【한자음】 소아심공개 모득산승급동자
【직역】 작은 아들은 마음의 구멍이 열려, 여럿의 산 스님과 아희를 그리는구나!
【의역】 작은 아들은 사물을 알아차리는 소견이 툭 터져서, 여럿의 산 속 스님들과 아희들의 실상을 잘도 그려 놨구나!

若耶溪 주085)
약야계(若耶溪)
지금의 중국 절강성(浙江省) 소흥현(紹興縣) 남쪽 약야산(若耶山) 아래에 있는 계곡으로 경치가 좋고, 일명 완사계(浣紗溪)라고도 하여 옛날 월(越)나라의 서시(西施)가 빨래하던 곳으로도 알려졌으며, 구야자(歐冶子)가 칼을 만들던 곳으로도 알려졌다.
雲門寺 주086)
운문사(雲門寺)
약야계와 같이 소흥현에 있는 운문산(雲門山) 아래 있는 사찰이다.
吾獨胡爲在泥滓 주087)
니재(泥滓)
글자대로의 뜻은 “진흙과 찌꺼기”이나, 여기서는 “세상 살이에서 겪는 먼지투성이와 진흙 같은 어려운 상황들”을 상징한 말이며, 주(註)에서 말한 “진니(塵泥)”와 같은 의미로 쓰인 것이다.
靑鞋布襪從此始【若耶溪 雲門寺ㅣ 皆在會稽니라 靑鞋 芒鞋ㅣ라 此 ㅣ 欲脫塵泥而往遊於此也ㅣ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若耶溪와 雲門ㅅ 뎌리로소니 내 올로 엇뎨 서리 주088)
서리
“이재(泥滓)”를 언해한 말로 현대어로 바꿔 읽으면 “흙 사이”인데, 여기서는 위에서 풀어 읽은 것과 같이 “세상 살이에서 겪는 먼지투성이와 진흙 같은 어려운 상황들의 틈바구니”라는 의미로 쓰였다.
예 이시리오 프른 신과 뵈 보셔로 주089)
뵈보셔ᄂᆞ로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무명베 버선으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뵈보션(무명베 버선)”에 조사 “로(으로)”가 첨가된 것이다.
일로브터 비릇 가리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약야계운문사 오독호위재니재 청혜포말종차시약야계(若耶溪)운문사(雲門寺)는 모두 회계(會稽)에 있다. 청혜
(푸른 신)
는 짚신이라. 이는 두보가 먼지와 진흙 속을 벗어나 이 곳으로 가 노닐고 싶어 한 것이다.】
【직역】 약야계운문사가 있으니, 내 홀로 어찌 먼지투성이와 진흙 속에만 있으랴, 푸른 신과 무명 버선을 신고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가리라.
【의역】 경치 좋은 약야계운문사가 모두 회계에 있으니, 나만 홀로 어찌 이 세속의 먼지투성이와 진흙탕 속에 남아 있을 수 있겠는가? 푸른 짚신과 무명베 버선이나마 신고, 이제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그 곳으로 떠나가리라!
Ⓒ 역자 | 송준호 / 2014년 12월 30일

원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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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봉선(奉先) : 이것은 중국의 당(唐)나라 때 “포성현(蒲城縣)”을 개명(改名)한 것으로 “경조부(京兆府; 수도권)”에 속한 곳이라, 역시 이른바 “적현(赤縣)”의 하나였으며, 『찬주분류두시』 주에는 이 작품의 주인공인 유소부가 애초에 이 봉선 원님[奉先尉]으로 임명 받았을 때 이곳의 산수 풍경을 그려서 가리개를 만들었다고 하였다.
주002)
봉선유소부 신화산수장가(奉先劉少府新畫山水障歌) : 지덕(至德; 현종) 2년(757)에 수도인 장안에 돌아와서 지은 것이며, 시적 주인공인 유소부의 이름과 자는 알 수 없고, 다만 당(唐)의 산수화(山水畵) 명수로 알려진 유정(劉整)이나 그림을 잘 그린 것으로 알려진 유지민(劉智敏) 중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주003)
당상불합생풍수(堂上不合生楓樹) : 이 시구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면, 이 시의 주인공인 유소부(劉少府)가 자신의 근무지인 봉선(奉先)의 산수 경치를 그려서 만든 가리개를 집안 마루에 세워 놓았는데, 이 그림 속에 있는 단풍나무가 너무 실물 같기 때문에 놀라면서 “마루 위에 단풍나무가 자라나 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놀라는 말이며, 따라서 이것은 그림의 사생 수법이 너무 놀랍게 뛰어났다는 감탄을 다른 말로 표현한 것이다.
주004)
괴저강산기연무(怪底江山起煙霧) : 이 시구에서 먼저 “괴저(怪底)”의 “저(底)” 자는 일종의 감탄형 어미 같이 쓰인 글자로서, 이 “괴저”는 “괴이하구나!”로 풀이되며, 이것은 기막히게 놀라서 감탄하는 말로 바로 가리개 그림 속의 강과 산들이 실제의 산수들에서처럼 안개가 피어나고 있는 것이 그렇게 괴이할 만큼 놀랍고 감탄스럽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시구의 “강산기연무”를 언해에서는 “江山애 煙霧ㅣ 니렛도다”로 풀어 읽었으나, 이것은 우리말과 한문장의 언어적 특질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한문장에서도 관형어는 우리말과 같이 반드시 그 피수식어의 앞에만 오는 줄로 알고 있어서, 한문장에서는 관형어가 그 피수식어의 뒤에도 놓인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여, 이 “기연무”가 “강산”을 뒤에서 수식해 주는 관형어로서 “강산기연무”는 “안개가 피어나는 강과 산”으로 풀어 읽어야 한다는 것을 모른 것이다. 그래서 이 시구는 그림 속의 강과 산이 너무 실제의 강과 산같이 기막히게 잘 그려져서, 내적 의미로는 “괴이하구나! 안개가 피어나는 듯한 강과 산이”라는 말이 문맥상으로는 “괴이하구나! 안개가 피어나는 강과 산이”로 실제의 강과 산인 양 표현한 것은 작자 두보가 이 그림의 놀라운 사실성을 너무 감탄하여 읊은 표현이다.
주005)
맛디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맞지” 또는 “적합하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맛다(맞다)”에 부정 유도형 연결어미인 “디”가 연결된 것이며 이 “디”는 나중에 구개음화하여 “지”가 되었다.
주006)
타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하다”인데, 동사 “다”의 어간 “”의 모음 “”가 탈락하면서 남은 “ㅎ”과 “다”가 통합하면서 “타”가 된 것이다.
주007)
니렛도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일어나고 있다(피어나고 있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닐다(일어나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동사 “잇도다”가 연결되면서, “어”와 “이”가 통합하여 “에”로 복모음화한 것이다.
주008)
소각(掃却) : 글자대로의 뜻은 “쓸어서 버린다”인데, 여기서는 천을 깨끗하게 쓸고 닦아 놓고서 그림을 그렸다는 의미까지를 함축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009)
적현도(赤縣圖) : 이 “적현(赤縣)”의 원래 뜻은 “중국(中國)” 자체를 이르는 말이었으나, 당(唐)나라 때부터는 “현(縣)”의 등급을 일컫는 명사로서 수도 서울에 직접 속해 있는 지역들을 “적현”이라 하였으며, 따라서 이 “적현도”는 바로 이오 같은 지역인 봉선현(奉先縣)을 그린 그림을 말하는 것으로 바로 “그듸의 赤縣ㅅ 圖 그리더라 드로니[聞君掃却赤縣圖]”라는 이 시구의 구체적인 의미는, “그대가 천을 깨끗이 쓸고 닦아 서울에 직속한 지역인 봉선현의 산수 풍광들을 새로 그림으로 그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라는 말이며, 이것은 뒤로 이어지는 “시골 산수 풍광들의 취향”을 그린 것을 전제로 하여 먼저 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010)
승흥(乘興) : 글자대로의 뜻은 “흥취를 타다”라는 말이나 여기서는 “즐거운 감흥에 취하게 하는 이곳 시골의 산수 풍광들의 취향에 신이 나서”라는 말이다.
주011)
견화(遣畵) : 이 한자어에서 “견(遣)” 자는 그냥 “보내다”라는 뜻이 아닌 “~하게 하다”라는 사역동사로 쓰였으며, 따라서 “화(畵)” 자도 명사가 아닌 동사 “그리다”로 쓰여서, 이 한자어는 “~을 그리게 하다”라는 말로 쓰였다.
주012)
창주취(滄洲趣) : 이 한자어에서 “창주(滄洲)”는 “신선이 사는 세상”이라는 말이나, 여기서는 “신선이 사는 곳과 같은 봉선현(奉先縣)의 산수 풍광들”이라는 말이며, “취(趣)”는 “취향”이라는 말이다.
주013)
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마음을”인데, 여기서는 “흥취를”이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중간본에서는 “ㅿ”음이 탈락하여 “”로 표기되어 있다.
주014)
여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하여금”이다.
주015)
화사(畵師) : 이 한자어는 “화공(畵工)”과 같은 말로, “그림 그리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가리키며, 일종의 직업 화가를 말한다.
주016)
호수(好手) : 글자대로의 뜻하는 바대로 “좋은 솜씨” 또는 “훌륭한 솜씨”인데, 여기서는 그렇게 훌륭한 솜씨를 가진 화가를 말한다.
주017)
맛나디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만나지”이다.
주018)
융심신(融心神) : 글자대로의 뜻 풀이는 “마음과 정신을 조화한다”이나, 여기서는 “심신(心神)”이 주어이고 “융(融)”이 술어로서, “마음과 정신이 흡족해진다”라는 말이다.
주019)
중호소(重毫素) : 이 한자어에서 “중(重)”은 “중요하게 여기다”라는 동사로, “호(毫)”는 “붓”, “소(素)”는 “바탕”이라는 말로서, “그림을 그릴 비단의 천”을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단순한 문면의 의미만이 아닌 문면 외의 의미를 암시하는 것으로서 “놀라운 필치의 붓질로 더 없이 좋은 비단 천에 기막힌 그림을 그린 것”이라는 말이다.
주020)
미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마음이”인데, 이것은 중간본에서는 “ㅿ”음이 탈락하여 “미”로 기록되어 있다.
주021)
흐웍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흡족하니” 또는 “윤택하니”인데, 여기서는 “흡족해지다”라는 말로 쓰였다.
주022)
붇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붓”이다.
주023)
너교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여김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너기다”에 명사형 어미 “옴”이 연결되어 “기”와 “옴”이 복모음으로 통합하면서 “굠”이 되고,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되면서 “ㅁ”이 연음된 것이다.
주024)
알와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아노라”이다. 이 시구들에서는 뒤의 구인 “지군중호소”가 앞의 구인 “대차융심신”의 원인이 되어 있다.
주025)
기악(祈岳) : 『찬주분류두시』 주에 “당시 그림을 잘 그리던 사람이었다”라고 설명되어 있을 뿐 중국의 어떤 사전이나 인명사전(人名辭典)에 소개되어 있지 않다.
주026)
정건(鄭虔) : 『찬주분류두시』 주에 “당시 그림을 잘 그리던 사람이었다”라고 설명되어 있으며, 그는 그림, 글씨와 함께 시도 지었으나, 집이 가난하여 종이 대신 감나무 잎에 글씨와 그림을 쓰고 그렸으면서도 특히 산수화(山水畵)를 잘 그려서, 당(唐)나라 황제 현종(玄宗)의 총애를 받아 광문관(廣文館)의 박사(博士)로 임명되어, “정광문(鄭廣文)”이라 불리었고, 시와 함께 글씨와 그림을 현종에게 바치자 그 끝에 “정건삼절(鄭虔三絶)”이라 써 주어 세상에 그대로 알려졌다.
주027)
필적(筆迹) : 글자대로의 뜻은 “붓의 자취”인데, 여기서는 그림이나 글씨로 남겨진 붓질의 솜씨를 말한다.
주028)
양거란(楊契丹) : 이것은 앞선 주에서 말한 바대로, 중국 수(隋)나라 때의 사람 “양소(楊素)”로, 글도 잘 지었으며 그림도 잘 그려서 그림이 거란에까지 전해짐으로써 “양거란”이라는 호칭까지 얻게 되었다.
주029)
엇뎨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어찌”인데, 이것이 중간본에는 “엇뎻”으로 바뀌어 표기되어 있다.
주030)
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다만”이다.
주031)
의게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에서” 또는 “에게서”인데, 이것이 고어사전에는 실려 있지 않다.
주032)
머리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멀리”이다.
주033)
득비(得非) : 이 한자어는 흔히 글의 머리에 놓여서 “혹시 능히 ~ 이 아닌가 싶고”라는 문맥을 만드는 중요한 어투의 한자어다.
주034)
현포(玄圃) : 이 한자어는 중국에서 신선이 살고 있다는 전설의 산을 말하는 것으로 이른바 곤륜산(崑崙山) 위에 있다고 한다.
주035)
무내(無乃) : 이 한자어도 흔히 글의 머리에 놓여서 “혹시 ~ 이 아닌가?”라는 문맥을 만드는 중요한 어투의 한자어다.
주036)
소상(瀟湘) : 중국의 호남성(湖南省)에 있는 상수(湘水)와 소수(瀟水)를 함께 부르는 강 이름으로, 중국 역사에서 많은 일화를 간직한 강이며, 특히 옛날 순(舜)임금의 두 왕비인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이 순임금을 찾아 갔다가 순임금이 창오야(蒼梧野)에서 굿겼다는 소식을 듣고 상수에 투신하여 죽은 다음 신이 되어 이 강물 가 황릉묘(黃陵廟)에 모셔져 제사로 받들어지고 있으면서, 많은 시의 소재로 다루어지고 있다.
주037)
시러곰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능히”라는 뜻의 강조형이며, 이것은 바로 부사인 “시러”에 강조의 기세를 지닌 접미사 “곰”이 붙은 것으로서 “능히”를 강조한 말이다.
주038)
믜여뎌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찢어져”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믜여디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된 것이다.
주039)
드위텻니아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뒤치었느냐?”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드위티다”에 과거시제의 의문형 어미 “엇니아?(었느냐?)”가 연결되면서 “티”와 “엇”이 통합하여 복모음화한 것이다. 그런데 이 의문형 어미인 “엇니아”나 “니아”는 모두 고어사전에 실려 있지 않다.
주040)
초연(悄然) : 이 한자어의 뜻은 부사로서 “구슬프게”이다.
주041)
천모(天姥) : 이것은 “천모산(天姥山)”의 준말로, 이 산은 중국의 옛날 월(越) 지역인 절강성(浙江省) 신창현(新昌縣)에 있는 산으로 신선이 산다고 알려져 있는 산이며, 이 산의 정상에서는 하늘에 산다는 할머니[天姥]의 노래 소리가 들린다고 하였다.
주042)
정원(精猿) : 이 한자어는 아마도 “청원(淸猿)”을 잘못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정원”이라는 어휘는 그 뜻이 우선 이 작품 전체의 의미망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어휘에 대응하여 언해된 여기의 “ 나 소리”와도 맞지 않으며, 『찬주분류두시』나 중간본에도 모두 “청원”으로 기록되어 있으므로 오기(誤記)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 “청원”은 그 글자들만의 뜻인 “맑은 원숭이”를 놓고 보면, 표면상 관형어 “맑은”의 수식을 받는 것은 “원숭이”로 되어 있으나, 이것을 주어, 술어의 문장으로 바꾸어 “원숭이가 맑다”로 읽어보면 사물적 논리로 이른바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맑은”의 수식을 받는 것은 “원숭이”가 아니라 그 원숭이의 소리인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 “정원”은 “청원”의 오기이고, 이 “청원”은 그냥 “맑은 원숭이”가 아니라 “맑은 원숭이 소리”인데 “소리”가 생략된 것이라는 말이다.
주043)
귓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귓가에”인데, 이것은 중간본에서 “ㅿ”이 탈락하여 “귀”로 기록되어 있다.
주044)
얘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감탄형 접미사인 “하여라”이다.
주045)
도혀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돌이켜”이다.
주046)
랑호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생각하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랑(생각)”에 조동사 “호다”가 연결되어 동사로 바뀌고, 여기에 다시 부사형 연결어미 “니”가 연결된 것이다.
주047)
드닷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들어왔더라”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들다”에 과거 시제의 어미 “닷다”가 연결되면서 “ㄹ”이 묵음화하여 탈락한 것이다.
주048)
원기(元氣) : 글자대로의 뜻은 “근원이 되는 기운”인데, 여기서는 그림을 그린 유소부가 그림을 그릴 때의 붓의 힘과 기세를 말하는 것이다.
주049)
임리(淋漓) : 글자대로의 뜻은 “기운이 철철 넘치는 듯한 상태”인데, 여기서는 그림을 그리는 붓의 기세가 힘차서 철철 넘칠 듯한 상태를 말한 것이다.
주050)
진재(眞宰) : 글자대로의 뜻은 “참된 주재자”인데, 이것은 도교(道敎)에서는 “하늘”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천지 만물의 주재자”를 일컫는 말로, 여기서는 본문 주에서 말한 바대로 “조화를 맡은 신”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주051)
즐우러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질벅거려서”이다.
주052)
저젯니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젖어 있으니”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젖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ㅈ”이 연음되고, 여기에 또 존재 동사 “잇니”가 연결되면서 “저”와 “잇”이 통합 복모음화하면서 “젯”이 된 것이다.
주053)
하해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하늘에”인데, 여기서 “하”은 “ㅎ 첨용어”라서 여기에 첨가된 처격조사 “애”가 “해”로 표기되어 있는 것이다.
주054)
올아가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올라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오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현대어의 “오르다”와 같이 “오”의 “”가 생략되고, “ㄹ”이 “오”의 종성처럼 “올”이 된 것이며, 여기에 또 동사 “가다”의 부사형인 “가”가 연결된 것이다.
주055)
할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호소하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할다”에 접속형 연결어미 “고”가 연결되면서, “ㄹ” 아래에서 “ㄱ”이 묵음화하여 탈락한 것이다. 그런데 이 고어의 뜻이 여기서는 나쁜 의미가 아닌 그냥 “호소하다”라는 의미로 쓰였음에도 고어사전에는 “참소하다”와 “헐뜯다”의 의미만을 가진 말로 풀이하였다.
주056)
잡화원(雜花遠) : 이 한자어구의 글자대로의 표현구조로는 “잡꽃들이 멀다”라는 문장이지만 시구 전체의 의미망으로 상관시켜 보면 “원(遠)” 자는 “멀다”라는 술어가 아니라 “멀리”나 “멀리까지”라는 부사어임을 알 수 있고, 따라서 이 부사어의 수식을 받는 술어는 생략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시구의 전체적 의미망에서 “들판 정자에는 봄이 돌아와”라는 전제 조건을 놓고 보면 “잡화원(여러 가지 잡꽃들이 멀리까지)”라는 어구 끝에는 “피어나 있다”라는 설명의 술어가 있어야 가장 자연스럽고 합리적임을 알 수 있다.
주057)
펫고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피어 있고”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프다(피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으”가 생략되어 “퍼(피어)”가 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 동사 “잇고”가 연결되면서 “퍼”와 “잇”이 통합 복모음화하여 “펫고”가 된 것이다.
주058)
한아비 : 할아버지. 이 말을 풀어보면 형용사 “한(큰)”에 명사 “아비(아버지)”가 통합하여 된 말이며, 한자어인 “대부(大父)”에서 유래한 것이다.
주059)
외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외로운”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형용사 “외외다(외롭다)”에 관형사형 어미 “ㄴ”이 연결된 것이다. 그런데 이 “외외다”는 같은 뜻으로 “외로외다”가 함께 쓰였다.
주060)
와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밟아”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다(밟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ㅂ”음이 순경음 “ㅸ”으로 바뀌고 다시 순모음 “오”로 바뀌어 “아”와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주061)
셋도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서 있도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서다”에 존재 동사 “잇도다(있도다)”가 연결되면서 “서”와 “잇”이 통합 복모음화하여 “셋”이 된 것이다.
주062)
창랑(滄浪) : 중국의 옛날 여러 곳의 강물 이름이면서 대체적으로 한수(漢水)의 지류들이나, 『맹자(孟子)』의 〈아루(離婁)〉장에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빨 수가 있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을 수 있다.[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라고 한 글에부터 나오는 강물로, 나중에는 초(楚)나라 굴원(屈原)의 〈어부사(漁父辭)〉에도 등장한다.
주063)
청명(靑溟) : 글자들이 뜻하는 바대로 “푸른 빛의 넓은 바다”라는 말이다.
주064)
추호말(秋毫末) : 그자들대로의 뜻은 “가을 털의 끝”인데, 이것은 흔히 아주 작은 무엇을 비교하여 표현하는 말로, 여기서는 창랑의 물이 하도 넓어서 이 물가와 가운데에 있는 기울어진 강둑들과 섬들은 상대적으로 아주 작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주065)
두듥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둔덕”이다.
주066)
 터릿귿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가을 털의 끝”인데, “”은 중간본에서 “ㅿ”이 탈락하여 “”로 바뀌어 기록되어 있다.
주067)
상비고슬(湘妃鼓瑟) : 『후한서(後漢書)』 〈마융전(馬融傳)〉에 나오는 이야기에, “순(舜)임금의 두 왕비인 아황과 여영이, 순임금이 창오(蒼梧)에서 궂겼다는 소식을 듣도 상강물에 투신하여 죽은 다음, 이 강물의 신령이 되었다.”라고 하였고, 『초사(楚辭)』 〈원유(遠遊)〉에서는, “이 상강의 왕비들 신령(湘靈)이 때때로 비파를 타며 슬퍼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 언해에서는 이 “고슬(鼓瑟)”을 “거문고 노던 저근”이라고 하여 “슬(瑟)”을 “비파”가 아닌 “거문고”로 잘못 언해하고 있다.
주068)
반죽(斑竹) : 아황과 여영 두 왕비가 순임금이 창오에서 궂겼다는 소식을 듣고 슬피 울며 눈물을 대나무 숲에 뿌려 그 대나무들이 얼룩이 지게 됐다는 것이다.
주069)
니르리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이르도록” 또는 “이르기까지”이다.
주070)
어르누근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얼룩얼룩한”이다.
주071)
디러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임하여” 또는 “다가서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디르다(임하다. 다가서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으”가 탈락하고 “ㄹ”이 연음된 것이다.
주072)
사랫도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살아 있도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살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아”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 동사 “잇도다”가 연결되면서 “라”와 “잇”이 “랫”으로 통합 복모음화한 것이다.
주073)
천기정(天機精) : 글자들의 뜻하는 바대로 “천부적인 기능이 정미하다”란 말인데, 이것은 주인공 유소부의 타고난 화가로서의 기능이 정밀하고 미세하다는 극찬이다.
주074)
유후(劉候) : “유(劉)”는 성이며 “후(候)”는 “소부(少府)”를 위시한 지급의 관직을 두루 범칭하는 명사로,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인 “유소부(劉少府)”를 지칭한 것이다.
주075)
드렛도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들어가 있도다”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들다”에 부사형 연결어미 “어”가 연결되면서 “ㄹ”이 연음되고, 여기에 다시 존재 동사 “잇도다”가 연결되면서 “러”와 “잇”이 통합 복모음화하여 “렛”이 된 것이다.
주076)
아랑(兒郞) : 대개 “어린 아들”을 말하나, 여기서는 그냥 “아들”이라는 말로 쓰였다. “사위”를 지칭할 때도 있다.
주077)
휘쇄(揮灑) : 이 한자어는 그림을 그릴 때에 붓을 활용하는 자유자재한 수범을 표현하는 말로서, “마구 휘두르며 물을 뿌리고 쓸 듯이”라는 말이다.
주078)
가비리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견줄 사람이” 또는 “비길 데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가비다(비유하다. 견주다)”에 인칭 의존명사 “이”가 연결되면서 “가비(어간)”에 미래시제 관형사형 어미 “ㄹ”이 연결되고, 이것이 “이”에 연음된 것이다.
주079)
총명도(聰明到) : 글자대로의 뜻은 “귀가 밝고 눈이 밝다”인데, 이것은 “슬기롭고 사물 도리에 밝다”라는 말로 인간의 지혜를 일컫는 말로 쓰이나, 여기서는 사물의 성격과 상태를 잘 볼 줄 아는 밝고 높은 눈길을 말하며, “도(到)” 자는 이 눈길이 최고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말이다.
주080)
비렛소개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벼랑 속에”이다.
주081)
더으놋다 : 이 고어의 현대어로의 뜻은 “더하는구나!”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동사 “더으다(더하다)”에 감탄형 어미 “놋다(는구나)”가 연결된 것이다.
주082)
심공개(心孔開) : 글자대로의 뜻은 “마음의 구멍이 열려 있다”인데, 여기서는 무엇을 알아차리는 소견이 툭 터져 있다는 말이다.
주083)
모득(貌得) : 이 한자어는 이어진 “산승급동자”를 목적어로 한 동사이므로, 앞의 시구의 “심공개”와 상관시켜 “모(貌)”는 “실상대로 모양을 그리다”라는 동사로, “득(得)”은 “~을 할 수 있다”는 조동사로 쓰여 “실상대로 잘 그릴 수 있다”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주084)
굼기 : 이 고어의 글자대로의 뜻은 “마음의 구멍”이지만, 여기서는 “사물의 실상을 파악해서 알아차리는 눈썰미나 소견”을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중간본에서 “ㅿ”음이 탈락해서 “굼기”로 기록되어 있다.
주085)
약야계(若耶溪) : 지금의 중국 절강성(浙江省) 소흥현(紹興縣) 남쪽 약야산(若耶山) 아래에 있는 계곡으로 경치가 좋고, 일명 완사계(浣紗溪)라고도 하여 옛날 월(越)나라의 서시(西施)가 빨래하던 곳으로도 알려졌으며, 구야자(歐冶子)가 칼을 만들던 곳으로도 알려졌다.
주086)
운문사(雲門寺) : 약야계와 같이 소흥현에 있는 운문산(雲門山) 아래 있는 사찰이다.
주087)
니재(泥滓) : 글자대로의 뜻은 “진흙과 찌꺼기”이나, 여기서는 “세상 살이에서 겪는 먼지투성이와 진흙 같은 어려운 상황들”을 상징한 말이며, 주(註)에서 말한 “진니(塵泥)”와 같은 의미로 쓰인 것이다.
주088)
서리 : “이재(泥滓)”를 언해한 말로 현대어로 바꿔 읽으면 “흙 사이”인데, 여기서는 위에서 풀어 읽은 것과 같이 “세상 살이에서 겪는 먼지투성이와 진흙 같은 어려운 상황들의 틈바구니”라는 의미로 쓰였다.
주089)
뵈보셔ᄂᆞ로 :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의 뜻은 “무명베 버선으로”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명사 “뵈보션(무명베 버선)”에 조사 “로(으로)”가 첨가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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