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敢要佳句 주126) 불감요가구(不敢要佳句) 구태여 아름다운 시를 지어보자는 것이 아니다. 이 작품의 서두에서 작자 두보는 중국 시가문학의 발전과정과 그 성과에 대한 성찰과 찬미를 아끼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시인적 자부와 그에 상응한 포부의 성취를 은근히 기대했음직한 사실을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기주(夔州)에서 유랑하는 신세의 나그네로서 자아의 현실적 인식은 매우 실망적이었을 것이므로, 이 시구에 실린 가락은 매우 청승맞고 구슬픈 심기를 뒤에 갈무린 채 애써 자위의 몸짓을 하고 있지만, 이것은 실로 마지막 구의 안타까운 자기 독백을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愁來賦別離 주127) 수래부별리(愁來賦別離) 시름에 사로잡혀 이별을 읊다. 현재 객지에서의 외로운 삶으로 인해 감당할 수 없게 엄습해오는 시름을 어떻게 해도 풀어낼 수 없어 그저 그냥 시만 지어 읊을 뿐이라는 애닲은 독백으로 여기에는 하염없이 구성진 가락이 실려 있다.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구틔어 주128) 그틔여 이 고어의 현대어로서의 뜻은 “구태여”이다.
됴 주129) 됴 이 고어의 현대어로서의 뜻은 “좋은”이며, 이 말을 분석해 보면 형용사 “둏다”에 관형사형 어미 “”이 연결되면서 연음된 것이다.
긄 句 要求
논 디 주130) 논디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서의 뜻은 “하는 것이”이며, 이 어구를 분석해 보면 동사 “다”에 관형사형 어미 “논(는)”이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의존명사 “디(것이)”가 연결된 것이다.
아니라 시름 오매
여희여쇼 주131) 여희여쇼 이 고어구의 현대어로서의 뜻은 “이별하여 있음을”인데, 이 어구를 분석해 보면 동사 “여희다”에 연결형 어미 “여”가 연결되고 여기에 다시 동명사의 축약형 어미 “숌”이 연결되었으며 여기에 다시 목적격 조사 “”이 첨가된 것이다.
짓노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불감요가구 수래부별리
【직역】 구태여 아름다운 시구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시름이 가슴에 밀려와서 고향 및 사람들과 이별한 것을 시로 짓노라.
【의역】 구태여 아름다운 시를 짓자는 것이 아니라, 이 먼 객지에서 외로움의 시름이 걷잡을 수 없이 가슴에 밀려와서 고향과 가족 및 친구들과도 이별한 이 처지와 비애를 시로 지어 읊을 뿐이로다.
Ⓒ 역자 | 송준호 / 2014년 12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