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해당하는 한자는 ‘건(乾)’이다. 이 한자를 충실히 반영한 것이라면, ‘칩’는 용언으로 ‘마르다’와 관련되는 뜻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말려야’와 같은 해석이 기대된다. 그러나 ‘칩’의 자형은 ‘-(마르다)’나 ‘외-(말리다)’와는 사뭇 다르다. ‘칩-’이 ‘춥-’의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참고하여 ‘춥-’이 건조와 관련되는가도 가정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건조’와 ‘춥-’과의 의미론적인 관련은 여전히 가깝지 않다. 이것이 혹 ‘치우다’를 뜻하는 것이 아닌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변을) 소나무 사이에 치워야 좋으니라’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다. 그러나 ‘칩’의 형태가 ‘치우-’와 거리가 있다. ‘칩’를 ‘치워’로 해석해 볼 수도 있다. ‘시골사람의 똥을 소나무 사이에 치워야 좋으니라’로 해석하는 것이다. ‘치워-’와 ‘칩-’의 사이가 좁혀지기는 한다. 그렇다면 이는 중세어의 ‘칩-’이 ‘치우-’의 선대형임을 보이는 예가 된다. 그러나 중세어 디지털 자료에서는 이러한 의미로 쓰인 ‘칩-’의 예가 검색되지 않는다. 분명한 해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45]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