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사법어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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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숭장주송자행각법어 4


사법어언해:3ㄴ

須是猛著精彩야 提起一介(=箇)無字야 晝三夜三애 與他廝睚언 不可坐在無事匣裏며

사법어언해:4ㄱ

又不可執在蒲團上死坐ㅣ니 須要活弄호리니 恐雜念이 紛飛起時예 千萬不可與他廝鬪ㅣ니라 轉鬪轉急니 多有人이 在這裏야 不識進退야 解免不下야 成風成顚야 壞了一生이니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사법어언해:5ㄴ

모로매 이 주001)
이:
매우. 매섭게. 강력하게. 용맹스럽게. 구결문 “須是猛著精彩야”에서 ‘猛(맹)’에 대한 번역. 훈민정음 창제 후에서 세조 초기에 번역된 것으로 추정되는 삼강행실도에는 ‘·’로, 석보상절(1447)에는 ‘’로, 1461년 능엄경언해 이후로는 ‘이·이’로 표기되었다. ¶劉韐이 하 울워러  닐오 그러 주리 이시리여 고〈삼강,충19〉. 諸天히  닐오 沸星이 마 어우니 이제 時節이니 리 나쇼셔〈석보3:29ㄱ〉. 그 각시 티 사려 닐오 엇뎨  아니 티다〈삼강,열9〉. 숫글 沐浴야 블 브텨 이 퓌에 시니라〈능엄7:18ㄱ〉. 先生이 믄득 소리를 이 야 니샤 머릿톄 곧게 가질 거시라〈번소10:27ㄱ〉.
지 주002)
지:
깨끗이. (정신을) 깨끗하게. 구결문 “須是猛著精彩(수시맹착정채)야”에서 ‘精彩(정채)’에 대한 번역. 어록해(1657)에 “精彩 다”(8ㄱ)와 17세기 마경초집언해의 “입 빗치 지 븕고[口色鮮紅]”(하19)를 참고할 때 ‘지’는 ‘[精彩]+이(부사파생접사)’ 정도로 분석된다. 오늘날 중국어에서 ‘精彩’는 ① 정묘하고 뛰어난 광채, ② 생기가 넘치는 활발한 기상 등을 뜻하나 이 문맥의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몽산화상법어약록언해(1460년경) 중에서 참선의 큰 장애라 할 수 있는 혼침(=졸음)과 잡념이 들어올 때 이 수마(睡魔)를 퇴치하는 방법을 설한 부분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므로 “(정신을) 깨끗하게” 정도로 풀이한다.
야  낫 無ㆆ字 잡드러 낫 세  주003)
낫 세 :
낮 삼시(三時). 낮 세 끼. 한문 “晝三夜三(주삼야삼)”에서 ‘晝三(주삼)’에 대한 번역. 하루를 낮 삼시(三時)·밤 삼시(三時)로 구분할 때 아침[晨朝]·낮[日中]·해질녘[日沒]을 가리킴.
밤 세  주004)
밤 세 :
밤 삼시(三時). 밤 세 끼에. 한문 “晝三夜三(주삼야삼)” 즉 육시(六時)에서 ‘夜三(야삼)’에 대한 번역인데, ‘야삼시’는 초저녁[初夜]·밤중[中夜]·새벽[後夜]으로 구분됨.
뎌와 볼디언 주005)
볼디언:
노려볼지언정. 구결문 “與他廝睚(여타시애)언”에서 “廝睚(시애)…언”에 대한 번역. 동사 ‘보-’에 어미구조체 ‘-(오/우)ㄹ디언’이 결합하여 앞의 사실을 강조하되 그 뒤에 부정의 글이 이어져 뒤의 사실이 마땅하지 않음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는 원각경언해(1465)에서 ‘ㆆ’이 폐지됨에 따라 ‘-(오/우)ㅭ디언’으로 쓰던 것을 표제어처럼 적기 시작함. 그러나 이 책의 같은 단락에 나오는 ‘마디니·마디니라’(법어5ㄴ)는 예외적 표기. ¶반기 微細히 기피 디언 멀터이 데미 몯리니〈능엄3:106ㄱ〉. 모로 端正히 디언  구표미 몯리라〈1460년경 몽법24ㄴ〉.
일 업슨 匣 소배 주006)
소배:
속에. 솝[裏]+애(처소부사격조사). 15세기 문헌에서 [裏(리)]에 대한 고유어로 ‘솝’과 ‘속’이 쌍형어로 공존하였으나 ‘속’이 우세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17세기 문헌 이후로는 거의 ‘속’으로 통일되고 ‘솝’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역사적으로 13세기 전반 향약구급방에서 ‘黃芩(황금)’에 대한 향명 “所邑朽斤草”에서 확인되는데 [*솝서근플] 정도로 해독된다. ‘솝’이 구형이고 ‘속’이 개신형이라 하겠다. ¶  보니 그 소배 거믄 벌에 기리 두 츤 니 잇고〈석상24:50ㄱ〉. 骨髓는  소개 잇 기르미라〈월석1:13ㄱ〉.
안조미 주007)
안조미:
앉음이. 앉아 있는 것이. 동사 ‘앉-’이 ‘-오미 몯-’와 결합된 예로서, “안조미 몯 꺼시니”와 유사한 의미를 가진 구문. 한문의 ‘不可’에 대응되는 뜻이 이 구문에 내포되어 있으므로 “앉아 있는 것이 마땅하지(=옳지) 못함”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연구에 따르면, 15세기의 ‘-오미 몯-’ 구문은 16세기 이후로는 나타나지 않고 ‘-디 아닐디라’ 형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몯리며 보단 우희 주거 안조 구틔디 마디니 모로매 너운너우니 주008)
너운너우니:
너울너울. 팔이나 날개 따위를 활짝 펴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너운너운 오 구 氣運이 둗겁고〈두초9:37ㄴ〉. 大師 맛나오니 소내   갓신 잡고 너운너운 오 가시거늘〈남명,상52ㄱ〉.
뇨리니 주009)
뇨리니:
다녀야 할 것이니. 어간 ‘니-’는 어근 ‘-’[走]과 ‘니-’[行]가 어근끼리 결합한 비통사적 합성어. 중세국어 문헌에서 ‘니-, 니-, 니-’형이 공존한다. ¶길 녀 뇨맨 모미 엇더뇨〈두초20:34ㄴ〉. 前生애 니다가 後生애 다시 난 모미 後身이라〈월석1:45ㄴ〉. 巡 두루 닐 슌〈신증,하37ㄱ〉.
雜念이 어즈러 라 닌  千萬 뎌와 사호디 마디니라 주010)
마디니라:
말아야 할 것이니라. 15세기 표기법의 역사에서 보면 이 시기에 간행된 자료라면 ‘마롤디니라’가 예상되는데 이례적인 표기이다. 이 사법어의 번역연대가 간행연대(1467)보다 앞서 진행된 데 원인이 있지 않을까 추측된다.
더욱 사호디옷 주011)
사호디옷:
싸울수록. ‘-디옷’은 다른 일이 더 보태지거나 점점 더해 감을 보이는 연결어미. 동사 어간 ‘사호-’[鬪]는 초기 문헌에 나오던 ‘싸호-’에서 각자병서 폐지로 전청자 ‘ㅆ→ㅅ’로 바뀐 것으로, “어려움(잡념) 따위를 이겨 내려고 애쓰다” 정도의 의미. ¶金銀은 一百번 불이디옷 더욱 精야 變티 아니며〈능엄7:13ㄱ〉.
더욱 시급니 주012)
해:
많이. 하-[多.평성]+·이(부사파생접미사.거성)→:해(상성). 언해자는 이것을 ‘문장부사’로 이해하여 “사미… 一生 니라” 전체를 수식하는 것으로 이해한 것으로 보이며, 이 역주에서는 문맥을 고려하여 ‘많은’으로 풀이한다. 형용사 어간 ‘하-’는 형태상의 변화 없이 부사로 쓰이는 ‘하’도 있는데 이를 영접사 파생(零接辭派生)이라 한다. 이때 ‘하’는 “매우, 하도” 정도의 의미. ¶龍도 :해 모며 人鬼도 하나 數 업슬〈월석2:45ㄱ〉. 너 婆羅門아 히 :해 더우며 축축거늘〈능엄6:93ㄱ〉. 내 모미 하 커 수물 꿈기 업서〈월석2:51ㄱ〉.
사미 이 주013)
이:
이에. 여기에. 근칭(近稱)의 처소 표시 지시대명사. 대상과 화자·청자와의 시간적·공간적 거리가 가깝고 멂에 따라 근칭의 ‘이’를 비롯하여, 중칭의 ‘그’(석상6:22)와 원칭(遠稱)의 ‘뎌’(금강46)가 각각 구별·사용되었다. 능엄경언해(1462)에는 ‘이’(10:23)가, 16세기 번역소학(1517)에서 처음으로 ‘ㆁ’(옛이응)이 없는 ‘이에’(8:14)가 나타난다.
이셔 나믈릴 주014)
나믈릴:
나아가고 물러나는 것. 진퇴함. 구결문 “不識進退(불식진퇴)야”에서 ‘進退’에 대한 번역. 나(부사)+믈리-[退.동사어간]+ㄹ(동명사형 어미). ‘나’는 ‘-[進]+오(부사파생접미사)’로 형성된 ‘나’와 ‘-[退]+이(피동접미사)’로 형성된 ‘믈리-’가 결합한 합성동사에 동명사어미 ‘-ㄹ’이 통합된 것으로 파악한다. 이는 석보상절(1447)의 ‘나믈림’과 유사한 의미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된다. ¶ 고대 固執디 아니야 나믈림 야 맛긔 씨오〈석상13:38ㄱ〉.
아디 몯야 버서 리디 주015)
버서리디:
벗어버리지[解免]. 15세기 국어에서 ‘벗다’는 주로 정신적인 것, 즉 번뇌나 잡념·윤회 등에서 자유로워진다는 뜻을, ‘밧다’는 옷 등 구체적인 사물을 벗는다는 뜻으로 각각 구별 사용되었다. 점차 ‘벗다’가 ‘밧다’의 의미까지 수용하면서 ‘밧다’는 소멸하였다. ¶爲頭 옷과 嚴飾엣 거슬 바사리고〈월석13:21ㄴ〉.
몯야 風病이 외며 미쵸미 주016)
미쵸미:
미침이. 미치광이가. 미치-[顚·狂]+옴(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한문 “成風成顚(성풍성전)”에서 ‘成顚(성전)’은 ‘전도(顚倒)된 사람이 됨’이니 “잘못된 생각을 가져 본질을 뒤바꾸어 이해하는 사람”이니 ‘미치광이’ 정도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외야 一生 니라 주017)
니라:
마치느니라. (사람이) 생(生)을 끝내느니라. 구결문 “壞了一生이니라”에서 ‘壞了’에 대한 번역. 용언 어간의 기저형은 ‘-’임. 15·16세기 대부분 문헌에서는 어간 ‘-’ 뒤에 휴지 또는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고, 디 등)가 올 때는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말음 ‘ㅊ’을 동일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으로 표기하였다. 예외적으로 훈민정음해례(1446)·용비어천가(1445-47)·월인천강지곡(1447)에서는 기저형을 표기에 반영하는 형태음소적 표기법이 주로 적용되었다. ¶곶爲梨花, 의갗爲狐皮〈정음해례 종성해〉. 좇거늘〈용가36장〉. 맞나며〈월곡178장〉 등.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모름지기 매우
(=매섭게)
깨끗이 하여 한 낱 무자(無字) 〈화두〉를 잡아들어 낮 세 끼와 밤 세 끼에 저것[=無字]과 〈노려〉볼지언정 일 없는 갑(匣) 속에 앉아 있지 말아야 할 것이며, 포단(蒲團) 위에서 죽어 앉아 있기를 고집하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모름지기 너울너울 다녀야 할 것이니, 잡념이 어지럽게 날아 일어난 때에는 천만
(=전혀)
그것과 싸우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잡념과〉 더욱 싸울수록 더욱 시급해지나니 많은 사람이 여기에서 나아가고 물러나는 것을 알지 못하여 〈잡념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풍병(風病)이 되며 미치광이가 되어 일생(一生)을 마치느니라.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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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주001)
이:매우. 매섭게. 강력하게. 용맹스럽게. 구결문 “須是猛著精彩야”에서 ‘猛(맹)’에 대한 번역. 훈민정음 창제 후에서 세조 초기에 번역된 것으로 추정되는 삼강행실도에는 ‘·’로, 석보상절(1447)에는 ‘’로, 1461년 능엄경언해 이후로는 ‘이·이’로 표기되었다. ¶劉韐이 하 울워러  닐오 그러 주리 이시리여 고〈삼강,충19〉. 諸天히  닐오 沸星이 마 어우니 이제 時節이니 리 나쇼셔〈석보3:29ㄱ〉. 그 각시 티 사려 닐오 엇뎨  아니 티다〈삼강,열9〉. 숫글 沐浴야 블 브텨 이 퓌에 시니라〈능엄7:18ㄱ〉. 先生이 믄득 소리를 이 야 니샤 머릿톄 곧게 가질 거시라〈번소10:27ㄱ〉.
주002)
지:깨끗이. (정신을) 깨끗하게. 구결문 “須是猛著精彩(수시맹착정채)야”에서 ‘精彩(정채)’에 대한 번역. 어록해(1657)에 “精彩 다”(8ㄱ)와 17세기 마경초집언해의 “입 빗치 지 븕고[口色鮮紅]”(하19)를 참고할 때 ‘지’는 ‘[精彩]+이(부사파생접사)’ 정도로 분석된다. 오늘날 중국어에서 ‘精彩’는 ① 정묘하고 뛰어난 광채, ② 생기가 넘치는 활발한 기상 등을 뜻하나 이 문맥의 의미와는 거리가 있다. 몽산화상법어약록언해(1460년경) 중에서 참선의 큰 장애라 할 수 있는 혼침(=졸음)과 잡념이 들어올 때 이 수마(睡魔)를 퇴치하는 방법을 설한 부분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므로 “(정신을) 깨끗하게” 정도로 풀이한다.
주003)
낫 세 :낮 삼시(三時). 낮 세 끼. 한문 “晝三夜三(주삼야삼)”에서 ‘晝三(주삼)’에 대한 번역. 하루를 낮 삼시(三時)·밤 삼시(三時)로 구분할 때 아침[晨朝]·낮[日中]·해질녘[日沒]을 가리킴.
주004)
밤 세 :밤 삼시(三時). 밤 세 끼에. 한문 “晝三夜三(주삼야삼)” 즉 육시(六時)에서 ‘夜三(야삼)’에 대한 번역인데, ‘야삼시’는 초저녁[初夜]·밤중[中夜]·새벽[後夜]으로 구분됨.
주005)
볼디언:노려볼지언정. 구결문 “與他廝睚(여타시애)언”에서 “廝睚(시애)…언”에 대한 번역. 동사 ‘보-’에 어미구조체 ‘-(오/우)ㄹ디언’이 결합하여 앞의 사실을 강조하되 그 뒤에 부정의 글이 이어져 뒤의 사실이 마땅하지 않음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는 원각경언해(1465)에서 ‘ㆆ’이 폐지됨에 따라 ‘-(오/우)ㅭ디언’으로 쓰던 것을 표제어처럼 적기 시작함. 그러나 이 책의 같은 단락에 나오는 ‘마디니·마디니라’(법어5ㄴ)는 예외적 표기. ¶반기 微細히 기피 디언 멀터이 데미 몯리니〈능엄3:106ㄱ〉. 모로 端正히 디언  구표미 몯리라〈1460년경 몽법24ㄴ〉.
주006)
소배:속에. 솝[裏]+애(처소부사격조사). 15세기 문헌에서 [裏(리)]에 대한 고유어로 ‘솝’과 ‘속’이 쌍형어로 공존하였으나 ‘속’이 우세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17세기 문헌 이후로는 거의 ‘속’으로 통일되고 ‘솝’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역사적으로 13세기 전반 향약구급방에서 ‘黃芩(황금)’에 대한 향명 “所邑朽斤草”에서 확인되는데 [*솝서근플] 정도로 해독된다. ‘솝’이 구형이고 ‘속’이 개신형이라 하겠다. ¶  보니 그 소배 거믄 벌에 기리 두 츤 니 잇고〈석상24:50ㄱ〉. 骨髓는  소개 잇 기르미라〈월석1:13ㄱ〉.
주007)
안조미:앉음이. 앉아 있는 것이. 동사 ‘앉-’이 ‘-오미 몯-’와 결합된 예로서, “안조미 몯 꺼시니”와 유사한 의미를 가진 구문. 한문의 ‘不可’에 대응되는 뜻이 이 구문에 내포되어 있으므로 “앉아 있는 것이 마땅하지(=옳지) 못함”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연구에 따르면, 15세기의 ‘-오미 몯-’ 구문은 16세기 이후로는 나타나지 않고 ‘-디 아닐디라’ 형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주008)
너운너우니:너울너울. 팔이나 날개 따위를 활짝 펴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너운너운 오 구 氣運이 둗겁고〈두초9:37ㄴ〉. 大師 맛나오니 소내   갓신 잡고 너운너운 오 가시거늘〈남명,상52ㄱ〉.
주009)
뇨리니:다녀야 할 것이니. 어간 ‘니-’는 어근 ‘-’[走]과 ‘니-’[行]가 어근끼리 결합한 비통사적 합성어. 중세국어 문헌에서 ‘니-, 니-, 니-’형이 공존한다. ¶길 녀 뇨맨 모미 엇더뇨〈두초20:34ㄴ〉. 前生애 니다가 後生애 다시 난 모미 後身이라〈월석1:45ㄴ〉. 巡 두루 닐 슌〈신증,하37ㄱ〉.
주010)
마디니라:말아야 할 것이니라. 15세기 표기법의 역사에서 보면 이 시기에 간행된 자료라면 ‘마롤디니라’가 예상되는데 이례적인 표기이다. 이 사법어의 번역연대가 간행연대(1467)보다 앞서 진행된 데 원인이 있지 않을까 추측된다.
주011)
사호디옷:싸울수록. ‘-디옷’은 다른 일이 더 보태지거나 점점 더해 감을 보이는 연결어미. 동사 어간 ‘사호-’[鬪]는 초기 문헌에 나오던 ‘싸호-’에서 각자병서 폐지로 전청자 ‘ㅆ→ㅅ’로 바뀐 것으로, “어려움(잡념) 따위를 이겨 내려고 애쓰다” 정도의 의미. ¶金銀은 一百번 불이디옷 더욱 精야 變티 아니며〈능엄7:13ㄱ〉.
주012)
해:많이. 하-[多.평성]+·이(부사파생접미사.거성)→:해(상성). 언해자는 이것을 ‘문장부사’로 이해하여 “사미… 一生 니라” 전체를 수식하는 것으로 이해한 것으로 보이며, 이 역주에서는 문맥을 고려하여 ‘많은’으로 풀이한다. 형용사 어간 ‘하-’는 형태상의 변화 없이 부사로 쓰이는 ‘하’도 있는데 이를 영접사 파생(零接辭派生)이라 한다. 이때 ‘하’는 “매우, 하도” 정도의 의미. ¶龍도 :해 모며 人鬼도 하나 數 업슬〈월석2:45ㄱ〉. 너 婆羅門아 히 :해 더우며 축축거늘〈능엄6:93ㄱ〉. 내 모미 하 커 수물 꿈기 업서〈월석2:51ㄱ〉.
주013)
이:이에. 여기에. 근칭(近稱)의 처소 표시 지시대명사. 대상과 화자·청자와의 시간적·공간적 거리가 가깝고 멂에 따라 근칭의 ‘이’를 비롯하여, 중칭의 ‘그’(석상6:22)와 원칭(遠稱)의 ‘뎌’(금강46)가 각각 구별·사용되었다. 능엄경언해(1462)에는 ‘이’(10:23)가, 16세기 번역소학(1517)에서 처음으로 ‘ㆁ’(옛이응)이 없는 ‘이에’(8:14)가 나타난다.
주014)
나믈릴:나아가고 물러나는 것. 진퇴함. 구결문 “不識進退(불식진퇴)야”에서 ‘進退’에 대한 번역. 나(부사)+믈리-[退.동사어간]+ㄹ(동명사형 어미). ‘나’는 ‘-[進]+오(부사파생접미사)’로 형성된 ‘나’와 ‘-[退]+이(피동접미사)’로 형성된 ‘믈리-’가 결합한 합성동사에 동명사어미 ‘-ㄹ’이 통합된 것으로 파악한다. 이는 석보상절(1447)의 ‘나믈림’과 유사한 의미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된다. ¶ 고대 固執디 아니야 나믈림 야 맛긔 씨오〈석상13:38ㄱ〉.
주015)
버서리디:벗어버리지[解免]. 15세기 국어에서 ‘벗다’는 주로 정신적인 것, 즉 번뇌나 잡념·윤회 등에서 자유로워진다는 뜻을, ‘밧다’는 옷 등 구체적인 사물을 벗는다는 뜻으로 각각 구별 사용되었다. 점차 ‘벗다’가 ‘밧다’의 의미까지 수용하면서 ‘밧다’는 소멸하였다. ¶爲頭 옷과 嚴飾엣 거슬 바사리고〈월석13:21ㄴ〉.
주016)
미쵸미:미침이. 미치광이가. 미치-[顚·狂]+옴(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한문 “成風成顚(성풍성전)”에서 ‘成顚(성전)’은 ‘전도(顚倒)된 사람이 됨’이니 “잘못된 생각을 가져 본질을 뒤바꾸어 이해하는 사람”이니 ‘미치광이’ 정도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주017)
니라:마치느니라. (사람이) 생(生)을 끝내느니라. 구결문 “壞了一生이니라”에서 ‘壞了’에 대한 번역. 용언 어간의 기저형은 ‘-’임. 15·16세기 대부분 문헌에서는 어간 ‘-’ 뒤에 휴지 또는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고, 디 등)가 올 때는 8종성가족용법에 따라 말음 ‘ㅊ’을 동일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으로 표기하였다. 예외적으로 훈민정음해례(1446)·용비어천가(1445-47)·월인천강지곡(1447)에서는 기저형을 표기에 반영하는 형태음소적 표기법이 주로 적용되었다. ¶곶爲梨花, 의갗爲狐皮〈정음해례 종성해〉. 좇거늘〈용가36장〉. 맞나며〈월곡178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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