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사법어언해

  • 역주 사법어언해
  • 사법어언해
  • 환산정응선사시몽산법어
  • 환산정응선사시몽산법어 2
메뉴닫기 메뉴열기

환산정응선사시몽산법어 2


사법어언해:1ㄱ

師ㅣ 云샤 此後

사법어언해:1ㄴ

에 只看介(=箇)無字호 不要思量卜度며 不得作有無解會며 且莫看經敎語錄之類고 只單單提介無字야 於十二時中四威儀內예 須是惺惺야 如㹨(貓)ㅣ 捕鼠며 如雞ㅣ 抱夕卪(=卵)야 無令斷續호리라 未得透徹時옌 當如老鼠ㅣ 咬棺材相似ㅣ언 不可改移니라
Ⓒ 구결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사법어언해:2ㄱ

師ㅣ 니샤 이 後에 오직 無ㆆ字 주001)
무자(無ㆆ字)
무자(無字)화두. 어떤 스님이 조주선사(趙州禪師)께 묻기를 “개도 불성(佛性)이 있습니까?” 하니, 조주가 “무(無)”라 답하였다. 이에 스님은 “위로는 모든 부처님과 아래로는 개미 벌레까지도 모두 불성이 있다고 했는데, 개는 어째서 없습니까?” 조주가 답하기를 “그는 업식성(業識性)이 있기 때문이니라.” 하였다. 또 다른 스님이 묻기를 “개도 불성이 있습니까?” 하니, 조주가 “유(有)”라고 답하였다. 그 스님이 “기왕 불성이 있을진대 어찌하여 저 가죽 부대 속에 들어갔습니까?” 하니, 조주가 “그가 알고도 짐짓 범하는 까닭이니라.” 하였다. ‘무자화두’는 참구(叅究)하는 1,700 공안 중 첫째인데, 중요한 것은 조주선사가 ‘무(無)’라고도 ‘유(有)’라고도 말한 마음을 꿰뚫어보는 것이다. 국어학적으로 ‘無뭉ㆆ字’는 선행요소(無뭉)의 말음을 동일서열의 전청음 ‘ㆆ’[ˀ]으로 폐쇄시킴으로써 후행초성(字: 동국음 ‘’·현실음 ‘’)을 경음으로 발음하도록 지시하는 사이시옷 표기로 해석된다. 원각경언해(1465)에서는 ‘異잉ㅈ字’처럼 사이시옷을 ‘ㅈ’로 씀으로써 ‘異잉’보다 후행어 ‘字’의 초성에 초점을 맞추어 ‘字’가 ‘’[ʦ’ʌ]로 발음되도록 바꾸었다. 여기 ‘無뭉ㆆ字’는 ‘용비어천가, 훈민정음언해’ 등 정음 창제 초기문헌의 표기법과 동일하다.
 보 혜아리며 짐쟉디 말며 有ㅣ라 無

사법어언해:2ㄴ

ㅣ라 야 아로 말며  經과 語錄 보디 말오 주002)
말오:
말고. ‘말-’[無·勿]에 어미 ‘-고’가 통합된 어형으로서, 15세기 국어에서 말음이 ‘ㄹ’인 어간 뒤에 ‘ㄱ’으로 시작하는 어미나 조사가 올 때 ‘고→오’로 약화되는 음운규칙의 적용을 받아 ‘말오’로 실현된 것이다. 이때 제2음절 ‘ㅇ’는 유성후두마찰음 [ɦ]으로 해석된다.
오직 다다 주003)
다다:
다만[單]. 당대 일반형은 ‘다’형이고, 간혹 ‘다믄’도 쓰였다. ¶① 내 다  아 甚히 거니〈월석22:28ㄱ〉. ② 王이 다 돈 나로 供養대〈석상24:39ㄴ〉. ③ 이 高麗ㅅ 말소믄 다믄 高麗ㅅ 해만  거시오〈번노,상5〉.
無ㆆ字 드러 十二時 주004)
십이시(十二時):
하루 24시간. 자시(子時)에서 해시(亥時)까지의 12시를 가리키며, 일시(一時)는 오늘날의 2시간에 해당되므로 24시간, 하루 종일을 가리킴.
四威儀 주005)
사위의(四威儀):
규율에 맞는 행동. 행(行=행동/걸어다님)·주(住=머무름/섬)·좌(坐=앉음)·와(臥=누움) 4가지 동작이 모두 계율에 어긋남이 없어서 위엄이 있는 것. 인간이 일상생활에서 동작하는 온갖 몸짓을 네 가지로 구별한 것.
內예 모로매 주006)
야 주007)
야:
또렷하게 깨어. 구결문의 ‘惺惺(성성)야’에 대한 번역. ‘성성’은 맑은 정신으로 또렷이 깨어 있는 상태.
:괴 주008)
괴:
고양이[猫]. 고양이가. :괴[猫]+Ø(무형의 주격조사). ‘괴’에 대응되는 한자 ‘㹨’(원숭이 유)를 한문본 및 다른 자료에서 확인하면 ‘猫(묘)’ 자의 잘못임을 알 수 있다. ¶① 猫曰鬼尼(*고니~괴)〈계림유사〉. ② 高興郡本高伊部谷(高伊者方言猫也)〈고려사〉. ③ 기 알 안며 괴 쥐 잡며[如雞이 抱夕卪며 如猫이 捕鼠며]〈1569 선가귀감13ㄴ〉.
쥐 자봄티 며 ·기 ·알 아·놈 주009)
알아놈:
알 안음. 알을 품음. ‘抱卵(포란)’에 대한 번역. 원문의 ‘▼{夕+卪}’ 자는 正字 ‘卵(란)’의 이체자인데, 역대 문헌들에서는 ‘夘’ 자로도 나타난다. ‘抱卵’의 새김은 15세기~19세기 국어사자료에서 “알 안다”로 통일되었으나, 20세기 초기에 ‘알 품다’가 등장하면서 현재는 거의 이것으로 통일되었다. 여기서는 정진하는 참선의 자세를 비유적으로 강조한 표현이다. 향가 〈서동요〉의 “夘乙抱遣去如”는 「*알을 안고(=품고서) (궁궐로) 가다」 정도로 해독될 가능성이 있다.
티 야 긋닛이 주010)
긋닛이:
그쳤다 이었다 함. 한문 ‘斷續(단속)’에 대한 번역. 긏-[斷]+닛-[續]+이(명사파생접미사). 닭이 알을 안다가(=품다가) 그쳤다가 해서는 부화(孵化)가 되지 않는 것과 같이 일행삼매(一行三昧)로 정진·참선하라는 말씀이다.
:업게 호리라 디 주011)
디:
통하지[通]. -[通]+디(어미). 8종성가족용법을 따르는 문헌에서는 자음 어미와 통합하거나 휴지가 올 때 ‘-’의 종성 ‘ㅊ’을 이와 동일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으로 표기하였다. ¶流通 흘러 씨라〈훈언1ㄴ〉. 기 머리 니 니 神通 가비시니라〈법화3:159ㄴ〉.   다  아실씨라〈월석4:41ㄱ〉.
몯 주012)
:
때에는. [時]+의(처소 부사격)+ㄴ(보조사). ¶ 세 로 香湯애 沐浴야〈월석10:120ㄴ〉.
반기 늘근 쥐 주013)
곽:
관[棺·柩]. 덧널. 곽(槨). ¶ 주 의 곽을 지며 슬허 우루믈 그치디 아니더라[復撫柩야 哀臨不輟더니]〈1518 번소9:73ㄱ〉.
글굼 주014)
글굼:
긁음[咬]. 긁-+움(명사형어미). 여기 ‘긁다’는 “쥐나 좀 따위가 물건을 잘게 물어뜯다.”는 뜻으로 ‘다’의 대칭이 되며 그것보다는 센말. ¶ 일희 어미어나 버믜 어나 가  머그라〈1466 구방,하67ㄱ〉.
티 디언뎡 주015)
디언:
할지언정. 동사 어간에 어미구조체 ‘-(오/우)ㄹ디언’이 결합하여 앞의 사실을 강조하되 그 뒤에 부정의 글이 이어져서 뒤의 사실이 그에 얽매일 것은 아님을 나타낸다. 정음 창제초기부터 ‘-(오/우)ㅭ디언’ 또는 ‘-(오/우)ㄹ띠언’으로 표기하다가 원각경언해(1465)부터 ‘-(오/우)ㄹ디언’으로 바뀌었다. 여기 예외적인 표기는 이 책의 원고가 1465년보다 앞서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말해준다.
옮기힐호미 주016)
옮기힐호미:
옮김질함이. 옮겨 다님이. 함부로 옮김이. 희귀어. 어간 ‘옮기힐호-’는 ‘옮기-+힐호-’의 합성어. ‘옴기힐후-’형도 나타난다. ¶옷과 니블와 삳과 돗과 벼개와 几 옴기힐후디 아니며[衣衾簞席枕几 不傳며]〈1588 소언2:6ㄱ〉.
몯리라
Ⓒ 언해 | 신미 / 1467년(세조 13) 월 일

선사
(=정응선사)
가 이르시길, “이 후에 오직 무자(無字)를 보되 헤아리며 짐작하지 말며, 있다[有라] 없다[無라]고 하여 앎
(=알음알이)
을 〈짓지〉 말며, 또 경(經)과 어록(語錄)들을 보지 말고 오직 다만 무자(無字)를 들어 십이시
(十二時=24시간)
중 사위의(四威儀) 안에서 모름지기 또렷하게 깨어[성성(惺惺)하여] 〈마치〉 고양이가 쥐를 잡음 같이, 닭이 알을 안음
(=품음)
과 같이 하여 ‘그쳤다 이었다 함’
[단속(斷續)]
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통하지 못한 때에는 반드시 늙은 쥐가 곽을 긁음
(=쏢)
과 같이 할지언정 함부로 옮겨 다니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 역자 | 정우영 / 2009년 12월 20일

원본이미지
이 기사는 전체 4개의 원본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주석
주001)
무자(無ㆆ字):무자(無字)화두. 어떤 스님이 조주선사(趙州禪師)께 묻기를 “개도 불성(佛性)이 있습니까?” 하니, 조주가 “무(無)”라 답하였다. 이에 스님은 “위로는 모든 부처님과 아래로는 개미 벌레까지도 모두 불성이 있다고 했는데, 개는 어째서 없습니까?” 조주가 답하기를 “그는 업식성(業識性)이 있기 때문이니라.” 하였다. 또 다른 스님이 묻기를 “개도 불성이 있습니까?” 하니, 조주가 “유(有)”라고 답하였다. 그 스님이 “기왕 불성이 있을진대 어찌하여 저 가죽 부대 속에 들어갔습니까?” 하니, 조주가 “그가 알고도 짐짓 범하는 까닭이니라.” 하였다. ‘무자화두’는 참구(叅究)하는 1,700 공안 중 첫째인데, 중요한 것은 조주선사가 ‘무(無)’라고도 ‘유(有)’라고도 말한 마음을 꿰뚫어보는 것이다. 국어학적으로 ‘無뭉ㆆ字’는 선행요소(無뭉)의 말음을 동일서열의 전청음 ‘ㆆ’[ˀ]으로 폐쇄시킴으로써 후행초성(字: 동국음 ‘’·현실음 ‘’)을 경음으로 발음하도록 지시하는 사이시옷 표기로 해석된다. 원각경언해(1465)에서는 ‘異잉ㅈ字’처럼 사이시옷을 ‘ㅈ’로 씀으로써 ‘異잉’보다 후행어 ‘字’의 초성에 초점을 맞추어 ‘字’가 ‘’[ʦ’ʌ]로 발음되도록 바꾸었다. 여기 ‘無뭉ㆆ字’는 ‘용비어천가, 훈민정음언해’ 등 정음 창제 초기문헌의 표기법과 동일하다.
주002)
말오:말고. ‘말-’[無·勿]에 어미 ‘-고’가 통합된 어형으로서, 15세기 국어에서 말음이 ‘ㄹ’인 어간 뒤에 ‘ㄱ’으로 시작하는 어미나 조사가 올 때 ‘고→오’로 약화되는 음운규칙의 적용을 받아 ‘말오’로 실현된 것이다. 이때 제2음절 ‘ㅇ’는 유성후두마찰음 [ɦ]으로 해석된다.
주003)
다다:다만[單]. 당대 일반형은 ‘다’형이고, 간혹 ‘다믄’도 쓰였다. ¶① 내 다  아 甚히 거니〈월석22:28ㄱ〉. ② 王이 다 돈 나로 供養대〈석상24:39ㄴ〉. ③ 이 高麗ㅅ 말소믄 다믄 高麗ㅅ 해만  거시오〈번노,상5〉.
주004)
십이시(十二時):하루 24시간. 자시(子時)에서 해시(亥時)까지의 12시를 가리키며, 일시(一時)는 오늘날의 2시간에 해당되므로 24시간, 하루 종일을 가리킴.
주005)
사위의(四威儀):규율에 맞는 행동. 행(行=행동/걸어다님)·주(住=머무름/섬)·좌(坐=앉음)·와(臥=누움) 4가지 동작이 모두 계율에 어긋남이 없어서 위엄이 있는 것. 인간이 일상생활에서 동작하는 온갖 몸짓을 네 가지로 구별한 것.
주006)
주007)
야:또렷하게 깨어. 구결문의 ‘惺惺(성성)야’에 대한 번역. ‘성성’은 맑은 정신으로 또렷이 깨어 있는 상태.
주008)
괴:고양이[猫]. 고양이가. :괴[猫]+Ø(무형의 주격조사). ‘괴’에 대응되는 한자 ‘㹨’(원숭이 유)를 한문본 및 다른 자료에서 확인하면 ‘猫(묘)’ 자의 잘못임을 알 수 있다. ¶① 猫曰鬼尼(*고니~괴)〈계림유사〉. ② 高興郡本高伊部谷(高伊者方言猫也)〈고려사〉. ③ 기 알 안며 괴 쥐 잡며[如雞이 抱夕卪며 如猫이 捕鼠며]〈1569 선가귀감13ㄴ〉.
주009)
알아놈:알 안음. 알을 품음. ‘抱卵(포란)’에 대한 번역. 원문의 ‘▼{夕+卪}’ 자는 正字 ‘卵(란)’의 이체자인데, 역대 문헌들에서는 ‘夘’ 자로도 나타난다. ‘抱卵’의 새김은 15세기~19세기 국어사자료에서 “알 안다”로 통일되었으나, 20세기 초기에 ‘알 품다’가 등장하면서 현재는 거의 이것으로 통일되었다. 여기서는 정진하는 참선의 자세를 비유적으로 강조한 표현이다. 향가 〈서동요〉의 “夘乙抱遣去如”는 「*알을 안고(=품고서) (궁궐로) 가다」 정도로 해독될 가능성이 있다.
주010)
긋닛이:그쳤다 이었다 함. 한문 ‘斷續(단속)’에 대한 번역. 긏-[斷]+닛-[續]+이(명사파생접미사). 닭이 알을 안다가(=품다가) 그쳤다가 해서는 부화(孵化)가 되지 않는 것과 같이 일행삼매(一行三昧)로 정진·참선하라는 말씀이다.
주011)
디:통하지[通]. -[通]+디(어미). 8종성가족용법을 따르는 문헌에서는 자음 어미와 통합하거나 휴지가 올 때 ‘-’의 종성 ‘ㅊ’을 이와 동일 서열(치음)의 전청자 ‘ㅅ’으로 표기하였다. ¶流通 흘러 씨라〈훈언1ㄴ〉. 기 머리 니 니 神通 가비시니라〈법화3:159ㄴ〉.   다  아실씨라〈월석4:41ㄱ〉.
주012)
:때에는. [時]+의(처소 부사격)+ㄴ(보조사). ¶ 세 로 香湯애 沐浴야〈월석10:120ㄴ〉.
주013)
곽:관[棺·柩]. 덧널. 곽(槨). ¶ 주 의 곽을 지며 슬허 우루믈 그치디 아니더라[復撫柩야 哀臨不輟더니]〈1518 번소9:73ㄱ〉.
주014)
글굼:긁음[咬]. 긁-+움(명사형어미). 여기 ‘긁다’는 “쥐나 좀 따위가 물건을 잘게 물어뜯다.”는 뜻으로 ‘다’의 대칭이 되며 그것보다는 센말. ¶ 일희 어미어나 버믜 어나 가  머그라〈1466 구방,하67ㄱ〉.
주015)
디언:할지언정. 동사 어간에 어미구조체 ‘-(오/우)ㄹ디언’이 결합하여 앞의 사실을 강조하되 그 뒤에 부정의 글이 이어져서 뒤의 사실이 그에 얽매일 것은 아님을 나타낸다. 정음 창제초기부터 ‘-(오/우)ㅭ디언’ 또는 ‘-(오/우)ㄹ띠언’으로 표기하다가 원각경언해(1465)부터 ‘-(오/우)ㄹ디언’으로 바뀌었다. 여기 예외적인 표기는 이 책의 원고가 1465년보다 앞서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말해준다.
주016)
옮기힐호미:옮김질함이. 옮겨 다님이. 함부로 옮김이. 희귀어. 어간 ‘옮기힐호-’는 ‘옮기-+힐호-’의 합성어. ‘옴기힐후-’형도 나타난다. ¶옷과 니블와 삳과 돗과 벼개와 几 옴기힐후디 아니며[衣衾簞席枕几 不傳며]〈1588 소언2:6ㄱ〉.
책목차이전페이지다음페이지페이지상단이동글자확대글자축소다운로드의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