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鄕애 주001) 본향(本鄕)애: 본향(本鄕)에. ‘애’는 부사격조사. ‘본향’은 본디 살던 고장이니, 여기서는 불교적 인식의 범위에서 말하는 무생경계(無生境界)를 이른다.
가 주002) 가: 감을. 가는 것을. 가-[行]+옴/움(명사형어미)+ᄋᆞᆯ(목적격조사). 이 책에 성조(聲調) 표시인 방점(傍點)이 없지만, ‘·가-(거성)’의 어간 말음이 /ㅏ/여서 명사형어미 ‘-옴/움’이 통합된 [:감]은 성조(聲調)가 상성(上聲)으로 바뀐다. 중세국어 시기에는 /ㅏ, ㅓ, ㅗ, ㅜ/ 다음에 선어말어미나 어미 ‘오/우’가 결합되면, ‘오/우’는 나타나지 않고 성조(聲調)만 상성(上聲)으로 바뀌었다.
헌 주003) 헌: 헐어버린. 무너뜨린. 흩어 버린. 헐-[破]+ㄴ(관형사형어미).
놀애라 주004) 놀애라: 놀래다. 놀애[曲]+∅(서술격조사)+라(평서형 종결어미).
Ⓒ 언해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返本還源이 事亦差니 本來無住ㅣ라 不名家ㅣ로다
Ⓒ 구결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本鄕애
도라가며 주005) 도라가며: 돌아가며. 도라가-[返]+며(대등적 연결어미).
根源에
도라가려 주006) 도라가려: 돌아가려. 도라가-[還]+려(연결어미).
혼 주007) 혼: 한. ᄒᆞ-+오/우(대상표시법 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어미).
일도
외니 주008) 本來
이숄 주009) 이숄: 있을. 이시-[住]+오/우(선어말어미)+ㄹ(관형사형어미).
히 주010) 업손 디라 주011) 업손 디라: 없는지라. 없는 것이다. 없-[無]+오/우(선어말어미)+(관형사형어미)#ᄃᆞ(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라(평서형 종결어미).
지비랏 주012) 지비랏: 집이라는. 집[家]+이(서술격조사)+랏(연결어미).
일훔도 주013) 몯리로다 주014) 몯리로다: 못하겠도다. 못하겠구나. 몯ᄒᆞ-[不]+리(추측법 선어말어미)+로다(감탄형 종결어미).
Ⓒ 언해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본향(本鄕)에 돌아가며 근원(根源)에 돌아가려 한 일도 또 그릇되니, 본래 있을 곳이 없는지라, 집이라는 이름도 붙이지 못하겠구나.
Ⓒ 역자 | 김무봉 / 2020년 12월 30일
[요해]擬欲還家야 南鄰北舍애 結鷄豚社야 唱巴歌고 中村醪慶快平生다니 及乎到家얀 無地可托이로다 從前錯計런 抛在一邊이어니와 如何是今時예 無肯底消息고 家破人亡야 音信斷니 空餘明月옷 照梨花ㅣ로다
Ⓒ 구결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너교 주015) 너교: 여기되. 생각하되. 너기-[擬]+오ᄃᆡ/우ᄃᆡ(연결어미).
지 주016) 도라가 주017) 도라가: 돌아가. 도라가-[還]+아(연결어미).
앏 주018) 이옷 주019) 뒷 집 주020) 야
鷄豚社 주021) 계돈사(鷄豚社): 한 마을 사람들이 계(契)를 결성하여 친목을 도모하는 것을 이른다. 중국 당(唐) 나라 때의 시인 한유(韓愈)의 글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무 주022) 무: 묶어. 결사(結社)하여. 무ᇫ-[結]+어(연결어미).
【鷄豚社 스골 주023) 사 香徒 주024) 향도(香徒): 불교 신행활동을 위해 결성한 신도들의 단체이다. 원래는 ‘향을 피우는 것을 유지하기 위한 무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거시라】 놀애 주025) 놀애: 상(常) 노래. 일상에서 부르는 노래. 유행가(流行歌).
브고 주026) 브고: 부르고. 브ᄅᆞ-[唱]+고(대등적 연결어미).
스곬 濁酒 醉야 平生 즐거이
노로려 주027) 노로려: 놀려고. 놀-[遊]+오/우(의도법 선어말어미)+려(연결어미).
다니 주028) 다니: 했는데. 했더니. ᄒᆞ-+더(회상법 선어말어미)+오(화자표시법 선어말어미)+니(연결어미).
지
가 주029) 가: 가서는. 가-[到]+아(연결어미)+ᄂᆞᆫ(보조사).
依據홀 주030) 의거(依據)홀: 의거(依據)할. 의거(依據)ᄒᆞ-+오/우(대상표시법 선어말어미)+ㄹ(관형사형어미). ‘의거(依據)’는 의지한다는 뜻이다.
히 주031) 업도다
아 주032) 아: 예전의. 아ᄅᆡ[前日]+ㅅ(관형격조사).
십현담요해언해:29ㄴ
그 주033) 혜던 주034) 혜던: 생각했던. 헤아렸던. 혜-[量]+더(회상법 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어미).
혜요런 주035) 혜요런: 헤아림은. 혜-[量]+옴/움(명사형어미)+ᄋᆞ런(보조사).
녀긔 주036) 녀긔: 녘에. 녁[邊]+의(부사격조사). ‘녁’은 이른바 특이처격어이다.
리려니와 주037) 리려니와: 버리겠거니와. ᄇᆞ리-[抛]+리(추측법 선어말어미)+어니와(연결어미).
어늬 주038) 어늬: 무엇이. 어느것이. 어느[何]+ㅣ(주격조사).
이제 즐겁디
아니 주039) 아니: 않은. 아니ᄒᆞ-[無]+ㄴ(관형사형어미).
앗고 주040) 앗고: 까닭인가. 앛(의존명사)+고(‘ᄒᆞ라’체의 설명의문형어미).
집
헐오 주041) 헐오: 헐고. 헐-[破]+고/오(대등적 연결어미).
사 업서
소 주042) 소: 소식이. 소ᄅᆡ[音信]+∅(주격조사).
그니 주043) 그니: 끊어지니. 긏[斷]+ᄋᆞ니(연결어미).
쇽졀업슨 주044) 쇽졀업슨: 속절없는. 쇽졀없-[空]+은(관형사형어미).
옷 주045) 옷: 달만. ᄃᆞᆯ[月]+곳/옷(단독 보조사).
고 주046) 고: 배꽃에. ᄇᆡ[梨]+ㅅ(사이소리)+곶[花]+ᄋᆡ(부사격조사).
비취옛도다 주047) 비취옛도다: 비추고 있도다. 비추었도다. 비취-[照]+어(연결어미)#잇-[在]+도다(감탄형 종결어미).
Ⓒ 언해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생각하되 집에 돌아가 앞 이웃 뒷집 더불어 계돈사(鷄豚社)를 결사(結社)하여 【계돈사(鷄豚社)는 시골 사람의 향도(香徒) 같은 것이다.】 유행가 부르고, 시골의 탁주에 취하여 평생을 즐거이 놀려고 했는데, 집에 가서는 의거할 곳이 없도다. 예전의 잘못 생각했던 헤아림은 한 녘에 버리겠거니와, 무엇이 지금 즐겁지 않은 까닭인가? 집 헐고 사람 없어 소식이 끊어지니, 속절없는 달만 배꽃을 비추고 있도다.
Ⓒ 역자 | 김무봉 / 2020년 12월 30일
Ⓒ 구결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萬年
솘 주048) 솘: 소나무의. 솔의. 솔[松]+ㅅ(관형격조사).
길헨 주049) 길헨: 길에는. 길ㅎ[徑]+에(부사격조사)+ㄴ(보조사).
눈이 기피
더폣고 주050) 더폣고: 덮여 있고. 덮였고. 덮-[覆]+이(피동접미사)+어(연결어미)#잇-[在]+고(연결어미).
두 주051) 두: (빙) 두른. 두ᄅᆞ-[一帶]+ㄴ(관형사형어미).
묏부리옌 주052) 묏부리옌: 산봉우리에는. 묏부리[巒]+예(처소부사격조사)+ㄴ(보조사).
구루미
리옛도다 주053) 리옛도다: 가리어 있도다. ᄀᆞ리-[遮]+어(연결어미)#잇-[在]+도다(감탄형 종결어미).
Ⓒ 언해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만년(萬年) 소나무의 길에는 눈이 깊이 덮여 있고, 빙 두른 산봉우리에는 구름이 또 가리고 있도다.
Ⓒ 역자 | 김무봉 / 2020년 12월 30일
[요해]旣離這邊야 生死已斷고 又到那邊니 涅槃이 如夢이로다 進步無門이오 退身無路ㅣ라 可謂雪深百尺 松徑이 犖确이오 雲遮萬重 層巒이 崒嵂이로다 到這裏얀 十聖三賢도 望崖而退이니 五果四向이 那聽音耗ㅣ리오 且道라 如何是境고 自是不歸언 歸便得리니 五湖烟景 有誰爭고
Ⓒ 구결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마 주054) 이 곧 주055) 이 곧: 이곳을. 이[這](지시관형사)#곧[邊](명사).
여야 주056) 살며
주고미 주057) 주고미: 죽음이. 죽는 것이. 죽-[死]+옴/움(명사형어미)+이(주격조사).
마
긋고 주058) 긋고: 끊어지고. 긏-[斷]+고(대등적 연결어미).
주059) 뎌 고대 주060) 뎌 고대: 저 곳에. 뎌[那]#곧[邊]+애(처소부사격조사).
가니 주061) 가니: 가니. 가-[到]+니(종속적 연결어미).
십현담요해언해:30ㄱ
涅槃 주062) 열반(涅槃): 일체의 번뇌에서 벗어나고, 생사를 초월해서 불생불멸(不生不滅)의 법을 체득한 높은 경지를 이른다. 이런 연유로 부처나 고승(高僧)의 입적(入寂)을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해탈(解脫).
이 도다
【涅槃 西天 주063) 서천(西天): 서역국(西域國)을 이른다. 중국 불교계에서는 인도가 중국의 서쪽에 있다고 해서 이렇게 불러 왔다.
마리니 주064) 마리니: 말이니. 말[語]+이(서술격조사)+니(연결어미). 여기서는 산스크리트어(語)인 ‘nirvāna’를 가리킨다.
예셔 주065) 예셔: 여기에서. * ‘예(여기)’는 ‘서천(西天)’에 대(對)가 되는 중국과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언해본의 저본인 김시습(金時習, 1435~1493년)의 ‘십현담요해(十玄談要解)’와 그에 앞서 주(註)를 단 청량문익(淸凉文益, 885~958년)의 입장에서 사용한 표현이다.
닐오맨 주066) 닐오맨: 이름에는. 니ᄅᆞ-[謂]+옴/움(명사형어미)+애(부사격조사)+ㄴ(보조사).
圓寂이라 주067) 원적(圓寂)이라: 원적(圓寂)이다. ‘원적’은 열반의 다른 이름이다. 번뇌 망상의 세계를 떠나 청정(淸淨)한 열반의 세계에 들어가는 것이라는 뜻이다. 모든 덕(德)이 원만(圓滿)하고, 모든 악(惡)이 적멸(寂滅)한다는 뜻에서 원적이라 한다. 곧 원만한 적정(寂靜)이다. 점차 스님의 죽음을 뜻하는 말로 변했다.
德이 아니 좀 주068) 좀: 가짐이. ᄀᆞᆽ-[具]+옴/움(명사형어미).
업슬 주069) 업슬 : 없는 것을. 없-[無]+을(관형사형어미)#ᄉᆞ(의존명사)+ㄹ(목적격조사).
圓이오 障礙 아니 다옴 주070) 다옴: 다함이. 다ᄋᆞ-[盡]+옴/움(명사형어미).
업슬 寂이니 小乘 주071) 소승(小乘): 자기의 인격을 완성함으로써 해탈(解脫)을 얻고자 하는 불교의 양대(兩大) 유파 중 하나. 성문승(聲聞乘)과 연각승(緣覺乘) 둘이 있다.
涅槃애 가면 마 다 가도다 주072) 가도다: 갔도다. 가-[到]+도다(감탄형 종결어미).
주073) 有餘涅槃 주074) 유여열반(有餘涅槃): 소승(小乘)에서 자기의 수행으로 이승의 번뇌는 끊었으나, 아직도 과거의 업보로 받은 신체까지는 멸(滅)하지 못한 열반을 이른다. 번뇌는 다했지만 육체는 아직 남아 있어서 번뇌를 지닌 육신에 의지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오 뿌(부)텨 이 涅槃이 眞實이 아닌 주 주075) 주: 줄을. 줄(의존명사)+ᄋᆞᆯ(목적격조사).
아실 주076) 아실: 아시므로. 알-[知]+ᄋᆞ시(주체존대 선어말어미)+ㄹᄉᆡ(연결어미).
無餘涅槃 주077) 무여열반(無餘涅槃): 모든 것이 아주 없어진 회신멸진(灰身滅眞)의 상태를 말한다.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방편으로 의지하고 있던 육신을 벗어나 인간으로서의 삶을 마치고 법신의 상태로 돌아감을 의미한다.
이라】 나갈 주078) 나갈: 나아갈. 나ᅀᅡ가-[進]+ㄹ(관형사형어미).
門도 업고
믈러올 주079) 믈러올: 물러날. 믈러오-[退]+ㄹ(관형사형어미).
길히
업순 주080) 업순: 없는. 없-[無]+오/우(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어미).
디라 주081) 디라: 것이다. ᄃᆞ(의존명사)+ㅣ(서술격조사)+라(평서형 종결어미).
어로 닐오 눈 一百 자 기픈 솘 길히
어렵고 주082) 어렵고: 어렵고. 험하고. 어렵-[确]+고(대등적 연결어미).
구룸 一百
주083) 린 주084) 린: 가린. ᄀᆞ리-[遮]+ㄴ(관형사형어미).
層層인
묏부리 주085) 묏부리: 산봉우리가. 묏부리[峰]+∅(주격조사).
놉도다 이 고대
다란 주086) 다란: 다다른. 다다라서는. 다ᄃᆞᆮ-[到]+아(연결어미)+ㄴ(보조사).
十聖 주087) 십성(十聖): 보살 수행의 52단계 중 41위(位)에서 50위(位)까지를 이른다. 보살로서는 최고의 경지(境地)에 도달한 지위(地位)이다. 이 10위(位)가 온갖 중생을 짊어지고 교화하여 이익이 되게 하는 것이, 마치 대지(大地)가 만물을 싣고 이를 윤택하게 하는 것과 같다고 하여 십지보살(十地菩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三賢 주088) 삼현(三賢): 대승불교(大乘佛敎)에서 보살 수행의 52단계 중 11위(位)에서 40위(位)까지인 십주(十住), 십행(十行), 십회향(十廻向)을 이른다.
도
애 주089) 애: 벼랑을. 낭떠러지를. 비ᇰ애[崖]+ᄅᆞᆯ(목적격조사).
라고 주090) 라고: 바라보고. ᄇᆞ라-[望]+고(대등적 연결어미).
믈러나거니 주091) 믈러나거니: 물러나거니. 물러나는데. 므르-[退]+어(연결어미)#나[出]+거니(연결어미).
五果 주092) 오과(五果): ‘과(果)’는 인연(因緣)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모든 법(法)을 이른다. ‘오과(五果)’는 예류과(預流果), 불래과(不來果), 일래과(一來果), 무학과(無學果), 유여열반과(有餘涅槃果) 등이다.
四向이 주093) 사향(四向)이ᅀᅡ: 사향(四向)이야. 사향(四向)+이ᅀᅡ(보조사). ‘향(向)’은 수행의 출발점. 또는 과(果)를 향하여 수행하고 있는 기간이다. ‘사향(四向)’은 예류향(預流向), 불래향(不來向), 일래향(一來向), 무학향(無學向) 등이다.
어느 주094) 소 주095) 드리오 주096) 드리오: 들으리오. 듣겠느냐. 듣-[聽]+ᄋᆞ리(추측법 선어말어미)+고/오(‘ᄒᆞ라’체의 설명의문형어미).
니라 주097) 니라: 이르라. 말하라. 니ᄅᆞ-[道]+라(명령형 종결어미).
어늬 주098) 그
곧고 주099) 곧고: 곳인가. 경계(境界)인가. 곧[境]+고(의문보조사).
젼혀 아니
가란 만 주100) 가란 만: 갈 망정. 가-[歸]+란ᄃᆡ(연결어미)#만뎌ᇰ(의존명사).
가면 보리니
五湖 주101) 오호(五湖): 옛적 중국 오(吳)나라와 월(越)나라 지방에 있던 호수(湖水) 이름이다.
ㅅ 景体
뉘 주102) 토리오 주103) 토리오: 다투겠는가. ᄃᆞ토-[爭]+리(추측법 선어말어미)+고/오(‘ᄒᆞ라’체의 설명의문형어미).
Ⓒ 언해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이미 이 곳 떠나 살고 죽는 것이 이미 끊어지고, 또 저 곳에 가니 열반(涅槃)이 꿈과 같도다. 【열반(涅槃)은 서천(西天) 말이니, 여기에서 이름에는 원적(圓寂)이다. 덕(德)이 아니 가짐이 없는 것을 원(圓)이라 하고, 장애(障礙)가 다하지 않음이 없는 것을 적(寂)이라 하니, 소승(小乘)은 열반(涅槃)에 가면 이미 다 ‘갔도다’ 하므로 유여열반(有餘涅槃)이라 하고, 부처는 이 열반(涅槃)이 진실이 아닌 줄을 아시므로 무여열반(無餘涅槃)이라 한다.】 나아갈 문(門)도 없고 물러날 길이 없는 것이다. 가히 이르기를 “눈이 100자로 깊은 솔 길이 험하고, 구름이 100겹으로 가린 층층인 산봉우리가 높도다.” 이곳에 다다라서는 10성 3현도 벼랑을 바라보고 물러나는데, 5과 4향이야 어느 소리인들 듣겠는가? 말하라. 무엇이 그 경계인가? 전혀 아니 갈망정 가면 볼 것이니, 오호(五湖)의 경치를 누가 다투겠는가?
Ⓒ 역자 | 김무봉 / 2020년 12월 30일
Ⓒ 구결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손과 주104) 主人괘 주105) 주인(主人)괘: 주인이. 주인(主人)+과(접속조사)+ㅣ(주격조사). 중세국어 시기에는 명사 나열의 경우, 마지막 명사 다음까지 접속조사를 두고 그 다음에 격조사나 보조사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서 주106) 주107) 이대 주108) 가죰도 주109) 가죰도: 가짐도. 가지는 것도. 가지-[持]+옴/움(명사형어미)+도(보조사).
젼혀 주110) 거 주111) 이리오 주112) 이리오: 일이고. 일[事]+이(서술격조사)+고/오(대등적 연결어미). ‘-오’는 서술격 다음에서 /ㄱ/ 약화를 반영한 표기임.
님굼과
臣下와 주113) 마 주114) 마: 만나는. 맞-[逢]+ᄋᆞᆫ(관형사형어미).
곧도 주115) 正
中엣 주116) 중(中)엣: 가운데의. 중(中)+에(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邪法이로다 주117) 사법(邪法)이로다: 삿된 법(法)이로다. 바르지 못한 법이구나.
Ⓒ 언해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손님과 주인이 서로 마음을 좋게 가지는 것도 순전히 거짓된 일이고, 임금과 신하가 만나는 곳도 바른 가운데 삿된 법(法)이로다.
Ⓒ 역자 | 김무봉 / 2020년 12월 30일
[요해]賔主ㅣ 雍和며 君臣이 際會호미 即是當家앳 標格이니
십현담요해언해:30ㄴ
然而向上一著 千聖이 不立이라 當機薦取야도 早是錯了ㅣ니 畢竟에 作麽生是不妄不邪底風光고 擬欲與君로 閑說夢이언마 恐君이 傳話야 落人間일가노라
Ⓒ 구결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손과 主人과 和同며
【손 偏位 주118) 편위(偏位): 치우친 자리[位], 곧 현실을 이른다.
ㅣ니 事門에 주119) 내 주120) 내: 내달은. 벗어난. 내ᄃᆞᆮ-[突出]+ᄋᆞᆫ(관형사형어미).
히오 주121) 히오: 경지(境地)이고. ᄯᅡㅎ[地]+이(서술격조사)+고/오(연결어미).
主人 正位 주122) 정위(正位): 바른 자리[位], 곧 본래를 이른다. 지혜로 열반을 깨달아 얻는 자리이다.
ㅣ니 젼혀 事門에 나디 주123) 나디: 나오지. 나-[出]+디(보조적 연결어미).
아니 주124) 아니: 않은. 아니한. 아니ᄒᆞ-[不]+ㄴ(관형사형어미).
고디라 주125) 고디라: 경지이다. 곧[地]+이(서술격조사)+라(평서형 종결어미).
事門과 理門괘 서 回互 주126) 회호(回互): 상호(相互) 순회하여 갈마들어 서로 회피한다는 뜻이다.
야 맛디 주127) 맛디: 맞닥뜨리지. 맛ᄃᆞᆮ-[逢]+디(보조적 연결어미).
아니야 주128) 아니야: 아니하여야. 않아야. 아니ᄒᆞ-[不]+야(연결어미)+ᅀᅡ(보조사).
眞實ㅅ 맛로미라 주129) 맛로미라: 맞닥뜨림이다. 맛ᄃᆞᆮ-[逢]+옴/움(명사형어미)+이(서술격조사)+라(평서형 종결어미).
】 님굼과 臣下와 맛로미 곧 그
고댓 주130) 고댓: 곳의. 곧[所]+애(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格式이니
【님굼 尊貴 고디니 주131) 고디니: 경지이니. 곧[地]+이(서술격조사)+니(연결어미).
正位ㅣ라 臣下 第二機ㅣ니 偏位ㅣ라 님구미 貴시나 져젯 주132) 져젯: 저자의. 시장의. 져제[市](명사)+ㅅ(관형격조사).
거리예 주133) 거리예: 거리에서. 거리[街]+예(부사격조사).
맛보와 주134) 맛보와: 만나보아야. 맛보-[逢]+ᅀᆞᇦ(겸양법 선어말어미)+아(연결어미)+ᅀᅡ(보조사).
正 님구미시고 臣下ㅣ니 이리야 님굼과 臣下왜 내로랏 주135) 내로랏: 내로라하는. 내[我]+∅(서술격조사)+오/로(화자표시법 선어말어미)+라(연결어미).
미 업서 正 고디라】 그러나
주136) 웃 주137) 고 一千 聖人이
셔디 주138) 셔디: 서지. 셔-[立]+디(보조적 연결어미).
몯홀 디라 주139) 몯홀 디라: 못할 것이라. 몯ᄒᆞ-[不]+오/우(선어말어미)+ㄹ(관형사형어미)#ᄃᆞ(의존명사)+이(서술격조사)+라(연결어미).
그 고대
아라도 주140) 셔
외니 주141) 내애 주142) 어느 고디
외디 주143) 외디: 망령되지. 마ᇰ랴ᇰ(妄靈)ᄃᆞ외-+디(보조적 연결어미).
아니며
邪티 주144) 사(邪)티: 삿되지. 나쁘지. 사(邪)ᄒᆞ-+디(보조적 연결어미).
아니
곧고 주145) 너교 주146) 너교: 여기되. 너기-[擬]+오ᄃᆡ/우ᄃᆡ(연결어미).
그려 주147) 그ᄃᆡᄃᆞ려: 그대에게. 그대더러. 그ᄃᆡ[君]+ᄃᆞ려(부사격조사).
쇽졀업시
엣 주148) 엣: 꿈속의. ᄭᅮᆷ[夢]+에(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마 주149) 니고져 주150) 니고져: 이르고자. 니ᄅᆞ-[謂]+고져(연결어미).
간마 주151) 간마: 했건마는. ᄒᆞ-+거(확인법 선어말어미)+오(선어말어미)+ㄴ(관형사형어미)+마ᄅᆞᆫ(접속조사).
그듸 이 말 傳야 人間애
펼십현담요해언해:31ㄱ
가 주152) 펼가: 펼까. 펴-[敷]+ㄹ가(‘ᄒᆞ라’체의 판정의문형어미).
전로라 주153) 전로라: 두려워하노라. 젛-[恐]+ᄂᆞ(직설법 선어말어미)+오/우(화자표시법 선어말어미)+라(평서형 종결어미).
Ⓒ 언해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손님과 주인이 화동(和同)하며 【손님은 편위(偏位)이니, 사문(事門)에서 내달은 경지(境地)이고, 주인은 정위(正位)이니, 사문(事門)에서 전혀 나오지 않은 경지이다. 사문(事門)과 이문(理門)이 서로 회호(回互)하여 맞닥뜨리지 아니하여야 진실한 맞닥뜨림이다.】 임금과 신하가 맞닥뜨리는 것이 곧 그 곳의 격식(格式)이다. 【임금은 존귀한 경지이니 정위(正位)이다. 신하는 제2기(機)이니 편위(偏位)이다. 임금이 귀하시나 저잣거리에서 만나보아야 바른 임금이시고 신하이니, 이리하여 임금과 신하가 내로라하는 마음이 없어야 바른 경지이다.】 그러나 맨 위의 한 곳은 일천(一千) 성인(聖人)이 서지 못할 것이라, 그 곳에 대해 알아도 벌써 그릇되니, 결국 어느 곳이 망령되지 않으며 삿되지 않은 곳인가? 여기되 “그대에게 속절없이 꿈속의 말을 이르고자 했건마는, 그대가 이 말을 전하여 세상에 펼까 두려워하노라.”
Ⓒ 역자 | 김무봉 / 2020년 12월 30일
Ⓒ 구결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本鄕애
도라가 주154) 도라가: 돌아가는. 도라가-[還]+ᄂᆞᆫ(관형사형어미).
놀애 주155) 놀애: 노래를. 놀애[曲調]+ᄅᆞᆯ(목적격조사).
엣디 주156) 엣디: 어찌. ‘엣디[何](부사)’는 ‘엇디’ 또는 ‘엇뎨’의 다른 표기임.
브리오 주157) 브리오: 부를까. 브ᄅᆞ-[何]+리(추측법 선어말어미)+고/오(‘ᄒᆞ라’체의 설명의문형어미).
주158) : 밝은. ᄇᆞᆰ-[明]+ᄋᆞᆫ(관형사형어미).
집
알 주159) 알: 앞에. 앒[前]+ᄋᆡ(부사격조사). ‘앒[前]’은 특이처격어임.
이온 주160) 이온: 시든. 말라 버린. 이올-[枯]+ㄴ(관형사형어미).
남긧 주161) 남긧: 나무의. 나ᇚ[木]+의(부사격조사)+ㅅ(관형격조사). ‘나ᇚ[木]’은 특이처격어임.
고지로다 주162) 고지로다: 꽃이로다. 곶[華]+이(서술격조사)+도다/로다(감탄형 종결어미).
Ⓒ 언해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본향(本鄕)에 돌아가는 노래를 어떻게 부를까? 달 밝은 집 앞에 시든 나무의 꽃이로다.
Ⓒ 역자 | 김무봉 / 2020년 12월 30일
[요해]還鄕曲調ㅣ 不屬宮商이어니 那被管弦이리오 要使石女로 彈箏며 木人로 敲柏야 唱出明月堂前에 九夏煩蒸이오 枯木枝頭에 千花ㅣ 爛熳이로다
Ⓒ 구결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本鄕애 도라가
놀애 주163) 宮商애 주164) 궁상(宮商)애: 궁상(宮商)에. ‘애’는 부사격조사. ‘궁상(宮商)’은 전통 음악의 오음계(五音階) 중 첫 번째 음과 두 번째 음(音)이다.
븓디 주165) 븓디: 속하지. 븥-[屬]+디(보조적 연결어미).
아니커니 주166) 아니커니: 않거니. 아니ᄒᆞ-[不]+거니(연결어미).
【宮商 五音이라】 어느 주167) 뎌콰 주168) 뎌콰: 저와. 피리와. 뎌ㅎ[笛]+과(접속조사).
비화애 주169) 비화애: 비파에. 비화[琵琶]+애(부사격조사).
올이리오 주170) 올이리오: 올리겠는가. 올이[奏]+리(추측법 선어말어미)+고/오(‘ᄒᆞ라’체의 설명의문형어미).
모로매
돌 겨집로 주171) 돌겨집로: 돌계집으로. 돌[石]#겨집[女]+ᄋᆞ로(부사격조사).
箏 주172) 쟁(箏): 국악기(國樂器) 중 현악기(絃樂器)의 하나이다.
이고 주173) 이고: 타게 하고. ᄩᆞ이-[使奏]+고(대등적 연결어미).
【箏 풍륫가시라 주174) 풍륫가시라: 악기이다. 푸ᇰ륫갓[樂器]+이(서술격조사)+라(평서형 종결어미).
】 나모 사로 주175) 나모 사로: 나무사람으로. 목우(木偶)로. ‘목우(木偶)’는 나무로 만든 사람의 형상, 곧, 목인(木人), 목상(木像)을 이른다.
주176) : 박(拍)을. ‘박(拍)’은 국악기(國樂器) 중 타악기(打樂器)의 하나이다.
티여 주177) 티여: 치게 하여. 티이-[使打]+어(연결어미).
블로 주178) 블로: 부르되. 브르-[唱]+오ᄃᆡ/우ᄃᆡ(연결어미).
집
앏 주179) 녀미 주180) 녀미: 여름이. 녀ᄅᆞᆷ[夏]+이(주격조사).
덥고 이온
나못 가지예 주181) 나못 가지예: 나뭇가지에. 나모[木]+ㅅ(관형격조사)#가지[枝]+예(부사격조사).
고지 주182) 헤드렛도다 주183) 헤드렛도다: 흐드러졌도다. 헤듣-[爛漫]+어(보조적 연결어미)#잇-[有]+도다(감탄형 종결어미).
Ⓒ 언해 | 강화도 정수사 / 1548년(명종 3) 월 일
본향(本鄕)에 돌아가는 노래가 궁상(宮商)에 속하지 않거니 【궁상(宮商)은 오음(五音)이다.】 어찌 피리와 비파에 올리겠는가? 모름지기 돌계집으로 하여금 쟁(箏)을 타게 하고 【쟁(箏)은 악기이다.】 나무 사람으로 하여금 박(拍)을 치게 하여 부르되, 달 밝은 집 앞에 여름이 덥고 시든 나뭇가지에 꽃이 흐드러졌도다.
Ⓒ 역자 | 김무봉 / 2020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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