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 왕설에게 드리는 40운[贈王二十四侍御契四十韻]
莫令
膠漆 주367) 교칠(膠漆) 아교[膠]와 옻칠[漆]. 아교와 옻을 한데 섞으면 매우 견고하게 결합되기 때문에 교분이 두터운 우정, 매우 친밀한 우정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한나라 때 사람인 뇌의와 진중의 우정이 매우 두터웠으므로, 그때 사람들이 말하기를 “교(膠)와 칠(漆)을 섞으면 그것이 굳게 합하지만 그래도 뇌의(雷義)와 진중(陳重) 두 사람의 우정만큼 굳지는 못하다.”라고 하였다.
地
萬古 주368) 重
雷陳 주369) 뇌진(雷陳) 한나라 때 사람인 뇌의(雷義)와 진중(陳重).
【漢ㅅ 陳重 주370) 진중(陳重) 중국 후한(後漢)의 문신. 친구인 뇌의(雷義)와의 우정으로 유명하다. 일찍이 효렴(孝廉)으로 천거되었을 때 이를 뇌의에게 양보하였고, 그 후 뇌의도 무재(茂才)로 천거되어 이를 진중에게 양보했으나 관에서 받아들이지 않자 거짓으로 미친 체하였다고 한다.
이 與雷義 주371) 뇌의(雷義) 중국 후한의 문신. 무재과에 급제하여 그 자격을 진중에게 양보하였으나 자사(刺使)가 들어주지 않자, 거짓으로 미친 체하고 벼슬을 받지 않으므로 삼부(三府)에서 두 사람 모두 벼슬을 주었다.
로 交善이어 膠漆이 自爲堅이나 不如雷與陳이분류두공부시언해 권20:31ㄱ
라 니라 此 甫之望侍御ㅣ 至矣니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膠漆ㅅ
로 주372) 여 주373) 여 하여금. ᄒᆞ-+이+어. ‘-로 ᄒᆡ여’는 현대국어의 ‘-로 하여금’으로 발전하였다.
萬古애 雷陳을 重히
너기게 디 말라 주374) 너기게 디 말라 여기게 하지 말라. 너기-+게 ᄒᆞ-+디 말-+라.
Ⓒ 편찬 | 유윤겸, 유휴복, 조위, 의침 등 / 1481년(성종 12)
【한자음】 막령교칠지 만고중뇌진
【언해역】 아교와 옻칠의 땅으로 하여금 만고에 뇌의(雷儀)와 진중(陳重)을 중하게 여기게 하지 말라.
【현대역】 아교와 칠처럼 굳은 우의의 땅에서 뇌의와 진중만 받들도록 하지 맙시다.【한나라 사람인 진중과 뇌의가 좋은 관계이었으므로 교(膠)와 칠(漆)을 섞어 그것이 굳게 합해져도 뇌의와 진중과의 우정만큼은 아님을 말한 것이다. 이는 두보가 왕 시어에 대한 바람이 지극한 것이다.】
【구절풀이】 아교와 옻을 섞어 굳혀도 뇌의와 진중의 우정만큼 굳은 것이 아닌 것처럼 언제까지나 두보와 왕 시어의 우정이 굳게 유지되기를 바라는 말이다.
Ⓒ 역자 | 김성주 / 2019년 12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