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태을자금단:9ㄱ
治一切藥毒蠱毒瘴氣幷狐狸鼠莽惡菌毒河㹠毒喫死牛馬駝騾等肉毒一切飮食毒用涼水磨搽幷服
搽與擦同摩拭也 두 주001) 가지니 다 빌 주002) 빌 비-[擦]+-ㄹ(관형사형 어미). 비빌. 비빈다는. 중세 국어에서 ‘擦(찰)’을 나타내는 동사는 ‘비븨다’ ‘비다’ ‘븨다’ 등의 형태로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에 다시 ‘비다’의 변이된 형태를 추가해야 할 것이다. ≪구급 간이방≫에는 세 가지의 표기가 다 쓰이고 있음이 발견된다. “야 울을 하나 져그나 비븨여 ”(2:71ㄱ). “므레 녀허 얼의어든 비요”(3:70ㄴ). “디못 불휘 초애 라 븨라”(6:90ㄴ).
시라 주003) 시라 시(것, 의존 명사)+-라(평서형 어미). 것이다. 의존 명사 ‘시’는 훈민정음 초기에는 ‘씨’로 표기되었다. 그러다가 각자병서가 폐지된 ≪원각경 언해≫(1465)이후로는 ‘시’로 쓰였다.
Ⓒ 저자 | 이종준 / 1497년(연산군 3) 월 일
일쳬
약독 주004) 과
노올 주005) 노올 기생충의 독.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서는 ‘올’로 나타난다.
굴이니와 주006) 굴이니와 굴이-[被]+-ㄴ(관형사형 어미)+이(것, 의존 명사)+-와(접속 조사). 받은 것과. 당한 것과. ‘굴이다’의 뜻은 방자함(남이 못 되거나 재앙을 받도록 귀신에게 빌어 저주함)을 받는다는 것이다. ‘노올 굴이니’에 해당하는 한자어가 한문 원문에는 蠱毒(고독)으로 되어 있는데, 蠱毒은 뱀·지네·두꺼비·전갈 따위의 독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고 생긴 병을 이르는 말이다. 이 병의 증상으로 배앓이, 가슴앓이, 토혈, 하혈 따위가 나타난다.
안갯 긔운 주007) 안갯긔운 안개[霧]+-ㅅ(사이시옷)+긔운(氣運). 안개 기운. ‘안갯 긔운’을 나타낸 한자어가 한문 원문에 瘴氣(장기)로 되어 있다. 瘴氣의 뜻은 축축하고 더운 땅에서 생기는 독한 기운을 가리킨다.
맛닌[난] 주008) 맛난 맛나-[遇]+-ㄴ(관형사형 어미). 만난.
과
여 주009) 여 여우. 중세 국어에서 ‘여/여[狐], 아[弟]’처럼 끝 음절이 ‘/’로 끝나는 명사 다음에 모음으로 시작되는 조사가 연결되면 명사의 끝모음 ‘’가 탈락하고 ㅿ은 앞 음절의 받침으로 붙어 앞 명사들의 어형이 각각 ‘’ ‘’으로 교체되는 변동이 일어난다. 그리하여 이들 명사에 ‘-이, -/을, -/의’ 등의 조사가 연결되면 ‘이, 을, 의:이, , ’와 같이 표기된다. 다만 모음의 조사라도 접속 조사 ‘-와’ 앞에서는 변동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여와, 아와’와 같이 표기된다.
와
과 주010) 과 [狸]+-과(접속 조사). 살쾡이와. 중세 국어에서 모음과 모음 사이에서는 원칙적으로 두 자음만이 허용되었는데, ㄹ이 첫 음일 때는 세 자음이 허용되었다. 이를 다시 말하면, ᆰ, ᆱ, ᆲ 말음을 가진 체언이나 용언 어간은 곡용·활용에서 자음으로 시작된 조사나 어미가 연결되더라도 받침의 표기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은 자음의 조사 ‘-과’ 앞에서도 ‘’이 그대로 쓰인 것이다. ᆰ 받침이 휴지(休止) 앞에서도 자음이 그대로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예, “굼긧 무저글”(구급 간이방 7:18ㄴ).
쥐게 주011) 홀리니와 주012) 홀리니와 홀리-[迷惑]+-ㄴ(관형사형 어미)+이(것, 의존 명사)+-와(접속 조사). 홀린 것과. 현혹된 것과.
모딘 주013) 모딘 모딜-[惡]+-ㄴ(관형사형 어미). 모진. 악한. 독한.
버슷 주014) 머그니와 주015) 머그니와 먹-[食]+-은(관형사형 어미)+이(것, 의존 명사)+-와(접속 조사). 먹은 것과.
복고기 주016) 머그니와 절로
주근 주017) 주근 죽-[死]+-은(관형사형 어미). 죽은.
주018) 쇼 주019) 약대 주020) 노새 주021) 라귀 주022) 고기와 일쳬
독 주023) 독(肉毒病) 썩은 고기에 생긴 독으로 인한 병.
과 일쳬 음식
그르 주024) 그르 잘못. 그릇[誤]. ‘그르’는 부사로 쓰인 말인데, 이는 동사 ‘그르다’의 어간과 일치한다.
머근 에란 다
므레 주025) 므레 -[冷]+-ㄴ(관형사형 어미)+믈[水]+-에(처격 조사). 찬물에. 냉수에.
라 주026) 라 -[硏, 磨]+-아(연결 어미). 갈아서.
신선태을자금단:9ㄴ
고 주027) 고 -[塗]+-고(대등적 연결 어미). 바르고.
머그면
됴리라 주028) 됴리라 둏-[好]+-리라(미래 시제 평서형 어미). 좋을 것이다.
Ⓒ 언해 | 이종준 / 1497년(연산군 3) 월 일
일체 약의 독기와 기생충의 독을 받은 것과, 땅의 독한 기운을 만난 병과, 여우와 살쾡이와 쥐에게 홀린 것과, 독버섯 먹은 것과, 복어 고기 먹은 것과, 저절로 죽은 말·소·낙타·노새·당나귀 고기 등 썩은 고기의 독으로 생긴 일체의 병과, 음식을 잘못 먹고 생긴 일체의 병에는 모두 찬물에 〈자금단을〉 갈아서 바르고 먹으면 좋을 것이다.【차(搽) 자와 찰(擦) 자의 두 글자는 한가지니 다 비빈다는 것이다.】
Ⓒ 역자 | 김문웅 / 2009년 12월 20일
이제 보니 이 약이 심히
구더 주029) 뵈왓븐 주030) 뵈왓븐 뵈왓브-[倉卒]+-ㄴ(관형사형 어미). 바쁜. 미처 어찌할 사이 없이 매우 급작스러운.
저긔 주031) 저긔 적[時]+-의(처격 조사). ~적에. 때에.
쉬이 주032) 쉬이 쉽[易]+-이(부사 접미사). 쉬이. 쉽게. 훈민정음 초기 문헌에선 ‘수’로 표기되었고, 그 이후 ‘수이’로 변하면서 ‘쉬이’도 등장하여 함께 쓰였다.
디 주033) 디 -[硏, 磨]+-디(보조적 연결 어미). 갈지. 어간 말음 ㄹ은 ㄷ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 탈락한다.
몯리니
모로매 주034) 주035) -[細]+-(곤형사형 어미). 가는. 가느다란. 어간 말음 ㄹ은 ㄴ으로 사작되는 어미 앞에서도 탈락한다.
한 주036) 한 환. 환은 줄처럼 쓰는 연장의 하나로서, 금속이 아닌 물건을 쓸어서 깎는 데에 쓴다.
으로
슬허 주037) 슬허 슳-[屑, 削]+-어(연결 어미). 쓸어. 줄 따위로 문질러.
므레 프러
라 주038) 이후에도 다 이
주039) 으로 라
Ⓒ 언해 | 이종준 / 1497년(연산군 3) 월 일
이제 보니 이 약
(자금단)
이 몹시 굳어져 바쁠 적에는 쉽게 갈지 못할 것이니, 모름지기 가느다란 줄로 쓸어 물에 풀어서 써라. 이후에도 모두 이대로 하여라.
Ⓒ 역자 | 김문웅 / 2009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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