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내 넉슬 놀라노라 나그내[客, 旅]#넋[魂]+을(대격 조사 혹은 보조사)#놀라[驚]-+-(현재 시제 선어말 어미)-+-오(확실성의 양태 선어말 어미)-+-라(종결 어미). 나그네의 혼에 놀라노라. 나그네의 넋을 〈깨닫고〉 놀라노라. ‘나그내 넋을’의 ‘을’이 대격 조사인가 보조사인가 혹은 다른 대격을 요구하는 요소가 생략된 것인지가 문제이다. 중세어에 ‘X+대격 조사#놀라-’ 구성은 드물지만 나타나므로, ‘놀라-’에 타동사 용법도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예가 매우 드물고, 중세어에도 ‘을/를’ 주제가 있었으므로, ‘을/를’을 보조사로 보아 주제 표지의 하나로 분석할 수도 있다. 대격을 요구하는 서술 요소의 상정은 임의적인 해석일 가능성이 높다. ‘놀라-’가 나타나는 모든 예를 이같이 해석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